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임금채권 가운데 담보권보다 먼저 변제받는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묻는다. 근로기준법 제38조에서 최우선변제의 범위를 한정하는 호와 문장을 읽어, 그 안에 드는 채권과 밖에 남는 채권을 가른다. 기간으로 한정된 임금 부분과 임금 상당액 한정의 의미를 살피고, 범위 밖 임금이 담보권과 놓이는 관계와 우선변제와의 관계를 정리하되, 그 적정성의 평가는 맺은 장에 남는다.
3.1제38조 우선순위 문장의 구조
우선변제와 최우선변제의 뼈대를 확인한 뒤에 남는 물음은, 이 둘이 한 조문 안에서 어디서 갈라지는지이다. 근로기준법 제38조는 두 개의 항으로 나뉘어 있고, 그 문장 배열이 두 등급의 경계를 그린다.
제38조 제1항은 우선변제의 자리를 먼저 선언한다. 근로기준법 제38조 제1항은 "임금, 재해보상금, 그 밖에 근로 관계로 인한 채권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따라 담보된 채권 외에는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고 정한다. 이 문장에서 우선변제의 대상은 "임금, 재해보상금, 그 밖에 근로 관계로 인한 채권"으로 넓게 열려 있고, 앞서는 상대는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이다. 이 대목은 담보된 채권을 앞서는 상대에서 제외한 뒤에 나머지에 대해 우선을 선언하는 형식을 취한다. 다시 말해 제1항의 문언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한 변제 순서에서 조세·공과금과 일반 채권을 뒤로 물리면서, 질권·저당권이나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으로 담보된 채권은 우선의 앞길에 놓지 않는다.
다만 뒤에 붙는 단서가 그 자리를 한정한다. 근로기준법 제38조 제1항 단서는 "다만, 질권·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우선하는 조세·공과금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덧붙인다. 이 단서는 앞 문장의 우선이 담보권보다 뒤에 서는 조세·공과금에는 미치지 않음을 확인하는 역할을 맡는다. 따라서 제1항만으로는 담보권에 앞서는 부분이 생기지 않으며, 조세·공과금 가운데 담보권보다 앞서는 것조차 제1항의 우선변제 밖에 둔다. 결과적으로 제1항이 그리는 우선변제는 담보권에 앞서지 않고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만 앞서는 한정된 등급이다.
그 위에 제2항이 얹힌다.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채권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따라 담보된 채권,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고 정한다. "제1항에도 불구하고"라는 도입부가 제1항에서 물러난 담보권의 자리를 되돌리고, 앞서는 상대에 담보된 채권을 포함시킨다. 이로써 제2항이 선언하는 변제 순서는 담보된 채권과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 모두에 앞서는 형태가 된다. 최우선변제라 부르는 등급이 이 항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까닭이다.
그 대상을 열거하는 방식도 항 안에 놓인다.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 제1호는 "최종 3개월분의 임금", 제2호는 "재해보상금"을 적는. 즉 최우선변제가 붙는 것은 두 호에 든 채권에 한정되고, 제1항의 넓은 근로 관계 채권 전체가 아니라 호의 문언에 닿는 부분이 그 대상이다. 한 항 안에서 열거와 선언이 함께 놓여 있으므로, 대상이 어디까지인지와 그 대상이 앞서는 상대가 누구인지는 같은 문장 속에서 동시에 읽혀야 한다.
이 구조에 비추어 M사의 사실을 대조한다. 회사 재산의 대부분에 설정된 담보권은 제1항에서 우선변제의 앞길에 놓이지 않고, 제2항에 드는 채권에만 그 앞이 열린다. 밀린 석 달 치 임금과 퇴직금이 담보권 앞에서 어느 범위까지 서는지, 대지급금을 대위한 공단의 청구가 남은 근로자 청구와 같은 순위인지, 파산선고 뒤 지연손해금이 어디에 놓이는지는, 이 조문의 문장 배열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제38조의 문장은 우선의 뼈대와 갈라지는 자리를 가르고, 구체적 범위와 충돌의 해소는 그 밖의 물음으로 남긴다.
