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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책임: 증권신고서와 사업보고서의 부실기재 · 제16권 · 제9장 · 초판

상당한 주의: 지위에 따라 달라지는 기준

이사, 사외이사, 인수인은 각자 어디까지 확인해야 하는가?

분량
약 2,700단어 · 12분
자료
조문 1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9.1제125조의 책임 구조
  3. 9.2상당한 주의 항변의 등장
  4. 9.3이사에게 기대되는 확인
  5. 9.4지위에 따른 기준의 분기
  6. 9.5사례 속 확인의 범위
  7. 9.6면책의 문턱과 다음 질문
  8. 다룬 법령
  9.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2013다76253이 이사의 상당한 주의 항변을 판단한 방식을 읽고 지위에 따라 기대되는 조사 범위가 달라지는 구조를 정리한다. 이사에게 기대되는 확인과 지위에 따른 기준의 분기를 살피고, 사례 속 확인의 범위를 거쳐 면책의 문턱으로 맺는다.

9.1제125조의 책임 구조

자본시장법상 중요성 판단이 미공개중요정보와 닮은 점을 확인한 데서 나아가, 거짓의 기재 등으로 인한 배상책임의 근거 조항인 제125조가 어떤 책임 구조를 띠는지를 살필 필요가 있다. 이 조항은 명칭부터 "거짓의 기재 등으로 인한 배상책임"이라고 하여 책임 성립의 틀을 예고한다.

자본시장법 제125조제1항은 책임의 전제를 이렇게 둔다. "증권신고서(정정신고서 및 첨부서류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와 투자설명서(예비투자설명서 및 간이투자설명서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자는 그 손해에 관하여 배상의 책임을 진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5조) 이 문언은 서류상 중요사항에 허위 기재가 있었거나 누락이 있었고 그로 인해 취득자가 손해를 입었음을 책임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따라서 O사가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주요 거래처와의 공급계약이 유지되고 있다고 적은 사안에서도, 신고서의 그 기재가 중요사항에 해당하는지가 우선 문제의 출발점이 된다.

같은 항은 책임의 주체를 각 호에서 특정한다. 제1호는 "그 증권신고서의 신고인과 신고 당시의 발행인의 이사(이사가 없는 경우 이에 준하는 자를 말하며, 법인의 설립 전에 신고된 경우에는 그 발기인을 말한다)"를 들고, 제5호는 "그 증권의 인수인 또는 주선인(인수인 또는 주선인이 2인 이상인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를 말한다)"을 들며, 제6호는 "그 투자설명서를 작성하거나 교부한 자"를 들고, 제7호는 "매출의 방법에 의한 경우 매출신고 당시의 매출인"을 든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5조) 사안에서 사외이사 병은 이사회에 참석해 그 신고서에 서명하였고, 주관 증권사는 실사 보고서를 남겼는데, 이 각각의 지위가 위 호 중 어디에 놓이는지의 문제는 다음으로 남는다.

한편 제1항은 단서를 두어 책임자의 면책 경로를 예정한다. 즉 "다만,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그 증권의 취득자가 취득의 청약을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5조) 이 단서는 책임을 지는 자와 책임의 범위를 함께 가르는 축이 되는데, "상당한 주의"의 정도는 이 조의 문언만으로 바로 정해지지 아니한다. 사안에서 사외이사 병의 서명과 주관 증권사의 실사 보고서가 단서의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미리 단정할 수 없는 영역에 놓인다.

제125조는 예측정보에 관한 제2항의 예외도 둔다. 다만 예측정보를 규정한 각 호의 요건, 그리고 이 사안의 신고서가 그 예측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확정된 사실관계에 기초하지 않고는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제125조의 책임 구조는 중요사항의 거짓 기재 등과 손해, 책임 주체의 특정, 그리고 단서에 따른 면책의 예정으로 이어지는 틀을 보여준다. 사외이사 병과 주관 증권사의 지위, 신고서 제출 석 달 전의 해지 통보가 그 틀 안에서 갖는 의미는, 관련 사실이 더 확인되어야 비로소 판단될 수 있다.

