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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과 면책: 성실성 판단의 기준 · 제13권 · 제1장 · 초판

5년을 지키고 나서 다시 듣는 물음

변제계획을 다 지킨 채무자에게 면책은 왜 다시 성실성을 묻는가?

분량
약 2,400단어 · 10분
자료
조문 2 · 판결 0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1면책결정이 남은 자리
  3. 1.2채권자를 깎는 결정
  4. 1.3이의가 놓이는 자리
  5. 1.4파산 면책허가와 나란히
  6. 1.5미정 사실과 평가의 구분
  7. 1.6사유 목록으로 남긴 물음
  8. 다룬 법령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변제계획을 다 지킨 채무자에게 면책이 왜 다시 성실성을 묻는지를 묻는다. 임의 장면을 통해 면책 직전에 과거의 사실이 드러난 모습을 보이고, 면책이 채권자의 권리를 깎는 결정이라 심사가 필요한 까닭과 이의가 놓이는 자리를 세운다. 파산 면책허가와의 나란함, 미정인 사실과 평가의 구분을 지나 사유의 목록으로 남은 물음을 확인하며, 쟁점별 판단 기준은 뒷 장에서 다룬다.

1.1면책결정이 남은 자리

변제를 마친 뒤에도 남아 있는 절차가 무엇인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가 밝힌다. 그 제1항은 "법원은 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한 때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면책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라고 정한다. 이 문언은 변제 완료의 시점을 면책의 시점과 바로 붙여 놓지 않는다. 변제 완료가 곧바로 채무 해방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별도 결정이 뒤에 남는다. 그 결정의 이름이 면책결정이며, 임이 놓인 자리가 그 결정을 앞둔 자리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제1항에서 법원이 직권으로도 면책 결정을 하도록 한 것은 면책이 당사자만의 손에 맡겨진 일이 아님을 보여 준다. 신청이 없어도 법원이 나설 수 있으려면 면책 여부가 법원이 다루어야 할 판단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임의 사례에서 면책결정이 별도로 남아 있는 까닭이 여기 있다. 임은 5년 동안 변제계획대로 변제를 마쳤고, 그 사실만으로 채무가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그 결정은 변제 완료와 떨어져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제2항은 변제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에도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들은 후 면책을 할 수 있다고 열어 둔다. 그 제2항은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변제를 완료하지 못하였을 것", "개인회생채권자가 면책결정일까지 변제받은 금액이 채무자가 파산절차를 신청한 경우 파산절차에서 배당받을 금액보다 적지 아니할 것", "변제계획의 변경이 불가능할 것"이 모두 충족되는 때라야 하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이 사례의 임은 5년을 계획대로 채워 놓았으므로 이 예외의 문턱을 논할 자리가 아니다. 다시 말해 변제를 완료하지 못한 자를 위한 경로가 있는 것은 면책이 변제 완료와 분리된 판단이라는 뜻이다.

면책은 다만 기계적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제3항은 제1항과 제2항에도 불구하고 면책을 불허할 수 있는 사정을 둔다. 그 제1호는 "면책결정 당시까지 채무자에 의하여 악의로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개인회생채권이 있는 경우"(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를 들고, 제2호는 "채무자가 이 법에 정한 채무자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를 들고 있다. 여기 적힌 요건은 앞의 무난한 이행 완료라는 사실과 겹쳐 있다. 즉 변제를 마쳤다는 사정만으로 면책이 따라오지 않을 수 있고, 법원은 그 사정을 면책결정의 시점에 놓고 살핀다.

이 채권자가 내민 두 가지 사실은 이 문턱에 바로 놓인다. 임이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배우자에게 양도한 시점과 임의 재산과 수입의 상태, 또 양도의 대가와 같은 사정은 미정이다. 목록에서 빠진 사채의 발생 시기와 금액, 목록을 만들 때 임이 그 사채를 알았는지도 미정이다. 임이 그 사채를 잊고 있었다고 말한 사실은 기록의 일부로 놓일 뿐이다. 이 사실들의 나열은 확정된 손해도 고의도 아니다. 법원이 제624조 제3항 각 호를 대조할 때 무엇이 확정이고 무엇이 미정인지 가르는 일이 남아 있다.

