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부담할 금액이 누가, 어떤 방식으로 구체적으로 정해지는지를 묻는다. 제110조가 정한 소송비용액 확정결정의 신청과 결정 구조를 문언에 실린 범위에서 정리하고, 판결 주문이 남긴 자리와 결정으로 확정되는 금액을 살핀다. 문언이 닿지 않는 자리와 확정된 금액의 집행·회수 가능성은 확인이 필요한 물음으로 남긴다.
7.1판결 주문이 남긴 자리
산입할 보수의 액수는 조정 단계에서 다루어졌지만, 그 액수가 확정 절차에서 그대로 확정될지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이 문제에 나서기 전에, 소송비용을 정하는 재판이 금액에 관하여 무엇을 남기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앞서 본 소각장 허가 소송에서 판결 주문의 끝줄은 소송비용의 부담을 원고들에게 지우는 방식이었다. 이 문장은 부담의 주체를 가를 뿐, 그 부담이 얼마인지는 적지 않는다. 판결 주문에 금액이 들어 있지 않은 까닭은, 확정할 금액이 이 소송의 심리 대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송비용의 부담을 정하는 재판이 이와 같이 액수를 적지 않았을 때 금액을 정하는 절차가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소송비용의 부담을 정하는 재판에서 그 액수가 정하여지지 아니한 경우에 제1심 법원은 그 재판이 확정되거나, 소송비용부담의 재판이 집행력을 갖게된 후에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 결정으로 그 소송비용액을 확정한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이 사례의 판결 주문은 부담의 주체만을 정했으므로, 금액은 별도의 신청 절차에서 확정되어야 한다.
이 규정은 금액을 정할 때를 둘로 나누어 둔다. 하나는 재판이 확정되는 때이고, 다른 하나는 소송비용부담의 재판이 집행력을 갖게 되는 때이다. 확정 절차는 그때 비로소 문을 열며, 그 전에는 금액을 확정할 수 없다. 같은 규정은 금액을 정하는 주체도 분명히 한다. 금액을 확정하는 것은 제1심 법원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결정이다. 이 사례에서 판결을 선고한 법원이 어느 곳인지, 확정 신청이 어느 법원에 접수되었는지는 여기서 정하여진 사실로 볼 수 없다. 다만 판결 주문이 금액을 비워 둔 채 부담의 주체만을 적었다는 점에서, 금액은 그 주문 바깥의 절차에서 정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신청 절차가 금액을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2항은 신청 당시 제출하여야 할 서면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제1항의 확정결정을 신청할 때에는 비용계산서, 그 등본과 비용액을 소명하는 데 필요한 서면을 제출하여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비용계산서와 소명 서면을 내도록 한 것은, 확정할 금액이 이미 발생한 비용을 계산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신청인이 적은 액수는 그대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계산서와 소명 서면을 근거로 법원이 결정으로 정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110조)고 하여, 확정된 금액에 대하여도 다툴 자리를 남겨 둔다. 금액은 신청에 의하여 비로소 절차 안으로 들어오고, 그 금액이 확정되려면 다시 결정을 거쳐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석 달 뒤 변호사 보수 4,200만 원의 확정을 신청하였고, 그 금액이 회의록에 적혔다. 회의록에 4,200만 원이 적힌 것은 확인된 사실이다. 다만 그 기재가 곧 소송비용으로 확정된 액수라는 뜻은 아니다. 위 규정에 따르면 신청할 때에는 비용계산서와 소명 서면을 내야 하고, 법원은 그 서면을 근거로 결정으로 액수를 정한다. 얼마가 확정될지는 그 결정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회의록의 숫자가 확정의 결과를 대신하지는 않으며, 신청한 액수와 확정된 액수가 서로 다를 수도 있다.
주민 300명이 부담하는 경우에 그 부담이 주민 사이에서 어떻게 나뉘는지, 지방자치단체가 확정된 금액을 실제로 회수할 것인지에 관하여는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 옆 마을이 소송을 제기할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그러므로 4,200만 원이 확정 손해이고 주민들에게 회수 의지가 있다는 평가는 성립할 수 없다. 확인된 것은 판결 주문이 부담의 주체만을 정하여 두었고, 금액은 확정 절차로 넘겨졌다는 사실뿐이다.
