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y
제62조의 문언에서 인가 전 영업의 양도가 요구하는 요건, 법원의 허가의 자리, 허가에 이르는 절차를 차례로 읽는다. 요건과 절차가 맞물리는 방식을 더듬되, 조문이 정한 바 밖의 실무 관행과 학설은 다루지 않고 조문에서 읽히는 지점에서 멈춘다.
3.1제62조가 규율하는 양도
조문이 요구하는 시점과 경로를 확인하고 나니, 남는 물음은 이 조문이 실제로 무엇을 양도의 대상으로 삼는가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는 그 대상을 한 문장으로 밝힌다.
"①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인가 전이라도 관리인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채무자의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이 문언은 양도의 대상을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 한정한다.
제62조 제1항의 문언은 여러 가지 점에서 읽힌다. 먼저 시점이다. 회생절차개시 이후부터 회생계획인가 전까지가 조문이 정한 시점이다. 이 시점에 관리인이 법원의 허가를 받는 것이 조문이 요구하는 경로이다. 다음으로 대상이다. 조문은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의 대상으로 꼽는다. 그러므로 관리인이 법원의 허가를 받더라도, 양도의 대상이 이 범위에 들지 않으면 조문이 허용하는 양도라고 말하기 어렵다.
조문이 쓴 표현은 "영업 또는 사업"이다. 이 두 낱말을 어떤 관계로 읽을지에 관하여 조문은 더 말하지 않는다. 다만 대상을 한정하는 셈은 같다. 양도의 단위가 "전부"인지 아니면 "중요한 일부"인지에 따라 범위가 갈릴 뿐이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일부"는 판단이 남는 표현이다. 조문은 어떤 일부가 "중요한"지에 관한 기준을 적지 않았다. 다만 문언이 남긴 이 판단은 요건의 구성에서 다시 마주할 쟁점이지, 여기서 새로 기준을 세울 것은 아니다. 조문에 없는 기준을 넣어 문언의 범위를 넓히거나 좁힐 수 없다.
K사의 경우 회생절차개시 후 두 달 만에 영업을 공개입찰에 붙이고 L펀드와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는 조문이 정한 시점 안에 있다. 다만 양도의 대상이 영업의 전부인지 중요한 일부인지, 어느 범위의 영업이 입찰과 계약에 담겼는지는 미정이다. 이 미정 사실은 조문이 정한 대상의 범위를 가르기 전에 남는다.
조문이 규율하지 않는 양도의 형태를 새로 만들어 둘 것은 없다. 제62조 제1항이 꼽은 대상은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이다. 그 밖의 양도는 이 문언이 다루는 범위에 들어오는지 여부가 문제될 뿐이고, 들어오지 않는다면 이 조문의 허가를 받는 경로로 다루기 어렵다. 정리하면 제62조가 규율하는 양도는 시점과 대상이 함께 한정된 양도이다. 시점은 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인가 전이고, 대상은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이다. 이 한정 안에 들어오는 양도만 이 조문의 허가와 그에 따른 절차를 거칠 문제로 남는다.
3.2양도 요건의 문언 구성
제62조의 규율 대상을 확인한 데서 나아가, 이제 조문이 양도를 허용하며 요구하는 요건을 문구에서 하나씩 확인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제1항은 다음과 같이 정한다. "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인가 전이라도 관리인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채무자의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이 문장에는 요건이 겹쳐 읽힌다.
첫째로 시점의 요건이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제1항의 "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인가 전이라도"라는 부분이 양도가 가능한 기간을 표시한다. K사가 회생 절차 개시 뒤 두 달째에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 기간에 해당한다. 다만 이 문구가 기간만을 정하고 다른 기준을 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시점이 맞는다는 사실만으로 양도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둘째로 주체와 목적의 요건이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제1항의 "관리인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라는 부분은 양도의 행위자와 양도가 나아갈 목표를 함께 묶어 둔다. 앞에서 살핀 대로 주체 요건은 논외로 두고, 목적 요건에 관하여만 말하면, 조문은 양도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할 것을 요구한다. 조문은 이 "필요한 경우"를 더는 설명하지 않으므로, 필요의 판단 기준을 조문에서 새로 만들어 넣을 수는 없다.
셋째로 허가의 요건이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제1항에 따르면 양도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가능하다. 이 문구는 요건을 하나 더 얹은 것이 아니라, 앞선 시점·주체·목적의 요건을 갖춘 양도에 법원이 허가를 더함으로써 비로소 유효해짐을 뜻한다. 허가가 조문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뒤에서 살피므로, 이 자리에서는 요건의 나열에 넣는 데 그친다.