3.2최우선변제가 붙는 채권
제38조가 일반채권에 앞서는 변제와 모든 채권에 앞서는 변제를 나눈 뒤에, 그 뒤쪽에 놓이는 채권을 무엇으로 한정하는지가 이번에 볼 자리다. 앞 절이 우선순위 문장의 뼈대를 세웠다면, 이번 절은 최우선변제의 대상을 조문이 적어 둔 낱말에서 찾는다. M사처럼 밀린 임금과 퇴직금이 함께 쌓인 사정에서, 어느 채권이 담보권보다 앞서는지 가르려면 먼저 대상의 명칭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대상을 적는 자리는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의 각호다. 우선순위의 문구를 다시 밝히며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채권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따라 담보된 채권,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고 선언한다. 이 문장은 제1항의 순서를 그대로 물려받으면서 대상을 각호로 한정한다. 즉, 제1항의 범위보다 넓히지 않은 채, 정해진 두 종류만 담보권 앞자리에 놓는다. 각호의 한정은 우선순위의 크기를 조여 주는 장치이자, 이 항이 어느 채권에 그 힘을 빌려 주는지 적어 둔 명단이다.
그 두 종류는 각호가 짧게 적은 낱말이다.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 제1호는 "최종 3개월분의 임금"이라 적고, 같은 항 제2호는 "재해보상금"이라 적는다. 조문이 임금이라고만 적은 자리에 '최종 3개월분의'라는 한정이 붙어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 한정은 임금이라는 채권 종류 전체에 닿는 것이 아니라, 그중 기간으로 자른 부분에만 붙는다. 재해보상금에는 기간 한정이 붙지 않았다. 다시 말해 제2호의 재해보상금은 그 액수나 시기에 상관없이 명칭만으로 각호에 들어가고, 제1호의 임금은 명칭만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기간의 벽을 한 번 더 넘어야 한다.
한정이 어디에 붙는지를 이렇게 읽으면, 각호의 문구가 서로 다른 짜임새를 갖는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제2호는 대상의 이름을 통째로 옮겼고, 제1호는 이름에 기간을 덧붙여 범위를 잘라 놓았다. 조문이 두 호를 나란히 두면서도 한쪽에만 기간을 단 것은, 같은 항 안에서조차 대상의 범위가 균일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래서 각호의 의미를 묻는 물음은 언제나 어느 호를 가리키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한 호의 한정을 다른 호에 옮겨 붙이는 방식으로 대상을 매끈하게 만들면, 조문이 둔 구분이 사라진다.
조문이 각호에 적지 않은 채권은 이 최우선변제 자리에 놓이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38조 제1항은 "임금, 재해보상금, 그 밖에 근로 관계로 인한 채권"이라 하여 근로 관계로 인한 채권을 넓게 부르지만, 제2항의 각호는 그 넓은 범위를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앞서 본 두 낱말만 옮겨 놓는다. 제1항이 '그 밖에'로 열어 둔 범위가 제2항 각호에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두 항의 가장 큰 차이다. 제1항의 문구를 그대로 끌어와 대상 명단을 넓히면, 각호로 한정하겠다는 조문의 태도가 뒤집힌다.
그 한정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5다204762 판결(배당이의)이 밝힌 바와 같다. 우선변제의 대상을 적은 해당 판결요지는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에 따른 최종 3개월분의 임금, 재해보상금과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 제2항에 따른 최종 3년간의 퇴직금에 해당하는 채권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따라 담보된 채권,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고 밝힌다(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5다204762 판결). 이 판시는 제2항 각호가 적은 두 낱말과 별도의 법문에 적은 퇴직금 부분을 같은 자리에 놓으면서도, 우선변제를 받는 채권이란 그 법문이 한정한 범위에 해당하는 채권임을 분명히 한다. 이 판결은 배당요구와 관련된 쟁점을 다룬 것이므로, 대지급금을 대위한 근로복지공단의 청구가 같은 대상에 드는지는 여기서 가려지지 않았다.
따라서 퇴직금이 각호의 어디에 붙는지, 대지급금을 대위한 근로복지공단의 청구가 이 대상에 드는지는 조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미리 범위를 넓혀 이름을 붙이지 않는 편이, 조문이 적어 둔 한정을 지키는 길이다. 대상이 되지 못한 채권이라도 제38조 제1항의 자리에서 조세·공과금과 다른 채권에 앞서 변제받을 수는 있다. 다만 담보권 앞자리에 서는 최우선변제는 각호가 적어 둔 두 종류에 붙는 것으로 한정되고, 그중 임금은 다시 기간으로 자른 몫만 그 자리에 올린다.
