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장은 변호인의 신문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는 문언이 어떤 사유로 한정되어야 하는지를 묻는다. 제243조의2에 적힌 제한 사유의 문언과 단서 규정의 구조를 놓고, 참여 자체는 허용되면서 조력이 좁혀지는 경우가 이 사유에 걸리는지를 참여와 조력의 폭에서 살핀다. 2003모402의 쟁점을 문언에 대어 보되, 제한 사유의 정당성에 관한 판단은 다음 장에 남긴다.
4.1제한 사유의 문언
참여가 채우는 조력을 정리한 다음에 드는 물음은 무엇이 참여를 막을 수 있는가이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은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를 원칙으로 세우면서 그 곧바로 예외의 문을 둔다. 그 조문은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법정대리인·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의 신청에 따라 변호인을 피의자와 접견하게 하거나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피의자에 대한 신문에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이 문언에서 참여를 막을 수 있는 사유는 오직 '정당한 사유' 한 가지로 적혀 있다. 곧 참여를 제한할 만한 까닭은 조문이 '정당한 사유'라 부른 범주 안에 들어갈 때에만 자리한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의 문언은 참여의 원칙과 예외를 한 문장에 함께 놓는다. '하여야 한다'는 표현이 참여를 원칙적인 처리로 세우고, 그 앞의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이 원칙을 뒤집는 조건으로 붙는다. 다시 말해 조문이 참여를 명하는 문장에 예외를 단서처럼 달아 둔 것이다. 이 구조에서 예외는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원칙에 예정된 한계로 읽힌다. 참여를 막는 판단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이라는 문구에 근거하지 않는 한 성립하지 않으며, 조문이 정한 원칙에서 벗어나는 것은 그 문구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다. 합성 사례에서 수사관이 변호인에게 뒤쪽에 앉으라고 한 것은 참여 자체를 막은 일이 아니라 참여의 형태에 제한을 둔 일이다. 이 요구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이라는 문구에 달린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문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그 문언이 참여권의 본문에 곧바로 붙어 있음에도, 제한 사유를 따로 열거한 단서나 별도 조항은 이 조문에 보이지 않는다. 이 조문의 다섯 단 중 참여 제한의 까닭을 적은 것은 제1항 한 곳뿐이며, 제2항 이하에는 참여 변호인의 지정, 신문 중 이의와 의견 진술, 조서 서명, 참여와 그 제한 사항의 기재만이 놓여 있다. 신문에 참여하고자 하는 변호인이 2인 이상인 때의 지정 문제와, 참여한 변호인의 의견 진술, 그 의견이 기재된 조서의 열람과 기명날인, 참여 및 제한 사항의 기재가 그 나머지를 이룬다. 이 가운데 참여 자체를 막는 것으로 읽힐 문구는 없다. 따라서 '정당한 사유'라는 문구가 곧 제한 사유의 전부이고, 그 문구 밖의 사유를 조문에서 찾을 수는 없다.
이와 같은 문언의 배치는 판단의 주체가 사법경찰관임을 함께 드러낸다. '사법경찰관은'이라는 주어가 접견의 허용과 참여의 처리를 함께 맡고 있으므로, 참여를 막을 사유가 있는지 없는지는 그가 먼저 헤아리게 된다. 조문이 사유의 내용을 적지 않고 판단의 틀만을 둔 것은 사유의 종류를 미리 정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어떤 사유가 참여를 막을 만한 것인지는 '정당한 사유'의 뜻을 헤아리는 문제로 남고, 조문은 그 사유의 요건을 새로 정하지 않는다. 문언에 없는 사유를 보태면 조문이 둔 범주를 넘어서게 되고, 사유의 요건을 새로 만들면 조문이 맡긴 판단을 대신하게 된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5항은 "사법경찰관은 변호인의 신문참여 및 그 제한에 관한 사항을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하여야 한다"고 정하여, 참여의 제한과 그 사유가 조서에 남도록 요구한다. 이 기재 의무는 제한 사유를 새로 만들어 내지 않고, 이미 내려진 제한을 조서로 옮기게 하는 데 그친다.
합성 사례에서 수사관이 변호인에게 뒤쪽에 앉으라고 한 일은 관찰된 사실로 기록되어 있을 뿐, 그 요구가 '정당한 사유'에 드는지는 이 문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참여 제한의 사유를 문언에서 가르는 작업은 여기까지이며, 그 사유가 본문에 붙은 구조 속에서 어떻게 발동하는지는 따로 살필 물음이다.
