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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포렌식의 무결성: 해시값과 연계 보관 · 제26권 · 제6장 · 초판

동일성과 무결성을 증명하는 방법들

원본과 사본이 같다는 점은 어떤 방법으로 증명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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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700단어 ·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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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0 · 판결 2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6.1동일성 증명이 맡은 자리
  3. 6.2판결요지가 든 증명 방법들
  4. 6.3해시값 비교의 자리
  5. 6.4해시값 바깥의 방법들
  6. 6.5출력문건과 동일성
  7. 6.6방법의 분류와 남은 문제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원본과 사본이 같다는 점이 어떤 방법으로 증명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2013도2511의 판결요지가 든 증명 방법들을 읽고, 해시값 비교가 그 가운데 하나일 뿐인 구도를 그린다. 각 방법의 신뢰성 평가는 도구와 사람을 다루는 장으로 넘기고, 여기서는 방법의 종류와 성격만 가른다.

6.1동일성 증명이 맡은 자리

출력 문건의 요건을 정리한 데서 멈추지 않고, 이제 원본과 사본이 같다는 점을 법정에서 어떻게 세우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은 이 쟁점에서 "정보저장매체 원본에 저장된 내용과 출력 문건의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압수 시부터 문건 출력 시까지 변경되지 않았다는 사정, 즉 무결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시는 동일성과 무결성이 별개의 과제가 아니라 하나의 증명 묶음을 이룬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그러나 이 판시는 곧이어 무결성의 담보 범위를 넓힌다. 복제 매체를 거친 출력 문건에는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에 자료의 동일성도 인정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용한 컴퓨터의 기계적 정확성, 프로그램의 신뢰성, 입력·처리·출력의 각 단계에서 조작자의 전문적인 기술능력과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압수 현장에서 노트북 하드디스크의 내용을 복제하고 해시값을 확인서에 적어 피압수자 무의 서명을 받은 사례는 이 판시의 전제를 충족하는 출발점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사례에서 법정에 제출된 것은 복제본에서 뽑은 파일 300개와 분석 보고서이다. 판결요지는 판시에서 동일성·무결성의 증명 수단으로 "피압수·수색 당사자가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의 해쉬(Hash) 값이 동일하다는 취지로 서명한 확인서면을 교부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힌다(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원본과 복제본의 동일성을 세우는 일은 출력 문건 전체가 아니라 그 출발이 되는 복제본에 관한 것이며, 파일 300개의 선별은 그 아래 단계의 문제로 남는다.

보관 기록에 9일간의 빈칸이 있다는 점은, 위 판시가 덧붙인 예외 규정과 무관하게 읽힌다. 판시는 "그와 같은 방법에 의한 증명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정보저장매체 원본에 대한 압수, 봉인, 봉인해제,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 등 일련의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전문가 등의 증언에 의해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의 해쉬 값이 동일하다거나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최초 압수 시부터 밀봉되어 증거 제출 시까지 전혀 변경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을 증명하는 방법 또는 법원이 그 원본에 저장된 자료와 증거로 제출된 출력 문건을 대조하는 방법 등으로도 그와 같은 무결성·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으며, 반드시 압수·수색 과정을 촬영한 영상녹화물 재생 등의 방법으로만 증명하여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하였다(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이 사례에서 확인서면이 이미 법원에 제출되었으므로 예외 규정이 열어 놓은 대안들은 그대로 적용되지 않고, 대신 9일간의 빈칸이 무엇을 비워 두었는지가 그 아래에서 검토될 자리가 된다.

