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무엇을 먼저 해결하고 무엇을 병행할지의 선택 기준을 묻는다. 선행 쟁점을 고르는 순서와 긴급성 판단의 문턱을 세우고, 한 판단이 남기는 파급과 처벌 개념 및 이중 금지, 과징금과 형벌의 나란히 서기를 살핀 뒤, 중복 주장과 중복 청구의 경계를 검토한다.
8.1선행 쟁점을 고르는 순서
재검토의 시점을 정한 뒤에는, 병행된 절차 가운데 무엇을 먼저 다룰지 가려야 한다.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함께 다투는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가 같은 달에 접수된 이 사례에서, 어느 쟁점을 앞세울지에 관한 판단 기준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조가 절차 사이의 관계를 서술하는 방식에서 읽을 수 있다.
그 조문은 회생절차개시결정이라는 하나의 사건이 다른 절차에 미치는 효과를 시점마다 나누어 적는다. 먼저 신청의 금지를 규정하면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다음 각호의 행위를 할 수 없다. 1. 파산 또는 회생절차개시의 신청 2.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등 3. 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서 그 징수우선순위가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하지 아니한 것에 기한 체납처분」이라고 밝힌다. 이 문구는 이미 시작된 절차의 진행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새로이 열리는 절차의 출입구를 닫는 역할을 한다. 이 사례에서 선행 쟁점을 고를 때, 이미 접수된 두 자료 가운데 무엇이 새로 열릴 절차인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까닭이다.
이어서 조문은 진행 중인 절차를 중지시키면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때에는 다음 각호의 절차는 중지된다. 1. 파산절차 2.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이미 행한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등 3. 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서 그 징수우선순위가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하지 아니한 것에 기한 체납처분」이라고 적는다. 여기서는 목록에 오른 절차만이 중지의 대상이다. 같은 기간의 손해를 서로 다른 금액으로 적고 있는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가 이 목록에 해당하는지는 이 문구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중지되는 절차 가운데 세 번째 항목은 조세 체납처분에 관한 것이다. 조문은 「국세징수의 예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으로서 그 징수우선순위가 일반 회생채권보다 우선하지 아니한 것에 기한 체납처분」을 중지 대상으로 적고, 다른 항목에서 우선순위가 우선하는 청구권에 기한 체납처분을 다룬다. 이처럼 우선순위에 따라 다른 규율이 놓이는 구조는, 쟁점을 나눌 때 금액뿐 아니라 그 금액이 놓인 법적 지위까지 함께 살펴야 함을 알려준다.
조문은 중지된 절차의 속행과 취소를 규정하면서, 「법원은 회생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관리인이나 제140조제2항의 청구권에 관하여 징수의 권한을 가진 자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중지한 절차 또는 처분의 속행을 명할 수 있으며, 회생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담보를 제공하게 하거나 제공하게 하지 아니하고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중지한 절차 또는 처분의 취소를 명할 수 있다. 다만, 파산절차에 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둔다. 중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절차가 끝나는 것은 아니며, 법원은 속행과 취소를 각각 다른 요건으로 허용한다.
따라서 병행 절차들 가운데 선행 쟁점을 고르는 일은, 어느 자료가 더 빨리 접수되었는지를 넘어 그 자료가 어떤 절차에 놓여 있는지를 먼저 적는 일이다. 이 사례에서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의 성격,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해석하려는 당시 의사결정의 위치, 제출되지 않은 메시지와 원자료가 채워질 자리는 각각 별개의 순서 자리를 요구한다. 어느 절차를 먼저 멈출지, 멈춘 뒤 무엇을 이을지는 여기서 정해지지 않았다.
