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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책임: 증권신고서와 사업보고서의 부실기재 · 제16권 · 제10장 · 초판

주의의 증거

상당한 주의를 다했다는 것은 무엇으로 입증되는가?

분량
약 2,400단어 · 10분
자료
조문 0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0.1상당한 주의 항변의 자리
  3. 10.2항변이 다투는 대상
  4. 10.3이사회 자료가 남기는 기록
  5. 10.4실사 보고서의 역할
  6. 10.5질의와 응답의 기록
  7. 10.6증거의 경계와 다음 물음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상당한 주의를 다했다는 것이 무엇으로 입증되는지를 항변이 다투는 대상에서부터 살핀다. 이사회 자료, 실사 보고서, 질의와 응답의 기록이 주의의 증거가 되는 구조를 정리하고 증거의 경계를 밝힌다.

10.1상당한 주의 항변의 자리

면책의 문턱을 넘어선 뒤 남는 질문은 그 항변을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다투는가이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은 판시사항에서 "[1] 주식 취득자가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의 이사에게 사업보고서의 허위기재 등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배상의무자의 면책요건으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한다는 것의 의미"를 쟁점으로 정한다. 이 쟁점의 제목은 상당한 주의 항변이 배상의무자의 면책요건을 둘러싼 증명 문제로 놓여 있음을 보여 준다. 곧 주의의 논의는 손해의 확정이나 고의의 판단에서 시작하지 않고, 누가 어떤 요건을 입증하는가의 자리에서 시작한다.

같은 판결의 판시사항은 "[2] 갑 주식회사의 주식을 취득한 을 등이 사외이사 병을 상대로 사업보고서 허위기재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병이 사외이사로서 실질적인 활동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상당한 주의를 하였더라도 허위기재 사실을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를 함께 제시한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 이 제목은 항변의 주체가 사외이사라는 특정 지위에 놓인 당사자였음을 드러낸다. 아울러 그 항변이 원심에서 받아들여졌다가 대법원에서 법리오해의 지적을 받았다는 경과만을 담고 있다.

이 판시사항의 제목에 담긴 쟁점만으로 보면, 주의의 입증은 이사의 지위와 그에 따른 의무를 전제로 두고 시작한다. 앞서 지위별 기준이 정리된 바와 같이, 이사의 주의는 대표이사의 업무와 구분되는 자기 지위의 기준을 따라 판단할 일이다. 여기서는 그 기준을 다시 펴지 않고, 항변이 그 기준을 둘러싼 증명 문제로 전환된다는 점만 분명히 둔다.

이 관찰에서 이 사례의 출발점이 정해진다. O사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계약 유지가 적혔고, 사외이사 병은 이사회에 참석하여 그 신고서에 서명하였으며, 주관 증권사는 실사 보고서를 남겼다. 그런데 그 계약은 신고서 제출 석 달 전에 해지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 판시사항의 제목이 놓은 자리는 바로 이러한 사실들이 주의의 증명 문제 안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가를 묻는 자리이다.

다만 판시사항의 제목만으로는 판결의 결론과 사실관계, 설시 이유를 옮길 수 없다. 그러므로 주요 거래처의 매출 비중, 해지 통보가 이사회에 보고된 시점과 방식, 취득자들이 그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는 미정으로 남는다. 주의의 증거가 무엇을 향해 모아지는지를 물으려면, 항변이 다투는 대상부터 구분하는 일이 필요하다.

10.2항변이 다투는 대상

면책요건의 자리가 어디인지 정해졌다면, 이제 이사가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고 항변할 때 그 항변이 실제로 무엇을 다투는지가 문제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제1항 단서의 면책 사유는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에서 그 증명의 의미가 쟁점으로 놓였다. 위 판결은 이사의 지위에 따른 주의 의무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주식회사의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대표이사 및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하고 특히 재무제표의 승인 등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관하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대표이사 등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지위에 있으며, 이는 사외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닌바"(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 이 정리에 따르면 이사가 항변에서 다투는 것은 허위기재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사실을 알 수 없었던 것이 자신의 지위에 따른 주의를 다한 결과였다는 점이다.

위 판결은 이사의 직무 수행 부실이 항변의 성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함께 보여준다. 그 사실을 근거로 항변을 인정한 원심을 탓하며 판결은 "피고 2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아니하였음을 나타내는 사정에 불과하고, 위 사정과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피고 2가 그의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는 사정이 아님은 물론이며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더라도 허위기재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볼 사정도 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고 판시한다. 이사로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주의를 다하였다는 항변을 뒷받침하지 못하며, 주의를 다하고도 알 수 없었다는 항변을 세우기에도 모자란다는 뜻이다. 항변은 무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수행한 감시의 내용을 상대로 한다.

