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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수익 환수: 몰수·추징과 제3자 보호 · 제6권 · 제1장 · 초판

형벌과 나란히 서는 환수

범죄를 벌하는 형벌과 이익을 거두는 환수는 왜 별도의 장치로 나뉘는가?

분량
약 2,100단어 · 9분
자료
조문 2 · 판결 0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1형벌 옆에 선 환수의 자리
  3. 1.2몰수가 붙잡는 물건들
  4. 1.3물건 대신 값을 거두는 추징
  5. 1.4범죄수익이라는 정의어
  6. 1.5제3자가 들어오는 자리
  7. 1.6경계를 열어둔 채 넘기는 문제
  8. 다룬 법령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범죄를 벌하는 형벌과 범죄이익을 거두는 환수가 왜 별도의 장치로 나뉘는지를 묻는다. 환수가 형벌과 다른 목표를 가진다는 점과, 이익이 남는 자리에 곧 제3자가 등장한다는 점을 차례로 세운다. 구체적인 요건과 집행 범위는 이후 장에 남긴다.

1.1형벌 옆에 선 환수의 자리

형벌이 끝난 자리를 뒤이어 환수가 무엇을 다루는지 묻는 문제는, 먼저 형법이 몰수와 추징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되짚어야 한다. 형법 제48조는 몰수의 대상과 추징을 하나의 조문에 함께 담으면서, 벌하는 장치와 범죄로 얻은 이익을 거두는 장치를 같은 자리에 놓았다. 그 문언이 서는 자리를 먼저 읽어 두어야, 환수가 형벌과 겹치는 부분과 갈라지는 부분을 가릴 수 있다.

형법 제48조 제1항은 몰수할 수 있는 물건의 자격과 범위를 다음과 같이 정한다.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외의 자가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다음 각 호의 물건은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 1.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2.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물건 3. 제1호 또는 제2호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 (형법 제48조). 이 항은 몰수의 대상이 되는 물건을 셋으로 나누어 적되, 그 물건이 범인 소유이거나 범죄 뒤에 정을 알고 들어온 범인 밖의 자에게 속하는 경우에 한정한다. 따라서 몰수는 벌의 무게를 가하는 절차가 아니라, 범죄와 연결된 물건을 국가가 거두어들이는 절차로 서 있다.

몰수할 물건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형법은 추징으로 방향을 바꾼다. 형법 제48조 제2항은 "제1항 각 호의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고 정한다. 몰수가 물건을 붙잡는 수단이라면, 추징은 그 물건을 붙잡지 못한 자리를 가액으로 채우는 수단이다. 같은 조 제3항은 문서, 도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 또는 유가증권의 일부가 몰수의 대상이 되는 경우를 따로 다룬다. 그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그 부분을 폐기한다" (형법 제48조)고 선언하고 있을 뿐이다.

환수가 형벌과 자리를 달리한다는 사실은 범죄수익을 둘러싼 법령이 쓰는 말에서도 드러난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는 범죄수익을 정의하면서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그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 과 일정한 죄에 관계된 자금 또는 재산을 함께 적고 있다. 형법 제48조가 범죄행위로 생기거나 취득한 물건에 붙이는 몰수·추징과 같은 결을 이룬다. 환수의 대상은 벌의 정도를 정할 때의 죄책이 아니라, 범죄와 연결된 이익이라는 점을 이 정의가 분명히 한다.

형벌이 범인에게 벌을 가하는 장치라면, 몰수와 추징은 그 범죄로 생겨난 물건이나 그 값을 국가가 되돌려 받는 장치다. 앞서 인용한 형법 제48조의 문언은 이 둘을 한 조문에 나란히 두면서도 대상과 조건을 각각 따로 적고 있다. 그러므로 이 사례에서 은행의 근저당권이 붙어 있는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를 무엇으로 다룰지, 배우자 자금이 들어간 비율을 어떻게 볼지는 환수의 대상을 정하는 법문에서 출발할 문제로 남는다. 추징 집행의 대상과 범위, 근저당권의 존속 여부는 미정이며, 지금 단계에서 형벌의 무게를 가늠하는 일과 환수의 자리를 정하는 일은 서로 다른 질문이다.

