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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계획의 공정·형평: 권리 조정의 순위와 한계 · 제10권 · 제13장 · 초판

출자전환과 남는 지분의 조건

출자전환으로 채권자가 주주가 되는 구조는 순위 질서에 어떤 의미를 주는가?

분량
약 2,200단어 · 10분
자료
조문 1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3.1출자전환과 세로 질서
  3. 13.2공정하고 형평한 차등
  4. 13.3주주와 채권자의 감축
  5. 13.4남는 기존 지분의 조건
  6. 13.5사례 적용과 남는 물음
  7. 다룬 법령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출자전환으로 무담보 채권의 일부가 주식으로 바뀌는 구조가 세로 질서를 흔드는 방식을 논의한다. 남은 기존 지분이 허용되기 위한 조건을 공정하고 형평한 차등의 관점에서 살피고, 주주와 채권자의 감축을 함께 검토한다. 조 분류의 재량 범위와 노동채권의 순위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

13.1출자전환과 세로 질서

감축의 균형 기준이 권리를 줄이는 폭의 문제에 머무르는 한계를 확인한 데 이어, 무담보 채권의 일부가 주식으로 바뀌는 출자전환은 채권자와 주주 사이의 세로 질서를 어떤 형태로 다루는지 살필 차례다. 그 질서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7조가 적어 두었는데, 그 조문은 "회생계획에서는 다음 각호의 규정에 의한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회생계획의 조건에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차등을 두어야 한다"고 선언한다. 이 선언은 계획의 조건이 순위를 무시한 채 꾸며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므로, 권리자별 몫의 차이가 관찰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위반이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제217조가 세로 질서로 삼는 순위의 목록은 같은 조 제1항에서 이어진다. 우선 순위의 최상단에 "1. 회생담보권"이 놓이고, 그 아래 "2. 일반의 우선권 있는 회생채권"이 위치하며, "3. 제2호에 규정된 것 외의 회생채권"이 그 뒤를 잇는다. 주주와 지분권자의 권리도 목록에 들어 있는데, "4. 잔여재산의 분배에 관하여 우선적 내용이 있는 종류의 주주·지분권자의 권리"가 무담보 회생채권보다 아래에 자리하고, "5. 제4호에 규정된 것 외의 주주·지분권자의 권리"가 마지막에 온다. 이 목록이 뜻하는 것은 단순하다. 회생채권은 원칙적으로 주주의 권리보다 앞서고, 그 안에서도 담보의 유무와 우선권의 유무가 차등의 축이 된다는 점이다.

이 질서는 I사의 계획안에서 관찰된 변제의 방법과 비율과 맞닿는다. 계획안은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에게 원금 전액을 현금으로 변제하고,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는 채권액의 30%를 현금으로 변제하고 나머지 70%를 새로 발행하는 주식으로 바꾸어 주며, 기존 주주의 주식은 10주를 1주로 줄인다. 제217조의 순위에 대응하면, 회생담보권자인 금융기관 채권자가 목록의 1번에, 무담보 상거래채권자가 3번에, 기존 주주가 4번 이하에 위치한다. 따라서 담보채권자에게 현금 전액 변제가 주어지고 무담보채권자에게 현금과 신주가 함께 주어진 구조는 순위의 앞뒤를 그대로 반영하는 형태로 읽힌다.

그럼에도 남는 것은 그 순위가 허용하는 차등의 폭과 방식이다. 제217조 제1항은 조건에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차등"을 요구할 뿐, 순위의 아래에 있는 자가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출자전환의 비율이 얼마여야 하는지를 숫자로 정하지 않는다. 이 조문이 상거래채권자와 금융기관 채권자 사이에 놓인 비율의 격차 자체를 금지하는지, 아니면 그 격차를 정당화할 근거를 순위와 조건에서 찾도록 요구하는지는 이 조문의 문언만으로는 확정되지 않는다. 여기까지가 관찰된 사실과 조문이 함께 가리키는 범위이고, 공정·형평의 위반 여부는 그 범위 안에서 판단될 문제로 남는다.

