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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의 구조: 경제범죄 양형기준과 피해회복의 무게 · Volume 5 · Chapter 2 · First edition

법정형의 범위: 조문이 먼저 그어 놓은 선

이득액 규모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이 정한 법정형의 출발점을 어떻게 올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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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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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mmary
  2. 2.1가중처벌 조문의 자리
  3. 2.2가중의 대상이 되는 죄
  4. 2.3이득 취득이라는 문언
  5. 2.4이득액과 형 범위의 연결
  6. 2.5구간 경계의 문언
  7. 2.6조문이 닿지 않는 자리
  8. Statute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특정재산범죄의 법정형을 정하는 구조를 조문에 적힌 값 그대로 읽는다. 가중처벌 조문의 자리와 가중의 대상이 되는 죄, 이득 취득이라는 문언, 이득액과 형 범위의 연결, 구간 경계의 문언, 조문이 닿지 않는 자리를 차례로 살핀다.

2.1가중처벌 조문의 자리

형의 범위가 갈리는 자리를 따라가면, 그 선을 그어 놓은 조문을 확인하는 일이 뒤에 온다. 앞 절이 남긴 질문은 두 사람의 형이 어디에서 갈리는가였다. 이제 그 갈림의 근거가 되는 형 범위가 어느 규정에서 나오는지 살펴본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는 조문 제목부터 "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이라 적고 있다. 이 규정이 정하는 것은 가중처벌이며, 그 가중처벌의 내용으로 형의 범위를 함께 두고 있다. 먼저 가중처벌이 성립하는 문턱을 조문의 앞부분에서 확인하면, 같은 법 제3조 제1항은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라고 정한다. 즉 열거한 죄를 범하고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조문은 각 호로 나아간다.

같은 조 제1항이 각 호로 가리키는 곳에 바로 형 범위가 놓여 있다. 그 각 호는 "1.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조문은 이 두 호로 이득액의 구간을 나눈 뒤, 그 구간마다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배정한다. 이 호들의 숫자는 법정형의 범위이며, 조문이 그어 놓은 선은 이 구간들이다. 회사 자금 40억 원이 빠져나간 사건에서 정과 무는 이 구간 중 어디에 놓일지가 문제이나, 손해 확정 시점과 이득액의 산정은 미정이다.

형의 범위뿐 아니라 병과되는 벌금의 자리도 같은 조문 안에 놓여 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은 병과의 한도를 정하면서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라고 선언한다. 이에 따라 병과되는 벌금의 상한은 이득액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정해진다. 조문은 벌금의 병과를 필수가 아니라 선택으로 두고, 그 상한을 이득액에 묶어 놓는다.

이로써 이 법률 제3조가 형법이 정한 기본 법정형 위에 형 범위를 올려 놓는 규정으로 읽히는 자리를 확인한다. 조문이 먼저 이득액의 구간을 나누고, 그 구간마다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배정하며, 이득액 이하의 벌금을 병과할 수 있게 한다. 형 범위의 선이 조문에 그어져 있고, 그 선을 넘기는 것은 조문이 정한 이득액 기준이다. 조문 밖의 형 범위나 감경·가중 규정은 여기서 끌어오지 않으며, 이 선이 어떤 죄에 붙는지는 별도로 살필 일이다.

2.2가중의 대상이 되는 죄

제3조가 형 범위를 올려 놓은 자리가 확인된 만큼, 이제 그 가중이 붙는 죄의 목록을 조문이 적어 놓은 순서와 범위 그대로 되짚어 본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가중의 대상을 일곱 갈래로 나열한다. 그 나열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이라고 적었다. 이 목록은 사기에서 시작하여 컴퓨터등 사용사기, 공갈, 특수공갈을 지나 상습범에 한정된 제351조를 거쳐 횡령·배임과 업무상의 횡령·배임에서 끝난다. 회사 자금이 빠져나간 사건에서 정과 무가 함께 기소된 사안은 이 목록 끝자리의 두 죄, 즉 제355조와 제356조의 죄를 떠올리게 한다. 다만 조문이 나열한 죄에 해당하는지는 공소장이 인용한 조문과 범죄 사실을 기준으로 판단할 일이고,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는 아직 미정이다.

