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장은 진술을 어떤 단위로 쪼개 문서와 대조해야 서로 다른 설명을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진술의 분해와 사실 ID의 연결, 시간 축 위의 사실 정렬, 행위자와 장소의 대조를 차례로 살피고, 동시대 기록이 확인해 주는 범위와 일치·불일치의 표시를 더한다.
6.1진술의 분해와 사실 ID
기재 서류에 담기지 않은 사항을 남겨 두는 태도를 확인한 뒤, 이제 A의 진술 안에 겹쳐 있는 이야기를 읽어 내려 간다. A는 자신이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의 흐름으로 말하면서,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언급했다. 이 한 덩어리의 진술을 대조 가능한 단위로 나누기 전에, 무엇이 사실의 인정에 쓰이는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사실의 인정이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지를 못박는다. 그 조문에 따르면, "①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②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07조) 이 사례에서 A의 진술도 증거의 하나로 제출되어 있으므로, 그 진술 속에 담긴 모든 말이 곧바로 사실로 굳는 것은 아니다. 진술을 쪼개어 각 조각이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 살핀 뒤에야 사실의 인정에 쓸 수 있다.
A가 회의에서 들었다고 말한 내용은 관찰의 자리에 놓인다. A가 직접 본 문서 내용 역시 그가 열람한 범위 안에서 관찰로 옮길 수 있다. 그러나 A가 자신이 들은 것과 본 것을 함께 묶어 서술하면서 붙인 평가나 확신,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근거로 삼는 대목은 관찰이 아니다. 그 부분은 추론의 자리에 따로 두어야 한다.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와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는 미정으로 남기며, 빈 자리를 추측으로 채우지 않는다.
이렇게 나뉜 조각마다 사실 ID를 부친다. 관찰 문장 하나, 추론 문장 하나가 각각 별도의 ID를 얻는다. 그 결과, 상대방이 낸 계약서·변경 이메일·자금 기록·손해액 계산서의 어느 항목과 A의 어느 조각이 맞닿는지 대조할 때 같은 번호를 따라가며 짝지을 수 있다. 손해액 계산서에 붙은 참고 자료 목록에 있으나 제출 자료에는 포함되지 않은 메시지와 원자료가 어떤 ID에 대응하는지는 미정이며,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을 지어내어 채워 넣지 않는다.
한 진술을 관찰 문장과 추론 문장으로 나누고 각각에 사실 ID를 붙이는 일은, 진술이 어떤 경험에서 나왔고 어떤 판단을 더했는지를 가르는 작업이다. A의 진술 안에서 관찰과 추론의 경계를 이렇게 긋고 나서야, 각 조각을 시간과 장소에 따라 배치하는 논의로 넘어갈 수 있다. 자료가 제출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는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6.2시간 축 위의 사실 정렬
관찰 문장과 추론 문장에 각각의 사실 ID를 부여한 뒤에는, 이들을 시간의 흐름 위에 놓아 봐야 한다. 이는 사건 당시의 기록과 사건 뒤에 작성된 설명 문서를 서로 다른 자리에 두는 작업이며, 상대방이 제출한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손해액 계산서를 같은 시점의 자료로 취급하지 않는 출발점이 된다.
사실의 인정 방식에 관한 한계를 법문은 분명히 한다.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①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②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고 규정한다(형사소송법 제307조). 이 규정은 사실 ID의 배치 역시 근거 자료에 의해서만 이루어짐을 뜻한다. 그러므로 관계자 A가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한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는, 그 문서 자체가 당시 기록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전에는 당시의 근거 자료 자리에 놓일 수 없다.
따라서 설명 문서가 작성된 시점과 그 문서가 서술하는 사건의 시점을 구분하여 기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때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와,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는 미정으로 남겨 둔다. 확인되지 않은 숫자나 범위를 채워 넣으면 그 자체로 시간축 위의 사실 정렬이 왜곡된다.
