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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감사인의 책임: 감사 절차와 손해배상 · 제19권 · 제10장 · 초판

감사보고서에 대한 신뢰와 인과관계

감사보고서에 대한 신뢰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어떻게 인정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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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700단어 ·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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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0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0.1신뢰와 인과관계의 물음
  3. 10.2감사보고서에 대한 신뢰
  4. 10.3부실 감사와 손해의 연결
  5. 10.4인과관계 인정의 경계
  6. 10.5미정 사실을 채우지 않기
  7. 10.6분담 쟁점으로 남기기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감사보고서에 대한 신뢰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어떻게 인정되는지를 묻는다. 2006다16758, 16765 판결의 판결요지 범위에서 감사보고서에 대한 신뢰와 부실 감사와 손해의 연결, 인과관계 인정의 경계를 읽고 밝혀지지 않은 사실을 채우지 않은 채 분담 쟁점으로 남긴다.

10.1신뢰와 인과관계의 물음

임무 해태가 성립하는 지점에서 가른 자료의 한계를 두고 법적 평가를 확정하기 전에, 이제 질문의 방향을 감사보고서 쪽으로 돌려야 한다. 감사인이 절차를 축소했더라도 그 태만이 투자자의 손해로 이어졌는지는 별도의 문제이다. 이 장이 다루는 물음은, 투자자가 감사보고서를 무엇으로 믿었는지와 그 믿음이 부실 감사와 손해 사이를 잇는지의 두 가지이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은 앞 물음에 대해 무엇을 두었는지 판결요지의 범위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다. "주식거래에서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는 주가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고, 대상 기업의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를 거쳐 작성된 감사보고서는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일반 투자자에게 제공·공표되어 그 주가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주식투자를 하는 일반 투자자로서는 그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정당하게 작성되어 공표된 것으로 믿고 주가가 당연히 그에 바탕을 두고 형성되었으리라는 생각 아래 대상 기업의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이 인용은 투자자의 신뢰가 어디에서 오는지를 가리킨다. 감사보고서는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객관적 자료로서 공표되고, 그 공표가 주가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신뢰의 축이다.

뒤이은 물음은 인과관계의 범위이다. 같은 판결은 그 범위를 다음과 같이 한정한다. "일반적으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 사실이 밝혀진 후 그로 인한 충격이 가라앉고 그와 같은 허위정보로 인하여 부풀려진 부분이 모두 제거되어 일단 정상적인 주가가 형성되면 그와 같은 정상주가의 형성일 이후의 주가변동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그 정상주가 형성일 이후에 당해 주식을 매도하였거나 변론종결일까지 계속 보유중인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증권거래법 제15조 제1항이 정하는 손해액 중 위 정상주가와 실제 처분가격(또는 변론종결일의 시장가격)과의 차액 부분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15조 제2항의 인과관계 부존재의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손해액은 계산상 매수가격에서 위 정상주가 형성일의 주가를 공제한 금액이 된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이 인용은 인과관계가 끊기는 지점을 정상주가 형성일에 두며, 그 이후의 가격 움직임은 부실 감사로 돌리지 않는다.

이 판결이 두는 신뢰와 인과관계의 틀은, 감사보고서에 대한 믿음과 손해 산정을 서로 나누어 묻게 한다. 앞 물음이 성립하면 뒤 물음에서 범위를 잘라야 한다. 그러나 이 틀을 합성 사례에 그대로 대입하기에는 사실이 비어 있다. 투자자가 감사보고서를 어떻게 이용했는지와 회사와 감사인의 귀책 비율은 미정이며, 손해 확정 평가도 아직 주어지지 않았다. 남은 사실을 채우는 일 없이 이 자리에서 결론을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

결국 이 장의 출발점은, 감사보고서에 대한 신뢰가 무엇으로 서 있는지와 그 신뢰가 부실 감사와 손해를 잇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의 물음임을 세워둔다.

10.2감사보고서에 대한 신뢰

인과관계의 물음이 섰으니, 이제는 투자자의 신뢰가 감사보고서에 대하여 어떻게 성립하는지를 판결요지의 문안으로 확인한다.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자료가 무엇인지, 그리고 일반 투자자가 그 자료를 어떻게 대하는지가 이 물음의 출발점이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은 이 물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주식거래에서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는 주가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고, 대상 기업의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를 거쳐 작성된 감사보고서는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일반 투자자에게 제공·공표되어 그 주가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주식투자를 하는 일반 투자자로서는 그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정당하게 작성되어 공표된 것으로 믿고 주가가 당연히 그에 바탕을 두고 형성되었으리라는 생각 아래 대상 기업의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 판시는 신뢰의 대상을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감사보고서로 한정하여 두고, 그 신뢰가 주가 형성에 대한 생각과 결합되어 주식거래에 이르렀다고 본다.

