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대법원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이 항소심의 양형 심사와 제1심 양형의 존중에 관해 밝힌 판시사항의 쟁점을 읽는다. 항소심 양형 심사의 쟁점과 제1심 양형 판단의 존중, 항소심이 양형을 다시 보는 태도, 양형기준의 효력과 경계를 살피고 남는 물음을 확인한다.
13.1항소심 양형 심사의 쟁점
요지가 항소심의 양형 판단과 제1심 양형의 존중을 함께 다룸을 확인한 뒤에 남는 질문은, 항소심이 제1심의 양형을 실제로 대할 때 어떤 기준을 놓고 살펴보는가이다.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은 그 쟁점을 판시사항 제1항에서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 항소심이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항소심이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하는 경우」(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이 쟁점은 존중의 대상이 되는 범위와 파기로 나아가는 경계를 함께 묻는다.
이 판결이 쟁점을 두 갈래로 나눈 까닭은 양형부당의 의미에 있다. 위 판결은 「양형부당은 원심판결의 선고형이 구체적인 사안의 내용에 비추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벼운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고 판시하였다. 선고형의 무게를 사안의 내용에 견주어 살피는 것이 양형부당 판단의 출발점임을 밝힌 것이다. 이 정의는 항소심이 제1심의 형량을 대할 때 판단의 대상이 선고형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판결은 나아가 양형 판단의 성격과 제1심이 갖는 고유한 영역을 설명하였다.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는 것이 그것이다. 재량 판단이며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 제1심 양형의 고유 영역을 뒷받침한다.
존중의 기준도 같은 흐름에서 정해진다. 위 판결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고 판시하였다.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형량이 합리적인 범위에 있다면, 견해의 차이만으로 파기하지 않는 것이 타당함을 확인한 것이다.
한편 파기로 나아가는 경우도 함께 밝혔다.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는 판시가 그것이다. 제1심 심리의 결과나 항소심에서 새로 드러난 자료가 형량을 달리 보게 할 때 파기가 요구된다는 점이 드러난다. 정과 무의 사건에서 손해 확정 시점, 무의 가담 정도에 따른 형량 범위, 합의가 양형에 반영되는 비중은 미정으로 남는다.
13.2제1심 양형 판단의 존중
항소심이 제1심의 양형 판단을 존중하여야 하는지를 정한 기준은 무엇인지, 그리고 존중의 요구가 어디까지 미치는지 이 사건 판결이 밝힌 취지를 살펴본다.
이 사건은 항소심이 제1심의 형량을 다룰 때에 가지는 재량의 성격을 전제로 삼는다.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은 양형의 본질에 관하여 "양형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을 두루 참작하여 합리적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재량 판단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고 밝힌다. 제1심이 직접 심리를 통하여 양형 자료를 수집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고유한 영역을 가진다는 전제는, 존중의 논의가 시작되는 자리이다.
그러한 전제 아래 존중의 요건과 효과를 판결은 다음과 같이 설시한다. 즉 같은 판결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존중이 요구되는 경우는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때로 특정되며, 항소심의 견해와 사소한 차이만으로 파기하는 것은 자제의 대상으로 분류된다. 이 기준은 존중의 요건과 그에 어긋나는 파기의 예를 함께 제시한다.
다만 존중의 요구는 무제한이 아니다. 같은 판결은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고 밝힌다.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는 경우와, 항소심의 양형심리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로 인하여 제1심의 양형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게 되는 경우에는 존중의 요구가 뒤로 물러난다. 다시 말하여 존중은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하는 경우까지 막지 아니한다.
존중의 요건에 충족되지 아니하여 파기가 이루어지는 경우와, 판결이 말하는 자제의 대상인 파기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구별된다. 전자의 경우 파기의 의무가 인정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항소심의 양형판단과 제1심이 일치하지 아니한다는 사정만으로는 파기의 정당한 이유가 되지 아니한다. 존중의 논의가 다루는 것은 바로 이 후자의 경우이며, 항소심이 제1심의 양형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의 태도 문제와는 구별된다.
이와 같이 존중은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안에 있고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을 때 요구되는 것이며, 재량의 한계를 벗어났거나 항소심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로 인하여 유지가 부당하게 되는 때에는 파기의 의무를 막지 아니한다. 여기에 기재되지 아니한 존중의 요건이나 구속력의 기준은 판결이 제시하지 아니한 것으로 남겨둔다.
13.3항소심이 양형을 다시 보는 태도
제1심 양형 판단의 존중이 항소심의 일반 태도임을 확인한 뒤에는, 존중의 원칙이 제1심 판결을 파기하는 경우를 어느 선까지 막지 않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은 존중의 기준과 파기의 기준을 한 판결 안에서 함께 밝히므로, 그 판시를 그대로 읽으며 두 기준의 관계를 살핀다.