해시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 9일 동안 복제본이 누구의 손에 있었는지, 사용한 분석 도구의 종류와 설정, 파일 300개를 뽑은 기준과 그 선택이 누구의 판단에 따른 것인지는 아직 미정이다. 이 항목들은 관찰된 사실의 나열이며, 그 결과가 곧 증명이 결여되었다는 판단이나 증거능력의 유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동일성 증명이 맡은 자리는 그 자리를 규정하는 데 있고, 미정의 항목들이 그 규정에 따라 무엇을 채울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6.2판결요지가 든 증명 방법들

앞 절에서 판결요지가 증명의 과제로 삼은 점이 무엇인지 가른 바 있다. 그렇다면 그 과제를 수행할 방법으로 판결요지는 무엇을 적고 있는가. 판결요지는 출력 문건과 저장된 자료의 동일성, 그리고 원본이 출력 시까지 변경되지 않았다는 사정을 세울 방법을 한 가지 원칙과 몇 가지 예외의 형태로 나열한다. 여기에서는 그 나열을 빠짐없이 읽고, 각 방법이 무엇을 세우려는 수단인지 밝히는 데 그친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은 동일성과 무결성을 세울 방식으로 무엇을 원칙으로 삼는지 다음과 같이 밝힌다. "출력 문건과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자료가 동일하고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문건 출력 시까지 변경되지 않았다는 점은, 피압수·수색 당사자가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의 해쉬(Hash) 값이 동일하다는 취지로 서명한 확인서면을 교부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하는 것이 원칙이나"(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라고 설시하였다. 이 문장은 피압수·수색 당사자의 서명을 받은 확인서면을 법원에 내는 방식을 첫째 방법으로 꼽는다. 합성 사례에서 수사관이 해시값을 확인서에 적고 피압수자 무의 서명을 받은 점은 이 원칙에 부합하는 절차의 흔적이다.

그런데 같은 문장은 곧 이어서 원칙의 한계를 밝힌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은 원칙의 한계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그와 같은 방법에 의한 증명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이라는 단서가 바로 그것이다. 이 단서는 서명 확인서면 방식이 쓰이지 못하는 경우를 전제한다. 합성 사례에서 보관 기록에 9일간의 빈칸이 있고 해시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과 그 9일 동안의 복제본의 소재가 미정이며, 따라서 서명 확인서면이 그 공백을 스스로 메울 수 있는지 여부는 판결요지가 정한 바에 따라 가려질 사항이다.

단서 뒤에 판결요지는 예외적인 증명 방법으로 두 가지를 더 적는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은 첫째로 "정보저장매체 원본에 대한 압수, 봉인, 봉인해제,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 등 일련의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전문가 등의 증언에 의해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의 해쉬 값이 동일하다거나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최초 압수 시부터 밀봉되어 증거 제출 시까지 전혀 변경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을 증명하는 방법"을 적는다. 이 방법은 절차에 직접 참여한 사람의 증언으로 해시값의 동일성 또는 최초 압수 시부터의 밀봉이라는 사정을 세우는 수단이다. 같은 판결은 둘째로 "법원이 그 원본에 저장된 자료와 증거로 제출된 출력 문건을 대조하는 방법 등"(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을 적는다. 이 방법은 법원 스스로 원본의 자료와 제출된 출력 문건을 맞대어 보는 대조의 절차를 가리킨다.

같은 문장은 이러한 방법들에 한정을 가한다. "등으로도 그와 같은 무결성·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으며, 반드시 압수·수색 과정을 촬영한 영상녹화물 재생 등의 방법으로만 증명하여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라고 설시하였다. 이는 나열된 방법이 무결성·동일성 인정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뜻이며, 영상녹화물 재생이 유일한 증명 방법이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판결요지가 서명 확인서면을 원칙으로 삼고 수사관·전문가의 증언과 법원의 대조를 단서 뒤의 수단으로 둔 구도는 그대로 남는다. 합성 사례에서 분석 도구의 종류와 설정, 파일 300개를 뽑은 기준과 그 선택의 주체가 미정인 점은, 판결요지가 적은 어느 방법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의 재료일 뿐이며 그 법적 평가는 여기서 결론지어지지 않는다.

