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인용된 조문이 인용된 시점과 지금에 맞는지 어떻게 확인하는지를 묻는다. 구법 조문을 현행 조문인 것처럼 옮길 때 생기는 문제를 자료의 사례로 읽고, 조문 번호가 개정으로 옮겨 간 경우의 대조 방법을 정리한다. 인용 시점의 유효성 확인을 살핀 뒤, 재확인의 주체와 시기는 남은 물음으로 둔다.
11.1인용이 붙든 두 시점
사람이 원문을 읽어 시점을 확인하는 일에서 나아가, 인용에 붙은 시점이 언제를 가리키는지 따져야 한다. 조문과 판례를 글자 그대로 옮길 때 그 인용은 적어도 두 시점을 붙들고 있다. 하나는 인용이 성립하던 때의 법문이며, 다른 하나는 지금 책을 읽으며 대조하는 때의 법문이다. 두 시점이 항상 같은 것은 아니다.
저작권법 제28조는 인용의 요건을 다음과 같이 적는다.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 이 조문은 인용의 범위와 관행의 요건을 함께 내걸고 있다. 원고에 실린 인용 1,214개가 모두 이와 같은 방식으로 조문을 옮겼다면, 각 인용은 옮긴 시점의 문구를 오늘까지 끌고 온다.
편집자는 표본 50개를 골라 인용을 대조하고 모두 맞음을 확인한 뒤 책을 냈다. 그 확인은 표본에 든 인용에만 미쳤고, 표본 밖의 인용까지 헤아리지는 않았다. 출간 뒤 독자가 표본 밖의 인용 하나에서 선고일이 하루 틀렸다고 알렸다. 이로써 표본이 붙들던 시점과 독자가 붙들고 온 시점이 서로 어긋남이 드러났다.
여기서 가려야 할 것은 그 인용이 어떤 자료를 가리키는지이며, 원문 기록에서 무엇이 확인되는지이다. 두 가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오표를 낼 것인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자료가 제공되지 않은 사정을 자료가 없었다거나 검토하지 않았다고 바꾸어 옮길 수는 없다.
이 절에서 확인할 것은 인용이 옮긴 때와 지금 대조하는 때를 함께 붙들고 있음이다. 어느 쪽을 기준으로 삼을지는 이 결과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선고일의 하루 차이를 확정 손해라거나 편집자의 고의라거나 하는 법적 평가로도 이어지지 않는다. 남은 물음은 인용이 가리키는 자료와 그 원문에서 확인되는 바를 밝히는 일에 놓인다.
11.2구법을 현행으로 읽기
인용된 시점과 확인되는 시점을 함께 붙들어 둔 뒤에는, 어느 시점의 법문을 옮겨 적어야 하는지가 남는다. 출간 뒤의 독자가 지적한 오류가 어느 조문의 인용인지 아직 특정되지 않았으므로, 구법과 현행법을 섞어 적었을 때의 문제를 다루어야 할 차례다. 이 물음은 선고 2010. 4. 29. 2007도2202 판결이 다룬 사건이 처한 시점의 정리를 통해 살필 수 있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2202 판결은 쟁점의 법령으로 구 저작권법을 들며, 그 시점을 먼저 가려 놓는다. 판결이 가리키는 법령의 범위는 다음 문장에서 확인된다.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의 입법 취지와 내용」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2202 판결)
이 문장은 사건 당시 적용된 법문이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임을 분명히 한다. 판결이 인용한 조문 역시 그 구법 안에 든 제34조이므로, 이를 옮길 때는 개정 전의 문구만을 적는 것이 마땅하다.
구법의 문구를 그대로 적되, 판례가 그 문언에 붙인 판단 기준도 함께 옮겨야 한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2202 판결은 성명표시에 관한 단서를 근거로 들어 출처명시의 의미를 좁힌다.
