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의 가상자산 정의를 가상자산법 제2조와 견주어 본다. 두 정의가 겹치는 자리와 갈라지는 자리를 가른 뒤, 금융투자상품 정의의 골격과 세 정의의 접점을 정리한다. 증권성 판단의 결론은 뒤의 장에 남는다.
7.1특정금융정보법의 가상자산 정의
자본시장법의 증권 정의와의 관계를 열린 쟁점으로 남긴 채, 이제 다른 축이 되는 쪽의 법문을 확인한다. 특정금융정보법은 그 동안 두 축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어 왔다. 이 법이 가상자산을 무엇으로 정의하는지, 그 정의가 담은 요소를 원문에서 그대로 읽을 필요가 있다. 정의의 문구를 정리한 뒤에 두 정의의 갈라짐을 판단할 수 있다.
특정금융정보법 제2조는 이 법에서 쓰는 용어의 뜻을 항목별로 밝히고 있다. 그중 "가상자산" 항목은 이렇게 적혀 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에 따른 가상자산을 말한다.” 이 문장에는 가상자산을 설명하는 형용사나 요건이 직접 붙어 있지 않다. 같은 법의 다른 용어들과 달리 독립적인 설명 대신 다른 법률의 항목을 가리키는 방식으로 뜻을 정하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의 범위는 곧 이 건너뜀의 목적지에서 정해진다.
같은 조항 안에서 주변 용어의 문구를 보면 이 건너뜀이 놓인 자리가 드러난다. 가상자산사업자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를 가리킨다고 적고, 가상자산거래는 그 사업자가 그 법률에 따라 수행하는 업무를 뜻한다고 적는다. 금융회사등 항목에도 같은 법률 제2조제2호의 가상자산사업자가 들고 있다. 그 결과 특정금융정보법 안에서 가상자산·가상자산사업자·가상자산거래를 뜻하는 표현이 모두 하나의 법률을 향한다. 정의의 출발점이 그 법률의 문구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이 정의의 구조가 이 사례에서 뜻하는 바를 적는다. U재단의 토큰이 특정금융정보법에서 다루는 가상자산인지 여부는 우선 이 법의 문구만으로는 확정되지 않는다. 위의 정의가 가리키는 곳에 가서 확인할 항목이 남아 있다. 백서가 적은 수익 분배 약정, 토큰 구매자의 기대, 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무엇을 확인했는지는 정하여지지 않았다. 이 항목들이 해당 법률의 문구에서 어떤 요소에 닿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결국 특정금융정보법 제2조의 가상자산 정의는 다른 법률의 항목을 받아 쓰는 형식이며, 그 항목의 문구를 직접 옮기지 않는다. 그 정의의 요소는 이 법의 조문 안에 스스로 놓여 있지 않다. 이 법이 적은 것은 그 항목에 따라 정하여지는 가상자산을 이 법에서 가상자산이라 부른다는 한 줄이다. 정의의 내용을 꾸미는 형용사나 요건이 이 법문에서 확인되지 않는 이상, 이 정의만으로 U재단의 토큰의 성격을 끝까지 확정하기는 어렵다. 그 자리는 건너뜀의 목적지가 놓고, 그 자리를 확인하는 일은 이제 남은 것이다.
7.2가상자산법의 정의 요소
특정금융정보법에서 읽어낸 가상자산의 구성 요소가 곧 다른 법률의 정의까지 지배한다고는 할 수 없다. 이 점을 전제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가 자신의 정의를 어떻게 세우는지 원문에서 확인한다.
가상자산법은 먼저 대상의 속성을 한 문장에 담는다. 동법 제2조제1호는 "“가상자산”이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포함한다)를 말한다."고 규정한다. 곧 가상자산법은 경제적 가치, 전자적 거래 가능성, 전자적 증표라는 요소를 나란히 두고, 증표에 관한 권리까지 함께 묶어서 정의한다. U재단이 판매한 토큰이 이 요소에 담기는지 여부는 그 토큰이 경제적 가치를 지닌 전자적 증표로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지에 달렸다.