넷째로 대상의 요건이 있다. "채무자의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하는 경우가 그 대상이다. 앞에서 이 범위의 의미를 문언에서 확인하였으므로, 양도의 대상이 전부에 미치든 중요한 일부에 미치든 요건의 구성에는 변함이 없음을 적는 데 그친다. K사와 L펀드의 계약이 이 범위에 들지만, 실제 양도한 범위는 자료로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다섯째로 후속 처리의 요건이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제3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경우 법원은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정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이는 허가 시 법원이 반드시 수행하여야 할 정함의 의무를 두는 것이므로, 양도 요건과 나란히 놓인 사후 처리의 한 축으로 읽힌다. 조문이 "양도대가의 사용방법"만을 정하여야 할 사항으로 들었으므로, 그 밖의 사항을 같은 의무로 넓혀 읽지 않는다.
3.3법원 허가의 자리
양도 요건의 문언을 살핀 데서 나아가, 조문이 두는 법원의 허가가 그 양도에 무슨 자리를 차지하는지 읽어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제1항은 관리인이 양도할 수 있는 때를 정하면서, 허가를 요구한다. 인가 전 영업양도의 경우 관리인의 권한을 여는 문장에 법원의 허가가 함께 놓여 있다. 관리인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채무자의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이 문장은 양도의 요건과 법원의 허가를 나란히 두고 있어, 허가 없는 양도가 이 조항이 그리는 자리에 놓이지 않음을 드러낸다. 즉 양도할 수 있다는 권한의 개방과 그 행사의 문을 여는 허가가 한 문장 안에서 짝을 이룬다. 허가는 양도의 요건 밖에 붙은 별도의 절차가 아니라, 요건이 갖추어진 양도를 실제로 가능하게 만드는 자리에 놓인다. 아울러 이 허가가 요구되는 때는 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인가 전이라도라는 문장이 적은 시기에 해당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문언이 둔 시기와 요건이 함께 놓인 까닭에, 허가는 앞서 확인한 양도 요건과 떼어 읽히지 않는다.
조문은 허가에 이르는 판단의 범위를 열거 대신 다른 방식으로 좁힌다. 허가를 하는 때에 법원이 들어야 할 의견의 주체가 그 안에서 정해져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제2항은 허가를 하는 때에 법원이 의견을 들어야 할 자를 정하면서, "1. 관리위원회 2. 채권자협의회 3. 채무자의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4. 제3호의 노동조합이 없는 때에는 채무자의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둔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이 열거는 허가 판단에서 의견을 들을 자를 가를 뿐이며, 그 밖의 심사 기준이나 고려 사항을 새로 만들어내지 않는다.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문장이 붙은 자들이 적혀 있을 뿐, 법원이 허가에서 무엇을 평가할지에 대한 기준은 이 항에서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다. 이 사례에서 공고의 방법과 범위, 실사 자료를 가른 기준, 평가 기준의 내용,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 탈락한 참가자의 사유 기록 여부는 미정이다. 조문이 열거 밖의 판단 사항을 정하지 않았으므로, 이 항이 그 미정의 자리를 기준으로 채우지는 않는다.
조문은 허가를 하는 경우 법원이 정하여야 할 사항도 함께 밝힌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제3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경우 법원은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정하여야 한다"고 둔다. 이는 허가와 함께 법원이 정해야 할 사항으로 남아 있으며, 그 사용방법을 법원이 정함이 조문의 요구이다. 허가 판단에서 법원이 마땅히 결정하여야 할 것으로 문언이 적은 것이 바로 이 하나라는 점이 드러난다. 조문이 사용방법을 정하도록 요구하면서도 그 사용방법의 내용을 항목으로 열거하지 않으므로, 이 항이 양도대가의 쓰임을 구체적으로 정해 두지는 않는다. 허가의 자리에 이 사항이 함께 놓인다는 점만이 문언에서 확인된다.
주식회사인 채무자의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허가와 함께 주주총회의 결의에 갈음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제4항은 "제1항의 허가를 하는 경우 주식회사인 채무자의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법원은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1항의 규정에 의한 주주총회의 결의에 갈음하게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이 경우「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2항 및 제374조의2(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5(주식매수청구권의 특례)의 규정은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덧붙인다. 다만 이 갈음은 조문이 정한 경우에 한정된다.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초과하는 때에 관리인의 신청이 있어야 하고, 법원의 결정으로만 그 자리를 잡는다. 허가만으로 주주총회의 결의가 대신되는 것이 아니라, 이 항이 적은 요건이 함께 갖추어져야 조문이 그리는 갈음에 이른다.
