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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포렌식의 무결성: 해시값과 연계 보관 · 제26권 · 제14장 · 초판

남는 물음과 다시 물어야 할 조건

이 권이 다루지 못한 물음은 무엇이고, 어떤 사정이 생기면 앞의 결론을 다시 검토해야 하는가?

분량
약 2,600단어 · 11분
자료
조문 1 · 판결 2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4.1이 장이 남기는 물음
  3. 14.2해시 결손과 대체 증명
  4. 14.3도구 신뢰성 증명의 한계
  5. 14.4원본이 무엇인지의 물음
  6. 14.5다시 검토할 조건들
  7. 다룬 법령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이 권이 다루지 못한 물음이 무엇이고 어떤 사정이 생기면 앞의 결론을 다시 검토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해시 기록의 결손과 대체 증명, 도구 신뢰성 증명의 한계, 원격 저장소와 메신저 서버에서 받은 자료의 원본이 무엇인지에 관한 물음을 남은 과제로 나열하고, 앞 장의 결론을 뒤집거나 좁힐 조건을 적는다.

14.1이 장이 남기는 물음

심사의 경계를 밝힌 자리에서, 이제 남은 것은 증명되지 못한 항목들을 가려 놓는 일이다. 앞 장이 확인 수단을 하나로 묶어 도구와 분석자의 신뢰성을 심사하는 틀을 세웠다면, 그 틀이 채우지 못한 자리를 정확히 적어 두어야 한다. 이 책의 사례에서 압수 현장의 해시값 확인서, 9일간의 보관 기록 공백, 미정으로 남은 도구 정보와 파일 선별 기준은 각각 다른 결손을 가리키며, 같은 대답으로 함께 메워지지 않는다.

우선 해시 기록의 결손이 남는다. 이 책의 사례에서 수사관은 복제 직후 해시값을 확인서에 적었고 피압수자 무의 서명을 받았으나, 해시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과 그 9일 동안 복제본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출력 문건의 동일성을 증명하는 원칙적 방법으로 서명된 확인서의 제출을 들었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은 "피압수·수색 당사자가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의 해쉬(Hash) 값이 동일하다는 취지로 서명한 확인서면을 교부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하는 것이 원칙이나"라고 밝혔다. 서명된 확인서가 있는 경우에도 그 확인서가 다루는 시점과 그 밖의 기간이 각각 어떻게 닫히는지는 별도의 문제로 남는다.

확인서가 채우지 못한 기간을 무엇으로 메울 수 있는지도 함께 묻는다. 같은 판결은 확인서에 의한 증명이 어려운 경우의 대체 수단으로 일련의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전문가 등의 증언, 해시 값의 동일성과 밀봉 유지에 관한 사정의 증명, 법원에 의한 대조를 들었다. 대법원 2013도2511 판결은 "정보저장매체 원본에 대한 압수, 봉인, 봉인해제,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 등 일련의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전문가 등의 증언에 의해" 방식을 밝히면서, 그러한 증명이 "반드시 압수·수색 과정을 촬영한 영상녹화물 재생 등의 방법으로만 증명하여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책의 사례에서 9일의 빈칸을 어떤 대체 수단이 닫을 수 있는지, 그리고 해시값의 최초 계산 시점이 기록된 문서 이외에 무엇이 남았는지는 미정이다.

도구의 신뢰성은 두 번째로 남는 물음이다. 앞 장이 도구의 내부 작동을 공개하지 않은 채 어디까지 증명 가능한지를 결론 없이 남겼으므로, 여기서 새 판단을 더하지 않는 것이 이 책의 태도다. 다만 이 책의 사례에서 사용한 분석 도구의 종류와 설정이 미정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적어 두어야 한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은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로부터 출력한 문건의 경우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에 자료의 동일성도 인정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용한 컴퓨터의 기계적 정확성, 프로그램의 신뢰성, 입력·처리·출력의 각 단계에서 조작자의 전문적인 기술능력과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요건이 이 책의 사례에서 어떤 자료로 채워질지, 아니면 비어 있는 채로 남을지는 미정이다.

원격 저장소 자료의 원본 셋은 세 번째로 남는 물음이다. 복제본에서 뽑은 파일 300개가 법정에 제출되었다면, 제출된 파일과 복제본 전체, 나아가 하드디스크 원본 사이의 관계가 각각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문제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은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에 대해 "복사·출력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출력한 것이라는 사실은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의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 전자문서 파일에 대한 검증·감정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책의 사례에서 파일 300개를 뽑은 기준과 그 선택이 누구의 판단에 따른지가 미정이므로, 복제본에서 제출본에 이르는 선택의 단계가 이 사정들 가운데 무엇으로 설명될지 역시 미정이다.