정의의 문은 여기서 열리고 닫힌다. 동법 제2조제1호 단서는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은 제외한다."고 선언하면서, 예외 목록의 첫머리로 "가. 화폐·재화·용역 등으로 교환될 수 없는 전자적 증표 또는 그 증표에 관한 정보로서 발행인이 사용처와 그 용도를 제한한 것"을 든다(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이 단서는 정의에서 걸러지는 대상을 한정하는 것이므로, 토큰의 성격을 판단할 때 단서를 빼놓고 읽을 수 없다.
제외 항목은 계속 이어진다. 동법 제2조제1호는 "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제1항제7호에 따른 게임물의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 "다. 「전자금융거래법」 제2조제14호에 따른 선불전자지급수단 및 같은 조 제15호에 따른 전자화폐", "라.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 제2조제4호에 따른 전자등록주식등"을 차례로 제외한다. 이어 "마. 「전자어음의 발행 및 유통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전자어음", "바. 「상법」 제862조에 따른 전자선하증권", "사. 「한국은행법」에 따른 한국은행(이하 “한국은행”이라 한다)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 및 그와 관련된 서비스"도 같은 목록에 놓인다(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마지막으로 "아. 거래의 형태와 특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 함께 들어 있다(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곧 가상자산법의 정의는 다른 법률이 이미 다루는 전자적 수단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자신의 경계를 표시한다.
정의의 범위는 사업자와 이용자, 시장에 관한 규정에서 더욱 드러난다. 동법 제2조제2호는 "“가상자산사업자”란 가상자산과 관련하여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자를 말한다."고 하면서, "가. 가상자산을 매도·매수(이하 “매매”라 한다)하는 행위", "나. 가상자산을 다른 가상자산과 교환하는 행위", "다. 가상자산을 이전하는 행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 "라. 가상자산을 보관 또는 관리하는 행위", "마. 가목 및 나목의 행위를 중개·알선하거나 대행하는 행위"를 나열한다(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아울러 동법 제2조제3호는 "“이용자”란 가상자산사업자를 통하여 가상자산을 매매, 교환, 이전 또는 보관·관리하는 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제2조제4호는 "“가상자산시장”이란 가상자산의 매매 또는 가상자산 간 교환을 할 수 있는 시장을 말한다."고 규정한다. 이 네 정의는 모두 앞서 규정된 가상자산을 축으로 삼는다.
따라서 가상자산법 제2조의 정의 요소는 전자적 증표로서의 대상, 그에 관한 권리의 포섭, 그리고 각 목이 열거하는 예외의 적용 범위로 구성된다. 이 요소들을 특정금융정보법 제2조의 정의에서 그대로 읽어온 것이라 단정할 수 없고, 두 법의 정의가 같은 법적 결과를 낳는다고 미리 결론 내릴 수도 없다. U재단의 토큰이 어느 쪽 정의에 더 가까운지 판단하려면, 각 법이 세운 요소를 나란히 놓고 겹치는 자리를 찾는 작업이 남는다.
7.3두 정의가 겹치는 자리
가상자산법 제2조의 정의 요소를 확인한 뒤에 남는 물음은, 특정금융정보법이 쓰는 표현 가운데 어느 것이 그 정의와 같은 자리를 함께 놓이는가이다. 두 법은 각기 다른 규율 목적을 위해 같은 사물을 지칭하되, 서로 다른 문장을 써서 그 범위를 긋는다. 양쪽 조문을 나란히 놓고 읽어야 공통되는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할 수 있다.