따라서 면책결정이 남은 자리는 미정인 사정을 정리하고 판단을 남기는 자리이다. 임이 변제를 끝낸 뒤에도 법원의 판단이 별도로 놓이는 것은 이 법령의 문언이 면책을 변제 완료와 분리된 결정으로 두기 때문이다. 남은 판단은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미정으로 남은 쟁점을 놓고 이뤄진다.

1.2채권자를 깎는 결정

변제를 마쳤다는 사실만으로 면책이 바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법원이 채권자의 목록을 넘겨보며 한 번 더 자리를 잡는 까닭을, 두 조문이 규정한 의견 청취의 절차에서 읽어 보기로 한다.

면책이 끝나는 자리부터 다시 밝힌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제1항은 "법원은 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한 때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면책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변제를 다 마친 임에게 남은 것은 이 결정이다.

그런데 법원은 그 결정을 내리면서 채권자를 한 명 더 데려다 앉힐 수 있다. 제624조 제2항은 "법원은 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에도 다음 각호의 요건이 모두 충족되는 때에는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들은 후 면책의 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변제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에 한정된 문언이므로, 임의 사안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 항이 남기는 자국은 분명하다. 면책을 내리는 자리에 이해관계인이 앉아 의견을 말하며, 법원은 그 말을 듣고 나서 결정한다는 점이다.

면책이 무엇을 줄이는 결정인지 함께 본다. 파산에 관한 면책을 규정한 제564조 제1항은 "법원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를 제외하고는 면책을 허가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허가는 채무자에게 면책의 이익을 주고, 그에 따라 채권자는 남은 채권을 더 이상 내밀 수 없게 된다. 면책이 채권자의 권리를 줄이는 결정이므로 법원이 조건을 두고 심사하는 것이다.

조건은 조문이 정한 대로 읽어야 한다. 제624조 제3항은 "법원은 면책의 결정을 한 때에는 그 주문과 이유의 요지를 공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그다음에 "이 경우 송달은 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단서를 둔다. 제564조 제3항도 "법원은 면책허가결정을 한 때에는 그 주문과 이유의 요지를 공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단서를 둔다. 공고는 면책의 결정을 널리 알리는 절차이고, 송달을 생략할 수 있다는 것은 조문이 정한 허용의 범위이다.

임의 사안으로 돌아온다. 임은 5년의 변제를 마쳤고, 배우자에게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양도한 일과 빠진 사채 채권자를 두고 채권자가 이의를 냈다. 사채의 발생 시기와 금액, 양도 당시의 재산과 수입, 양도의 대가와 시점, 목록 작성 당시의 인식 여부는 미정이다. 이 사실들은 앞에서 본 두 조문의 문언 밖에 놓여 있고, 그 법적 평가는 다루어지지 않았다. 남은 것은 법원이 면책의 결정을 앞두고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듣는 자리이며, 그다음 물음은 그 이의가 그 자리에 어떻게 놓이는지이다.

1.3이의가 놓이는 자리

변제를 마치고 나서 남는 것은 면책의 결정이다. 그 결정 앞에 이의가 놓이면 법원은 무엇을 상대로 판단을 시작하는가. 이 물음에 답하려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가 면책의 결정을 어떤 순서로 배치했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임의 사안에서 채권자가 내세우는 두 가지 사정은 이 조문의 어느 자리에 놓이는지가 문제이다.

면책결정 조항은 먼저 변제를 마친 경우의 원칙을 선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는 "①법원은 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한 때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면책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5년을 변제계획대로 마친 임의 지위는 이 본문에 놓인다. 조문은 이 경우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들으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의의 자리는 조문상 제1항이 정한 원칙 밖에서 찾아야 한다.