3.3기간으로 한정된 임금 부분
제38조가 채권의 종류만으로 대상을 가른 데 이어, 임금에 대해서는 기간을 덧붙여 그 몫을 다시 잘라낸다.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 제1호는 단 한 줄로 그 한정을 적는다. "1. 최종 3개월분의 임금"이라고 적힌 이 문장이 앞서 확인한 최우선변제의 임금 가운데 얼마만큼을 담보권 앞에 세우는지를 정한다 (근로기준법 제38조). 이 호의 문장이 곧 기간으로 한정된 임금 부분의 경계이므로, 그 경계의 안과 밖을 나누는 일이 이 절의 몫이다.
조문에 쓰인 낱말을 그대로 따라가면, 우선변제되는 부분은 '최종 3개월분'이라는 기간 안에 드는 임금이다. 여기서 '최종'은 임금의 성질이 아니라 기간의 끝점을 가리키며, '3개월분'은 그 끝을 거슬러 세는 구간의 길이를 말한다. 이 구간 안에 드는 임금 비율만이 제2항이 정한 우선순위를 얻는다. 3개월보다 앞서 쌓인 임금은 제1항의 일반 우선변제 범위에 머물며, 담보된 채권보다 앞서지 못한다.
기간이 임금의 양을 자르는 방식은 제38조의 구조 안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같은 조 제2항은 담보권보다 앞서 변제되는 채권을 적으면서, 제1호에 임금을 기간으로 한정하고 제2호에 재해보상금을 적는다 (근로기준법 제38조). 이 배치는 임금에 대해서만 기간 문장이 붙는다는 점을 보여 준다. 그 결과 임금은 하나의 채권임에도 어느 몫은 제2항에, 어느 몫은 제1항에 갈라져 놓인다. 같은 임금이라도 발생한 시기에 따라 담보권에 대한 관계가 달라지는 까닭이다. 이 구간의 끝점을 어떻게 잡는지는 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5다204762 판결에서 밝혀진 바 있다. 그 판례는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여기서 최종 3개월분의 임금은 배당요구 이전에 이미 근로관계가 종료된 근로자의 경우에는 근로관계 종료일부터 소급하여 3개월 사이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임금 중 미지급분, 배당요구 당시에도 근로관계가 종료되지 않은 근로자의 경우에는 배당요구 시점부터 소급하여 3개월 사이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임금 중 미지급분을 말한다" (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5다204762 판결). 이 판시에 따르면 구간의 끝은 근로관계의 종료 유무에 따라 달라지며, 그 구간 안에서도 지급사유가 발생한 임금 중 미지급분만이 대상이 된다.
이 구분이 M사에 그대로 적용되면, 신청 당시 밀려 있던 석 달 치 임금은 문장이 정한 3개월 구간과 겹치는 몫에서 그 구간에 드는 비율이 담보권에 앞서는 후보가 된다. 반면 3개월보다 앞선 시기에 발생한 체불 임금은 이 호의 문장이 닿는 바깥에 남는다. 다만 M사의 임금이 실제로 어느 기간에 걸쳐 발생했는지, 체불 총액 가운데 얼마가 3개월 안에 드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그러므로 확정된 금액은 여기서 정할 수 없고, 관찰된 사실은 관찰된 사실로 한정한다.
조문은 '3개월분'이라는 기간만 정할 뿐, 그 구간의 기산점이 정확히 어느 날인지, 월 단위가 아닌 지급 주기를 가진 임금을 어떻게 셈하는지를 더 적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이 문장 밖에서 개월 수를 늘리거나 기준일을 새로 정하는 해석은 여기에 보태지 않는다. 기간으로 한정된 임금 부분의 바깥 경계는 조문이 적어 둔 '최종 3개월분'에서 그대로 확인하며, 그 구간의 끝점에 관한 세부는 위 판시가 밝힌 대로 읽는다. 결국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 제1호가 담보권 앞에 세우는 것은 최종 3개월 구간 안에 드는 임금 몫이고, 그보다 앞선 임금은 이 호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 구간 안에서 얼마가 담보권에 우선하는지는 임금 금액의 한정이 어떻게 걸리는지에 달렸는데, 그 한정 문장은 별도로 읽어야 할 대상이다.
