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으로만 받습니다: 이메일과 전자소송

KST법률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

장기분쟁의 운영: 자원·협상·위임·회복 · II-14 · 제9장 · 초판

사실·책임·대가의 분리와 이행 가능성, 합의하지 않을 조건

합의 조건을 사실·책임·대가로 나누어 이행 가능성과 합의 불성립 조건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분량
약 2,300단어 · 10분
자료
조문 5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9.1사실·책임·대가의 분리
  3. 9.2화해가 만드는 새 관계
  4. 9.3책임 인정과 대가의 교환
  5. 9.4이행 가능성과 후속 확인
  6. 9.5되돌릴 수 없는 조치
  7. 9.6합의하지 않을 조건과 재검토
  8. 다룬 법령
  9.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이 장은 합의 조건을 사실·책임·대가로 나누어 이행 가능성과 합의 불성립 조건을 어떻게 판단하는지를 묻는다. 사실·책임·대가의 분리와 화해가 만드는 새 관계, 책임 인정과 대가의 교환을 살핀 뒤 이행 가능성과 후속 확인, 되돌릴 수 없는 조치, 합의하지 않을 조건과 재검토를 차례로 둔다. 합의서의 문구 작성은 별도의 작업으로 남겨 둔다.

9.1사실·책임·대가의 분리

화해가 양보에 의한 분쟁 종지의 약정임을 확인한 데서, 이 약정이 무엇을 합의하고 무엇을 남기는지 물음으로 옮겨간다. 이때 사실의 인정, 책임의 인정, 대가의 지급은 각각 다른 물음으로 나누어 살핀다. 세 물음을 하나로 묶어 판단하면,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이 뒤섞여 합의의 범위를 가늠하기 어려워진다.

민법 제731조는 화해의 성립 요건을 다음과 같이 둔다. "화해는 당사자가 상호양보하여 당사자간의 분쟁을 종지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731조) 이 조문은 상호 양보와 분쟁 종지의 약정을 요구할 뿐, 어느 쪽이 사실을 부정하거나 책임을 인정하는지를 정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화해의 합의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사실이나 책임에 관한 판단이 확정된 것으로 옮겨 적을 수 없다. 조문이 요구하는 것은 분쟁을 종지하기로 하는 약정이며, 그 약정에 이르게 된 판단 경로까지 정하여 놓은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계약 해지와 경제적 손해를 주장하며 여러 버전의 계약서,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전문가 계산서를 제출한 경우, 그 자료의 존재는 자료의 제출이라는 사실에 그친다. 같은 사건에 관한 계약서의 버전이 여럿이고 변경 내용이 메일로 오간 사정은, 자료가 서로 다른 시점에 만들어졌다는 점을 보일 뿐이다. 어느 버전이 당시의 합의를 옮기고 있는지, 변경된 내용이 양쪽에 모두 받아들여졌는지는 별도로 살필 물음이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의 의사결정을 해석하더라도, 그 문서 자체가 당시의 기록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뒤에 쓰인 문서가 앞선 시점의 사정을 되짚어 적는 까닭에, 그 문서는 해석을 담은 자료로 읽히며 당시에 남은 기록과는 구분된다.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누락되어 있고, 담당자가 교체되는 동안 인계 자료가 일부만 정리되어 있으므로,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책임의 인정으로 옮겨 적으면 확인되지 않은 단계를 건너뛰는 셈이 된다. 담당자 교체로 끊긴 맥락을 뒤에 적힌 설명으로 메우는 것은 확인된 사실을 모으는 작업과 다른 방향의 판단이다.

대가에 관한 합의는 별도의 물음이다. 상대방의 요구 중 자료로 확인되는 항목과 그렇지 아니한 항목을 가려야 하고, 확인되는 항목이라도 그 금액이 책임의 범위를 정한 것은 아니다. 금전이 오고 가기로 합의하는 일은 그 자체로 책임의 크기를 확정하는 일이 아니며, 그보다는 분쟁을 끝내기 위한 양보의 배분을 정하는 일에 가깝다. 전문가 계산서가 손해의 액수를 제시하더라도, 그 계산의 전제와 범위가 우리 측에서 확인한 자료와 맞는지 따로 검토할 일이다.