1.2몰수가 붙잡는 물건들

형벌 옆에 선 환수의 자리에서 몰수와 추징이 갈라지는 구조를 확인한 뒤, 이제는 몰수가 실제로 붙잡는 물건이 어느 범위에 이르는지를 형법 제48조의 문언으로 살핀다. 추징이 언제 그 자리를 대신하는지는 뒤이어 다룰 문제이나, 먼저 몰수의 대상이 되는 물건의 부류를 법문에 적힌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

형법 제48조 제1항은 몰수의 대상으로 되는 물건을 세 부류로 적어 두었다. 같은 항 각 호에 "1.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2.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물건 3. 제1호 또는 제2호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형법 제48조)이라고 하였다. 첫째는 범행에 쓰였거나 쓰이려던 물건이고, 둘째는 범행의 결과로 생겨났거나 그 범행으로 취득한 물건이며, 셋째는 앞의 두 물건을 주고 그 대가로 받아든 물건이다. 이 셋은 나열된 부류의 문언만으로 서로 구별된다.

그런데 그 물건이 곧바로 몰수되는 것은 아니다. 형법 제48조 제1항은 각 호의 물건 앞에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외의 자가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물건이라는 전제를 놓았다. 다시 말해 그 물건이 범인의 소유에 있거나, 범인 외의 자가 범죄 이후에 사정을 알고 취득한 경우에만 몰수가 가능하다. 이 사례에서 기가 주가조작 자금으로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를 취득하였다면, 그 아파트가 형법 제48조 제1항 제2호나 제3호의 물건에 해당하는지는 취득 경위와 자금 출처에 달렸다. 배우자가 그 아파트를 언제 어떤 사정으로 취득하였는지가 곧 몰수 가능성을 가르는 셈이다.

아파트에 은행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사정도 같은 문언에서 그 자리를 찾는다. 형법 제48조 제1항의 전제에 따르면 몰수될 물건은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인 외의 자가 사정을 알고 취득한 것이어야 한다. 은행이 대출 당시 관련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면 근저당권의 소유에 관한 판단은 이 문언과 별도의 사실 확인을 요한다. 배우자가 자기 자금 일부를 넣었다는 주장 역시 소유의 귀속에 관한 것이라, 자금 비율이 확인되어야 그 주장의 실체가 드러난다.

그리고 세 부류의 물건을 모두 찾아도 몰수는 형법 제48조 제1항이 정한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는 선택의 범위 안에 있다. 법문은 필수 몰수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 사례에서 취득 시점과 자금 출처, 명의와 실제 소유의 관계가 확인 중이고 근저당권의 존속 여부조차 미정이라면, 몰수할 수 있는 물건의 범위도 미정으로 남는다. 아파트 취득 자금이 주가조작으로 얻은 것임이 확인된다 하더라도, 그 자금이 언제 어떤 경로로 아파트 값이 되었는지가 더 밝혀져야 각 호 중 어느 것에 드는지를 가를 수 있다.

1.3물건 대신 값을 거두는 추징

몰수의 대상에 해당하는 물건을 확정하는 문제를 놓고, 그 물건이 몰수될 수 없는 사정이 있을 때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뒤따른다. 형법 제48조는 몰수의 대상으로 적어 둔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의 처리 방식을 같은 조문 안에서 함께 정하고 있다.

형법 제48조 제2항은 몰수의 대상이 되는 물건을 확정한 뒤에 그 실행이 불가능한 경우를 다룬다. 「형법」 제48조 제2항은 "제1항 각 호의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라고 규정한다. 이 문언은 몰수할 수 없는 경우에 예외적으로 별도의 제재를 새로 가하는 것이 아니라, 몰수의 대상으로 이미 확정된 물건의 값을 추징으로 대신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같은 조 제1항은 몰수할 수 있는 물건의 부류를 열거하고, 제2항은 그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 가액을 추징하도록 정한다. 이 구조에서 추징은 몰수의 대상이 된 물건이 그 자리에 없는 경우에 그 자리를 값으로 대신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안에서 기는 주가조작으로 얻은 자금으로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를 취득하였다. 그 자금이 형법 제48조 제1항 제2호가 말하는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취득한 자금으로 산 아파트가 같은 조 제3호가 말하는 제2호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에 해당하는지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점에 관하여는 이 책의 적용으로 별도로 판단하지 않고, 앞에서 본 법문의 구분을 그대로 두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둔다.

형법 제48조 제2항이 요구하는 조건은 몰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몰수할 수 없는 사정은 이 법문만으로 목록화되어 있지 않다. 사안의 아파트에는 은행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고, 배우자는 자기 자금 일부가 들어갔다고 주장한다. 근저당권의 존속 여부와 배우자 자금이 들어간 비율은 미정이다. 수사 단계에서 추징보전 결정은 내려졌으나, 이 사안에서 추징 집행의 대상과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다. 아파트의 취득 시점과 자금의 출처, 명의와 실제 소유의 관계 역시 확인 중이다.