9.2상당한 주의 항변의 등장

제125조의 책임 틀을 살핀 데 이어, 이번에는 그 틀 안에서 배상의무자가 내세우는 방어가 문제된다.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책임에서 배상의무자가 그 책임을 벗어날 수 있는 사정은 흔히 상당한 주의 항변으로 불리며, 대법원은 이 항변의 의미를 다룬 판시사항을 두어 이 쟁점을 직접 다루었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의 판시사항 제목은 우선 "주식 취득자가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의 이사에게 사업보고서의 허위기재 등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배상의무자의 면책요건으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한다는 것의 의미"를 쟁점으로 삼는다. 이 판시사항 제목이 짚는 자리는 사업보고서 허위기재를 둘러싼 손해배상청구에서 이사가 자신의 면책요건을 증명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이다. 그 제목은 증명의 대상이 되는 문언이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 단서에 정한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임을 분명히 밝힌다.

이 판시사항이 놓인 사건은 주식 취득자와 이사 사이의 분쟁이었다. 판시사항 제목은 "갑 주식회사의 주식을 취득한 을 등이 사외이사 병을 상대로 사업보고서 허위기재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병이 사외이사로서 실질적인 활동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상당한 주의를 하였더라도 허위기재 사실을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라고 그 사안을 적는다. 여기서는 사외이사 병이 상대방이며, 사업보고서의 허위기재가 손해배상청구의 근거로 제시되었다. 사안의 쟁점은 사외이사 병의 실질적인 활동이 없었던 사정이 곧 상당한 주의 항변을 받아들일 근거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위 판시사항 제목이 쟁점으로 삼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의 증명에 관하여, 이사의 지위에서 그 항변이 어떻게 놓이는지는 이 판결이 밝힌 자리에서 확인된다. 판결 이유는 "주식회사의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대표이사 및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하고 특히 재무제표의 승인 등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관하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대표이사 등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지위에 있으며, 이는 사외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닌바, 피고 2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아니하였음을 나타내는 사정에 불과하고, 위 사정과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피고 2가 그의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는 사정이 아님은 물론이며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더라도 허위기재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볼 사정도 되지 아니한다."고 설시한다. 이 설시는 이사의 지위가 대표이사와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하는 자리임을 전제로, 사외이사라는 사정이 그 지위를 바꾸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아울러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사정은 오히려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고 볼 근거가 되지 못함을 보여준다.

위 판결은 그 뒤 이어지는 판단에서 "그런데도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2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 및 그 면제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고 밝힌다. 원심이 상당한 주의 항변을 받아들여 이사의 책임을 부정한 데 대하여, 대법원은 그 판단이 면제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본다. 이로써 상당한 주의 항변이 단순히 이사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사정으로 충족되는 것이 아님이 드러난다.

O사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서명한 사외이사 병의 사정을 앞의 관찰과 나란히 놓으면, 위 판시사항이 짚은 자리는 더욱 분명해진다. 신고서가 주요 거래처와의 공급계약 유지 사실과 달리 이미 해지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면, 사외이사 병이 이사회에 참석하여 서명한 행위가 그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를 다한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다. 다만 주요 거래처의 매출 비중, 해지 통보가 이사회에 보고된 시점과 방식, 취득자들이 그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는 정하여지지 않았다. 따라서 사외이사 병의 상당한 주의 항변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에 관한 판단은 이 관찰들만으로는 아직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의 판시사항 제목이 확인하게 하는 것은, 상당한 주의 항변이 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을 둘러싼 분쟁에서 별도의 증명 대상으로 다루어졌다는 사실이며, 그 항변이 채워져야 할 자리가 이사의 지위에 비추어 정하여진다는 점이다.

9.3이사에게 기대되는 확인

상당한 주의 항변이 제기된 자리에서 그 항변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판시사항의 첫 번째 쟁점에 놓여 있다. 2013다76253 판결의 판시사항 제목 [1]은 그 쟁점을 "주식 취득자가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법인의 이사에게 사업보고서의 허위기재 등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배상의무자의 면책요건으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한다는 것의 의미"로 잡았다. 이 판시사항 제목은 증명의 대상으로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가리켰고, 이는 이사가 자신의 지위에서 무엇을 하였는지와 함께 알 수 없었던 사정까지 겸하여 보여 주어야 한다는 뜻을 둔 것이다. 이 사례에서 병은 사외이사의 지위에 있었으므로, 이사의 확인 문제가 어떤 기준으로 다루어졌는지가 핵심이다.

