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제243조의2가 정한 불인가 사유의 문언을 읽고, 그 가운데 인수자와 매각에 닿는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조문에 실린 범위에서 확인한다. 조문이 담지 않는 자격 요건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서 K사의 장면과 문언의 한계를 견주어 본다.
11.1제243조의2의 문언과 위치
앞 단위가 인수자 문제로 남긴 경계에 이르러, 인수자의 자격과 불인가의 사유를 나누어 묻기 전에 먼저 이에 관한 조문의 문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2는 "회생계획의 불인가"라는 제목 아래 세 항을 두며, 신설된 2014년 10월 15일자로 제정되었다. 그 문언은 이렇다.
제243조의2 제1항은 법원의 재량적 판단 기준을 둔다. 회생계획안이 제57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경우, 여기에 덧붙여 제231조의2제1항 각 호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법원은 불인가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은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나 이를 선택할 수 있는 토대는 복수의 요건이 함께 성립할 때에만 마련된다. 제1항의 문언은 개별 요건의 내용이나 충족 여부를 밝히지 않고 다만 다른 조문으로 시선을 옮길 뿐이다.
제243조의2 제2항은 강행 기준이다. 제1항과 같은 내용의 회생계획안을 두고, 그 행위를 하려는 자 또는 그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제231조의2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법원은 불인가 결정을 하여야 한다. 여기서 문언은 판단의 여지를 남기지 않고 행위의 주체, 그리고 그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에게까지 시야를 확장한다. 판단의 대상은 계획안 자체에만 머무르지 않고 계획에 실린 행위를 이행할 자의 신분까지 이룬다.
제243조의2 제3항은 확인 수단이다. 법원이 제1항 또는 제2항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채무자, 관리인, 보전관리인, 그 밖의 이해관계인 등에게 정보의 제공 또는 자료의 제출을 명할 수 있다. 이는 불인가 판단이 사실관계의 조사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음을 뜻한다. 다만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확인 절차의 개시 여부이지, 특정한 실사 범위나 공개 방식이 아니다.
조문이 두는 기준의 성격은 판례가 인가 요건을 다루는 자리와 견주어 짐작할 수 있다. 대법원 2016. 5. 25. 자 2014마1427 결정은 인가 판단의 시점과 대상을 두고 "회생계획이 인가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는 회생법원이 인가 여부를 판단하는 시점, 즉 인가 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나, 회생계획 인가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가 제기된 경우에는 항고심의 속심적 성격에 비추어 볼 때 항고심 결정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항고심이 고려하여야 할 사항에는 회생법원의 회생계획 인가결정 후에 발생한 사정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또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은 "회생계획 인가의 요건은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하고 판단은 인가 여부의 결정 시를 기준으로 할 것이므로, 인가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가 제기된 경우에는 항고심 결정 시까지 제출된 모든 자료에 의하여 인가요건의 흠결 여부를 직권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인가의 요건을 직권으로 조사하고 그 흠결을 결정 시점에 판단한다는 이 두 설명은, 제243조의2 제3항이 법원에게 확인의 권한을 주는 것과 같은 방향에서 판단 근거를 모으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이 설명들은 제243조의2가 정하는 불인가 기준의 내용 자체를 밝힌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제243조의2가 다루는 국면은 회생계획 인가 판단 중 불인가의 결정을 명하거나 허하는 국면이다. 조문은 불인가의 결론에 이르는 두 갈래 경로, 즉 재량적 경로와 강행 경로를 나란히 두고, 뒷받침하는 확인 권한까지 규정한다. 그러나 제1항과 제2항이 참조하는 요건의 실질 내용은 다른 조문에 있으며, 공고의 방법이나 실사 자료의 범위, 평가 기준의 공개, 채권자 통지 시기와 범위 같은 절차 기준은 이 조문에 실려 있지 않다. 조문에 없는 요건을 여기서 덧붙여 읽을 수는 없다.
이 문언을 합성 사례에 비추면, K사가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회사와 영업을 공개입찰에 붙인 사실은 제243조의2가 상정하는 행위의 내용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먼저 물음이 된다. 불인가 사유의 성립 여부는 이 조문이 지시하는 요건과 행위자의 신분을 확인한 뒤에 판정할 문제이다. 인수자 자격의 기준을 이 문언에서 직접 찾아낼 수는 없다.
11.2불인가 사유의 항목 읽기
조문의 문언과 자리를 확인한 뒤에, 불인가 사유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항목마다 따로 살필 차례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2는 제1항과 제2항에 각각 다른 문언을 두고 있으므로, 각 항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나누어 읽어야 한다.