추징이 다루는 것은 물건 자체가 아니라 그 가액이라는 점이 이 조문의 중심이다. 가액을 어떻게 산정할지에 대해서는 형법 제48조가 그 기준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책은 가액 산정의 기준이나 집행의 범위를 이 법문에 없는 기준으로 확정하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비율과 존속 여부는 미정으로 남아 있고, 추징 집행의 대상과 범위도 이 법문만으로는 정해지지 않았다.

1.4범죄수익이라는 정의어

물건 대신 값을 거두는 추징이 몰수의 자리를 대신하는 구조라면, 이제는 그 추징의 대상이 되는 이익 자체를 무엇으로 셀 것인가를 묻게 된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는 그 물음에 답하려고 이 법에서 쓰는 용어들의 뜻을 나열해 놓았다. 이 조문을 읽는 일은 범죄수익의 범위를 정의문 밖의 요건으로 넓히거나 좁히지 않는 데서 시작한다.

제2조 제2호는 무엇이 범죄수익인지 먼저 자격을 붙여 둔다. 곧 범죄수익이 되려면 그 재산이 나온 행위가 특정범죄에 들어맞아야 한다. 특정범죄의 뜻을 밝히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는 "1. “특정범죄”란 재산상의 부정한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범한 죄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제2호나목에 규정된 죄는 제외한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라고 정한다. 이 정의는 목적 요건과 죄의 종류를 함께 요구한다. 이 사례에서 주가조작이 이 조문의 어느 항목에 들어가는지는 확인 중이며, 확인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특정범죄라는 틀 안에서야 비로소 범죄수익의 본체가 정해진다. 범죄수익의 뜻을 밝히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는 "2. “범죄수익”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가.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그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이라고 하여, 범죄행위에서 생겨난 재산과 그 보수를 나란히 둔다. 이 사례에서 기가 주가조작으로 얻은 자금은 이 항목이 그리는 두 갈래 가운데 어느 쪽에 놓일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조문이 ‘생긴 재산’과 ‘보수로 얻은 재산’을 함께 담았다는 점은, 이익의 모습이 수익인지 대가인지에 따라 정의가 갈리지 않음을 뜻한다.

범죄수익에서 멀어진 재산까지 잡아 두려는 생각은 제2조 제3호가 이어받는다.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의 뜻을 밝히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3호는 "3.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이란 범죄수익의 과실로 얻은 재산, 범죄수익의 대가로 얻은 재산 및 이들 재산의 대가로 얻은 재산, 그 밖에 범죄수익의 보유 또는 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을 말한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라고 하여 범죄수익이 흘러간 여러 경로를 적는다. 이 사례에서 배우자 명의로 취득된 아파트가 이 정의의 어느 경로에 놓일지는 자금의 출처와 취득 시점이 확인되어야 비로소 말할 수 있다.

끝으로 제2조 제4호는 묶어 부르는 이름을 정한다. 범죄수익등의 뜻을 밝히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4호는 "4. “범죄수익등”이란 범죄수익,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 및 이들 재산과 그 외의 재산이 합쳐진 재산을 말한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라고 정한다. 이 항은 앞의 두 범주에 섞인 재산까지 한 덩이로 다룬다. 이 사례에서 근저당권이 붙어 있고 배우자 자금이 일부 섞였다는 사정이 이 합쳐진 재산의 범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미정이다. 정의 조문이 범위를 그렸을 뿐, 그 위에 놓이는 권리의 운명은 이 조문이 정하지 않는다.

1.5제3자가 들어오는 자리

범죄수익의 뜻을 정의 조문에서 확인한 데서 나아가, 이제 그 정의 속에 제3자가 어떤 자리에 놓여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는 범죄수익과 그에 이웃한 재산을 서로 이어 놓으면서도, 재산을 지금 누구가 들고 있는지는 정의의 요건으로 삼지 아니한다. 합성 사례에서 기는 주가조작으로 얻은 자금으로 배우자 명의의 아파트를 취득하였는데, 이 대목에 곧 제3자의 문제가 얹힌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가 범죄수익을 가리키는 기준을 적는 대목은 다음과 같다. "“범죄수익”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 가.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그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이 정의는 재산이 생긴 경위를 묻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자금을 옮겨 받은 사람이 범죄를 범한 당사자인지 아닌지는 이 호의 문장에서 가려지지 아니하고, 그 사실은 별도로 정해진 자리에서 논의하여야 한다.