같은 판결은 이어서 신뢰 성립의 결과를 분명히 한다. "주식거래에 있어 일반투자자가 대상 기업의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신뢰하고 이를 판단 자료로 삼아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라는 판시사항은 그 물음에 적극적으로 답한다. 일반 투자자는 감사보고서를 판단 자료로 삼아 거래에 나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R회계법인이 S사 재고자산에 관하여 작성한 감사보고서도 일반 투자자의 판단 자료에 놓이는 위치에 있다.

다만 이 판시는 판단 자료로서의 지위를 말할 뿐이며, 특정 투자자가 실제로 그 보고서를 읽었는지, 읽었다면 어떤 항목에 유의했는지는 판시의 문안에 담겨 있지 않다. 따라서 S사의 감사보고서를 이용한 투자자들이 어떤 경위로 거래에 나아갔는지는 판결요지의 범위를 벗어난다. 이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채 미정으로 남아 있는 이상, 판시가 정한 신뢰의 성립만을 이 사례에 놓을 수 있다.

한편 같은 판결은 신뢰 이후의 주가 변동에 관하여 별도의 기준을 둔다. "일반적으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 사실이 밝혀진 후 그로 인한 충격이 가라앉고 그와 같은 허위정보로 인하여 부풀려진 부분이 모두 제거되어 일단 정상적인 주가가 형성되면 그와 같은 정상주가의 형성일 이후의 주가변동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그 정상주가 형성일 이후에 당해 주식을 매도하였거나 변론종결일까지 계속 보유중인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증권거래법 제15조 제1항이 정하는 손해액 중 위 정상주가와 실제 처분가격(또는 변론종결일의 시장가격)과의 차액 부분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15조 제2항의 인과관계 부존재의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손해액은 계산상 매수가격에서 위 정상주가 형성일의 주가를 공제한 금액이 된다"고 하였다. 이 판시는 신뢰의 성립과 별개로, 허위정보가 제거된 시점 이후의 가격 움직임을 분식회계·부실감사와 무관한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이 사례에서 가공 재고 400억 원이 드러난 뒤의 주가 형성과 투자자의 매도 시점이 언제인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앞의 판시가 감사보고서에 대한 신뢰의 성립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더라도, 그 신뢰로 인한 손해의 범위는 이어지는 판시의 기준에 따라 가려지는 문제로 남는다. 이 판결은 신뢰를 감사보고서가 제공·공표된 자료에 대한 믿음으로 두고, 그 믿음이 판단 자료로서 주식거래에 관여한 것으로 보았다.

10.3부실 감사와 손해의 연결

신뢰가 문제된 자리에서 다음으로 놓이는 것은 그 신뢰와 손해 사이의 연결이다. 2006다16758, 16765 판결은 감사보고서에 대한 신뢰를 인정한 뒤 분식회계와 부실감사의 사실이 공표된 이후의 주가변동이 두 사실과 무관하다고 보았다. 이 점을 이 사례에 두면, 가공 재고 400억 원이 드러나 부실감사 사실이 공표된 뒤에 발생한 손해는 감사의 하자와 떼어 놓고 본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은 인과관계를 끊는 시점으로 정상주가의 형성을 들었다. 그 판결은 "일반적으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 사실이 밝혀진 후 그로 인한 충격이 가라앉고 그와 같은 허위정보로 인하여 부풀려진 부분이 모두 제거되어 일단 정상적인 주가가 형성되면 그와 같은 정상주가의 형성일 이후의 주가변동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라고 말하였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부실감사 사실이 밝혀진 뒤 형성된 가격은 이미 부풀려진 부분이 제거된 가격이므로, 그 뒤의 움직임을 두고 감사의 하자가 그대로 작용했다고 이을 수 없다.

이 판결은 같은 맥락에서 그 정상주가와 실제 처분가격과의 차액에 대해서는 입증이 있었다고 보았다. 그 판결은 "그 정상주가 형성일 이후에 당해 주식을 매도하였거나 변론종결일까지 계속 보유중인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증권거래법 제15조 제1항이 정하는 손해액 중 위 정상주가와 실제 처분가격(또는 변론종결일의 시장가격)과의 차액 부분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15조 제2항의 인과관계 부존재의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손해액은 계산상 매수가격에서 위 정상주가 형성일의 주가를 공제한 금액이 된다"고 하였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앞에서 본 신뢰의 인정은 여기에서 손해를 가르는 기준과 맞물린다.