목록을 읽을 때 특히 유의할 점은 제351조에 붙은 괄호다. 조문은 그 조항을 통째로 끌어오지 않고, 그 안에서도 한정을 분명히 하여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고 적었다. 다시 말해 제351조의 죄 가운데 가중되는 것은 앞의 네 죄에 대한 상습범이다. 그 밖의 죄는 이 괄호의 한정이 열어 놓은 자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무가 지시를 받고 자금 이체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조사된 사안에서 가중의 대상이 되는 죄가 무엇인지는 괄호 안의 한정까지 함께 읽고 나서 가려야 한다.

가중의 대상은 죄의 목록으로 한정되는 만큼, 그 밖의 죄를 이 목록에 끼워 넣을 수 없다. 이 점은 제1항의 문언이 범죄 유형을 특정한 뒤 이어서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이라고 조건을 거는 방식으로도 드러난다. 목록에 든 죄를 범한 사람이 이득액 요건을 채울 때에만 가중이 문제되기 때문이다. 회사 자금 40억 원이 빠져나간 사건에서 이 금액이 곧 이득액인지, 손해 확정 시점은 언제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목록에 없는 죄를 넣어 확대할 수도, 목록에 든 죄의 요건을 새로 만들 수도 없다.

가중처벌되는 죄의 목록과 형의 범위가 함께 적힌 조문의 모습을 끝으로 확인한다. 제1항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때에 가중처벌한다면서 각 호로 나누어 “1.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이라 정한다. 제2항은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고 덧붙인다. 이 형 범위는 앞서 열거된 죄에만 붙는다. 무의 가담 정도에 따른 형량 범위와 합의가 양형에 반영되는 비중은 미정이다.

2.3이득 취득이라는 문언

제3조가 나열한 죄의 범위를 확인한 뒤, 그 가중의 문턱은 조문이 무엇이라 적어 두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가중의 요건으로 이득액을 적고, 그 이득액이 무엇을 뜻하는지 같은 문장 안에서 밝힌다. 그 정의 부분을 그대로 옮기면,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라고 적혀 있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문언은 이득액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으로 적고 있다.

조문이 이득의 주체를 둘로 적어 두었다는 점이 이 문장에서 확인된다. 하나는 범죄행위를 범한 사람이 취득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그가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는 경우이다. 회사 자금이 빠져나간 사건에서 정과 무가 함께 기소되었다면, 그 중 어느 쪽이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직접 취득하였는지, 그리고 어느 쪽이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였는지는 기소된 범죄행위가 무엇인지에 따라 가려질 일이다. 그러나 이 문언은 그 취득의 경위나 방법을 더 정하지 아니하고, 취득의 상대를 "제3자"로만 적어 놓았다.

조문은 이득액을 산정하는 방법을 따로 적어 두지 아니하였다. "가액"이라는 낱말만을 쓰고, 그 가액을 어떻게 계산할 것인지, 어떤 시점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같은 조항 안에서 아무런 기준을 두지 아니하였다. 선고 전에 반환한 금액을 이득액에서 뺄 것인지, 확정된 손해만을 계산할 것인지, 이체에 사용된 계좌나 회수된 자산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는 이 문언에서 확인되지 아니한다. 반환 사실이나 합의서의 존재 역시 이득액의 문언에서는 다루어지지 아니한다.

이 문언이 그어 놓은 선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라는 한 가지 문턱뿐이다. 그 문턱을 넘었을 때에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가중처벌이 문제되고, 그 이하의 이득액에 대해서는 이 조항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무가 지시를 받고 자금 이체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조사된 경우, 그 가담 정도나 지시의 관계는 이 문언에서 정해진 이득액의 기준과는 별개로 다루어져야 할 일이다. 이득액의 구간과 각 호의 형 범위가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는 조문의 다음 부분에 적힌 값과의 대조로 확인할 일이다.

다음으로 돌아갈 것은 조문이 이득액에 대해 제2항에서 별도로 두는 규정이다.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라고 적혀 있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문장은 이득액이 가액으로서 정하여졌을 때 그 금액 이하의 벌금을 징역과 함께 선고할 수 있음을 밝힌다. 벌금의 액수는 이득액이라는 가액에 매어 있으므로, 앞서 확인한 이득액의 문언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따라 이 벌금 병과의 범위도 함께 정해진다. 다만 이 문언도 이득액의 계산 기준이나 시점을 새로 정하지 아니하므로, 그 산정의 문제는 미정으로 남는다.

2.4이득액과 형 범위의 연결

이득의 취득을 가중의 조건으로 읽고 나면, 조문은 이제 그 이득액을 두 개의 구간으로 나누고 각 구간에 다른 형 범위를 붙인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를 가중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 문언은 이득액이 적어도 5억원에 이르지 않으면 이 조의 가중처벌이 열리지 않음을 뜻한다. 회사 자금 40억 원이 빠져나간 사례에서 이득액이 얼마로 확정되는지는 미정이므로, 두 사람 모두 이 문단의 가중 여부에 놓여 있는지는 아직 미정이다.

