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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의 구조: 경제범죄 양형기준과 피해회복의 무게 · 제5권 · 제4장 · 초판

감경의 두 갈래: 법률상 감경과 정상참작

법률상의 감경과 정상참작감경은 형의 범위를 어떤 방식으로 낮추는가?

분량
약 2,400단어 · 10분
자료
조문 2 · 판결 0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4.1감경의 두 축을 놓는 자리
  3. 4.2법률상 감경의 요건
  4. 4.3법률상 감경의 방법
  5. 4.4정상참작감경의 요건
  6. 4.5정상참작감경의 방법과 판단
  7. 4.6두 감경이 갈라지는 지점
  8. 다룬 법령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형법 제53조와 제55조가 정한 감경의 요건과 방법을 조문에 적힌 채로 구분하여 읽는다. 감경의 두 축을 놓는 자리에서 출발하여 법률상 감경의 요건과 방법, 정상참작감경의 요건과 방법 및 판단을 살피고, 두 감경이 갈라지는 지점을 맺는다.

4.1감경의 두 축을 놓는 자리

감경이 하나의 자리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 절에서 제51조의 항목과 양형 이유의 대응을 살피면서 정상참작감경과의 경계를 표시한 바 있는데, 이제 형법이 감경을 두 갈래로 나누어 두었으므로 그 두 축을 나란히 놓고 구분하여 읽어야 한다. 형법 제53조는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은 범죄의 정상이라는 판단에 따라 형의 범위를 낮추는 자리를 열어 두는데, 그 사유의 구체적 내용은 조문에 적혀 있지 않다. 회사 자금이 빠져나간 사건에서 정이 선고 전까지 전액을 반환하고 회사와 합의서를 작성하였다면, 그러한 사정이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별도로 판단할 문제로 남는다.

한편 형법 제55조는 법률상의 감경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항목별로 적고 있다. 감경의 결과를 수치로 정한 규정이므로, 형의 범위를 낮추는 방식이 정상참작감경과는 다른 자리에 놓임을 확인할 수 있다. 형법 제55조 제1항은 "법률상의 감경은 다음과 같다"고 선언한 뒤, 사형을 감경할 때에는 무기 또는 2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한다고 정한다.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1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하고,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 자격상실의 감경은 7년 이상의 자격정지로, 자격정지의 감경은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하며, 벌금·구류·과료의 감경은 각각 그 다액이나 장기의 2분의 1로 한다(형법 제55조). 이와 같이 법률상의 감경은 감경 전의 형종과 형기에 따라 감경 후의 범위가 미리 정해져 있다.

두 축의 자리를 비교하면, 정상참작감경은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열리는 감경이고, 법률상의 감경은 법률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 그 형종과 형기를 정해 낮추는 감경이다. 회사 자금 사건에서 무가 지시를 받고 자금 이체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조사되었다면, 그 가담 정도에 따라 형량 범위가 달라지지만 두 사람의 손해 확정 시점, 무의 가담 정도에 따른 형량 범위, 합의가 양형에 반영되는 비중은 미정이다. 이로 확인된 사실은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는다.

법률상 감경이 여러 차례 이루어지는 경우도 규정되어 있다. 형법 제55조 제2항은 "법률상 감경할 사유가 수개있는 때에는 거듭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규정은 감경 사유가 여럿일 때 그 감경을 반복할 수 있음을 밝히는 것이며, 감경의 사유나 요건을 새로 정하는 것은 아니다. 법률상 감경의 요건이 어떠한 경우에 열리는지는 다음 단계에서 형법 제55조의 문언에 따라 살필 문제로 남긴다.

4.2법률상 감경의 요건

법률상 감경과 정상참작감경의 자리를 나누어 놓았다면, 이제 법률상 감경이 열리는 조건을 조문에서 확인해야 한다. 이 감경은 법관의 재량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사유가 있을 때 비로소 문이 열리는 방식이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 법률상 감경을 할 수 있는지는 형법 제55조가 규정한 사유의 범위 안에서 읽어야 하며, 조문에 없는 사유를 덧붙이는 일은 피한다.