R회계법인의 경우에도 같은 틀에서 본다. 감사인이 창고 세 곳 가운데 한 곳에서만 실사를 하고 나머지는 S사가 준 확인서로 갈음한 사실, 감사조서에 경영진 확인서 수령이라는 기재만 남긴 사실이 부실감사의 면에 속한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반면 나머지 두 창고에 대해 감사인이 어떤 절차를 수행했는지, 확인서에 무엇이 적혀 있었는지, 투자자가 감사보고서를 어떻게 이용했는지는 미정이다. 이 점들을 채우지 않은 채로 인과관계의 연결을 단정할 수는 없다. 회사와 감사인의 귀책 비율 역시 미정으로 남는다.

정상주가 형성일 이후의 손해를 감사의 하자에 잇지 않는다는 이 판결의 기준은, 부실감사와 손해 사이의 연결을 언제 끊을지 정하는 한 쪽을 이룬다. 이 판단이 확정 손해나 고의의 평가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손해의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는 뒤에 따로 살펴야 할 문제로 남는다.

10.4인과관계 인정의 경계

부실 감사와 손해의 연결이 확인된 뒤에도, 인과관계가 미치는 범위를 어디까지 잡을지가 문제로 남는다. 이 문제는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에서 두 가지로 나뉘어 다뤄졌다. 하나는 투자자의 신뢰가 인정되는 범위이고, 다른 하나는 신뢰가 이미 회복된 뒤의 주가 움직임이다.

앞 절에서 본 바와 같이, 인과관계는 투자자가 감사보고서를 거래의 판단 자료로 삼았다는 인정에서 출발한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은 신뢰의 성립에 관하여 "주식거래에 있어 일반투자자가 대상 기업의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신뢰하고 이를 판단 자료로 삼아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적극)"라 하였다. 이 판단 아래에서 판결은 일반투자자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같은 판결은 "주식거래에서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는 주가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고, 대상 기업의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를 거쳐 작성된 감사보고서는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일반 투자자에게 제공·공표되어 그 주가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주식투자를 하는 일반 투자자로서는 그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정당하게 작성되어 공표된 것으로 믿고 주가가 당연히 그에 바탕을 두고 형성되었으리라는 생각 아래 대상 기업의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라고 하였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감사보고서가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주가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신뢰와 주식거래 사이의 연결을 뒷받침하는 근거이다.

그러나 이 인정은 언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판결은 신뢰가 회복된 시점을 기준으로 인과관계를 끊는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에서 다루어진 쟁점은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 사실이 공표된 후 허위정보로 인하여 부풀려진 부분이 제거되어 정상적인 주가가 형성된 경우, 그 이후의 주가변동과 위 분식회계, 부실감사 사이의 인과관계의 존부(소극)"라는 점이다. 같은 판결은 이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 사실이 밝혀진 후 그로 인한 충격이 가라앉고 그와 같은 허위정보로 인하여 부풀려진 부분이 모두 제거되어 일단 정상적인 주가가 형성되면 그와 같은 정상주가의 형성일 이후의 주가변동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그 정상주가 형성일 이후에 당해 주식을 매도하였거나 변론종결일까지 계속 보유중인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증권거래법 제15조 제1항이 정하는 손해액 중 위 정상주가와 실제 처분가격(또는 변론종결일의 시장가격)과의 차액 부분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15조 제2항의 인과관계 부존재의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손해액은 계산상 매수가격에서 위 정상주가 형성일의 주가를 공제한 금액이 된다."라고 하였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이 문장에서 인과관계의 소극적 판단은 정상주가가 형성된 날 이후의 가격 변동에만 겨누어져 있다. 다만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라는 단서가 함께 놓여 있어, 반대의 사정이 있는 경우의 처리는 이 문장 안에서 확정되지 아니한다.

이 인용들이 이 사례에서 가리키는 바를 한정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R회계법인이 낸 감사보고서에 관하여 투자자가 신뢰를 두고 주식을 거래하였다면,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의 앞 인용과 뒤 인용의 논리는 그 거래와 감사보고서의 연결을 인정하는 데까지 미친다. 그러나 분식회계와 부실감사가 드러난 뒤 정상주가가 서면, 그날 뒤의 움직임은 같은 판결이 말하는 인과관계의 범위에 넣기 어렵다. 이 사례에서는 가공 재고 400억 원이 드러난 때와 정상주가가 선 때가 언제인지, 투자자가 감사보고서를 어떻게 이용했는지가 미정이다. 따라서 이 인용들을 놓고 보아도, 지금 확정되는 것은 인과관계가 미칠 수 있는 항목의 한계일 뿐, 이 사례에 그 한계가 실제로 적용되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아울러 회사와 감사인 사이의 귀책 비율은 여기서 다루는 인과관계의 범위 밖에 있으며, 앞서 본 인용들 역시 그 문제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지 아니한다.