8.2긴급성 판단의 문턱
선행 쟁점을 고르는 순서를 정했다면, 남는 물음은 지금 그 쟁점을 다뤄야 할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이다. 행정소송법 제23조는 소 제기와 집행정지 사이의 관계를 먼저 밝히며, 같은 조 제1항은 "취소소송의 제기는 처분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고 선언한다. 이 규정은 소를 제기하는 사실만으로 기존 처분의 집행이나 절차가 저절로 멈추지 않음을 뜻하므로, 병행 절차가 같은 달에 접수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선행 쟁점이 우선 다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집행정지가 별도로 요구되는 이유는 조문의 다음 단계에서 드러난다.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은 정지 결정이 내려지는 조건을 규정하며, "취소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처분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본안이 계속되고 있는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 또는 직권에 의하여 처분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이하 “집행정지”라 한다)를 결정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조문이 놓는 문턱은 곧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긴급한 필요"에 관한 판단이며, 그 판단은 본안이 계속되는 법원이 당사자의 신청이나 직권에 따라 내린다(행정소송법 제23조). 손해가 회복하기 어려운지와 긴급한 필요가 인정되는지는 여기서 새로 판단할 대상이 아니라, 이 문구가 어떤 판단 재료를 요구하는지를 읽는 문제로 남는다.
행정소송법 제23조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같은 항 단서에서 정지의 범위를 한정하며, "다만, 처분의 효력정지는 처분등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을 정지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덧붙인다. 이 단서는 정지 결정을 내릴 때 무엇을 정지할지가 별개의 선택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긴급한 필요가 인정되더라도, 집행이나 절차의 속행을 정지하는 것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처분의 효력정지까지 나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이 점은 긴급성 판단이 곧바로 정지의 범위를 결정하지 못함을 분명히 한다.
그와 같은 긴급성 판단은 공공의 이익과도 맞닿아 있다. 행정소송법 제23조 제3항은 "집행정지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에는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단정한다.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긴급한 필요가 인정되더라도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면 정지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긴급성의 문턱은 이 항이 설정하는 제약과 함께 읽혀야 하며, 두 요소 가운데 하나만으로 결론을 이룰 수 없다.
이 판단을 신청의 형식과도 분리할 수 없다. 행정소송법 제23조 제4항은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집행정지의 결정을 신청함에 있어서는 그 이유에 대한 소명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소명의 대상은 소의 청구 자체가 아니라 정지를 신청하는 이유에 관한 것이며, 이는 긴급성과 회복 불능성이 뒷받침 자료와 함께 제시되어야 함을 뜻한다. 소명이 없는 신청만으로는 정지 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조문의 태도는, 병행 절차에서 자료 제출이 늦어지는 사정과 무관하게 신청 시점에 무엇이 제시되어야 하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이 자료가 지금 확인하는 것은 긴급성의 판단 재료와 문턱뿐이며, 집행정지의 요건 충족 여부나 정지 결정은 여기서 내리지 않는다. 앞서 정한 선행 쟁점이 지금 다뤄져야 한다는 근거는 행정소송법 제23조의 문구가 요구하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긴급한 필요, 그리고 공공복리에 관한 판단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한 판단이 어느 절차에 미치는 효과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8.3한 판단이 남기는 파급
선행 쟁점이 왜 지금 다뤄져야 하는지에 관한 판단이 서면에 남았다면, 그 판단이 병행 절차에 무엇을 남기는지가 다음 문제이다. 이 문제는 선행 판단이 다른 법관계를 함께 건드리는 경우에만 두드러진다. 부인할 수 있는 행위를 다루는 절차가 그러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00조가 적은 부인의 대상을 통해 가늠한다. 같은 법 제100조 제1항은 "관리인은 회생절차개시 이후 채무자의 재산을 위하여 다음 각호의 행위를 부인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제2호는 "채무자가 지급의 정지, 회생절차개시의 신청 또는 파산의 신청(이하 이 조 내지 제103조에서 “지급의 정지등”이라 한다)이 있은 후에 한 회생채권자 또는 회생담보권자를 해하는 행위와 담보의 제공 또는 채무의 소멸에 관한 행위. 다만, 이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가 그 행위 당시 지급의 정지등이 있는 것 또는 회생채권자나 회생담보권자를 해하는 사실을 알고 있은 때에 한한다."라고 적는다. 이 문구는 부인의 대상이 되는 행위를 채무자의 재산에 관한 행위로 한정하고, 그 행위가 채무의 소멸에 관한 것인 경우까지 포함한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함께 주장하며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를 같은 달에 접수한 것은, 채무자의 재산에 관한 행위가 어느 자료에서 얼마로 평가되는지를 둘러싼 것이므로 부인의 대상 범위와 겹친다. 다만 어느 서면이 금액과 표현의 기준이 되는지는 미정이다.
