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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의 방어권: 변호인 참여와 열람·등사 · 제27권 · 제5장 · 초판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2000헌마138

헌법재판소는 피의자신문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어떤 내용으로 보았는가?

분량
약 2,600단어 · 11분
자료
조문 1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5.1결정의 쟁점과 심판 대상
  3. 5.2헌법 제12조의 문언
  4. 5.3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5. 5.4피의자신문 단계의 조력
  6. 5.5조력의 실질과 참여 방식
  7. 5.6사실 나열과 평가의 경계
  8. 다룬 법령
  9.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이 장은 헌법재판소가 피의자신문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어떤 내용으로 보았는지를 묻는다. 2000헌마138 결정의 쟁점과 심판 대상을 밝히고 헌법 제12조의 문언에 대어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과 피의자신문 단계의 조력을 차례로 읽는다. 조력의 실질과 참여 방식을 나란히 놓고, 사실 나열과 평가의 경계를 구분한다.

5.1결정의 쟁점과 심판 대상

제한 사유의 문언 범위를 여기서 묶어 둔 채, 조력의 내용과 그 사법적 판단은 다음 물음으로 남는다. 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이 피의자신문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어떤 쟁점으로 삼았는지, 먼저 심판의 대상과 범위를 읽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심판청구의 청구취지를 네 가지 쟁점으로 나누어 밝혔다. 그 첫 두 쟁점은 심판청구의 이익과 헌법적 근거의 문제이고,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참여 요구권의 유무와 이 사건 행위의 위헌 여부이다. 결정은 “1. 청구인이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당시 이미 이 사건 거부행위의 대상이 된 사실행위(피의자신문)가 종료되었다 하더라도 심판청구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적극)”를 제1의 쟁점으로 삼았다. 이 쟁점은 종료된 사실행위를 심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지를 가리는 관문이다. 나머지 쟁점도 이 관문을 지나야 비로소 실체 판단에 이른다.

쟁점 가운데 하나는 대상이 특정된 형벌절차의 단계를 가리키지 않는다. 헌법재판소는 “2. 불구속피의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헌법적 근거 및 별도의 입법형성 없이 직접 도출되는 범위”를 문제로 삼았다. 이 쟁점은 권리의 근거와 입법 없이 열리는 범위를 함께 묻는다. 참여 요구권의 유무는 바로 이 범위에 들어오는지의 문제로 이어진다.

이 사건 심판에서 다투어진 대상 행위의 시기도 결정에 밝혀져 있다. 헌법재판소는 “4. 피청구인이 2000. 2. 16. 청구인들로부터 청구인들에 대한 피의자신문시 변호인들이 참여하여 조력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한 행위(이하 ‘이 사건 행위’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인지 여부(적극)”를 제4의 쟁점으로 정리하였다. 심판의 대상은 이 거부 행위 한정이다. 따라서 이 사건 행위 전후의 다른 수사 관행이나 다른 절차는 이 결정의 심판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

결정이 쟁점의 범위를 이렇게 한정한 까닭은 심판 대상이 무엇인지에 따라 판단의 폭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청구인이 다투는 것이 특정 시점의 참여 거부인지, 아니면 참여 제도 전반인지에 따라 심판의 결론과 효력이 갈린다. 결정은 앞서 밝힌 네 쟁점을 한 묶음으로 두어 이 문제를 다루었다. 심판 대상의 범위는 이 네 쟁점 안에서만 열린다.

이로써 심판의 대상이 특정되었다. 헌법재판소가 정한 네 쟁점은 종료된 사실행위의 심판청구 이익에서 출발하여, 불구속피의자의 권리 근거와 범위를 거쳐, 참여 요구권과 이 사건 거부 행위의 위헌 여부에 이른다. 참여 거부의 정당성 여부나 그것이 이 사례에서 어떤 결론으로 이어지는지는 다음에 읽을 문언의 문제와 맞물려 있다. 대상의 범위는 여기서 확정되었다.

5.2헌법 제12조의 문언

앞 절에서 심판 대상을 확인한 이상, 이제 헌법 제12조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어떤 문언으로 보장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권한 행사의 한계를 논하기 전에, 우선 그 권리가 헌법 문면 어디에 자리하는지 밝혀둔다면 뒤의 해석이 방향을 잃지 않는다. 2000헌마138 결정은 이 권리를 지칭할 때 헌법 제12조 제4항을 전제로 삼고, 그 문언을 그대로 옮긴 다음에 해석을 이어간다.