6.3해시값 비교의 자리

동일성과 무결성을 둘러싼 증명의 수단들을 나눈 뒤에는, 해시값 비교가 그 가운데 어느 자리를 차지하는지 그 상대적 위치를 물어야 한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은 증명 방법들을 펼쳐 놓으면서, 해시값이 들어간 서명 확인서의 제출을 원칙으로 삼는다. 그 원칙의 뜻과 한계는 판결이 그 서명 확인서에 부여한 역할에서 읽을 수 있다. 판례는 "피압수·수색 당사자가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의 해쉬(Hash) 값이 동일하다는 취지로 서명한 확인서면을 교부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힌다. 이 확인서는 증명의 한 가지 방식으로서 가장 먼저 놓이는 자리에 있고, 여기서 대상은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그 자료를 담은 복제 매체 사이의 관계이다.

해시값 비교가 다루는 시점에 관하여는, 판례가 동일성과 무결성을 서로 다른 문장으로 묶어 놓는다. 판례는 "출력 문건과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자료가 동일하고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문건 출력 시까지 변경되지 않았다는 점"이 위 방법으로 증명된다고 본다. 앞쪽은 출력 문건과 저장 자료의 대응을, 뒤쪽은 압수 시부터 출력 시까지 원본이 변하지 않았다는 시간의 흐름을 각각 겨냥한다. 이 사례에서 수사관이 압수 현장에서 노트북 하드디스크의 내용을 복제하고 해시값을 확인서에 적어 피압수자 무에게 서명을 받았다면, 그 확인서는 후자의 시간에 관한 주장에 손을 보태는 위치에 놓인다. 그러나 확인서가 언제 작성되었는지에 관하여는 판례의 문장에 뚜렷한 표현이 없다. 해시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이 언제인지가 미정으로 남아 있는 이 사례에서, 확인서의 서명이 시점의 공백까지 스스로 메우는지는 판결의 인용만으로 결론 내리지 못한다.

나아가 판례는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로부터 출력한 문건의 경우에 추가로 요구되는 요소를 적는다. 판례는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에 자료의 동일성도 인정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용한 컴퓨터의 기계적 정확성, 프로그램의 신뢰성, 입력·처리·출력의 각 단계에서 조작자의 전문적인 기술능력과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하여, 확인서 하나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조건을 함께 둔다. 그러면서도 판례는 같은 문장에서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압수 시부터 문건 출력 시까지 변경되지 않았다는 사정, 즉 무결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사례의 기록에 분석에 사용한 분석 도구의 종류와 설정이 미정으로 남아 있고, 파일 300개를 뽑은 기준과 그 선택이 누구의 판단에 따른 것인지 역시 미정이다. 판례가 요구한 도구의 신뢰성과 단계별 정확성은 이 사례에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비교의 자리는 원칙에 머무르지 않고, 예외가 따르는 구도로 이어진다. 판례는 "그와 같은 방법에 의한 증명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정보저장매체 원본에 대한 압수, 봉인, 봉인해제,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 등 일련의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전문가 등의 증언에 의해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의 해쉬 값이 동일하다거나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최초 압수 시부터 밀봉되어 증거 제출 시까지 전혀 변경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을 증명하는 방법 또는 법원이 그 원본에 저장된 자료와 증거로 제출된 출력 문건을 대조하는 방법 등으로도 그와 같은 무결성·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으며, 반드시 압수·수색 과정을 촬영한 영상녹화물 재생 등의 방법으로만 증명하여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다. 이 사례의 보관 기록에 9일간의 빈칸이 있고, 그 9일 동안 복제본이 누구의 손에 있었는지가 미정이다. 서명 확인서를 잇는 증언과 대조가 함께 놓일 때, 그 빈칸에 대한 이야기가 어느 자리에서 얼마만큼 들어갈 수 있을지는 이 사례에서 정해진 바가 없다.

