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한 진술 안에서 직접 경험한 관찰과 타인에게 들은 내용을 어떤 기준으로 가르는지를 묻는다. 진술 문장 단위의 출처 표시 방법과 전문의 개념, 진술서의 증거능력 요건과 실질적 직접심리를 차례로 살피고, 관찰 조건을 확인하는 자료와 출처 구분의 한계를 더한다.
1.1진술 안의 출처 표시
직접 경험한 것과 타인에게 들은 것을 나누는 일에서 출발점은 진술을 구성하는 문장마다 무엇을 근거로 삼는지 표시하는 일이다. 회의에 참석했다는 관계자 A는 자신이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의 서술로 엮었다. 이 서술을 읽는 사람은 A의 진술 중 어느 부분이 관찰에 기초하고 어느 부분이 타인의 말을 옮긴 것인지 문장 단위로 가를 수 있어야 한다.
타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진술을 전문이라 한다. 형사소송법 제316조는 전문의 의미와 증거 능력을 함께 규정하고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 아닌 타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원진술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한다(형사소송법 제316조). 따라서 A가 회의에서 타인이 한 말을 옮긴 부분은 A가 직접 들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타인의 진술을 담은 것이면 전문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A가 자신이 직접 들었다는 사실은 원진술자가 누구인지를 가리는 데 도움을 줄 뿐, 문장의 출처 표시를 대신하지 않는다.
문서 내용을 확인했다는 진술은 그 문장이 무엇을 보았는지에 따라 출처가 갈린다. A가 문서의 글자와 표를 직접 열람하고 그 내용을 진술한다면 그 부분은 A의 관찰을 서술한 것이다. 반면 A가 문서 작성자에게 설명을 듣고 그 설명을 옮겼다면 그 부분은 타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 된다.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는 미정이다. 이 범위가 정해지기 전에는 A의 서술 중 어느 문장이 관찰에 기초하는지 확정할 수 없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한 대목은 출처 표시가 한층 복잡해지는 지점이다. 이 문서는 사건 뒤에 만들어진 것이므로 당시 의사결정이 실제로 그 문서를 근거로 삼았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A가 이 문서의 내용을 진술에 넣으면서 그 작성 경위나 작성자의 말을 함께 옮긴다면 그 부분 역시 타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진술이 된다. 문서 자체가 제출되었다는 사실은 A의 진술 중 어느 문장이 어떤 관찰에 기초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대신하지 않는다.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손해액 계산서를 함께 제출한 상대방의 서면에는 참고 자료 목록이 붙어 있으나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제출 자료에 포함돼 있지 않다.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은 미정이다. 손해액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도 미정이다. 이런 미정 사항이 남아 있는 동안, 진술과 서면을 읽는 사람은 각 문장과 각 수치가 어떤 출처에 기대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 표시를 남겨 두어야 한다.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가 미정인 점도 마찬가지다. 참석 인원이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A가 들었다는 회의 발언이 누구의 말인지 특정할 수 없고, 그 말을 옮긴 문장의 출처도 미정으로 남는다.
1.2전문의 개념과 배제 원칙
진술의 출처를 문장 단위로 가른 뒤에는, 그 진술 안에 담긴 타인의 말을 증거로 삼을 수 있는지가 다음 쟁점으로 남는다. 형사소송법 제316조는 이를 전문의 진술로 규율하며, 증거로 삼을 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를 그 진술의 내용이 피고인의 것인지 타인의 것인지에 따라 나눈다. 이 조문의 정의와 요건을 그대로 읽고, 이 사례의 진술 구조에 무엇이 남는지를 살핀다.
먼저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경우,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은 "피고인이 아닌 자(공소제기 전에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하였거나 그 조사에 참여하였던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형사소송법 제316조). 이 규정에 따르면 요건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 하나이며, 조문에 다른 예외 사유를 더 읽을 수 없다. 이 사례에서 A는 자신이 들은 회의 내용을 하나의 서술에 담고 있는데, 그 회의에서 피고인 아닌 타인이 한 말을 옮긴 부분이 피고인의 진술을 담는 것은 아니므로 이 항의 요건은 그 부분에 바로 대응하지 않는다.