「저작물을 이용하는 자는 그 저작자의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는 때에는 저작자가 그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한 바에 따라 이를 표시하여야 한다」는 규정과 「다만, 저작물의 성질, 그 이용목적 또는 형태 등에 비추어 부득이 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규정을 두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같은 법 제34조 제2항에 규정된 ‘저작자의 실명 또는 이명이 표시된 저작물인 경우에는 그 실명 또는 이명을 명시하여야 한다’는 문언은 저작물의 출처를 명시하는 방법을 예시한 것에 불과할 뿐 어떠한 경우라도 예외 없이 저작자의 실명 또는 이명을 명시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저작자의 성명을 포함하여 저작물의 출처가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명시되었는지 여부는 저작물의 종류, 성질, 그 이용의 목적 및 형태 등 저작물의 이용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2202 판결)
여기서 명시된 문언이란 구법 제34조 제2항의 문언이며, 단서규정이 달린 제12조 제2항의 문구도 같은 구법에서 온 것이다. 그러므로 이 인용을 현행 조문의 말처럼 바꾸어 적으면, 판결이 판단한 시점과 어긋나게 된다.
정리를 빌어 사건의 결론이 어느 쪽으로 났는지도 확인한다. 판결이 정당하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놓여 있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2202 판결의 판시사항 [2]는, 갑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대입 논술학원의 원장인 을이 홍보용 책자에서 다른 유명 논술학원이 작성한 기출 논술고사 문제의 해제와 예시 답안을 인용하고 비판하면서 출처를 "A학원 모 교재"라고만 표시한 사안에서, 출처명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것임을 밝힌다.
이 사건은 그 구법에 따라 판단된 것이며, 인용문 안에 담긴 문언과 단서도 모두 같은 시점에서 가져온 것이다. 개정 뒤의 조문에 어떤 문구가 새로 놓였는지, 그 문구가 앞 인용의 해석에 무슨 영향을 주는지는 미정이다. 편집자가 표본 50개에서 확인한 것과 독자가 지적한 선고일의 하루 차이는, 판례가 제시한 법문을 어떤 시점의 것으로 적느냐와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11.3조문 번호의 이동 추적
구법과 현행법을 섞어 옮기지 않는 태도를 확인한 데서, 그다음으로는 개정으로 조문 번호가 옮겨 간 경우 인용된 번호와 원문 기록의 번호를 어떤 순서로 대조할지가 문제이다. 여기에서는 2007도2202 판결이 구법을 적시한 방식과 저작권법 제28조가 쓰인 자리를 차례로 놓고 보기로 한다.
먼저 인용된 번호가 어느 법본의 조문인지를 자료의 기록에서 읽어 낸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2202 판결은 구법임을 분명히 하면서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의 입법 취지와 내용 및 그 밖에 저작자의 성명표시권에 관하여 규정한 같은 법 제12조 제2항에서도 …"라고 문언을 들었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2202 판결). 판결이 개정 전의 법본을 가리켜 번호를 밝힌 자리이므로, 이 번호는 그대로 옮겨 적어야 한다.
그다음으로 인용된 번호가 가리키는 문구가 원문 기록에서 무엇을 말하는지를 확인한다. 위 판결은 "저작물의 출처를 명시하는 방법을 예시한 것에 불과할 뿐 어떠한 경우라도 예외 없이 저작자의 실명 또는 이명을 명시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함이 상당하고"라고 뒤이었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2202 판결). 번호가 가리키는 조문의 뜻이 예시에 그치는지, 예외 없는 의무인지가 여기서 가려지므로, 번호를 옮길 때 이 문구를 함께 대조한다.
한편 현행법의 인용은 그 조문의 번호와 표제를 함께 밝힌다. 저작권법 제28조는 "제28조(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인용된 문구가 정당한 범위와 공정한 관행이라는 요건을 함께 두고 있음을 그대로 적는다.
이 사례에서 인용 1,214개 가운데 표본으로 확인한 50개는 모두 맞았고, 표본 밖 인용 하나에서 선고일이 하루 틀렸다는 보고가 들어 왔다. 그 인용이 어떤 자료를 가리키는지, 원문 기록에서 무엇이 확인되는지, 정오표를 낼 것인지는 미정이다. 따라서 번호의 이동 추적은 인용된 번호가 어느 법본의 것인지, 그 번호가 가리키는 문구가 원문 기록에 무엇으로 남아 있는지, 개정으로 번호가 옮겨 간 뒤 현행 자료에서 그 문구가 어디에 놓이는지의 순서로 대조하며, 확인되지 않는 다른 조문 번호나 인용 관계는 보태지 않는다.