손해액 계산서의 경우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상대방 측이 제출한 계산서에는 참고 자료 목록이 붙어 있으나,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제출 자료에 포함돼 있지 않다.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은 미정이며, 이 미정 상태를 추정으로 메우지 않는 것이 이 단계의 태도다. 계산서가 참고한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는 제출 자료의 목록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자료가 제출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자료의 기초를 평가한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 축 위에 사실 ID를 정렬한 결과는 다음과 같은 성격을 갖는다. 각 사실 ID는 관찰 문장이면 관찰 문장의 자리에, 추론 문장이면 추론 문장의 자리에 놓이며, 사건 뒤 작성된 문서는 사건의 근거 자료와 분리된 기록으로 남는다. 손해액 계산서의 기준 시점은 미정인 채로 표시되고, 회의 참석 인원과 A의 열람 범위도 미정인 채로 표시된다. 이 정렬 자체가 사실의 진위를 확정하는 판단은 아니며, 대조 가능한 자리의 배치일 뿐이다. 이와 같은 배치를 전제로 해야 상대방이 제출한 문서들 사이에서 서로 다른 시점의 기록이 한 서술로 섞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6.3행위자와 장소의 대조
시간 축에 놓인 사실 ID를 넘겨받은 뒤에 확인할 것은, 각 사실이 어느 행위자와 어느 장소에 묶여 있는지이다. 회의에 참석했다는 관계자 A는 자신이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의 서술로 진술하며,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하였다. 이 묶음을 풀어 사실 ID마다 행위자를 따로 적고, 그 행위자를 알게 된 경로를 표시해야 A의 진술 가운데 어떤 부분이 직접 관찰이고 어떤 부분이 다른 자료에 기대는지가 드러난다.
행위자를 옮기고 난 자리는 장소로 채운다. 회의에서 오간 말의 장소, 문서를 열람한 장소, 설명 문서가 작성된 장소를 각각 다른 항목으로 두면,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회의의 장소를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는 당시 관찰에 기초한 자리로 채워지지 않는다.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와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는 미정으로 남는다. 그 수와 범위를 추정해 채우는 순간, 행위자와 장소의 대조는 관찰의 기록이 아니라 후대의 짐작 위에 놓인다.
직접 관찰에 기초하지 않은 진술을 분리한 뒤에는, 남는 진술만으로 사실을 세울 수 있는지를 묻는다. 금융자료 등 물증이 없어 진술만 남은 범위에서 그 물음에 답하는 기준이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에 있다. 위 판결은 먼저 증명력의 기준을 이렇게 세운다. "금원수수자로 지목된 피고인이 수수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 금원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고 설시하면서, 그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객관적 상당성·전후의 일관성뿐 아니라 진술자의 인간됨과 이해관계를 함께 살필 것을 요구하였다. 이 기준은 이 사례에서 A의 진술, 나아가 상대방의 관계자 진술을 평가할 때 그대로 적용된다.
위 판결은 나아가 진술의 일부만 남을 때의 처리도 정한다. 그 판결은 "여러 차례에 걸쳐 금원을 제공하였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진술을 신뢰할 수 있는지 심사해 본 결과 그 중 상당한 금원제공 진술 부분을 그대로 믿을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 등이 밝혀져 그 부분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는 경우라면, 여러 차례에 걸쳐 금원을 제공하였다는 진술의 신빙성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허물어졌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고, 남은 부분을 인정하려면 "신빙성을 배척하는 진술 부분과는 달리 이 부분 진술만은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제시되거나, 그 진술을 보강할 수 있는 다른 증거들에 의하여 충분히 뒷받침되는 경우 등 합리적인 의심을 해소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여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A의 진술 가운데 사건 뒤 문서에 기대는 부분이 빠지고 나면, 남은 직접 관찰 부분에도 이 요구가 적용된다.
손해액 계산서에는 참고 자료 목록이 붙어 있으나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제출 자료에 포함돼 있지 않다.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과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은 미정이며, 이는 앞선 시간 정렬에서도 확인한 바 있다. 행위자와 장소의 항목에는, 근거 자료가 빠진 자리를 미정으로 비워 두는 방법만 남는다. 자료가 제출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는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므로, 대조표의 빈 자리를 채운 것으로 진술의 출처가 정리됐다고 할 수 없다. 위 판결이 요구하는 대로 직접 관찰의 범위와 그 밖의 경로를 구별해 적어 두는 데서, 행위자와 장소의 대조가 끝난다.
6.4동시대 기록의 확인 범위
행위자와 장소를 대조한 결과는 사실 ID마다 그 출처와 경로를 가려낸 선에서 머문다. 이제 같은 사실 ID에 대해 동시대 기록이 실제로 확인해 주는 범위와 확인해 주지 못하는 범위를 나누어 정리할 차례이다. 상대방은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손해액 계산서를 함께 제출했으므로, 각 기록이 확정하는 사실과 후일의 진술만 채우고 있는 사실을 분리하는 일이 필요하다.