먼저 제243조의2제1항은 회생계획불인가 결정이 가능한 경우를 두는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2제1항은 "회생계획안이 제57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경우로서 제231조의2제1항 각 호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회생계획불인가의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 문언대로라면 불인가 사유는 회생계획안의 내용에 실린 행위에서 찾고, 그 행위에 대고 제231조의2제1항 각 호의 요건이 모두 충족되는지 본다. 두 가지를 겸한 경우에 한해 법원이 결정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다음으로 제243조의2제2항은 불인가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인 경우를 별도로 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2제2항은 "회생계획안이 제57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경우로서 그 행위를 하려는 자 또는 그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제231조의2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회생계획불인가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문언이 행위를 하려는 자와 그 특수관계인에 이르면서 판단의 초점을 사람이 아니라 제231조의2제2항 각 호에 해당하는지로 두고 있는 점을 항목별로 구분해 읽어야 한다.
한편 제243조의2는 제1항·제2항의 확인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도 함께 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2제3항은 "법원은 제1항 또는 제2항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채무자, 관리인, 보전관리인, 그 밖의 이해관계인 등에게 정보의 제공 또는 자료의 제출을 명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 이에 따르면 각 사유가 충족되는지 확인하는 작업에 정보가 요구될 수 있으며, 대상으로 삼는 사람이 특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나아가 대법원 2016. 5. 25. 자 2014마1427 결정은 회생계획인가의 요건을 달리 보아 판단할 때의 기준에 관하여 "회생계획이 인가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는 회생법원이 인가 여부를 판단하는 시점, 즉 인가 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나, 회생계획 인가결정에 대하여 즉시항고가 제기된 경우에는 항고심의 속심적 성격에 비추어 볼 때 항고심 결정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항고심이 고려하여야 할 사항에는 회생법원의 회생계획 인가결정 후에 발생한 사정도 포함된다."라고 밝힌다. 불인가 사유의 성립을 확인하는 작업 역시 그 판단의 시점이 문제될 수 있음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같은 결정은 나아가 "법원이 채무자회생법 제226조 제2항에서 정하고 있는 의견조회를 누락한 경우, 이는 회생계획인가의 요건 중 채무자회생법 제243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회생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적합할 것’이라는 요건을 흠결한 것이지 회생계획의 수행가능성과 관련한 채무자회생법 제243조 제1항 제6호의 요건을 흠결한 것으로 볼 수 없다."라고 하면서, 요건을 잘못 끼워 넣지 않도록 각 요건의 자리를 구분한다.(대법원 2016. 5. 25. 자 2014마1427 결정) 이는 제243조의2의 각 항이 다루는 사유를 읽을 때에도 그 사유가 어느 요건에 대응하는지 문언에서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다만 판례가 세운 항목의 분별 기준은 제243조의2에 열거된 사유의 내용을 자동으로 채워 넣지는 않는다. 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도 회생계획인가의 요건에 관한 판단과 그 판단의 대상을 다루면서, 조사위원 보고서에 관하여 "조사위원이 작성한 조사보고서에 기재된 채무자가 회생절차 개시에 이르게 된 사정에 관한 보고는 그 기재가 진실에 반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내용의 증명력을 쉽게 배척할 수 없다."라고 밝힌다. 이는 확인에 쓰는 자료의 신빙성을 다루는 태도를 보여줄 뿐이고, 어느 사유의 문언에 무엇이 담겼는지를 대신 결정하지 않는다. 같은 결정이 "각 조사보고서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지는 조사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현저한 잘못이 있음이 명백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라고 한 것도, 자료의 선택을 다룰 뿐 불인가 사유의 항목 구성을 새로 정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8. 5. 18. 자 2016마5352 결정)
K사의 경우 회사와 영업이 공개입찰에 붙어졌고 L펀드가 인수자로 확정되었는데, 위에서 본 각 항목의 문언은 어디까지나 회생계획안에 담긴 행위를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입찰의 공고 방법과 범위, 실사 자료를 가른 기준, 평가 기준의 내용,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 탈락한 참가자의 사유 기록 여부는 미정인 상태로 남는다. 이 사실의 나열은 확정 손해, 고의, 책임 유무에 대한 법적 평가가 아니며, 제243조의2의 어느 사유가 성립하는지에 대한 결론을 미리 정하지 않는다.
