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공개경쟁입찰, 조건부 인수계약 뒤의 공개입찰, 수의계약을 절차의 특징으로 견주고 각 방식이 제62조와 제200조의 문언에 어떻게 놓이는지 살핀다. 방식별 투명성이 흔들리는 지점을 짚고, 참가 기회의 문제는 다음 두 장에 나누어 맡긴다.
8.1제62조와 제200조의 배치
통제의 대체 구조가 검증되지 않은 채 남은 곳에서, 매각 방식에 대한 물음은 우선 두 조문의 문언을 나란히 놓는 일에서 출발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는 회생계획인가 전의 영업 양도에 관해, 제200조는 회생계획에 담을 양도 사항에 관해 각각 말하면서도 그 범위가 완전히 겹치지는 않는다.
같은 법 제62조제1항은 시점과 대상, 허가 요건을 함께 규정한다. 관리인이 회생계획인가 전에 채무자의 영업 또는 사업을 양도하기 위한 요건으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제1항은 "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인가 전이라도 관리인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채무자의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문언은 양도의 대상이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이든 중요한 일부이든, 법원의 허가를 전제로 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K사의 사례에서 관리인이 회생절차 개시 두 달 뒤에 영업을 인수자에게 넘기려는 계획은 이 조항이 정한 시기와 대상에 놓인다.
같은 조항의 뒤이은 항들은 허가 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나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때에는 법원은 다음 각호의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정하고, 그 아래 관리위원회, 채권자협의회, 채무자의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제3호의 노동조합이 없는 때에는 채무자의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둔다. 이 항은 의견을 들어야 할 주체를 열거한 것이며, K사의 공고·통지·평가 기준에 관한 쟁점을 다루지 않는다. 같은 법 제62조제3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경우 법원은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정하여야 한다"고 하여 대가의 사용을 법원이 정할 사항으로 삼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00조는 회생계획 안에 무엇을 적을지를 정한다. 같은 법 제200조제1항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회생계획에 그 목적물·대가·상대방 그 밖의 사항을 정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그 제1호에서 "채무자의 영업이나 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양도·출자 또는 임대하는 경우"를 든다. 대가를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에게 나누는 때에는 제200조제2항이 "그 분배의 방법도 정하여야 한다"고 덧붙인다. 제200조가 정하는 것은 회생계획에 담을 사항의 항목이지, 양도에 이르는 절차의 각 단계가 아니다.
두 조문을 나란히 두면, 제62조는 허가의 요건과 허가 과정에서 들을 의견을 다루고 제200조는 회생계획에 적을 목적물·대가·상대방을 다룬다. 이 두 조문 어디에도 공고의 방법과 범위, 실사 자료를 가른 기준, 평가 기준의 내용,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 탈락한 참가자에 대한 사유 기록을 정하는 문언은 보이지 않는다. K사가 제시한 사실의 나열은 확정 손해나 고의, 책임 유무에 대한 법적 평가를 담지 아니하므로, 매각 방식 논의의 출발점은 두 조문이 실제로 적어 둔 문언에 머무른다.
8.2공개경쟁입찰이 기본인 자리
제62조의 문언은 양도의 방식으로 무엇을 들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말로 예외의 자리를 남겨 두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조문을 인용하기 전에 양도의 방식에 직접 닿는 문장을 떼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는 제1항에서 관리인의 양도권한을 정하면서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때에는 법원은 다음 각호의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이어서 법원이 들어야 할 의견의 주체로 관리위원회, 채권자협의회, 노동조합, 그리고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 대표자를 열거한다. 관리인의 양도가 법원의 허가와 의견 청취를 거치도록 되어 있는 점은 이 문언에서 분명하다.
그런데 위 인용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절차의 주체와 그 순서뿐이다. 즉, 관리인이 양도를 결심하고 법원이 허가를 내리기까지 관리위원회와 채권자협의회 등의 의견을 거치도록 한 것까지가 제62조가 직접 정한 범위이다. 공개경쟁입찰이라는 말은 이 조문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K사가 회생절차개시 후 두 달 만에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고 같은 달 공개입찰에 붙인 경위를 놓고 보아도, 그 방식을 요구하거나 금지하는 문언은 제62조에서 찾기 어렵다.
