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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의 방어권: 변호인 참여와 열람·등사 · Volume 27 · Chapter 14 · First edition

남는 물음과 재검토 조건

이 권이 끝내 답하지 못한 물음은 무엇이고, 무엇이 밝혀지면 판단을 다시 열어야 하는가?

Length
about 2,700 words · 12 min
Sources
1 statutes · 2 decisions
As of
2026-10-11
On this page
  1. Summary
  2. 14.1수사 기록 접근의 범위
  3. 14.2허용 결정과 검사의 거부
  4. 14.3정당한 사유의 한정
  5. 14.4결정 불이행과 제재
  6. 14.5재검토의 조건
  7. Statutes referred to
  8.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이 장은 이 권이 끝내 답하지 못한 물음이 무엇이고, 무엇이 밝혀지면 판단을 다시 열어야 하는지를 묻는다. 수사 기록 접근의 범위, 허용 결정과 검사의 거부, 정당한 사유의 한정, 결정 불이행과 제재를 남는 물음으로 차례로 정리한다. 원문이 새로 확인되거나 사실관계가 달라지는 경우를 재검토의 조건으로 적어, 앞 장들이 세운 기준의 재검토 가능성으로 맺는다.

14.1수사 기록 접근의 범위

참여와 열람이 하나의 방어권에서 갈리는 지점을 확인한 뒤, 남는 물음은 수사 단계에서 변호인이 손에 넣을 수 있는 기록의 범위가 자료에서 어디까지 열려 있는지이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는 서류등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다룬다. 검사의 거부나 범위 제한에 맞서는 신청에 관하여 조문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검사가 서류등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한 때에는 법원에 그 서류등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하도록 할 것을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한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수사 기록 접근이 문제가 되는 출발점이 검사의 거부와 범위 제한임을 이 조문이 분명히 한다.

접근의 범위를 가늠하는 데 헌법재판소는 "검사가 보관하는 수사기록에 대한 변호인의 열람·등사는 실질적 당사자대등을 확보하고, 신속·공정한 재판을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불가결한 것이며, 그에 대한 지나친 제한은 피고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헌법재판소 1997. 11. 27. 94헌마60 결정)라고 밝혔다. 이 판단은 대상이 변호인이 아니라 피고인의 권리라는 점을 함께 짚는다. 아울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변호인과의 자유로운 접견교통권에 그치지 아니하고 더 나아가 변호인을 통하여 수사서류를 포함한 소송관계 서류를 열람·등사하고 이에 대한 검토결과를 토대로 공격과 방어의 준비를 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변호인의 수사기록 열람·등사에 대한 지나친 제한은 결국 피고인에게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헌법재판소 1997. 11. 27. 94헌마60 결정)라고 덧붙였다. 수사서류를 읽고 검토한 뒤 방어를 준비하는 흐름이 조력권에 들며, 수사 기록 접근이 방어 준비의 재료를 넓히는 셈이다.

다만 범위가 무한히 넓은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권이 헌법상 피고인에게 보장된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에 의하여 보호되는 권리라 하더라도 무제한적인 것은 아니며, 또한 헌법상 보장된 다른 기본권과 사이에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헌법재판소 1997. 11. 27. 94헌마60 결정)고 전제한다. 범위를 좁히는 사정으로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제한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검사가 보관중인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는 당해 사건의 성질과 상황, 열람·등사를 구하는 증거의 종류 및 내용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하여 그 열람·등사가 피고인의 방어를 위하여 특히 중요하고 또 그로 인하여 국가기밀의 누설이나 증거인멸, 증인협박, 사생활침해, 관련사건 수사의 현저한 지장 등과 같은 폐해를 초래할 우려가 없는 때에 한하여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1997. 11. 27. 94헌마60 결정)라고 들었다. 여기 적힌 폐해의 목록에는 관련사건 수사의 현저한 지장이 들어 있다. 변호인이 수사관의 피의자 뒤쪽 착석 요구를 받고 신문에 참여한 사례에서 이 목록이 어느 기록에 붙을지는 미정이다.