그다음으로 피고인 아닌 자의 진술이 타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경우,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2항은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 아닌 타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원진술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항은 원진술자가 진술할 수 없는 사유와 신빙할 수 있는 상태의 증명을 함께 요구하며, 어느 한쪽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A가 회의에서 들은 내용 가운데 타인의 말을 옮기는 부분은 이 항의 요건을 충족해야 비로소 증거로 쓰이며,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가 미정인 점은 그 진술의 출처 식별에 관한 사실로 남는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16조는 전문을 이 조에서 정의한 진술의 형태로 다룰 뿐, 그 진술에 더해진 설명이나 해석을 별도로 정하지 않는다. A가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하는 부분은, 타인의 진술을 옮기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직접 경험한 회의 내용 그 자체도 아니다. 이 부분에 어느 요건을 적용할지는 이 사례에서 다루는 쟁점이며, 조문에 없는 예외 사유를 새로 만들 수 없다.
한편 상대방 측 손해액 계산서에는 참고 자료 목록이 붙어 있으나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는 제출 자료에 포함돼 있지 않다. 형사소송법 제316조가 요구하는 것은 전문 진술 자체의 신빙할 수 있는 상태와 진술 불능 사유의 증명이며, 제출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는 이 조문의 정의 밖의 문제로 남는다.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이 미정인 점도 이 판단에 관한 결론을 미리 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례의 진술 구조를 다룰 때는, 타인의 말을 옮기는 부분에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과 제2항의 요건을 각각 대응시키고, 사건 뒤 작성된 문서를 인용하는 부분은 그 진술이 담는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 다루어야 한다.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서술하는 부분은 전문의 범위에 들어가는지부터 살피며, 여기서도 조문에 없는 요건이나 예외를 더하지 않는다.
1.3진술서의 증거능력 요건
전문 배제의 틀을 밝힌 데서 나아가, 이제 형사소송법 제313조가 진술서 등에 요구하는 요건을 차례로 살핀다. 이 규정은 서류에 담긴 진술 내용을 묻기 전에 그 서류의 성립이 어떻게 확인되는지를 먼저 다룬다.
그 출발점은 성립의 진정이다.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본문은, "전2조의 규정 이외에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로서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자필이거나 그 서명 또는 날인이 있는 것(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하였거나 진술한 내용이 포함된 문자·사진·영상 등의 정보로서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것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작성자가 자필이거나 서명·날인한 서류라 하더라도,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가 성립의 진정을 증명한 때에만 증거로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성립의 진정은 서류의 출처가 위조나 변조가 아니며 실제로 작성자에게서 나온 것임을 뜻하므로, 제출된 문서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한 것인지에 대한 평가는 이 요건 안에서 곧바로 답해지지 않는다.
이 요건은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대해서 한층 높아진다. 제313조 제1항 단서는, "단,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 진 때에 한하여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성립의 진정과 함께 특신상황을 요구한다.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하여진 진술을 기재한 서류에 한하여, 작성자 본인의 법정 진술 없이도 증거 능력을 인정한다는 조건이다.
작성자 측이 성립 자체를 다툴 때에는 객관적 검증의 길이 열린다. 제313조 제2항 본문은, "제1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진술서의 작성자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그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작성자의 법정 진술 이외의 수단을 허용한다. 다만 같은 항 단서는, "다만,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작성자를 신문할 수 있었을 것을 요한다"고 정하여, 신문 기회를 별도의 요건으로 붙인다.
이 규정의 적용 대상은 서류에 그쳐 있지 않다. 제313조 제3항은, "감정의 경과와 결과를 기재한 서류도 제1항 및 제2항과 같다"고 정하여 감정 서류까지 같은 틀에 묶는다. 이에 따라 상대방이 제출한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손해액 계산서와 같은 문서는 각각의 작성자·진술자를 가려 성립의 진정을 어떻게 증명하는지가 쟁점이 된다. 관계자 A가 자신이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의 서술로 적어낸 진술서는, 그 자체로 작성자의 진술이 포함된 서류이자 성립의 진정이 증명되어야 하는 대상이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되는 경우에도, 그 문서의 성립과 함께 담긴 진술 내용의 출처는 별개로 밝혀져야 한다. 한편 손해액 계산서에 붙은 참고 자료 목록과 그중 일부 메시지·원자료가 제출 자료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는, 제313조가 정한 성립의 진정·특신상황·동의의 요건만으로는 다루어지지 않는 부분이다.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은 미정으로 남는다.