헌법 제12조 제4항은 권리를 가진 주체와 권리를 행사할 시점을 함께 규정하면서도, 국가의 변호인 선임 의무는 별도의 조건 아래 둔다. 그 문언은 이렇다. 대한민국헌법 제12조 제4항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다만, 형사피고인이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가 변호인을 붙인다"고 정한다(대한민국헌법 제12조). 이 문언에서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는 권리를 가질 시점만 한정할 뿐, 권리를 가지지 못하는 사람까지 가려내는 조건은 아니다. 단서가 국가가 변호인을 붙일 의무의 성립 시점에 관한 것임은 별문이다.

같은 조의 제5항과 제6항은 체포·구속 시에 고지와 통지, 적부 심사 청구를 함께 보장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신체의 자유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온전히 행사하도록 돕는다. 제2항과 제7항이 고문과 불리한 진술 강요, 자백의 증거능력을 다루는 것도 같은 방향이다. 위와 같은 문언의 배열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신체의 자유가 제한되는 절차의 한복판에 두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런데 결정은 그 문언을 읽는 시야를 조금 더 넓힌다. 2000헌마138 결정 판시 제2항은 "우리 헌법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불구속 피의자·피고인 모두에게 포괄적으로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규율하고 있지는 않지만, 불구속 피의자의 경우에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우리 헌법에 나타난 법치국가원리, 적법절차원칙에서 인정되는 당연한 내용이고, 헌법 제12조 제4항도 이를 전제로 특히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 대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별도로 명시하고 있다"고 선언한다. 이에 따르면 제12조 제4항의 문언은 권리를 하나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헌법 체계 안에 있는 권리를 신체구속 상황에 놓인 사람을 위하여 특별히 부각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소환된 피의자가 불구속 상태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문언상 예외로 볼 수는 없다. 문언은 신체구속을 당한 때 권리를 가진다고 정할 뿐, 권리를 박탈하거나 축소하는 요건을 적어두지 않았다. 미정으로 남은 후방 착석 요구와 관련 사건의 범위 같은 쟁점을 다룰 때에도, 제12조의 문언은 이 권리를 제한할 별도의 사유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이 기준이 된다.

5.3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헌법 제12조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문언을 함께 읽은 뒤, 이 문제는 권리의 내용이 무엇으로 확정되는지로 나아간다. 헌법재판소는 2004. 9. 23. 선고 2000헌마138 결정에서 이 내용을 두 가지로 나누어 밝혔다.

우선 헌법재판소는 구속 여부를 묻지 않는 기초적 권리를 확인하면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우리 헌법에 나타난 법치국가원리, 적법절차원칙에서 인정되는 당연한 내용이고, 헌법 제12조 제4항도 이를 전제로 특히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 대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별도로 명시하고 있다"(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고 판시하였다. 이 판시는 신체의 자유를 잃지 않은 피의자에게도 그 권리가 인정된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아울러 판시는 이 권리의 지위를 재확인하면서도 "피의자·피고인의 구속 여부를 불문하고 조언과 상담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변호인의 조력자로서의 역할은 변호인선임권과 마찬가지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고, 변호인과 상담하고 조언을 구할 권리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중 구체적인 입법형성이 필요한 다른 절차적 권리의 필수적인 전제요건으로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그 자체에서 막바로 도출되는 것이다"(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력의 내용은 조언과 상담을 구하는 활동이며, 이 활동이 구체적인 입법형성에 맡긴 다른 절차적 권리를 떠받치는 축임이 드러난다.

이 판시가 확정한 내용의 범위는 바로 여기까지이다. 상담과 조언이 다른 절차적 권리의 전제라는 설명은, 별도의 입법형성이 없는 권리를 이 판시에서 함께 도출한다는 뜻을 담지 않는다. 이른바 구체적인 입법형성이 필요한 다른 절차적 권리는 이 판시가 규정한 바에 따라 그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채로 남는다. 다만 이 사례에서 변호인이 피의자신문에 참여한 상태로 조언과 상담을 구하는 것이 요구된 이유는, "신문과정에서 필요할 때마다 퇴거하여 변호인으로부터 조언과 상담을 구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서 불구속 피의자가 피의자신문장소를 이탈하여 변호인의 조언과 상담을 구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는 판시로 설명되었다. 즉 후방에 앉히는 방식이 조언과 상담이라는 핵심 내용을 얼마나 온전히 두는지의 문제는, 참여 방식의 실질을 두고 판단해야 하는 것으로 남는다.