요컨대 해시값 비교는 동일성과 무결성을 세우는 증명의 수단 가운데 하나로, 원본과 복제 매체의 대응이라는 하나의 대상과 압수 시부터 출력 시까지의 시간이라는 하나의 시점을 겨냥하여 놓인다. 그러나 판례는 서명 확인서를 두고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용한 컴퓨터의 기계적 정확성, 프로그램의 신뢰성, 입력·처리·출력의 각 단계에서 조작자의 전문적인 기술능력과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함께 제시한다. 그렇다면 해시값이 원본과 사본을 둘러싼 모든 의문을 스스로 해결한다는 주장은 판결이 세운 구도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해시값이 처음 계산된 시점과 그 9일의 공백이 미정으로 남아 있는 한, 비교의 자리는 확정되지 않은 채 남는다.

6.4해시값 바깥의 방법들

해시값 비교가 한 가지 증명 수단으로 자리를 잡은 뒤에 남는 물음은, 그 밖의 방법들이 각각 무엇을 근거로 삼는가이다. 앞 절의 논의는 비교가 원본과 사본의 동일성을 다룬다는 점에서 출발했으나, 이제는 확인의 자리에서 서명이 빠지거나 기록에 공백이 생긴 경우에 무엇이 그 자리를 메우는지 살필 차례다.

확인서면의 교부와 제출이 원칙이라는 점을 밝히면서, 판례는 그와 같은 방법에 의한 증명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의 대안을 함께 제시한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은 그 대안을 다음과 같이 나열한다. "출력 문건과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자료가 동일하고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문건 출력 시까지 변경되지 않았다는 점은, 피압수·수색 당사자가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의 해쉬(Hash) 값이 동일하다는 취지로 서명한 확인서면을 교부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하는 것이 원칙이나, 그와 같은 방법에 의한 증명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정보저장매체 원본에 대한 압수, 봉인, 봉인해제,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 등 일련의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전문가 등의 증언에 의해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의 해쉬 값이 동일하다거나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최초 압수 시부터 밀봉되어 증거 제출 시까지 전혀 변경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을 증명하는 방법 또는 법원이 그 원본에 저장된 자료와 증거로 제출된 출력 문건을 대조하는 방법 등으로도 그와 같은 무결성·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으며, 반드시 압수·수색 과정을 촬영한 영상녹화물 재생 등의 방법으로만 증명하여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이 인용은 확인서면에 서명한 당사자의 말과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전문가의 증언, 그리고 법원의 직접 대조를 각각 별개의 경로로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확인서면은 압수 현장에서 피압수자가 해시값의 동일함을 스스로 확인하고 서명한 기록을 근거로 삼는다. 이 경로에서는 당사자가 직접 본 사실과 그 사실을 문서에 남긴 행위가 겹친다. 반면에 절차 참여자의 증언은 압수, 봉인, 봉인해제,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이라는 일련의 절차를 지켜본 사람의 기억을 근거로 삼는다. 이 경로에서의 쟁점은 해시값의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그 값이 계산된 때와 그 전후의 자료가 무엇을 거쳤는가라는 절차의 사실이다.

법원의 직접 대조는 앞의 두 경로와 성격이 다르다. 대조는 계산의 기록이나 사람의 기억을 거치지 않고, 원본에 저장된 자료와 증거로 제출된 출력 문건을 법원이 나란히 놓고 보는 방식이다. 판례가 영상녹화물 재생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힌 대목은, 증명의 수단이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뜻한다.

이 사례에서 압수 현장의 확인서면에는 무의 서명이 들어 있다. 다만 보관 기록에 9일간의 빈칸이 남아 있고, 해시값이 처음 계산된 시점과 그 사이 복제본이 누구의 손에 있었는지는 미정이다. 확인서면이 빈칸을 메우는지, 아니면 절차 참여자의 증언이나 법원의 대조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지는 이 자료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방법마다 서는 자리가 다르다는 점만 정리하면, 해시값 비교는 숫자의 일치를 다루고 확인서면은 당사자의 확인을, 증언은 절차의 경과를, 대조는 법원의 직접 확인을 각각의 근거로 삼는다. 이 가운데 어느 방법이 이 사례에서 무결성을 확정하는지, 그리고 각 방법이 증거능력에 어떤 효과를 갖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6.5출력문건과 동일성

복제본의 빈칸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나누는 일에서, 법정에 제출된 출력물 자체가 원본과 어떤 관계여야 하는지의 문제가 뒤를 잇는다. 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도7257 판결은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한 문건을 증거로 쓰는 조건을 밝히고 있다.