7.2확정결정이 다루는 것
판결 주문이 부담의 주체만 적고 금액은 비워 둔 자리를 무엇이 메우는지 살펴본다. 4,200만 원이 회의록에 적힌 뒤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절차로 그 금액을 확정하는지가 다음 문제로 남는다. 그 문제는 민사소송법 제110조의 문언에서 출발한다. 이 조문은 판결 주문이 다루지 못한 금액을 결정으로 확정하는 별도의 단계를 규정한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1항은 그 단계의 출발점과 시기를 이렇게 적는다. "소송비용의 부담을 정하는 재판에서 그 액수가 정하여지지 아니한 경우에 제1심 법원은 그 재판이 확정되거나, 소송비용부담의 재판이 집행력을 갖게된 후에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 결정으로 그 소송비용액을 확정한다." 이 문언은 금액이 정하여지지 아니한 경우를 전제로 한다. 합성 사례에서 판결 주문의 끝줄은 부담의 주체만을 적었고 금액은 적지 않았다. 따라서 주문에 기재되지 않은 금액은 별도의 결정이 확정할 대상으로 남는다. 다만 이 문언이 두 가지 시기를 함께 적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 재판이 확정되는 때와 소송비용부담의 재판이 집행력을 갖게 되는 때가 나란히 놓여 있다. 어느 쪽 시점이 왔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같은 항은 결정의 형식과 주체도 함께 가린다. 앞서 인용한 제1항에서 확정은 신청을 받아 이루어진다. 당사자가 신청을 하지 않으면 법원이 스스로 금액을 확정하지 않는다. 확정의 형식은 결정이다. 확정을 맡는 법원은 제1심 법원이다. 합성 사례에서 소를 낸 법원이 제1심 법원이었으므로, 금액을 확정할 결정도 그 법원의 몫이 된다.
그 결정이 다루는 범위는 조항의 뒷부분에서 한층 분명해진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2항은 "제1항의 확정결정을 신청할 때에는 비용계산서, 그 등본과 비용액을 소명하는 데 필요한 서면을 제출하여야 한다"고 적는다. 신청에 비용계산서와 소명 서면이 붙는다는 이 문언은, 결정이 하는 일이 비용액을 가리는 일임을 보여준다. 합성 사례에서 회의록에 적힌 4,200만 원은 지방자치단체가 내세우는 금액에 해당한다. 확정결정이 마무리할 것은 그 가운데 얼마가 소송비용으로 인정되는지이다. 얼마가 될지는 미정이다.
이 결정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대법원은 다른 사건에서 이렇게 밝혔다. 대법원 2019. 4. 3. 선고 2018다271657 판결(약정금)은 "소송비용액확정결정절차에서는 상환할 소송비용의 액수를 정할 수 있을 뿐이고 소송비용부담재판에서 확정한 상환의무 자체의 범위를 심리·판단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합성 사례에서 주민 300명이 부담한다는 결론은 이미 주문에 적혀 있다. 확정결정은 그 주문이 정한 상환의무 자체를 바꾸지 못하며, 앞선 재판이 정한 범위 안에서 금액만을 가려낸다. 같은 판결은 소송비용의 재판에 대한 불복과 본안의 관계, 그리고 본안의 상소가 이유 있는 경우에만 허용된다는 점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대법원 2019. 4. 3. 선고 2018다271657 판결) 이에 따라 주문이 적지 않은 주민 300명 사이의 부담 나눔은 이 결정에서 다루어지지 않고, 4,200만 원을 어떤 비율로 나눌 것인지도 이 결정의 문안에 들어가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가 확정된 금액을 실제로 회수할 것인지, 옆 마을이 소송을 제기할 것인지도 함께 남는다.
금액을 가리는 일에서 무엇이 소송비용에 드는지에 관하여, 대법원 2020. 4. 24. 자 2019마6990 결정(소송비용액확정)은 "소송비용에 산입되는 변호사의 보수에는 당사자가 보수계약에 의하여 현실적으로 지급한 것뿐만 아니라 사후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까지 포함되고, 제3자가 지급한 경우에도 당사자가 지급한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인정되면 소송비용에 산입되는 변호사보수로 인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결정은 아울러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 제3조 제1항은 '소송비용에 산입되는 변호사의 보수는 당사자가 보수계약에 의하여 지급한 또는 지급할 보수액의 범위 내에서 각 심급 단위로 소송목적의 값에 따라 별표의 기준에 의하여 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옮긴다. 따라서 합성 사례에서 회의록에 적힌 4,200만 원이 그대로 상환할 소송비용의 액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금액을 넘어서는 인정이 없고, 결정은 그 안에서 인정되는 액수를 산정한다. 얼마가 될지는 미정이다.