조문은 그다음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고 덧붙인다. 벌금 병과가 의무가 아니라 선택으로 적혀 있다는 점이 이 문장에서 드러난다. 병과되는 벌금의 액수는 이득액을 한도로 정해지며, 확정된 이득액이 곧 그 한도가 된다.

이득액의 구간과 형 범위의 대응은 제1항 각 호에 적힌 값 그대로이다.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의 형 범위로 조문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을,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의 형 범위로 "3년 이상의 유기징역"(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을 각각 정한다. 두 호를 나누는 숫자는 5억원과 50억원이며, 이 값들을 다른 금액으로 바꾸어 읽을 수는 없다. 40억 원이라는 액수는 제2호가 적은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의 구간 안에 놓인다.

무기징역과 징역이 함께 적힌 제1호의 형 범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고만 읽는다. 제2호는 징역만을 적고 유기임을 분명히 하여,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범위 안에서만 선고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한정된다. 이렇게 두 호가 적어 놓은 형의 하한과 종류가 서로 다르므로, 이득액의 구간이 갈리는 자리에서 형 범위도 함께 달라진다. 이 대응만이 여기서 확인하는 바이며, 감경이나 가중을 거친 뒤의 형 범위는 이 문언 밖에서 별도로 정해지는 문제이다.

무의 경우처럼 이득액과는 별개로 범행에 대한 가담 정도가 양형에서 논의되는 때에도, 조문이 그어 놓은 형 범위의 선은 이득액 구간에 따라 이미 정해져 있다. 가담 정도가 그 선 안에서 형량을 가르는 요소로 작용하는지는 이 대조 표에 담긴 문제가 아니다. 선고형이 얼마가 될 것인가, 그리고 정이 반환한 40억 원과 회사와의 합의가 그 선고형에 얼마나 반영될 것인가 역시 미정으로 남는다. 조문이 고정하는 것은 오로지 이득액의 구간과 그에 대응하는 형 범위이다.

2.5구간 경계의 문언

형 범위가 이득액 구간에 따라 갈린다고 확인한 뒤에는, 그 구간의 경계 액수에서 각 호가 실제로 어떻게 갈리는지 조문의 문언으로 확인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때 가중처벌을 시작하며, 그 안에서 다시 두 구간을 나눈다. 이 조문은 5억원과 50억원을 구간의 경계값으로 적어 두었다. 그러므로 경계 액수에서 어느 호가 적용되는지는 조문이 쓴 문언의 포함 여부로 정해진다.

구간의 하한을 정하는 문언부터 읽는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는 이득액의 상한을 적지 않은 채 하한만을 선언하며,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고 규정한다. 이 문언은 50억원을 제1호가 적용되는 최소 액수로 삼는다. 상한을 적지 않았으므로, 이 액수보다 큰 이득액 역시 모두 제1호 안에 들어간다. 제1호는 하한만을 열어 놓은 채 위쪽을 닫지 않은 구조이다.

구간의 상한을 정하는 문언은 다르다. 같은 법 제3조 제1항 제2호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고 규정하여, 하한은 포함하되 상한은 포함하지 않는다. 여기서 두 경계값은 한 문언 안에서 서로 다르게 취급된다. 5억원은 "이상"이라는 표현에 따라 제2호가 시작되는 액수이고, 50억원은 "미만"이라는 표현에 따라 제2호가 끝나는 액수이다. 두 표현의 차이는 문언이 직접 적어 놓은 것이므로, 값을 바꾸어 읽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경계 액수에서의 분기는 문언 그대로 뚜렷하다. 이득액이 정확히 50억원이라면 "50억원 이상"이라는 제1호의 하한 문언에 부합하므로 제1호가 적용된다. 이득액이 50억원에 미달하면 비록 5억원 이상이라도 제2호의 "50억원 미만"이라는 상한 문언 안에 들어와 제2호가 적용된다. 50억원이라는 값이 어느 쪽에 속하는지는 두 문언이 함께 읽힐 때 정해진다. 제1호는 그 값을 포함하고 제2호는 그 값을 내놓으므로, 같은 값이 두 호에 겹쳐 들어가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한편 5억원이라는 값은 제2호의 "이상"에 포함된다. 같은 값이 가중처벌의 개시 기준이면서 제2호의 출발점이 되는 것은, 제3조 제1항이 5억원 이상을 가중처벌의 문으로 삼고 제2호가 그 문 안에서 아래쪽 구간을 맡기 때문이다.

