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피해자가 있는 범죄에서 환수한 재산이 누구에게로 향하는지를 묻는다. 부패재산법 제6조가 범죄피해재산을 몰수·추징에서 어떻게 달리 다루는지를 읽고, 범죄수익 몰수의 대상을 확인한다. 환수와 피해 회복이 순서를 다투는 자리를 놓되, 형벌 양형에서의 피해 회복은 다루지 않는다.
11.1몰수와 추징이 향하는 곳
선의의 제3자 앞에서 환수가 멈추는 경계를 확인한 다음에 남는 물음은, 환수된 재산이 결국 누구에게 귀속되는가이다. 이 물음에 답하기 전에 형법 제48조가 몰수의 대상으로 삼는 물건을 어떻게 적어 두었는지부터 읽어야 한다. 형법은 몰수의 대상에 관하여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외의 자가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다음 각 호의 물건은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고 선언하면서, 그 물건으로 "1.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2.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물건", "3. 제1호 또는 제2호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을 열거한다(형법 제48조). 이에 따르면 몰수의 대상은 범죄와 직접 맞닿은 물건, 곧 범죄에 쓰인 물건과 범죄에서 나온 물건, 그리고 앞의 두 물건을 대가로 바꿔 얻은 물건으로 한정된다. 몰수의 대상이 되려면 물건 자체가 이 세 유형 가운데 하나에 들어야 하며, 조문이 그 밖의 사유로 몰수를 허용하지 않는다.
형법은 몰수할 수 있는 물건의 소유 관계에 대해서도 한정을 둔다. 앞의 인용처럼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외의 자가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물건만이 몰수의 대상이 된다(형법 제48조). 곧 범인의 물건이거나 범인이 아닌 자가 범죄 사실을 알고 범죄 뒤에 받은 물건일 때만 몰수가 가능하다. 이 조문이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자에게 소유를 제한하는 이상, 몰수의 대상 범위는 물건의 유형만으로 넓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몰수의 대상이 되는 물건을 손에 넣을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하는가. 형법 제48조 제2항은 "제1항 각 호의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정한다. 곧 추징은 몰수의 대상인 물건 자체를 회수하지 못할 때 그 값어치를 대신 거두어들이는 수단이다. 추징의 대상은 반드시 물건이 아니라 그 가액이며, 몰수를 우선하고 추징은 그 대용으로 놓인다는 관계가 조문에 분명하다. 몰수와 추징은 모두 범죄 관련 물건을 범인에게서 박탈하는 데 놓여 있다.
다만 몰수된 물건 가운데는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되는 것도 있다. 형법 제48조 제3항은 "문서, 도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 또는 유가증권의 일부가 몰수의 대상이 된 경우에는 그 부분을 폐기한다"고 명한다. 몰수 자체로 끝나지 않고 몰수된 부분을 폐기하게 되는 물건의 범위는 조문이 적은 문서·도화·특수매체기록·유가증권으로 한정된다. 이에 따르면 몰수와 폐기의 대상과 방법은 조문이 적은 범위 안에서만 정해진다.
형법 제48조가 가리키는 몰수와 추징은 이처럼 범죄 관련 물건을 국가가 박탈하는 절차를 규율한다. 조문은 몰수로 박탈된 물건이나 추징으로 거둔 가액이 피해자에게 돌아가는 경로를 마련하지 않고 있으며, 몰수의 요건이나 그 밖의 예외를 새로 만들어 내지도 않는다. 이 서술은 앞 단위에서 확인한 제3자 앞의 환수 경계와는 별개로, 환수된 재산이 국가로 향하는 기본 흐름만을 가리킨다. 주가조작으로 얻은 자금으로 취득한 배우자 명의 아파트에 관하여도 몰수와 추징의 대상 범위는 이 조문이 적은 물건과 가액을 넘지 아니하며, 근저당권의 존속과 배우자 자금의 비율은 미정으로 남는다.
11.2범죄수익 몰수의 대상
국가가 환수한 재산이 어떤 물건·재산에 닿는지를 가른 뒤에는, 몰수의 대상으로 적힌 범위를 조문에서 확인하여야 한다. 형법 제48조가 범죄와 관련된 물건의 목록을 적어 둔 자리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가 범죄수익을 중심으로 한 별도의 범위를 놓고 있기 때문이다.
형법 제48조는 몰수할 수 있는 물건을 세 갈래로 적는다. 그 조문은 "①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외의 자가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다음 각 호의 물건은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 1.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2.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물건 3. 제1호 또는 제2호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이라고 하면서, 물건의 소유가 범인에게 있는 경우와 범인 외의 자가 정을 알고 취득한 경우를 함께 다룬다. 이에 따라 범죄행위에 제공된 물건, 범죄행위로 생기거나 취득한 물건, 그 대가로 취득한 물건이 몰수의 대상에 오른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는 몰수의 대상을 범죄수익에 중심에 두고 적는다. 그 조문은 "① 다음 각 호의 재산은 몰수할 수 있다. 1. 범죄수익 2.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 3. 제3조 또는 제4조의 범죄행위에 관계된 범죄수익등 4. 제3조 또는 제4조의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그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 5. 제3호 또는 제4호에 따른 재산의 과실 또는 대가로 얻은 재산 또는 이들 재산의 대가로 얻은 재산, 그 밖에 그 재산의 보유 또는 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이라고 하면서, 범죄수익에서 나아가 그 유래·과실·대가까지 몰수의 범위에 넣는다. 이에 따라 범죄수익에서 나온 재산과 그 과실 또는 대가가 함께 몰수의 대상에 오른다.