한편 별개의견은 이 내용을 더 넓게 잡았다. 권성·이상경 재판관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신체의 자유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본권으로 더 이상 국가의 시혜적인 절차형성에 달려있는 권리가 아니며, 불구속 피의자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헌법 제10조, 헌법 제12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적법절차의 원칙, 헌법 제12조 제4항, 헌법 제2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헌법 제37조 제1항, 법치국가원리의 한 요소인 공정한 절차의 이념 등으로부터 도출되는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국가권력에 대한 관계에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권리이다"(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고 전제하였다. 그 전제 위에서 별개의견은 "불구속피의자에게도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을 참여시킬 권리’를 보장하여야 하며, 이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핵심적 내용이라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라고 덧붙였다. 이 문장은 참여할 권리를 조력의 핵심 내용에 놓는다는 점에서 본문의 설명과 결을 같이 한다.

다만 별개의견은 참여의 보장을 구체적 사안의 비례 판단과 함께 논하였다. 헌법재판소 2004. 9. 23. 선고 2000헌마138 결정의 별개의견은 그 사안에서 "이 사안에서 청구인들의 피의사실은 방어권행사를 실질적으로 보장받기 위하여 변호인의 적절한 조력을 받을 필요성이 매우 큰 경우이며, 청구인들의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을 참여시킨다고 하더라도 실체적 진실발견을 방해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위험이 높지 않고, 피해자나 참고인의 생명·신체의 안전 등의 법익을 해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등, 피청구인이 이 사건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참여를 제한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청구인들이 제한받는 기본권에 비하여 더 크다고 하기 어려워 기 본권침해를 정당화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았다. 이 판단은 참여 제한의 정당성을 가르는 척도를 별개의견의 것으로 제시할 뿐이며, 이 사례에서 관찰된 후방 착석 요구에 대한 확정된 법적 평가는 아니다.

따라서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은 조언과 상담을 구하는 활동, 그리고 변호인선임권과 나란히 놓이는 조력자로서의 역할로 확정되었다. 이 내용은 신문장소 이탈로 구하는 조언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설명되어, 참여의 방식은 그 실질에 비추어 논의된다. 확정되지 않은 것은 이 판시가 규정한 내용을 넘는 권리의 확장이며, 이 사례에 관한 평가는 미정으로 남는다.

5.4피의자신문 단계의 조력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어떤 내용으로 확정할 것인지는 결론이 난 것이나, 그 권리가 불구속 피의자의 신문 단계에서 어떤 모습으로 작동하는지는 별다른 문제이다. 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하여 그 권리를 헌법 어디에서 끌어오는지부터 분명히 밝힌다.

우선 결정은 헌법 조문의 문언에만 기대지 않고 헌법의 기본 원리에서 권리를 찾는다. 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은, "우리 헌법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불구속 피의자·피고인 모두에게 포괄적으로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규율하고 있지는 않지만, 불구속 피의자의 경우에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우리 헌법에 나타난 법치국가원리, 적법절차원칙에서 인정되는 당연한 내용이고, 헌법 제12조 제4항도 이를 전제로 특히 신체구속을 당한 사람에 대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별도로 명시하고 있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따라 조력을 받을 권리는 구속된 사람만의 특권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모든 피의자에게 미치는 것이 되며, 헌법 제12조 제4항은 그 전제 위에서 구속된 자의 권리를 다시 강조하는 규정으로 자리하게 된다.

다음으로 결정은 그 권리의 바탕을 이루는 내용을 특정한다. 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은 "피의자·피고인의 구속 여부를 불문하고 조언과 상담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변호인의 조력자로서의 역할은 변호인선임권과 마찬가지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고, 변호인과 상담하고 조언을 구할 권리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중 구체적인 입법형성이 필요한 다른 절차적 권리의 필수적인 전제요건으로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그 자체에서 막바로 도출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즉 조언과 상담을 구하는 일은 별도의 법 조항을 기다려야 생기는 권리가 아니라, 이미 보유한 권리에서 곧바로 나오는 것이다.

그러한 조언과 상담은 신문이 시작되기 전에 그치지 않고 신문 과정에서도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은 "불구속 피의자나 피고인의 경우 형사소송법상 특별한 명문의 규정이 없더라도 스스로 선임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기 위하여 변호인을 옆에 두고 조언과 상담을 구하는 것은 수사절차의 개시에서부터 재판절차의 종료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가능하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조력을 받을 권리가 수사 단계에서 이미 온전히 작동하여야 한다는 뜻이며, 신문의 자리에 변호인이 없게 되면 그 권리는 실제의 도움이 되기 어렵다.