형법 제55조 제1항은 법률상 감경의 대상과 그 방법을 함께 적고 있다. 형법 제55조는 "①법률상의 감경은 다음과 같다"고 선언하면서 그 아래에 형벌의 종류를 나열한다. 그 중 제3호는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고, 제6호는 "벌금을 감경할 때에는 그 다액의 2분의 1로 한다"고 각각 정한다 (형법 제55조). 이 사례에서 회사 자금 40억 원이 빠져나간 죄로 기소된 정과 무가 받을 법정형이 유기징역 또는 벌금의 형태라면, 감경은 위 항호가 정한 방식으로만 범위를 낮춘다. 아울러 제55조 제1항이 사형·무기징역·무기금고·자격상실·자격정지·구류·과료를 함께 열거하고 있다는 점은, 감경의 대상이 한정된 몇 가지 형벌에 묶여 있지 않음을 보여 준다.

조문이 정한 형벌마다 감경의 폭이 다르다는 점도 함께 읽어야 한다. 형법 제55조 제1항 제3호와 제5호, 제6호, 제7호, 제8호는 유기징역·유기금고, 자격정지, 벌금, 구류, 과료에 대하여 각각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거나 "그 다액의 2분의 1로 한다"고 적는다. 반면 같은 항 제1호는 "사형을 감경할 때에는 무기 또는 2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한다"고, 제2호는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1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한다"고, 제4호는 "자격상실을 감경할 때에는 7년 이상의 자격정지로 한다"고 정한다 (형법 제55조). 따라서 정과 무가 처할 형벌이 어느 항호에 놓이는지에 따라 감경 뒤의 범위가 달라지며, 이 범위의 구체적 계산 방식은 별도의 문제로 남는다.

감경 사유가 여러 겹인 경우의 처리도 제55조가 직접 밝힌다. 형법 제55조 제2항은 "법률상 감경할 사유가 수개있는 때에는 거듭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에 따라 한 사람에게 법률상 감경 사유가 둘 이상 겹쳐 있다면 그 감경을 한 번으로 제한할 근거는 조문에 없다. 다만 이 사례에서 정과 무 각각에게 그러한 복수의 감경 사유가 성립하는지는 아직 특정되지 않았으므로, 거듭 감경의 가능성만 열어 둔 채 그 적용은 미정으로 남긴다.

정이 선고 전까지 전액을 반환하고 회사와 합의서를 작성한 사정과, 무가 지시를 받고 이체를 실행에 옮긴 사정은 이 사례의 사실관계에 속한다. 그러나 형법 제55조 제1항은 감경 사유로 이러한 양형 사정을 적어 두지 않았다. 앞에서 살핀 사유 열거에 이들 사정이 들어 있지 않으므로, 반환·합의나 지시에 따른 가담만으로 법률상 감경이 자동으로 열린다고 읽을 수 없다. 손해 확정 시점이나 무의 가담 정도에 따른 형량 범위 역시 이 조문에서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미정으로 남는다.

이로써 법률상 감경의 요건은 형법 제55조가 열거한 형벌에 대하여 정해진 사유가 존재하는 것이며, 그 사유가 수개이면 거듭 감경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이 감경의 열쇠는 조문에 적힌 사유와 형벌의 종류에 있다. 반환과 합의 같은 정상적인 사정은 법률상 감경의 요건이 아니라, 별도의 자리에서 평가할 몫으로 남겨 둔다.

4.3법률상 감경의 방법

법률상 감경의 요건이 열리는 경우에 나아가면, 이어서 형의 범위를 어떻게 낮출지가 문제이다. 형법은 감경의 결과를 항목별로 미리 정해 두었는데, 이를 형법 제55조 제1항은 "법률상의 감경은 다음과 같다."라고 열면서 각 항목을 나열한다. 이 목록은 감경할 사유가 무엇인지와 무관하게 형 종류별로 적용되는 방식을 가리킨다. 따라서 감경이 인정된 뒤에는 감경 사유의 성격을 따지기에 앞서 해당 형에 대응하는 산출 방식을 찾아야 한다.

먼저 생명형과 자유형이 감경되는 방식을 보면, 동조 제1항 제1호는 "사형을 감경할 때에는 무기 또는 2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호는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1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한다."라고 규정한다 (형법 제55조). 사형과 무기형은 감경되더라도 자유형으로 바뀌고, 그 자유형은 새로 정해진 상한과 하한 안에서 선고된다. 여기서는 상한과 하한이 함께 정해지므로, 감경 후에도 법관이 고르는 형량은 정해진 범위 안에 머무른다. 감경이 곧 형의 폐지나 임의의 낮춤을 뜻하지 않는 까닭이다.

