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조건부 인수계약과 수의계약이 가격 검증에서 남기는 빈자리를 절차의 특징으로 살피고, 다른 원매자의 참가를 막지 않는 범위의 문제를 질문으로 남긴다. 채권자 통지와 기록의 문제를 더듬되, 인수자 자격의 기준과 불인가 사유는 다루지 않는다.
10.1수의계약과 조건부 계약의 근거
앞 절에서 살핀 참가 기회는 영업 양도의 방식이 어느 조문에 근거하는지에 따라 그 틀이 달라진다. K사가 L펀드와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고 회사와 영업을 공개입찰에 붙인 장면에는 두 갈래의 근거가 함께 놓여 있다. 두 조문이 각각 무엇을 정하는지 먼저 가를 필요가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는 회생계획인가 전의 영업 양도에 관한 조문이다. 그 조문 제1항은 관리인의 양도 권한과 법원 허가를 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적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1항은 "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인가 전이라도 관리인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채무자의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문언은 양도의 상대방 선정 방식을 따로 적지 않는다. 곧 이 조문은 양도 그 자체를 허용하는 근거이지, 그 양도를 수의계약으로 할지 공개입찰로 할지의 기준을 담은 조문이 아니다.
같은 조문 제2항은 허가를 하는 때에 법원이 들어야 할 의견을 네 자로 한정해 적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2항은 각호의 자를 나열하는데, 그 넷째 자에 대해서는 "제3호의 노동조합이 없는 때에는 채무자의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라고 적는다. 이 목록은 절차에 관한 정함일 뿐이며, K사의 공고 방법이나 실사 자료의 공개 범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아울러 제3항은 허가를 하는 경우 법원이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정하여야 한다고만 적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00조는 회생계획에서 정하여야 할 사항을 적는 조문이다. 같은 조문 제1항 제1호는 회생계획에 그 목적물·대가·상대방 그 밖의 사항을 정하여야 하는 경우의 하나로 채무자의 영업이나 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양도·출자 또는 임대하는 경우를 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00조). 같은 항 제2호부터 제4호까지는 경영 위임, 손익 공유 계약, 타인 영업의 양수를 각각 별도의 경우로 둔다. 이 가운데 제1호가 K사의 영업 양도와 직접 맞닿는다.
이상 두 조문을 대조하면 자리가 가른다. 제62조는 회생계획인가 전에 관리인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영업을 양도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정하고, 제200조는 그 양도가 회생계획의 내용이 되는 경우 목적물·대가·상대방 그 밖의 사항을 계획에 적어야 한다는 점을 정한다. K사가 L펀드를 상대방으로 정한 조건부 인수계약은 전자의 허가를 전제로 한 양도의 한 형태이고, 회생계획에 적힐 상대방과 대가의 정함은 후자의 문언이 다루는 자리에 놓인다.
그런데 이 두 조문 어디에도 수의계약의 요건이나 절차를 적은 문장은 없다. 계약의 상대방을 공개입찰 없이 정하는 방식을 두고 그 요건을 만든다거나, 공고 기간이나 실사 자료 공개 범위를 정한다거나, 탈락한 참가자의 사유를 기록한다거나 하는 항목은 이 조문들에 적혀 있지 않다. K사의 공고 방법과 범위, 실사 자료를 가른 기준, 평가 기준의 내용,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 탈락 사유의 기록 여부는 사례에 미정으로 남았고, 이 두 조문이 그 미정을 채우는 근거가 되지도 않는다. 이 장면에 적힌 사실의 나열은 확정 손해, 고의, 책임 유무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라는 점을 함께 밝혀 둔다.
10.2조건부 계약의 절차적 자리
수의계약의 근거를 둔 자리를 뒤로 하면, 조건부 인수계약이 회생절차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가 다음 질문이 된다. K사가 회생절차 개시 직후 L펀드와 체결한 조건부 인수계약을 두고, 이 계약을 무엇으로 볼 것인지 정해야 매각 절차의 나머지 부분을 읽을 수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00조는 영업이나 재산의 양도를 회생계획으로 정할 사항으로 둔다.
