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형사소송법 제313조가 저장된 정보에 관해 무엇을 정하고 무엇을 남겨 두는지를 묻는다. 정보저장매체를 부르는 문언과 성립의 진정, 내용의 정확함의 증명 경로를 차례로 읽고, 저장된 진술과 분석 결과의 준용을 살핀 뒤 조문이 비워 둔 절차의 자리를 표시한다.
2.1정보저장매체를 부르는 문언
별도의 증명을 요구한 결론에 이어, 이제 그 증명이 법문에서 어디에 걸리는지를 형사소송법 제313조의 문언으로 확인한다. 이 조문이 서류 그 밖의 물건을 다루는 방식은 본문과 괄호 사이의 배치에 드러난다. 조문에 기재된 문언의 범위만을 읽고, 해시값 기록이나 보관 절차 같은 요구를 그 사이에 끼워 넣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은 먼저 다루는 대상을 자필·서명·날인의 서류로 정하고, 그 안에 정보저장매체를 괄호로 편입한다. 조문은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로서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자필이거나 그 서명 또는 날인이 있는 것(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하였거나 진술한 내용이 포함된 문자·사진·영상 등의 정보로서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것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형사소송법 제313조). 이 인용에서 괄호는 정보저장매체를 서류의 열거에 덧붙이는 자리이고, 증거로 할 수 있는 요건은 뒤따르는 성립의 진정의 증명에 놓인다. 이 사례에서 노트북 하드디스크의 복제본이 이 문언의 정보저장매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 조문이 그 이름을 붙인 범위의 문제이고, 복제본의 보관 경로를 기록하는 요건은 이 문언 밖의 일이다.
같은 조문은 이어서 피고인의 서류에 대한 단서를 붙인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단서는 "단,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 진 때에 한하여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단서는 피고인의 서류의 경우에 요구하는 상태의 조건을 더한 것이고, 앞의 본문이 정보저장매체를 편입한 범위를 넓히거나 줄이지 않는다. 이 사례의 압수 현장에서 무가 서명한 확인서가 이 단서의 대상이 되는지 역시 조문이 그리는 서류의 자리에 달렸고, 확인서의 양식 자체가 무결성을 보증하는 문언은 아니다.
조문은 또 성립의 진정이 부인될 때의 경로를 제2항에서 더 밝힌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2항은 "제1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진술서의 작성자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그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하고, "다만,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작성자를 신문할 수 있었을 것을 요한다"고 단서를 덧붙인다. 여기서 과학적 분석결과와 디지털포렌식 자료는 성립의 진정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부르는 말이다. 이 사례에서 분석 보고서와 파일 300개가 이 방법의 자료로 다루어지는지는 성립의 진정이라는 요건을 놓고 판단할 문제이고, 그 방법 안에 해시값 기록 절차를 필수 항목으로 넣는 읽기는 이 문언에 없다.
조문의 마지막 항은 감정의 서류를 앞의 기준에 끌어들인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3항은 "감정의 경과와 결과를 기재한 서류도 제1항 및 제2항과 같다"고 적는다. 이 문언은 감정의 서류를 제1항과 제2항의 규율 아래에 함께 두는 것으로, 별도의 증거자격 기준을 새로 세우지 않는다. 이 사례의 분석 보고서가 감정의 경과와 결과를 기재한 서류에 드는지가 그 내용의 문제이고, 조문이 그 서류를 부르는 방식은 앞의 성립의 진정의 틀과 다르지 않다.