3.4임금 상당액 한정의 의미
기간으로 자르는 문장이 남긴 몫의 크기를 정하는 문장이 함께 붙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로 이어간다. 근로기준법 제38조는 기간을 정하는 문장에 이어 금액을 적지 않고 호의 표현만으로 앞 순위 몫을 적고 있다. 같은 조문에 금액 상한이 붙은 채권과 붙지 않은 채권이 나란히 놓여 있는지를 읽어야 한다.
우선변제의 앞 순위를 정하는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은 우선하여 변제되는 채권을 이렇게 적는다.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채권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따라 담보된 채권,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8조) 이 문장은 앞 순위의 대상이 되는 채권을 규정할 뿐, 그 채권의 액수를 자르는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금액의 상한을 둘 자리가 이 문장에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다.
같은 항은 앞 순위 채권을 두 호로 나누어 적는다. 그중 첫째 호가 "최종 3개월분의 임금"이라는 표현으로 임금채권 중 앞 순위에 서는 부분을 적는다. 이 표현에는 기간에 대한 한정만이 적혀 있고, 금액에 대한 한정은 적혀 있지 않다. 임금 중 우선변제되는 몫의 크기를 정하는 것은 이 문장에서 시간의 경계뿐이다. 시간으로 몫을 가른다고 해서 그 몫 안의 금액까지 함께 자르는 것은 아니므로, 문장이 그대로 남긴 몫은 기간 안에 드는 임금 전액이다.
금액을 자르는 문장이 있는지를 더듬어 보면 제38조의 다른 항에서도 그 자리를 찾을 수 없다. 동 조문 제2항은 앞 순위로 올리는 채권을 나열할 뿐이고, 각 호마다 금액의 상한을 붙여 적지 않는다. 조문이 금액 한정을 두려 했다면 호의 표현 안이나 항의 끝에 그 상한을 적어 두었어야 한다. 그런 문장이 없는 바람에 임금채권 중 앞 순위에 드는 부분은 기간에 의해서만 한정된 채 남는다. 같은 호의 표현이 시간으로만 그어 놓은 경계라는 점은 판례도 같은 방향으로 읽고 있다. 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5다204762 판결은 앞 순위에 서는 임금의 범위를 이렇게 푼다. "여기서 최종 3개월분의 임금은 배당요구 이전에 이미 근로관계가 종료된 근로자의 경우에는 근로관계 종료일부터 소급하여 3개월 사이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임금 중 미지급분, 배당요구 당시에도 근로관계가 종료되지 않은 근로자의 경우에는 배당요구 시점부터 소급하여 3개월 사이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임금 중 미지급분을 말한다." (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5다204762 판결) 이 판례는 앞 순위에 드는 임금의 경계를 시점과 기간으로만 묘사하고 있으며, 그 안의 금액을 따로 자르는 기준을 적고 있지 않다. 이 사례에서 남은 임금의 앞 순위 몫 역시 기간이라는 하나의 자로만 그어진다.
같은 항의 둘째 호는 "재해보상금"이라는 채권을 적고 있을 뿐이다. 재해보상금 앞에는 기간에 대한 한정도, 금액에 대한 한정도 붙어 있지 않다. 다만 이 호는 임금채권이 아니라 별개의 채권 종류를 적은 것이므로, 그 한정의 방식이 임금의 경우와 같은지 다른지는 조문의 배치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한쪽 호에는 기간의 한정만이, 다른 쪽 호에는 아무런 한정도 붙어 있지 않다는 배치 자체가, 조문이 채권마다 한정의 방식을 달리 놓았음을 말해 준다.