1.4실질적 직접심리와 법원의 조치
앞 단위에서 형사소송법 제313조가 진술서등의 증거능력에 요구하는 성립의 진정, 특신상황, 동의의 요건을 확인한 바 있다. 진술서등이 법정에서 조사될 때 그 서면에 담긴 진술 내용이 누구의 경험에서 나왔는지 밝혀지지 않으면, 서면의 요건 충족만으로는 증거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이러한 진술 출처의 구분이 사건 심리에서 어떻게 다루어져야 하는지는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이 밝힌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취지와 법원이 취하여야 할 조치의 취지에서 단서를 얻는다.
우선 그 판결이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어떻게 서술하는지 다음 판시를 옮긴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형사사건의 실체에 대한 유죄·무죄의 심증 형성은 법정에서의 심리에 의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을 수 있고 증명 대상이 되는 사실과 가장 가까운 원본 증거를 재판의 기초로 삼아야 하며 원본 증거의 대체물 사용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바, 이는 법관이 법정에서 직접 원본 증거를 조사하는 방법을 통하여 사건에 대한 신선하고 정확한 심증을 형성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원본 증거에 관한 직접적인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공정한 재판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인용은 증거 조사의 표준이 법정에서 직접 대면한 자료에 놓여 있음을 명시하며, 진술의 출처가 밝혀져야 하는 까닭이 바로 이 원본 증거의 기준에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정신이 절차에서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지는 같은 판결의 다음 판시가 말한다. "형사소송절차를 주재하는 법원으로서는 형사소송절차의 진행과 심리 과정에서 법정을 중심으로 특히,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조사가 이루어지는 원칙적인 절차인 제1심의 법정에서 위와 같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이 충분하고도 완벽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법원이 증거 조사의 실제가 직접심리주의에 부합하도록 절차를 꾸려야 함을 선언하는 것으로, 진술자가 자신의 경험에서 들은 것과 문서 등으로부터 알게 된 것을 각각 어떤 자료에 근거해 서술하는지 밝히는 방향에서 심리가 진행되어야 함을 뒷받침한다.
진술 내용의 출처를 묻는 심리에서 법원이 고려하여야 할 자료의 성격은, 같은 판결이 증인 신문 절차에서 취한 관찰을 다음 판시에서 언급하는 대목에서 가늠된다.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 이 판시가 참조하는 자료는 판결 내용,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 그리고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의 결과이다. 이 자료들은 진술 출처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근거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같은 판결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에 관해 다음과 같이 조건을 밝힌다. "특히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의 경우에는,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하면서 진술에 임하는 증인의 모습과 태도를 직접 관찰한 제1심이 증인의 진술에 대하여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제1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는 충분하고도 납득할 만한 현저한 사정이 나타나는 경우이어야 한다." 이에 비추어 관계자 A가 회의 내용과 문서 확인 내용을 하나로 엮어 서술한 진술이 제출될 경우, 법원이 그 출처 구분을 확인하는 데 참고할 자료로는 진술에 임하는 증인의 모습과 태도에 관한 관찰, 제1심에서 적법하게 조사된 증거, 추가 증거조사의 결과가 놓인다. 그런데 판결이 이러한 관찰과 증거 외에 어떤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조치의 정도를 정하는지는 위 판시에서 구체화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회의 참석 인원 수,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의 작성 시점과 성격은 판시가 정한 기준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이상의 판시를 종합하면,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는 진술의 출처가 밝혀진 원본 증거를 법정에서 직접 조사하도록 요구하며, 법원은 그 요구가 절차에서 실현되도록 심리를 운영하여야 한다. 회의에서 들은 것과 문서에서 확인한 것, 그리고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근거로 한 추론이 한 진술 안에 섞여 있을 때, 판시가 지목한 자료는 진술의 태도에 관한 법정 내 관찰과 적법하게 조사된 증거이다.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가 제출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가 평가되는 것은 아니며, 누락된 메시지와 원자료의 내용,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은 위 판시가 정한 자료만으로는 미정으로 남는다.