화해에서 당사자가 상호 양보한다는 것은 각자 무엇인가를 포기한다는 뜻이므로, 대가의 액수는 양보의 결과로 정해지는 것이지 사실이나 책임에 대한 인정의 표시가 아니다. 양쪽이 각자의 주장을 좁혀 합의에 이르는 자리에서는, 어느 한쪽의 요구가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대신 서로의 주장이 일부씩 접히는 방식으로 종지가 정해진다. 이 같은 구조에서 합의 금액을 책임 인정의 근거로 옮겨 적으면, 화해가 양보로 분쟁을 종지하는 계약이라는 성격과 어긋난다. 민법 제731조의 요건을 충족하는 합의라 하더라도 사실·책임·대가가 각각 다른 판단을 거쳐 정해진 것임을 전제로 읽어야 한다.

화해가 양보로 분쟁을 종지하려는 계약임을 전제로 사실·책임·대가를 분리하여 검토하면, 합의하지 아니할 조건의 범위가 드러난다. 사실에 관한 판단에서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책임의 인정으로 옮기지 않는 일, 대가의 합의를 사실 확정의 근거로 쓰지 않는 일이 그 범위에 든다. 확인된 자료로 확인되지 않는 항목을 채우지 아니하고,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법적 평가로 옮겨 적지 아니하는 태도도 같은 범위에서 다룬다.

한편 우리 측 대응에 쓸 시간·인력·비용의 잔여량, 남은 기한과 승인 상태의 보존 수준, 보류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주장의 범위는 미정으로 남는다. 확대·유지·축소·종결 중 어느 쪽으로 전환할지도 미정이며, 이는 사실의 인정이나 책임의 인정과는 별개의 판단으로 남겨 둔다. 사실·책임·대가를 각각 나누어 읽는 태도는 그 미정의 자리를 확인된 것으로 메우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자리의 판단 기준이 된다.

9.2화해가 만드는 새 관계

화해가 양보에 의하여 분쟁을 종지하는 계약임을 전제로, 화해계약이 당사자 사이에 새로 무엇을 세우는지가 다음 물음이다. 민법 제732조는 "제732조(화해의 창설적효력) 화해계약은 당사자 일방이 양보한 권리가 소멸되고 상대방이 화해로 인하여 그 권리를 취득하는 효력이 있다"라고 규정한다. 이 조문이 정하는 것은 권리의 소멸과 취득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며, 어느 권리가 양보되었는지는 화해계약의 내용에 따라 정해진다.

화해가 세우는 새 관계는 과거 사실의 재판이 아니다. 상대방이 계약 해지와 경제적 손해를 주장하며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 자금 기록, 전문가 계산서를 함께 제출하였다. 화해는 이러한 각 자료의 증명력을 재평가하여 채택하거나 기각하지 않는다. 화해는 자료가 무엇을 보여 주는지에 대한 판단을 요구하지 않고, 양보할 권리를 정하여 그 권리를 소멸시키고 상대방이 그 권리를 취득하게 한다. 따라서 화해 후에 새로 생기는 관계는 과거 사실의 진실에 대한 합의가 아니라, 정해진 권리의 귀속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누락된 자료와 메시지를 새로 생긴 관계로 메울 수 없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는 경우에도, 그 문서는 담당자 교체 중 일부만 정리된 인계 자료와 마찬가지로 화해로 소멸한 권리를 부활시키지 못한다. 부족한 원자료에 대한 설명은 사실관계의 입증에서 보조적인 구실을 할 뿐이다. 화해가 소멸시키고 취득하게 한 권리를 구성하는 데에는 화해계약의 내용이 있어야 하며, 누락된 자료에 대한 추측이나 해석은 그 자리를 대신하지 못한다.

화해가 남기는 것은 합의하지 아니한 사항이다. 상대방 요구 중 자료로 확인되는 항목과 확인되지 않는 항목을 나누어 보더라도, 화해로 정리되는 범위는 합의된 권리에 한한다. 화해가 창설적 효력을 갖는다는 점은 그 범위를 넓히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 우리 측의 대응 시간·인력·비용의 잔여량, 남은 기한과 승인 상태의 보존 수준, 보류하거나 축소할 주장의 범위가 미정으로 남아 있더라도, 그 미정 사항은 미정으로 두어야 한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책임의 인정이나 대가의 합의로 옮겨 가지 않는다.

결국 화해는 분쟁의 전부를 지우지 아니한다. 화해는 양보된 권리의 소멸과 그 상대방의 취득이라는 형태로 새로운 관계를 세우고, 그 밖의 사항은 합의되지 아니한 채로 남는다. 확대·유지·축소·종결 중 어느 쪽으로 전환할지는 미정이며, 이 판단은 화해의 효력 범위를 먼저 정하고 나서야 설 수 있다.