제200조 제1항은 영업의 양도에 관해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회생계획에 그 목적물·대가·상대방 그 밖의 사항을 정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그 첫 번째로 "채무자의 영업이나 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양도·출자 또는 임대하는 경우"를 든다. 이 문언은 양도의 시기나 절차를 따로 정하지 않고, 회생계획에 담을 사항만을 밝힌다. K사와 L펀드 사이의 조건부 인수계약이 영업의 양도를 목적으로 한다면, 그 목적물과 대가와 상대방은 이 문언이 정하라 한 항목에 그대로 걸린다.
조건부 계약이라 불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인수의 성립이 아직 오지 않았으나, 회생계획에 적을 항목은 계약 체결 시점에 이미 특정되어 있다는 뜻이다. 계약에 붙은 조건이 무엇인지, 그 조건이 성취되었는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채워 넣지 않으며, 미정인 채로 남겨 둔다.
같은 조 제2항은 분배에 관해 말한다. 제200조 제2항은 "제1항의 경우 대가를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에게 분배하는 때에는 그 분배의 방법도 정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대가를 분배하는 경우가 바로 이 규정의 적용 범위이며, 분배의 방법은 회생계획에 담겨야 한다. 조건부 인수계약에서 대가가 정해졌다면 분배의 방법까지 이 문언에 따라 계획에 실려야 한다.
그런데 조건부 계약을 먼저 체결하고 나중에 공개입찰에 붙인 순서는 이 두 문언만으로는 평가되지 않는다. 제200조는 체결의 순서, 공고의 방식, 입찰 기간의 길이, 실사 자료의 범위를 정하지 않는다. K사의 절차에서 공고의 방법과 범위, 실사 자료를 가른 기준, 평가 기준의 내용,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 탈락한 참가자의 사유 기록 여부는 모두 미정으로 남는다.
따라서 조건부 인수계약의 절차적 자리는 다음과 같이 한정된다. 회생계획에 적을 목적물과 대가와 상대방을 미리 특정할 뿐이고, 매각 절차의 나머지 항목은 이 조문의 문언이 다루지 않는다. 문언이 다루지 않는 사항을 문언 밖에서 채우면 자료가 말한 것과 자료 밖의 것이 뒤섞인다. K사의 절차에서 미정으로 남긴 항목은 미정으로 두는 편이 정확하다.
10.3수의계약의 가격 검증 빈자리
공개입찰의 절차적 자리를 살핀 뒤에 남는 물음은 가격이다. L펀드와의 조건부 인수계약이 그대로 수의계약으로 이어질 때, 그 값이 얼마인지 누가 어떻게 확인하는지를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서 찾아보아야 한다. 같은 법률 제62조는 관리인의 영업 양도 권한과 법원의 허가를 규정한다. 이 조문의 틀 안에서 가격을 다루는 자리가 어디까지인지 차례로 살펴보면, 남는 자리를 정확히 가를 수 있다.
우선 관리인이 양도를 할 수 있는 경우를 조문은 다음과 같이 한정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1항은 "①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인가 전이라도 관리인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채무자의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 고 정한다. 이 문언은 양도의 필요성과 법원의 허가를 요구할 뿐이다. 양도 대가를 얼마로 정할지, 그 값을 어떻게 확인할지는 이 항에서 다루어지지 않는다.
다음으로 양도 절차에서 법원이 들어야 할 의견의 주체를 열거하는 조항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2항은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때에는 법원은 다음 각호의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1. 관리위원회 2. 채권자협의회 3. 채무자의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4. 제3호의 노동조합이 없는 때에는 채무자의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고 정한다. 이 열거는 양도 허가의 심리에서 의견을 들어야 할 자를 정하고 있으나, 가격을 산정하거나 검증하는 주체와 방법은 함께 정하고 있지 않다. 이 사례에서 관리위원회와 채권자협의회가 의견을 냈는지 여부도 미정이다. 의견을 들었다는 사실만으로 가격이 확인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가격을 직접 지칭하는 조항은 양도대가의 사용에 관한 것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3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경우 법원은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정하여야 한다." 고 정한다. 이 문언은 양도대가가 정해진 뒤 그 사용처를 법원이 정하도록 요구할 뿐이다. 양도대가가 얼마로 정해졌는지, 그 액수가 무엇을 기준으로 산출되었는지는 이 조항에서 새로 정해지지 않는다. 대가의 사용처를 정하는 일과 대가의 액수를 검증하는 일은 서로 다른 두 일이다.