불인가 사유를 항목별로 읽는 일은 조문에 적힌 요구 사항의 범위를 넘어서, 회생계획 인가 절차에 통용되는 일반 기준을 끌어오는 일이 아니다. 제243조의2가 열거한 사유의 문언이 닿는 곳까지를 그 사유의 한계로 두어야 하며, 인수자 자격 요건을 별도로 세우는 것은 이 문언의 바깥에서 볼 문제이다.
11.3인수자에 닿는 사유의 범위
각 사유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따로 놓고 살핀 뒤에는, 그 사유 가운데 인수자 선정이나 매각의 내용에까지 미치는 부분이 어디인지 가려내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2는 ①항에서 "회생계획안이 제57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경우로서 제231조의2제1항 각 호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회생계획불인가의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항은 회생계획안이 다루는 행위의 내용과 요건 충족 여부를 조건으로 삼는다. 인수자를 가리키는 문구는 이 항에 들어 있지 않다. ①항의 문언이 바라보는 것은 계획안의 내용과 요건의 충족 여부이지, 그 계획안을 이행할 자의 속성이 아니다.
같은 조 ②항은 좀 더 넓은 대상을 잡는다. 조문은 "회생계획안이 제57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경우로서 그 행위를 하려는 자 또는 그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제231조의2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회생계획불인가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2)고 하여, 그 행위를 하려는 자와 그 특수관계인을 함께 규율한다. 여기에 이르는 자는 곧 인수자 후보와 겹칠 수 있다. 다만 ②항은 그 자가 특정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다룰 뿐이고, 인수자로 선정된 자에 대한 별도의 자격을 정하지는 않는다.
②항의 문언이 "행위를 하려는 자"에 닿는 방식을 살피면, 그 닿는 지점이 분명해진다. ②항은 그 자가 제231조의2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 불인가 결정을 명한다. 다시 말해, 규율의 근거가 되는 것은 그 자에게 지정된 사유의 해당 여부이지, 그 자가 누구인가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특수관계인을 함께 끌어들이는 대목도 같은 맥락에 놓인다. 특수관계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불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특수관계인 역시 각 호의 사유에 해당할 때에만 ②항이 적용된다.
이 조에서 인수자 문제의 근거가 되는 것은 ②항이 지목한 자에 관한 부분이다. ①항이 회생계획안의 내용에 매인다면, ②항은 행위의 주체를 끌어들인다. 이 구분을 넘어서, 인수자를 직접 규율하지 않는 사유를 인수자 문제의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조문이 사유의 해당 여부를 자격의 부여와 같은 것으로 다루고 있지 않은 까닭이다. 자격의 요구는 별도의 문언을 요하는데, 제243조의2의 ①항과 ②항 가운데 그런 문언을 담은 대목은 없다.
K사가 L펀드와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회사와 영업을 공개입찰에 붙인 장면에서는, 공고의 방법과 범위, 실사 자료를 가른 기준, 평가 기준의 내용,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 탈락한 참가자의 사유 기록 여부가 미정이다. 이 사정들 가운데 어느 것이 제243조의2①항의 요건 충족 판단이나 ②항의 해당 여부에 닿는지 는, 조문이 지정한 제57조와 제231조의2의 각 호에 무엇이 실려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실려 있지 않은 것은 이 조의 근거로 삼을 수 없다. 미정으로 남은 사실은 미정으로 둔다.
11.4조문이 담지 않는 것들
제243조의2의 문언이 인수자에게 요구하는 자격이 무엇인지 이 조문에서 직접 확인한다. 조문은 불인가 사유를 규정하면서 그 행위를 하려는 자와 특수관계인을 향한 조건만 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2제2항은 "회생계획안이 제57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경우로서 그 행위를 하려는 자 또는 그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제231조의2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회생계획불인가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여기서 인수자에 닿는 요건은 해당 행위를 하려는 자가 다른 규정의 각 호에 해당하는지 여부로 한정된다.
같은 조 제1항은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법원의 재량을 열어 두는데, 그 표현은 "회생계획안이 제57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경우로서 제231조의2제1항 각 호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회생계획불인가의 결정을 할 수 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2)이다. 이 문언에는 인수자가 갖추어야 할 별도의 자격 요건이 더 붙지 않았다. 따라서 조문이 정한 틀에서 인수자의 자격은 결격 사유의 유무로 다루어질 뿐, 독립된 적격 기준이 창설되지는 않는다.