범죄수익에서 한 걸음 더 나간 재산도 같은 조문이 함께 묶는다. 같은 조 제3호는 그 범위를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이란 범죄수익의 과실로 얻은 재산, 범죄수익의 대가로 얻은 재산 및 이들 재산의 대가로 얻은 재산, 그 밖에 범죄수익의 보유 또는 처분에 의하여 얻은 재산을 말한다"고 정한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합성 사례에서 아파트가 주가조작으로 얻은 자금으로 취득되었다면 그 취득 경위는 이 호의 정의에 닿을 수 있다. 다만 배우자 명의라는 점이 이 호의 적용 범위를 넓히거나 좁히는 요건으로 적혀 있지는 아니하다.

제3자가 재산을 함께 지니게 된 경우도 정의의 범위 안에 들어온다. 같은 조 제4호는 "“범죄수익등”이란 범죄수익,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 및 이들 재산과 그 외의 재산이 합쳐진 재산을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이 호는 범죄로 남은 이익과 그 밖의 재산이 뒤섞인 상태를 하나의 이름 아래 놓는다. 합성 사례에서 배우자는 자기 자금 일부가 들어갔다고 주장하는데, 그 주장이 참인지 아닌지와 무관하게 두 자금이 합쳐진 재산 자체가 이 호의 문장에 담긴다.

이렇게 읽으면 범죄수익이 남아 있는 자리에 제3자가 따라 들어오는 경로가 정의 조문 안에 이미 열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제3자의 권리가 이 정의에 따라 막히는지, 막힌다면 어느 요건과 어느 범위에서 보호되는지는 이 정의 조문이 답하는 물음이 아니다. 합성 사례에서 은행의 근저당권 존속 여부나 배우자 자금의 비율처럼 확인 중인 사항 역시 이 자리에서 확정되지 아니하며 미정으로 남는다. 정의 조문이 범죄수익과 그 이웃의 재산을 묶어 놓은 틀을 확인한 것으로 여기까지의 자리는 족하며, 제3자를 막아 세우는 요건과 보호의 범위는 별도의 법문에서 읽어야 할 물음으로 남는다.

1.6경계를 열어둔 채 넘기는 문제

형벌이 피고인에게 남긴 벌과는 별개로, 범죄로 남은 이익을 둘러싼 물음이 따로 서 있다. 앞서 제3자가 그 이익의 곁에 서는 자리를 살폈으니, 이제 형벌과 환수가 서로 어느 선에서 갈라지는지, 몰수와 추징이 무엇을 향하는지, 그 경계를 정리할 차례이다.

형법은 몰수의 대상을 먼저 구분한다. 형법 제48조제1항은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외의 자가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다음 각 호의 물건은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라고 하면서, 그 물건을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물건", "제1호 또는 제2호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으로 나눈다. 몰수가 물건 자체를 빼앗는 수단임을 분명히 하는 조항이다. 형법 제48조제2항은 "제1항 각 호의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라고 정한다. 물건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그 값을 대신 거두는 자리가 추징이다. 몰수의 대상이 남는 범위 안에서 추징이 따라오는 구조이므로, 두 수단은 같은 물건을 두고 서로 앞뒤에 놓인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는 환수의 대상을 넓은 말로 묶는다. 그 조문은 "“범죄수익등”이란 범죄수익,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 및 이들 재산과 그 외의 재산이 합쳐진 재산을 말한다"라고 정의한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여기에 이르면 추징의 대상은 제48조의 물건이라는 좁은 자리에서 범죄수익등이라는 넓은 자리로 옮겨 앉는다. 같은 조 제2호가 "“범죄수익”이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열면서 "중대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의하여 생긴 재산 또는 그 범죄행위의 보수로 얻은 재산"을 첫머리에 둔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주가조작으로 얻은 자금이 이 정의에 걸리는지의 여부는 수사에서 확인 중이다.

제3자의 등장은 이 경계에서 다시 한번 문제가 된다. 형법 제48조제1항의 단서에 해당하는 "범인 외의 자가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경우에 몰수가 가능하다는 문구는, 제3자의 몫이 언제 물건에서 떨어져 나가는지를 가르는 기준을 둔다. 합성 사례에서 배우자는 자기 자금 일부가 들어갔다고 주장한다. 그 주장이 얼마나 자리를 잡을지는 확인 중이다. 은행의 근저당권은 그 존속 여부가 미정으로 남는다.

결국 이 장이 다룬 자리는 세 겹이다. 형벌과 환수는 나란히 서되 서로를 대신하지 않고, 몰수는 물건을 향하며 추징은 그 가액을 향하고, 그 경계에는 제3자의 권리가 놓인다. 확인 중인 자금 비율과 근저당권의 존속 여부는 열린 채로 남는다.

다룬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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