형사소송법 제313조는 이처럼 정보저장매체를 서류의 열거 안에 편입한 뒤 성립의 진정의 증명을 증거자격의 관문으로 삼는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작성자·진술자의 진술에 의한 증명과, 부인될 때의 객관적 방법에 의한 증명의 둘이다. 이 사례의 9일간의 보관 기록 빈칸이나 해시값의 계산 시점은 조문이 붙인 요건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별도의 기록 요구와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2.2성립의 진정이라는 조건
성립의 진정함이 쟁점이 되었을 때 조문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본문의 앞부분을 옮긴다. "제313조(진술서등) ①전2조의 규정 이외에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로서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자필이거나 그 서명 또는 날인이 있는 것(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하였거나 진술한 내용이 포함된 문자·사진·영상 등의 정보로서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것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이 구절은 문서의 작성과 관련한 신원과 수단을 밝히면서, 그 문서가 증거로 쓰이는 문을 성립의 진정함의 증명에 두고 있다.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진술이 이 항의 대상에 든다고 해서 그 문턱이 달라지지 않는다.
같은 항은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대하여 한 가지 단서를 붙인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단서는 "단,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 진 때에 한하여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 <개정 2016. 5. 29.> (형사소송법 제313조)"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었다는 점에 더하여 신빙할 수 있는 상태라는 조건이 겹친다. 제313조가 요구하는 성립의 진정함은 작성자가 그 문서의 성립을 인정하는 데서 확인되는 점이고, 이 단서는 그 인정이 아무 문서에서나 같은 효력을 갖지 않음을 밝힌다.
성립의 진정함을 작성자 아닌 방법으로 이룰 길을 마련한 것이 제2항이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2항은 "제1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진술서의 작성자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그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작성자를 신문할 수 있었을 것을 요한다. <개정 2016. 5. 29.> (형사소송법 제313조)" 작성자의 부인이 있을 때에 한하여 객관적 방법이 등장하고, 그 방법에는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와 감정이 들 예로 적힌다. 그런데 이 문장은 성립의 진정함의 증명을 말할 뿐이다. 이 증명이 복제본의 보관 경위나 해시값의 계산 시점 같은 사항까지 요구한다고 적혀 있지 않다.
제3항은 기재의 형식만을 달리할 뿐 같은 기준을 따른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3항은 "감정의 경과와 결과를 기재한 서류도 제1항 및 제2항과 같다. <신설 2016. 5. 29.> (형사소송법 제313조)" 이에 따라 감정서의 성립 문제도 작성과 서명, 그리고 성립의 진정함의 증명이라는 틀 안에서 논한다. 압수 현장에서 만들어진 복제본의 확인서와 분석 보고서도 그 문서 성립의 진정함을 묻는 대상에 든다. 다만 그 확인서에 적힌 해시값이나 보관 기록의 빈칸이 성립의 진정함에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서는, 여기서 읽은 제313조의 문언이 해답을 내주지 않는다. 성립의 진정함이 증거 자격의 한 조건이라는 점을 확인하였고, 이 조건이 그 너머의 무결성 증명까지 뜻하지는 않음을 함께 확인하였다.
2.3내용의 정확함의 증명 경로
성립의 진정이 서류의 증거자격을 가른다는 결론에서 이어져, 그 진정이 드러난 뒤에는 무엇을 어떻게 밝혀야 하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진술서등이 담은 내용이 재판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려면, 조문이 정한 증명의 지점과 방식이 함께 갖추어져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은 성립의 진정에 이어 두 번째 문장에서 증명의 상대와 방법을 함께 밝힌다. 조문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적시한다(형사소송법 제313조). 이 문장은 증명이 누구의 말로 되는지를 분명히 하며, 그 말이 오르는 자리도 공판준비와 공판기일로 한정한다.
같은 항의 단서는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관해 다른 경로를 열어 둔다. 단서는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 진 때에 한하여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적시한다(형사소송법 제313조).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아닌 작성자의 진술이 먼저 진정을 입증하고, 그 진술의 신빙할 상태까지 갖추어지면 피고인 본인의 진술을 기다리지 않는다.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를 둘러싸고는 두 경로가 나란히 놓인다. 제2항은 "제1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진술서의 작성자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그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한다(형사소송법 제313조). 진술자의 말로 입증하는 길이 막히는 경우에, 조문이 적시한 객관적 방법이 그 자리를 채운다.
