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이 장은 진술자의 이해관계와 진술이 만들어진 과정을 어떤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진술 동기의 검토 항목, 물증 없는 진술의 취급, 진술 형성의 임의성과 자유심증주의의 의미를 차례로 살피고, 생성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과 동기 판단의 경계를 더한다.
3.1진술 동기의 검토 항목
자료의 빈 자리를 미정으로 남긴 데서 나아가, 이제 진술의 생성 배경 가운데 그 진술자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지를 묻는다. 이해관계가 진술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살피는 일은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이 신빙성 판단의 항목으로 밝힌 바이다.
이 판결은 금원수수 여부가 쟁점이고 객관적 물증이 없는 경우의 판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은 "신빙성 유무를 판단할 때에는 그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등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고 판시한다. 진술 자체만이 아니라 진술자가 누구이고 그 진술에서 무엇을 얻는지를 함께 본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이해관계는 이 사례의 관계자 A가 계약 분쟁의 당사자 측 관계자로서 취하는 지위와 겹쳐 읽힌다.
이해관계의 살핌에는 수사 상황이 끼어든 자리가 따로 있다. 위 판결은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고 덧붙인다. 증거능력이 유지된다고 진술 내용까지 흔들림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사례에서 관계자 A가 어떤 혐의에 노출돼 있는지, 그 처지가 진술에 영향을 주었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한편 관계자 A는 자신이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의 서술로 묶고,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한다. 위 판결이 신빙성의 항목으로 든 "그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은 이런 섞임을 걷어내야 비로소 제대로 향한다. 관계자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는 미정이며, 들은 내용과 본 내용의 경계가 무너진 채로 남은 진술은 전후 일관성을 따지기 앞서 그 생성 경위부터 다시 적어야 한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판단의 근거였는지도 자료가 확정해 주지 않는다.
다만 이해관계의 존재가 곧바로 진술의 배척이나 채택을 뜻하지는 않는다. 위 판결은 이해관계의 유무를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는 항목으로서만 제시한다. 이 사례의 상대방 측 손해액 계산서에 참고 자료 목록이 붙어 있으나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빠져 있는 점도, 앞서 확인한 대로 자료의 결손일 뿐 어떤 관찰과 어떤 추론이 계산에 섞였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를 대신하지 못한다. 진술 동기를 검토한다는 것은 동기가 있었다는 사실 하나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그 동기가 진술의 어느 부분에 어떤 방향으로 작용했는지 항목별로 적는 작업이다. 미정으로 남은 사실은 그렇게 두고, 확인된 항목과 구분해 적는다.
3.2물증 없는 진술의 신빙성
동기의 유무를 따진 데서 그치지 않고, 물증이 없는 진술의 내용 자체를 얼마나 믿을지로 눈을 돌리면 판단 기준이 한층 분명해진다. 금원수수 여부가 쟁점이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대법원은 "금원을 제공하였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진술이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 이 기준은 상대방이 제출한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이 금융자료에 해당하는지와 무관하게, 관계자 A의 진술만으로 특정 사실을 확정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척도가 된다.
신빙성을 헤아릴 때는 진술의 내용뿐 아니라 진술자를 함께 살핀다. 같은 판결은 판단의 요소로 "그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등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고 들었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 A가 회의에 참석했다는 관계자라는 지위와 그가 얻거나 잃을 이해관계가 이 항목에 오르며, 앞서 살핀 동기와 겹치는 듯해도 이는 진술 내용의 정합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놓인다.
나아가 수사 개시의 가능성이 있는 자의 진술에는 처지에 따른 왜곡이 끼어들 수 있다. 대법원은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 A의 진술이 그런 처지에서 만들어졌는지는 미정이므로, 이 항목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살펴야 할 항목으로 남는다.
진술을 나누어 일부만 믿으려 할 때는 문턱이 한층 높아진다. 대법원은 "여러 차례에 걸쳐 금원을 제공하였다는 진술의 신빙성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허물어졌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면서, 남은 부분을 채택하려면 "신빙성을 배척하는 진술 부분과는 달리 이 부분 진술만은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제시되거나, 그 진술을 보강할 수 있는 다른 증거들에 의하여 충분히 뒷받침되는 경우 등 합리적인 의심을 해소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여야 한다"고 요구하였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 A가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로 엮어 진술한 까닭에, 어느 대목이 관찰이고 어느 대목이 보충인지 가려지지 않은 채 일부만 골라 믿기는 어렵다.
이 판시는 사실의 유무를 새로 정해 주지 않는다.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고 규정한다. 상대방이 자료를 제출했다는 사실은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며,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이나 A가 열람한 문서의 범위가 미정인 채로 남은 이상 그 빈자리를 진술만으로 메울 수 없다.
3.3진술 형성의 임의성
물증이 없는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그 진술이 어떤 조건에서 만들어졌는지는 진술자체의 내용과 함께 들여다보아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17조는 진술의 형성 조건을 증거 능력의 측면에서 다룬다. 같은 법 제317조 제1항은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이 임의로 된 것이 아닌 것은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진술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나온 것이 아니면 그 진술을 증거로 삼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규정은 진술의 내용이 참인지와는 별개의 문제를 건드리며, 그 내용의 진위를 정하지도 않는다.
