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백서에 적힌 수익 분배의 약속이 자산의 성질을 가르는 출발점이 됨을 밝히고, 증권성 판단이 무엇을 두고 벌어지는지 그 자리를 세운다. 백서 한 문장의 위치, 증권의 범위, 약속과 열거의 만남, 판단이 벌어지는 자리, 약속과 이행의 간격, 증권으로 놓이는 효과를 차례로 살핀다. 이 장의 논의 대상은 문구의 의미이며, 토큰의 기술적 구조와 분산원장의 작동 방식은 그 대상 밖에 있다.
1.1백서 한 문장의 위치
U재단이 백서에 적어 넣은 수익 분배 약속 하나가 이제 막 자산의 성질을 묻는 자리에 놓였다. 그 문장이 무슨 의미를 갖는지를 가리기에 앞서, 규정이 증권이라는 이름에 무엇을 담는지를 먼저 읽어야 한다. 자본시장법은 "증권"이라는 낱말 자체를 정의하지 않은 채 금융투자상품의 범위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그 의미를 밝히고 있다. 그 설명의 출발점은 다음과 같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제1항은 증권의 의미를 이렇게 적는다. "① 이 법에서 “증권”이란 내국인 또는 외국인이 발행한 금융투자상품으로서 투자자가 취득과 동시에 지급한 금전등 외에 어떠한 명목으로든지 추가로 지급의무(투자자가 기초자산에 대한 매매를 성립시킬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게 됨으로써 부담하게 되는 지급의무를 제외한다)를 부담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 이 문장이 말하는 것은 증권이 금융투자상품이라는 사실과, 투자자가 이미 낸 대가 이외의 추가 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U재단의 토큰을 산 사람이 대가를 치른 뒤 토큰 보유에 따라 더 내야 할 돈이 생기지 않았다면, 제1항이 정한 문턱은 이 지점에서 우선 충족된 셈이 된다.
그리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제2항은 그 증권을 다시 여섯 종으로 가른다. "② 제1항의 증권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 1. 채무증권 2. 지분증권 3. 수익증권 4. 투자계약증권 5. 파생결합증권 6. 증권예탁증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 여기에 나오는 여섯 이름이 이 법이 아는 증권의 전부이고, U재단의 문장이 어느 항목에 걸리는지를 찾아 나가야 한다. 백서 한 문장이 자산의 성질을 가르는 출발점이 되는 까닭이 이 분류를 향해 갈라지는 길목에 서 있기 때문이다.
여섯 항목 가운데 수익 분배 약속을 직접 다루는 항목은 하나로 좁힌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제6항은 투자계약증권을 이렇게 적는다. "⑥ 이 법에서 “투자계약증권”이란 특정 투자자가 그 투자자와 타인(다른 투자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 간의 공동사업에 금전등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의 권리가 표시된 것을 말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 여기에는 공동사업에 대한 투자, 타인의 수행에 따른 손익의 귀속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함께 놓여 있다. 백서가 약속한 플랫폼 수익의 30%가 이 문장이 말하는 손익에 닿는지, 그리고 토큰 보유자가 그 결과를 계약상의 권리로서 받는지가 이 항목의 판단 근거가 된다. 이 자료에서 확인한 것은 문구의 자리가 제6항을 향해 있다는 점이며, 그 문구가 제6항의 요건을 모두 채우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짚어 둘 것이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는 열거한 여섯 유형만을 증권으로 정하고 있고, 같은 항목이 아니라고 해서 곧바로 증권이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다. 백서에 적힌 문장은 그 여섯 갈래 길 가운데 어느 길로 들어서는지를 가르는 표지판에 불과하고, 표지판이 서 있다고 해서 이미 목적지에 이른 것은 아니다. 토큰의 기술적 구조나 분산원장의 작동 방식은 이 판단의 출발점이 되지 않으므로, 이 자리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1.2제4조가 정한 증권의 범위
제4조의 열거가 자산을 가르는 준칙임을 확인하고 나면, 그 규정이 증권에 무엇을 넣고 무엇을 넣지 않는지 그 문언을 따라 읽어야 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는 먼저 증권의 상위 개념을 정한다. 동조 제1항은 “이 법에서 “증권”이란 내국인 또는 외국인이 발행한 금융투자상품으로서 투자자가 취득과 동시에 지급한 금전등 외에 어떠한 명목으로든지 추가로 지급의무(투자자가 기초자산에 대한 매매를 성립시킬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게 됨으로써 부담하게 되는 지급의무를 제외한다)를 부담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 이 문언은 증권이 금융투자상품이라는 넓은 범주 안에서, 추가로 지급의무를 지지 않는 쪽으로 범위가 한정된다는 점을 가르친다. U재단이 백서에 적은 약속을 제4조 안에 자리시키려면 우선 이 문언이 정한 범위를 넘어서는지 여부를 살피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그 아래에서 증권의 유형은 규정이 정한 채로 구분된다. 동조 제2항은 “제1항의 증권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고 하면서 “1. 채무증권 2. 지분증권 3. 수익증권 4. 투자계약증권 5. 파생결합증권 6. 증권예탁증권”을 열거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 이 여섯 유형이 제4조가 정하는 증권의 범위를 이루며, 규정이 열거하지 않은 유형을 새로 만들어 낼 자리는 이 문언 안에 없다. 따라서 어떤 자산이 증권인지 가를 때에는 이 가운데 어느 유형에 놓일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하고, 열거 밖의 새로운 범주를 전제로 논의를 넓힐 수는 없다.