먼저 존중이 요구되는 경우의 요건을 확인하기 위하여, 이 판결의 판결요지 [1]에서 다음을 옮긴다.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 항소심이 이를 존중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항소심이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하는 경우”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이다. 존중은 형량이 가볍다거나 무겁다는 인상만으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양형의 조건이 그대로이고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안에 있는 경우에 요구된다는 뜻이다.
그 존중의 근거와 그 범위를 판결의 말로 살피면,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라고 설시된다. 항소심의 견해가 제1심과 다르다는 사정만으로는 파기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 여기에서 분명해진다.
그럼에도 파기하여야 하는 때가 별도로 정해진다. 같은 판결은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고 설시한다. 제1심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넘었거나 항소심에서 새로 드러난 자료로 그대로 두기가 부당한 경우가 파기의 사유가 된다.
다수의견은 파기의 허용 여부와 그 판단이 두텁게 심사되는가를 구분한다. 판결은 “항소심이 자신의 양형판단과 일치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아니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양형심리 및 양형판단 방법이 위법하다고까지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원심의 판단에 근거가 된 양형자료와 그에 관한 판단 내용이 모순 없이 설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유에 관하여 일일이 명시하지 아니하여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고 판시한다. 파기가 바람직하지 못한 선택이었다고 하여 그 선택 자체가 곧 위법은 아니라는 취지이다.
반면 반대의견은 상고심의 심사 범위를 넓게 보면서, “항소심이 제1심판결을 파기할 수 없는 경우임에도 제1심판결을 파기하였다면 이는 항소이유가 없음에도 항소이유가 있다고 잘못 판단한 것이므로, 당연히 상고심의 심사대상이 된다. 이는 항소심이 선고한 형량이 부당한지 여부를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를 심사하는 것이므로 양형부당의 문제가 아니라 법령 위반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는 견해를 밝힌다. 존중의 원칙을 넘는 파기가 항소이유 판단의 하자로 평가된다는 시각이다.
이로써 항소심이 양형을 다시 보는 태도는 두 층위로 정리된다. 제1심과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안에 있다면 존중이 지배적 태도이고,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넘는 판단이거나 항소심에서 새로 현출된 자료로 유지가 부당한 경우에는 파기가 요구된다. 이 판결이 제시한 기준만으로는 회사 자금 사건에서 무의 가담 정도가 어느 형량 범위에 놓이는지, 합의가 양형에 반영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가 정해지지 않는다. 그 두 가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13.4양형기준의 효력과 경계
제1심의 형량을 존중하되 다시 들여다보는 항소심의 태도를 읽고 나면, 형량을 묶는 준거로서 양형기준이 법원에 어떤 힘을 미치는지가 다음 쟁점이 된다. 형량 판단의 여지가 넓어도 법원이 임의로 정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확인하려면, 양형기준의 구속력을 먼저 가르는 조문을 살펴야 한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7은 그 효력을 둘러싼 문답을 두 단으로 나누어 놓았다. 앞선 심사 태도가 형량을 다시 보는 법원의 자세를 그렸다면, 이 조문은 형량을 정할 때 법원이 무엇에 기대고 무엇에 매이지 않는지를 나눈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7 제1항은 형량 결정의 출발선을 분명히 한다. 형량을 정하는 자리에서 무엇을 존중할 것인지를 묻는 첫 물음에, 그 문장은 "① 법관은 형의 종류를 선택하고 형량을 정할 때 양형기준을 존중하여야 한다. 다만, 양형기준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아니한다."라고 답한다(법원조직법 제81조의7). 형의 종류를 고르는 일과 형량을 매기는 일 양쪽에 양형기준에 대한 존중 의무가 걸려 있다. 존중의 대상은 형량 하나가 아니라 형의 선택까지 넓게 잡혀 있다. 다만 뒤 단서가 그 의무의 성격을 가른다. 양형기준이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으므로, 형량은 그 기준에 매이지 않고 법관의 판단이 남는다. 의무의 모양을 갖추되 결론을 강제하지 않는 까닭에, 기준은 형량의 출발선이 될 뿐 형량의 한계선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존중 의무와 판단의 자유가 부딪힐 때의 절차가 뒤를 잇는다. 기준을 따르지 않기로 한 법원이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7 제2항은 "② 법원이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을 하는 경우에는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어야 한다. 다만, 약식절차 또는 즉결심판절차에 따라 심판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정한다(법원조직법 제81조의7). 기준을 벗어난 형량은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사유가 기록되어야 하는 것으로 다뤄진다. 판결서에 이유를 적는다는 것은 이탈 자체를 잘못으로 보지 않으면서 그 까닭을 남에게 보이도록 요구하는 장치이다. 단서가 정한 약식절차와 즉결심판절차는 그 기록 의무에서 빠진다. 절차의 성격에 따라 같은 의무가 모두에게 걸리지 않으므로, 기록 요구는 본안에 관한 판단에 한정되어 작동한다.