접근 범위를 정하는 절차도 함께 살핀다. 헌법재판소는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신청은 수사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검사에게 직접 하여야 한다"(헌법재판소 1997. 11. 27. 94헌마60 결정)고 본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는 법원이 열람·등사를 명하는 결정에서 판단할 요소를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하는 경우에 생길 폐해의 유형·정도, 피고인의 방어 또는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위한 필요성 및 해당 서류등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여 검사에게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할 것을 명할 수 있다"고 적는다. 이 조문이 함께 열거하는 폐해와 필요성, 중요성이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범위의 사정과 맞닿는다. 조문은 이어 "이 경우 열람 또는 등사의 시기·방법을 지정하거나 조건·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범위 자체와 그 이행의 방식이 나란히 놓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사례에서 변호인은 기소된 뒤 참고인 진술조서의 열람·등사를 신청하였고, 검사는 관련 사건 수사에 지장이 있다며 거부하였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제2항과 헌법재판소가 밝힌 범위 기준은 그 거부의 사유가 어느 기록에 붙는지를 따지는 틀을 놓는다. 변호인이 신문 당시 들을 수 있었던 말의 범위와 후방 착석 요구가 조력에 미친 영향, 거부 사유로 말한 관련 사건의 범위, 법원 결정의 송달일과 이행 요구 시기, 미이행에 따른 후속 절차의 진행은 미정이다.

14.2허용 결정과 검사의 거부

수사 기록을 열람·등사할 수 있는 범위가 정해진 뒤에는, 법원의 허용 결정이 무엇을 정하고 검사의 거부가 무엇을 남기는지가 다음 물음이다.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제2항은 법원이 검사에게 열람·등사를 명할 때 무엇을 고려하는지를 밝히고 있다. 법원은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하는 경우에 생길 폐해의 유형·정도, 피고인의 방어 또는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위한 필요성 및 해당 서류등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여 검사에게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허용할 것을 명할 수 있다. 이 경우 열람 또는 등사의 시기·방법을 지정하거나 조건·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법원의 허용 결정은 허용 여부뿐 아니라 시기와 방법, 조건과 의무까지 함께 정할 수 있다. 같은 조 제3항과 제4항은 검사에게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고, 필요하면 서류의 제시와 이해관계인의 심문을 허용한다. 이처럼 법원의 결정은 서류 하나하나의 허용 여부를 밝힌 뒤 검사의 이행을 전제로 한다.

그 이행을 강제하는 수단은 같은 조 제5항에 놓여 있다. 검사가 결정을 지체 없이 이행하지 않을 때의 효과를 두고 헌법재판소 2010. 6. 24. 2009헌마257 결정은 "검사가 수사서류의 열람·등사에 관한 법원의 허용 결정을 지체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해당증인 및 서류 등에 대한 증거신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먼저 조문을 옮긴다. 그런데 이 규정의 의미에 관하여 같은 결정은 "검사가 그와 같은 불이익을 감수하기만 하면 법원의 열람·등사 결정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피고인의 열람·등사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검사로 하여금 법원의 열람·등사에 관한 결정을 신속히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증거신청상의 불이익도 감수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법원이 검사의 열람·등사 거부처분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그러한 거부처분이 피고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에서 수사서류의 열람·등사를 허용하도록 명한 이상, 법치국가와 권력분립의 원칙상 검사로서는 당연히 법원의 그러한 결정에 지체 없이 따라야 할 것이다"라고 밝힌다. 이 해석에서 증거신청 불이익은 이행의 담보일 뿐, 이행 여부를 검사가 고를 수 있게 하는 값이 아니다.