법원의 심리에 더하여 주주의 의사결정을 대체하는 경우도 규정되어 있다. 같은 조 제4항은 "④제1항의 허가를 하는 경우 주식회사인 채무자의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법원은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1항의 규정에 의한 주주총회의 결의에 갈음하게 할 수 있다. 이 경우「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2항 및 제374조의2(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5(주식매수청구권의 특례)의 규정은 적용하지 아니한다. <개정 2014. 5. 20.>"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고 정한다. 이 규정은 주총 결의와 매수청구권의 자리를 정리하되, 양도 가격을 시장에서 검증하는 장치를 새로 두지는 않는다. 주총 결의라는 통제 장치가 빠지는 자리에 가격 검증이 대신 들어오도록 조문은 두고 있지 않다.
이 사례에서 양도대가의 사용처가 정해졌는지, 어느 시점에 정해졌는지는 미정이다. 대가의 사용처를 법원이 정한다는 절차가 마련되었다 하더라도, 그 대가의 액수가 어떤 기준으로 산출되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실사 자료 가운데 일부만 원매자에게 열렸다면, 가격을 뒷받침할 자료의 범위는 좁혀진다. 조문은 자료를 어디까지 내놓을지를 정하지 않고 있다.
정리하면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의견 청취, 대가 사용처의 지정, 필요한 경우 주총 결의의 대체이다. 가격의 산정 기준과 그 검증 절차는 조문의 범위 밖에 남는다. 이 사례에서 평가 기준의 내용과 채권자에게 통지된 범위가 미정으로 남은 채 수의계약이 성사되었다면, 그 가격을 뒷받침할 절차적 근거는 이 조문들에서 찾기 어렵다. 수의계약이라는 방식이 가격 검증에서 빈자리를 남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남겨진 빈자리는 조문의 한계로 두며, 합리적 가격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여기서 만들어 넣지 않는다.
10.4경쟁의 빈자리와 참가 기회
가격 검증의 빈자리와 겹쳐, 이 사례의 공고와 실사가 다른 원매자의 참가를 막았는지를 묻는다. 앞서 확인한 대로 수의계약에는 가격 검증의 기준이 따로 놓이지 않았다. 같은 구조를 경쟁의 자리에 옮겨 보면, 누가 입찰에 나설 수 있었는지의 문제와 만난다. K사는 회생 절차 개시 후 두 달 만에 L펀드와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회사와 영업을 공개입찰에 붙였다. 이 나열은 여기서 다루는 사실이다.
회생 절차에서 영업이나 재산을 양도하는 방식은 회생계획으로 다룬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00조 제1항은 영업 양도의 경우에 정하여야 할 사항을 들면서 "①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회생계획에 그 목적물·대가·상대방 그 밖의 사항을 정하여야 한다. 1. 채무자의 영업이나 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양도·출자 또는 임대하는 경우"라고 규정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00조). 이 조문은 양도의 목적물과 대가, 상대방을 정할 사항을 열거한다. 다만 다른 원매자에게 참가 기회를 줄 방법을 명시한 문장은 이 조문에서 찾을 수 없다. 같은 조 제2항은 "②제1항의 경우 대가를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에게 분배하는 때에는 그 분배의 방법도 정하여야 한다."라고 덧붙인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00조). 분배의 방법을 정할 것을 요구할 뿐, 입찰의 절차를 정할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이 두 항을 이 사례에 놓으면, 회생계획에 양도의 목적물과 대가, 상대방이 정해졌는지가 먼저 확인되어야 하고, 참가 기회의 조건은 그 열거 밖에 놓인다.
조문이 정하여야 할 사항으로 삼은 상대방이란, 이 사례에서 보면 L펀드를 가리킨다. 조건부 인수계약이 체결된 시점과 공개입찰이 붙여진 시점은 같은 달이다. 조문은 상대방을 정하여야 한다고 요구할 뿐, 그 상대방을 정하는 방법이나 정하기 전에 다른 참가자에게 기회를 줄지를 두지 않는다. 상대방을 미리 정해 둔 채 공고를 붙인 이 사례의 순서가 조문에 어긋나는지는, 이 조문만으로는 확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상대방 정하기와 공고의 선후를 문제 삼으려는 질문은 다른 근거를 세우지 않는 한 미정으로 남는다.