이와 달리 유기의 자유형은 경감의 폭이 산술적으로 정해진다. 동조 제1항 제3호는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라고 규정한다 (형법 제55조). 이 경우 감경 전 형기의 절반으로 범위가 낮추어지며, 벌금·구류·과료도 같은 방식을 취한다. 동조 제1항 제6호는 "벌금을 감경할 때에는 그 다액의 2분의 1로 한다."라고 하고, 제7호는 "구류를 감경할 때에는 그 장기의 2분의 1로 한다."라고 하며, 제8호는 "과료를 감경할 때에는 그 다액의 2분의 1로 한다."라고 규정한다 (형법 제55조). 장기나 다액이 반으로 줄어드는 방식이므로, 상한만 낮추어지는 결과가 된다. 유기의 자유형·벌금·구류·과료는 모두 그 양이 정해진 형이라는 공통점을 두고, 감경에 따라 그 양이 일정한 비율로 줄어든다.

자격형에 대해서도 기준이 따로 있다. 동조 제1항 제4호는 "자격상실을 감경할 때에는 7년 이상의 자격정지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5호는 "자격정지를 감경할 때에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라고 규정한다 (형법 제55조). 자격상실은 자격정지로 바뀌면서 그 기간이 새로 정해지고, 자격정지는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자격형에 관한 두 호는 형의 종류가 바뀌는 경우와 기간이 줄어드는 경우를 각각 나누어 다룬다는 점에서, 사형·무기형에 관한 앞의 호와 그 구조를 달리 한다.

한편 감경 사유가 하나뿐일 때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동조 제2항은 "법률상 감경할 사유가 수개있는 때에는 거듭 감경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형법 제55조). 그러므로 감경 사유가 겹치는 경우에는 그 횟수만큼 형의 범위가 낮추어진다. 거듭 감경할 때에도 그때마다 위의 산출 방식이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정과 무에게 실제로 어느 형량 범위가 적용될지, 그리고 무의 가담 정도가 어느 감경 사유에 해당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이로 확인된 사실은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는다.

4.4정상참작감경의 요건

법률상 감경이 형의 범위를 낮추는 방식을 가른 뒤에는, 감경의 다른 갈래가 어디에서 출발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형법 제53조는 정상참작감경의 요건을 한 문장으로 정한다.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형법 제53조) 이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범죄의 정상에 놓인 참작할 만한 사유이다. 정과 무가 함께 기소된 사건에서 그 사유가 무엇인지를 따지는 일은 이 문단의 기준 위에서 이루어진다.

조문은 참작의 대상을 '범죄의 정상'에 둔다. 그러므로 참작할 만한 사유는 범죄의 경위나 동기, 행위에 얽힌 사정에서 나와야 한다. 형법 제53조는 이 밖의 사유를 열거하지 않는다. 따라서 다른 장소에서 목록으로 옮겨온 사정을 정상 참작의 항목으로 끼워 넣을 수 없다. 회사 자금 40억 원이 빠져나간 사건에서 정이 선고 전까지 전액을 회사에 반환하고 회사와 합의서를 작성한 사정이 범죄의 정상에 드는지는, 조문의 문언이 가리키는 자리에서 판단한다. 반환의 시점과 합의서의 작성은 조문이 적어 두지 않은 사정이다. 형법 제53조는 그러한 사정을 열거하지 않으므로, 그 사정을 가진 사람의 이름을 붙여 목록을 만들 수 없다. 형법 제53조에 적힌 참작할 만한 사유는 미리 끝난 목록이 아니라, 범죄의 정상에 놓인 사정이 해당하는지를 따지는 문구이다. 미정인 사항은 미정으로 남는다.

정상참작감경의 판단은 '참작할 만한'이라는 표현에 달려 있다. 형법 제53조는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그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요건과 감경할 수 있다는 재량을 함께 둔다. 사유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경이 뒤따르는 것은 아니다. 무가 지시를 받고 자금 이체를 실행에 옮긴 것으로 조사된 사정이 참작할 만한지 여부도 같은 틀 안에서 다루어진다. 조문이 요구하는 자리는 범죄의 정상이다. 그러므로 지시를 받았다는 사정이 범죄의 정상에 얽힌 사정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그 사정이 범죄의 정상에 든다고 보더라도, 형법 제53조는 그 사유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 무의 가담 정도에 따른 형량 범위는 미정이다.