각 유형의 뜻도 조문이 적은 바대로 읽어야 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은 채무증권을 국채증권, 지방채증권, 특수채증권, 사채권, 기업어음증권과 함께 규정하고, 그 유사한 것을 “이하 같다),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서 지급청구권이 표시된 것을 말한다”고 정한다. 동조 제4항은 지분증권을 “주권, 신주인수권이 표시된 것, 법률에 의하여 직접 설립된 법인이 발행한 출자증권, 「상법」에 따른 합자회사·유한책임회사·유한회사·합자조합·익명조합의 출자지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서 출자지분 또는 출자지분을 취득할 권리가 표시된 것을 말한다”고 정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 동조 제5항은 수익증권을 “제110조의 수익증권, 제189조의 수익증권,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서 신탁의 수익권이 표시된 것을 말한다”고 정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 이 세 유형은 각각 지급청구권, 출자지분, 신탁의 수익권이 표시된 자산을 뜻으로 삼는다. U재단의 토큰이 이 셋 가운데 어느 뜻에 닿는지는, 토큰에 무엇이 표시되어 있는지를 두고 다음에 살필 일이다.
백서가 약속한 수익 분배와 가깝게 맞닿는 유형은 투자계약증권이다. 동조 제6항은 투자계약증권을 “특정 투자자가 그 투자자와 타인(다른 투자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 간의 공동사업에 금전등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의 권리가 표시된 것을 말한다”고 정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 문언은 공동사업에의 투자와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 귀속을 함께 요구한다. U재단의 토큰을 산 사람이 플랫폼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이 문언의 두 요소를 읽는 데 참고가 되지만, 그 사정만으로 어느 유형에 놓였다는 결론을 앞세우지는 않는다.
규정의 열거를 그대로 따라 읽는 한, 제4조는 증권의 범위를 여섯 유형으로 한정하고, 각 유형의 뜻을 조문이 정한 문구로 밝힌다. U재단 토큰이 그 범위 안에 드는지는 유형의 뜻과 토큰의 표시 사항을 견주어 판단할 일로 남는다. 미정으로 남은 백서 작성 당시의 기대 범위나 거래소가 상장 심사에서 확인한 사항은 이 판단의 근거를 보탤 수 없다.
1.3약속과 열거의 만남
제4조가 증권의 범위를 정하고 그 유형을 여섯 갈래로 나누었다면, 이제 묻는 것은 백서에 적힌 수익 분배 약속을 그 열거 가운데 어느 자리에 놓을지이다. U재단이 토큰 보유자에게 플랫폼 수익의 30%를 분기마다 나누겠다고 백서에 적었다는 사정은 앞서 확인한 관찰 사실 가운데 하나이다. 이 문구가 제4조가 정한 유형 가운데 어느 것과 맞닿는지를 규정의 문언으로만 훑어보는 작업이 이 자리에서 벌어진다.
제4조제2항은 증권을 채무증권, 지분증권, 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 파생결합증권, 증권예탁증권의 여섯으로 구분한다. 토큰 보유자에게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플랫폼에서 난 수익의 일부이다. 그 지급이 발행자가 부담하는 채무에 따른 것인지, 출자지분에 따른 것인지, 신탁의 수익권에 따른 것인지는 자본시장법 제4조가 각 유형에 붙인 정의를 하나씩 대조해야 알 수 있다. 다만 대조의 순서만 정할 뿐, 어느 유형에 든다는 결론은 문구의 대응만으로 앞세울 수 없다.
