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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과 전문지식의 검증: 기억·조서·증언·감정 · II-06 · Chapter 13 · First edition

의견 충돌: 공통점, 갈림점, 불확실성의 표시

양측 의견이 갈리는 지점은 자료 때문인지 방법 때문인지, 무엇이 바뀌어야 결론이 움직이는가?

Length
about 2,200 words · 10 min
Sources
5 statutes · 3 decisions
As of
2026-10-11
On this page
  1. Summary
  2. 13.1갈림점의 분류와 공통 관찰
  3. 13.2누락 자료와 법원의 조치
  4. 13.3계산 근거의 기록과 방법 차이
  5. 13.4결론을 움직이는 판단 기준
  6. 13.5불확실성의 표시와 판단의 한계
  7. Statutes referred to
  8. Decisions referred to

Synthetic case The parties and facts in this chapter come from the volume's synthetic case, not from a real matter.

Summary

이 장은 양측 의견이 갈리는 지점이 자료 때문인지 방법 때문인지, 무엇이 바뀌어야 결론이 움직이는지를 묻는다. 갈림점의 분류와 공통 관찰, 누락 자료와 법원의 조치, 계산 근거의 기록과 방법 차이를 차례로 살피고, 결론을 움직이는 판단 기준과 불확실성의 표시를 더한다.

13.1갈림점의 분류와 공통 관찰

판단의 주체를 법원으로 한정하고 나면, 이제 남는 문제는 양측이 내놓은 사실 의견이 어디에서 맞물리고 어디에서 갈라지는지 알아보는 일이다. 이 절에서는 양측 서술에서 겹치는 관찰 부분을 먼저 거두어 놓고, 나머지 차이를 자료 차이와 방법 차이로 나눈다. 어느 쪽 의견이 옳은지를 여기에서 확정하지 않으며, 제출되지 않은 자료의 내용을 지어내지도 않는다.

법원이 사실주장의 진실을 판단하는 기준은 민사소송법 제202조가 적고 있다. 자유심증주의 조문은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라고 규정한다(민사소송법 제202조). 변론 전체와 증거조사의 결과가 판단의 바탕이 되므로, 양측 의견의 공통 관찰은 그 바탕의 한 부분으로 놓이게 된다. 형사소송법 제308조 역시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라고 적는다. 이에 따라 증거 하나하나가 가진 힘은 법관이 정하되, 그 판단은 제출된 자료와 조사된 결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공통 관찰로 남는 부분은 서로 겹치는 사실 서술이다. 상대방이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손해액 계산서를 함께 제출한 것은 제출 사실 자체로는 다툼이 없으며, 관계자 A가 회의에 참석했다는 점 역시 양측 서술에서 빠지지 않는다. 다만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는 미정이므로, 그 수에 걸린 서술은 아직 공통 관찰에 들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자료가 제출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는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갈림점 가운데 첫째는 자료 차이에서 나온다. A는 자신이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의 서술로 묶었고,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했다.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가 미정이므로, 어느 부분이 직접 확인이고 어느 부분이 들은 내용인지의 경계도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상대방 측 손해액 계산서에는 참고 자료 목록이 붙어 있으나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제출 자료에 포함돼 있지 않다.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과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도 미정이어서, 이 차이가 의견에 어떤 영약을 주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갈림점 가운데 둘째는 방법 차이에서 나온다. 관찰은 확인된 사실을 그대로 두는 반면, 추론은 그 사실에서 이끌어낸 결론을 더하는 작업이다. A의 서술은 들은 내용과 본 내용을 한 줄로 이었고, 뒤에 작성된 문서를 앞 시점의 근거로 끌어들였다. 이는 관찰과 추론이 겹친 자리에서 생기는 차이이므로, 자료가 한쪽에 더 많다고 해서 저절로 좁혀지지 않는다. 계산서의 계산 기준과 A의 근거 인용이 서로 어떻게 맞물리는지도 같은 자리에서 확인할 사안이다.