동시대 기록의 존재와 그 기록에 적힌 사실의 진위는 별개의 문제이다. 민사소송법 제358조는 사문서의 추정 요건을 다음과 같이 둔다. "사문서는 본인 또는 대리인의 서명이나 날인 또는 무인이 있는 때에는 진정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 규정은 서명·날인·무인이 있는 사문서를 진정한 것으로 추정할 뿐, 문서에 기재된 사실 자체를 대조 없이 확정한다거나 그 문서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는지까지 선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에 각 서명이나 날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문언이 A의 진술과 겹치는 범위와 엇갈리는 범위를 따로 표시할 필요가 있다.
동시대 기록이 확정해 주는 범위는 문서 자체의 성립 사실에 머무르며, 문서의 문언이 기록한 의사·행위·시점·금액은 A가 직접 확인한 범위와 맞대어 보아야 한다. A는 자신이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의 서술로 진술했고,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했다. 그런데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는 미정이다. 따라서 A의 진술 가운데 어느 부분이 동시대 기록의 문언과 겹치고 어느 부분이 후일 문서의 해석에서 나온 것인지를 나누어 적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후일 작성된 설명 문서는 그 자체로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였다는 점을 보여 줄 뿐, 당시에 실제로 무엇이 논의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기능을 대신하지 않는다.
손해액 계산서에는 참고 자료 목록이 붙어 있으나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제출 자료에 포함돼 있지 않다. 형사소송법 제307조는 사실 인정의 근거를 다음과 같이 제한한다.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이 기준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계산서는 그 자체로 제출된 자료이지만, 그 계산이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는 별도로 확인되어야 한다.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과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은 미정으로 남는다. 참고 자료 목록에 올라 있는 항목이 곧 제출된 자료라는 뜻은 아니며, 목록에 있는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도 그 자료의 내용에 관한 평가가 아니다.
이렇게 나눈 뒤 사실 ID별 대조표에는 동시대 기록이 확인해 주는 문언, A의 진술이 그 문언에 덧붙이는 해석, 후일 문서에서 옮겨 온 근거를 각각 별도의 칸에 적는다.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와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 계산서의 기준 시점,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은 미정으로 남겨 두되, 어느 자료가 어느 사실 ID에 대해 확인력을 갖는지는 대조표의 표시만으로 식별할 수 있게 한다. 문서의 성립 진위와 증거능력의 판단은 이 정리의 바깥에 두며, 진정의 추정 규정만으로 문서에 적힌 사실이 대조 없이 확정된다고 보지 않는다.
6.5자유심증과 대조의 한계
동시대 기록이 대조표에 옮겨 둔 항목을 법정에서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제308조는 자유심증주의의 근거가 되는 조문이고,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은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다수의견]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제308조는 증거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하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법관이 증거능력 있는 증거 중 필요한 증거를 채택·사용하고 증거의 실질적인 가치를 평가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충분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 없이 배척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를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채택·사용하는 등으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 이상, 법관은 자유심증으로 증거를 채택하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대조표에 기록된 항목의 채택 여부와 그 가치 판단은 법관의 심증에 맡겨져 있다.
다만 그 자유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넘지 못한다. 위 판결이 함께 밝힌 대로 "충분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 없이 배척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를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채택·사용하는 등으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 이상"이라는 문구가 그 한계를 적는다.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상대방이 제출한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손해액 계산서를 대조표에 옮길 때, 각 항목이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 그 자리를 표시해 두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 표시가 없으면 자유심증의 범위 안에서 무엇을 근거로 삼았는지 밝히기가 어렵다.
대조표에 옮긴 항목 가운데에는 관찰과 추론이 하나로 섞인 서술이 있다. 관계자 A의 진술이 그러하다. A는 자신이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의 서술로 진술하면서,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하였다. 위 판결은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 이해관계 유무 등과 함께 다른 객관적인 증거나 정황사실에 의하여 진술의 신빙성이 보강될 수 있는지, 반대로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사정이 존재하는지 두루 살펴 판단할 때"라고 말한다.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A가 직접 들은 것과 문서에서 읽은 것, 그리고 사건 뒤 작성된 문서에 기대어 더한 판단을 가려 적어 두지 않으면, 이 네 가지 요소를 어느 항목에 대조할지 정할 수 없다.