한편 이 결정에 대한 다툼도 같은 조문 안에 놓여 있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3항은 "제1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고 적는다. 결정을 즉시항고로 다툴 수 있다는 문언이 붙어 있다. 확정결정이 끝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까지가 조문이 밝힌 범위이다. 어떤 사유로 즉시항고를 할 수 있는지, 회수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이 조문이 적고 있지 않다. 미정으로 남는 항목은 그대로 남는다.
7.3신청이 열어 놓은 절차
금액이 결정으로 확정되는 것은 당사자의 신청이 있을 때이다. 민사소송법 제110조는 신청을 절차의 출발점에 두고, 그에 따르는 서면의 제출과 불복의 방법을 함께 규정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변호사 보수 4,200만 원의 확정을 신청한 사실을 이 조문의 틀에 놓고 읽으면, 신청이 어떤 절차를 여는지가 분명해진다.
그 출발의 조건부터 문언에 따라 확인한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1항은 확정의 시점과 신청의 요건을 이렇게 정한다. "소송비용의 부담을 정하는 재판에서 그 액수가 정하여지지 아니한 경우에 제1심 법원은 그 재판이 확정되거나, 소송비용부담의 재판이 집행력을 갖게된 후에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 결정으로 그 소송비용액을 확정한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소각장 허가 소송의 판결 주문은 소송비용의 부담을 원고들에게 두고 금액을 적지 않았으므로, 이 사례는 액수가 정하여지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 주민 300명에 대하여 피고 지방자치단체가 부담을 정하는 재판의 상대방이므로, 지방자치단체는 이 항이 말하는 당사자에 놓인다. 아울러 석 달 뒤에 신청이 있었다고 적혀 있으므로, 재판의 확정이나 집행력의 발생 뒤라는 시점의 조건은 이 사례에서 다툼 없이 충족된 것으로 둔다.
신청은 그 자체로 서면의 제출을 끌어온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2항은 "제1항의 확정결정을 신청할 때에는 비용계산서, 그 등본과 비용액을 소명하는 데 필요한 서면을 제출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지방자치단체가 신청과 함께 어떤 서류를 냈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 다만 이 항이 신청에 수반되는 제출 의무만을 정하고 있다는 것만은 문언이 분명히 말한다. 비용계산서와 그 등본, 소명 서면의 제출이 신청 절차의 일부라면, 그 이외의 요건을 이 항에서 읽어 내기는 어렵다.
이 항은 신청이 열어 놓은 절차의 서면 목록을 적고 있을 뿐이다. 신청에 앞서 거쳐야 할 별도의 단계나 신청 후에 지켜야 할 기간을 조문에서 새로 만들어 놓지 않는다. 합성 사례가 말하지 않은 것은 말하지 않은 것으로 남는다. 지방자치단체의 신청이 요건을 갖추었는지, 제출된 서면이 갖추어졌는지, 그리고 그 신청이 다른 절차의 선행을 요구하는지에 관하여는 관찰된 사실이 없다. 문언에 없는 기간이나 요건을 여기에 보태면, 제110조가 신청에 묶어 놓은 절차의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
절차가 열리면 그 안에서 결정이 내려지고, 그 결정에 대하여는 불복의 길이 있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3항은 "제1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확정결정에 대한 즉시항고가 허용된다는 것이 문언이 밝히는 바이다. 이 사례에서 결정이 내려졌는지, 그리고 누군가 즉시항고를 냈는지는 미정이다. 회의록에 4,200만 원이 적힌 것은 신청된 액수가 기록된 사실에 지나지 않으며, 결정이 내려졌다는 뜻은 아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가 확정을 신청한 사실은 제110조가 신청에 수반되는 서면 제출과 결정, 그리고 즉시항고의 길로 이어지는 절차를 열어 놓았다는 것과 나란히 놓인다. 신청 이외의 요건이나 기간을 새로 세우지 않는 한, 이 절차의 바깥에 놓인 것은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옆 마을이 회의를 멈춘 사실도 이 절차 안에서의 사건이 아니라 그 바깥의 일로 남는다.