1.5관찰 조건의 확인 자료
법원이 법정에서 직접 조사할 증거를 정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그 증거가 담은 진술이 어떤 경험에서 나왔는지를 확인하는 자료가 이어서 요구된다. 대법원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취지에 관하여 "법관이 법정에서 직접 원본 증거를 조사하는 방법을 통하여 사건에 대한 신선하고 정확한 심증을 형성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원본 증거에 관한 직접적인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공정한 재판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이 취지는 진술자가 밝힌 내용을 원본 증거와 대조하여 그 진술이 어떤 관찰에 기초하는지를 가려내는 작업을 전제로 한다. 관찰 조건의 확인 자료는 바로 이 대조를 가능하게 하는 자료이며, 이 경우 A의 진술이 회의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것과 문서에서 읽은 것 가운데 어느 쪽에 기초하는지가 쟁점이 된다.
A는 자신이 들은 회의 내용과 직접 확인한 문서 내용을 하나의 서술로 진술하면서,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를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하였다. 그런데 형사소송법 제316조는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이 타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때의 요건을 두고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피고인 아닌 자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 아닌 타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원진술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형사소송법 제316조 제2항). A가 회의에서 전해들은 내용을 되풀이하는 부분은 이 규정이 말하는 타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내용을 서술하는 부분은 원진술자의 진술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관찰한 것을 보고하는 것이어서, 제2항의 요건과는 별개의 검증을 요한다.
문제는 A의 서술 안에 두 가지 출처가 섞여 있으면서, 회의에 참석했다는 관계자들의 발언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A가 회의에 참석했음은 확인되지만, 회의 참석 인원의 정확한 수는 정하여져 있지 않다. 관찰 범위를 확인하는 자료로서는 우선 A가 서술한 회의 내용이 몇 사람의 발언을 옮긴 것인지, A가 그 자리에서 누구의 말을 들을 수 있었는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 참석 인원 수가 미정인 이상, A의 서술이 회의에 참석한 모두의 발언을 포착한 것인지, 아니면 A 가까이 앉은 일부의 발언만을 들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은 채로 남는다. 이 미정 사항을 추측으로 채우면, A의 진술이 어느 범위의 관찰에 기초하는지에 관한 판단 자체가 뿌리를 잃게 된다.
문서를 직접 열람하였다는 부분 역시 그 범위가 정하여져 있지 않다. A가 열람한 문서의 범위가 미정이면, A가 직접 보았다는 문장과 설명 문서에서 옮겨 적었을 수 있는 문장을 서로 가려낼 수 없다. 상대방이 제출한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손해액 계산서 가운데 A가 실제로 들여다본 것이 어느 것인지, 어느 부분까지를 들여다보았는지가 자료로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A의 서술 가운데 직접 관찰에 해당하는 부분을 한정할 수 있다. 열람 범위가 확인되지 않은 채로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의 근거로 함께 인용되면, 그 설명 문서 자체가 원본 증거를 대체하는 자리에 놓이게 된다. 이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가 추구하는 원본 증거의 직접 조사라는 취지와 맞지 않는다.
손해액 계산서에 붙은 참고 자료 목록도 같은 방식으로 읽어야 한다.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제출 자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그 메시지들의 내용도 미정이다. 누락된 메시지가 무엇을 담았는지 확인되지 않은 채로 계산서를 손해액의 근거로 삼으면, 계산서에 기재된 수치가 어떤 관찰에서 나왔는지와 어떤 추론을 더해 산출되었는지를 분리할 수 없다. 참고 자료 목록이 붙어 있다는 사실은 그 자료가 어떤 관찰에 기초하고 어떤 추론을 더했는지에 대한 법적 평가를 대신하지 않는다. 제출된 자료를 그대로 두고, 확인되지 않은 범위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남겨둘 때에만, A의 진술과 손해액 계산서 각각이 어디까지 직접 경험에 기초하는지를 따져볼 수 있다.
