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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의 구조: 경제범죄 양형기준과 피해회복의 무게 · 제5권 · 제9장 · 초판

금액이 만드는 유형의 칸

경제범죄 양형기준은 이득액에 따라 사건을 어떤 유형으로 나누는가?

분량
약 2,300단어 · 10분
자료
조문 2 · 판결 0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9.1양형기준의 법적 근거
  3. 9.2법정형 안의 기준 자리
  4. 9.3금액이 나누는 가중 구간
  5. 9.4유형을 여는 출발 칸
  6. 9.5법정형 구간과의 대응
  7. 9.6금액이 남긴 다음 저울
  8. 다룬 법령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경제범죄 양형기준이 이득액에 따라 사건을 나누는 유형 구분이 형량의 출발 칸을 만드는 구조를 설명한다. 양형기준의 법적 근거와 법정형 안의 기준 자리, 금액이 나누는 가중 구간, 유형을 여는 출발 칸, 법정형 구간과의 대응을 살피고, 권고형량범위의 수치는 양형위원회 기준표를 가리키는 것으로 남긴다.

9.1양형기준의 법적 근거

기준과 재량의 관계를 확인한 뒤 손해 금액이 만드는 유형의 물음으로 넘어가려면, 우선 양형기준을 세울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이에 법원조직법 제81조의6은 양형기준을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주체와 그 대상을 한정하여 규정한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1항은 "위원회는 법관이 합리적인 양형을 도출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양형기준을 설정하거나 변경한다."고 선언한다. 이에 따르면 양형기준은 위원회가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적용 대상은 법관의 합리적 양형 도출을 위한 참고 자료이다.

양형기준의 내용이 갖추어야 할 성질 역시 같은 항에서 확인된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1항에 따르면 기준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것이어야 한다. 회사 자금 40억 원이 빠져나간 사건에서 정과 무에 대한 양형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그 논의가 양형기준에 비추어 이루어진다면 그 기준 자체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성질을 전제로 한다.

위원회가 기준을 설정하거나 변경할 때 지켜야 할 원칙은 제2항이 열거한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2항은 "위원회는 양형기준을 설정·변경할 때 다음 각 호의 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그 첫째로 "범죄의 죄질, 범정 및 피고인의 책임의 정도를 반영할 것"을 요구한다. 같은 항 제2호는 "범죄의 일반예방과 피고인의 재범 방지 및 사회복귀를 고려할 것"을 들고, 제3호는 "같은 종류 또는 유사한 범죄에 대해서는 고려하여야 할 양형 요소에 차이가 없으면 양형에서 서로 다르게 취급하지 아니할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나아가 제4호는 "피고인의 국적, 종교 및 양심,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양형상 차별을 하지 아니할 것"을 명한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정과 무가 같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된 경우, 두 사람을 양형에서 다르게 다루려면 고려하여야 할 양형 요소의 차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기준을 세울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은 제3항이 구체화한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3항은 "위원회는 양형기준을 설정·변경할 때 다음 각 호의 사항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범죄의 유형 및 법정형", "범죄의 중대성을 가중하거나 감경할 수 있는 사정", "피고인의 나이, 성품과 행실,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범죄 전력", "그 밖에 합리적인 양형을 도출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차례로 든다. 정이 선고 전까지 전액을 반환하고 회사와 합의서를 작성한 사정은 여기서 '범행 후의 정황'에 관한 사정으로 다루어질 수 있으나, 그 사정이 양형에 얼마만큼 반영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한편 기준의 공개도 같은 조가 정한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4항은 "위원회는 양형기준을 공개하여야 한다."고만 선언한다. 이에 공개는 설정·변경된 양형기준에 요구되는 절차적 성질이다. 다만 앞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기준을 세우는 절차나 기준표의 구체 항목은 이 조문에 드러나 있지 않으므로, 이 자리에서 그 내용을 새로 정할 수는 없다. 이상이 양형기준을 둘 수 있는 법적 근거와 그 대상이다.