같은 판결의 판결 이유는 주식회사 이사의 지위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 "다. 그러나 주식회사의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대표이사 및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하고 특히 재무제표의 승인 등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관하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대표이사 등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지위에 있으며, 이는 사외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닌바, 피고 2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아니하였음을 나타내는 사정에 불과하고, 위 사정과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피고 2가 그의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는 사정이 아님은 물론이며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더라도 허위기재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볼 사정도 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 이 인용은 이사의 확인이 대표이사와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에 대한 전반적 감시, 그리고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라는 지위의 틀 안에서 놓임을 밝혔다. 이사회 상정 안건에 관하여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일은 이사의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가 놓이는 자리이며, 사외이사라고 하여 이 기준이 달라지지 않는다.

같은 판결 이유는 이사의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와 직무 수행 사이의 관계를 이렇게 이었다. "그런데도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2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1항의 손해배상책임 및 그 면제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 이 인용은 회사에 출근하지 아니하고 이사회에 참석하지 아니한 사정이 이사의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는지와는 별개의 문제임을 전제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법리오해의 위법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이사의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는 그 지위에서의 활동이 어떻게 하였는지에 따라 다투어지며, 직무를 수행하지 아니한 사정은 곧바로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

이 판결은 이사의 지위에서 감시와 의결권 행사라는 틀을 확인하였을 뿐, 이사가 특정한 계약의 유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하여야 할 구체적 조사 행위를 열거하지는 않았다. 판결 이유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하는 지위를 언급하였고, 재무제표의 승인 등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자리를 가리켰다. 이는 이사의 지위에서 상당한 주의가 어떻게 판단되는지를 보여 주되, 어떤 확인 절차가 있었는지까지 밝힌 것은 아니다.

이 관찰들을 종합하면, 이사에게 기대되는 확인은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안건을 다루는 지위에서의 활동과 맞닿아 있다. 이사회에 참석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며 업무집행을 감시하는 일은 상당한 주의의 판단이 놓이는 자리이며, 그 지위에 따른 활동의 하자는 상당한 주의 항변을 세우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 다만 이사가 계약의 해지 통보와 같은 개별 사정을 확인하기 위하여 하여야 할 구체적 조사의 범위는 자료가 열거하지 아니한 것으로 남는다. 사외이사 병이 이사회에 참석하여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서명한 이 사례에서, 그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가 어떻게 판단될지는 이사회 상정 안건의 처리와 그 밖의 사정을 두고 다투어질 일이다.

9.4지위에 따른 기준의 분기

이사의 지위에서 상당한 주의가 어떻게 측정되었는지 살핀 뒤에는, 그 기준이 지위에 따라 어떻게 갈리는지가 남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5조 제1항 단서는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그 증권의 취득자가 취득의 청약을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이 단서는 책임의 주체를 가리지 않고 하나의 항변을 마련하지만, 항변을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주의의 내용은 책임을 진 자의 지위에 달라진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은 그 내용을 이사의 지위에서 먼저 밝힌다. 그 판결은 "주식회사의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대표이사 및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하고 특히 재무제표의 승인 등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관하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대표이사 등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지위에 있으며, 이는 사외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닌바"라고 설시한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 이사의 주의 의무는 개별 조사 행위의 목록이 아니라 대표이사와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하는 지위에서 비롯된다는 뜻이다. 아울러 사외이사도 그 지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분명히 한다.

그 판결은 같은 논리로 사외이사의 항변을 좁게 본다. 사안에서 사외이사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던 점에 대해, 그 판결은 "피고 2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아니하였음을 나타내는 사정에 불과하고, 위 사정과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피고 2가 그의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는 사정이 아님은 물론이며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더라도 허위기재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볼 사정도 되지 아니한다"고 본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 사외이사라는 이름이 주의 의무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지위에 따른 주의를 다하지 않은 사정은 항변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이 판결은 사외이사의 지위에서 상당한 주의가 무엇인지 확정하지 아니한 채, 원심이 항변을 받아들인 판단을 법리오해로 보았다. 같은 판결의 판시사항 제목은 갑 주식회사의 주식을 취득한 을 등이 사외이사 병을 상대로 사업보고서 허위기재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병이 사외이사로서 실질적인 활동이 없었던 점 등을 문제 삼는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 여기서 확인되는 것은 이사의 감시 의무가 사외이사에게도 적용된다는 점이다.