한편 제217조는 그 적용의 바깥을 명시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은 제140조제1항 및 제2항의 청구권에 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이 예외가 남기는 여지는 분명하다. 조문이 열거한 다섯 종류의 권리가 아니라 제140조 제1항 및 제2항의 청구권이 문제인 경우, 순위를 고려한 차등의 규율이 여기에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제140조 제1항 및 제2항의 청구권이 무엇인지, 그리고 I사의 계획안에 그 청구권이 놓여 있는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이로써 남는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의 70%가 주식으로 바뀌고 기존 주주의 지분이 10주에서 1주로 줄어드는 두 가지 변환이 한 계획 안에서 함께 이루어질 때, 그 두 변환이 제217조 제1항이 정한 세로 질서를 어떻게 함께 구현하는지의 문제다. 이는 변제의 방법과 비율이 관찰된 것만으로는 열리지 않는 물음이며, 공정하고 형평한 차등이 권리의 종류에 따라 어떻게 나뉘어 적용되는지를 다음에 읽을 기준에 따라 다루어야 한다.

13.2공정하고 형평한 차등

출자전환으로 권리의 자리가 바뀌는 구조를 읽고 나면, 다음에 남는 물음은 I사의 계획안이 조마다 다르게 놓은 몫이 그 이름에 걸맞은가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7조제1항은 회생계획이 두어야 할 차등의 방향을 이렇게 밝힌다. "회생계획에서는 다음 각호의 규정에 의한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회생계획의 조건에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차등을 두어야 한다." 이 문장은 차등을 없애라거나 똑같이 대하라 하지 않고, 권리의 순위를 고려한 차등을 요구한다. 조건이 다르게 놓인 것은 잘못이 아니라 원칙이다.

그 순위는 조문이 스스로 다섯 단으로 나눈다. 우선 "1. 회생담보권"이 가장 앞에 놓이고, "2. 일반의 우선권 있는 회생채권"이 다음이다. 그다음이 "3. 제2호에 규정된 것 외의 회생채권"이고, "4. 잔여재산의 분배에 관하여 우선적 내용이 있는 종류의 주주·지분권자의 권리"를 거쳐 "5. 제4호에 규정된 것 외의 주주·지분권자의 권리"가 끝에 온다. 이 다섯 자리를 축으로 두면 I사의 계획안을 읽는 지도가 생긴다. 금융기관 담보채권자는 원금 전액을 현금으로 받는 자리를 차지하고, 무담보 상거래채권자는 채권액의 30%를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 70%를 새로 발행하는 주식으로 받는다. 기존 주주의 주식은 10주를 1주로 줄인다.

여기서 제217조의 문언은 두 가지 질문을 서로 갈라 놓는다. 권리의 종류가 다른 자들 사이에서는 차등이 허용되고, 같은 종류 안에서는 같은 취급을 기대한다는 점이다. 전자는 조문이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차등"으로 요구하는 바이고, 후자는 그 차등이 남용되지 않도록 하는 울타리이다. 상거래채권자 모임이 금융기관 채권자보다 변제 조건이 불리하다고 반대하는 것은 전자의 축 위에 놓인 항의이다. 두 조는 모두 회생채권을 가졌지만 담보의 유무로 권위가 갈리므로 조건의 차이는 조문이 예정한 차등의 모습이다.

기존 주주의 주식이 남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의문은 후자의 축에 닿는다. 제217조는 잔여재산 분배에 우선적 내용이 있는 주주·지분권자와 그렇지 못한 주주·지분권자를 갈라 대하라고 말할 뿐, 어떤 주식 비율을 남길 것인지, 주식병합을 몇 대 몇으로 정할 것인지의 숫자를 적어 두지 않았다. 조문에 없는 요건을 새로 만들어 붙이는 대신, 조문이 정한 순위를 따라 같은 자리의 권리가 같은 취급을 받는지를 묻는 편이 문언에 충실하다. 신주 교환 비율과 주식병합 비율의 확정, 조 분류의 최종 확정은 아직 미정이다.

제217조제2항은 적용의 범위를 한정한다. "제1항의 규정은 제140조제1항 및 제2항의 청구권에 관하여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즉 그 청구권들은 순위를 고려한 차등의 논의 밖에 놓인다. I사의 계획안에서 그러한 청구권이 실제로 어떤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이 한정 조항이 이 사례에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확인된 것은 계획안에 적힌 변제의 방법과 비율, 권리자별 몫의 차이, 반대의 표명뿐이다.