결국 인과관계의 인정은 감사보고서를 판단 자료로 삼은 거래에서 시작하되, 허위정보가 가격에서 걷힌 뒤에는 더 이어지지 아니한다. 그 시작과 끝의 지점은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이 그리는 신뢰의 토대, 그리고 같은 판결이 두는 정상주가의 벽으로 나누어 읽을 수 있다. 이 사례에서 그 두 지점이 어디에 놓일지는 아직 주어진 사실만으로 정하여지지 아니한다.

10.5미정 사실을 채우지 않기

인과관계 인정의 경계를 확인한 뒤에는, 사례에서 남아 있는 빈칸을 서둘러 메우지 않는 태도가 요구된다. R회계법인이 수행한 실사와 확인서에 관한 사실은 확인된 범위가 정해져 있고, 그 밖의 사실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드러나지 않은 사실을 추측으로 채우면, 인과관계의 존부는 자료가 아니라 상상에 기대어 판단하게 된다. 이 사례에서 감사조서에는 경영진 확인서를 수령했다는 기록이 한 줄만 적혔고, 그 이상의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조서가 더 말해 주지 않는 내용을 감사인이 무엇을 했으리라 짐작해 넣는 것은, 사실의 확정이 아니라 사실의 대체이다.

남아 있는 빈칸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다. 나머지 두 창고에 대해 감사인이 어떤 절차를 수행했는지, 확인서에 무엇이 적혀 있었는지, 투자자가 감사보고서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회사와 감사인의 귀책 비율은 미정이다. 이 항목들은 모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확인된 절차가 하나도 없는 채로 채워지는 순간 그 판단은 원래 근거를 잃는다. 확인서에 무엇이 적혔는지는 단서이자 예외의 여지를 결정하는 자료일 수 있는데, 그 문구가 확인되지 않은 채로는 무엇이 예외에 해당하는지도 정할 수 없다. 투자자의 이용 방식 역시 마찬가지이다. 감사보고서를 판단 자료로 삼았는지, 어느 시점에 보았는지가 확인되지 않으면, 신뢰가 성립했는지는 빈 자리 위에 세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 장의 자료는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사정을 밝히고 있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은, 주식거래에 있어 일반투자자가 대상 기업의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신뢰하고 이를 판단 자료로 삼아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다툰 사안에서 그 성립을 인정하는 전제를 밝혔다. 위 판결은 주식거래에서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는 주가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고, 대상 기업의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를 거쳐 작성된 감사보고서는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일반 투자자에게 제공·공표되어 그 주가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주식투자를 하는 일반 투자자로서는 그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정당하게 작성되어 공표된 것으로 믿고 주가가 당연히 그에 바탕을 두고 형성되었으리라는 생각 아래 대상 기업의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이 판시는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를 신뢰한 일반 투자자를 전제로 한 판단이며, 미정인 사실을 채워 넣어 성립을 대신 입증하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 판시가 신뢰의 성립을 말하기에 앞서 정당하게 작성되어 공표된 것을 믿었다는 전제를 둔 것은, 그러한 전제가 확인되지 않으면 그 판단이 그대로 이어질 수 없음을 뜻한다.

같은 판결은 나아가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 사실이 공표된 후 허위정보로 인하여 부풀려진 부분이 제거되어 정상적인 주가가 형성된 경우, 그 이후의 주가변동과 위 분식회계, 부실감사 사이의 인과관계의 존부를 다루면서, 일반적으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 사실이 밝혀진 후 그로 인한 충격이 가라앉고 그와 같은 허위정보로 인하여 부풀려진 부분이 모두 제거되어 일단 정상적인 주가가 형성되면 그와 같은 정상주가의 형성일 이후의 주가변동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그 정상주가 형성일 이후에 당해 주식을 매도하였거나 변론종결일까지 계속 보유중인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증권거래법 제15조 제1항이 정하는 손해액 중 위 정상주가와 실제 처분가격(또는 변론종결일의 시장가격)과의 차액 부분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15조 제2항의 인과관계 부존재의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여기서 인과관계를 끊는 힘을 가진 것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다는 확인이다. 특별한 사정의 유무는 확인된 사실에서만 읽히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끼워 넣어 유무를 정할 수는 없다.