허가 없이 행한 행위에 대해서도 조문이 자리를 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제5항은 "제61조제3항의 규정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행한 행위에 관하여 준용한다"고 둔다. 이처럼 허가는 양도 요건과 나란히 놓이면서도, 그 자리를 조문이 정한 범위 안에서만 차지한다. 허가의 자리에 무엇이 놓이는지 조문이 적은 대로 읽을 때, 이 사례에서 미정으로 남은 판단 항목들이 그 자리를 채우는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3.4허가에 이르는 절차
법원의 허가가 요건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확인에 이어, 이제 그 허가에 이르는 과정에서 조문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살펴본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는 허가를 부여하는 절차를 별도의 조항으로 두지 않고, 제1항부터 제5항에 걸쳐 그 안에서 절차적 요구를 함께 적고 있다. 이 요구 가운데 어떤 것이 허가에 이르는 과정에 관한 것인지 조문의 배열에서 읽어낼 수 있다.
관리인의 행위 자체가 절차의 출발점이 된다. 제62조 제1항은 "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인가 전이라도 관리인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채무자의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라고 선언한다. 이 문언은 양도의 시기와 대상, 허가라는 요건을 적시하면서도, 관리인이 허가를 청구하는 방식이나 법원이 이를 심리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K사가 회생절차 개시 후 두 달 만에 L펀드와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 문언의 시기적 범위 안에 놓인다.
법원의 심사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청문의 절차가 정해져 있다. 제62조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때에는 법원은 다음 각호의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라고 명하고, 관리위원회와 채권자협의회, 채무자의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노동조합이 없는 때에는 채무자의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차례로 들고 있다. 강조할 것은 그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의무조항의 문언이다. 이 사례에서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가 미정으로 남아 있는 까닭은, 이 항이 정한 청문 대상이 채권자협의회인지 어떤 기준으로 선별되는지가 사례의 사실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리위원회와 노동조합을 거치지 않았는지 여부도 마찬가지로 미정이다.
법원의 허가는 양도대가의 처리라는 부수적 결정과 함께 이뤄진다. 제62조 제3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경우 법원은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이 결정은 허가와 나란히 놓이는 것이 아니라 허가를 내는 경우에 붙는 필수적 사항이다. 이 사례에서 평가 기준의 내용과 실사 자료를 가른 기준이 미정인 것은 양도대가의 산정 근거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뜻이며, 제3항의 사용방법 정하기는 그 산정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시작된다.
주주총회 결의와 관련해서는 허가 절차가 별도의 경로를 마련한다. 제62조 제4항은 "제1항의 허가를 하는 경우 주식회사인 채무자의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법원은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1항의 규정에 의한 주주총회의 결의에 갈음하게 할 수 있다."라고 두고, 같은 항은 "이 경우「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2항 및 제374조의2(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5(주식매수청구권의 특례)의 규정은 적용하지 아니한다."라고 선을 긋는다. K사가 주식회사인지는 미정으로 남아 있고, 제4항의 결정은 관리인의 신청이 있어야 비로소 내려지는 절차적 성격을 갖는다.
조문이 밝히지 않는 것은 공고의 방식과 범위, 입찰의 진행, 실사 자료 개방의 기준, 탈락한 참가자에 대한 사유 기록이다. 이 항목들은 제62조 어디에서도 그 방법이나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다. 조문이 적시하지 않은 절차를 실무 관행으로 채워 넣는다면, 그것은 제62조의 문언을 벗어나는 해석이 된다. 이 사례에서 공고 기간 동안 다른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도, 입찰의 방법 자체가 조문의 요구로 자리하지 않는 한 제62조의 절차 위반 여부를 곧바로 가르지 않는다. 허가에 이르는 절차는 결국 제2항의 청문, 제3항의 사용방법 결정, 제4항의 결의 갈음 결정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3.5요건과 절차의 맞물림
절차의 흐름을 확인한 뒤에 남는 것은 요건의 문언과 절차의 문언이 한 조문 안에서 어떻게 맞물리는지 보는 일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1항은 허가의 전제를 밝히면서 "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인가 전이라도 관리인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채무자의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문언은 시기·주체·사유·대상·허가의 다섯 가지 요소를 한 문장 안에 놓는다. 시기는 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인가 전이고, 주체는 관리인이며, 사유는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이고, 대상은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이며, 마지막으로 법원의 허가가 요구된다.
제1항의 요건이 갖추어진 뒤에는 허가에 이르는 절차의 문언이 작동한다. 제62조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때에는 법원은 다음 각호의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정하고, 이어서 관리위원회·채권자협의회·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자를 든다. 허가의 요건이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관한 판단이라면, 이 판단은 제2항이 적시한 자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지나 이루어진다. 제3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경우 법원은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정하여야 한다"고 추가로 요구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다시 말해 요건 판단과 함께 대가의 사용방법에 관한 정함이 허가 결정의 내용을 이룬다.