특정금융정보법은 먼저 용어의 대상을 가리키는 방식을 택한다. 특정금융정보법 제2조제3호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에 따른 가상자산을 말한다”고 정한다. 이 문장은 자체적으로 요소를 새로 꾸리지 않고 가상자산법 제2조제1호의 정의를 그대로 불러온다. 따라서 이 자리에서 두 법이 겹치는 부분은 가상자산의 범위 그 자체이며, 특정금융정보법이 그 범위를 따로 좁히거나 넓힌 흔적은 조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사업자에 관한 표현에서도 두 법은 연결된다. 가상자산법 제2조제2호는 “가상자산과 관련하여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자”를 가상자산사업자로 정한다. 특정금융정보법은 여기에 자기 법의 분류를 얹어, 제2조제1호바목에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이하 “가상자산사업자”라 한다)를 금융회사등의 하나로 들고 있다. 두 법은 같은 자를 같은 호에 따라 지칭하지만, 특정금융정보법은 그 자를 금융회사등의 범위에 넣음으로써 보고의무자 지위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 사업자가 수행하는 업무에도 겹침이 있다. 가상자산법 제2조는 가상자산의 매매, 교환, 이전, 보관·관리, 중개·알선 또는 대행을 사업자의 행위로 열거한다. 특정금융정보법은 이 업무 전체를 묶어 제2조제2호라목에서 “가상자산사업자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행하는 업무(이하 “가상자산거래”라 한다)”로 규정한다. 이에 따라 특정금융정보법상 금융거래등의 구성 요소가 되는 거래는 가상자산법이 정한 업무 범위를 따라 정해진다.
이 겹침이 두 법의 법적 효과를 곧바로 같게 만들지는 않는다. 특정금융정보법 제2조제3호가 가상자산법 제2조제1호를 불러온 것은 용어의 뜻을 정하기 위한 것이고, 제1호바목이 가상자산사업자를 금융회사등에 넣은 것은 그 자에게 특정금융정보법상 의무가 붙는 출발점으로 삼기 위한 것이다. 이에 비해 가상자산법 제2조의 정의는 그 법이 정한 이용자 보호와 시장 질서의 틀 안에서 작동한다. U재단이 백서에 적고 판매한 토큰이 두 법의 공통된 정의 자리에 놓이는지 여부는 이 정의들의 문구에 비추어 판단할 일이며, 토큰 보유자와 U재단 사이의 수익 분배 약정이 어떠한 법적 효과를 낳는지는 이 겹침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미정으로 남은 항목들은 이 공통 자리의 판단에 그대로 미정으로 남는다.
결국 두 법이 겹치는 자리는 가상자산의 정의, 가상자산사업자의 지칭, 가상자산거래의 범위라는 세 곳에서 확인된다. 각 법은 그 겹치는 부분을 자기 목적에 맞게 끌어다 쓰고 있으며, 어느 한 법의 정의 문장이 다른 법의 규율 범위를 스스로 넓히지는 않는다.
7.4두 정의가 갈라지는 자리
공통 요소를 나란히 놓는 작업에서 나아가, 이제는 두 법이 서로 다르게 서술하거나 한쪽에서만 빠지는 자리를 구분해야 한다. 특정금융정보법은 가상자산의 정의를 외부에 위임하고 가상자산사업자의 업무 유형까지 함께 적은 반면, 가상자산법은 전자적 증표의 성격과 제외 사유를 직접 열거한다. 이 차이는 각 법이 무엇을 규율하는지를 구분하는 출발점이 된다.
정의의 형식에서 가장 먼저 갈리는 지점은 가상자산의 의미를 정하는 방식이다. 가상자산법 제2조제1호는 "“가상자산”이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포함한다)를 말한다"고 정하고, 곧바로 예외 사유를 붙인다. 특조법 제2조제3호는 이와 달리 "“가상자산”이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에 따른 가상자산을 말한다"고만 적는다. 앞 문장에서 두 법이 공통으로 삼는 전자적 증표와 경제적 가치의 요소가, 뒤 문장에서는 특조법이 가상자산법의 정의를 그대로 끌어온다는 사실에 자리를 내준다.
가상자산법 제2조제1호의 단서는 제외 대상을 열거하고 있다. 같은 호는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은 제외한다"고 밝히며, 사용처와 용도가 발행인에 의해 제한된 전자적 증표와 게임물 이용 결과물, 선불전자지급수단과 전자화폐, 전자등록주식등, 전자어음, 전자선하증권,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 등을 차례로 적는다. 이 열거의 마지막에 "거래의 형태와 특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라는 조항이 놓여 있어, 제외 범위는 법문만으로 다 정해지지 않은 채 남는다. 이 열거가 가상자산법상 정의에서만 작동하는 제외인지는 그 법의 문언 범위 안에서 확인할 일이고, 특조법에 같은 효과를 그대로 옮겨 적용할 근거는 여기서 찾을 수 없다.