끝으로, 결손의 위치마다 묻는 말이 다르다는 점을 적는다. 해시 기록의 공백은 시간의 빈칸을 묻는 말이고, 도구 정보의 미정은 수단의 신뢰성을 묻는 말이며, 파일 선별 기준의 미정은 선택의 근거를 묻는 말이다. 이 셋은 서로 맞바꿀 수 없고, 하나가 채워졌다고 나머지가 함께 닫히지도 않는다. 이 책이 법정에 제출된 복제본과 파일 300개, 분석 보고서에 관하여 확인한 것은 위에 적은 관찰뿐이며, 그 관찰이 무결성의 확정이나 증거능력의 유무라는 법적 평가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14.2해시 결손과 대체 증명

해시 기록의 빈칸을 남은 문제로 적은 데서 나아가, 동일성 증명이 실제로 어떤 근거에 기대었는지 살필 차례다. 해시 확인서가 없는 자리에서 앞 장의 판례가 무엇을 증명의 원칙으로 삼았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기록이 비어 있다는 사정이 곧 무결성의 상실을 뜻하는지 여부는 별개의 물음으로 남겨둔다.

대법원은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에서 동일성 증명의 원칙적 수단을 분명히 밝혔다. 그 판결은 "출력 문건과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자료가 동일하고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문건 출력 시까지 변경되지 않았다는 점은, 피압수·수색 당사자가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의 해쉬(Hash) 값이 동일하다는 취지로 서명한 확인서면을 교부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였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이 사례에서 수사관이 압수 현장에서 해시값을 확인서에 적고 피압수자 무의 서명을 받았다는 사정은 이 원칙에 부합하는 형태를 띤다. 다만 그 확인서에 적힌 해시값이 언제 계산된 것인지가 밝혀져 있지 않으므로, 확인서가 원칙적 수단의 형식을 갖추었다는 사실과 무결성이 실제로 담보되었다는 판단은 구별되어야 한다.

그 판결은 원칙적 방법에 더하여 대체 증명의 길도 함께 열어 놓았다. 즉 "그와 같은 방법에 의한 증명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정보저장매체 원본에 대한 압수, 봉인, 봉인해제,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 등 일련의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전문가 등의 증언에 의해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의 해쉬 값이 동일하다거나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최초 압수 시부터 밀봉되어 증거 제출 시까지 전혀 변경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을 증명하는 방법 또는 법원이 그 원본에 저장된 자료와 증거로 제출된 출력 문건을 대조하는 방법 등으로도 그와 같은 무결성·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으며, 반드시 압수·수색 과정을 촬영한 영상녹화물 재생 등의 방법으로만 증명하여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하였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보관 기록에 9일간의 빈칸이 있더라도, 그 빈칸을 메울 증언이나 대조의 자료가 남아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무결성의 훼손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편 대법원은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에서 전자문서 파일의 동일성 증명을 증거능력의 요건으로 보고 그 방법을 구체화하였다. 그 판결에 따르면, "증거로 제출된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이 복사·출력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출력한 것이라는 사실은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의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 전자문서 파일에 대한 검증·감정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하였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이 판결에서 해시값 비교는 여러 정황 가운데 하나로 자리하며, 그 밖에 보관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말이나 검증·감정이 함께 심리의 대상이 된다. 같은 판결은 "이러한 원본 동일성은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해야 한다"고도 하였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따라서 해시 기록에 빈칸이 있다 하여 동일성이 곧 부정되는 것은 아니며, 대체 증명의 가능 여부는 여전히 남은 문제로 놓여 있다.