이 사례에 이 판시의 구조를 비추어 보면, 나머지 두 창고에서 무엇이 이루어졌는지가 밝혀지지 않은 채로는 특별한 사정의 유무를 어느 쪽으로든 단정할 수 없다. 확인서에 무엇이 적혀 있었는지, 감사인이 그 확인서에 무엇을 기대고 나머지 절차를 갈음했는지도 마찬가지이다. 가공 재고 400억 원이 드러났다는 사실만으로 감사인의 절차가 어떠했는지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절차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감사인에게 어떤 귀책이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확인된 것은 창고 세 곳 가운데 한 곳에서 실사가 이루어졌다는 것과, 나머지에 대해서는 확인서로 갈음했으며 감사조서에 그 한 줄만 남았다는 것까지이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미정인 사실은 미정으로 남겨 두어야 한다. 감사보고서를 투자자가 어떻게 이용했는지, 회사와 감사인의 귀책 비율은 어떠한지에 관한 판단은 자료로 확인된 범위를 넘어서지 못한다. 확인된 절차와 확인되지 않은 절차를 구별해 두는 것이, 이 장이 세운 신뢰와 인과관계의 인정을 흔들리지 않게 붙드는 태도이다.

10.6분담 쟁점으로 남기기

미정 사실을 채우지 않는 태도를 지킨 뒤에는, 신뢰와 인과관계를 인정한 다음에 남는 물음이 무엇인지 차례로 살펴보아야 한다. 이 사례에서 가공 재고 400억 원이 드러난 뒤 회사의 분식과 감사인의 과실이 함께 거론되지만, 어느 쪽이 얼마만큼의 몫을 나눠 갖는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그러므로 이 장은 책임의 분담 정도를 논하기 전에, 그 물음이 왜 이 자리에서 미리 결론 낼 수 없는 것인지를 먼저 밝힌다.

앞에서 살핀 대로 일반투자자는 감사보고서를 신뢰하고 주식을 거래한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은 그 신뢰의 근거를 이렇게 서술한다. "주식거래에서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는 주가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고, 대상 기업의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를 거쳐 작성된 감사보고서는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드러내는 가장 객관적인 자료로서 일반 투자자에게 제공·공표되어 그 주가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주식투자를 하는 일반 투자자로서는 그 대상 기업의 재무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와 이에 대한 감사보고서가 정당하게 작성되어 공표된 것으로 믿고 주가가 당연히 그에 바탕을 두고 형성되었으리라는 생각 아래 대상 기업의 주식을 거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이 인용은 감사보고서가 투자자의 판단 자료로 쓰인다는 점을 확인하며, 그 신뢰가 회사의 보고와 감사인의 감사에 함께 걸려 있음을 드러낸다.

손해의 범위를 가를 때도 인과관계는 그대로 작동한다. 같은 판결은 정상주가가 형성된 뒤의 주가변동에 대해 이렇게 판시한다. "일반적으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 사실이 밝혀진 후 그로 인한 충격이 가라앉고 그와 같은 허위정보로 인하여 부풀려진 부분이 모두 제거되어 일단 정상적인 주가가 형성되면 그와 같은 정상주가의 형성일 이후의 주가변동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그 정상주가 형성일 이후에 당해 주식을 매도하였거나 변론종결일까지 계속 보유중인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증권거래법 제15조 제1항이 정하는 손해액 중 위 정상주가와 실제 처분가격(또는 변론종결일의 시장가격)과의 차액 부분에 대하여는 같은 법 제15조 제2항의 인과관계 부존재의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손해액은 계산상 매수가격에서 위 정상주가 형성일의 주가를 공제한 금액이 된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이 판시는 분식회계와 부실감사가 나란히 거론된다는 점에서, 이 사례에서 감사인의 몫을 묻는 물음이 어떤 축 위에 놓이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다만 이 판결이 밝힌 것은 인과관계의 인정 방식과 손해액의 계산일 뿐이다. 회사의 분식과 감사인의 과실이 겹칠 때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는 이 판결이 직접 다룬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귀책 비율이나 분담의 정도는 이 자리에서 미리 정해질 수 없으며, 미정으로 남는다.

이 사례에 대입하면 남는 물음은 분명하다. 창고 세 곳 가운데 한 곳에서만 실사를 하고 나머지는 확인서로 갈음한 감사인의 몫과, 가공 재고 400억 원을 만든 회사의 몫이 어떻게 나뉘는지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가 감사보고서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회사와 감사인의 귀책 비율은 미정이다. 이 장이 세운 신뢰와 인과관계의 인정 방식은 책임 분담의 물음이 성립함을 떠받칠 뿐, 그 답까지 제공하지는 않는다.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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