1.6출처 구분의 한계
관찰 조건의 확인 자료를 확인했으니, 이제 A의 서술 안에서 직접 경험한 것과 남에게서 들은 것이 어떻게 나뉘는지 법이 요구하는 표시를 정리한다. A가 회의 내용과 문서 내용을 하나의 흐름으로 말하면서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까지 근거로 인용하면, 서술마다 어떤 출처에 서 있는지가 흐려진다.
문서 형태의 진술 자체를 증거로 삼을 조건은 형사소송법 제313조가 정한다. 자필 서류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면서 법령은 "전2조의 규정 이외에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로서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자필이거나 그 서명 또는 날인이 있는 것(피고인 또는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하였거나 진술한 내용이 포함된 문자·사진·영상 등의 정보로서 컴퓨터용디스크,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것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하며, 피고인의 서류에는 더해 "피고인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는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그 작성자의 진술에 의하여 그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 진 때에 한하여 피고인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에 불구하고 증거로 할 수 있다"고 단서를 둔다. A가 작성한 설명 문서가 사건 뒤에 만들어졌다는 사정은 문서가 어떤 경험에 기초하는지와 별개로, 문서 자체의 성립과 제출 시점의 문제로 남는다.
작성자가 성립을 부인하는 문서는 객관적 확인을 거칠 때만 그대로 둔다. 법령은 "제1항 본문에도 불구하고 진술서의 작성자가 공판준비나 공판기일에서 그 성립의 진정을 부인하는 경우에는 과학적 분석결과에 기초한 디지털포렌식 자료, 감정 등 객관적 방법으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는 때에는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다만,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기재 내용에 관하여 작성자를 신문할 수 있었을 것을 요한다"고 덧붙인다. 설명 문서의 작성자인 A가 성립을 부인하지 않는지, 그리고 상대방이 첨부한 참고 자료 목록의 문서들이 어떤 방식으로 확인되었는지는 이 사례에서 밝혀지지 않았다.
A의 서술이 남의 말을 실어 나르는 부분은 전문의 진술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316조의 문턱에 닿는다. 피고인의 말을 옮기는 경우에 법령은 "피고인이 아닌 자(공소제기 전에 피고인을 피의자로 조사하였거나 그 조사에 참여하였던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의 공판준비 또는 공판기일에서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인 때에는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한정하며, 다른 사람의 말을 옮기는 경우에는 "원진술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하여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이를 증거로 할 수 있다"고 한다 (형사소송법 제316조). 따라서 A가 회의에서 자신이 들은 내용을 옮길 때에는 원진술자가 누구인지, 그 원진술자가 왜 직접 말할 수 없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회의 참석 인원의 수가 미정이고 A의 발언에 어떤 이의 말이 섞여 있는지 분리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례에서 전문의 요건은 판단되지 않았다.
직접심리의 취지는 법원이 문장으로 대신하는 대신 직접 조사한 증거를 심증의 토대로 삼는 데 있다.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은 그 취지를 "우리 형사소송법은 형사사건의 실체에 대한 유죄·무죄의 심증 형성은 법정에서의 심리에 의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을 수 있고 증명 대상이 되는 사실과 가장 가까운 원본 증거를 재판의 기초로 삼아야 하며 원본 증거의 대체물 사용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채택하고 있는바"라고 밝히고, 법원이 지켜야 할 자세를 "형사소송절차를 주재하는 법원으로서는 형사소송절차의 진행과 심리 과정에서 법정을 중심으로 특히,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조사가 이루어지는 원칙적인 절차인 제1심의 법정에서 위와 같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이 충분하고도 완벽하게 구현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인다 [S4994-1]. 이 사례에서 A가 직접 열람한 문서의 범위가 미정이므로, 서술의 어느 부분이 원본 근처에 서 있고 어느 부분이 대체물에 기대는지 단정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자료 제출 사실을 관찰과 추론의 법적 평가로 읽지 않기 위해 분명히 할 것은 제출이 곧 확인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손해액 계산서와 그 참고 자료 목록이 놓여 있어도, 계산서가 채택한 기준 시점과 누락된 메시지의 내용이 미정인 이상 그 계산이 어떤 관찰에 딛고 서 있는지는 열리지 않은 채 남는다. A의 서술과 상대방의 문서 모두 출처가 표시된 만큼만 읽히며, 표시되지 않은 부분은 미정의 자리에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