11.4인용 시점의 유효성 확인
조문 번호의 이동을 확인한 뒤에는 인용된 문구가 그 시점에 효력을 가졌던 조문에 대응하는지 살핀다. 인용 시점의 유효성 확인이 이 절의 남은 절차이며, 여기서는 자료가 밝히지 않은 조문의 문구나 개정 시기를 채워 넣지 않는다.
「저작권법」 제28조는 현행 조문으로,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이 조문의 문구가 표본에서 그대로 확인되는지 여부는 표본 대조의 결과에 따르며, 표본 밖의 인용에는 아직 적용되지 않는다.
선고일이 하루 틀린 것으로 알려 온 인용과 관련하여,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2202 판결은 "[1] 구 저작권법 제34조 제2항에 규정된 ‘저작자의 실명 또는 이명이 표시된 저작물인 경우에는 그 실명 또는 이명을 명시하여야 한다’는 문언의 의미 및 저작물의 출처가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명시되었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을 판시사항으로 제시한다. 이 판결이 다루는 조문은 원고가 인용한 문구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기준을 제공한다.
같은 판결의 판결 이유는 구 저작권법 제34조 제2항의 문언이 "저작물의 출처를 명시하는 방법을 예시한 것에 불과할 뿐 어떠한 경우라도 예외 없이 저작자의 실명 또는 이명을 명시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밝힌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2202 판결). 나아가 "저작자의 성명을 포함하여 저작물의 출처가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명시되었는지 여부는 저작물의 종류, 성질, 그 이용의 목적 및 형태 등 저작물의 이용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덧붙인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2202 판결). 이 해석 기준은 인용된 문구가 어느 조문을 가리키는지 확인할 때 참고가 된다.
원고에 인용이 1,214개 들어 있어 표본 50개를 골라 모두 맞음을 확인한 결과는 표본 안의 인용에만 미친다. 표본 밖의 인용 하나에서 선고일이 틀린 사실만 독자의 제보로 확인되었고, 그 인용이 어떤 자료를 가리키는지, 원문 기록에서 무엇이 확인되는지, 정오표를 낼 것인지는 미정이다. 이 확인 결과는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에 해당하지 않으며, 인용 시점의 유효성을 확정하려면 원문 기록과의 대조가 남아 있다.
11.5재확인의 주체와 시기
인용 시점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데서 나아가, 그 확인을 다시 거칠 시점과 책임자를 정하는 일은 미정으로 남는다. 표본 밖의 인용 하나에서 선고일이 틀렸다는 독자의 알림은, 확인의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았음을 드러낼 뿐 그 자리를 대신 메우지 않는다.
개정 뒤의 조문 문구를 무엇으로 확인할 것인지를 두고, 저작권법 제28조는 인용의 요건만을 규정할 뿐이다. 그 조문은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비평·교육·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라고 선언한다(저작권법 제28조). 이 사례에서 인용 1,214개의 정합성을 규정하는 것은 이 조문이 아니라 각 인용이 가리키는 시점의 문구이다.
반면 판례는 출처 표시의 방법을 다룰 때도 이용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도2202 판결은 "저작물의 출처가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명시되었는지 여부는 저작물의 종류, 성질, 그 이용의 목적 및 형태 등 저작물의 이용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밝힌다. 이 사례에서 재확인의 주체와 시기를 가를 때에도 이용 상황, 다시 말해 원고의 분량과 편집의 방식이 함께 놓여야 한다.
그러나 이 판시는 출처 표시의 판단 기준을 말할 뿐, 서지 대조를 맡을 자를 지정하지 않는다. 출간 뒤 독자가 알린 선고일의 오류가 어느 자료를 가리키는지, 원문 기록에서 무엇이 확인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정오표를 낼 것인지도 미정이다. 확인되지 않은 사항을 확인된 것으로 채워 넣지 않는 한에서만, 재확인의 시기와 주체는 남은 물음으로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