따라서 법원이 허용 결정을 한 뒤 검사가 서류를 내놓지 않은 경우에 무엇이 남는지도 같은 결정에서 읽힌다. 위 결정은 "법원의 열람·등사허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이를 신속하게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해당 증인 및 서류등을 증거로 신청할 수 없는 불이익을 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검사의 거부행위는 피고인의 열람·등사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피고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까지 침해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판시한다. 이 판시는 허용 결정에 따르지 않은 거부행위가 방어권의 내용인 열람·등사권을 침해하고, 그로써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함께 침해한다는 관계를 밝힌다. 다만 이 판시가 가리키는 것은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에서 내린 판단의 한 방향이며, 여기 사례의 검사 거부가 곧 같은 결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수사서류 각각에 대한 거부의 정당한 사유를 다시 따지는지에 관하여 분명한 선을 긋는다. 위 결정은 "신속하고 실효적인 구제절차를 형사소송절차 내에 마련하고자 열람·등사에 관한 규정을 신설한 입법취지와, 검사의 열람·등사 거부처분에 대한 정당성 여부가 법원에 의하여 심사된 마당에 헌법재판소가 다시 열람·등사 제한의 정당성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면 이는 법원의 결정에 대한 당부의 통제가 되는 측면이 있는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과 같이 수사서류에 대한 법원의 열람·등사 허용 결정이 있음에도 검사가 열람·등사를 거부하는 경우 수사서류 각각에 대하여 검사가 열람·등사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심사할 필요 없이 그 거부행위 자체로써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라고 설시한다. 법원이 이미 정당성을 판단한 허용 결정이 선해 있는 이상, 그 이후의 거부는 서류별 사유를 다시 묻지 않고 그 자체로 기본권 침해에 이른다는 뜻이다. 이로써 허용 결정의 효력은 이행을 명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이행되지 않은 거부를 별도의 침해행위로 세우는 힘을 갖는다.

이와 함께 2009헌마257 결정에는 보충의견이 덧붙어 있어, 허용 결정에 대한 불복의 길이 어떠한지가 함께 밝혀져 있다. 재판관 이동흡의 보충의견은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4에 규정된 수사기록 열람·등사 관련조항의 취지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수사서류 열람·등사신청권이 형해화되지 않게 함으로써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한편, 열람·등사로 인하여 국가안보 등 중대한 공익이 침해되는 등의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검사나 법원이 신중한 판단을 하게 하는 데 있다할 것이다"라고 규정의 취지를 설명한다. 그 보충의견은 이어서 "명문의 특별규정이 없는 현행 형사소송법하에서도 법원의 열람·등사 허용 결정은 형사소송법 제403조 제1항이 규정한 판결 전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이 아니고, 형사소송법 제402조에서 규정하는 일반적인 법원의 결정으로 보아 보통항고의 방법으로 불복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며, 따라서, 검사로서는 법원의 열람·등사 허용결정에 대하여 보통항고를 제기하는 방법으로 불복할 수 있다할 것인바, 이러한 불복절차조차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검사의 이 사건 거부행위는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밝힌다. 허용 결정에 이의가 있는 검사에게도 법이 정한 불복의 길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이 보충의견은 이행하지 않은 거부와 불복을 신청한 태도를 구별한다. 그 보충의견은 또한 "입법론적으로는 법원의 열람·등사에 관한 결정에 대한 불복수단으로서, 집행정지효가 없는 보통항고보다는, 당사자의 중대한 이익에 관련된 사항이나 소송절차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신속한 결론을 얻는 것이 필요한 사항 등에 대하여 인정되는 제도로서, 집행정지효가 있는 즉시항고를 명문의 규정으로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이 사례에서 법원은 허용 결정을 내렸으나 검사는 서류를 내놓지 않았다. 2009헌마257 결정의 판시에 따르면, 법원이 허용 결정을 한 뒤 검사가 이행하지 않은 거부행위는 서류별 정당한 사유를 다시 묻지 않고 그 자체로 열람·등사권을 침해하고,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함께 침해하는 지위에 놓인다. 다만 이 사례에서 거부 사유로 말한 관련 사건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법원 결정이 송달된 뒤 언제 이행을 요구했는지, 미이행에 따라 후속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남은 물음은 거부 사유의 범위가 어디까지 한정되는지와, 이 사례의 참여 제한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이다.