이상에서 양측 의견의 공통 관찰은 제출 사실과 참석 사실에 머무르고, 갈림점은 자료의 들어오고 빠진 자리와 관찰에 추론을 더하는 방법에 나뉘어 놓였다. 미정으로 남긴 항목은 미정으로 두었고, 어느 쪽 의견이 옳은지에 대한 판단은 이 자리에서 내리지 않았다. 법원이 민사소송법 제202조에 따라 사실주장을 판단할 때는 이 공통 관찰과 갈림점이 함께 놓인 채로 참작되며, 이 구분은 그 판단을 돕는 틀에 그친다.

13.2누락 자료와 법원의 조치

자료 차이와 방법 차이를 나눈 데 이어, 이제는 목록에 올랐으나 제출되지 않은 메시지와 원자료가 의견의 갈림점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리고 법원이 그 공백에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상대방 측 손해액 계산서에 참고 자료 목록이 붙어 있으나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제출 자료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사정은, 사실의 인정을 둘러싼 근본 원칙과 맞물려 검토된다.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이어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한다. 미제출 자료의 내용이 밝혀진 바 없으므로, 그 자료가 무엇을 담고 있는지는 이 자리에서 지어낼 수 없다.

계산서에 붙은 참고 자료 목록은 그 자체로 계산 근거의 흔적이나, 그 목록에 오른 자료 가운데 일부가 제출 자료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사실은 그 자료에 어떤 관찰이 담겼는지, 어떤 추론이 더해졌는지에 관한 판단과 구별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은 "증명 대상이 되는 사실과 가장 가까운 원본 증거를 재판의 기초로 삼아야 하며 원본 증거의 대체물 사용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취지를 밝혔다. 따라서 목록에 올랐으나 제출되지 않은 자료를 대체하는 진술이나 계산 결과의 도입은, 어떤 조건에서 허용될 수 있는지 별도로 따져야 한다. 누락 자료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어느 쪽 의견의 채택이나 배척으로 옮기지 않는 태도가 여기서 요구된다.

이 판결은 법원이 취하여야 할 조치를 이어 설명한다. 이 판결은 "형사소송절차를 주재하는 법원으로서는 형사소송절차의 진행과 심리 과정에서 법정을 중심으로 특히,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조사가 이루어지는 원칙적인 절차인 제1심의 법정에서 위와 같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이 충분하고도 완벽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고 하였다. 관계자 A가 자신이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의 서술로 진술하고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함께 인용하는 경우, 어느 부분이 직접 확인에 기초하고 어느 부분이 사후 문서에서 유래했는지가 정리되지 않으면 법정에서의 조사 대상 자체가 흐려진다. 법원은 그러한 혼합이 심리 과정에서 어떻게 표시되는지를 살펴야 한다.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가 미정이고,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와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 역시 미정이므로, 진술의 신빙성을 둘러싼 판단은 그 공백을 먼저 표시한 뒤에야 이룰 수 있다. 이 판결은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고 하였다. 사정이 달라져 판단이 바뀌는 것은 충분한 근거가 드러날 때에 한정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미제출 자료를 둘러싼 공백은,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이 무엇인지 상상하지 않고 그대로 표시한 채로 두는 편이 정확하다. 자료가 제출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듯이,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사정 자체도 한쪽 주장의 배척이나 채택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다. 다만 참고 자료 목록이 계산 근거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는 점은 다음에 따질 문제로 남는다.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은 미정이다.

13.3계산 근거의 기록과 방법 차이

누락된 자료가 어떤 조건에서만 채택을 바꾸는지를 확인한 뒤, 손해액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과 참고 자료 목록이 계산 근거의 기록과 어떻게 맞닿는지 살핀다. 계산서에 붙은 참고 자료 목록은 계산의 근거로 무엇이 쓰였는지를 적은 장부이지만, 그 목록에 오른 자료와 오르지 않은 자료가 각각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는 별도로 밝혀져야 한다.