한편 제38조 제2항의 앞 순위 채권이 적히는 형식을 호의 나열로 잡고 있다는 점도 한정의 의미를 읽는 데 빼놓을 수 없다.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채권"이라는 표현이 쓰인 바람에, 어느 호에 드는 채권이 앞 순위에 서는지는 그 호가 적은 표현의 범위에서 정해진다. 첫째 호가 적은 표현에 기간의 한정만 들어 있으므로, 임금의 앞 순위 몫을 자르는 기준도 그 표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호의 표현에 없는 금액의 상한을 끌어오면 조문이 적지 않은 한정을 더하는 결과가 된다.
다만 이 사례에서 퇴직급여 보장법의 규정을 끌어와 그 한정을 보충하거나 확정하지는 않는다. M사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12억 원 중 어느 범위가 담보권에 앞서는지, 담보권을 가진 은행의 채권에 대항할 수 있는 부분이 어느 금액까지인지는 채권 종류에 따라 조문의 표현을 달리 읽어야 하는 문제로 남는다. 여기에서는 제38조가 금액의 한정을 어느 채권에 붙여 적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그친다. 대지급금을 받은 근로자를 근로복지공단이 대위하여 청구하는 부분과, 받지 못한 근로자가 직접 청구하는 부분이 이 한정을 어떻게 나누어 갖는지도 이 조문의 문장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3.5범위 밖 임금과 담보권
임금 상당액에 놓인 한정이 어느 채권을 우선변제의 몫 안에 두는지 밝힌 데서 멈추지 않고, 이제 그 한정에서 밀려난 임금채권이 담보권과 마주할 때 어디에 서는지를 놓는 자리가 문제이다. 회사가 지급해야 할 석 달 치 임금과 퇴직금 12억 원이 밀려 있는 사정을 놓고 보면, 최우선변제의 몫에 들지 못한 잔여 부분이 담보된 채권보다 뒤에 서는지 가르는 일이 남는다. 이 물음에 답하려면 우선변제를 정한 문장에서 담보권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그대로 읽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8조는 우선변제의 출발점을 두면서 담보권을 가른다. 먼저 일반 우선변제의 몫을 두고, 동 조 제1항은 "임금, 재해보상금, 그 밖에 근로 관계로 인한 채권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따라 담보된 채권 외에는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 다만, 질권·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우선하는 조세·공과금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한다(근로기준법 제38조). 여기서 담보된 채권은 문언상 우선변제의 상대에서 빠져 있다. 따라서 제1항이 정한 우선변제의 범위에 드는 임금이라도 담보권을 앞서지는 못한다.
이 문장이 담보권을 어떻게 배치하는지는 다음 문장에서 더 분명해진다. 최우선변제의 몫에 들 채권을 가려내어, 동 조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채권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따라 담보된 채권,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1. 최종 3개월분의 임금", "2. 재해보상금"을 든다(근로기준법 제38조). 담보된 채권이 이 목록에 든 채권 앞에 서지 못하는 것은 문장이 담보된 채권을 우선순위의 뒤로 밀어놓기 때문이다. 다만 문언이 담보권 앞에 둔 몫의 뜻과 그 몫을 찾는 방법은 별도로 밝혀진 바 있다. 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5다204762 판결은 우선변제되는 몫의 범위와 구하는 절차를 함께 설시한다. 같은 판결은 "최종 3개월분의 임금은 배당요구 이전에 이미 근로관계가 종료된 근로자의 경우에는 근로관계 종료일부터 소급하여 3개월 사이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임금 중 미지급분, 배당요구 당시에도 근로관계가 종료되지 않은 근로자의 경우에는 배당요구 시점부터 소급하여 3개월 사이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임금 중 미지급분을 말한다"고 밝히면서, 담보권보다 앞서는 몫의 시점을 확정한다(대법원 2015. 8. 19. 선고 2015다204762 판결). 이 판시가 자리 잡은 맥락은 배당요구의 종기와 소명 시점에 관한 것이므로, 담보권보다 뒤로 밀린 잔여 몫에 관하여는 같은 자리에서 답을 찾을 수 없다. 그러므로 최종 3개월분의 임금에 들지 못한 임금채권은 제1항의 문안이 두는 자리, 곧 담보된 채권 뒤에 놓인다.