제62조 제1항은 다만 양도의 요건으로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와 "법원의 허가"를 함께 둔다. 이 두 가지는 양도가 허용되는 조건이지, 양도를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규율은 아니다. 공개경쟁입찰이 기본이라는 자리는 이 조문의 문언 안에서 열리지 않으므로, 이 문언에 예외를 두는 말이 따로 있는지를 다음으로 확인해야 한다.
제62조는 제3항에서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경우 법원은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정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이 규정은 양도대가가 쓰일 자리를 법원이 확정하도록 한 것이지, 그 대가를 산정하거나 검증하는 방식을 지정하는 것은 아니다. 양도대가가 어떻게 산출되었는지, 어떤 기준으로 가격이 검증되었는지는 조문이 다루지 않는다.
같은 조 제4항은 채무자가 주식회사이고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초과하는 때의 주주총회 결의 갈음에 관해 "법원은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1항의 규정에 의한 주주총회의 결의에 갈음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어서 "이 경우「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2항 및 제374조의2(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5(주식매수청구권의 특례)의 규정은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둔다. 이 단서를 빼놓고 읽으면 갈음 결정의 범위를 넓게 오해할 수 있으므로 함께 옮겼다.
결국 제62조가 양도의 방식에 관해 직접 남긴 것은 허가와 의견 청취, 양도대가 사용방법의 확정, 그리고 조건이 갖춰진 때의 주주총회 결의 갈음이다. 공개경쟁입찰이 기본이라는 문언도, 그 기본에서 벗어날 때의 요건이나 결과를 적은 문언도 이 조문에는 없다. K사의 매각 방식이 이 문언 가운데 어디에 놓이는지는 별도로 밝혀야 하며, 그 자리를 정하는 일은 앞에서 확인한 문언만으로는 미정으로 남는다.
8.3다른 방식이 들어가는 틈
공개경쟁입찰이 원칙이라는 확인은 예외 문언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 묻게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가 정하는 허가의 문건 가운데 방식을 가르는 것은 아니다. 그 문건이 양도의 결과와 절차를 다루는 대목을 함께 살펴보면, 예외의 모양이 드러난다.
제62조제1항은 관리인이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영업이나 사업을 양도할 수 있다고만 정한다. 이 조항은 양도의 방식을 한정하는 표현을 두지 않았다. 따라서 허가를 받은 양도가 꼭 공개경쟁입찰로만 이루어져야 한다고 읽을 문언은 이 항에 없다.
다만 공개경쟁입찰을 원칙으로 두는 문건은 다른 곳에 있다. 그 문건이 정하는 예외는 좁고, 열거된 경우로 한정되어 있다. 그 열거에 "수의계약"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 대목이 곧 예외 문언이 다른 방식을 받아들이는지 가르는 자리다.
예외 문언이 열거한 경우에 해당하는 방식이라면 공개경쟁입찰이 아닌 계약도 허가 신청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열거에 없는 방식은 원칙에 막힌다. 이 구분은 문언에 있는 경우의 수를 세는 일이고, 여기에 새 요건을 보태는 해석은 아니다. 경우의 수를 세는 일 자체가 문언이 남긴 자리를 좁히는 작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유의해야 한다.
K사가 L펀드와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달 회사와 영업을 공개입찰에 붙인 흐름은 이 구분에 놓인다. 계약 체결이 양도 그 자체인지, 공개입찰의 준비 단계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조건부 인수계약의 양도 방식이 어느 쪽인지는 미정의 사실로 남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는 수의계약의 절차를 따로 정하지 않았다. 제2항은 허가의 의견 청취 대상을 정하고, 제3항은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정하도록 할 뿐이다. 방식별로 나뉜 절차를 이 두 항에서 찾아내기 어렵다. 수의계약에 대한 확정된 규칙을 여기서 세울 수 없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외 문언에 들어가는 방식은 허가의 대상이 되되, 그 절차의 모양은 이 조문들이 정한 바 밖에 남는다. K사의 계약이 예외의 어느 경우에 놓이는지는 그 문언에만 달려 있고, 절차상의 확정 규칙은 아직 주어지지 않았다. 예외에 해당하는 방식을 고르는 일과 그 방식에 붙는 절차를 확정하는 일은 구분되어야 한다. 이 구분을 지킨 채로만 K사의 계약이 예외의 어느 경우에 놓이는지를 살필 수 있다.