행위가 부인되면 무엇이 남는지 역시 조문이 적는다. 같은 법 제108조 제1항은 "부인권의 행사는 채무자의 재산을 원상으로 회복시킨다."라고 정하고, 제2항은 "제100조제1항제4호의 규정에 의한 행위가 부인된 경우 상대방이 그 행위 당시 지급정지 등을 알지 못한 때에는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 안에서 상환하면 된다."라고, 제3항은 "채무자의 행위가 부인된 경우 상대방은 다음 각호의 구분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라고 각 적는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받은 급부의 반환 범위는 회복되는 채권의 범위와 이어지며, 양쪽 자료가 같은 기간의 손해를 서로 다른 금액으로 적고 있다는 사정은 그 범위를 넓히거나 줄이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 한편 행사된 부인이 원상 회복에 그치는지, 아니면 함께 소멸한 다른 채권까지 되살리는지는 이 조문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함께 소멸한 채권의 회복 여부는 대법원 2022. 5. 13. 선고 2018다224781 판결의 판결요지가 다룬다. 이 판결은 "원인채무의 지급을 위해 어음을 배서·양도한 경우, 어음금이 지급되어 어음상 채무가 소멸하면 원인채무도 함께 소멸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어음금 지급행위가 부인되어 어음소지인인 상대방이 어음금을 반환한 경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소멸했던 어음상 채권이 회복되고 어음상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원인채권도 회복되는지 여부(적극)"라고 판시사항을 정한다. 판결 이유로는 "채무자의 행위가 부인된 경우 상대방이 그가 받은 급부를 반환하거나 그 가액을 상환한 때에는 상대방의 채권은 원상으로 회복된다."라고 적은 조문의 문언과 취지에 비추어, "부인에 의해 회복되는 상대방의 채권은 부인된 행위의 직접 대상이 된 채권에 한정되지 않고 그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보증채권이나 보험금채권 등 다른 채권도 포함될 수 있다."라고 본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의 청구가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함께 가리키는 경우, 한쪽에 대한 판단이 다른쪽에 남기는 파급을 가를 때 이 문구가 그 기준이 된다. 다만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관해서는 이 판결이 정한 바가 없다.
대상이 되는 채권이 어음상 채권인지 원인채권인지도 이 판결이 가른다. 같은 판결 이유는 "원인채무의 지급을 위해 어음을 배서·양도한 경우 원인채무와 어음상 채무가 병존하고 있다가 나중에 어음금이 지급되어 어음상 채무가 소멸하면 원인채무도 함께 소멸한다."라고 전제한 뒤, "이러한 경우 어음금 지급행위가 부인되어 어음소지인인 상대방이 어음금을 반환한 때에는 채무자회생법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소멸했던 어음상 채권이 회복되고 어음상 채권의 소멸로 인해 함께 소멸했던 원인채권도 회복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한다. 이 판시는 회복되는 채권을 부인된 행위의 직접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병존하던 두 채권이 함께 소멸한 뒤 하나가 반환되는 경우에 적용한다. 이 사례에서 양쪽 자료가 같은 기간의 손해를 서로 다른 금액으로 적고 있어도, 회복되는 채권의 범위를 자료 밖의 사정으로 넓히거나 줄이지 않는다.
이로써 한 판단이 병행 절차에 남기는 파급은 부인할 수 있는 행위의 범위, 부인권 행사의 원상 회복 효과, 함께 소멸한 채권의 회복이라는 순서로 정해진다. 이 사례에서 남아 있는 물음은, 누락된 메시지와 원자료가 채워질 때 다시 열 문서가 무엇인지, 보류할 절차와 그 시점이 언제인지이며, 이는 미정으로 남는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라는 점은 앞선 순서의 기준을 그대로 둔다.