그리고 그 판결은 원심의 판단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시한다. "그런데도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2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 및 그 면제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고 하였다. 항변이 다투는 대상이 무엇인지 잘못 잡으면 책임의 성립 자체를 그르치게 된다는 점을 이 판시는 가리킨다.

이 판시를 앞서 구분한 지위별 기준에 비추어 보면, 항변의 주체는 각자의 지위에서 요구되는 감시 의무의 한도 안에서 싸운다. 사외이사에 대하여 판결은 "이는 사외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닌바"(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고 단언한다. 사외이사란 이름만으로 기준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판결의 판시사항이 다루는 쟁점은 그 이사의 상당한 주의 항변이다. 판시사항에서 다른 주체의 항변이 다루어졌다는 표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병이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서명한 사안에서 병이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고 항변한다면, 그 항변은 신고서의 기재가 허위인가 하는 점에 대한 반박이 아니라, 자기의 지위에 따른 감시를 다하고도 계약 해지 사실을 알 수 없었다는 점에 대한 항변이 된다. 다만 주요 거래처의 매출 비중이나 해지 통보가 이사회에 보고된 시점과 방식, 취득자들의 인식 여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이 항변을 놓고 앞서 확정하지 않은 사실들이 어떤 의미를 가질지는 다음 확인을 통해 정리할 일이다.

10.3이사회 자료가 남기는 기록

항변이 다투는 대상과 주체를 나누어 두었으므로, 이제는 그 주의가 현장에서 남긴 흔적이 무엇인지 묻는다. O사의 사례에서 사외이사 병은 이사회에 참석했고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서명했다. 다만 그 신고서에는 이미 해지 통보를 받은 공급계약이 유지된다고 적혀 있다. 이사회에 참석한 사실과 서명한 사실이 남긴 기록이 주의의 입증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대법원은 이사의 감시 지위를 확인하면서도, 그 지위를 수행한 흔적이 부재한 경우를 별도로 보았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은 "주식회사의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대표이사 및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하고 특히 재무제표의 승인 등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관하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대표이사 등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지위에 있으며, 이는 사외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닌바"라고 하였다. 사외이사라도 이사회 안건에 대한 감시·감독 지위를 피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말이다. 이에 따라 병은 이사회에 상정된 증권신고서 안건을 놓고 그 기재에 관해 살펴볼 지위에 있었다.

그 판결은 지위와 그 수행 기록을 나누어 판단하고 있다. 같은 판결은 "피고 2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아니하였음을 나타내는 사정에 불과하고, 위 사정과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피고 2가 그의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는 사정이 아님은 물론이며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더라도 허위기재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볼 사정도 되지 아니한다"라고 하였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 출근이나 이사회 참석의 부재는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사실을 보여줄 뿐이며, 주의를 다한 사실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뜻이다. 반대로 말해 그 판결이 보아 주의의 증거로 삼는 것은 출근과 참석의 기록 그 자체는 아니라고 읽힌다.

이 원리를 O사의 사례에 대비해 보면, 병은 이사회에 참석했고 신고서에 서명했다. 다만 그 서명이 어떤 확인 절차 뒤에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이사회 자료가 해지 통보를 담았는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대법원이 출근과 참석만으로 주의의 증거가 되지 못한 취지라면, 참석과 서명만으로는 병이 계약 해지 사실을 몰랐다는 점까지 뒷받침되지 않는다.

더욱이 해지 통보가 이사회에 보고된 시점과 방식은 미정이다. 이사회가 그 통보를 언제 보고받았는지가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이 자리에서 그 시점을 단정할 수 없다. 알려진 것은 신고서 제출 석 달 전에 해지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뿐이다.

따라서 이사회 참석과 서명은 병이 지위를 수행한 흔적에 해당한다. 다만 대법원이 본바와 같이 그 흔적만으로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는 사정이 성립하지는 않는다. 주요 거래처의 매출 비중과 취득자들의 인식 여부가 미정인 상태에서, 이 기록들이 주의의 입증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확정할 수 없다. 다만 이사회에 참석하여 안건을 다룬 사실이 있다는 점만이 분명하다.

10.4실사 보고서의 역할

이사회 기록이 남긴 자리에 이어 주관 증권사가 남긴 실사 보고서를 어떻게 읽을지가 다음 쟁점이다. 대법원은 감시·감독 의무를 부담하는 이사의 주의 의무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은 “주식회사의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대표이사 및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하고 특히 재무제표의 승인 등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관하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대표이사 등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지위에 있으며, 이는 사외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닌바”라고 판시한다. 이사는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을 다루는 과정에서 대표이사 등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지위에 놓인다.