사업자 쪽 정의에서도 두 법의 서술이 벌어진다. 가상자산법 제2조제2호는 "“가상자산사업자”란 가상자산과 관련하여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자를 말한다"고 한 뒤 매매, 교환, 이전, 보관·관리, 중개·알선·대행의 행위를 나열한다. 특조법 제2조제1호 하목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이하 “가상자산사업자”라 한다)"를 금융회사등의 하나로 들고, 제2호 라목은 "가상자산사업자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행하는 업무(이하 “가상자산거래”라 한다)"를 금융거래등에 포함시킨다. 사업자 정의의 내용이 가상자산법에 모여 있고, 특조법은 그 정의를 빌려 쓰면서 어떤 업무를 금융거래등으로 볼지를 따로 적고 있다.
이 차이가 이 사례에서 뜻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토큰이 가상자산법 제2조제1호의 단서 목 가운데 어느 하나에 걸리는지 따지는 작업은, 그 열거의 문언에 비추어 가상자산법에서의 해당 여부를 가리는 일이 된다. 그 결과가 곧 특조법상 금융거래등의 범위나 금융회사등의 해당 여부까지 정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특조법에서 사업자와 업무를 어떻게 서술하는지가 가상자산법상 정의의 범위를 넓히거나 줄이는 것도 아니다. 한 법의 제외 사유를 다른 법에 옮겨 대고, 법문에 적힌 정의의 효과를 그 밖의 규율로까지 넓히는 것은 이 자리에서 삼가야 할 해석이다.
결국 두 정의가 갈라지는 자리는, 정의를 외부에 위임하는지 직접 열거하는지, 사업자의 업무를 어느 법이 직접 나열하는지에 따라 갈린다. 합성 사례의 토큰이 어느 정의에 들어가는지, 거래소의 상장이 어느 법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각 법이 스스로 그은 문언의 범위 안에서 확인할 일이다. 백서에 적힌 수익 분배 약속과 그 약속이 한 번도 이행되지 않은 사실이 앞서 본 정의의 문구를 바꾸지는 않으며, 그 사실이 두 법 가운데 어느 하나의 규율을 특정하게 하는 근거가 되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7.5금융투자상품 정의의 골격
두 정의에서 갈라진 자리를 확인한 뒤에는, 그 두 정의의 바탕이 되는 금융투자상품의 틀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이 틀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조에 적혀 있고, 디지털 자산의 증권성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출발점이 된다. 다만 이 조문이 적는 요건을 확인하는 일이 곧 증권성의 결론을 얻는 일과 같지는 않다.
자본시장법 제3조제1항은 금융투자상품을 목적이 있는 권리로 정의한다. 그 목적을 법문은 이렇게 적는다. "이 법에서 “금융투자상품”이란 이익을 얻거나 손실을 회피할 목적으로 현재 또는 장래의 특정 시점에 금전, 그 밖의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이하 “금전등”이라 한다)을 지급하기로 약정함으로써 취득하는 권리로서, 그 권리를 취득하기 위하여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금전등의 총액(판매수수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제외한다)이 그 권리로부터 회수하였거나 회수할 수 있는 금전등의 총액(해지수수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포함한다)을 초과하게 될 위험(이하 “투자성”이라 한다)이 있는 것을 말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정의에 따르면 금전등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여 취득한 권리라는 형태가 먼저 요구되고, 그 권리가 이익을 얻거나 손실을 회피할 목적을 지녀야 한다.
같은 항은 투자성을 금액의 대비로 잡는다. 취득에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금전등의 총액이, 그 권리로부터 회수하였거나 회수할 수 있는 금전등의 총액을 초과하게 될 위험을 투자성으로 부른다. 지급 금액과 회수 금액의 대비로 위험을 가늠하도록 적은 셈이다. 이 지점이 이 사례에서 토큰 구매자가 감당한 위험을 읽어내는 기준이 된다.