4.2단서 규정의 구조
제한 사유의 문언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가른 데서 나아가, 이제는 그 문언이 조문의 어디에 놓였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참여권의 행사와 제한이 한 조문 안에서 어떻게 갈라지는지를 읽어야 비로소 제한이 발동하는 때가 드러난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은 변호인의 신문 참여를 원칙으로 적고 있다. 사법경찰관의 의무를 밝히며 변호인의 신문 참여를 선언하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법정대리인·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의 신청에 따라 변호인을 피의자와 접견하게 하거나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피의자에 대한 신문에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 이 문장에서 참여하게 할 의무는 신청이라는 요건에 붙어 있다. 그리고 그 의무는 무제한이 아니라 하나의 단서로 한정되어 있다.
제한 사유는 바로 이 문장 안에 단서의 자리에 놓여 있다.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이라는 구가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는 의무의 앞에 붙어, 의무의 예외가 되는 경우를 가린다. 만일 사유가 별도의 항에서 제한의 요건으로 적혔다면 제한의 발동 조건을 따로 읽어야 할 테지만, 여기서는 본문의 의무 자체에 단서가 달려 있다. 따라서 사유의 존재는 참여하게 할 의무가 발동하지 않는 경우를 가리킬 뿐, 참여권을 별도의 절차로 박탈하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 것으로 읽힌다.
단서의 구조는 발동의 순서에도 뜻이 있다. 신청이 있으면 참여하게 할 의무가 먼저 서고, 그 의무에 단서가 걸려 사유가 문제되는 식이다. 신청이 없으면 의무가 서지 않으므로 단서를 읽을 필요 자체가 없다. 신은 피의자신문 전에 변호인을 선임하였고 변호인은 참여까지 하였으므로, 이 사례에서는 참여하게 할 의무가 이미 발동한 뒤의 장면이다. 단서가 걸리는지도 바로 그 지점에서 판단할 일이 된다.
아울러 같은 항에서 사유가 붙는 대상은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는 의무이지 접견하게 하거나 하는 의무는 아니다. 문장의 배열로 보아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이라는 단서는 뒤쪽의 피의자에 대한 신문에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에만 걸린다. 변호인의 접견과 참여가 한 항에 함께 적혀 있더라도 단서의 미치는 범위가 그 둘을 다 덮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신문에 참여한 변호인이 의견을 진술하거나 조서에 기명날인하는 제3항과 제4항은 참여한 뒤의 절차를 다룬다. 제5항은 사법경찰관이 변호인의 신문참여 및 그 제한에 관한 사항을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참여의 제한이 있었다면 그 사실이 조서에 적히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 사례에서 수사관이 변호인에게 뒤쪽에 앉으라고 한 장면이 단서가 말하는 사유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단서가 걸리지도 않은 채 참여의 방식만이 좁혀졌는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단서 규정의 구조가 밝히는 것은 문언상 사유가 의무의 예외로만 자리한다는 점이며, 사유의 정당성 기준은 이 구조 안에서 새로 만들어내지 않는다.
4.3참여와 조력의 폭
단서 규정이 참여권의 문언에 붙어 있는 구조에서 남는 물음은, 참여 자체는 허용되면서 변호인의 조력이 좁혀지는 장면이 그 문언에 걸리는지이다. 신의 사정은 이 물음에 자리를 잡아 둔다. 신은 피의자신문을 받기 전에 변호인을 선임하였고, 변호인은 피의자신문에 참여하였으나, 수사관은 변호인에게 피의자의 뒤쪽에 앉으라고 하였다. 참여의 자리는 열려 있으되 들을 수 있는 범위와 조력의 형태가 좁혀진 셈이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은 참여를 요구하는 문언과 함께 그 문언에 붙은 단서를 둔다. 참여를 의무화하는 문언을 확인하고자 조문을 옮기면,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법정대리인·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의 신청에 따라 변호인을 피의자와 접견하게 하거나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피의자에 대한 신문에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이 문언은 참여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이라는 단서를 함께 두고 있다. 신의 장면에서 수사관이 내세운 착석 지시가 이 단서의 문언에 걸리는 사유인지는 이 문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변호인이 한 사람일지 여부에 따라 지정의 문제가 달라지므로, 제2항은 지정의 주체를 나눈다. 그 문언은 "신문에 참여하고자 하는 변호인이 2인 이상인 때에는 피의자가 신문에 참여할 변호인 1인을 지정한다. 지정이 없는 경우에는 사법경찰관이 이를 지정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신의 장면에서 참여한 변호인의 수가 몇 명이었는지, 또 지정이 있었는지는 미정이다. 다만 이 문언은 참여 변호인을 가리는 문제를 두고 있을 뿐, 참여한 변호인이 자리에서 무엇을 듣고 무엇을 하여야 하는지를 직접 적고 있지는 않다.