매각 절차의 투명성도 문언에서 같은 방식으로 살핀다. 제243조의2는 회생계획안의 내용과 그 행위를 하려는 자의 요건을 불인가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조사에 필요한 자료의 확보 수단만 덧붙인다. 그 조사 수단은 제3항에서 "법원은 제1항 또는 제2항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채무자, 관리인, 보전관리인, 그 밖의 이해관계인 등에게 정보의 제공 또는 자료의 제출을 명할 수 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2)고 정한다. 법원이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절차적 수단만 있을 뿐, 공고의 방법이나 범위, 실사 자료의 공개 범위를 기준으로 삼는 문언은 나타나지 않는다.
평가 기준의 내용도 같은 결론에 이른다. 조문은 불인가의 요건으로 다른 조의 요건을 원용할 뿐, 평가 기준의 공개나 통지를 별도의 적법 요건으로 두지 않는다. 채권자 통지의 시기와 범위, 탈락한 참가자에 대한 사유 기록에 관하여도 이 조문에는 대응하는 문언이 없다. 그러한 절차 사항이 실려 있지 않은 것은 실려 있지 않은 것으로 둔다.
이상에서 확인한 것은 문언의 한계이다. 제243조의2에 자격 요건과 매각 절차의 투명성 기준이 따로 실려 있지 않으므로, 그 조문에서 새로운 요건을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절차의 공정성을 요구할 근거가 별도로 있는지 없는지는 이 조문의 문언 밖에서 확인할 일이며, 여기서 판단하지 않는다.
11.5K사 장면과 문언의 한계
조문에 새로 적힌 요건을 세우지 않은 채, 이제 K사의 매각 장면 가운데 제243조의2의 문언으로 읽어 낼 수 있는 부분을 가려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2제1항은 계획안에 제57조 각 호의 행위가 담긴 경우를 전제로 불인가 결정이 가능하다고 정한다. 이 사례에서 조건부 인수계약 체결과 공개입찰 실시가 제57조 각 호의 어느 행위에 해당하는지는 미정이다. 따라서 문언으로 확정할 수 있는 것은 그 전제가 갖추어졌을 때에 한정된다.
같은 항이 불인가의 또 다른 요건으로 제231조의2제1항 각 호의 충족을 적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2제1항은 "회생계획안이 제57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경우로서 제231조의2제1항 각 호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회생계획불인가의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사례에서 제231조의2제1항 각 호의 요건이 모두 충족되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문언은 법원에 재량을 주므로 충족이 확인되어도 불인가가 뒤따르는 것은 아니다. 요건의 충족 여부와 결정 사이의 거리를 문언 그대로 남겨 두어야 한다. 이 거리는 이 사례에서 좁혀지지 않았다.
제2항은 그와 달리 결정을 의무화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2제2항은 "회생계획안이 제57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내용으로 하는 경우로서 그 행위를 하려는 자 또는 그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제231조의2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회생계획불인가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이 사례에서 L펀드가 이 항이 가리키는 행위를 하려는 자인지, 그리고 제231조의2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지는 미정이다. 해당 사실이 확인되면 법원의 판단 여지는 줄어든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갖추어진 것으로 놓고 이 항을 적용할 수는 없다. 제1항의 재량과 제2항의 의무는 각 요건의 충족을 전제로만 갈린다.
한편 매각 장면의 형식과 기록 가운데 문언이 적어 둔 것은 적어 둔 것으로 두어야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43조의2제3항은 "법원은 제1항 또는 제2항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채무자, 관리인, 보전관리인, 그 밖의 이해관계인 등에게 정보의 제공 또는 자료의 제출을 명할 수 있다"고 정한다. 다만 공고의 방법과 범위, 실사 자료를 가른 기준, 평가 기준의 내용, 채권자에게 통지된 시기와 범위, 탈락한 참가자의 사유 기록 여부는 미정이다. 위 조문이 그 구체 기준을 정하고 있지는 않다. 제3항은 확인을 위한 수단만 적었고, 확인할 사항의 목록이나 그 형식을 정하지 않았다. 공개입찰의 공정한 진행을 따지는 기준은 이 항에서 찾을 수 없다.
결국 K사의 매각 장면 가운데 제243조의2의 문언이 다루는 것은 제57조 각 호 행위의 내용과 그에 결부된 요건, 그리고 확인을 위한 정보 제공이다. 확정 손해, 고의, 책임 유무에 대한 법적 평가는 이 장에서 판단하지 않으며, 미정으로 남은 사실은 미정으로 둔다. K사의 매각 장면이 문언을 채운다는 결론은 서둘러 내릴 수 없다. 문언이 요구한 사실이 아직 모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