8.4처벌 개념과 이중 금지
한 판단이 남긴 파급을 정리한 뒤에는, 병행 절차 사이에서 같은 행위가 두 번 제재되는지 가를 문턱이 남는다. 이 문턱의 높이는 헌법 제13조 제1항이 쓴 "처벌"의 뜻에서 정해진다. 이 문턱을 먼저 선을 그어 두기 위해, 전원재판부 92헌바38, 1994. 6. 30.는 이중처벌금지원칙이 정한 "처벌"의 의미를 두고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헌법 제13조 제1항이 정한"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은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거듭 행사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 특히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처벌"은 원칙으로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과벌을 의미하는 것이고, 국가가 행하는 일체의 제재나 불이익처분을 모두 그에 포함된다고 할 수는 없다" (전원재판부 92헌바38, 1994. 6. 30.) 이 판시는 국가가 가하는 불이익을 모두 처벌로 보지 않으므로, 병행 절차의 판단이 겹친다는 사실만으로 이중처벌에 이른다고 할 수 없다.
같은 판결은 무엇이 처벌이고 무엇이 처벌 밖에 있는지를, 두 제재가 가리키는 행위와 목적에서 갈라 놓았다. 먼저 기본적 사실관계의 차이를 두고, "구 건축법 제54조 제1항에 의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의 구성요건은 당국의 허가 없이 건축행위 또는 건축물의 용도변경행위를 한 것이고, 동법 제56조의2 제1항에 의한 과태료는 건축법령에 위반되는 위법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을 받고도 건축주 등이 이를 시정하지 아니할 때 과하는 것이므로, 양자는 처벌 내지 제재대상이 되는 기본적 사실관계로서의 행위를 달리하는 것이다." (전원재판부 92헌바38, 1994. 6. 30.) 두 절차가 각자 심판하려는 행위가 서로 다르면, 그 행위에 대한 판단은 겹치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 보호법익과 목적의 차이를 들고, 이어 불가벌적 사후행위라는 이론도 물리쳤다. 전원재판부 92헌바38, 1994. 6. 30.는 이어, "전자가 무허가건축행위를 한 건축주 등의 행위 자체를 위법한 것으로 보아 처벌하는 데 대하여 후자는 위법건축물의 방치를 막고자 행정청이 시정조치를 명하였음에도 건축주 등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 행정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제재를 과하는 것이므로 양자는 그 보호법익과 목적에서도 차이가 있고, 또한 무허가건축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시에 위법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의 위반행위까지 평가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시정명령위반행위가 무허가건축행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할 수도 없다." (전원재판부 92헌바38, 1994. 6. 30.) 앞 절차에서 이미 다룬 행위인지가 아니라, 뒤 절차가 심판하는 행위가 앞 절차의 평가 안에 담겼는지가 이중처벌 여부를 가른다.
이 사례에 두어 보면,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함께 주장하는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가 같은 달에 접수됐으나, 어느 쪽 제재가 "처벌"에 해당하는지는 미정이다. 같은 기간의 손해가 서로 다른 금액으로 적혀 있고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며,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 먼저 쟁점을 정할 절차와 금액·표현의 기준이 되는 서면, 누락 자료가 채워질 때 다시 열 문서와 보류할 절차 및 그 시점은 모두 미정이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이중처벌에 이르렀는지는 자료가 드러낸 행위와 목적의 비교만으로는 열려 있다. 전원재판부 92헌바38, 1994. 6. 30.는 그 비교의 항목을 제시하였을 뿐이며, 자료에 없는 다른 제재의 성격을 끌어와 이중처벌 여부를 결론짓지 않는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므로, 누락된 메시지와 원자료가 채워질 때 열리는 문서의 내용도 이 문턱의 판정을 앞당기지 않는다.
8.5과징금과 형벌의 나란히 서기
형벌의 의미를 적은 경계를 받아, 행정 제재와 형벌이 함께 놓이는 경우 무엇을 먼저 살펴볼지를 정해야 한다. 전원재판부 2001헌가25, 2003. 7. 24.는 이 사건에 쓰인 과징금 규정을 두고 그 성격과 함께 놓이는 형사처벌의 관계를 함께 적었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은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함께 주장하며,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가 같은 달에 접수됐다.