제2항은 그 경로에 조건을 덧붙인다. 같은 항 단서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작성자를 신문할 수 있었을 것을 요한다"고 적시한다(형사소송법 제313조). 이 조건은 피고인 아닌 자의 서류에만 붙는 것이며, 작성자를 상대로 기재 내용을 물을 기회가 있었는지를 따진다.
감정의 기록에도 같은 증명 구도가 놓인다. 제3항은 "감정의 경과와 결과를 기재한 서류도 제1항 및 제2항과 같다"고 적시한다(형사소송법 제313조). 감정서 역시 그 성립을 진술로 입증하는 길과 객관적 방법으로 입증하는 길 가운데 하나를 따르며, 제2항의 신문 요건도 그대로 물려받는다.
이상의 적시에 비추어 본 사례에서 확인서에 오른 해시값이 언제 계산되었는지, 그 9일 사이 복제본이 누구에게 있었는지, 분석 도구의 종류와 설정, 파일 300개의 선별 기준과 그 선택의 주체는 무엇인지에 관한 물음은 미정으로 남는다. 제313조가 증명의 방법으로 적시한 것은 진술자의 진술과 감정 등 객관적 방법이며, 그 밖의 사항을 새 요건으로 세우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항목들은 증명 경로가 향할 대상으로 남을 뿐, 조문이 적시한 증명 방법에 더해지는 요건이 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L01)에 따라 확인서의 성립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작성자 무의 진술로 증명할 수 있다. 무의 진술에 의한 성립의 진정이 확인되면, 그 서류는 증거로 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제313조 제2항에 따라, 작성자 무가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이 증명되면 증거로 할 수 있다.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서류이므로,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 기재 내용에 관하여 작성자를 신문할 수 있었는지가 요건이다.
제313조 제1항에 따라,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이 증명되는 때 증거로 할 수 있다. 제1항 본문의 단서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작성자의 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진 때에 한하여 피고인의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
제313조 제2항에 따라 진술서의 작성자가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이 증명되면 증거로 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기재 내용에 관하여 작성자를 신문할 수 있었을 것을 요한다.
제313조 제3항에 따라 감정의 경과와 결과를 기재한 서류도 제1항 및 제2항과 같이 취급된다. 이에 따라 작성자 무의 진술이나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이 증명되면 증거로 할 수 있다.
2.4저장된 진술과 분석 결과의 준용
앞 절이 밝힌 증명 경로는 기재된 진술이 증거가 되는 문을 열지만, 그 문이 어디까지 열리는지는 준용 규정이 정한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3항은 감정의 경과와 결과를 기재한 서류에 앞 조항을 어떻게 가져오는지를 간명하게 선언한다. 그 선언의 문언을 먼저 확인하고, 준용의 바깥에 선 채로 남는 적용 대상의 경계를 살핀다.
진술을 기재한 서류의 핵심 요건을 담은 제1항을 먼저 인용한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은 "전2조의 규정 이외에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로서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자필이거나 그 서명 또는 날인이 있는 것(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하였거나 진술한 내용이 포함된 문자·사진·영상 등의 정보로서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것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 단,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 진 때에 한하여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괄호의 정의 덕분에 컴퓨터용디스크 등에 저장된 문자·사진·영상도 같은 조의 규율 대상에 편입되며, 그 진술이 누구의 것인지에 따라 본문의 경로와 단서의 경로가 갈린다. 복제본에서 파일을 뽑았다는 사정은 이 정의의 편입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성립의 진정을 둘러싼 다툼을 다루는 제2항의 문언도 그대로 옮긴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2항은 "제1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진술서의 작성자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그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작성자를 신문할 수 있었을 것을 요한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작성자의 부인이 있을 때 비로소 객관적 방법이 등장하며, 그 방법 가운데 하나로 디지털포렌식 자료가 명시되어 있다. 다만 단서는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서에 대한 반대신문의 기회를 별도로 요구하므로, 이 요건은 제2항의 적용을 받는 대상에서만 작동한다.