14.3정당한 사유의 한정

법원의 허용 결정과 검사의 거부행위가 무엇을 남겼는지 살핀 뒤에 남는 물음은, 검사가 열람·등사를 거부할 사유가 자료에서 어디까지 한정되는지이다. 이 물음에 답하려면 검사의 거부처분이 정당한 사유에 기하는지를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먼저 본다. 헌법재판소 1997. 11. 27. 94헌마60 결정은 변호인의 변론준비를 위한 수사기록 일체의 열람·등사신청을 검사가 전부 거부한 사안에서, "이 사건에 있어서 청구인의 변호인 김선수가 1994. 3. 22. 국가보안법위반죄로 구속기소된 청구인의 변론준비를 위하여 피청구인인 검사에게 그가 보관중인 수사기록일체에 대한 열람·등사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달 26. 피청구인은 국가기밀의 누설이나 증거인멸, 증인협박, 사생활침해의 우려 등 정당한 사유를 밝히지 아니한 채 이를 전부 거부한 것은 청구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위반된다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1997. 11. 27. 94헌마60 결정)라고 판시하였다. 정당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전면적 거부가 문제된 점이 이 판시의 자리이다.

그 판시가 밝힌 사유의 항목은 이 사건의 거부 사유로 말한 관련 사건과 겹친다. 같은 결정은 변호인의 열람·등사권이 무제한이 아니라는 점에서 "즉, 변호인의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권도 기본권제한의 일반적 법률유보조항인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제한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검사가 보관중인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는 당해 사건의 성질과 상황, 열람·등사를 구하는 증거의 종류 및 내용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하여 그 열람·등사가 피고인의 방어를 위하여 특히 중요하고 또 그로 인하여 국가기밀의 누설이나 증거인멸, 증인협박, 사생활침해, 관련사건 수사의 현저한 지장 등과 같은 폐해를 초래할 우려가 없는 때에 한하여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1997. 11. 27. 94헌마60 결정)고 설시하였다. 여기에 열람·등사로 초래될 우려의 목록이 놓이고, 그 목록의 끝에 관련 사건 수사의 현저한 지장이 있다. 검사가 거부 사유로 삼은 관련 사건의 수사 지장은 이 목록에 드는 사유이다.

그러나 자료가 관련 사건의 범위를 더 가르지 아니한다. 목록은 폐해의 우려를 말할 뿐, 어느 사건이 관련 사건인지, 지장이 어느 정도여야 현저한지에 관한 기준을 세우지 아니한다. 같은 결정은 사유의 판단 방식을 "당해 사건의 성질과 상황, 열람·등사를 구하는 증거의 종류 및 내용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하여"(헌법재판소 1997. 11. 27. 94헌마60 결정) 본다고만 하였다. 이 문장이 사정을 헤아리는 틀은 되지만, 이 사건에서 검사가 거부 사유로 말한 관련 사건이 어느 사건인지, 그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서는 자료가 정한 것이 없다. 이 사건에서 관련 사건의 범위는 미정으로 남는다.

참여 제한의 정당한 사유는 별도의 물음이다. 수사관이 변호인에게 피의자의 뒤쪽에 앉으라고 한 일은 열람·등사의 거부가 아니고,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 방식의 문제이다. 94헌마60 결정은 열람·등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시하면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변호인과의 자유로운 접견교통권에 그치지 아니하고 더 나아가 변호인을 통하여 수사서류를 포함한 소송관계 서류를 열람·등사하고 이에 대한 검토결과를 토대로 공격과 방어의 준비를 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변호인의 수사기록 열람·등사에 대한 지나친 제한은 결국 피고인에게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고 설시하였다. 이 설시는 조력의 내용을 접견교통과 서류 열람·등사로 말하되, 피의자신문에서의 착석 위치나 참여의 방식을 다루지 아니한다. 자료가 참여 제한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요건을 마련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의 후방 착석 요구가 어떤 사유에서 정당한지를 자료에서 읽어낼 수 없다.