헌법 제13조 제1항의 "처벌"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국가형벌권의 실행을 뜻하므로, 제재라서 모두 거기에 드는 것은 아니다. 전원재판부 92헌바38, 1994. 6. 30.도 같은 기준을 다시 적었다. 그 판결요지 제1항은 헌법 제13조 제1항이 정한 이중처벌금지의 원칙과 그 "처벌"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헌법 제13조 제1항이 정한"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은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거듭 행사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 특히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처벌"은 원칙으로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과벌을 의미하는 것이고, 국가가 행하는 일체의 제재나 불이익처분을 모두 그에 포함된다고 할 수는 없다"(전원재판부 92헌바38, 1994. 6. 30.)고 적었다. 이에 따르면 제재의 이름을 단 조치를 이중처벌의 잣대로 가르기 전에 그 조치가 무엇을 하는지 먼저 읽어야 한다.
이 사건에 쓰인 과징금 규정의 성격에 대해서는 전원재판부 2001헌가25, 2003. 7. 24.의 판결요지 제1항이 적었다. 그 요지는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4조의2에 의한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은 그 취지와 기능, 부과의 주체와 절차 등을 종합할 때 부당내부거래 억지라는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행정상의 제재금으로서의 기본적 성격에 부당이득환수적 요소도 부가되어 있는 것이라 할 것이고, 이를 두고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공정거래법에서 형사처벌과 아울러 과징금의 병과를 예정하고 있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며, 이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하여 공정력과 집행력을 인정한다고 하여 이를 확정판결 전의 형벌집행과 같은 것으로 보아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전원재판부 2001헌가25, 2003. 7. 24.)고 적었다. 같은 요지는 행정권에 제재 권한이 포함된다는 점과 "‘제재를 통한 억지’는 행정규제의 본원적 기능이라 볼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어떤 행정제재의 기능이 오로지 제재(및 이에 결부된 억지)에 있다고 하여 이를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말하는 국가형벌권의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바"(전원재판부 2001헌가25, 2003. 7. 24.)라고도 적었다. 이 사건에 쓰인 규정이 아니라 다른 제재에 대해서는 이 판결요지가 말한 성격을 그대로 옮길 수 없다.
같은 요지는 함께 놓인 두 수단의 관계를 이 사건의 한도 안에서 살폈다. 전원재판부 2001헌가25, 2003. 7. 24.의 제2항은 "부당내부거래의 억지에 그 주된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므로 반드시 부당지원을 받은 사업자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만이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할 수 없고"(…) 전원재판부 2001헌가25, 2003. 7. 24.는 "현행 공정거래법의 전체 체계에 의하면 부당지원행위가 있다고 하여 일률적으로 매출액의 100분의2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실제 부과되는 과징금액은 매출액의 100분의 2를 훨씬 하회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바, 그렇다면 부당내부거래의 실효성 있는 규제를 위하여 형사처벌의 가능성과 병존하여 과징금 규정을 둔 것 자체나, 지원기업의 매출액을 과징금의 상한기준으로 삼은 것을 두고 비례성원칙에 반하여 과잉제재를 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전원재판부 2001헌가25, 2003. 7. 24.)고 적었다. 또 전원재판부 2001헌가25, 2003. 7. 24.의 제3항은 "공정거래위원회로 하여금 과징금을 부과하여 제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부당내부거래를 비롯한 다양한 불공정 경제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 등에 관한 사실수집과 평가는 이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기관이 담당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는 정책적 결단에 입각한 것이라 할 것이고"(…) 전원재판부 2001헌가25, 2003. 7. 24.는 "과징금 부과절차에서는 통지, 의견진술의 기회 부여 등을 통하여 당사자의 절차적 참여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행정소송을 통한 사법적 사후심사가 보장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과징금 부과 절차에 있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거나 사법권을 법원에 둔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전원재판부 2001헌가25, 2003. 7. 24.)고 적었다. 이 사례에서 양쪽 자료가 같은 기간의 손해를 서로 다른 금액으로 적고 있더라도, 위 판결요지가 검토한 항목은 이 사건 규정의 성격과 그 부과 절차이므로 금액의 차이를 이중처벌의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
같은 결정에는 반대의견이 함께 실려 있다. 재판관 한대현, 재판관 권 성,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은 "비록 형벌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부당지원행위에 대한 응징 내지 처벌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바"(…) "매출액의 규모와 부당지원과의 사이에는 원칙적으로 상관관계를 인정하기가 곤란하므로, 부당지원행위에 대하여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부당지원이라는 자기의 행위와 상관관계가 없는 매출액이라는 다른 요소에 의하여 책임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되어 자기책임의 원리에 위배된다"(전원재판부 2001헌가25, 2003. 7. 24.)고 적었다. 재판관 김영일의 반대의견은 "위 과징금은 부당이득환수적 요소는 전혀 없이 순수하게 응보와 억지의 목적만을 가지고 있는 실질적 형사제재로서 절차상으로 형사소송절차와 전혀 다른 별도의 과징금 부과절차에 의하여 부과되므로 행정형벌과는 별도로 거듭 처벌된다고 하지 않을 수 없어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반되고, 위반사실에 대한 확정판결이 있기 전에 이미 법 위반사실이 추정되어 집행되고,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는 당사자의 절차적 권리도 배제되어 있으므로 무죄추정원칙에도 위배된다"(전원재판부 2001헌가25, 2003. 7. 24.)고 적었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의 주장이 어느 쪽 견해에 서 있는지에 대해서는 미정이다.