8.4양도 허가의 문언 범위
수의계약의 절차를 확정된 규칙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어, 이 문언이 요구하는 허가가 양도의 어느 국면을 겨누는지를 문언 그대로 따져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제1항은 관리인의 양도권을 정하면서 "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인가 전이라도 관리인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채무자의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 이 문언은 양도 그 자체를 허가의 대상으로 삼는다.
허가가 겨누는 범위를 더 좁히려면 같은 조의 나머지 항을 함께 읽어야 한다. 법원의 허가 절차를 규정한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때에는 법원은 다음 각호의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정하고 관리위원회, 채권자협의회, 노동조합 또는 그 대표자를 의견 청취의 상대로 열거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의견 청취의 대상은 허가의 시점에 모이는 자들이다. 이 대상자가 양도의 방식 선정 단계에까지 미리 배치되어야 한다는 문언은 조문에서 찾을 수 없다.
양도대가의 처리에 관한 제3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경우 법원은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정하여야 한다"고 요구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이 항은 대가가 생긴 뒤의 사용을 허가 결정에 담도록 할 뿐이다. 대가가 어떻게 산출되었는지, 그 산출을 뒷받침할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까지 법원이 정해야 한다는 문언은 두 항 어디에도 없다. K사에서 평가 기준의 내용이 미정으로 남은 점은 이 항의 문언 밖의 사정이다.
제4항과 제5항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제4항은 "제1항의 허가를 하는 경우 주식회사인 채무자의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법원은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1항의 규정에 의한 주주총회의 결의에 갈음하게 할 수 있다"고 하여, 주주총회 결의를 대체할 결정을 허가와 같은 시점에 다룬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5항은 "제61조제3항의 규정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행한 행위에 관하여 준용한다"고 하여 허가를 받지 않은 행위의 효과를 다룰 뿐이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어느 항도 공고의 방법과 범위, 실사 자료를 가르는 기준을 허가 요건으로 새롭게 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제62조가 요구하는 법원의 허가는 영업 양도라는 행위를 관리인이 할 수 있게 하는 자리에 놓인다. 허가를 받는 대상은 양도 그 자체이며, 그 양도를 어떤 방식으로 공고하고 어떤 자료를 내놓아 진행했는지는 이 조의 문언이 별도로 규율하는 국면이 아니다. K사의 공고 방법과 범위, 실사 자료의 분류 기준, 평가 기준의 내용, 채권자 통지의 시기와 범위, 탈락 참가자에 대한 사유 기록 여부는 미정이며, 이 사실의 나열은 확정 손해나 책임 유무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
8.5조건부 계약 뒤의 공개입찰
제62조의 허가 자리를 문언으로 가늠한 뒤에는, 조건부 인수계약을 먼저 두고 공개입찰을 뒤에 열 순서가 두 조문 어디에 놓이는지 살펴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는 절차 개시 전의 매각이 허가를 매개로 성립함을 밝히며, 제1항에서 "관리인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채무자의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 이 문언은 허가의 시점과 대상을 가릴 뿐, 허가에 이르는 내부 절차의 순서는 따로 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조건부 계약과 공개입찰의 선후를 이 조문에서 찾아낼 수 없다.
그럼에도 공개경쟁입찰이라는 방식은 회사정리절차에서 다루어져 왔다. 제200조는 회생계획에 양도 사항을 정하는 경우를 열거하면서, 제1항에서 "채무자의 영업이나 재산의 전부나 일부를 양도·출자 또는 임대하는 경우"를 첫째로 든다. 이 문언은 양도의 대상과 대가를 정할 장을 회생계획으로 지정할 뿐, 양도에 앞서 공개입찰을 열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조건부 계약을 먼저 체결하고 이후 입찰에 붙이는 순서도 이 조문이 정한 형식 안에 놓이지 않는다.
제62조 제3항은 허가를 할 경우 법원이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정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그 대가를 어떻게 산정할지는 말하지 않는다. 가격 검증의 수단으로 공개입찰을 고려할 여지는 남지만, 이를 의무로 만드는 문언은 아니다. 조건부 인수계약이 정한 대가를 법원이 심사하는 경우에도 제62조가 요구하는 것은 허가이지 입찰 개최가 아니다.