감경할 수 있다는 표현은 법원이 감경을 하거나 하지 않을 수 있음을 뜻한다. 조문은 감경을 강제하지 않는다. 형법 제53조의 문언에 따라 정상 참작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다. 정이 반환한 금액과 작성된 합의서가 참작할 만한 사유로 인정되더라도 감경이 반드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형법 제53조는 감경의 여부를 정하지 않고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만 적는다. 합의가 양형에 반영되는 비중도 미정이다.

요건과 선택은 서로 다른 두 자리이다. 먼저 형법 제53조가 적어 둔 요건을 충족하였는지 살핀다. 그 뒤에 형법 제53조가 감경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문언에 따라 감경 여부를 정한다. 이 두 자리를 섞으면, 요건을 갖춘 사건에서 감경이 당연히 뒤따른다는 잘못된 자리에 이른다. 정과 무의 사건에서 각자의 사정이 어느 자리에 놓이는지는 위의 기준에 따라 판정된다. 회사와 합의한 사실과 지시를 받은 사실이 같은 종류의 사유인지 여부는 미정이다.

정리하면, 정상참작감경은 범죄의 정상에 놓인 참작할 만한 사유를 요건으로 삼고, 감경 여부를 법원의 판단에 맡긴다. 이 자리에서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두 사람의 손해 확정 시점은 미정으로 남는다.

4.5정상참작감경의 방법과 판단

요건을 충족한 참작 사유는 곧 감경의 방법으로 이어진다. 형법 제53조(정상참작감경)는 정상참작감경을 규정하면서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 이 문장은 감경의 가능성을 열어두되, 감경이 어떤 방식으로 형의 범위에 이르는지는 별도로 밝히지 않는다. 감경의 방법은 형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 다시 말해 제53조는 참작 사유가 인정될 때 형을 감경할 수 있다는 권한을 부여할 뿐, 감경의 폭과 절차를 스스로 규정하지 않는다.

형법 제55조는 감경의 기준과 한도를 함께 제시한다. 다만 제55조의 조문은 확보된 자료로 확인되지 않으므로, 그 문장에 의한 인용은 할 수 없다. 감경은 선고할 형의 범위 자체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정상참작감경은 제53조에 따른 참작 사유가 인정될 때 그 형을 감경하는 것이므로, 감경의 폭은 별도의 감경 규정이 정한 한도 안에서 형성된다. 이 한도는 정상참작감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법률상 감경과 정상참작감경을 아우르는 공통 기준이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것은 감경이 사후적으로 형량을 가볍게 조정하는 일이 아니라, 선고할 형의 범위를 먼저 다시 정한 뒤 그 안에서 형량을 고르는 일이라는 점이다.

감경 후에도 형의 하한이 남는 문제를 형법은 별도로 다룬다. 다만 제55조제1항 단서의 문장은 확보된 자료로 확인되지 않으므로, 그 문장을 옮겨 인용할 수 없다. 무기형을 감경할 때의 하한과 유기형을 감경할 때의 조정 방식이 이와 같이 갈라지는 셈이다. 그 구체적인 수치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이 구분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하다. 감경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형의 하한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감경의 대상이 되는 형종에 따라 범위가 조정되는 방식이 달라진다. 따라서 정상참작감경이 인정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어떤 형량이 선고될지는 결정되지 않는다. 결정되는 것은 형량의 틀이 좁혀졌다는 사실이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은 감경의 순서이다. 형법 제55조제2항의 순서 조항 역시 확보된 자료로 확인되지 않으므로, 그 문장에 의한 인용은 할 수 없다. 법률상 감경과 정상참작감경이 함께 인정되는 경우 어느 것이 먼저 적용되는지는 이 순서 조항에 따라 정해진다. 다만 형법 제55조제2항은 감경의 순서만을 정할 뿐, 두 감경의 요건이나 효과의 차이를 직접 설명하지는 않는다. 정상참작감경의 요건은 여전히 제53조가, 감경의 방법은 별도의 감경 규정이 맡는다. 이 구분은 형량의 산정 과정을 두 단계로 나누어 보는 데 도움이 된다. 앞 단계에서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지가 가려지고, 뒤 단계에서 감경의 폭이 형성된다.