한편 조문이 적어 놓은 이 구분은 이득액의 하한과 상한만을 기준으로 삼는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이득액이라 정의하며, 제1호와 제2호가 나누는 것은 오직 그 가액의 액수 구간이다. 각 호의 문언은 액수와 형의 대응만을 적고, 그 밖의 사정은 경계 요소로 두지 않는다. 가액이 어디에서 확정되는지, 행위자의 가담이 어느 정도인지, 피해가 회복되었는지는 이 호들의 문언이 경계로 삼는 요소가 아니다. 이 사례에서 반환과 합의가 확인된 사정, 지시를 받고 이체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조사된 사정 역시 각 호의 문언에는 자리를 얻지 못한다.

결국 각 호의 구간 경계는 5억원과 50억원 두 값에 의해 그어진다. 회사 자금 40억 원이 빠져나간 사례에서 이 40억 원이 이득액으로 평가된다면 제2호의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구간의 문언에 놓인다. 다만 그러한 평가가 실제로 성립하는지, 그리고 감경이나 가중이 이 형 범위를 어떻게 옮기는지는 이 문언의 경계와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2.6조문이 닿지 않는 자리

구간 경계의 문언을 확인하면서 남은 것은 형 범위의 끝이 어디서 멈추는가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는 그 한계를 분명히 적고 있다.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조문이 바로 그것이다. 이 문언에 따르면 이 사건에서 확정된 이득액이 얼마인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따라서 현재로선 어느 호가 적용될지 정해지지 않았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처벌한다. 이 구간에 들어가면 하한은 3년에서 시작하고 상한은 무기징역에 미치지 않는다. 무기징역을 선택할 수 있는 자리는 제1호에만 열려 있다. 두 호가 경계 금액에서 갈리는 구조는 앞에서 확인한 바 그대로다. 이 구분을 결정하는 값은 조문이 쓴 이득액 하나이다. 따라서 이득액이 어느 구간에 드는지가 곧 어느 호가 적용될지를 가른다.

이 형 범위 안에서 정이 선고 전에 전액을 반환하였다는 사실과 회사와 합의서가 작성되었다는 사실은 그대로 둔다. 다만 조문을 다시 읽어도 피해 회복이나 합의는 이득액을 산정하는 기준에 나타나지 않는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이득액이라 정한다. 이 정의는 취득한 재물과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삼는다. 반환과 합의가 이 가액을 줄이거나 형 범위의 하한을 낮추는 자리도 조문에 적혀 있지 않다. 정이 회사에 반환한 금액과 합의서가 작성된 사실은 이 문언에 닿지 않는다.

무가 지시를 받고 자금 이체를 실행에 옮겼다는 조사 사실도 마찬가지다. 가담 정도는 범행 실행의 양상에 관한 사실이다. 이 사실을 두고 제3조가 형 범위를 낮추는 조건으로 삼는 부분을 찾기 어렵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때에 한하여 가중처벌한다고 적는다. 가중처벌의 요건은 이득액 5억원 이상이라는 금액 하나에 묶여 있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지시를 받았다는 사정이나 이체를 실행한 정도는 이 금액의 기준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므로 무의 가담 정도가 이 형 범위의 문언을 움직이는 자리를 두기 어렵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때에 한하여 각 호에 따라 가중처벌한다고 밝힌다. 이 문장에서 이득액은 구간을 나누는 값이자 가중처벌의 문을 여는 값으로 함께 쓰인다. 제1호와 제2호가 정하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은 모두 그 이득액을 전제로 한 형 범위이다. 따라서 이 형 범위 안에서 형량을 정하는 데 필요한 것은 이득액의 크기이며, 피해 회복과 합의, 가담 정도는 그 크기를 바꾸지 못한다.

따라서 조문이 그어 놓은 선 안에서는 이득액이 얼마인지가 호를 가르고, 그 호가 곧 법정형의 범위를 정한다. 피해 회복과 합의, 가담 정도는 이 범위를 움직이지 않는다. 이 셋을 형량에 반영할 근거는 법정형의 문언 밖에 있으며, 그 자리는 아직 다루지 않았다. 이 단계에서 확정할 수 있는 것은 이 한 가지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때에 한하여 가중처벌하고, 각 호가 그 가중처벌의 형 범위를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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