바로 그 점에서 결정은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을 참여시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한다. 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은 "따라서 불구속 피의자가 피의자신문시 변호인을 대동하여 신문과정에서 조언과 상담을 구하는 것은 신문과정에서 필요할 때마다 퇴거하여 변호인으로부터 조언과 상담을 구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서 불구속 피의자가 피의자신문장소를 이탈하여 변호인의 조언과 상담을 구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하였다. 여기서 참여는 새로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다. 원래부터 있던 상담·조언의 권리를 신문의 자리 안에서 편리하게 행사하도록 한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수사기관이 그 참여 요구를 막을 수 있는가. 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은 "형사소송법 제243조는 피의자신문시 의무적으로 참여하여야 하는 자를 규정하고 있을 뿐 적극적으로 위 조항에서 규정한 자 이외의 자의 참여나 입회를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따라서 불구속 피의자가 피의자신문시 변호인의 조언과 상담을 원한다면, 위법한 조력의 우려가 있어 이를 제한하는 다른 규정이 있고 그가 이에 해당한다고 하지 않는 한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위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참여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자리는 좁고, 거부하려면 다른 규정에 따른 제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이 사례에서 변호인이 피의자신문에 참여한 뒤 수사관이 변호인에게 뒤쪽에 앉도록 요구한 것은 참여 자체의 허용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변호인이 신문 당시 들을 수 있었던 말의 범위도 미정이다.

마지막으로 결정은 그러한 참여 요구가 거부되면 어떤 평가가 따르는지를 보여 준다. 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은, 청구인들의 참여 요구를 거부한 행위에 대하여 "이 사건에서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이 조언과 상담을 구하기 위하여 한 피의자신문시 변호인참여 요구를 거부하면서 그 사유를 밝 히지도 않았고, 그에 관한 자료도 제출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한 뒤, "아무런 이유 없이 피의자신문시 청구인들의 변호인과의 조언과 상담요구를 제한한 이 사건 행위는 평등권침해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청구인들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였으므로 취소되어야 할 것이나, 그 행위로 인하여 초래된 위헌적 상태가 이미 종료되었으므로 이를 취소하는 대신 위 행위가 위헌임을 확인하는 것이다"라고 결론지었다.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이뤄진 참여 제한은 정당화되지 못하고, 그러한 제한은 곧 조력을 받을 권리의 침해로 이어진다. 이 사례에서 후방 착석 요구가 조력에 미친 영향은 미정이나, 참여 제한에 사유를 대지 못한 행위가 어떤 귀결을 맞는지는 이 결정이 분명히 하고 있다.

5.5조력의 실질과 참여 방식

피의자신문 단계에서 조력의 권리를 인정한 데 이어, 이제 그 조력이 실질적으로 이어지기 위하여 요구되는 참여의 모습을 살필 차례이다. 즉, 변호인이 신문에 자리하더라도 그 참여가 어떤 조건에서야 피의자의 조언과 상담을 뒷받침하는지가 문제이다.

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핵심을 조언과 상담으로 보았다. 그 근거로 결정은 "피의자·피고인의 구속 여부를 불문하고 조언과 상담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변호인의 조력자로서의 역할은 변호인선임권과 마찬가지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고, 변호인과 상담하고 조언을 구할 권리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내용 중 구체적인 입법형성이 필요한 다른 절차적 권리의 필수적인 전제요건으로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그 자체에서 막바로 도출되는 것이다"고 설명하였다(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 조력의 실질은 곧 변호인에게 조언과 상담을 구할 수 있는 데 놓여 있음을 읽을 수 있다.

변호인이 신문에 참여하는 방식에 관하여 결정은 그 요구를 받아들일 때와 거절할 수 있는 때를 나누어 설명하였다. "따라서 불구속 피의자가 피의자신문시 변호인의 조언과 상담을 원한다면, 위법한 조력의 우려가 있어 이를 제한하는 다른 규정이 있고 그가 이에 해당한다고 하지 않는 한 수사기관은 피의자의 위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고 판시함으로써(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 수사기관의 거절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참여를 요구한 피의자가 위법한 조력의 우려를 둘러싼 다른 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거절의 기준이 된다.

그러나 이 결정이 참여의 모습을 구체화한 것은 아니다. 별개의견은 "불구속피의자에게도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을 참여시킬 권리’를 보장하여야 하며, 이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핵심적 내용이라 할 것이다"고 하면서(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 참여의 보장을 요구하였다. 다만 이는 참여의 보장 그 자체를 강조한 것이며, 착석 위치나 들을 수 있는 말의 범위를 정한 것은 아니다. 합성 사례에서 변호인에게 뒤쪽에 앉으라고 한 요구가 이 결정의 어떤 기준에 맞는지 하는 것은, 결정이 제시하지 않은 착석 위치의 기준을 새로 만들지 않는 한 정하여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변호인이 신문 당시 들을 수 있었던 말의 범위도 이 결정이 규정한 것이 아니다.