공정하고 형평한 차등이란, 조문의 문언대로 말하면,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조건에 차등을 두는 것이다. I사의 계획안이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에게 원금 전액 현금 변제를,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 30% 현금과 70% 출자전환을, 기존 주주에게는 주식 병합을 각각 놓은 것은 이 문언이 지시하는 방향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묻는 문제의 출발점이다. 다만 관찰된 사실만으로 공정·형평의 위반이나 권리 침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그 평가는 앞서 분리한 두 축을 기준으로 판단할 일이다.

13.3주주와 채권자의 감축

권리의 감축을 서로 견주어 보는 일로 나아간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은 정리채권자와 주주의 권리 감축 사이에 우열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밝히고 있다. 이 결정에 의하면 회사정리법 제228조 제1항은 "정리계획에서는 정리담보권, 정리채권, 주주의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계획의 조건에 공정·형평한 차등을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공정·형평의 원칙은 선순위 권리자에 대하여 수익과 청산시의 재산분배에 관하여 우선권을 보장하거나 후순위 권리를 선순위 권리자보다 우대하지 않아야 됨을 의미한다. 회생계획안이 상거래채권자에게 30%의 현금과 70%의 신주를 주면서 기존 주주의 주식은 10주를 1주로만 줄이는 구조라면, 후순위에 해당하는 기존 주주가 선순위 채권자보다 우대되는 것으로 보이는지 여부는 이 원칙의 판단 아래 놓인다.

바로 그 점에서 결정은 한 가지를 분명히 한다. 회사정리법 제228조 제1항은 "정리계획에서는 정리담보권, 정리채권, 주주의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계획의 조건에 공정·형평한 차등을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공정·형평의 원칙은 선순위 권리자에 대하여 수익과 청산시의 재산분배에 관하여 우선권을 보장하거나 후순위 권리를 선순위 권리자보다 우대하지 않아야 됨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어서, 예컨대 정리채권자의 권리를 감축하면서 주주의 권리를 감축하지 않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I사의 계획안에서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 70%의 감축을 가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을 남겨 두는 배치는, 채권자의 권리를 줄이는 동시에 주주의 권리를 그대로 두는 것으로 보이는 한 허용되지 않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

다만 감축의 우열을 재는 방법이 간단하지 않다는 점도 함께 확인된다. 같은 결정은 "주식과 채권은 그 성질이 상이하여 단순히 정리채권의 감축 비율과 주식 수의 감소 비율만을 비교하여 일률적으로 우열을 판단할 수는 없고, 자본의 감소와 그 비율, 신주발행에 의한 실질적인 지분의 저감 비율, 정리계획안 자체에서 장래 출자전환이나 인수·합병을 위한 신주발행을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예상되는 지분 비율, 그에 따라 정리계획에 의하여 정리회사가 보유하게 될 순자산 중 기존주주의 지분에 따른 금액의 규모, 변제될 정리채권의 금액과 비율, 보증채권의 경우 주채무자가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하였거나 변제할 개연성이 있다면 그 규모 등을 두루 참작하여야 한다."고 밝힌다. 상거래채권의 70% 감축 비율과 주식병합 10대 1의 비율을 숫자만 놓고 나란히 비교하는 방법으로는 우열이 가려지지 않음을 뜻하며, 신주 발행에 따른 실질 지분의 저감과 순자산 중 기존주주 몫의 규모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이 사례에서 신주 교환 비율과 주식병합 비율의 확정은 미정이고, 계획에 따른 변제와 청산 시 배당의 비교 결과도 미정이다. 따라서 기존주주의 지분에 남는 금액의 규모가 얼마인지, 그 규모가 상거래채권자의 감축 몫을 넘어서는지 여부는 이 자료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다만 확인되는 것은 계획안에 적힌 변제의 방법과 비율, 그리고 금융기관 채권자와 상거래채권자 사이의 몫 차이와 반대의 표명뿐이다.

이러한 미정의 상태를 전제로 판단의 틀을 정리하면, 기존 주주의 권리를 남겨 두는 것이 정당한지는 청산가치를 기준으로 한 권리보호조항의 취지와 함께, 감축의 우열을 판단하는 데 참작되는 여러 사정을 통해 살펴야 한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의 판시에 따라 정리채권자의 권리를 감축하면서 주주의 권리를 감축하지 않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는바, I사의 계획안에서 남는 지분이 허용되는 것은 감축의 우열이 그러한 참작 사정에 비추어 뒤바뀌지 않는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다.