이의가 겨냥하는 것은 면책의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하는 사유이다. 조문은 그 사유를 한정적으로 열거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는 "③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법원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면책을 불허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먼저 밝히고, "1. 면책결정 당시까지 채무자에 의하여 악의로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개인회생채권이 있는 경우"(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와 "2. 채무자가 이 법에 정한 채무자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를 각각 든다. 채권자가 지적한 사채 누락은 제1호의 자리에,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의 배우자 양도는 제2호의 자리에 각각 걸리는지를 묻게 된다. 다만 각 호가 요구하는 요건의 구체적인 의미는 다음 장에서 다룰 일이고, 여기서는 이의가 이 두 호의 틀 위에서만 말해진다는 점만 분명히 해 둔다.

조문이 나머지 자리는 열어 두지 않았다는 사실도 함께 읽어야 한다. 제3항은 제1호와 제2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를 한정하고 있고, 제2항의 경우에만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들으라고 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는 "②법원은 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에도 다음 각호의 요건이 모두 충족되는 때에는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들은 후 면책의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 그 요건으로 "1.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변제를 완료하지 못하였을 것"(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과 "2. 개인회생채권자가 면책결정일까지 변제받은 금액이 채무자가 파산절차를 신청한 경우 파산절차에서 배당받을 금액보다 적지 아니할 것"(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과 "3. 변제계획의 변경이 불가능할 것"(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을 차례로 둔다. 임은 이미 변제를 완료했으므로 제2항의 절차에 서 있지는 않다.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들으라는 문언이 제2항에만 놓여 있다는 점이 이 사안의 절차적 자리를 규정한다.

면책의 결정이 내려진 뒤에는 공고가 따른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는 "④법원은 면책의 결정을 한 때에는 그 주문과 이유의 요지를 공고하여야 한다. 이 경우 송달은 하지 아니할 수 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고 정한다. 임의 사안에서 채권자의 이의는 이 공고 앞의 심사 단계에 놓인다. 조문에 없는 심사의 확대나 요건의 추가 없이, 이의는 제3항이 정한 두 호의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를 다투는 자리에 머문다. 그러므로 채권자가 든 두 가지 사정의 인정 기준은 이 자리에서 확정되지 않고, 각 호의 요건을 읽는 일과 함께 다음 문제로 남는다.

1.4파산 면책허가와 나란히

채권자의 이의가 채무자회생 면책결정의 절차 안에서 놓인 자리를 확인한 뒤에, 그 결정의 조건을 파산의 면책허가 조건과 나란히 놓고 절차의 공통된 모습만 읽어 둔다. 이 두 조문에서 같은 말이 되풀이되는 자리를 살피는 것으로 이 장의 물음을 삼는다.

먼저 파산의 면책허가 조건이 서술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는 법원의 판단 여지를 이렇게 남긴다. "법원은 제1항 각호의 면책불허가사유가 있는 경우라도 파산에 이르게 된 경위,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면책을 허가할 수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이 문장에 따르면 각 호의 사유가 곧바로 불허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법원이 파산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 밖의 사정을 함께 본다. 다만 이 문장이 어느 사정을 얼마나 고려해야 하는지는 여기에서 미정으로 남는다.

채권자목록에 관한 사유는 두 조문에 각각 놓여 있다. 파산 면책의 불허가 사유로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가 "채무자가 허위의 채권자목록 그 밖의 신청서류를 제출하거나 법원에 대하여 그 재산상태에 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한 때" 라고 적고, 개인회생 면책의 불허가 사유로는 같은 법 제624조가 "면책결정 당시까지 채무자에 의하여 악의로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개인회생채권이 있는 경우" 라고 적는다. 사채 채권자가 목록에서 빠져 있다는 사실이 어느 문장의 요건에 들어맞는지는 이 문장들만으로 여기에서 정하지 않는다.