투자계약증권의 정의는 이 약속과 맞닿는 지점이 가장 넓다. 자본시장법 제4조제6항은 투자계약증권이란 "특정 투자자가 그 투자자와 타인(다른 투자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 간의 공동사업에 금전등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의 권리가 표시된 것을 말한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고 정한다. 이 문장은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이라는 조건을 함께 두고 있다. 토큰을 산 사람이 플랫폼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주로 타인이 수행한"이라는 부분과 방향이 같고, 수익의 30%를 나누겠다는 약속은 "결과에 따른 손익"이라는 부분과 방향이 같다. 그러나 "공동사업"이 무엇인지, 이 사례에서 토큰 보유자와 U재단 사이에 공동사업이 있었는지는 이 문장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채무증권과 수익증권의 정의에도 같은 대조가 가능하다. 자본시장법 제4조제3항은 채무증권을 국채증권, 지방채증권, 특수채증권, 사채권, 기업어음증권,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서 지급청구권이 표시된 것을 말한다"고 적는다. 수익 분배 약속이 발행자에 대한 지급청구권의 성격을 띠는지 묻는다면 이 항이 가리키는 자리와 맞닿는다. 자본시장법 제4조제5항은 수익증권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서 신탁의 수익권이 표시된 것을 말한다"고 정한다. 토큰 보유자에게 귀속되는 것이 신탁의 수익권인지 여부는 이 사례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며, 미정으로 남는다.
지분증권의 자리도 함께 살핀다. 자본시장법 제4조제4항은 지분증권을 주권, 신주인수권이 표시된 것, 법률에 의하여 직접 설립된 법인이 발행한 출자증권, 「상법」에 따른 여러 회사의 출자지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것으로서 출자지분 또는 출자지분을 취득할 권리가 표시된 것을 말한다"고 정한다. 수익 분배가 출자지분에 따른 배당의 성격이라면 이 항과 맞닿는다. 그러나 토큰에 출자지분이나 출자지분을 취득할 권리가 표시되어 있는지는 백서의 그 한 문장만으로는 읽히지 않는다.
파생결합증권은 또 다른 자리이다. 자본시장법 제4조제7항은 파생결합증권을 "기초자산의 가격·이자율·지표·단위 또는 이를 기초로 하는 지수 등의 변동과 연계하여 미리 정하여진 방법에 따라 지급하거나 회수하는 금전등이 결정되는 권리가 표시된 것을 말한다"고 정한다. 그러나 같은 항 단서는 "발행과 동시에 투자자가 지급한 금전등에 대한 이자, 그 밖의 과실에 대하여만 해당 기초자산의 가격·이자율·지표·단위 또는 이를 기초로 하는 지수 등의 변동과 연계된 증권"(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을 그 밖에 둔다. 수익 분배의 기준이 플랫폼 수익인지, 기초자산의 변동인지, 그 두 가지가 구분되는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어느 쪽인지에 따라 단서가 걸리는 자리가 달라진다.
정리하면, 백서의 수익 분배 약속은 제4조가 여섯 갈래로 나눈 열거 가운데 투자계약증권의 문장과 닿는 지점이 넓고, 채무증권과 수익증권, 지분증권, 파생결합증권의 정의에도 각각 대조해 볼 자리가 있다. 그러나 문구가 유형의 정의와 방향을 같이한다는 것은 그 유형에 해당한다는 뜻과 같지 않다. 공동사업의 존재, 손익의 귀속 방식, 신탁의 수익권 여부, 출자지분의 표시 여부, 지급의 기준이 되는 것의 성질은 이 자리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대응만으로 증권성 요건이 충족되었다는 결론을 앞세우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 채, 문구가 가리키는 자리를 표시해 두는 것으로 이 논의를 끝맺는다.
1.4판단이 벌어지는 자리
문구와 유형의 대응을 확인한 뒤에 남는 물음은 그 대응을 어느 자리에서 평가하느냐이다. 증권성 판단은 자산이 어떤 성질을 지녔는지를 가리는 일이며, 그 가림의 출발점으로 삼는 자료가 백서에 적힌 문장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는 증권의 뜻을 정하면서 "이 법에서 “증권”이란 내국인 또는 외국인이 발행한 금융투자상품으로서 투자자가 취득과 동시에 지급한 금전등 외에 어떠한 명목으로든지 추가로 지급의무(투자자가 기초자산에 대한 매매를 성립시킬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게 됨으로써 부담하게 되는 지급의무를 제외한다)를 부담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고 선다. 이 규정은 자산을 증권이라 부르기 전에 넘어야 할 문턱을 첫 문장에 놓고 있다. U재단이 토큰을 팔며 남긴 백서의 문구는 그 문턱 앞에 놓이는 자료이다.