9.2법정형 안의 기준 자리

법원조직법 제81조의6이 양형기준을 설정할 수 있는 근거와 대상을 밝힌 데서 나아가, 이제 같은 조문은 양형기준이 법정형과 어떤 관계에 놓이는지를 알려 준다. 양형기준은 법정형을 무시하거나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조문은 위원회가 양형기준을 설정하거나 변경할 때 「범죄의 유형 및 법정형」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3항 제1호는 “1. 범죄의 유형 및 법정형”을 고려하여야 할 사항으로 들고 있다(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이는 양형기준이 법정형의 범위를 전제로 그 안에서 형량을 다룬다는 뜻이다. 정과 무가 함께 기소된 사건에서 두 사람의 형량은 법정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법정형은 양형기준이 참고할 사정의 하나이지, 유일한 기준이 아니다. 같은 조항은 범죄의 중대성을 가중하거나 감경할 수 있는 사정과 피고인의 나이, 성품과 행실, 지능과 환경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3항 제2호는 “2. 범죄의 중대성을 가중하거나 감경할 수 있는 사정”을, 같은 항 제3호는 “3. 피고인의 나이, 성품과 행실, 지능과 환경”을 고려하여야 할 사항으로 둔다(법원조직법 제81조의6). 따라서 양형기준이 형량을 정하는 일은 법정형이라는 틀 안에서 여러 사정을 함께 살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정이 선고 전까지 회사에 전액을 반환한 사실도 이런 사정 가운데 하나로 다루어질 뿐이다.

양형기준은 범행 전후의 구체적인 정황을 빠뜨리지 않고 살피도록 요구한다. 조문은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와 범행 후의 정황을 각각 따로 들고 있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3항 제5호는 “5.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를, 같은 항 제6호는 “6. 범행 후의 정황”을 고려하여야 할 사항으로 정한다(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이에 따라 무가 지시를 받고 자금 이체를 실행에 옮겼다는 가담 경위와 정이 회사와 합의서를 작성한 뒤의 정황은 각각의 자리에서 살펴진다. 다만 두 사실이 형량에 어느 정도로 반영되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

양형기준은 같은 범죄를 같은 기준으로 다루도록 하는 원칙 안에서 작동한다. 조문은 고려하여야 할 양형 요소에 차이가 없으면 양형에서 서로 다르게 취급하지 아니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국적, 종교 및 양심,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2항 제3호는 “3. 같은 종류 또는 유사한 범죄에 대해서는 고려하여야 할 양형 요소에 차이가 없으면 양형에서 서로 다르게 취급하지 아니할 것”을, 같은 항 제4호는 “4. 피고인의 국적, 종교 및 양심,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양형상 차별을 하지 아니할 것”을 원칙으로 정한다(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정과 무가 담당한 업무의 차이가 양형 요소의 차이로 이어지는지는 이 사례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이로 보면 양형기준은 법정형이 마련한 구간을 채우는 기준의 자리를 가진다. 법정형은 형량의 바깥 경계를 그리고, 양형기준은 그 안에서 형량을 세부적으로 다룬다. 정의 반환과 합의가 양형에 반영되는 비중, 무의 가담 정도에 따른 형량 범위는 모두 미정이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이 정한 바에 따라 양형은 범죄의 죄질, 범정 및 피고인의 책임의 정도를 반영하여야 한다. 회사 자금 40억 원이 빠져나간 사건에서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도 이 단계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9.3금액이 나누는 가중 구간

형법상 법정형이 양형기준의 바탕을 이루는 점을 밝힌 데 이어서, 이제 금액이 그 바탕 자체를 어떻게 나누는지 살펴본다. 회사 자금 40억 원이 빠져나간 사건에서 정과 무가 함께 기소되었으므로, 두 사람 모두 특정재산범죄 가중처벌의 지점에 서 있게 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는 형법상 재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이득액으로 처벌 수위가 갈리는 구조를 둔다. 조문은 먼저 가중처벌이 시작되는 금액을 명시한다. 그 하한을 넘기는 시점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이렇게 적는다.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이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때에만 가중처벌의 문이 열린다는 뜻이다. 사건의 자금 40억 원은 이 문턱을 넘는 액수다.