또 하나 공통된 자리는 결정이 끝난 뒤의 처리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에 따르면 파산 면책의 절차에서 법원은 "면책허가결정을 한 때에는 그 주문과 이유의 요지를 공고하여야 한다. 이 경우 송달은 하지 아니할 수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라고 되어 있고, 같은 법 제624조에 따르면 개인회생 면책의 절차에서도 "법원은 면책의 결정을 한 때에는 그 주문과 이유의 요지를 공고하여야 한다. 이 경우 송달은 하지 아니할 수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라고 되어 있다. 두 조문 모두 공고를 하면서 송달을 생략할 수 있게 두므로, 임에게 내려질 면책결정의 공지 역시 이 문장이 정하는 모습을 따른다.

마지막으로 두 절차는 출발의 모양이 서로 다르게 적혀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는 개인회생 면책에서 "법원은 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한 때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면책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 라고 되어 있어, 변제를 마친 뒤의 면책결정이 신청이나 직권을 통해 이루어진다. 임이 5년을 변제계획대로 마치고 면책결정을 앞둔 지점은 바로 이 문장에 가닿는다. 반면 파산 면책허가의 조문은 각 호의 사유를 통해 판단 여건을 정하고 있을 뿐, 신청과 직권의 관계를 이와 같은 형식으로 적지는 않는다. 여기서 두 제도의 실체적 차이를 더 확장하는 것은 이 문장들로 할 수 없다.

1.5미정 사실과 평가의 구분

변제를 마친 뒤에야 들려온 두 가지 말이 심사를 앞둔 자에게 남는 과제를 환기한다. 그 말을 법적 평가로 옮기기 전에, 먼저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판단인지 가려야 한다.

이 사례에서 사실의 나열은 다음과 같다. 임이 신청 직전에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배우자에게 양도한 사실, 채권자목록에 사채 채권자가 빠진 사실, 그리고 임이 그 사채를 잊고 있었다는 진술이 놓여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제3항 제1호는 면책을 불허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유를 두는데, 그 문언은 "면책결정 당시까지 채무자에 의하여 악의로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개인회생채권이 있는 경우"이다. 이 조항이 요구하는 것은 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회생채권의 존재와 그 기재가 악의로 된 것이라는 두 가지 요건의 결합이다.

그 요건 가운데 기재가 악의로 된 것인가는 평가에 해당한다. 평가는 사실에 근거하여 내려지는 법원의 판단이며, 사실 자체와 같은 자리에 놓이지 않는다. 사채 채권자가 목록에 빠졌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악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임이 그 사채를 잊고 있었다는 진술도 곧바로 악의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사채의 발생 시기와 금액, 목록 작성 당시 임이 그 사채를 알았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이 사실들이 확정되어야 비로소 평가의 재료가 갖추어진다.

이 구분은 각 사실이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를 가를 때 더욱 분명해진다. 사채가 목록에 빠졌다는 점은 이미 놓여 있는 사실이지만, 임이 그 사채를 알고 있었는지는 아직 비어 있는 자리다. 그 자리가 채워지기 전에는 악의라는 평가를 세울 토대가 마련되지 않는다. 임의 진술은 그 자리를 메울 한 가지 말로 놓여 있을 뿐이며, 진술 자체가 곧 확정된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구분은 채권 양도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임이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을 배우자에게 양도한 시점과 대가, 그리고 양도 당시 임의 재산과 수입의 상태는 모두 미정이다. 이 사례가 확정된 사실로 가진 것은 양도가 있었다는 점, 그리고 그 양도가 신청 직전에 있었다는 점뿐이다. 미정의 사실들을 더 채우지 않은 채 양도의 의미를 단정하는 것은, 평가의 자리에 사실을 대신 세우는 일이 된다.