금융투자상품의 정의에는 예외가 함께 적혀 있다. 제3조제1항은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제외한다."라고 단서를 두고, 그 아래에서 몇 가지를 나열한다. 그 가운데 관리형신탁의 수익권은 신탁의 형태에 따라 제외 대상이 된다. 법문은 관리형신탁을 "위탁자(신탁계약에 따라 처분권한을 가지고 있는 수익자를 포함한다)의 지시에 따라서만 신탁재산의 처분이 이루어지는 신탁" 또는 "신탁계약에 따라 신탁재산에 대하여 보존행위 또는 그 신탁재산의 성질을 변경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이용·개량 행위만을 하는 신탁"으로 적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조). 여기에 더해 제3호는 "그 밖에 해당 금융투자상품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금융투자상품에서 제외하더라도 투자자 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할 우려가 없는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투자상품"을 남겨 둔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예외들은 이 사례의 토큰이 어떤 성질을 가졌는지에 대한 사실이 정해질 때 비로소 대조해 볼 자리이다.
제3조제2항은 이 정의에 드는 금융투자상품을 증권과 파생상품으로 나눈다. 나눈 항목은 "1. 증권"과 "2. 파생상품"이며, 파생상품은 다시 "가. 장내파생상품"과 "나. 장외파생상품"으로 갈린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구분은 금융투자상품의 범위를 정한 뒤의 분류이다. 토큰을 판매자가 어떠한 명칭으로 내놓았는지와 무관하게, 이 조문의 요건을 충족하는지는 위에서 적은 요소들로만 따져 볼 일이다.
이 정의의 틀이 이 사례에서 무엇을 뜻하는지는, 백서에 적힌 수익 분배 약정과 구매자가 지급한 금액, 그리고 수익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을 이 틀에 놓아 보아야 판단할 수 있다. 그 판단에 필요한 사실 가운데 백서 작성 당시 발행자가 기대한 사업 수행의 범위, 구매자들이 기대한 이익의 출처, 거래소가 상장 심사에서 확인한 사항은 미정이다. 이 정의가 디지털 자산의 증권성을 곧바로 확정하는 것은 아니며, 확정은 증권성 판단의 자리에서 이뤄질 일로 남는다.
7.6세 정의의 접점과 남김
자본시장법의 금융투자상품 정의를 확인한 뒤에도 증권성 판단을 앞당겨 확정하지 않은 채, 이제 세 법이 한 자리를 이루는 지점을 정리할 차례다. 그 자리에서는 특정금융정보법이 가상자산을 무엇으로 불러오고, 가상자산법이 그 용어의 범위를 어디서 끊어 내는지가 먼저 겹친다. 그 겹침이 자본시장법의 권리 정의와 나란히 서는지 아닌지는 별개의 질문으로 남는다.
특정금융정보법은 가상자산을 자기 법안에서 새로 정의하지 않고 다른 법으로 보낸다. 그 연결을 분명히 하려고 특정금융정보법 제2조제3호는 ““가상자산”이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에 따른 가상자산을 말한다.” 고 선언한다. 따라서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의 외연은 가상자산법 제2조제1호가 긋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가상자산법은 그 범위를 넓게 열되 예외 항목을 나란히 둔다. 가상자산법 제2조제1호는 ““가상자산”이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포함한다)를 말한다.” 고 하고, 이어서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은 제외한다.” 고 하면서 화폐·재화·용역으로 교환될 수 없는 증표, 게임 결과물, 선불전자지급수단과 전자화폐, 전자등록주식등, 전자어음, 전자선하증권, 한국은행 발행 전자화폐, 그리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제외한다. 여기서 “전자적 증표(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포함한다)”는 괄호 안의 언급이 말하듯 권리를 담은 증표까지 끌어안으려는 문구이고, 제외 항목은 그 포섭을 밖으로 밀어내는 장치다. 이 장이 다루는 토큰이 이 둘 중 어디에 걸리는지는 이 조문만으로 바로 가려지지 않고, 남은 사실 항목이 채워져야 판단의 재료가 된다.