9.3책임 인정과 대가의 교환

화해가 만든 새 관계가 무엇을 정리하고 무엇을 남기는지 살핀 데서 나아가, 책임 인정이 대가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대가의 교환은 당사자가 서로 양보하는 지점에서 시작되며, 그 양보가 어디까지 미치는지가 이 절의 쟁점이다.

화해의 성립 요건을 규정한 민법 제731조는 화해의 의의에 관하여 "화해는 당사자가 상호양보하여 당사자간의 분쟁을 종지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정한다. 이 조문은 상호양보와 분쟁 종지의 약정이 함께 있을 때 화해의 효력이 생긴다고 말하며, 어느 한쪽만으로는 화해가 성립하지 않음을 뜻한다. 계약 해지와 경제적 손해를 둘러싼 주장이 맞선 사안에서, 책임을 인정하는 쪽과 그 대가를 요구하는 쪽 사이에 오가는 양보가 화해를 이루는 요건이 된다.

화해 조서의 효력 범위를 밝히는 민사소송법 제220조는 "화해, 청구의 포기·인낙을 변론조서·변론준비기일조서에 적은 때에는 그 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정한다. 이 조문은 화해뿐 아니라 청구의 포기와 인낙이 조서에 적혔을 때의 효력을 함께 다룬다. 조서에 기재된 범위에서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기므로, 책임의 인정이 그 조서에 담긴 경우 그 인정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는 조서가 적은 내용에 따라 정해진다.

이러한 효력은 조서에 적힌 것으로 한정되며, 사건 뒤에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의 의사결정을 해석하는 경우 그 문서가 조서의 효력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누락되고 인계 자료가 일부만 정리된 사정은 조서의 내용을 넓히거나 좁히는 근거가 되지 아니한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닌 바, 남은 기한과 승인 상태의 보존 수준이 어떠한지도 별도로 확인되어야 한다.

청구의 포기와 인낙도 위 조서의 효력 규정 아래 놓이지만, 그 적용 범위는 화해와 구분되어 살펴보아야 한다. 화해가 상호양보에 기하여 분쟁을 종지하는 합의라면, 청구의 포기나 인낙은 그 상호양보의 구조를 갖출 필요가 없이 조서에 적히는 데 따른 효력이 문제된다. 따라서 어느 주장이 포기되고 어느 주장이 인정되었는지, 그리고 그 인정이 대가와 어떻게 맞물리는지는 조서의 문안에 담긴 것으로 판단된다.

대가의 교환이 성립하려면 책임 인정과 그에 상응하는 양보가 함께 드러나야 하며, 어느 한쪽이 누락된 채로는 화해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 상대방이 제출한 계약서·변경 이메일·자금 기록·전문가 계산서 가운데 무엇이 자료로 확인되는지, 그리고 보류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주장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앞으로 확정되어야 한다. 자료의 확인 여부와 법적 평가를 가른 채 책임 인정의 범위를 논의해야, 대가의 교환을 둘러싼 판단이 자료에 근거하게 된다.

9.4이행 가능성과 후속 확인

책임의 인정과 대가의 교환이 맞물린 자리를 확인한 뒤에는, 합의된 이행이 실제로 가능한지와 그 이행을 뒤에 확인할 수 있는지가 남는다. 민법 제2조는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에 관한 기준을 다음과 같이 둔다. "제2조(신의성실) ①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②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민법 제2조) 이 기준은 합의의 문구가 아니라 이행의 모양을 봐야 할 자리를 가리킨다.

여러 버전의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이 함께 제출된 경우, 합의된 이행의 내용 자체가 먼저 확정되어야 한다. 상대방이 제시한 자금 기록과 전문가 계산서는 손해의 크기를 가리키지만, 이행 대상의 범위를 정하는 근거와는 다른 문제다. 합의가 무엇을 이행하기로 하는지 미정인 채로 이행 가능성만 논할 수 없으므로, 우선 이행 대상의 확정이 선행된다. 계약서와 이메일의 기재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 그 중 무엇이 이행의 기준인지도 이 자리에서 가려지지 않은 채 남는다. 이행 대상의 확정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행 가능성을 논하면,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나누는 기준 자체가 흔들린다.

이행 대상이 확정되면 다음은 그 이행이 신의에 좇아 가능한지이다. 담보의 방식이나 확인의 절차는 합의에 담긴 경우에만 다룰 수 있다. 합의에 그런 내용이 담겼다는 표시가 없는 한, 원문에 없는 담보나 확인 절차를 상정해 이행 가능성을 판단할 수 없다. 담보의 종류와 확인의 시기, 담당의 분배는 이 쟁점에서 미정으로 남는다. 이행의 시기나 순서 역시 합의에 정해진 범위 안에서만 다룰 수 있으며, 정해진 바가 없는 항목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남는다. 민법 제2조 제1항이 요구하는 성실한 이행은, 이행의 방식이 합의에 담겼을 때 그 방식을 지키는 문제로 이어진다. 합의에 담기지 않은 방식을 끼워 넣어 이행의 가능 여부를 가리는 것은 이 기준이 허용하는 바가 아니다. 남용 금지의 문구는 권리의 행사를 다루지만, 이 자리에서는 이행 가능성을 확장하는 근거로 쓰일 수 없다.