같은 판결은 이사가 그 지위에 따른 주의를 다하지 못한 사정을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피고 2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아니하였음을 나타내는 사정에 불과하고, 위 사정과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피고 2가 그의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는 사정이 아님은 물론이며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더라도 허위기재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볼 사정도 되지 아니한다.” 이사는 직무를 수행한 흔적만으로 주의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반대로 직무 수행의 흔적이 부족하면 주의를 다하였다는 사정이 되지도 못한다.

이 관점에서 O사의 사안을 보면, 주관 증권사가 남긴 실사 보고서는 감시·감독의 수행 과정에서 생겨난 기록 가운데 하나이다. 다만 실사 보고서의 실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보고서 안에 어떤 항목이 담겼는지, 어떤 절차를 거쳐 작성되었는지, 신고서의 기재와 어떻게 맞물리는지는 자료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보고서에 있어야 할 항목이나 절차를 새로 만들어 말할 수 없다.

실사 보고서가 주의의 증거로 놓이는 자리는 앞서 본 판결이 요구하는 주의와 맞닿는다. 이사가 상정된 안건에 관하여 감시·감독의 지위에서 주의를 다하였는지가 문제인 자리에서, 보고서는 그 수행을 뒷받침하는 자료 가운데 하나로 놓인다. 주관 증권사가 남긴 기록이 곧 이사 자신의 주의를 대신 입증하지는 않는다. 이사는 자신의 지위에 따른 주의를 각자 다하였는지가 요구된다.

따라서 이 사안에서 실사 보고서는 주의의 증거로 존재한다는 점만이 확인된다. 그 보고서가 어떤 내용을 담아 신고서의 기재를 뒷받침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상당한 주의와 어떤 관계에 놓이는지는 확인된 사실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 이 관찰들은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가 아니다.

10.5질의와 응답의 기록

실사 보고서가 주의의 흐름에서 놓이는 자리를 살핀 데에서 이어서, 묻고 답한 기록이 그 흐름 안에서 어떤 구조를 이루는지 살펴보는 문제로 나아간다. O사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는 주요 거래처와의 공급계약이 유지되고 있다고 적혔다. 그런데 그 계약은 신고서를 제출하기 석 달 전에 이미 해지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 사외이사 병은 이사회에 참석하여 그 신고서에 서명했고, 주관 증권사는 실사 보고서를 남겼다. 이들 사이에 어떤 질의와 답변이 오갔는지, 그 기록이 남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묻고 남긴 기록은 상당한 주의가 있었는지를 살필 때 그 주의의 내용을 보여주는 자리에 놓인다.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 단서는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배상의무자가 증명하는 것을 면책요건으로 정한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 같은 판결은 그 증명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주식 취득자가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의 이사에게 사업보고서의 허위기재 등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배상의무자는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 신고서에 담긴 계약 유지 기재의 진실 여부를 두고 누가 무엇을 물었고 무엇이라 답했는지가 남아 있다면, 그 기록은 이 증명의 첫 자료가 된다. 이 관찰은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가 아니다.

질의와 응답의 기록이 주의의 자료가 되려면, 이사의 직무수행이 전제되어야 한다. 대법원은 이사의 지위에 관하여 이렇게 말한다. 주식회사의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대표이사 및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하고 특히 재무제표의 승인 등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관하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대표이사 등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지위에 있으며, 이는 사외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 이사회 안건을 다루면서 계약 상태를 두고 벌인 질문과 답변은, 이 지위에 따른 감시·감독의 한 장면에 놓인다. 대법원은 같은 맥락에서 "피고 2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아니하였음을 나타내는 사정에 불과하고"라고 전제한 뒤, 그와 같은 사정이 상당한 주의를 다한 것으로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 반대로 이사회에 참석한 병의 경우에는, 회의록이나 질의응답의 흔적이 남아 있다면 그 자료가 병의 주의를 가늠하는 데 실마리를 둔다.

그러나 현재 확인된 범위에서 그런 기록의 실제 내용은 특정되어 있지 않다. 신고서에 적힌 주요 거래처의 매출 비중, 해지 통보가 이사회에 보고된 시점과 방식, 취득자들이 그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는 미정이다. 이사회의 자료나 질문응답 기록에 무엇이 담겼는지, 주관 증권사가 실사 보고서에서 무엇을 질의하고 무엇을 확인했는지 역시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기록들에 무엇이 있어야 했는지를 새로 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러한 기록이 남아 있다면 그것이 상당한 주의의 증명을 떠받치고,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그 부재 자체가 증명의 어려움으로 남는다는 구조만이 확인된다.