제4항은 요건의 한 측면과 절차의 한 측면이 별도로 맞물리는 지점을 보여준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4항은 "제1항의 허가를 하는 경우 주식회사인 채무자의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법원은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1항의 규정에 의한 주주총회의 결의에 갈음하게 할 수 있다. 이 경우「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2항 및 제374조의2(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5(주식매수청구권의 특례)의 규정은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초과하는지 여부는 제1항의 요건과 별개로, 주주총회의 결의를 갈음할 수 있는지에 관한 판단 기준이 된다. 이 기준이 충족되더라도 갈음의 결정은 관리인의 신청이 있어야 한다.
K사의 경우를 조문에 대입하면,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양도에 해당하는지,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아직 문언대로 남는다. 관리인은 회생절차개시 후 두 달 만에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공개입찰에 붙였으나, 제62조는 공고의 방법이나 입찰 기간, 실사 자료의 범위를 정하지 않는다. 조문이 적시하지 않은 사정을 요건의 충족 여부로 바로 옮길 수는 없다.
한편 제62조 제5항은 "제61조제3항의 규정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행한 행위에 관하여 준용한다"고 선언한다. 허가 없이 행한 행위에 대해서는 준용되는 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뜻이다. 조문은 여기서 멈추고, 행위의 무효나 책임의 유무를 직접 적시하지 않는다.
3.6조문에서 멈추는 지점
요건과 절차의 맞물림을 살핀 뒤에도 조문이 벌어 놓은 자리는 그대로 남는다. 제62조가 무엇을 요구하고 무엇을 남겨 두는지, 그 경계를 분명히 해 두어야 한다.
조문이 정한 행위의 틀은 분명하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1항은 관리인의 권한을 이렇게 적는다. "회생절차개시 이후 회생계획인가 전이라도 관리인은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채무자의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할 수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이 문언은 시점, 주체, 사유, 방식, 대상을 한 문장에 담는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이고 회생계획 인가 전이어야 하며, 관리인이 채무자의 회생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법원의 허가를 받아, 영업 또는 사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를 양도한다. 이 다섯 가지가 조문이 세운 문지방이다.
절차의 자리도 조문 안에 있다. 허가를 내줄 때 법원이 들어야 할 의견의 주체가 열거되어 있다. 같은 법 제62조 제2항은 이렇게 정한다.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때에는 법원은 다음 각호의 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1. 관리위원회 2. 채권자협의회 3. 채무자의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4. 제3호의 노동조합이 없는 때에는 채무자의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문언은 그 대상을 넷으로 한정하고, 넷 중 셋째가 없을 때 넷째로 이어진다. 이어서 조문은 대가의 쓰임까지 법원의 몫으로 둔다. 제62조 제3항에 따르면,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하는 경우 법원은 양도대가의 사용방법을 정하여야 한다." 회생계획 인가 전의 양도에서도 대가의 사용방법은 법원이 정할 일이다.
주식회사의 경우 한 가지 조건이 더 얹힌다. 조문은 부채가 자산을 넘는 때에 한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를 갈음할 수 있게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4항은 이렇게 적는다. "제1항의 허가를 하는 경우 주식회사인 채무자의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초과하는 때에는 법원은 관리인의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1항의 규정에 의한 주주총회의 결의에 갈음하게 할 수 있다. 이 경우「상법」 제374조(영업양도·양수·임대 등)제2항 및 제374조의2(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5(주식매수청구권의 특례)의 규정은 적용하지 아니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조) 갈음의 결정은 관리인의 신청이 있어야 하고, 그 효과는 열거된 규정의 배제에 미친다. 허가만으로 주주총회의 결의가 대신되는 것은 아니다.
절차를 거치지 않고 행한 행위에는 준용 규정이 붙는다. 제62조 제5항에 따르면, "제61조제3항의 규정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행한 행위에 관하여 준용한다." 허가 없이 이룬 행위를 조문이 그냥 두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 장에서 조문이 세운 요건과 절차는 이 정도에서 그친다. 공고의 방법과 범위, 실사 자료를 가른 기준, 평가 기준의 내용,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 탈락한 참가자의 사유 기록 여부는 제62조의 문언이 적어 두지 않은 자리다. 의견을 들어야 할 주체는 열거되어 있으나 의견을 모으는 방식과 시기는 문언에 없다. 인용한 문장의 뜻은 이 사례에서 무엇을 요구하고 무엇을 요구하지 않는지를 가르는 척도일 뿐, 문언이 벌려 놓은 공백을 채우지 않는다. 공백에 무엇이 들어갈지, 그리고 무엇이 들어가야 할지는 조문 밖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