14.3도구 신뢰성 증명의 한계

보관 기록의 빈칸에 이어 사용한 분석 도구의 종류와 설정까지 미정으로 남으면, 도구가 만든 결과물을 믿을 수 있는지의 물음이 앞에 놓인다. 형사소송규칙은 컴퓨터용디스크 같은 매체에 대한 증거조사를 신청하는 때에 밝혀야 할 것을 정한다. 규칙 제134조의8 제1항은 "녹음·녹화테이프,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음성이나 영상을 녹음 또는 녹화(다음부터 이 조문 안에서 "녹음·녹화 등"이라 한다)하여 재생할 수 있는 매체(다음부터 이 조문 안에서 "녹음·녹화매체 등"이라 한다)에 대한 증거조사를 신청하는 때에는 음성이나 영상이 녹음·녹화 등이 된 사람, 녹음·녹화 등을 한 사람 및 녹음·녹화 등을 한 일시 · 장소를 밝혀야 한다"고 선언한다. 이 조항이 요구하는 것은 사람과 일시, 장소의 표시이며, 도구의 종류와 설정에 관하여는 별도로 말하지 않는다. 앞 장의 도구 심사가 쟁점으로 삼은 사정은 이 조문의 문언이 밝히라고 한 항목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

내용을 설명하는 서면의 제출에 관하여는 규칙이 그 요구를 넓힌다. 같은 조 제2항은 "녹음·녹화매체 등에 대한 증거조사를 신청한 당사자는 법원이 명하거나 상대방이 요구한 때에는 녹음·녹음매체 등의 녹취서, 그 밖에 그 내용을 설명하는 서면을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형사소송규칙 제134조의8). 이 서면에는 도구의 처리 결과가 담길 수 있으나, 서면 제출이 곧 도구 신뢰성의 입증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 사건에서 파일 300개를 뽑은 뒤 제출한 분석 보고서가 이 서면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보고서에 도구와 설정이 기재되어 있는지는 미정이다.

증거조사의 방법 자체는 매체를 재생하는 것으로 정하여져 있다. 규칙 제134조의8 제3항은 "녹음·녹화매체 등에 대한 증거조사는 녹음·녹화매체 등을 재생하여 청취 또는 시청하는 방법으로 한다"고 하였다. 같은 조 제4항은 "제3항의 경우 재판장은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녹음·녹화매체 등의 중요 부분만을 재생하여 청취 또는 시청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형사소송규칙 제134조의8). 이 두 문항은 재생의 범위를 가를 뿐이며, 재생에 앞서 도구를 검증할 별도의 절차를 두지 않는다. 앞 장에서 도구 신뢰성을 확정할 때 요구되었다고 본 사정을 규칙이 정한 이 절차 밖에서 새로 찾아내지 않는 한, 규칙 자체는 도구 신뢰성을 확정하는 요건을 만들지 않는다.

나아가 대법원이 정한 증명의 틀은 도구가 아니라 사본의 출처를 향한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은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 복사 과정에서 편집 없이 원본을 그대로 옮긴 것임을 증명할 방법을 열거하면서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의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 전자문서 파일에 대한 검증·감정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하였다. 여기에 "검증·감정 결과"가 들어가 있으므로, 도구의 처리 결과를 밝히는 자료는 대체 증명의 한 갈래로 기능할 수 있다. 다만 이 판결은 그 결과가 어느 도구로 만들어졌는지까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았다.

이 사례에서 파일 300개를 복제본에서 뽑은 기준과 그 선택의 주체도 미정이고, 분석 도구의 종류와 설정 역시 미정이다.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로 생성·전달·보관의 정경을 채울 수는 있으나, 도구의 설정까지 그 진술 안에서 확인되지 않으면 앞 장의 도구 심사에 남은 자리가 비어 있는 채로 남는다. 남는 물음은 자료가 미정으로 남긴 사정을 법정에서 무엇으로 메울 것인지이며, 그 메움이 규칙이 정한 증거조사 절차 안에서 이루어지는지의 여부는 이 장 뒤에서 다룰 문제로 둔다.

14.4원본이 무엇인지의 물음

절차가 정한 심사의 틀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묻고 나면, 남는 것은 서버에서 받은 자료에서 무엇이 원본이고 무엇이 사본인지라는 물음이다. 이 물음은 앞 장이 다룬 하드디스크 복제본의 사정과 겉으로 비슷하지만, 같은 결론을 그대로 옮길 수 있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

먼저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은 정보저장매체에 입력된 내용을 쓸 때 무엇이 전제되어야 하는지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압수물인 컴퓨터용 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이하 '정보저장매체'라고만 한다)에 입력하여 기억된 문자정보 또는 그 출력물(이하 '출력 문건'이라 한다)을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보저장매체 원본에 저장된 내용과 출력 문건의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압수 시부터 문건 출력 시까지 변경되지 않았다는 사정, 즉 무결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이 판시는 동일성을 논하기 전에 다루어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 곧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그 출력물을 구별하여 정하는 일임을 분명히 한다.