제200조 제2항은 대가를 분배하는 때에는 그 분배의 방법도 정하여야 한다고 하며, 분배에 관하여 회생계획에 기재할 것을 더할 뿐이다. 분배 방법과 가격 형성 방법은 서로 다른 문제이다. 따라서 조건부 계약을 매개로 확정된 가격을 이후 입찰에서 비교 대상으로 삼는 방식은 이 두 조문이 공히 정하지 않은 절차에 속한다.
K사가 회생절차 개시 후 두 달 만에 L펀드와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달 회사와 영업을 공개입찰에 붙인 데에는, 인수자를 확정하기 전에 시장의 가격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그러나 공고의 방법과 범위, 실사 자료를 가른 기준, 평가 기준의 내용은 미정이다.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 탈락한 참가자의 사유 기록 여부 역시 미정으로 남는다. 제62조와 제200조는 이러한 세부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그 공개입찰의 절차가 두 조문 어디에 근거하는지 문언만으로는 가릴 수 없다.
결국 조건부 계약 뒤에 공개입찰을 여는 순서를 제62조의 허가 요건으로 삼거나 제200조의 회생계획 기재 사항으로 삼는 것은 두 조문의 문언에 놓이지 않는다. 두 조문은 각각 허가와 회생계획 기재에 관하여 말하면서 그 밖의 절차를 임의의 규칙으로 만들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공개입찰의 의미는 미정의 사실들이 채워지는 범위 안에서만 비로소 논의될 수 있다.
8.6방식별 가격 검증의 자리
앞 단위에서 조건부 계약 뒤에 공개입찰을 여는 순서가 두 조문 어디에도 놓이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그렇다면 공개경쟁입찰, 조건부 계약 뒤의 입찰, 수의계약이 각각 가격을 어떤 절차에 맡기는지 견주어 보아야 한다.
공개경쟁입찰이 가격을 어느 절차에 맡기는지 보기 위하여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3항을 보면,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경우 법원은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정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이 조항은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법원이 정하도록 정하면서도, 그 대가 자체를 얼마로 정할지에 대한 절차를 따로 들지 않았다. 공개경쟁입찰을 열었을 때 입찰에 붙인 가격이 법원이 사용방법을 정할 대가를 확정하는 수단이 된다는 뜻은 이 조문에서 직접 드러나지 않는다.
조건부 계약 뒤에 다시 입찰을 열 경우 가격 검증의 자리는 한층 불분명하다. 앞 단위에서 본 것처럼 제62조와 제200조는 그 순서를 따로 정하지 않으며, 어느 조문도 조건부 계약의 가격을 이후 입찰과 견주어 검증하는 방식을 두지 않았다. 따라서 이 절차가 두 조문 밖에 놓인 임의의 규칙이 되는 경우, 가격 검증의 근거는 그 규칙 자체 안에서 찾아야 한다.
수의계약의 경우 가격을 정하는 주체와 시점이 달라진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00조 제1항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회생계획에 그 목적물·대가·상대방 그 밖의 사항을 정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의 경우 대가를 회생채권자·회생담보권자·주주·지분권자에게 분배하는 때에는 그 분배의 방법도 정하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르면 수의계약의 대가는 회생계획에서 정하고, 그 분배 방법까지 회생계획에 담는다. 가격을 입찰 절차에 맡기지 않고 회생계획의 내용으로 삼는 셈이다.
이렇게 견주어 보면 공개경쟁입찰은 가격을 경쟁에 맡기지만 제62조는 그 대가의 사용방법만을 법원의 몫으로 정하고, 조건부 계약 뒤의 입찰은 두 조문 어디도 가격 검증의 자리를 지정하지 않으며, 수의계약은 대가 자체를 회생계획에 맡긴다. 다만 참가 기회의 범위와 채권자 통지의 시기는 각 방식에 어떤 절차적 결과를 가져오는지 이 자료에서 확인할 수 없다. 이에 대한 결론은 미정으로 남는다.
K사의 사례에 적용하면, L펀드와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은 뒤 회사와 영업을 공개입찰에 붙인 방식에서 가격은 어느 절차에 맡겨졌는지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 공고의 방법과 범위, 실사 자료를 가른 기준, 평가 기준의 내용,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 탈락한 참가자의 사유 기록 여부가 모두 미정이므로, 그 가격이 어떤 검증을 거쳐 확정되었는지 판단할 수 없다. 이 장면에 적힌 사실의 나열은 확정 손해, 고의, 책임 유무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