그 문턱에서 먼저 확인되는 사실은 지급의무의 유무이다. 토큰을 산 사람은 값을 치르는 대가로 토큰을 받았고, 이후 추가로 무언가를 내놓아야 한다는 내용은 앞선 자료에 드러나 있지 않다. 추가 지급의무가 없다는 점이 앞의 문장에서 확인되면, 판단은 곧 자산의 유형으로 이어진다. 제4조제2항은 "제1항의 증권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고 하여 "1. 채무증권 2. 지분증권 3. 수익증권 4. 투자계약증권 5. 파생결합증권 6. 증권예탁증권"을 놓는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 여섯 유형 가운데 어느 자리에 토큰을 놓을지가 판단이 벌어지는 자리이고, 그 자리를 찾는 일은 유형의 이름을 고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백서의 수익 분배 약속은 그 가운데 투자계약증권의 문구와 맞닿는다. 제4조제6항은 "이 법에서 “투자계약증권”이란 특정 투자자가 그 투자자와 타인(다른 투자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 간의 공동사업에 금전등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의 권리가 표시된 것을 말한다"고 적는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 이 규정은 공동사업에의 투자와 타인 수행의 결과에 따른 손익 귀속을 함께 놓고 있다. 토큰 구매자가 플랫폼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두 요소 가운데 뒤 것을 가리키는 방향에 놓이고, 플랫폼 수익의 30%를 나누겠다는 백서의 문장은 손익 귀속의 약속을 적은 것으로 읽힌다. 다만 그 약속이 곧 투자계약증권의 요건을 모두 채웠다는 뜻은 아니다.
확인된 것은 문구가 어느 유형의 자리에 닿느냐이고, 확인되지 않은 것은 그 자리를 확정하는 데 필요한 나머지이다. 백서 작성 당시 발행자가 기대한 사업 수행의 범위, 구매자들이 기대한 이익의 출처, 거래소가 상장 심사에서 확인한 사항은 미정으로 남는다. 이 항목들은 관찰된 사실의 나열이며, 그 결과가 곧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미정으로 남은 항목을 채우지 않고 두는 채 판단 자리를 세우는 것이 이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이다.
결국 증권성 판단이 벌어지는 자리는 자산의 성질을 두고 자료를 맞대는 자리이고, 그 자료의 출발점은 백서에 적힌 문장이다. 문장이 유형의 문구에 닿는다고 해서 그 유형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닿지 않는 자리는 자료가 채울 때까지 비어 있다. 판단은 그 빈 자리를 확인하는 데서 시작한다.
1.5약속과 이행의 간격
성질이 무엇에 놓이는지에 따라 규율이 갈린다는 점을 확인한 뒤, 이제 수익 분배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관찰이 그 판단 자료에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더하지 않는지를 살필 차례다. 이 사례에서 토큰 발행자는 백서에 플랫폼 수익의 30%를 분기마다 토큰 보유자에게 나누겠다고 적고 토큰을 판매했으며, 판매 이후 1년이 지나는 동안 수익 분배는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행의 유무는 이 약속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하는 물음에 얼마간의 빛을 비춘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 제6항은 투자계약증권을 "특정 투자자가 그 투자자와 타인(다른 투자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 간의 공동사업에 금전등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의 권리가 표시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한다. 이 정의는 손익의 출처를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두고, 그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의 권리가 표시되었는지를 묻는다. 토큰을 산 사람은 플랫폼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백서가 약속한 수익의 출처는 발행자가 수행할 플랫폼 사업의 결과였다. 이행이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은 약속된 손익의 출처가 타인의 이행에 묶여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놓인다.
그러나 이행이 없었다는 사실이 더하는 것은 이에 그치며, 자산의 성질을 바꾸어 놓지는 않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은 증권을 "내국인 또는 외국인이 발행한 금융투자상품으로서 투자자가 취득과 동시에 지급한 금전등 외에 어떠한 명목으로든지 추가로 지급의무(투자자가 기초자산에 대한 매매를 성립시킬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게 됨으로써 부담하게 되는 지급의무를 제외한다)를 부담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한다. 이 정문은 지급의무의 유무를 묻고 있을 뿐, 약속된 지급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를 요건으로 두지 않는다. 따라서 수익 분배가 지연되거나 이행되지 않았다는 사정은 제1항이 묻는 추가 지급의무의 문제에 무엇을 더하지 않는다.