13.4남는 기존 지분의 조건

평등의 의미를 실질적인 평등으로 읽는 것으로 문제를 옮기고 나면, 남는 기존 주주의 지분에 그대로 시선을 두어야 한다. 같은 결정은 주주의 권리만 남겨 두는 경우의 허용 가능성을 정면으로 다룬다. 우선 권리의 순위를 두고 계획의 조건에 차등을 둘 것을 요구하는 법률의 문장이 전제가 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7조 제1항은 "회생계획에서는 다음 각호의 규정에 의한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회생계획의 조건에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차등을 두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은 잔여재산의 분배에서 우선적 내용이 없는 주주·지분권자의 권리까지 함께 언급하며, 권리의 종류별 순위가 차등 설계의 출발점임을 드러낸다.

문제가 되는 것은 후순위인 주주의 권리가 감축되지 않고 남을 수 있는 경계이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은 바로 그 경계를 공정·형평의 원칙에서 찾는다. 이 결정은 정리채권자의 권리를 감축하면서 주주의 권리를 감축하지 않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남는 주식의 규모를 어떻게 가늠할지에 관해 판단 기준을 열거한다. 결정은 "예컨대 정리채권자의 권리를 감축하면서 주주의 권리를 감축하지 않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고, 다만 주식과 채권은 그 성질이 상이하여 단순히 정리채권의 감축 비율과 주식 수의 감소 비율만을 비교하여 일률적으로 우열을 판단할 수는 없고"라고 판시한다. 남는 기존 지분의 당부는 감축 비율의 표면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판단은 수치의 단순 비교를 넘어 확장된다. 같은 결정이 제시하는 참작 사유는 지분이 남는 조건을 실질적으로 읽기 위한 것이다. 결정은 "자본의 감소와 그 비율, 신주발행에 의한 실질적인 지분의 저감 비율, 정리계획안 자체에서 장래 출자전환이나 인수·합병을 위한 신주발행을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예상되는 지분 비율, 그에 따라 정리계획에 의하여 정리회사가 보유하게 될 순자산 중 기존주주의 지분에 따른 금액의 규모, 변제될 정리채권의 금액과 비율, 보증채권의 경우 주채무자가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하였거나 변제할 개연성이 있다면 그 규모 등을 두루 참작하여야 한다."고 판시한다. 기존 주주에게 남는 몫은 출자전환으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까지 포함한 지분의 실질 저감 정도와, 그 지분이 붙을 순자산의 규모를 함께 놓고 판단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남는 지분의 조건을 확정하려면 비율의 분모와 분자가 모두 드러나야 한다. I사의 계획안은 무담보 상거래채권의 일부를 신주로 바꾸고 기존 주주의 주식을 병합하는 방식을 담고 있으며, 신주 교환 비율과 주식병합 비율은 미정이다. 판시가 요구하는 신주발행에 의한 실질적인 지분의 저감 비율과 예상되는 지분 비율은 두 비율이 정해져야 비로소 계산된다. 두 비율이 확정되지 않은 지금, 기존 주주의 지분에 따른 금액의 규모도 함께 미정으로 남는다.

이 사례의 관찰 범위 안에서 확인되는 것은 계획안에 적힌 변제의 방법과 비율, 그리고 권리자별 몫의 차이다. 반대가 표명된 사실 역시 확인된다. 다만 공정·형평의 원칙에 따라 참작하도록 열거된 사유 가운데 순자산의 규모와 보증채권에 관한 항목은 이 사례의 사실로 확인되지 않으며, 미정인 신주 교환 비율과 주식병합 비율에 관한 판단도 함께 남는다. 결정은 형식적인 비율 비교를 넘어 여러 사정을 두루 참작할 것을 요구하지만, 그 사정을 확정되지 않은 숫자로 채우지는 않는다. 남는 기존 지분의 허용 여부는 판단 기준이 정해졌더라도, 비율의 확정을 통해 그 조건이 드러날 때 비로소 평가될 수 있다.