정상참작감경은 사유의 인정에 이어 형의 범위를 조정하는 두 단계로 구성된다. 앞에서 본 참작할 만한 사유의 판단은 첫 단계의 문을 여는 일이고, 여기서 확인한 감경 방식은 두 번째 단계에서 형량의 틀을 잡는 일이다. 회사 자금 40억 원이 빠져나간 사건에서 정이 반환과 합의를 마쳤고 무가 이체를 실행한 것으로 조사된 경우, 정상참작감경이 인정된다고 가정할 때 그 형량 범위는 감경 한도 안에서 형성된다. 그 범위 안에서 두 사람의 형량이 실제로 얼마로 선고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반면 손해 확정의 시점, 무의 가담 정도에 따른 형량 범위, 합의가 양형에 반영되는 비중은 형법 제53조와 그 감경 규정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이 수치들은 미정으로 남는다. 확인된 것은 감경이 범위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며, 그 범위의 경계와 적용 결과는 미정의 사항으로 남는다.

4.6두 감경이 갈라지는 지점

정상참작감경의 방법을 형의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살핀 뒤에는, 법률상 감경과 정상참작감경이 어느 점에서 갈라지는지가 남는다. 두 감경은 법정형을 낮추는 데서 만나지만, 전제 요건과 그 형량이 움직이는 방식에서 서로 다른 길을 택한다. 그 자리를 형법 제53조와 제55조의 문구에 견주어 확인한다.

정상참작감경의 근거는 형법 제53조이다. 같은 조는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형법 제53조). 이 문구는 감경의 조건으로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를 내세우고, 그러한 사유가 무엇인지는 조문이 적지 않는다. 조건의 존재를 따지는 판단이 먼저이고, 그 판단에서 합의의 성립이나 손해의 회복이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는 이 조문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형법 제53조가 '감경할 수 있다'고만 하여 감경의 여부를 재판부에 맡긴 점도, 이 사례에서 반환과 합의가 반드시 감경으로 이어진다고 말하지 못하게 한다.

법률상 감경의 근거는 형법 제55조이다. 감경 후 형의 범위를 정한 같은 조는 "법률상의 감경은 다음과 같다"라고 전제한 뒤, 사형의 경우 "사형을 감경할 때에는 무기 또는 2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한다"(형법 제55조), 무기징역·무기금고의 경우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를 감경할 때에는 10년 이상 50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로 한다"(형법 제55조)라고 각각 적는다. 유기징역·유기금고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한다"(형법 제55조)고 정하고, 벌금은 "벌금을 감경할 때에는 그 다액의 2분의 1로 한다"(형법 제55조)고 정한다. 이처럼 법률상 감경은 감경할 사유가 생기면 형의 종류와 상·하한을 조문이 미리 정한 값으로 옮기며, 그 값은 감경 전의 법정형에서 정해진다.

두 감경이 갈라지는 자리는 요건과 방법의 결합 방식이다. 형법 제53조는 정상에 참작할 사유의 유무를 판단 근거로 삼고, 감경의 효과는 조문이 수치로 고정하지 않는다. 형법 제55조는 법률상 감경 사유의 존재를 전제로 하되, 감경 후 형의 범위를 법정형의 유형에 따라 조문이 계산한다. 형법 제55조는 "법률상 감경할 사유가 수개있는 때에는 거듭 감경할 수 있다"고 덧붙여 감경이 겹칠 때의 처리까지 정한다. 이와 달리 형법 제53조는 감경의 반복 가능 여부를 적지 않았다.

두 감경은 감경의 여지를 부여하는 데서 겹치지만, 한쪽의 문구가 다른 쪽의 판단 기준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형법 제53조의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형법 제55조의 법률상 감경 사유와 같은 범위를 가리키는지, 두 감경이 한 사건에서 모두 행사될 수 있는지는 이 두 조문에 적힌 문구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이 사례에서 정이 선고 전에 전액을 반환하고 회사와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과 무가 지시에 따라 자금 이체를 실행한 사실은 형법 제53조가 말하는 '정상'의 판단 재료 가운데 어느 자리를 잡을지가 문제이며, 그 판단의 결론을 조문이 미리 적어 두지는 않았다.

손해의 확정 시점과 합의의 반영 비중, 무의 가담 정도에 따른 형량 범위는 모두 남아 있는 문제이다. 형법 제53조와 제55조는 감경의 요건과 방법을 나누어 놓았을 뿐, 이 사례의 사실이 어느 감경의 문턱에 닿는지까지 가르치지 않는다. 감경 후 형의 범위가 어디까지 내려가는지와, 그 아래에서 선고형이 어느 자리에 놓이는지는 다음에 다룰 형의 한도와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다룬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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