몰수할 재산이 다른 재산과 섞인 경우에는 섞인 재산 가운데 몰수할 몫을 정하여야 한다. 같은 조는 "② 제1항에 따라 몰수할 수 있는 재산(이하 “몰수대상재산”이라 한다)이 몰수대상재산 외의 재산과 합쳐진 경우 그 몰수대상재산을 몰수하여야 할 때에는 합쳐짐으로써 생긴 재산[이하 “혼화재산”이라 한다] 중 몰수대상재산(합쳐지는 데에 관련된 부분만 해당한다)의 금액 또는 수량에 상당하는 부분을 몰수할 수 있다."고 하면서, 혼화재산에서 몰수할 수 있는 범위를 몰수대상재산의 금액 또는 수량에 상당하는 부분으로 한정한다. 이에 따라 배우자 자금이 함께 들어간 아파트의 경우, 혼화재산 중 몰수할 부분을 정할 근거가 이 조문에 놓여 있다.
범죄수익이 범죄피해재산인 경우에는 몰수의 대상에서 빠진다. 같은 조는 "③ 제1항에도 불구하고 같은 항 각 호의 재산이 범죄피해재산(재산에 관한 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2제1항제1호·제2항제1호의 죄 또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50조·제652조 및 제654조의 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그 피해자로부터 취득한 재산 또는 그 재산의 보유·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을 말한다. 이하 같다)인 경우에는 몰수할 수 없다. 제1항 각 호의 재산 중 일부가 범죄피해재산인 경우에는 그 부분에 대하여도 또한 같다."라고 하면서, 범죄피해재산이 몰수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다. 이에 따라 몰수의 대상은 범죄피해재산을 뺀 나머지 범죄수익등으로 한정된다.
11.3범죄피해재산의 특례
몰수된 범죄수익의 범위를 가려낸 뒤에 남는 물음은, 그 재산이 피해자의 것이었다면 누구에게 돌아가야 하느냐이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6조는 범죄피해재산을 일반 몰수·추징과 다르게 다루는 틀을 둔다. 이 조문이 정하는 바를 그대로 읽어, 피해자 몫의 근거를 살핀다.
이 법 제6조 제1항은 몰수·추징할 수 있는 재산의 요건을 이렇게 적는다. "제3조의 재산이 범죄피해재산으로서 범죄피해자가 그 재산에 관하여 범인에 대한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몰수·추징할 수 있다." 몰수·추징은 재산이 범죄피해재산이고, 피해자가 범인을 상대로 반환청구권이나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어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한 경우에 허용된다. 이 사례에서 아파트가 주가조작 자금으로 취득된 범죄수익등에 해당하는지는 확인 중이며, 배우자 명의와 실제 소유의 관계도 함께 가려질 일이다.
같은 조 제2항은 요건이 갖추어진 경우에 재량을 빼고 몰수·추징하도록 한다. "제1항에도 불구하고 제3조의 재산이 범죄피해재산으로서 제2조제3호가목에 해당하고, 범죄피해자가 그 재산에 관하여 범인에 대한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몰수·추징한다." 제2조제3호가목에 해당하는 범죄피해재산이라면 몰수·추징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된다. 다만 이 사례의 재산이 그 항목에 드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집행의 수단에 관하여는 제3항이 절차를 빌린다.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몰수·추징의 집행을 위한 검사의 처분에 관하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의3을 준용한다." 몰수·추징을 실현하기 위한 검사의 처분이 문제될 때 이 법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10조의3을 그대로 가져온다.
그리고 회복의 근거는 제4항에 놓인다. "이 법에 따라 몰수·추징된 범죄피해재산은 피해자에게 환부한다." 몰수·추징된 범죄피해재산의 행선지는 국가가 아니라 피해자로 정해진다. 환부의 요건과 절차는 조문이 위임한 대로 대통령령에 맡기는데, "범죄피해재산의 환부 요건 및 절차 등 범죄피해재산의 환부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환부에 필요한 세부 사항은 이 법의 문장 안에 있지 않으므로, 지금 확정할 수 있는 것은 몰수·추징된 범죄피해재산이 피해자에게 환부된다는 방향뿐이다.