이 사례에서 공고의 방법과 범위는 미정이다. 공고가 어떤 매체로 얼마 동안 내걸렸는지, 누구에게 열렸는지가 확정되어 있지 않다. 실사 자료 가운데 일부만 원매자에게 열린 사실만 알려졌다. 어느 자료를 열고 어느 자료를 닫았는지의 기준도 미정이다. 공고 기간 동안 다른 원매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그 원인은 확인되어 있지 않다. 공고가 널리 알려지지 않아 참가가 없었던 것인지, 실사 자료의 제한이 참가를 막은 것인지, 또 다른 사정이 있는지 가려지지 않았다. 참가 기회가 실제로 제한되었는지는 이 사실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조건부 인수계약이 먼저 체결된 사실도 남는다. L펀드는 공고 이전에 계약 상대로 정해진 상태였고, 입찰은 그 뒤에 열렸다. 이 나열은 경쟁의 결과가 무엇인지 정하지 않는다. 조문상 영업 양도의 대가와 상대방을 정하여야 한다는 요구는 충족된 것으로 보이나, 다른 원매자의 참가를 막아야 한다는 요구나 막아서는 안 된다는 요구를 이 사례에서 새로 세우지는 않는다. 탈락한 참가자의 사유 기록 여부도 미정이며, 참가자가 없었으므로 그 기록이 남아 있는지도 알려져 있지 않다. 기록의 유무는 이 사례에서 확인되지 않은 채 남는다.
경쟁이 비어 있는 자리를 남겼는지, 그리고 그 빈자리가 참가 기회를 가렸는지는 미정의 사항으로 남는다. 회생계획에 정하여야 할 사항에 참가 기회의 조건이 들어가는지도 이 사례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조문에 없는 참가 제한의 요건이나 금지를 세우지 않는 한, 이 질문은 미정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조건부 인수계약과 공개입찰이 함께 놓인 이 장면에서, 경쟁의 빈자리와 참가 기회는 확정된 판단 없이 남는다.
10.5채권자 통지와 기록의 문제
경쟁이 비어 있는 자리를 참가 기회로 본 물음은 통지와 기록을 끝으로 남긴다. 합성 사례에서 회사와 영업의 공개입찰은 조건부 인수계약이 체결된 같은 달에 붙여졌다. 그러나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 탈락한 참가자의 사유 기록 여부는 미정이다. 이 미정이 회생절차개시 후 영업 양도에 관한 두 조문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를 읽어 확인할 일이다.
회사 회생의 관리인이 회사와 영업을 양도하려 할 때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가 적용된다. 관리인이 양도할 수 있는 시기를 두고 그 조문은 "①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인가 전이라도 관리인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채무자의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고 정한다. 합성 사례의 계약 체결과 입찰이 회생절차개시 후 두 달 만에 이루어진 것은 이 시기 요건에 관한 사실이다.
법원이 허가할 때 지켜야 할 의견 청취는 조문에 열려 있다. 제62조는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때에는 법원은 다음 각호의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1. 관리위원회 2. 채권자협의회 3. 채무자의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4. 제3호의 노동조합이 없는 때에는 채무자의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라고 정한다. 여기 적힌 것은 의견을 들어야 할 대상의 범위이고, 합성 사례에서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답은 아니다.
같은 조문은 허가의 내용으로 두 가지를 더 둔다. 제62조는 "③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경우 법원은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정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④제1항의 허가를 하는 경우 주식회사인 채무자의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법원은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1항의 규정에 의한 주주총회의 결의에 갈음하게 할 수 있다. 이 경우「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2항 및 제374조의2(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5(주식매수청구권의 특례)의 규정은 적용하지 아니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고 정한다. 합성 사례에서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초과하는지, 그리고 주주총회의 결의를 갈음하는 결정이 있었는지는 미정이다.