약속과 이행 사이의 간격을 그대로 두고 판단 자료를 훑어볼 때, 남는 것은 미정으로 남은 항목들이다. 백서 작성 당시 발행자가 기대한 사업 수행의 범위, 구매자들이 기대한 이익의 출처, 거래소가 상장 심사에서 확인한 사항은 미정이다. 이 항목들은 관찰된 사실의 나열이며, 그 결과가 곧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거래소가 토큰을 상장했다는 사실 역시 이 범위에 놓이며, 상장 심사에서 무엇이 확인되었는지가 미정인 한 상장 자체가 성질의 판단에 무엇을 확정하는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
분기마다 나누겠다는 약속이 1년 동안 지켜지지 않았다는 관찰은, 그 약속이 무엇에 기대어 있었는지를 보여 줄 뿐이다. 이행이 있었다고 해서 성질의 판단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이행이 없었다고 해서 손해나 고의가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약속된 수익 분배가 타인의 이행에 달려 있었다는 점만이 판단의 자리에 더해질 뿐, 나머지 항목은 미정의 상태에 그대로 남는다.
1.6증권으로 놓이는 효과
이행의 유무가 성질의 판단에 더할 것과 더하지 못할 것을 가른 다음에 남는 물음은, 자산이 증권에 놓였을 때 그 지위가 무엇을 끌어오는가이다. 자본시장법 제4조는 증권의 의미를 먼저 적는다. 같은 조 제1항은 "이 법에서 “증권”이란 내국인 또는 외국인이 발행한 금융투자상품으로서 투자자가 취득과 동시에 지급한 금전등 외에 어떠한 명목으로든지 추가로 지급의무(투자자가 기초자산에 대한 매매를 성립시킬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하게 됨으로써 부담하게 되는 지급의무를 제외한다)를 부담하지 아니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여 증권의 테두리를 그린다. 이 문언은 증권이 무엇인지의 기준을 제시할 뿐, 토큰이 그 테두리 안에 드는지는 여기서 적지 않는다.
증권의 구체 자리는 같은 조 제2항이 나눈다. "제1항의 증권은 다음 각 호와 같이 구분한다"고 한 뒤에 "1. 채무증권 2. 지분증권 3. 수익증권 4. 투자계약증권 5. 파생결합증권 6. 증권예탁증권"을 차례로 놓는다. 여섯 갈래가 각각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뒤 항이 이어서 정의하며, 그 가운데 어느 갈래에 자산이 놓이는지는 사안의 사실을 놓고 판단할 몫으로 남는다.
제4조 제6항이 두는 투자계약증권의 자리는 이 사례가 거쳐야 할 길에 닿는다. 그 항은 "이 법에서 “투자계약증권”이란 특정 투자자가 그 투자자와 타인(다른 투자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 간의 공동사업에 금전등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의 권리가 표시된 것을 말한다"고 적는다. 백서가 토큰 보유자에게 플랫폼 수익의 30%를 나누겠다고 적고 토큰을 판 사실, 구매자가 플랫폼 운영에 관여하지 않은 사실, 수익 분배가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은 이 항이 정하는 요소에 대조할 관찰이다. 다만 발행자가 기대한 사업 수행의 범위, 구매자들이 기대한 이익의 출처, 거래소가 상장 심사에서 확인한 사항은 미정이므로, 그 대조의 결론은 이 자리에서 정하지 않는다.
제4조는 제9항에서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증권에 표시될 수 있거나 표시되어야 할 권리는 그 증권이 발행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그 증권으로 본다"고 하여, 증권의 형식에 매이지 않고 권리를 따라 규율이 따르는 자리를 둔다. 이에 더하여 제4조 제1항이 적는 추가 지급의무의 부담 여부는 증권 여부를 가르는 문턱 가운데 하나이므로, 토큰을 산 사람의 지급 의무가 무엇이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는 판결의 결론이 아니라 조문이 둔 요건을 따라 물어보는 일이다.
이와 같이 증권의 자리를 확인하는 판단은, 그 자산에 이 법의 규율이 붙는가를 가르는 작업의 출발점을 만든다. 제4조는 증권의 의미와 구분을 적을 뿐, 규율의 구체 내용을 직접 정하지 않으므로, 이 자리에서 규율의 범위를 확정할 수는 없다. 토큰이 증권에 놓이는지의 결론은 미정으로 남겨 두고, 그 판단이 무엇에 닿는지는 다음 논의에서 이어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