11.4환수와 회복이 겹치는 자리
앞 절에서 범죄피해재산이 몰수·추징된 뒤 피해자에게 환부된다는 특례를 확인하였으므로, 이제 같은 재산을 두고 국가가 거두어들일 몫과 피해자가 되찾을 몫이 겹칠 때 무엇이 문제인지를 살핀다. 부패재산법 제6조는 몰수·추징의 근거와 환부의 결과를 함께 규정하면서도, 그 재산에 다른 권리를 주장하는 자가 있을 때의 순서는 적고 있지 않다.
구체적인 장면을 두고 보자. 주가조작으로 얻은 자금으로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를 취득하였고, 그 아파트에는 은행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으며, 추징보전 결정까지 내려진 상태이다. 배우자 자금의 비율과 근저당권의 존속 여부는 확인 중이고, 추징 집행의 대상과 범위도 미정이다. 이 서술은 관찰된 사실만 적은 것으로, 확정 손해나 고의에 관한 판단을 미리 담은 것이 아니다.
이 아파트가 몰수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는 먼저 형법 제48조의 요건에서 가려야 한다. 몰수의 대상과 제외 사유를 함께 둔 형법 제48조 제1항은,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외의 자가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다음 각 호의 물건은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사례에서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가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의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명의와 실제 소유의 관계가 확인되어야 판단할 수 있다. 배우자 자금 일부가 들어갔다는 주장과 근저당권 설정 사실은 이 요건의 충족 여부에 관한 자료로서 검토되어야 한다.
몰수가 가능하지 않더라도 추징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도 함께 살핀다. 형법 제48조 제2항은 "제1항 각 호의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정한다. 아파트가 몰수의 대상에서 빠지면 그 가액이 추징되는 방향으로 검토가 이어지지만, 추징의 대상과 범위는 미정이다. 한편 부패재산법 제6조 제4항은 "이 법에 따라 몰수·추징된 범죄피해재산은 피해자에게 환부한다"고 규정하여, 국가가 거두어들인 범죄피해재산이 결국 피해자에게 돌아가는 경로를 둔다. 다만 제6조 제4항은 환부의 결과를 정할 뿐, 같은 재산에 대해 피해자·배우자·은행이 각각 주장하는 권리 사이의 순서를 정하고 있지는 않다.
결국 몰수·추징으로 국가에 귀속될 재산과 피해자에게 환부될 재산이 한 아파트에서 겹칠 때, 두 조문은 각자의 요건과 결과를 정하면서도 선후의 규칙은 두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앞에서 확인한 요건을 이 사례에 대입하되, 순서와 우선순위에 관한 결론은 내리지 않고 쟁점으로 남겨 둔다. 배우자 자금의 비율과 근저당권의 존속 여부가 미정인 상태에서, 추징 집행의 대상과 범위를 확정하기도 어렵다.
11.5이 장이 남겨 둔 자리
환수와 회복이 겹치는 자리를 살핀 뒤에는, 이 장이 밝히지 못한 자리를 분명히 해 두어야 한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6조제1항은 "제3조의 재산이 범죄피해재산으로서 범죄피해자가 그 재산에 관하여 범인에 대한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회복이 심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몰수·추징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조문은 몰수·추징의 가능성을 다루고 있으며, 형벌 양형에서 피해 회복이 무엇을 하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그러므로 형벌 양형에서의 피해 회복은 이 장의 논의 밖에 남는다.
몰수의 대상은 형법 제48조에서 그 범위를 정한다. 형법 제48조제1항은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외의 자가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다음 각 호의 물건은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 각 호에서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물건", "제1호 또는 제2호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을 든다.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 각 호의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정한다(형법 제48조). 이 두 문장은 몰수와 추징의 대상을 나누어 놓고 있다.
여기에서 사례의 아파트를 놓고 보자. 기는 주가조작으로 얻은 자금으로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를 취득하였고, 그 아파트에는 은행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 아파트의 취득 시점과 자금의 출처, 명의와 실제 소유의 관계는 확인 중이다. 배우자가 자기 자금 일부가 들어갔다고 주장하므로, 그 자금이 들어간 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형법 제48조제1항의 각 호 가운데 어느 호가 이 아파트에 해당하는지, 나아가 그 아파트가 몰수의 대상이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므로 몰수 대상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
배우자가 넣었다는 자금의 비율이 남겨 둔 자리 가운데 하나이다. 그 비율이 확인되지 않은 채로는, 아파트 가운데 몰수할 부분과 몰수하지 않을 부분을 가르는 일도 정해질 수 없다. 형법 제48조제1항은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일부 몰수의 여지가 문언상 남아 있다. 그러나 이 문언이 이 사례의 아파트에서 어떤 비율을 뜻하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배우자 자금이 들어간 비율과 그에 따른 몰수의 범위는 미정이다.
은행의 근저당권도 같은 채로 남는다. 은행은 대출 당시 관련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며, 그 근저당권의 존속 여부는 정해져 있지 않다. 확인되지 않은 자금 출처와 배우자 자금의 비율, 근저당권의 존속 여부를 전제로 몰수 대상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 아파트를 몰수하거나 추징할 때 무엇이 대상이 되는지, 몰수·추징의 집행이 이 아파트에서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다음 논의의 몫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