참여 제한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있다면 그 요건은 무엇인지는 남는 물음으로 남긴다. 자료가 다루지 아니한 요건을 만들어 내지 아니하면, 남는 것은 열람·등사 제한의 사유 목록과 판단 방식뿐이다. 그 목록에 관련 사건 수사의 현저한 지장이 들어 있음은 분명하지만, 이 사건의 관련 사건이 어디까지인지 자료가 한정하지 아니하였다.

14.4결정 불이행과 제재

정당한 사유의 한정이 남은 물음으로 남은 채, 검사가 법원의 허용 결정을 실제로 이행하지 않은 때의 뒤처리를 볼 차례이다. 형사소송법은 결정에 따르지 않는 검사에게 어떤 불이익이 돌아가는지를 분명히 적어 두었다. 검사가 결정을 지체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의 귀속을 먼저 확인하면, 법은 "검사는 제2항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에 관한 법원의 결정을 지체 없이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해당 증인 및 서류등에 대한 증거신청을 할 수 없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4)고 정한다. 이 규정은 허용 결정이 내려진 뒤에도 서류를 내놓지 않은 검사가 감수해야 할 결과를 직접 가리킨다.

그런데 이 불이익이 곧 선택을 허용한다는 뜻인지를 둘러싸고 헌법재판소는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헌법재판소 2010. 6. 24. 2009헌마257 결정은 제5항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런데 이는 검사가 그와 같은 불이익을 감수하기만 하면 법원의 열람·등사 결정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피고인의 열람·등사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검사로 하여금 법원의 열람·등사에 관한 결정을 신속히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증거신청상의 불이익도 감수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 법치국가와 권력분립의 원칙상 검사로서는 당연히 법원의 그러한 결정에 지체 없이 따라야 할 것이다." 증거신청 불가는 이행을 끌어내는 장치이며, 이행 여부를 검사가 고르는 카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허용 결정을 통한 방어권 보장은 이 해석에서부터 비로소 제자리를 찾는다.

헌법재판소는 거부행위가 남긴 상처가 증거신청 불가에 머무르지 않음을 아울러 적었다. "그러므로 법원의 열람·등사허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이를 신속하게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해당 증인 및 서류등을 증거로 신청할 수 없는 불이익을 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검사의 거부행위는 피고인의 열람·등사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피고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까지 침해하게 되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허용 결정을 내렸음에도 검사가 서류를 내놓지 않은 모습은 위 판시가 다루는 바로 그 장면에 대응한다. 다만 이 사례의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제5항이 어느 시점에서 발효하고, 신청된 증인과 서류등이 어느 범위인지 같은 사실은 미정이다.

사후의 심사 방식도 이 결정에서 함께 가다듬어졌다. 헌법재판소는 "수사서류에 대한 법원의 열람·등사 허용 결정이 있음에도 검사가 열람·등사를 거부하는 경우 수사서류 각각에 대하여 검사가 열람·등사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심사할 필요 없이 그 거부행위 자체로써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보았다. 수사서류마다 따져 보는 심사로는 반복되는 침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입법취지가 이 판단의 배경에 놓여 있다. 결과적으로 이 사례의 후속 절차에서 정당한 사유의 재검토는 남는 물음 가운데 하나로 남는다.

이행 절차 자체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 2010. 6. 24. 2009헌마257 결정의 보충의견이 참고점을 남긴다. "형사소송법 제403조 제1항이 규정한 판결 전 소송절차에 관한 결정이 아니고, 형사소송법 제402조에서 규정하는 일반적인 법원의 결정으로 보아 보통항고의 방법으로 불복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며, 따라서, 검사로서는 법원의 열람·등사 허용결정에 대하여 보통항고를 제기하는 방법으로 불복할 수 있다"는 설명은, 이행이 지체되기 전에 검사가 밟을 수 있는 통로를 가리킨다. 다만 보충의견은 그 통로의 성격에 대한 보충의견일 뿐이고, 이 사례에서 검사가 어떤 수단을 실제로 썼는지는 미정이다.