7.4결정으로 확정되는 금액
신청이 절차를 연 자리에서 무엇이 확정되는지를 가르는 잣대는 결정의 형식이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1항은 "소송비용의 부담을 정하는 재판에서 그 액수가 정하여지지 아니한 경우에 제1심 법원은 그 재판이 확정되거나, 소송비용부담의 재판이 집행력을 갖게된 후에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 결정으로 그 소송비용액을 확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문언은 확정의 형식을 결정으로 한정한다. 확정되는 것은 법원이 결정으로 정하여지는 소송비용액이다.
같은 조항은 확정의 때도 함께 적시한다. 문언이 놓이는 자리는 "그 재판이 확정되거나, 소송비용부담의 재판이 집행력을 갖게된 후"이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판결 주문의 끝줄이 소송비용을 원고들이 부담한다고 정한 소송에서, 그 재판의 확정이나 집행력의 발생은 확정결정이 나아갈 수 있는 시기를 뜻한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반면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문언만으로 정하여지지 아니한다. 합성 사례에서 지방자치단체가 확정을 신청한 때가 석 달 뒤로 적힌 사실과, 그 신청이 놓이는 시기가 정하여졌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이다.
합성 사례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한 금액은 4,200만 원이다. 그 금액은 변호사 보수의 확정을 신청하면서 적힌 것으로, 회의록에도 같은 숫자가 올랐다. 그러나 제110조 제1항이 말하는 대상은 당사자가 신청한 금액이 아니라 법원이 결정으로 확정하는 소송비용액이다. 두 숫자는 사건의 경과에 따라 같아지기도 하고 갈라지기도 한다. 어느 쪽인지에 관한 사실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제1심 법원은 제1항의 결정에서 신청된 액수를 그대로 승인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지 않는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2항은 "제1항의 확정결정을 신청할 때에는 비용계산서, 그 등본과 비용액을 소명하는 데 필요한 서면을 제출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신청인은 비용을 계산하여 내고 그 액수를 소명하여야 한다. 소명의 범위 안에서만 금액이 다루어진다는 뜻이다. 회의록에 적힌 4,200만 원은 신청인이 계산하여 신청한 숫자이며, 소명의 범위에서 얼마가 받아들여지는지는 별도로 가려진다.
법원이 확정결정을 내린 뒤에도 절차는 끝나지 아니한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3항은 "제1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고 정한다. 당사자는 결정의 금액을 다툴 수 있다. 따라서 결정에 적힌 액수는 당장 확정된 셈이 되지만, 즉시항고를 거치면 다시 달라질 수 있다. 확정의 형식이 결정인 것은 문언이 정한 바이지만, 그 결정이 곧 변동할 수 없는 값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주민 300명이 소각장 허가를 다투었던 사건에서 판결 주문은 소송비용을 원고들이 부담한다고 정하였다. 지방자치단체가 그 비용을 실제로 회수할 것인지는 미정이다. 회의록에 오른 4,200만 원 가운데 얼마가 소송비용으로 확정될지도 미정이다. 주민 300명 사이에서 그 부담이 어떻게 나뉘는지도 정하여지지 아니하였다. 회수의 의지와 확정의 방식은 별개의 문제이고, 제110조의 문언은 후자에 관한 것만을 다룬다.
옆 마을이 회의를 멈춘 까닭은 그들이 들은 금액이다. 그러나 그 금액은 신청이 열어 놓은 자리에 적힌 것이며, 확정결정을 거치지 아니하면 소송비용액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다. 결정으로 확정되는 금액이 얼마인지는 판결 주문의 문언만으로 정하여지지 않고, 신청에 제출된 계산과 소명을 거친 법원의 결정에서 드러난다. 신청된 4,200만 원과 확정되는 금액이 같을지 갈릴지는 이 결정에서 가려질 일로 남아 있다.