조력의 시점과 수단을 정하는 문언이 제3항에 있다. 신문 중과 신문 후를 나누어 적은 문언은 "신문에 참여한 변호인은 신문 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신문 중이라도 부당한 신문방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신문 중 할 수 있는 것으로 이의 제기와 승인을 받은 의견 진술을 꼽고, 나머지 의견 진술은 신문 후로 미루고 있다. 신의 장면에서 변호인이 후방 착석으로 인하여 신문 중 할 수 있었던 일을 다 하였는지, 그리고 그 자세가 조력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미정이다.
조서의 서명과 열람에 관한 문언도 조력의 범위를 밝힌다. 제4항은 "제3항에 따른 변호인의 의견이 기재된 피의자신문조서는 변호인에게 열람하게 한 후 변호인으로 하여금 그 조서에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게 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변호인의 의견이 기재된 조서를 변호인에게 먼저 열람하게 한 뒤에 서명을 받도록 하였다는 점이 이 문언에서 드러난다. 참여의 방식이 문제가 된 장면에서 이 문언이 참여 변호인의 조력을 어떻게 보태는지는, 참여와 열람을 함께 읽을 때에 비로소 밝혀진다.
참여와 그 제한의 기재를 요구하는 문언이 제5항에 있다. 그 문언은 "사법경찰관은 변호인의 신문참여 및 그 제한에 관한 사항을 피의자신문조서에 기재하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참여와 제한이 함께 기재 대상이므로, 참여 자체와 조력의 폭이 구별되어 기록에 남을 자리를 이 문언이 마련한다. 신의 장면에서 후방 착석 요구가 조서에 어떻게 기재되었는지, 또 그 요구가 단서 규정의 문언에 걸리는 사유로 적혔는지는 미정이다. 참여는 허용되면서 조력이 좁혀진 경우가 단서 규정의 문언에 닿는지에 관한 물음은, 이들 문언에 적힌 참여의 방식과 조력의 범위를 함께 놓고 보아야 한다.
4.42003모402의 쟁점
조력의 폭이 좁아지는 장면을 위법한 제한으로 볼지는 참여 권리를 어떻게 제한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대법원 2003. 11. 11. 자 2003모402 결정은 그 제한의 조건을 무엇으로 보았는지 살필 필요가 있다. 이 결정의 판결요지가 다루는 쟁점이 무엇인지 먼저 확인하면, 신의 장면과 어느 지점에서 맞닿는지 가늠할 수 있다.
대법원 2003. 11. 11. 자 2003모402 결정은 참여를 다투는 절차가 무엇인지부터 밝혔다. 그 판결요지는 "형사소송법 제417조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구금에 관한 처분에 불복이 있으면 법원에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피의자의 구금 또는 구금 중에 행하여지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처분에 대한 유일한 불복방법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구금이나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와의 접견교통권을 제한하는 처분뿐만 아니라 구금된 피의자에 대한 신문에 변호인의 참여(입회)를 불허하는 처분 역시 구금에 관한 처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참여를 막는 처분도 구금에 관한 처분으로 묶어 두고 그에 대한 불복 방법을 하나로 정한 것이다.
그 판결요지는 이어 참여 요구의 근거와 한계를 함께 제시하였다. 먼저 대법원 2003. 11. 11. 자 2003모402 결정은 형사소송법이 구금된 피의자의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다는 명문규정을 두고 있지 않더라도, 구금된 피의자는 형사소송법의 관련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피의자신문을 받음에 있어 변호인의 참여를 요구할 수 있고 그러한 경우 수사기관은 이를 거절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보았으며, 이런 해석이 인신구속과 처벌에 관한 적법절차주의를 선언한 헌법의 정신에 부합한다고 하였다. 구금된 피의자의 참여 요구를 수사기관이 거절할 수 없다는 원칙이 여기에 놓여 있다.