따라서 나란히 놓인 행정 제재와 형벌을 검토할 때는 이 사건에 쓰인 규정이 적은 성격, 함께 놓인 두 수단이 보는 목적, 부과의 주체와 절차를 함께 살피는 항목이 놓인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와 아직 제출되지 않은 메시지·원자료는 이 검토의 대상을 이룰 뿐,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는 아니다. 쟁점을 정할 절차와 금액·표현의 기준이 되는 서면은 미정이며, 누락 자료가 채워질 때 다시 열 문서와 보류할 절차의 시점도 미정이다.
8.6중복 주장과 중복 청구의 경계
제재가 나란히 놓일 때와 달리, 민사 절차 안에서는 같은 기간의 손해가 하나의 청구에 여러 사유로 함께 제기되기도 한다. 이 경우 무엇이 중복이고 무엇이 별개의 주장인지 가르는 일이 먼저다. 민사소송법은 청구의 변경 범위를 정하면서 "①원고는 청구의 기초가 바뀌지 아니하는 한도안에서 변론을 종결할 때(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할 때)까지 청구의 취지 또는 원인을 바꿀 수 있다. 다만,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한다(민사소송법 제262조). 이 문구는 취지와 원인이 서로 다른 사정임을 전제로 두므로, 이 사례에서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함께 제기했다는 사실만으로 두 주장이 하나로 겹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조문은 변경의 시점과 방식까지 한정한다. "②청구취지의 변경은 서면으로 신청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이어서 "③제2항의 서면은 상대방에게 송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다(민사소송법 제262조). 민사 서면과 기관 제출 자료가 같은 달에 접수된 이 사례에서, 어느 서면을 청구의 기준으로 삼을지는 미정이다. 서면은 법이 정한 신청 방식에 닿아 있으므로, 접수 자체가 곧 청구 변경의 신청이 된다고 볼 수 없다.
청구의 변경이 이루어지지 않은 자리에서 화해가 놓이면, 화해의 성립 조건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민법 제731조는 화해의 효력 요건을 두면서 "화해는 당사자가 상호양보하여 당사자간의 분쟁을 종지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라고 규정한다. 상호 양보와 분쟁 종지의 약정이라는 두 요건이 함께 있어야 효력이 생기므로, 이 사례의 서면에 양쪽이 같은 금액에 합의했다는 기재가 없었다면 화해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 사례의 양쪽 자료에는 같은 기간의 손해가 서로 다른 금액으로 적혀 있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는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고 있으며,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 서면의 금액과 표현 중 어느 것을 기준으로 삼을지도 미정이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중복의 유무는 기재된 금액 수를 세는 방식으로 가려지지 않는다. 오히려 청구의 기초가 같은지, 상호 양보가 약정으로 이어졌는지를 확인하는 검토가 필요하다.
먼저 쟁점을 정할 절차와, 누락 자료가 채워질 때 다시 열 문서 및 보류할 절차와 그 시점은 모두 미정이다. 여기서 확인한 것은 중복을 가르는 검토 항목뿐이다. 민사소송법 제262조는 청구의 변경 범위를, 민법 제731조는 화해의 효력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이 두 문구를 기준으로 삼아, 중복 주장과 중복 청구를 구별하는 검토를 이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