이 두 항을 앞의 항소심 심사 태도와 겹쳐 놓으면 구조가 드러난다. 양형기준에 벗어난 형량은 존중 의무를 어긴 판결이 아니라, 그 이탈을 설명한 판결이다. 따라서 항소심이 제1심의 형량을 다시 볼 때, 제1심이 양형기준에서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 형량이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벗어난 까닭이 판결서에 적혀 있는지, 그 까닭이 형량을 떠받치는지가 심사의 자리에 놓인다. 기준 밖으로 나간 형량이 이미 설명을 갖추고 있다면, 항소심은 그 설명을 읽는 일에서 심사를 시작한다. 존중 의무와 법적 구속력이 갈리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기준을 벗어났다는 사실은 심사의 대상이 될 뿐, 심사의 결론이 되지 못한다.
양형기준이 준거로 존중되되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는 이 구분은, 형량 범위나 반영 비중을 미리 정해 놓지 않는다. 회사 자금 40억 원이 빠져나간 사건에서 정이 반환하고 합의를 맺은 점이나, 무가 지시를 받고 이체를 실행한 점을 양형에 얼마나 얹을지는 이 조문이 정해 주지 않는다. 합의서가 형량에 얼마나 반영될지, 지시에 따른 가담이 형량 범위를 어디로 옮길지도 함께 미정으로 남는다. 이 조문이 확인시켜 주는 것은 형량이 양형기준을 존중하되 기준 밖의 판단을 남기고, 그 판단이 판결서에 실린다는 사실이다. 형량을 둘러싼 남은 평가는 그 구조 안에서만 자리할 수 있다.
13.5남는 물음의 확인
양형기준의 효력을 읽으며 남은 문제는, 항소심이 제1심의 양형을 존중하거나 파기하는 판단이 이 사건에서 미정으로 남은 쟁점에 어떤 구분을 놓는가에 있다.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은 양형부당의 의미부터 이렇게 밝힌다. "양형부당은 원심판결의 선고형이 구체적인 사안의 내용에 비추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벼운 경우를 말한다"고 하였다. 이 사건에서 확정 손해 액수가 미정인 상태에서도, 항소심이 파기 여부를 판단할 때 다루는 대상은 선고형의 무게라는 뜻이다.
항소심이 제1심을 존중하는 경우와 파기하는 경우의 기준도 같은 판결에 나타나 있다. 존중이 요구되는 경우를 판결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라고 규정하였다. 반면 파기가 요구되는 경우는 "제1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양형기준 등을 종합하여 볼 때에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정이 선고 전까지 전액을 반환하고 회사와 합의서를 작성한 사정이 언제 현출되었는지가, 존중과 파기의 경계를 가르는 자료의 위치를 정하게 된다.
합의가 양형에 반영되는 비중은 이 판결이 정한 바가 아니다. 나아가 무의 가담 정도에 따른 형량 범위 역시 이 판결의 문장 어디에도 수치로 제시되어 있지 않다. 무가 지시를 받고 자금 이체를 실행에 옮겼다는 사실은 조사된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그 사정이 형량 범위를 어떻게 좁히는지는 자료가 말하지 않는다. 남는 물음으로 남겨 두어야 한다.
항소심 판단의 방식 자체가 위법한지 여부에 관하여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항소심은 제1심에 대한 사후심적 성격이 가미된 속심으로서 제1심과 구분되는 고유의 양형재량을 가지고 있으므로, 항소심이 자신의 양형판단과 일치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아니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양형심리 및 양형판단 방법이 위법하다고까지 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 이유의 기재에 관하여도 "원심의 판단에 근거가 된 양형자료와 그에 관한 판단 내용이 모순 없이 설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유에 관하여 일일이 명시하지 아니하여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과 무의 손해 확정 시점이 명시되지 않은 채 형량이 선고된다면, 자료와 판단 내용의 설시가 모순 없이 이루어졌는지가 우선 살펴져야 한다.
같은 판결의 반대의견은 파기의 경우에 더 높은 설시를 요구한다. 반대의견은 "항소심이 제1심의 양형판단을 뒤집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파기이유로 설시하지 않았다면 이 또한 법령 위반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 견해는 다수의견에 막혀 판결의 기준이 되지는 못하였다. 양형기준에 관하여 법원조직법 제81조의7은 "법관은 형의 종류를 선택하고 형량을 정할 때 양형기준을 존중하여야 한다. 다만, 양형기준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법원이 양형기준을 벗어난 판결을 하는 경우에는 판결서에 양형의 이유를 적어야 한다. 다만, 약식절차 또는 즉결심판절차에 따라 심판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덧붙인다. 두 사람에 대한 확정 손해, 고의, 가담 정도의 법적 평가와 형량 비중은 미정이며, 이 자리에서 사실로 확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