후속 확인과 관련해서도 같은 한계가 적용된다. 사건 뒤에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의 의사결정을 해석하는 데 쓰일 수 있지만, 누락된 메시지와 원자료가 남아 있는 자료를 보충해주지는 않는다. 담당자가 교체되는 동안 일부만 정리된 인계 자료 역시, 이행을 뒤에 확인할 근거가 충분한지는 판단이 서지 않은 상태다. 미정인 부분은 미정으로 남겨두는 편이 신의성실의 기준에 부합한다. 설명 문서가 당시의 사정을 되짚는 데 쓰일 수 있다는 사실과, 그 문서가 이행의 이행 여부를 뒤에 확인하는 근거가 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확인 절차가 합의에 정해졌는지 여부가 먼저 가려지지 않으면, 확인의 근거가 될 자료가 무엇인지도 정해지지 않는다. 확정되지 않은 확인 절차를 기준으로 후속 확인의 충분성을 판단하면, 미정의 문제를 정해진 것으로 바꾸는 결과가 된다.

자료로 확인되는 항목과 그렇지 않은 항목을 구분하면, 합의한 이행 중 무엇이 실제로 가능한지의 범위가 드러난다. 그러한 구분은 자료에 근거해 이행의 범위를 좁히는 일이지,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이행 가능성을 뜻하지 않는다. 확인되는 자료의 범위가 넓다고 해서 이행이 신의에 좇아 가능한 것도 아니고, 확인되는 자료의 범위가 좁다고 해서 이행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행 가능성과 후속 확인의 확정이 남은 만큼, 보류하거나 축소할 주장의 범위와 전환의 방향은 그대로 정해지지 않은 채로 남는다.

9.5되돌릴 수 없는 조치

상대의 이행 가능성을 신의성실의 기준에서 검토한 데 이어, 합의 이전에 이미 집행된 조치가 남기는 법적 부담을 어떻게 읽을지가 문제로 남는다.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0다46184 판결은 보전처분의 집행과 그 후 본안소송의 결과 사이 관계를 다룬다. 그 판결의 판시사항은 "[1] 보전처분의 집행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확정된 경우, 그 채권자에게 채무자의 보전처분의 집행으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추정되는지 여부(적극)"이다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0다46184 판결). 이 사안에서 상대방이 계약 해지와 경제적 손해를 주장하며 여러 버전의 계약서·변경 이메일·자금 기록·전문가 계산서를 제출한 상태이므로, 조치가 취해진 뒤 책임이 어떻게 고정되는지가 먼저 확인되어야 한다.

위 판시사항의 쟁점에 관하여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0다46184 판결의 판결요지는, "가압류나 가처분 등 보전처분은 법원의 재판에 의하여 집행되는 것이기는 하나, 그 실체상 청구권이 있는지 여부는 본안소송에 맡기고 단지 소명에 의하여 채권자의 책임 아래 하는 것이므로, 그 집행 후에 집행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 확정되었다면 그 보전처분의 집행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집행채권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추정되고, 따라서 그 부당한 집행으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한다. 즉 보전처분의 집행은 청구권의 실체를 확정하지 아니한 채 취해지는 조치이며, 그 조치가 남긴 손해의 책임은 본안소송의 결과에 따라 정해진다. 이 사안에서 민사 주장과 기관 제출 설명이 함께 존재하므로, 집행된 조치의 부담을 확정하기 위한 근거는 본안소송의 귀책에 놓인다.