이러한 기록의 유무가 취득자에게 미친 영향은 별도의 문제이다. 취득자들이 계약 해지 사실을 알았는지는 손해와 인과의 영역에서 가려질 물음이므로, 주의의 증거를 다루는 이 자리에서 그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앞서 본 이사의 감시·감독 의무와 면책의 증명에 관한 법리는 그대로 유지하되, 질의응답 기록이 그 증명 안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정해진 범위 안에서만 확정된다. 결국 묻고 답한 기록은 주의가 실제 행사되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이며, 남아 있는 사정들이 이 기록을 어떻게 보완하거나 대체하는지는 다음 문제로 남는다.

10.6증거의 경계와 다음 물음

질의와 응답의 기록이 주의의 입증에서 자료의 띠를 이루는 것으로 정리된 뒤에, 그 자료들이 함께 놓일 때 주의의 입증 구조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를 살필 차례이다. O사에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주요 거래처와의 공급계약 유지 사실이 적히던 시점에, 그 계약은 이미 해지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 사외이사 병은 이사회에 참석해 신고서에 서명했고, 주관 증권사는 실사 보고서를 남겼다. 이 세 자료가 나란히 놓이면, 주의의 정도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사실들이 어떤 자리에 놓이는지가 드러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제1항 단서는 면책요건으로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내세운다. 이 요건의 증명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는 그 문구만으로는 다 정해지지 않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제1항 단서가 요구하는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이 무엇을 증명하는 것인지에 관하여, 대법원은 주식 취득자가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의 이사에게 사업보고서의 허위기재 등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그 의미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자료로 확인되는 판시사항의 문구만으로는 그 의미의 내용이 정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판단을 이 사례에 옮겨 놓을 때에는 판시사항이 다루는 쟁점의 테두리 안에서 읽어야 한다. 앞서 살핀 질의와 응답의 기록이 주의의 정도를 보여 주는 자료라면, 지금 다루는 자료들은 그 기록이 어떤 직무의 이행 안에서 놓이는지를 가르쳐 준다.

갑 주식회사의 주식을 취득한 을 등이 사외이사 병을 상대로 사업보고서 허위기재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실질적 활동이 없었던 사외이사에 대하여 상당한 주의의 판단이 어떻게 어긋나는지를 밝혔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의 이유에 따르면, "주식회사의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대표이사 및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하고 특히 재무제표의 승인 등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관하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대표이사 등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지위에 있으며, 이는 사외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닌바, 피고 2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아니하였음을 나타내는 사정에 불과하고, 위 사정과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피고 2가 그의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는 사정이 아님은 물론이며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더라도 허위기재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볼 사정도 되지 아니한다"고 하였다. 같은 이유에서 대법원은 "그런데도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2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 및 그 면제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았다.

이 판결이 그려 놓은 직무의 윤곽을 O사의 사정에 견주어 본다. 병은 이사회에 참석해 신고서에 서명했으므로, 이 판결의 피고 2와 같은 자리는 아니었다.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자리에서 병이 무엇을 살폈는지가 상당한 주의를 가늠하는 자료가 된다. 그런데 해지 통보가 이사회에 보고된 시점과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주관 증권사가 남긴 실사 보고서 역시 주의의 정도를 둘러싼 자료 가운데 하나로 놓인다. 다만 자료가 확인해 주는 것은 이 자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뿐이고, 그 증명력을 수치로 환산할 수는 없다. 이 판결에서 증명의 부담과 그 흐름은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 및 그 면제사유를 둘러싸고 정해진 것이므로, 그 문리를 벗어난 결론을 지어낼 수는 없다.

한편 취득자들이 해지 통보의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는 이 자리에서 다룰 수 없다. 그것은 주의의 정도를 넘어서 손해와 인과의 영역에 놓이는 물음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6조가 손해액을 정하는 방식을 마련하는지 여부는 그 문언을 직접 읽어야 밝힐 수 있는 일이다. 주요 거래처의 매출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역시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주의의 판단에 그 비중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역시 미정으로 남는다. 위에서 인용한 판결 이유는 면책요건의 증명이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관해 밝힌 것이고, 이 사례의 남은 쟁점에까지 그 결론을 옮길 수 없다. 자료가 확인해 주는 범위 안에서 주의의 증거 구조는 이사회 자료, 실사 보고서, 질의 기록이 함께 놓이며 이어지는 것으로 정리되고, 손해액을 어떻게 정하는지는 별개의 물음으로 남는다.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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