그 판결은 나아가 사본을 거쳐 출력한 경우의 조건을 붙인다. "정보저장매체 원본을 대신하여 저장매체에 저장된 자료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로부터 출력한 문건의 경우에는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에 자료의 동일성도 인정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용한 컴퓨터의 기계적 정확성, 프로그램의 신뢰성, 입력·처리·출력의 각 단계에서 조작자의 전문적인 기술능력과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압수 현장에서 복제본을 만들고 파일 300개를 뽑은 사정은 이 틀 안에서 보면 복제본과 출력물 사이의 단계를 하나 더 둔 셈이다.

이 사건에서 수사관은 노트북 하드디스크의 내용을 복제하고 해시값을 확인서에 적은 뒤 피압수자 무의 서명을 받았으며, 위 판결은 그 방식을 원칙으로 꼽는다. "출력 문건과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자료가 동일하고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문건 출력 시까지 변경되지 않았다는 점은, 피압수·수색 당사자가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의 해쉬(Hash) 값이 동일하다는 취지로 서명한 확인서면을 교부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하는 것이 원칙"(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이다. 다만 위 판결은 이 원칙이 유일한 길은 아니라고 덧붙이는데, "그와 같은 방법에 의한 증명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정보저장매체 원본에 대한 압수, 봉인, 봉인해제,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 등 일련의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전문가 등의 증언에 의해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의 해쉬 값이 동일하다거나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최초 압수 시부터 밀봉되어 증거 제출 시까지 전혀 변경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을 증명하는 방법 또는 법원이 그 원본에 저장된 자료와 증거로 제출된 출력 문건을 대조하는 방법 등으로도 그와 같은 무결성·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으며, 반드시 압수·수색 과정을 촬영한 영상녹화물 재생 등의 방법으로만 증명하여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해시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이 언제인지, 9일 동안 복제본이 누구의 손에 있었는지가 미정인 이 사례에서는 확인서면에 적힌 해시값이 어느 시점의 것인지가 위 두 경로 가운데 어느 쪽을 논할지 가르는 문제로 남는다.

그러나 앞 장의 결론을 그대로 여기에 옮기지 않는 까닭은, 위 판결의 틀이 정보저장매체 원본에서 복제본으로 옮겨간 사정을 전제로 삼기 때문이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은 그와 다른 모습의 자료에 대하여 "원본임이 증명되거나 혹은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일 경우에는 복사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 복사된 사본임이 증명되어야만 하고, 그러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는 쉽게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힌다. 이 판시는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임을 전제로 삼으면서도, 그 사본이 원본의 내용 그대로인지의 증명을 별도의 요건으로 둔다.

그 판결은 증명의 수단을 다음과 같이 적는다. "증거로 제출된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이 복사·출력 과정에서 편집되는 등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출력한 것이라는 사실은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의 생성과 전달 및 보관 등의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이나 진술, 원본이나 사본 파일 생성 직후의 해시(Hash)값 비교, 전자문서 파일에 대한 검증·감정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같은 판결은 "이러한 원본 동일성은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그 존재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해야 한다"(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고 증명책임의 소재를 밝힌다.

이 판시들을 앞의 사례에 놓고 보면, 원격 저장소나 메신저 서버에서 받은 자료에서 무엇이 원본인지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는 물음이 남는다. 서버에 있던 파일 자체를 원본으로 삼을지, 수사관이 내려받아 저장한 파일을 원본으로 삼을지, 그 가운데 어느 쪽이 "원본으로부터 복사한 사본"(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인지에 관하여는 위 판결들이 이 사례의 사실만으로 답을 주지 않는다. 파일 300개를 뽑은 기준과 그 선택이 누구의 판단에 따른 것인지가 미정인 가운데, 이 물음은 확정되지 않은 채 남는다.