계산 근거의 기록을 어떻게 두어야 하는지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9조가 그 예를 보여 준다. 그 조문은 감사조서를 "회사의 회계기록으로부터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하여 적용하였던 감사절차의 내용과 그 과정에서 입수한 정보 및 정보의 분석결과 등을 문서화한 서류(자기테이프·디스켓, 그 밖의 정보보존장치를 포함한다. 이하 “감사조서”라 한다)"로 정하고(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9조), "감사인은 감사조서를 감사종료 시점부터 8년간 보존하여야 한다"고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9조). 기록은 절차의 내용과 입수한 정보, 분석 결과를 함께 담아 두어야 하며, 그 기록은 쓰인 뒤에도 보존되어야 한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은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손해액 계산서를 함께 제출했고, 계산서에는 참고 자료 목록이 붙어 있다. 다만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와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은 미정이다. 기준 시점이 미정인 이상 그 시점에 맞춘 금액이 어떻게 산출되었는지, 참고 자료 목록에 오른 자료가 그 산출에 실제로 쓰였는지는 기록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A는 자신이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의 서술로 진술하면서,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했다. 직접 확인한 범위가 미정인 이 서술에서 관찰과 추론은 나누어 읽어야 하며, 사건 뒤 작성된 문서가 당시 판단의 근거가 되었는지도 그 문서의 작성 시점과 내용이 확인되어야 한다.

손해액 계산서의 기준 시점과 참고 자료 목록의 구체 내용은 미정이고, 책임 요건을 채우는 데 필요한 자료가 제출되었다는 사실 자체는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책임의 성립과 범위를 다루는 조문은 별도로 확인되어야 한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1조는 "감사인이 그 임무를 게을리하여 회사에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는 그 감사인은 회사에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적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적음으로써 이를 믿고 이용한 제3자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는 그 감사인은 제3자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한다. 여기서 임무를 게을리하였는지와 손해가 발생하였는지는 별도로 입증되어야 한다.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자의 소득인정액과 책임비율, 기간 제한도 같은 조문이 함께 다룬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1조는 손해배상책임의 기간에 관하여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그 청구권자가 해당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이내 또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날부터 8년 이내에 청구권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한다. 다만, 제10조에 따른 선임을 할 때 계약으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정한다(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1조). 계산서의 기준 시점이 미정인 채로는 그 산출액이 어느 시점의 손해를 가리키는지, 어느 시점에서 청구권이 시작되는지 정할 수 없다. 확정할 수 있는 것은, 계산 근거의 기록으로 무엇이 남아 있는지와 무엇이 미정으로 남는지를 구분하는 일이다.

13.4결론을 움직이는 판단 기준

계산 근거의 기록을 확인한 데서 더 나아가, 무엇이 달라져야 손해와 인과를 둘러싼 결론이 움직이는지를 묻는다. 그 물음에 답하려면 상당인과관계를 가르는 기준과, 이 사례에서 어느 사실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지를 나란히 놓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은 상당인과관계의 판단 요소를 밝히면서, 제3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려면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와 제3자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할 때 일반적인 결과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한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이나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다만 여기서는 보호규범의 성격이 강조되어, "공무원에게 직무상 의무를 부과한 법령의 목적이 사회 구성원 개인의 이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공공일반의 이익이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라면, 설령 공무원이 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을 계기로 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공무원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행위와 제3자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고 덧붙였다. 개연성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의무가 누구의 무엇을 보호하려는 것인지를 함께 살핀다는 뜻이다. 이 기준을 계약 분쟁에 옮겨 보아도, 상대방의 손해가 계약 해지라는 행위와 어떤 보호 목적 아래에서 맞닿는지 물어야 한다.

주의의무의 내용은 행동규범에서 다시 확인된다. 같은 판결은 감사업무의 주의의무를 두고 "감사인은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주식회사에 대한 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피감사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한 의견을 표명하지 못함으로 인한 이해관계인의 손해를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구 외부감사법 제1조, 제5조 제1항)"(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고 하였다. 그러면서 회계감사기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감사인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의 주요한 기준이 된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고 밝혔다. 행동규범의 준수가 곧 주의의무 이행의 축을 이루므로, 이 사례에서도 상대방이 내세우는 근거가 그 규범의 어느 지점을 어겼다는 것인지가 먼저 가려져야 한다.