7.5문언이 닿지 않는 자리
결정으로 금액이 확정된다고 밝힌 뒤에 남는 물음은 그 문언이 어디까지 미치는가이다. 소송비용의 부담을 정하는 재판에서 금액이 함께 정해지지 않은 경우, 확정결정의 문언은 어떤 순서로 읽혀야 하는지 살피는 일이 필요하다. 민사소송법 제110조는 그 대상과 시기를 분명히 한정한다. "소송비용의 부담을 정하는 재판에서 그 액수가 정하여지지 아니한 경우에 제1심 법원은 그 재판이 확정되거나, 소송비용부담의 재판이 집행력을 갖게된 후에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 결정으로 그 소송비용액을 확정한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이 문언은 당사자의 신청이 있어야 하고, 재판에 이미 정하여지지 않은 액수를 정하는 데 그친다는 뜻을 함께 읽어 내게 한다.
확정결정의 대상은 액수다. 조문이 쓰는 낱말은 '소송비용액'이다. 즉 제110조 제1항이 정하는 바는 금액의 확정이며, 그 금액이 누구에게 얼마씩 배분되는지까지 새로 정하는 것은 아니다. 부담의 근거는 앞선 재판에서 이미 정해진다. 그러므로 신청은 재판이 확정되거나 부담을 정한 재판이 집행력을 갖게 된 뒤에야 가능하다. 시기의 순서는 문언이 정해 놓은 바이며, 이 순서는 신청의 요건이자 결정의 한계이기도 하다. 이 사례에서 주민 300명이 원고로 함께 소를 냈더라도, 판결 주문의 끝줄이 소송비용의 부담을 원고들에게 돌리는 데 그쳤다면 확정결정은 그 부담의 틀 안에서 금액만 채운다. 원고가 몇 명인지, 어떤 자격으로 참여했는지는 이 금액의 확정 범위를 넓히지 못한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대법원 2019. 4. 3. 선고 2018다271657 판결은 소송비용액확정결정절차에서 다루는 것을 한정하여 말한다. "소송비용액확정결정절차에서는 상환할 소송비용의 액수를 정할 수 있을 뿐이고 소송비용부담재판에서 확정한 상환의무 자체의 범위를 심리·판단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 (대법원 2019. 4. 3. 선고 2018다271657 판결) 그렇다면 이미 정해진 부담의 범위는 확정결정의 문언이 넘어설 수 없는 경계가 된다.
신청의 방식도 문언이 정한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2항은 "제1항의 확정결정을 신청할 때에는 비용계산서, 그 등본과 비용액을 소명하는 데 필요한 서면을 제출하여야 한다." 신청은 서면으로 이루어지며, 제출된 서면이 금액의 근거를 구성한다는 뜻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신청서에 적은 4,200만 원은 소명의 출발점이 된다. 결정은 제출된 비용계산서와 소명을 바탕으로 금액을 정하게 된다. 회의록에 4,200만 원이 적힌 것은 관찰된 사실이고, 그 숫자가 확정결정에서 그대로 채택된다는 뜻은 아니다. 계산과 소명의 내용에 따라 결정된 금액은 신청한 금액과 다를 수 있다. 얼마가 확정될지는 문언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주민 300명 사이에서 부담이 어떻게 나뉠 것인가는 이 문언이 닿지 않는 자리다. 민사소송법 제110조는 당사자의 신청을 받고 소송비용액을 확정하는 조문이며, 복수 당사자 사이의 내부 분담 비율을 새로 만드는 조문이 아니다. 조문에 내부 분담의 비율을 정하는 문구가 없으므로, 원고들 사이의 분담을 정하는 규칙을 여기에 덧붙이면 문언에 없는 내용을 넣는 셈이 된다. 판결 주문이 부담의 주체를 묶어 정했더라도, 그 묶음 안에서 얼마씩을 나눌지는 이 조문이 떠맡은 일이 아니다. 앞서 밴 판결이 확정결정절차에서 상환의무 자체의 범위를 변경할 수 없다고 본 이상, 주민 300명 사이의 내부 분담을 그 절차에서 새로 정하는 것은 더구나 문언이 열어 놓지 않은 일이다. (대법원 2019. 4. 3. 선고 2018다271657 판결) 이 사례에서 분담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 문언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주민 300명 사이에서 어떤 비율이 정해질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확정결정은 그렇게 금액만을 정한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3항은 "제1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고 하여 그 결정에 대한 불복 경로를 열어 둔다. 