문이 열린 뒤에는 이득액이 다시 두 구간으로 갈린다. 상위 구간과 하위 구간의 기준을 같은 조문은 이렇게 나눈다. "1.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에 따라 이득액은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구간으로 나뉜다. 자금 40억 원이 손해로 확정된다면 후자의 구간에 놓인다. 다만 이 사례에서 손해 확정 시점은 미정이고, 확정 손해는 확인된 사실의 법적 평가에 해당하지 않는다.

가액은 이득액이라 부르며, 이는 범죄행위로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뜻한다. 회사에 반환한 돈이 이득액 산정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는 이 조문에서 정해지지 않았다. 정이 선고 전까지 전액을 반환한 사실과 합의서가 작성된 사실은 가중처벌 구간의 문턱을 넘는 시점 자체를 바꾸지 않는다. 합의가 양형에 반영되는 비중은 미정이다.

벌금에 관한 단서도 함께 둔다. 조문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에서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고 정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징역 구간이 정해지더라도 벌금은 이득액을 상한으로 함께 선고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구간 안에서 형량을 얼마로 정할지는 앞서 본 법정형의 자리와 마찬가지로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9.4유형을 여는 출발 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제3조가 금액에 따라 무거운 처벌 구간을 가르는 구조를 확인하였으나, 그렇다면 양형기준표는 그 금액을 사건을 유형으로 나누는 출발 칸으로 삼는다. 양형기준이 무엇을 목표로 설정되는지는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1항이 먼저 밝히고 있다. 이 조항은 "위원회는 법관이 합리적인 양형을 도출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양형기준을 설정하거나 변경한다"(법원조직법 제81조의6)고 규정한다. 이 사례에서 정과 무가 기업 자금 사건의 피고인이라면, 법관은 두 사람 모두 이 양형기준의 참고 대상에 든다. 다시 말해 양형기준표는 법관에게 구속력 있는 판단이 아니라 참고할 만한 틀로 제시되며, 그 틀을 먼저 나누는 낱개가 금액이다.

양형기준을 설정할 때 지켜야 할 원칙도 같은 조 제2항에 정해져 있다. 그중 셋째 원칙은 "같은 종류 또는 유사한 범죄에 대해서는 고려하여야 할 양형 요소에 차이가 없으면 양형에서 서로 다르게 취급하지 아니할 것"(법원조직법 제81조의6)을 요구한다. 이 사례에서 정과 무가 받는 구체적 처우가 달라지려면, 양형기준표가 삼는 구분 사정과 피고인의 개별 사정에서 그 차이가 나와야 한다. 그 구분 사정 가운데 앞서 살핀 금액이 첫 칸에 놓인다. 아울러 같은 항의 둘째 원칙은 "범죄의 일반예방과 피고인의 재범 방지 및 사회복귀를 고려할 것"(법원조직법 제81조의6)을 들고 있다. 유형 칸을 금액으로 나누는 일은 이 두 원칙을 함께 실현하는 길이 된다. 같은 크기의 이득액을 낳은 사건을 묶어 두면, 종류가 같은 범죄가 같은 틀에서 다루어지고, 그 틀 안에서 예방과 사회복귀의 사정이 살펴질 수 있다.