한편 결론을 옮기려는 쪽에는 입증의 부담이 남는다. 판결은 책임 요건을 두고 "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자가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하였다는 점을 주장·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고 하였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제출한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손해액 계산서는 그러한 주장의 근거에 해당하는지 살피는 재료일 뿐, 제출 사실만으로 요건이 충족된 것은 아니다. 다만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는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심리의 범위를 가르는 태도가 드러난다. 판결은 원심을 지적하면서 "갑 법인이 위와 같이 요청한 이후에 그 내용이 최종 감사보고서와 최종 재무제표 등에 반영되어 수정되었는지 여부와 그 과정의 합리성과 적절성 등에 관하여 더 살펴보았어야 하는데도, 만연히 갑 법인이 을 은행의 재무제표상 거짓 기재를 인지하고서도 이를 지적하지 아니한 채 적정 의견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고 판단하여" 책임을 인정한 데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이다. 이 사례에서 회의 참석 인원, 관계자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은 미정으로 남는다. 이 미정 사실들 가운데 어느 것이 채워져야 상대방의 주장이 뒷받침되는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13.5불확실성의 표시와 판단의 한계

판단 기준이 무엇을 움직여야 하는지를 살핀 데서 나아가, 이제 그 기준이 어느 지점까지 미치는지 한정할 차례이다. 양측의 서술이 갈리는 지점과 사실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채 남는 자리를 표시하고 나면, 신빙성을 둘러싼 논의가 어디에서 끝나는지가 드러난다. 자금 기록의 수수 시점, 손해액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 회의 참석 인원의 수, 관계자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 상대방 측 참고 자료 목록에서 빠진 메시지의 내용은 모두 확인되지 않은 채 남는 사실이다. 이런 자리를 미정으로 표시해 두어야 판단의 범위를 넘지 않을 수 있다.

사실의 인정에 관한 기준은 민사소송법 제202조(자유심증주의)에 정해져 있다. 그 조문은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고 규정한다 (민사소송법 제202조). 이 규정은 법원이 어떤 자료에 더 무게를 둘지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음을 뜻하되, 자유의 행사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묶여 있음을 함께 선언한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낸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이 어떤 서술에 부합하는지 판단할 때에도 그 기준을 벗어날 수는 없다.

자유심증의 범위에 관하여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은 "충분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 없이 배척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를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채택·사용하는 등으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 이상, 법관은 자유심증으로 증거를 채택하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같은 판결의 반대의견은 판단에 따르는 조건을 더 두었다. 그 반대의견은 "피고인 아닌 사람이 공판기일에 선서를 하고 증언하면서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과 다른 진술을 하는 경우에, 공개된 법정에서 교호신문을 거치고 위증죄의 부담을 지면서 이루어진 자유로운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고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을 증거로 삼으려면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가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관계자 A가 회의에서 들은 내용과 문서를 통해 직접 확인한 내용을 한 서술로 엮고, 사건 뒤에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언급하는 사정은, 진술 안에서 들은 것과 본 것이 뒤섞인 자리를 표시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 준다.

판시는 진술이 달라지는 까닭까지 살필 것을 요구한다. 위 반대의견은 "진술이 달라진 데 관하여 그럴 만한 뚜렷한 사유가 나타나 있지 않다면 위증죄의 부담을 지면서까지 한 법정에서의 자유로운 진술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함이 원칙이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 역시 판단의 지점을 구체화하여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 이해관계 유무 등과 함께 다른 객관적인 증거나 정황사실에 의하여 진술의 신빙성이 보강될 수 있는지, 반대로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사정이 존재하는지 두루 살펴 판단할 때" 신빙성을 가린다고 하였다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같은 판결이 회의 참석 인원과 열람 문서 범위를 정하지 않은 채 남겨 둔 사실까지 정해 준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신빙성의 결론은 미정 사실의 테두리 안에 갇힌다. 상대방이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손해액 계산서를 냈다는 사실 자체는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회의 참석 인원의 수와 A의 열람 범위, 계산서의 기준 시점과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이 정해지기 전에 한쪽 의견을 확정하거나 배척하는 결론은 내릴 수 없다. 어느 쪽을 확정하든 다음에 열릴 재검토의 조건으로 넘겨야 할 일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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