사례로 되돌아가면, 밀린 임금과 퇴직금 12억 원 가운데 최종 3개월분의 임금에 해당하는 몫은 제2항이 담보권 앞에 둔다. 나머지 부분은 제1항과 제2항 어디에도 담보권 앞에 놓는 문장이 없다. 담보권이 설정된 회사 재산에서 은행의 담보채권이 앞서는 범위와, 최우선변제의 몫에 들지 못한 임금채권이 놓이는 자리는 정리되지만, 그 배치가 적정한지는 여기서 판단하지 않는다.
이렇게 읽었을 때 남는 물음은 이 배치 자체의 타당성이다. 담보권에 뒤로 밀린 임금채권이 회사 재산에서 거의 회수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면, 문언이 둔 순서를 그대로 두어야 하는지, 아니면 담보권과 임금채권 사이의 우선순위를 다시 살펴야 하는지는 마지막 장에 남긴다. 대지급금을 받은 근로자를 대위한 근로복지공단의 청구가 담보권 앞에 서는지, 파산선고 뒤 지연손해금이 재단채권에 드는지도 마찬가지로 미정이다.
3.6우선변제와 최우선변제의 관계
앞 절에서 밀려난 임금채권이 놓이는 자리를 제38조의 문언대로 남겨 두었으므로, 이제 같은 조문이 담보권을 앞에 두고 어떻게 두 겹의 우선변제를 이어 붙이는지 살펴야 한다. 제38조는 한 조문 안에서 제1항의 일반 우선변제와 제2항의 최우선변제를 나란히 놓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38조 제1항은 우선변제의 기본 틀을 밝힌다. 그 조문은 "임금, 재해보상금, 그 밖에 근로 관계로 인한 채권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따라 담보된 채권 외에는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고 정한다(근로기준법 제38조). 이 문장이 두는 자리는 담보된 채권과 담보권에 우선하는 조세·공과금 바로 다음이다. 조항의 단서는 "질권·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우선하는 조세·공과금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덧붙인다(근로기준법 제38조). 담보권보다 앞서는 조세·공과금 앞에서 일반 우선변제는 물러선다는 뜻이다. 조문의 문장대로라면 제1항의 임금채권이 앞서는 대상은 조세·공과금과 다른 채권이며, 담보된 채권은 그 대상에서 빠져 있다.
그 아래 제2항은 제1항의 순서를 다시 놓는다. 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채권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저당권 또는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른 담보권에 따라 담보된 채권,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그 채권으로 "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재해보상금"을 든다. 이 문장이 열거한 대상에는 담보된 채권이 들어 있다. 최우선변제가 담보된 채권까지 밀어내고 총재산의 맨 앞에 선다는 점이 여기에서 분명해진다. 제1항의 단서가 담보권에 우선하는 조세·공과금만을 빼 두었던 것과 달리, 제2항은 그런 빠짐을 두지 않고 담보된 채권과 조세·공과금을 모두 앞자리에 밀어낸다.
두 문장을 나란히 놓으면 우선변제와 최우선변제의 관계가 같은 채권을 두고 갈라진다. 제1항은 담보된 채권을 건너뛰지 못하므로, 그 안에 든 임금은 은행의 담보권 뒤에 놓인다. 제2항에 든 최종 3개월분의 임금은 같은 담보권조차 밀어내고 맨 앞에 선다. 이로써 임금이라는 한 덩어리의 채권이 조문에 따라 둘로 갈라지고, 갈라진 자리마다 변제의 순서가 달라진다. 앞 절에서 밖으로 밀려난 임금과 제2항의 열거에 든 임금은 같은 채권의 이름을 나누어 쓰면서도 담보권을 대하는 태도가 서로 다르다.
이 사례에서 밀려 있던 임금 가운데 석 달 치에 해당하는 부분이 어느 쪽에 놓일지는 미정이다. 제38조가 그 부분을 제2항의 최우선변제 안에 두는지, 나머지 밀린 임금과 함께 제1항의 우선변제에 두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제1항의 문장과 제2항의 문장이 서로 다른 자리를 표시하고, 담보권 앞에 서는 부분은 제2항의 열거에 머문다는 점이다. 그리고 제2항이 놓은 맨 앞자리와 제1항이 놓은 다음자리는 한 조문 안에서 겹치지 않고 이어져 있다. 앞자리를 채우고 남은 채권이 다음자리로 넘어가는 구조는 조문의 두 문장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