서류에 담긴 진술 역시 같은 임의성 요구를 받는다. 형사소송법 제317조 제2항은 "전항의 서류는 그 작성 또는 내용인 진술이 임의로 되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 아니면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서류의 작성 과정이건 서류에 기재된 진술이건, 임의로 되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한다. 따라서 관계자 A가 진술에 인용한 설명 문서가 서류라면, 그 문서의 작성과 기재된 진술 모두 임의성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검증조서에 진술이 함께 기재된 경우에도 임의성 규정은 그 진술 부분에 적용된다. 형사소송법 제317조 제3항은 "검증조서의 일부가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것인 때에는 그 부분에 한하여 전2항의 예에 의한다"고 규정한다. 검증조서라는 서류의 이름에 가려지지 않고, 진술이 기재된 부분만 따로 떼어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뜻이다. A의 서술 가운데 회의에서 들은 내용과 확인한 문서의 내용이 섞여 있다면, 들은 말에 해당하는 부분은 진술의 임의성 심사에서 그대로 남는다.
임의성이 의심된다는 사정은 자료가 만들어진 조건에 대한 문제 제기이지, 자료가 주장하는 내용의 거짓을 확정하는 근거가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317조가 증거로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은 임의로 되지 않은 진술이지, 거짓으로 드러난 진술이 아니다. 따라서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되었다는 점, 손해액 계산서에 붙은 참고 자료 목록에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제출 자료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 모두 진술과 계산이 어떤 조건에서 나왔는지를 밝히는 문제로 남는다. 회의 참석 인원,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은 미정이다.
따라서 자료가 제출되었다는 사실 자체는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상대방이 제출한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손해액 계산서, 그리고 A의 서술이 각각 어떤 형성 조건에서 나왔는지는 그 자료들마다 따로 살펴야 한다. 임의성이 의심된다는 사정은 자료 평가의 출발점에 서고, 그 자료의 내용이 무엇을 증명하는지는 별도로 판단할 문제로 남긴다.
3.4자유심증주의의 의미와 한계
임의성이 의심되는 진술을 다루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법원이 증거의 가치를 어떻게 가늠할 수 있는지라는 질문이 남는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하여 민사소송법 제202조는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사실주장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판단한다"고 규정한다. 이 조문은 판단의 재료와 판단의 준거를 함께 밝히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같은 문제를 더 짧게 다룬다. 그 조문은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한다"고 선언한다. 법관에게 남은 재량의 폭이 넓다는 뜻이다.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문장의 범위를 가다듬어, 다수의견이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1항, 제308조는 증거에 의하여 사실을 인정하되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법관이 증거능력 있는 증거 중 필요한 증거를 채택·사용하고 증거의 실질적인 가치를 평가하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법관의 자유심증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채택과 사용의 선택, 그리고 증거 가치의 평가가 자유심증의 영역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자유심증은 무제한의 판단 자유를 뜻하지 않는다. 같은 다수의견은 "충분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 없이 배척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를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채택·사용하는 등으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 이상, 법관은 자유심증으로 증거를 채택하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합리적 근거와 논리·경험의 법칙이 그 한계를 이룬다. 반대의견은 더 나아가 수사과정에서 허위가 개입될 여지가 있는 경우, "진술조서의 진술기재의 신빙성을 인정하려면 그것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나 정황사실이 존재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여기서 전문지식에 기초한 계산서와 설명 문서가 제출된 사건을 생각해 본다. 판결이 언급한 보강의 요건은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 이해관계 유무 등과 함께 다른 객관적인 증거나 정황사실에 의하여 진술의 신빙성이 보강될 수 있는지, 반대로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사정이 존재하는지 두루 살펴 판단할 때"를 살피라는 것이다. A의 서술이 회의에서 들은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뒤섞고,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근거로 함께 인용한다는 점은, 그 진술이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를 가르는 작업이 자유심증의 판단 안에서 선행되어야 함을 뜻한다.
손해액 계산서에 참고 자료 목록이 붙어 있으나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제출 자료에 포함돼 있지 않은 사정도 같은 맥락에 놓인다. 판례가 요구하는 것은 판단의 준거를 지켜 합리적 근거를 갖추는 일이다. 회의 참석 인원의 수, A가 열람한 문서의 범위,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은 아직 미정이다. 자유심증이라는 틀은 이런 미정의 자료까지 임의로 채우는 권한을 법원에 주지 않으며, 자료가 제출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는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3.5생성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
자유심증의 범위를 규정한 조문과 판례를 읽고 나서, 남는 질문은 증거의 진술에 선행하는 생성 과정이다. 상대방은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과 손해액 계산서를 함께 제출하면서 해지와 손해배상의 근거를 삼았다. 그러한 문서가 어떤 경위로 작성되고 누가 어떤 관찰을 더했는지는 그 문장 자체만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물증의 유무가 쟁점인 사건에서 진술을 인정하는 요건을 다룬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은 신빙성을 판단할 항목을 열거하면서, "특히, 그에게 어떤 범죄의 혐의가 있고 그 혐의에 대하여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가 진행중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한 협박이나 회유 등의 의심이 있어 그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정도에까지 이르지 않는 경우에도, 그로 인한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진술자가 어떤 처지에 놓여 있고 그 처지가 말하기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를 살피라는 뜻이며, 문서에 남은 글이 그 작성자의 상황을 함께 보여주는지도 이 항목에서 함께 본다.