한편 대조 결과를 평가하는 작업과 증거능력을 판단하는 작업은 서로 구별된다. 위 판결은 "법관이 증거능력 있는 증거 중 필요한 증거를 채택·사용하고 증거의 실질적인 가치를 평가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제한다.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반대의견은 그 평가에 앞설 사정을 다룬다. "수사기관이 피고인 아닌 사람을 상대로 증거를 수집하면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여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는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피고인 아닌 사람을 소환하여 진술을 듣고 이를 조서로 작성하는 일련의 증거수집과정이 수사의 정형적 형태를 벗어남으로써 실체적 진실 규명과 기본적 인권 보장을 목표로 하는 형사사법절차의 존재 의의와 목적에 비추어 수사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그 과정에 허위가 개입될 여지가 있을 경우에는, 진술조서의 진술기재의 신빙성을 인정하려면 그것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나 정황사실이 존재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이 사례에서 대조표를 채우는 작업은 증거능력을 확정짓지 않는다. 대조표는 관찰과 추론이 어느 자리에 놓였는지를 드러낼 뿐이다.
손해액 계산서에 붙은 참고 자료 목록은 대조표에 옮기기 쉽다. 그러나 그 목록에 오른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제출 자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대조표에는 옮길 수 있어도 대조할 수 없는 항목이 남게 된다.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은 미정이다. 자유심증주의가 법관에게 증거의 증명력을 자유판단하게 한다는 뜻이, 제출되지 않은 자료의 내용을 채워 넣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자료가 제출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는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대조표에 항목을 옮기는 일과 그 항목의 증명력을 산정하는 일은 각자의 자리를 가진다. 앞에 적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는, 대조 결과를 적을 때 관찰과 추론의 자리를 함께 밝혀 두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
6.6일치와 불일치의 표시
자유심증의 범위 안에서 대조 결과를 기록하는 일이 남았다. 앞서 대조한 항목을 그대로 두면 어느 항목이 서로 들어맞고 어느 항목이 어긋나는지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대조 결과를 일치, 불일치, 설명 공백의 셋으로 표시하는 방식을 정하기로 한다.
일치는 두 서술이 같은 사실 항목에 관하여 같은 내용을 말하는 경우로 둔다. 계약 해지의 의사가 전달된 시점에 관한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의 기재가 같은 날짜를 가리키면 그 항목은 일치로 표시한다. 회의에 참석했다는 관계자 A가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이 같은 사실을 말하는 경우도 일치에 넣는다. 다만 A가 하나의 서술로 함께 말한 부분은 분리한 뒤에 비교해야 일치 여부를 표시할 수 있다.
불일치는 같은 사실 항목에 관한 두 서술의 내용이 어긋나는 경우로 둔다. 손해액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과 자금 기록이 보여 주는 시점이 다른 날짜를 가리키면 그 항목은 불일치로 표시한다.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에 관한 진술과 문서의 기재가 서로 다른 수를 가리킬 때도 같은 방식으로 표시한다. 다만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는 미정이므로, 지금 이 항목에 불일치 표시를 하는 것은 아니다.
설명 공백은 같은 사실 항목에 관한 서술이 한쪽에만 있거나, 서술의 근거가 밝혀지지 않은 경우로 둔다. A가 자신이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의 서술로 말하면서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하였으므로,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가 어느 것인지에 관하여는 설명이 비어 있다.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는 미정이므로, 이 항목은 설명 공백으로 표시한다. 상대방 측 손해액 계산서에 붙은 참고 자료 목록에 오른 메시지와 원자료 중 일부가 제출 자료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도 같은 방식으로 표시한다.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은 미정이며, 그 내용을 지어내어 채워 넣지 않는다.
표시를 할 때에는 자료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와 그 자료에 무엇이 더해졌는지를 함께 적어 둔다.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은 증거의 평가와 관련하여 "충분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 없이 배척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를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채택·사용하는 등으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 이상, 법관은 자유심증으로 증거를 채택하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판시는 대조 결과를 표시할 때에도 관찰과 추론을 함께 적어 두어야 할 이유를 보여 준다. 자료가 제출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는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므로, 표시란 그 둘을 가려 적는 데서 시작한다.
불일치 표시는 어긋난 두 서술을 함께 적고 어느 항목에서 어긋났는지 밝히는 데서 끝낸다. 그 차이가 사실 모순인지 표현 차이인지는 이 표시만으로 결론지을 수 없다. 그러므로 불일치로 표시한 항목은 성격을 가리는 물음을 남긴 채 다음 다루는 것으로 넘긴다. 설명 공백으로 표시한 항목 역시 미정으로 남겨 두고, 제출 자료에 없는 내용으로 채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