제624조 제3항 제1호는 목록에 기재되지 않은 회생채권과 그 기재가 악의로 된 경우를 함께 요구한다. 그러므로 목록의 누락만으로 이 사유가 충족되는 것으로 보거나, 진술 하나만으로 그 사유가 배제되는 것으로 보는 것은 조항이 세운 두 요건의 자리를 서로 겹쳐 놓는 일이다. 채권 양도에 관하여 그 의미를 단정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미정의 사실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확정 손해나 고의와 같은 법적 평가를 미리 내리는 것은, 제624조 제3항 제1호가 악의라는 평가에 요구하는 근거를 앞당겨 소모하는 셈이다. 심사에 넘겨질 물음은 그 평가가 어떤 사실 위에서 서는가에 관한 것이다. 미정으로 남은 자리는 미정의 자리로 둔 채 심사를 준비하는 것이, 두 요건의 자리를 서로 뒤섞지 않는 길이다.

1.6사유 목록으로 남긴 물음

미정 사실을 평가와 가른 자리에서 남은 물음은 단순하다. 그 사실들이 면책을 가로막을 근거가 되는가, 그리고 무엇이 그 근거를 가리는가이다. 변제를 끝낸 채무자에 대한 면책은 원칙에 가깝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제1항은, 면책이 변제 완료를 전제로 한 법원의 의무임을 밝히면서도 그 끝에 예외를 둔다. 이 예외가 이 물음의 출발점이다.

임이 5년간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마쳤으므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제1항의 문언은 임을 면책 결정의 정면에 둔다. 다만 같은 조 제3항은 그 원칙을 뒤집는 결정을 허용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제3항은,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법원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면책을 불허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정한다. 그 사유는 둘이다. 같은 항 제1호는 "면책결정 당시까지 채무자에 의하여 악의로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개인회생채권이 있는 경우"를, 제2호는 "채무자가 이 법에 정한 채무자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를 든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이 두 예외가 없었다면 임의 5년은 면책 결정으로 곧장 이어졌을 것이다.

채권자가 든 사유는 이 예외의 어디에 놓이는가. 목록에서 빠진 사채는 그 채권이 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채권이라는 점에서 제1호의 문언과 만난다.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의 배우자 양도는 그 자체로 제1호 또는 제2호의 목록에 놓이지 않는다. 대신 채무자의 의무 이행 여부를 묻는 제2호의 문언과 이어질 여지가 있을 뿐이다. 어느 호에 놓일 것인지, 나아가 놓인다면 그 요건이 채워졌는지는 다음에 밝힐 사유의 내용에 달려 있다.

그 내용에 다가서기에 앞서 남겨둔 사실을 확인한다. 사채의 발생 시기와 금액, 양도 당시 임의 재산과 수입의 상태, 양도의 대가와 시점, 목록 작성 당시 임이 그 사채를 알았는지 여부는 모두 미정이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제3항 제1호는 악의로 목록에 기재되지 아니한 채권을 사유로 들면서 면책결정 당시까지의 시점을 함께 두었으므로, 미정인 사실은 그 단서와 시점을 가리는 쪽으로만 남는다. 여기서 임의 고의나 목록 누락의 결과를 적는 것은 앞서 가른 평가의 영역으로 되돌아가는 일이다.

면책 불허가 사유는 이처럼 제624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는 파산에서의 면책을 다루면서, 그 제1항에서 "법원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를 제외하고는 면책을 허가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여섯 개의 사유를 늘어놓는다. 제1호의 죄에 해당하는 행위부터 제6호의 과다한 낭비와 사행행위까지, 그 목록은 제624조 제3항의 두 예외와 겹치는 듯하면서도 다르다. 임의 목록 누락과 양도가 그 목록의 어느 항목과 맞닿는지, 그리고 제624조와 제564조의 목록을 함께 읽어야 하는지 물음은 이제 법문의 배열 앞에 놓인다. 사유의 종류와 판단 기준을 밝히는 일은 그 배열을 먼저 읽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남은 물음은 정리된다. 임의 미정 사실들이 면책을 막는 사유로 성립하려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제3항의 두 예외가 요구하는 요건이 무엇인지, 그리고 같은 법 제564조가 둔 여섯 사유가 이 예외와 어떤 관계에 놓이는지를 밝혀야 한다. 5년의 변제를 마친 뒤에 다시 듣는 물음은, 결국 사유의 목록을 읽는 일로 이어진다.

다룬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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