관계자 A는 자신이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의 서술로 말하면서,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판단의 근거로 함께 들었다.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도8137 판결은 신빙성 판단의 항목으로 "그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됨, 그 진술로 얻게 되는 이해관계 유무 등을 아울러 살펴보아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들은 것과 본 것을 한 이야기로 이으면서 나중의 문서를 당시 근거로 끼워 넣은 서술이라면, 어느 부분이 관찰이고 어느 부분이 해설인지 가르는 작업이 전후의 일관성을 읽는 첫 단계가 된다.
손해액 계산서에는 참고 자료 목록이 붙어 있으나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제출 자료에 포함돼 있지 않다. 같은 판결은 여러 차례에 걸친 진술 중 일부를 배척한 뒤 나머지를 인정하기 위한 요건으로, "나머지 일부 금원수수 사실을 인정하려면 신빙성을 배척하는 진술 부분과는 달리 이 부분 진술만은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제시되거나, 그 진술을 보강할 수 있는 다른 증거들에 의하여 충분히 뒷받침되는 경우 등 합리적인 의심을 해소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여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계산서가 내세운 참고 자료 가운데 핵심 원자료가 빠져 있다면, 채택된 계산 결과와 그 결과를 떠받친 자료 사이의 연결이 무엇으로 확인되는지를 따로 밝혀야 한다.
물론 자료가 제출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는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은 모두 미정이다. 생성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를 밝힌 뒤에도, 그 기록에 담긴 사실은 그 기록이 스스로 밝힌 한도 안에서 읽어야 한다.
3.6동기 판단의 경계
생성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을 살핀 뒤에는, 남은 미정 사실을 그대로 둔 채 동기 판단의 자리를 가늠하는 것으로 이 장을 마친다. A의 진술이 왜 어떻게 남았는지를 두고 앞에서 확인한 항목과 규정이 한 자리에서 맞물리는지 살피되, 채택이나 배척을 서두르지 않기로 한다.
우선 형사소송법 제317조는 진술의 임의성을 증거 채택의 요건으로 둔다. 그 제1항과 제2항은 "①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이 임의로 된 것이 아닌 것은 증거로 할 수 없다."고 하였고, "②전항의 서류는 그 작성 또는 내용인 진술이 임의로 되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 아니면 증거로 할 수 없다."고 하였다(형사소송법 제317조). A가 회의에서 들은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의 서술로 묶고,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한 것은 그 진술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사정이다. 그러나 이 사정만으로 그 진술이 임의로 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반대로 임의성이 증명되었다고도 할 수 없다.
다음으로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정한 판시를 옮긴다. 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은 "충분한 증명력이 있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 없이 배척하거나 반대로 객관적인 사실에 명백히 반하는 증거를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채택·사용하는 등으로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 이상, 법관은 자유심증으로 증거를 채택하여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 같은 판결의 반대의견은 "진술조서의 진술기재의 신빙성을 인정하려면 그것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나 정황사실이 존재한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이 인용은 진술의 동기와 생성 과정을 확인한 뒤에도, 그 확인이 곧 채택이나 배척의 근거가 되지 않음을 뜻한다.
이 판결이 제시한 판단 항목은 구체적이다. 같은 판결은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 객관적 상당성, 전후의 일관성, 이해관계 유무 등과 함께 다른 객관적인 증거나 정황사실에 의하여 진술의 신빙성이 보강될 수 있는지, 반대로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사정이 존재하는지 두루 살펴 판단할 때"라고 하였다(대법원 2015. 8. 20. 선고 2013도11650 전원합의체 판결). 상대방이 제출한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손해액 계산서는 제출 자료의 목록에 있을 뿐이고, 그것이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는 별도로 밝혀야 할 대목이다. 계산서에 붙은 참고 자료 목록에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빠져 있는 사정 역시,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이 미정인 채로 남아 있는 한 판단의 방향을 정하지 못한다.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은 모두 미정이다. 미정인 사실을 채우지 않은 채로 판단 항목에 대입하면, 항목은 채택과 배척의 근거가 아니라 확인해야 할 자료의 목록으로만 작동한다. 앞에서 읽은 동기 항목과 임의성 규정, 자유심증의 한계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동기와 생성 과정을 확인했다는 이유로 A의 진술을 받아들이거나 내버릴 수 없고, 확인하지 못한 사실을 추측으로 메울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