이 자료의 범위는 거기까지이다. 제125조 제1항은 신고인과 신고 당시의 발행인의 이사, 증권신고서의 작성을 지시하거나 집행한 자, 증명하여 서명한 공인회계사·감정인 등, 자기의 평가·분석·확인 의견에 동의한 자, 증권의 인수인 또는 주선인, 투자설명서를 작성하거나 교부한 자, 매출의 방법에 의한 경우 매출신고 당시의 매출인을 각각 배상의무자로 들지만, 그 지위마다 상당한 주의의 내용을 밝힌 자료는 이사와 사외이사를 다룬 판결뿐이다. 인수인이나 주선인의 지위에서 상당한 주의가 어떤 범위의 확인을 요구하는지는 여기에서 확정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같은 단서가 모든 지위에 공통으로 놓여 있더라도, 그 항변이 받아들여지는 조건은 지위마다 따로 읽어야 한다. 사외이사와 인수인의 기준은 미정으로 남는다.

9.5사례 속 확인의 범위

앞 단위가 지위별 기준을 나눠 놓은 자리에서, 이제 O사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놓고 각 지위에 기대된 확인이 실제로 무엇을 향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사례의 골자는 단순하다. 신고서에는 주요 거래처와의 공급계약이 유지되고 있다고 적혔고, 사외이사 병은 이사회에 참석해 그 신고서에 서명했다. 주관 증권사는 실사 보고서를 남겼다. 그러나 그 계약은 신고서 제출 석 달 전에 해지 통보를 받은 상태였다. 이 관찰만으로 손해나 고의를 확정하지 않은 채, 확인의 범위 문제를 따져 본다.

자본시장법 제125조는 책임의 주체를 나열하면서 지위별로 다른 자격 요건을 적고 있다. 이사에 대해서는 "그 증권신고서의 신고인과 신고 당시의 발행인의 이사(이사가 없는 경우 이에 준하는 자를 말하며, 법인의 설립 전에 신고된 경우에는 그 발기인을 말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5조)를 들고, 인수인에 대해서는 "그 증권의 인수인 또는 주선인(인수인 또는 주선인이 2인 이상인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를 말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5조)로 한정한다. 이 규정은 같은 신고서를 둘러싼 책임자라도 어떤 자격으로 서명했는지에 따라 묻는 확인의 방향이 갈린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O사의 신고서에는 병의 서명과 주관 증권사의 실사 보고서가 함께 놓여 있으므로, 두 자의 확인 범위는 각각의 지위에서 따로 살핀다.

병은 사외이사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석해 서명했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은 이사회 의결에 참여하는 이사의 감시 의무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주식회사의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대표이사 및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하고 특히 재무제표의 승인 등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관하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대표이사 등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지위에 있으며, 이는 사외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닌바"(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 따라서 사외이사라는 사유만으로 확인이 가벼워지지는 않는다. 다만 이 판결은 "피고 2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아니하였음을 나타내는 사정에 불과하고"(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라고 덧붙여, 직무 수행의 흔적이 확인의 출발점임을 말한다. O사에서 병은 이사회에 참석했으므로 이 판결의 사안과 같은 결함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그 이사회에 해지 통보가 어떠한 방식으로 보고되었는지는 미정이다. 통보의 보고 시점과 방식이 미정인 이상, 병이 안건에 상정된 사항을 감시할 위치에 있었는지를 지금 단정할 수 없다. 해지 통보가 이사회에 보고되었는지, 보고되었다면 병이 어떤 자료로 그 사실을 접했는지도 함께 미정으로 남는다. 이 관찰들은 병이 상당한 주의를 하였는지, 또는 알 수 없었는지를 확정하는 방향으로 아직 나아가지 못한다.

주관 증권사는 실사 보고서를 남겼다. 제125조는 인수인 또는 주선인을 책임자로 들면서도, 확인의 대상으로는 "그 증권신고서의 기재사항 또는 그 첨부서류가 진실 또는 정확하다고 증명하여 서명한 공인회계사·감정인 또는 신용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자 등(그 소속단체를 포함한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를 따로 둔다. 이 구분은 인수인과 외부 전문가의 확인 대상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O사에서 주관 증권사가 실사 보고서에 무엇을 확인한 기록으로 남겼는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실사 보고서가 공급계약의 유지 여부를 확인 대상으로 삼았는지, 아니면 다른 범위에 머물렀는지도 미정이다. 따라서 주관 증권사가 인수인으로서 어떤 범위의 조사를 하여야 했는지, 그 실사가 그 범위를 넘었는지 아닌지를 여기서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신고서에 계약 유지가 기재된 것과 실제 해지 통보가 석 달 전 있었다는 사실이 함께 놓여 있으므로, 실사 보고서가 확인한 대상과 신고서에 적힌 기재 사이의 거리는 별도로 밝힐 사항으로 남는다.