그 토큰은 이 정의의 앞자리에도 걸려 있고 뒷자리에도 걸려 있다. 백서가 약속한 수익 분배는 그 증표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는 서술이므로 제1호 본문의 요건과 맞닿는다. 거래소 상장은 전자적 거래·이전의 가능성을 실재로 보여주는 정황이다. 다만 수익 분배가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정의의 문구가 가리키는 요소의 충족 여부를 정하지 않고, 그 정의가 지칭하는 자산이 실제로 어떤 경제적 효과를 냈는지를 둘러싼 관찰로 남는다. 합성 사례에서 발행자의 사업 수행 범위, 구매자의 이익 출처 기대, 거래소의 상장 심사 사항이 미정으로 남아 있듯이, 이 정의의 적용 결과도 미정이다.
가상자산법이 가상자산사업자를 정의하는 자리도 같은 방식으로 겹친다. 가상자산법 제2조제2호는 ““가상자산사업자”란 가상자산과 관련하여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자를 말한다.” 고 하고, 그 아래 매매, 교환, 이전, 보관·관리, 중개·알선·대행을 나열한다. 거래소가 토큰을 상장해 매매를 중개한 일은 이 나열의 ‘마목’에 닿는 정황으로 읽힌다. 그 읽기가 특정금융정보법 쪽으로도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특정금융정보법 제2조제1호 하목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를 금융회사등의 하나로 적고 있다는 점이 손짓한다. 같은 법 제2조제2호 라목은 다시 가상자산사업자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행하는 업무를 금융거래등의 하나로 적는다. 그래서 특정금융정보법은 그 사업자가 하는 업무를 금융거래등으로 묶고, 그 거래의 성격에 대한 별도의 판단을 앞세우지 않는다.
자본시장법 제3조는 이 자리에서 성격이 다르다. 그 조문은 ““금융투자상품”이란 이익을 얻거나 손실을 회피할 목적으로 현재 또는 장래의 특정 시점에 금전, 그 밖의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이하 “금전등”이라 한다)을 지급하기로 약정함으로써 취득하는 권리로서, 그 권리를 취득하기 위하여 지급하였거나 지급하여야 할 금전등의 총액(판매수수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제외한다)이 그 권리로부터 회수하였거나 회수할 수 있는 금전등의 총액(해지수수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포함한다)을 초과하게 될 위험(이하 “투자성”이라 한다)이 있는 것을 말한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조)고 정의한다. 여기에는 이자가 배당으로 오는지, 약정된 지급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가르는 문구가 들어 있지 않다. 그 문구를 토큰에 적용하려면 백서의 약정이 이 정의가 말하는 지급 약정과 같은 성질인지, 지급액이 회수액을 초과할 위험이 그 권리에 붙어 있는지가 확인되어야 한다. 그런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지금, 이 정의가 그 토큰을 증권으로 정하지는 않는다.
두 정의의 성격이 이렇게 다르므로, 그 둘이 만나는 자리는 접점이지 중첩이 아니다. 가상자산법 제2조제1호는 전자적 증표의 존재를 묻고, 자본시장법 제3조는 권리에 붙은 지급 약정과 투자성을 묻는다. 전자적 증표가 경제적 가치를 지녔다는 사실이 곧 지급 약정의 성질을 뜻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지급 약정이 분명해 보여도 그 증표가 어떤 예외에 걸리는지에 대해서는 가상자산법 제2조제1호의 단서가 먼저 응답한다. 특정금융정보법은 어느 쪽에도 새로운 요건을 더하지 않고 가상자산법의 정의와 사업자 정의를 그대로 받아 적는다.
이 장의 범위는 이 자리에서 닫힌다. 두 정의의 겹침과 갈라짐을 확인하는 작업은 여기에서 끝나고, 그 토큰이 결국 증권인지 아닌지에 대한 결론은 남겨 둔다. 남겨진 결론은 미정이며, 관찰된 사실만으로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까지 나아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