회생계획 안에서 영업을 양도하는 경로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00조가 담는다. 그 조문은 "①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회생계획에 그 목적물·대가·상대방 그 밖의 사항을 정하여야 한다. 1. 채무자의 영업이나 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양도·출자 또는 임대하는 경우 2. 채무자의 사업의 경영의 전부나 일부를 위임하는 경우 3. 타인과 영업의 손익을 같이 하는 계약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계약을 체결·변경 또는 해약하는 경우 4. 타인의 영업이나 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양수하는 경우"라 하고, "②제1항의 경우 대가를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에게 분배하는 때에는 그 분배의 방법도 정하여야 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00조)고 덧붙인다. 정할 사항의 범위와 분배 방법을 정할 의무가 적힌 것이지, 채권자에게 통지하는 시기나 통지의 방식이 적힌 것은 아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두 조문은 통지와 기록의 문제를 직접 규율하지 않는다. 합성 사례에서 공고의 방법과 범위, 실사 자료를 가른 기준, 평가 기준의 내용,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 탈락한 참가자의 사유 기록 여부는 여전히 미정이다. 미정인 사항을 이 두 조문의 결론으로 채우는 것은 조문에 없는 통지 방식이나 기록 의무를 만들어내는 일이 된다.
10.6인수자 문제로 남긴 경계
통지의 시기와 범위, 사유 기록의 유무를 조문에서 끌어내지 못한 채 읽기를 멈추었다면, 이제 남은 물음은 그 기록과 통지가 다루는 대상이 누구인지이다. 이 장은 수의계약과 공개입찰의 공정한 진행 과정을 물어왔다. 그런데 인수자로 확정된 L펀드가 적법한 인수자 자격을 갖추었는지, 나아가 그의 참여가 회생계획 인가를 막는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다른 물음이다. 두 물음을 겹쳐 놓으면 수의계약의 절차상 흠결과 인수자 자격의 흠결이 뒤섞인다. 따라서 이 장을 닫으며 그 경계를 먼저 긋는다.
절차의 공정성을 다루는 조문에 인수자의 자격 요건은 적혀 있지 않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는 영업양도의 허가 요건으로 관리인의 필요성 판단과 법원의 허가를 적고, 허가를 하는 때에는 관리위원회와 채권자협의회 등의 의견을 들을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제62조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때에는 법원은 다음 각호의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라고 하여 의견 청취의 대상을 특정할 뿐, 양수인에게 요구되는 자격을 열거하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L펀드의 자격이 문제라면 그 근거는 이 조문에서 찾을 수 없다.
회생계획 안에 양도 사항을 넣는 경우도 다르지 않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00조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회생계획에 그 목적물·대가·상대방 그 밖의 사항을 정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회생계획에 기재할 사항을 정하고 있다. 같은 조 제1항 제4호는 "타인의 영업이나 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양수하는 경우"를 목적물과 대가의 정함이 필요한 경우로 들고 있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계약의 내용을 회생계획에 정하는 것이지, 상대방의 자격을 심사하는 것이 아니다. 인수자 문제를 이 장의 절차 논의 안에 그대로 두면 조문이 다루지 않는 요건을 만들어내는 결과가 된다.
한편 합성 사례에서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 탈락한 참가자의 사유 기록 여부는 미정으로 남아 있다. 앞에서 확인한 대로 L02와 L03은 통지 방식이나 기록 의무를 별도로 정하지 않는다. 미정으로 남은 사실은 미정인 채로 남겨 두어야 한다. 이 사례의 사실 나열은 확정 손해, 고의, 책임 유무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그러므로 수의계약의 진행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인수자 자격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 오히려 자격의 유무는 인수자를 가르는 별도의 기준에서 판단할 일이다.
결국 이 장이 세운 경계는 다음과 같다. 수의계약과 공개입찰의 공정성은 절차가 지켜졌는지의 물음이고, 인수자 자격과 인가 불허 사유는 계약 상대방이 요건을 갖추었는지의 물음이다. 전자는 제62조와 제200조가 정한 허가와 기재의 틀에서 읽히고, 후자는 다른 조문이 마련한 기준에서 읽힌다. 이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두 물음이 구분된다는 점이며, 구분의 바탕이 되는 문언이 어디에 있는지는 아직 살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