13.5사례 적용과 남는 물음

남는 지분의 조건을 기준으로 삼아 I사 계획안을 읽기 시작하면, 먼저 권리자별 몫의 차이가 어떤 성격의 것인지가 문제로 떠오른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17조는 "회생계획에서는 다음 각호의 규정에 의한 권리의 순위를 고려하여 회생계획의 조건에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차등을 두어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금융기관 담보채권자에게 원금 전액을 현금으로 주고 무담보 상거래채권자에게 30%만 현금으로 주는 차이는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의 순위를 반영한 차등에 관한 것이며, 그 차등이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지는 이 조문이 정한 기준에서 평가한다.

그 평가에 앞서 I사 계획안에 담긴 출자전환의 구조를 확인한다. 무담보 상거래채권자는 채권액의 30%를 현금으로 받고, 남은 70%는 새로 발행하는 주식으로 바꾼다. 기존 주주의 주식은 10주를 1주로 줄이지만, 바뀐 신주와 합쳐지는 방식은 신주 교환 비율과 주식병합 비율의 확정에 달렸고 두 비율은 미정이다. 따라서 지금 확정된 것은 현금 변제의 방법과 비율, 그리고 그 비율이 금융기관 쪽과 상거래채권자 쪽에서 다르다는 사실이다. 남는 지분이 얼마인지는 미정이며, 그 확정을 전제로 한 계산은 이 자리에서 내리지 않는다.

법원은 권리자 사이의 우열을 판단하는 데 참고할 사유를 제시한 바 있다. 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은 공정·형평의 원칙에 관하여 "선순위 권리자에 대하여 수익과 청산시의 재산분배에 관하여 우선권을 보장하거나 후순위 권리자를 선순위 권리자보다 우대하지 않아야 됨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어서, 예컨대 정리채권자의 권리를 감축하면서 주주의 권리를 감축하지 않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고, 다만 주식과 채권은 그 성질이 상이하여 단순히 정리채권의 감축 비율과 주식 수의 감소 비율만을 비교하여 일률적으로 우열을 판단할 수는 없고, 자본의 감소와 그 비율, 신주발행에 의한 실질적인 지분의 저감 비율, 정리계획안 자체에서 장래 출자전환이나 인수·합병을 위한 신주발행을 예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예상되는 지분 비율, 그에 따라 정리계획에 의하여 정리회사가 보유하게 될 순자산 중 기존주주의 지분에 따른 금액의 규모, 변제될 정리채권의 금액과 비율, 보증채권의 경우 주채무자가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변제하였거나 변제할 개연성이 있다면 그 규모 등을 두루 참작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이 판시는 무담보 채권자의 감축 비율과 기존 주주의 주식 감축 비율을 숫자만 놓고 비교하는 방법이 아니라, 여러 사유를 함께 살펴 우열을 판단하도록 요구한다.

I사 사례에서 상거래채권자 모임이 내세우는 불리함은 금융기관 채권자가 원금 전액을 현금으로 받는 반면 자기들은 30%만 현금으로 받는다는 데 있다. 그런데 앞의 판시가 요구하듯이, 주식으로 바뀌는 70%가 나중에 얼마의 가치로 남을지가 확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지금의 비율만으로 상거래채권자의 최종 몫이 어떻게 되는지, 또 그것이 청산 시 배당과 비교하여 어떤 결과를 보이는지는 미정이다. 같은 판시가 또 "변제될 정리채권의 금액과 비율"을 함께 참작하라고 한 점은, 현금 비율 하나만 따지는 판단이 아니라 변제의 결과를 종합해서 보아야 함을 가리킨다.

기존 주주의 지분이 남는 것이 옳은지에 관한 의문도 같은 틀에서 읽는다. 앞의 판시는 "정리채권자의 권리를 감축하면서 주주의 권리를 감축하지 않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고"라고 하면서도, 주식과 채권의 성질 차이 때문에 단순 비교로는 우열을 판단할 수 없다고 덧붙인다(대법원 2004. 12. 10. 자 2002그121 결정). I사 계획안은 기존 주주의 주식을 10주에서 1주로 줄이고 있으며, 그 줄인 주식과 신주가 합쳐져 남는 지분의 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래서 남는 지분이 얼마인지에 대한 답은 미정이며, 이 사례에서는 관찰된 변제의 방법과 비율, 권리자별 몫의 차이, 반대의 표명만이 확인될 뿐이다. 공정·형평의 위반 여부, 고의, 확정 손해와 같은 법적 평가는 이 사실들만으로 단정할 수 없고, 앞의 판시가 제시한 참작 사유가 확정된 뒤에 비로소 가능하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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