취득자들이 해지 통보 사실을 알았는지도 미정이다. 제125조 제1항 단서는 "그 증권의 취득자가 취득의 청약을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정한다. 이 단서는 취득자의 인식이 있으면 책임이 면해진다는 뜻이지, 인식이 없으면 곧바로 책임이 성립한다는 뜻이 아니다. 취득자들의 인식 여부가 미정인 지금, 이 사례에서 확인의 범위를 묻는 일은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확인의 범위가 무엇을 향해야 하는지 밝히는 데서 멈추고, 그 확인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이루어졌다면 어떤 결과를 남겼는지는 미정의 영역으로 남긴다.

9.6면책의 문턱과 다음 질문

지위별 확인의 범위를 나누어 살핀 뒤에 남는 것은 그 확인을 하였다는 점을 어떻게 보여주는지의 문제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25조 제1항 단서는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면책을 주장할 수 있는 문턱을 다음과 같이 정한다. "다만, 배상의 책임을 질 자가 상당한 주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알 수 없었음을 증명하거나 그 증권의 취득자가 취득의 청약을 할 때에 그 사실을 안 경우에는 배상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이 문단에서 보면 면책은 두 갈래이고, 책임자의 쪽에서 떠안는 것은 전자인 상당한 주의와 인지 불능의 증명이다.

면책의 문턱이 이렇게 정해지자 증명의 대상은 지위에 따라 갈린다. 같은 조 제1항은 책임을 질 자를 신고인과 신고 당시의 발행인의 이사에서부터 인수인 또는 주선인에 이르기까지 일곱 갈래로 나누어 놓았고, 거짓의 기재를 작성한 자리와 이를 확인한 자리 사이의 거리가 서로 다르다. 따라서 각자가 무엇을 하였는지에 대한 설명은 각자의 자리에서 출발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76253 판결은 그 증명이 어떤 자리에서 요구되는지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주식회사의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대표이사 및 다른 이사들의 업무집행을 전반적으로 감시하고 특히 재무제표의 승인 등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에 관하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대표이사 등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할 지위에 있으며, 이는 사외이사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닌바" 이 판단에 따르면 사외이사의 자리가 이사의 감시 의무를 가볍게 만들지 않는다.

같은 판결은 직무를 실제로 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면책의 근거가 되지 못함을 다음과 같이 분명히 한다. "피고 2가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고 이사회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전혀 수행하지 아니하였음을 나타내는 사정에 불과하고, 위 사정과 그 밖에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피고 2가 그의 지위에 따른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는 사정이 아님은 물론이며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더라도 허위기재 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볼 사정도 되지 아니한다." 자료가 이 판결에서 말한 이 관계를 옮겨 보면, 감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사정은 오히려 상당한 주의의 증명을 어렵게 만든다.

O사의 사례에서 사외이사 병은 이사회에 참석하여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에 서명하였다. 그러한 서명 자리가 앞서 본 이사의 감시 의무 안에 놓이는지, 그리고 병이 그 자리에서 무엇을 확인하였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주관 증권사의 실사 보고서가 남아 있으나 그 보고서가 어떤 확인을 담았는지도 미정이다. 신고서에 적힌 주요 거래처의 매출 비중, 해지 통보가 이사회에 보고된 시점과 방식, 취득자들이 그 사실을 알았는지 여부 역시 미정이다. 이러한 미정의 항목들은 이 자리에서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로 바뀌지 아니한다.

면책의 문턱은 상당한 주의라는 요구 앞에 놓이고, 그 요구는 지위에 따라 달라진다. 앞서 본 판결이 보여주듯이, 지위에 따른 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사정은 그 문턱을 낮추어 주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병을 비롯한 각 책임자가 그 자리에서 상당한 주의를 하였다는 점을 무엇으로 보여줄 수 있는지가 다음에 남는 질문이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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