즉시항고의 대상은 제1항의 결정이며, 그 결정이 정한 것은 금액이다. 그렇다면 불복의 범위 역시 금액에 관한 것이 된다. 4,200만 원 가운데 얼마가 소송비용으로 확정될지, 지방자치단체가 그 비용을 실제로 회수할지, 주민 300명이 서로에게 얼마를 구상할지는 문언 밖의 문제로 남는다. 이 가운데 회수와 구상은 확정결정이 다루지 않는 사안이며, 미정으로 남은 채로 남는다. 이 사례에서 회의를 멈춘 옆 마을이 무엇을 보았는지는 다음 물음의 자리에 놓인다. 확정결정이 금액만을 정한다는 이 장의 결론은, 여기서 그 역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7.6다음 소송에 남는 질문
확정결정이 정하는 것이 금액에 그친다는 결론을 받아, 이제 그 금액을 둘러싸고 남는 질문을 가릴 차례이다. 소각장 허가 소송에서 주민 300명이 패소하고 그 비용의 액수를 두고 신청이 있었지만, 그 절차가 무엇을 정하고 무엇을 정하지 않는지에 따라 다음 소송의 자리가 달라진다. 그 구분은 민사소송법 제110조의 문언에서 확인된다. 석 달 뒤 지방자치단체가 변호사 보수 4,200만 원의 확정을 신청했고, 그 금액이 회의록에 적혔다. 회의록에 적힌 신청 금액과 결정으로 확정되는 금액이 같은 것인지 아닌지부터 따져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1항은 확정결정의 대상과 시기를 다음과 같이 한정한다. "소송비용의 부담을 정하는 재판에서 그 액수가 정하여지지 아니한 경우에 제1심 법원은 그 재판이 확정되거나, 소송비용부담의 재판이 집행력을 갖게된 후에 당사자의 신청을 받아 결정으로 그 소송비용액을 확정한다"(민사소송법 제110조). 이 문언은 소송비용의 부담을 정한 재판이 이미 있어야 하고, 그 재판에서 액수가 정하여지지 아니한 경우에만 결정으로 액수를 정한다. 확정결정은 부담의 근거를 새로 만들지 않는다. 이미 정해진 부담에 값을 매길 뿐이다.
그러므로 석 달 뒤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한 것은 주민 300명 사이의 부담 배분이 아니라, 회의록에 적힌 금액 가운데 무엇이 소송비용인지에 관한 확정이라 읽힌다. 재판에서 비용의 부담은 정하여졌으되 액수는 정하여지지 아니한 까닭이다. 주민 300명이 여러 사람이고 비용의 부담을 정한 재판이 하나였더라도, 결정이 매기는 대상은 배분이 아니라 총액이다. 누가 얼마를 나누어 낼지에 관한 문제는 이 결정의 문언이 닿는 자리 밖에 놓인다.
신청의 방식도 문언이 정해 둔 것이 있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2항은 신청 시 제출 서면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제1항의 확정결정을 신청할 때에는 비용계산서, 그 등본과 비용액을 소명하는 데 필요한 서면을 제출하여야 한다"(민사소송법 제110조). 지방자치단체가 변호사 보수 4,200만 원의 확정을 신청한 경우, 그 금액 중 얼마가 소송비용으로 인정되는지는 비용계산서와 소명 서면을 통해 정해진다. 신청인이 적은 숫자가 곧 인정되는 숫자가 아니다. 소명의 범위에서 확인된 액수만이 결정에 오른다.
결정에 대한 불복의 길도 열려 있다. 민사소송법 제110조 제3항은 그 길을 다음과 같이 둔다. "제1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110조). 이 조항에 따르면 확정결정은 금액을 확정하면서도 그 금액 자체에 다툼을 남긴다. 다툼의 대상은 액수이다. 부담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지방자치단체가 그 비용을 실제로 회수할지에 관한 예측은 이 결정의 범위 밖에 놓인다.
남는 자리는 여기에 있다. 제110조의 문언은 금액만을 정하고, 부담의 배분이나 회수의 실행은 정하지 아니한다. 멈춘 옆 마을의 회의가 어떤 소로 이어질지, 지방자치단체가 회수에 나설지, 4,200만 원 가운데 얼마가 확정될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다음 소송은 작고 쟁점은 무거운 형상을 띠게 되며, 그 쟁점의 자리는 이 절차가 열어 둔 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