준용 규정이 이 두 조항을 어떻게 데려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제3항을 인용한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3항은 "감정의 경과와 결과를 기재한 서류도 제1항 및 제2항과 같다." "같다"는 문언은 제1항 본문·단서와 제2항 본문·단서의 요건 전체를 그대로 적용하되, 대상만 감정의 경과와 결과를 기재한 서류로 바꾼다. 그러므로 감정서도 성립의 진정을 진술에 의하여 증명하되, 작성자가 이를 부인하면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방법으로 증명하는 경로를 따르고, 대상이 피고인 아닌 자의 감정서라면 반대신문의 기회 요건도 함께 붙는다.
이 준용의 지평을 정할 때는 대상의 문언이 가리키는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제3항이 데려오는 것은 감정의 경과와 결과를 기재한 서류이며, 제1항이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것을 포함한다고 정의한 것은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관한 것이다. 복제본에서 파일 300개를 뽑은 기준, 그 선택이 누구의 판단에 따른 것인지, 분석에 쓴 도구의 종류와 설정은 감정의 경과와 결과에 관한 서류의 성립과는 별개의 사항으로 남는다. 이 항목들에 관한 관찰만으로 준용 규정이 새로운 검증 요건을 부가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그 평가는 별도의 근거를 요한다.
결국 준용 규정은 감정서를 진술서와 같은 증명 경로 위에 올려놓되, 그 경로의 각 요건을 훼손하지 않은 채 가져온다. 저장된 진술이 정보저장매체의 정의 안에 들어오는지, 감정의 경과와 결과가 어느 서류에 해당하는지는 문언이 정한 대상의 구분에 따라 판단할 몫이다. 파일 선별 기준이나 분석 도구의 검증 요건이 이 경로에 합쳐지는지는 이 준용 문언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2.5조문이 비워 둔 절차의 자리
준용의 범위가 확인된 뒤에 남는 것은 이 문언이 말하지 않는 자리이다. 사례에서 보관 기록의 9일 공백과 해시 계산 시점, 복제본의 보관자라는 항목이 제313조의 규율 대상에 들어가는지를 그 문언에서 읽어야 한다.
우선 형사소송법 제313조는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내용을 어떤 것의 예로 다루는지 명시한다. 같은 조 제1항은 “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하였거나 진술한 내용이 포함된 문자·사진·영상 등의 정보로서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것을 포함한다”(형사소송법 제313조)라고 하여, 저장된 진술을 진술서등의 범위에 넣는다. 이 사례에서 복제본에서 뽑은 파일 300개가 이 범위에 드는지는 그 파일에 작성하거나 진술한 내용이 담겨 있는지에 달렸다.
그 조항이 증거로 할 수 있게 되는 길을 열어 놓은 조건은 성립의 진정의 증명이다. 제1항 본문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313조)라고 정하고,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 진 때에 한하여”(형사소송법 제313조)라는 단서를 둔다. 이 사례에서 확인서에 적힌 해시값과 피압수자 무의 서명은 이 문언이 정한 성립의 진정의 증명 절차 안에 놓이지만, 그 문언은 확인서를 어떻게 작성할지까지 정하지 않는다.
작성자가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 열어 둔 길에도 조건이 붙어 있다. 제2항은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313조)라고 하면서,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에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작성자를 신문할 수 있었을 것을 요한다”(형사소송법 제313조)고 단서를 붙인다. 이 사례에서 분석 보고서가 이 경로에 놓이려면 성립의 진정이 객관적 방법으로 증명되어야 하고,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서라면 신문할 수 있었음이 요구된다. 이 문언은 사용한 분석 도구의 종류와 설정, 파일 선별 기준을 정하지 않는다.