같은 판결은 후속 사례의 판단 기준도 제시한다. 그 판시사항은 "[2] 실용신안권에 기한 제조, 판매금지 가처분이 발하여진 후 본안소송에서 실용신안권자의 패소판결이 확정된 경우, 가처분의 부당한 집행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제기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가처분의 집행으로 인한 손해에 대한 실용신안권자의 과실추정이 번복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한 사례"이다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0다46184 판결). 이 판시사항은 과실추정이 번복되지 아니한 경우를 다룬다. 사건 뒤 작성된 설명 문서가 당시 의사결정을 해석하며, 일부 메시지와 원자료가 누락된 사정이 더해지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위에서 본 특별한 반증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과실추정의 번복 여부는 본안소송의 확정 결과를 중심으로 판단된다. 위 판결요지에 따르면 집행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 확정되면 부당한 집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인정된다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0다46184 판결). 따라서 합의 이전에 취해진 조치는 합의의 조건과 별개로 부담과 대가를 남긴다. 이 사안에서 확인되지 아니한 시간·인력·비용의 잔여량, 남은 기한과 승인 상태의 보존 수준, 상대 요구 중 자료로 확인되는 항목, 보류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주장의 범위, 그리고 확대·유지·축소·종결 중 어느 쪽으로 전환할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9.6합의하지 않을 조건과 재검토

되돌릴 수 없는 조치가 남긴 부담을 확인한 뒤에는, 합의를 서두를 이유와 합의를 미룰 조건이 어느 지점에서 갈리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 갈림은 대개 시효의 흐름과 합의의 시점이 맞물리는 자리에서 드러난다.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를 먼저 확인하면, 합의가 그 목록에 들어 있는지 아닌지가 분명해진다. 민법 제168조는 소멸시효 중단의 사유를 규정한다. "제168조(소멸시효의 중단사유) 소멸시효는 다음 각호의 사유로 인하여 중단된다. 1. 청구 2.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3. 승인"(민법 제168조). 이 규정은 중단사유를 청구와 보전처분, 승인의 세 가지로 적는다. 합의 자체는 그 목록에 없다.

민법 제168조가 중단사유로 적는 세 가지 가운데 청구와 보전처분은 절차상의 행위로 나타난다. 그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는 절차에 남은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승인은 상대방이 채무를 인정하는 뜻을 밝히는 것으로, 어떤 말이나 행동이 승인에 해당하는지는 그 표현과 맥락을 봐야 한다. 상대방이 계약 해지와 경제적 손해를 주장하며 내놓은 자료 가운데 무엇이 승인에 해당하는지, 무언가가 자료로 확인된다는 사실만으로는 결론이 정해지지 않는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다.

승인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합의의 시점이 함께 놓인다. 합의를 서두르는 까닭을 시효의 흐름으로 설명하려면, 합의 이전에 이미 중단사유가 있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청구가 있었는지, 보전처분이 있었는지, 승인이 있었는지는 자료에서 확인될 때 그대로 적는다. 확인되지 않은 항목은 확인되지 않은 채로 남긴다. 남은 요구 중 자료로 확인되는 항목을 승인으로 볼지는, 합의하지 않을 조건을 정할 때 열린 채로 두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기한과 승인 상태가 남아 있는 한 이 판단은 미정이다.

한편 합의에 이르렀을 때의 효력은 별도의 규정이 정한다. 민사소송법 제220조는 화해와 청구의 포기·인낙을 조서에 적었을 때의 효력을 규정한다. "제220조(화해, 청구의 포기·인낙조서의 효력) 화해, 청구의 포기·인낙을 변론조서·변론준비기일조서에 적은 때에는 그 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이 문장에서 확인되는 것은 조서에 적는 방식과 그 조서의 효력이다. 조서에 적힌 화해와 청구의 포기·인낙에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주어진다.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붙은 뒤에는 되돌릴 여지가 그 이전과 다르다.

합의하지 않을 조건은 이 규정에서 역으로 정해진다. 민사소송법 제220조는 어떤 합의가 화해조서로 기록되는지를, 그리고 그 조서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지를 말한다. 그렇다면 합의의 내용을 넘어 그 합의를 어떤 형식으로 남기는지가 조건이 된다. 조서로 기록되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 합의와, 그 형식에 이르지 못한 합의를 구별할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기한과 승인 상태가 남는 한 미정이다. 합의하지 않기로 정할 때에는 그 효력이 붙을 형식에 이르렀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재검토는 합의의 시점과 시효 중단의 사유가 맞물리는 지점에서 이룬다. 그 지점에서 민법 제168조의 세 사유를 하나씩 다시 대조하고, 민사소송법 제220조의 형식 요건을 다시 확인한다. 확인된 항목과 확인되지 않은 항목을 가르고, 확인되지 않은 항목은 확인되지 않은 채로 남긴다. 상대방의 요구 가운데 어떤 항목을 보류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지, 확대와 유지, 축소와 종결 중 어느 쪽으로 전환할지는 자료로 확인되는 범위를 넘지 않는다. 남은 요구의 평가와 전환의 방향은 미정으로 남는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지금 읽는 곳은 PRO SE입니다
RISCON Labsrisconlab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