구분의 축이 무엇인지 보려면 같은 조 제3항을 보면 된다. 이 항은 위원회가 양형기준을 설정할 때 고려할 사항을 나열하면서 첫째로 "범죄의 유형 및 법정형"(법원조직법 제81조의6)을 꼽고, 다섯째로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법원조직법 제81조의6)를 든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제3조 제1항이 규정한 이득액은 이 가운데 범행의 결과에 해당하며, 따라서 양형기준은 이득액을 범죄 유형을 나누는 기준으로 끌어온다. 같은 조문이 문두에서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이라고 정의한 범위를 그대로 따라, 유형 칸의 금액 경계도 그 정의에 맞춘다. 한편 이득액이 클수록 범행의 결과가 무겁다는 점은 같은 조 제3항 제1호의 "범죄의 유형 및 법정형"(법원조직법 제81조의6)과 이어진다. 범죄의 유형을 나눈 뒤에 법정형을 함께 살피라는 요구는, 금액으로 가른 칸이 법정형의 무게와 함께 읽힌다는 뜻이다. 다만 이 자료 안에서 범행의 동기와 수단이 유형 칸을 더 나누는지는 적혀 있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이득액만을 출발 칸의 낱개로 삼는다.

이로써 유형 칸이 열리는 위치는 정해지지만, 각 칸에 놓이는 권고형량범위의 수치는 이 자리에서 다루지 않는다. 양형기준이 공개되어야 한다는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4항의 요구는 그 수치가 성문의 양형기준표에 적혀 있음을 가리킨다. 유형 칸을 나누는 금액 경계만으로 권고형량범위의 아래한계와 윗한계를 적어 넣는 것은 이 자리에서 삼가는 편이 바르다. 그 경계는 이득액의 정의에 맞추어 열리지만, 그 칸이 얼마의 징역을 권고하는지는 공개된 양형기준표에서 확인할 일이다. 이 사례에서 두 사람의 손해 확정 시점과 무의 가담 정도에 따른 형량 범위, 합의가 반영되는 비중은 여전히 미정이며, 확인된 이득액의 크기만으로 사건이 어느 유형 칸에 놓이는지 가를 뿐이다.

금액으로 나눈 출발 칸의 자리가 정해졌고, 그 칸이 법정형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는 다음 문제로 남는다. 유형 칸은 금액을 첫 낱개로 하여 사건을 묶고, 묶인 사건마다 참고할 양형기준의 틀을 연다. 이 틀 안에서 정과 무의 개별 사정이 다시 살펴질 때, 유형 칸이 법정형의 무게와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이어지는 논의의 자리를 이룬다.

9.5법정형 구간과의 대응

금액이 만든 칸이 곧바로 형량의 경계를 가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확인하면, 이 칸이 법정형 구간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다음 쟁점이 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본문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때 가중처벌한다고 정하면서, 가중의 틀을 이득액에 걸어 두었다. 이 틀이 정하는 것은 처벌의 방식이지 사건의 사실관계가 아니다.

같은 조항이 이득액을 구간으로 나눈 자리는 더욱 분명하다. 그 구체적 구분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는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의 법정형을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하고, 같은 항 제2호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정한다. 두 구간의 경계가 50억원에 놓여 있는 것이다. 합성 사례에서 회사 자금 40억 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된 정과 무에게 적용될 항목의 선택은, 이 조문이 그은 경계에 비추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구간과 관련된다. 다만 이 사례의 손해 확정 시점이나 이득액 산정은 미정이다.

그 구간 안에서 법정형의 하한이 얼마인지는 법이 이미 정해 두었고, 양형기준은 그 위에 놓인다. 이 점은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3항 제1호가 양형기준을 설정할 때 고려하여야 할 사항으로 범죄의 유형 및 법정형을 든 자리와 겹친다. 양형기준이 유형으로 나누는 작업은 법정형이 그린 바깥 틀을 벗어나지 않는 가운데 이루어진다.

이 구간의 법정형이 사건에 마주하는 방식은 또한 벌금 병과의 여지와도 맞물린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은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고 둔다. 병과의 상한이 이득액에 묶여 있으므로, 확정된 이득액의 범위가 곧 벌금의 한도와 연결되어 있다.