9일의 보관 공백, 해시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 그 9일 동안 복제본의 보관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항목은 제313조의 문언 안에서 규율되지 않는다. 조문이 성립의 진정의 증명 수단으로 삼는 것은 작성자·진술자의 진술이거나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자료·감정이고, 보관 경과를 기록하거나 해시를 언제 계산할지 정하는 규정은 들어 있지 않다. 파일 300개를 뽑은 기준과 그 선택이 누구의 판단에 따른 것인지도 마찬가지로 이 조문의 문언 밖에 놓인다.
다만 이 자리가 비어 있다는 사실이 그 공백이 곧 무결성의 상실이나 증거능력의 유무를 뜻한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아니다. 사례의 보관 기록에 빈칸이 있고 해시 계산 시점과 보관자가 미정이며 선택 기준이 미정이라는 사정은 관찰된 사실의 나열에 머무르고, 제313조의 문언은 그 항목들을 다루지 않을 뿐이다. 성립의 진정이 어떻게 증명될지는 이 문언의 조건에 따라 판단할 일이고, 조문이 정하지 않은 절차의 자리는 그 자체로 평가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
2.6다음 장에 넘긴 쟁점
조문이 비워 둔 자리를 확인한 뒤에 남는 것은, 그 문언이 실제로 규율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가라는 물음이다. 형사소송법 제313조는 진술서등의 증거능력을 다루면서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문자·사진·영상 등을 포섭한다. 같은 조 제1항은 그 성립의 진정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을 들며,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형사소송법 제313조). 이 문언은 성립의 진정을 다룰 뿐, 복제본을 어디에 두고 누구가 보관하는지를 함께 규율하지 않는다. 사례의 보관 기록 9일 공백과 보관자 미정은 이 조문의 문언 밖에 놓인다.
성립의 진정을 다투는 경우의 대체 증명도 같은 조에서 정한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2항은 작성자가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하며, 같은 항 단서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작성자를 신문할 수 있었을 것을 요한다"고 덧붙인다. 이 단서를 사례에 대조하면 파일 300개의 기재 내용에 관한 신문 기회가 문제될 수 있다. 다만 작성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파일이 진술서등에 해당하는지는 이 사례에서 확정되어 있지 않다.
한편 증거의 조사 방식은 별도의 조문에서 정한다. 형사소송법 제292조의3은 "도면·사진·녹음테이프·비디오테이프·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정보를 담기 위하여 만들어진 물건으로서 문서가 아닌 증거의 조사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법원규칙으로 정한다"고 선언한다. 이 조문은 조사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의 정함을 대법원규칙에 맡기므로, 조사방식의 구체적인 내용은 이 조문 자체의 문언 안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제313조의 증거능력 규정과 제292조의3의 조사방식 규정은 각각의 대상과 물음이 다르다.
그 결과로 이 자리에서 단정할 수 있는 범위는 좁다. 제313조는 성립의 진정을 증명하는 경로를 규정하지만, 그 복제본을 어느 절차에 두는지, 어떤 기록을 남기는지를 규율하지 않는다. 제292조의3은 조사방식의 위임을 선언하지만, 그 방식의 내용 자체를 여기서 적지 않는다. 따라서 분석 도구의 종류와 설정, 파일 300개를 뽑은 기준과 선택의 주체라는 항목들이 어느 조문에 귀속되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이는 관찰된 사실에 대한 법적 평가를 유보한 것이지, 무결성의 확인 또는 결여를 선언한 것이 아니다.
이 장에서 정보저장매체를 다루는 조문들의 자리를 이렇게 나누어 두었으므로, 남은 물음은 조사방식 규정이 실제로 무엇을 규율하는지 읽는 일이다. 형사소송법 제292조의3의 문언이 지정하는 대상과 그 위임의 범위를 가르는 것은 별개의 작업이다. 증거능력의 성립과 조사의 방식이 각각 다른 조문의 몫이라는 점만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조사 절차와 보관 기록의 법적 효력은 판단하지 않은 채 남겨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