결국 남는 것은 이행 강제의 실효성이다. 제5항의 증거신청 불가는 이 사건에서 어느 증인과 어느 서류등에 붙을지, 법원이 정한 시기와 방법을 넘겨 이행이 더 미뤄질 때 어떤 절차가 뒤따르는지에 관해 자료는 말하지 않는다. 허용 결정의 송달일, 검사가 자발적으로 이행을 시작한 시점, 미이행에 따른 후속 절차의 개시 여부는 모두 미정이다. 따라서 허용 결정과 제5항이 남긴 물음은 끝까지 미정으로 남는다.

14.5재검토의 조건

불이행에 따른 후속 절차의 진행이 미정으로 남은 채 조사가 끝난 뒤에도, 앞 장들이 세운 기준을 다시 열 조건이 남는다. 즉 원문이 새로 확인되거나 사실관계가 달라지는 경우에 한하여 재검토가 요청된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으로 이 권을 맺고자 한다.

우선 열람 거부의 사유 범위를 재검토할 때는 자료의 문구를 먼저 되돌아보아야 한다. 헌법재판소 1997. 11. 27. 94헌마60 결정은 열람·등사의 제한 요건을 제시하면서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는 당해 사건의 성질과 상황, 열람·등사를 구하는 증거의 종류 및 내용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하여 그 열람·등사가 피고인의 방어를 위하여 특히 중요하고 또 그로 인하여 국가기밀의 누설이나 증거인멸, 증인협박, 사생활침해, 관련사건 수사의 현저한 지장 등과 같은 폐해를 초래할 우려가 없는 때에 한하여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거부 사유로 말한 관련 사건의 범위가 어느 사건을 가리키는지 새로 확인되는 경우, 이 구절이 설정한 제한 요건에 비추어 재검토가 요청된다.

그런데 법원이 이미 열람을 허용한 뒤에 다시 열릴 수 있는지도 자료의 문구로 돌아가 판단한다. 헌법재판소 2010. 6. 24. 2009헌마257 결정은 법원 결정이 선 뒤의 상황을 두고 "이 사건과 같이 수사서류에 대한 법원의 열람·등사 허용 결정이 있음에도 검사가 열람·등사를 거부하는 경우 수사서류 각각에 대하여 검사가 열람·등사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심사할 필요 없이 그 거부행위 자체로써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하였다. 거부 사유의 범위가 달라진다 하더라도 법원 결정 뒤의 이행 여부를 다시 따지는 것은 이 문구와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참여 제한의 조건을 다시 열 때는 자료의 문구에 이미 내재한 제한 요건을 살펴보아야 한다. 헌법재판소 1997. 11. 27. 94헌마60 결정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넓게 잡으면서도 "변호인의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권도 기본권제한의 일반적 법률유보조항인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제한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라고 하였다. 후방 착석 요구의 경위나 당시 상황에 관한 사실이 새로 드러나면 이 제한 요건에 비추어 조력에 미친 영향을 다시 살피는 문제가 남는다.

마지막으로 재검토의 절차적 조건도 자료의 문구에 근거한다. 헌법재판소 2010. 6. 24. 2009헌마257 결정은 검사의 불복 수단을 두고 "법원의 열람·등사 허용결정에 대하여 보통항고를 제기하는 방법으로 불복할 수 있다할 것인바, 이러한 불복절차조차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검사의 이 사건 거부행위는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하였다. 송달일과 이행 요구 시기, 미이행에 따른 후속 절차가 미정으로 남아 있는 만큼, 새로 확인되는 절차의 진행 경과가 이 문구의 조건에 해당하는지는 확인된 사실이 채워질 때에야 비로소 논의될 수 있다.

이처럼 조건이 충족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원문의 새로 확인, 사실관계의 변동, 법원 결정 뒤의 절차 진행이 확인될 때 앞 장들의 기준을 다시 열어 보아야 한다는 점만이 이 권의 남는 물음으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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