14.5다시 검토할 조건들

앞 장의 결론을 서버 자료에 그대로 옮기지 않는 문제에서 출발하여, 이제 남은 것은 압수 단계에서 확정된 사실들이 이 사례의 결론을 어떻게 좁히거나 되돌릴 수 있는지 따져보는 일이다. 수사관은 하드디스크를 복제하고 해시값을 확인서에 기재한 뒤 피압수자 무의 서명을 받았으므로, 그 확인서면은 증명의 출발점이 된다. 대법원은 그러한 서면의 지위를 다음과 같이 서술하였다. "이 경우 출력 문건과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자료가 동일하고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문건 출력 시까지 변경되지 않았다는 점은, 피압수·수색 당사자가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의 해쉬(Hash) 값이 동일하다는 취지로 서명한 확인서면을 교부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하는 것이 원칙이나, 그와 같은 방법에 의한 증명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정보저장매체 원본에 대한 압수, 봉인, 봉인해제,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 등 일련의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전문가 등의 증언에 의해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의 해쉬 값이 동일하다거나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최초 압수 시부터 밀봉되어 증거 제출 시까지 전혀 변경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을 증명하는 방법 또는 법원이 그 원본에 저장된 자료와 증거로 제출된 출력 문건을 대조하는 방법 등으로도 그와 같은 무결성·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으며, 반드시 압수·수색 과정을 촬영한 영상녹화물 재생 등의 방법으로만 증명하여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이 사례에서 확인서면은 작성되었으나, 그 확인서면이 언제 어떤 기준으로 작성되었는지는 자료가 말해주지 않는다.

해시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이 언제인지가 미정이라는 사실은 위 판시의 전제를 직접 흔든다. 해쉬 값이 동일하다는 확인은 원본과 사본이 복사되는 시점에 성립해야 그 증명력이 온전하다. 복제가 완료된 뒤 아무리 뒤에 해시를 비교했다 하더라도, 그 비교가 원본과 사본의 최초 동일성을 뒤늦게 확인한 것인지 아니면 복제 뒤에 변형된 결과를 재계산한 것인지는 판별할 수 없다. 대법원은 해시 비교가 무결성 담보의 원칙적인 방법이라고 하면서도, 그 확인이 이루어지는 시점의 중요성을 함께 전제로 삼았다.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확인서면은 서명을 받았다는 형식적 사실만 남기고, 어떤 내용을 언제 확인했는지를 비워둔다.

확인서면의 형식이 갖추어진 뒤에도 보관 기록의 9일간 공백은 별도의 조건으로 남는다. 대법원은 무결성을 증명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최초 압수 시부터 밀봉되어 증거 제출 시까지 전혀 변경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을 증명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이는 봉인이 유지되는 동안의 보관 상태가 무결성 판단의 근거가 된다는 뜻이다. 사례에서 9일 동안의 공백은 봉인 여부와 보관 주체를 특정하지 못하게 만든다. 공백이 존재하는 한, 원본이 문건 출력 시까지 변경되지 않았다는 사정은 확인서면만으로는 온전히 덮이지 않는다.

파일 300개를 뽑은 기준이 미정이고 그 선택이 누구의 판단에 따른 것인지도 미정이라는 사정은 별개의 조건으로 작동한다. 증거로 제출된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이 원본 내용 그대로 복사·출력된 것임은 생성·전달·보관 절차에 관여한 사람의 증언, 해시값 비교, 검증·감정 결과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일이며, 그 원본 동일성은 증거능력의 요건에 해당하여 검사가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도13263 판결). 선별 기준과 선별 주체가 확인되지 않으면, 복제본에서 어떤 범위의 자료가 뽑혔고 그 선택이 어떤 과정에서 성립했는지가 비어 있다. 대법원은 전자문서 파일의 사본이나 출력물이 인위적 개작 없이 원본 내용을 그대로 복사·출력된 것임을 요구하였으므로, 선별 기준의 불명은 곧 그 증명의 범위를 좁힌다.

이렇게 놓여 있는 세 가지 조건, 즉 해시 최초 계산 시점의 불확실, 9일간 보관 기록의 공백, 파일 선정 기준의 미확인은 각각 다른 시점과 다른 절차를 가리키지만 서로 얽혀 있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확정되면 앞 장의 결론은 좁아지며, 세 가지가 모두 남은 채로는 확인서면에 기대어 무결성을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이들이 관찰된 사실의 나열에 그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해시 시점이 미정이고 보관 기록에 공백이 있으며 선별 기준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무결성의 부정이나 증거능력의 결여를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무결성과 증거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조건이 아직 닫히지 않았다는 표시일 뿐이고, 그 조건이 채워지는지 여부는 확인서면과 보관 기록, 선별 과정의 기록이 어떤 형태로 남아 있는지에 달려 있다. 미정으로 남은 항목들은 미정인 채로 결론을 유보하게 만든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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