그 판결은 출력문건을 증거로 사용하기 위한 첫 조건을 동일성에서 찾는다. 판결은 "압수물인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한 문건을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에 저장된 내용과 출력한 문건의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이 압수시부터 문건 출력시까지 변경되지 않았음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말한다(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도7257 판결). 따라서 출력물은 그 출력물이 나온 원본의 내용과 같은 것으로 드러나야 하고, 원본이 압수 뒤 출력 시까지 손대지 않은 채 남아 있었던 점이 함께 확인되어야 한다. 이 사례에서 노트북 하드디스크의 복제본은 압수 현장에서 만들어졌고, 파일 300개는 그 복제본에서 뽑혔다. 그러므로 파일 300개와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내용 사이의 동일성, 그리고 하드디스크가 압수 시부터 파악 시까지 바뀌지 않았다는 담보가 요구된다.

나아가 판결은 중간에 이미징 매체가 있을 때의 조건을 따로 정한다. 판결은 "특히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을 대신하여 저장매체에 저장된 자료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로부터 출력한 문건의 경우에는 디지털 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에 자료의 동일성도 인정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용한 컴퓨터의 기계적 정확성, 프로그램의 신뢰성, 입력·처리·출력의 각 단계에서 조작자의 전문적인 기술능력과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말한다(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도7257 판결). 하드디스크를 복제한 뒤 그 복제본에서 파일을 뽑은 이 사례는 바로 이 경우에 닿는다. 하드디스크 원본과 복제본 사이의 동일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복제와 선별의 과정을 떠받친 컴퓨터의 기계적 정확성과 프로그램의 신뢰성, 그리고 각 단계의 조작자가 갖춘 전문적 기술능력과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러나 판결은 이 담보를 확인하는 데에 쓰인 분석 도구의 종류나 설정, 그리고 조작자의 경력 같은 항목을 따로 열거하지 않았다.

그런데 출력문건을 진술증거로 쓰는 경우에는 요구되는 것이 달라진다. 판결은 "그리고 압수된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출력한 문건을 진술증거로 사용하는 경우,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에 관하여는 전문법칙이 적용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따라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대법원 2007. 12. 13. 선고 2007도7257 판결). 출력문건에 실린 내용을 누가 말한 것으로 삼으려면, 그 성립의 진정함이 작성자나 진술자의 진술로 증명되어야 한다. 이 사례에서 파일 300개와 분석 보고서는 법정에 제출되었으나, 그 문건이 진술증거로 쓰이는지 여부는 자료가 정하지 않았다.

이 판결에 적시된 동일성의 요구는 두 겹이다. 하나는 원본과 출력물 사이의 동일성이고, 다른 하나는 원본과 그를 대신하는 매체 사이의 동일성이다. 이 사례에서 앞의 것은 하드디스크와 파일 300개 사이에, 뒤의 것은 하드디스크와 복제본 사이에 각각 놓인다. 다만 판결요지가 적시하지 않은 요건을 새로 세울 수는 없다. 해시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이 언제인지, 보관 기록의 9일간 빈칸 동안 복제본이 누구의 손에 있었는지, 파일 300개를 뽑은 기준이 무엇인지는 미정이다. 이 항목들이 동일성의 인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의 판단은 이 판결요지의 범위 밖에 놓인다.