같은 판결요지는 그 원칙의 예외 조건을 다음과 같이 이었다. "구금된 피의자가 피의자신문시 변호인의 참여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형사소송법 제209조, 제89조 등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보호되는 권리라 하더라도 헌법상 보장된 다른 기본권과 사이에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구금된 피의자에 대한 신문시 무제한적으로 변호인의 참여를 허용하는 것 또한 헌법이 선언한 적법절차의 정신에 맞지 아니하므로 신문을 방해하거나 수사기밀을 누설하는 등의 염려가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변호인의 참여를 제한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변호인의 참여를 제한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고 하였다. 참여 제한이 열리는 조건이 ‘신문을 방해하거나 수사기밀을 누설하는 등의 염려’에 대한 상당한 의심과 특별한 사정의 객관적 명백성으로 좁혀진다.
마지막으로 그 판결요지는 "구속된 피의자에 대한 검사의 피의자신문시에 피의자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변호인의 참여를 거부한 검사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이를 취소한 원심결정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라고 사례의 결론을 밝혔다. 요구에 따른 참여를 검사가 거부한 처분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취소된 사정이 인정된 셈이다.
이러한 쟁점의 배치는 신의 장면과 맞닿는 지점을 남긴다. 신의 변호인은 피의자신문에 참여하였으나 수사관은 그에게 피의자의 뒤쪽에 앉으라고 하였다. 변호인이 신문 당시 들을 수 있었던 말의 범위와, 후방 착석 요구가 조력에 미친 영향은 미정이다. 참여 제한의 정당성이나 열람 거부의 위법성 같은 법적 평가가 곧 확정된 결과는 아니다. 참여가 허용된 채 조력이 좁혀진 장면이 앞서 본 제한 조건의 문언에 어떻게 닿는지는 다음 자리에서 살피고자 한다.
4.5문언과 판례의 접점
변호인 참여의 제한 사유를 문언에서 찾을 수 없다고 본 뒤에, 대법원은 어떤 조건 아래 참여를 제한할 수 있는지 말하는지 살피는 일이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은 신문 참여의 원칙을 세우며 다만을 둔다. 그 문언은 "사법경찰관은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법정대리인·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의 신청에 따라 변호인을 피의자와 접견하게 하거나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피의자에 대한 신문에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조문은 참여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자격표로 "정당한 사유"를 내세우며, 그 사유의 예를 따로 들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신이 변호인 참여를 신청한 뒤에 수사관이 내세운 사유는 적어도 문언상으로는 이 구절과 연결되어야 한다.
그 구절의 뜻을 문언 안에서 더 파고들 만한 단서는 이 조에 없다. 같은 조 제2항부터 제5항은 참여 변호인의 지정과 의견 진술, 조서의 열람·날인, 참여와 제한 사항의 기재에 관한 절차만 정한다. 참여를 제한할 수 있는 사유를 항목으로 늘어놓거나, 참여 방식을 제한하는 경우까지 다루지 않는다. 앞 단위에서 대법원 2003. 11. 11. 자 2003모402 결정이 다룬 쟁점을 확인한 터이므로, 이제 그 결정이 참여 제한의 조건을 어떻게 펴놓는지를 문언과 나란히 놓는다.
대법원은 참여할 권리를 폭넓게 인정하면서도 그 권리를 유한하다고 본다. 그는 "구금된 피의자가 피의자신문시 변호인의 참여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형사소송법 제209조, 제89조 등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보호되는 권리라 하더라도 헌법상 보장된 다른 기본권과 사이에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구금된 피의자에 대한 신문시 무제한적으로 변호인의 참여를 허용하는 것 또한 헌법이 선언한 적법절차의 정신에 맞지 아니하므로 신문을 방해하거나 수사기밀을 누설하는 등의 염려가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여 변호인의 참여를 제한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변호인의 참여를 제한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고 판시한다. 여기서 참여 제한의 조건은 세 겹으로 겹쳐 있다. 먼저 신문을 방해하거나 수사기밀을 누설하는 염려가 있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다음에 그 사정이 객관적으로 명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제한이 필요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이 사례에서 수사관이 변호인에게 뒤쪽에 앉으라고 한 것은 참여 자체를 막은 것이 아니라 참여의 방식을 정한 것으로 보이는 바, 어느 조건에 해당하는지는 관찰된 사실만으로 정하여 말할 수 없다.