양형기준이 유형을 나눌 때 지켜야 할 평등의 요구는 앞에서 본 바 그대로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2항 제3호는 같은 종류 또는 유사한 범죄에 대해서는 고려하여야 할 양형 요소에 차이가 없으면 양형에서 서로 다르게 취급하지 아니할 것을 원칙으로 정한다. 같은 금액 칸에 든 두 사람이 같은 취급을 요구하는 것은 이 원칙이 그려 놓은 자리다.

이로써 유형이 만드는 칸이 법정형 구간과 맞물리는 모습이 드러난다. 유형의 칸은 금액에 따라 사건을 묶어 양형기준의 출발 자리를 정할 뿐, 법정형 밖에 새로운 형량 범위를 만들어 내지 않는다. 법이 그린 구간 안에서 유형 칸이 자리를 찾는 것이 이 대응 관계의 모습이다. 정과 무가 그린 자리는 이 구간 안에 놓여 있으나, 무의 가담 정도에 따른 형량 범위와 합의가 양형에 반영되는 비중은 미정이다.

9.6금액이 남긴 다음 저울

법정형 구간과 유형 칸이 맞물리는 대응 관계를 확인한 뒤에 남는 것은 그 칸이 형량을 어디까지 정하는지의 물음이다. 금액으로 나뉜 칸이 정하는 것이 시작 지점인지, 아니면 형량의 범위 전체인지에 따라 이 사건의 논의가 갈린다.

양형기준이 무엇을 향해 만들어지는지 먼저 적는다. 「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제1항은 위원회의 책무를 두고 "위원회는 법관이 합리적인 양형을 도출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양형기준을 설정하거나 변경한다"고 하였다. 이는 양형기준이 형량을 대신 확정하는 장치가 아니라 법관의 참조를 위하여 만들어지는 틀임을 밝힌다.

그 양형기준이 무엇을 담아야 하는지도 같은 조가 잡는다. 같은 조 제3항은 고려 사항을 열거하면서 "1. 범죄의 유형 및 법정형"부터 "5.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에 이어 "6. 범행 후의 정황"을 들고 "8. 그 밖에 합리적인 양형을 도출하는 데 필요한 사항"으로 목록을 닫는다(법원조직법 제81조의6). 유형과 법정형이 목록의 첫 항목이자 여럿 가운데 하나로 놓여 있음에 비추어, 금액이 만드는 칸은 형량의 출발 칸을 만드는 데 그치고 그 칸에서의 형량을 혼자 결정하지 않는다.

이 사건에 대응하는 가중처벌 조문도 확인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고 두고, "1.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과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나란히 놓았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금액에 따라 나뉜 구간마다 다른 법정형이 놓여 있음이 확인된다.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회사 자금 40억 원이 빠져나간 사안을 금액으로만 견주면 이 조문의 어느 호에 놓일지는 미정이고, 확인된 금액만으로 법적 평가가 함께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로써 금액 유형이 정하는 자리를 한 문장으로 옮길 수 있다. 금액은 형량이 시작될 칸을 고르는 일에 관여하고, 그 칸 안에서의 형량은 앞서 밝힌 고려 사항의 나머지가 함께 놓여야 정해진다. 정이 반환한 것과 합의가 맺어진 정황, 무가 지시를 받고 이체에 가담한 정도가 형량에서 놓일 자리를 지금 항목으로 못 박지 않은 채로 남겨 둔다. 손해가 확정되는 시점이나 합의가 양형에 반영되는 비중도 이 장에서 결론 내지 아니한다.

금액이 만든 칸이 시작 칸에 그친다는 데에서 이 장을 닫는다. 회복과 가담은 칸을 만드는 요소가 아니라, 형량이 놓인 뒤의 저울이 다룰 무게로 남는다.

다룬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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