6.6방법의 분류와 남은 문제

출력문건이 원본과의 관계에서 요구되는 점을 확인한 데서 나아가, 이제 증명 방법의 구도를 정리하면 각 방법이 어느 층위에 놓이는지가 드러난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은 증명의 원칙과 예외를 나란히 서술하면서 방법의 층위를 함께 제시한다. "출력 문건과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자료가 동일하고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문건 출력 시까지 변경되지 않았다는 점은, 피압수·수색 당사자가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의 해쉬(Hash) 값이 동일하다는 취지로 서명한 확인서면을 교부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방법에 의하여 증명하는 것이 원칙이나, 그와 같은 방법에 의한 증명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정보저장매체 원본에 대한 압수, 봉인, 봉인해제,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 등 일련의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전문가 등의 증언에 의해 정보저장매체 원본과 ‘하드카피’ 또는 ‘이미징’한 매체 사이의 해쉬 값이 동일하다거나 정보저장매체 원본이 최초 압수 시부터 밀봉되어 증거 제출 시까지 전혀 변경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을 증명하는 방법 또는 법원이 그 원본에 저장된 자료와 증거로 제출된 출력 문건을 대조하는 방법 등으로도 그와 같은 무결성·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으며, 반드시 압수·수색 과정을 촬영한 영상녹화물 재생 등의 방법으로만 증명하여야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 이 인용에 따르면 첫째 층위는 서면에 담긴 해시값의 일치이고, 둘째 층위는 절차 참여자의 증언이며, 셋째 층위는 법원의 직접 대조이다.

이 사례의 보관 기록에는 9일간의 빈칸이 있다. 해시값 확인서에 피압수자 무의 서명을 받았다는 관찰은 첫째 층위에 들어맞지만, 그 확인서가 언제 어떻게 작성되었는지는 미정이다. 따라서 빈칸이 서명된 확인서의 효력을 침해하는지, 아니면 예외 층위로의 이행을 요구하는지는 여기서 단정할 수 없다. 판결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예외를 열어 둔 취지상, 빈칸의 의미는 구체적인 사정과 함께 평가될 문제로 남는다.

다만 첫째 층위에서 요구되는 확인서면만으로 부족한 때에는, 수사관이나 전문가의 증언이라는 둘째 층위가 뒤를 잇는다. "일련의 절차에 참여한 수사관이나 전문가 등의 증언에 의해"라는 문구는 증언자가 절차에 실제로 참여했음을 전제로 한다. 이 사례에서 해시값을 처음 계산한 시점과 9일 동안 복제본이 누구의 손에 있었는지가 미정으로 남는 까닭은, 둘째 층위의 증언이 어느 범위의 사실을 다룰 수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참여자가 누구인지가 미정이면 증언의 대상도 그만큼 좁아진다.

층위와 별개로, 판결은 확인 과정의 신뢰성을 요구한다.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용한 컴퓨터의 기계적 정확성, 프로그램의 신뢰성, 입력·처리·출력의 각 단계에서 조작자의 전문적인 기술능력과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대법원 2013. 7. 26. 선고 2013도2511 판결)라는 부분이 그것이다. 이 사례에서 사용한 분석 도구의 종류와 설정이 미정이며, 파일 300개를 뽑은 기준과 그 선택이 누구의 판단에 따른지도 미정이다. 판결이 나열한 담보 요소는 도구와 사람의 양쪽에 걸쳐 있으므로, 미정 항목은 어느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라 확인 과정 전체에 남는다.

이상의 구도를 정리하면 방법의 층위와 방법의 신뢰성은 서로 다른 축이다. 앞 절에서 살핀 출력문건의 요건이 층위의 선택을 요구한다면, 여기서 확인된 도구와 사람의 담보는 층위의 내실을 요구한다. 이 사례에서 미정으로 남은 항목들이 어느 축에 놓이는지, 그리고 그것이 무결성과 증거능력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다음 장에서 다룰 전자정보의 동일성 요구를 놓고 살필 물음이다.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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