제243조의2 제1항의 "정당한 사유"와 판례가 제시한 사정이 어디서 겹치는지 보면, 판례는 문언이 비워 둔 사유의 내용을 특정 사건의 쟁점 안에서 펼쳐 보인다. 그러나 판례의 조건을 조문의 구절에 옮겨 붙여 별도의 판단 기준으로 세우는 것은 그 문헌들이 하지 않은 일이다. 문언은 참여 제한의 자격표를 "정당한 사유"로만 두고, 판례는 구금된 피의자의 참여 권리와 제한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제한의 조건을 적는다. 이 사례에서 후방 착석 요구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미정이다.
대법원은 참여를 거부한 처분을 다투는 방법과 처분의 성격까지 함께 판시한다. 그는 "형사소송법 제417조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구금에 관한 처분에 불복이 있으면 법원에 그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피의자의 구금 또는 구금 중에 행하여지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처분에 대한 유일한 불복방법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구금이나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와의 접견교통권을 제한하는 처분뿐만 아니라 구금된 피의자에 대한 신문에 변호인의 참여(입회)를 불허하는 처분 역시 구금에 관한 처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다. 참여 제한 처분의 다툼은 이 경로를 따르는 것으로 정리된다. 다만 이 사례에서 후방 착석 요구가 불허에 해당하는지, 별도로 다툴 처분인지는 미정이다.
제243조의2 제1항의 문언과 판례의 쟁점이 맞닿는 자리는 이 정도이다. 한쪽은 참여의 원칙과 "정당한 사유"라는 한정만을 적고, 다른 쪽은 참여 권리의 근거와 제한의 조건, 처분의 다툼 방법을 함께 판시한다. 판례의 조건을 문언의 구절로 옮기지 않고, 문언의 구절을 판례의 조건으로 치환하지 않은 채로 두 서술을 나란히 두는 것이 이 자리의 결론이다. 참여 제한의 정당성 여부는 이 자리에서 내리지 않으며, 미정으로 남는다.
4.6다음 장에 남긴 문제
문언의 범위를 판례의 쟁점과 겹쳐 살핀 결과로, 참여를 막을 수 있는 사유의 목록이 이 장에서 분명히 갈린 셈이다. 남은 것은 조력의 내용과 그것을 확인할 판단의 자리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참여 제한의 근거를 한정된 문언으로 두고, 대법원 2003. 11. 11. 자 2003모402 결정은 제한이 가능할 특별한 사정을 따로 논한다. 두 갈래의 말이 어디까지 같은 문제를 가리키는지는 이 자리에서 다시 다루지 않는다.
조력이 신문 자리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지에 대해서는 법률이 직접 규정한 바가 짧다. 참여한 변호인이 할 수 있는 행위로,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3항은 다음과 같이 적는다. "신문에 참여한 변호인은 신문 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다만, 신문 중이라도 부당한 신문방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의 승인을 받아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 이 문언은 행위의 시기와 방식을 함께 적고 있다. 신문 중의 이의와 의견 진술을 어떤 범위에서 행사할지는 이 조문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그 행사의 한계는 사건마다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변호인이 피의자 뒤쪽에 앉도록 지시받았다는 사정은 들을 수 있는 말의 범위와 표정의 확인 가능성에 관련된다. 수사관이 변호인에게 의자를 어디에 둘지를 지시한 것과, 그 지시가 이의 제기나 의견 진술에 실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구분된다. 참여의 형식은 갖추어졌으나 조력이 그 형식 안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채 남는다.
서류의 열람·등사 문제도 같은 구분을 요구한다. 검사가 거부한 사유로 말한 관련 사건 수사의 지장이 어떤 사건을 가리키는지, 법원이 허용한 결정이 언제 송달되었는지, 변호인이 이행을 요구한 시점이 언제인지에 관한 사실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결정 이후 검사가 서류를 내놓지 않았다는 관찰만이 놓여 있다. 미이행 뒤에 어떤 절차가 진행되었는지도 함께 정해지지 않았다.
이 장이 훑은 것은 참여를 막을 수 있는 사유의 문언이 어디까지 열려 있는지, 그리고 판례가 다룬 쟁점이 그 문언과 어느 선에서 맞닿는지다. 참여 제한이 정당했는지, 열람 거부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이 장의 밖에 남는다. 조력의 내용을 무엇으로 보고 그 조력을 누가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는 다음 물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