결정은 거부한 행위의 태양을 지적하며 이 사건에서 피청구인은 청구인들이 조언과 상담을 구하기 위하여 한 피의자신문시 변호인참여 요구를 거부하면서 그 사유를 밝 히지도 않았고, 그에 관한 자료도 제출하지도 않았다고 적었다(헌법재판소 2004. 9. 23. 2000헌마138 결정).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거부한 것이 문제시된 점을 비추어 보면, 합성 사례에서 뒤쪽 착석 요구가 어떤 이유로 내려졌는지는 관찰된 사실의 범위에 적혀 있지 않다.

조력의 실질이 조언과 상담에 놓여 있고 참여의 거절이 예외에 해당할 때만 허용된다는 틀을, 합성 사례에 그대로 옮겨 보면 남는 물음이 있다. 변호인이 그 자리에서 조언과 상담을 구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착석 요구가 그 구함을 어떻게 하였는지는 정하여져 있지 않다. 결정은 참여의 보장을 요구하면서도 참여가 갖추어야 할 위치나 청취 범위를 정하지 않았으므로, 남은 사실은 다음 절의 확인 과제로 남는다.

5.6사실 나열과 평가의 경계

조력의 실질이 참여의 모습에 달렸다는 점을 확인한 데 이어, 이 사례에서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정을 적시하고 판단의 자리를 분명히 하여야 한다. 수사관은 변호인에게 피의자의 뒤쪽에 앉으라고 하였으나, 변호인이 신문 당시 들을 수 있었던 말의 범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참여 제한의 정당성 여부 역시 이 자리에서 확정된 결과가 아니다. 자료가 말한 사실과 이 책의 평가는 구별되어야 하며, 미정으로 남은 사정은 미정으로 남아야 한다.

헌법재판소 2000. 9. 23. 2000헌마138 결정은 먼저, "1. 청구인이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당시 이미 이 사건 거부행위의 대상이 된 사실행위(피의자신문)가 종료되었다 하더라도 심판청구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적극)"를 판단 틀의 하나로 세웠다. 이 결정은 사실행위의 종료가 곧 심판의 필요성을 없애는 것은 아니라는 기준을 제시하였고, 이 사례에서 진행 중인 참여 제한의 평가에도 같은 물음의 형식이 놓인다.

조력을 받을 권리의 보호범위에 대하여 헌법재판소 2000. 9. 23. 2000헌마138 결정은, "2. 불구속피의자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헌법적 근거 및 별도의 입법형성 없이 직접 도출되는 범위"를 판시사항의 하나로 삼았다. 이 판시사항이 다루는 쟁점은 권리의 헌법적 근거와 입법형성 없이 도출되는 범위이며, 그 범위가 후방 착석 요구와 같은 참여 방식의 구체적 제한까지 다루는지는 이 결정이 판단한 바에 따라 읽어야 한다. 참여 제한의 위법성 여부를 이미 확정된 결론으로 쓰는 것은 이 경계를 넘는 일이다.

변호인 참여 요구의 거부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 2000. 9. 23. 2000헌마138 결정은 "4. 피청구인이 2000. 2. 16. 청구인들로부터 청구인들에 대한 피의자신문시 변호인들이 참여하여 조력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한 행위(이하 ‘이 사건 행위’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인지 여부(적극)"를 다툰 사건이다. 여기서 다루어진 거부는 참여 요청의 거부이며, 이 사례의 후방 착석 요구와 서류 열람·등사의 거부는 그 사정이 다르다. 거부 사유로 말한 관련 사건의 범위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열람·등사 거부와 법원 결정의 이행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로 사실의 나열을 넘어서지 않아야 한다. 검사는 참고인 진술조서의 열람·등사 신청을 관련 사건 수사에 지장이 있다며 거부하였고, 법원이 열람을 허용하는 결정을 하였으나 검사는 서류를 내놓지 않았다. 법원 결정의 송달일과 이행 요구의 시기, 미이행에 따른 후속 절차의 진행은 미정이다. 참여 제한의 정당성이나 열람 거부의 위법성에 관한 평가는 아직 확정된 결과가 아니며, 판시사항에 적시되지 않은 기준을 지어 적용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례는 관찰된 사실의 나열로 놓이고, 확정되지 않은 사정은 확인을 기다리는 자리에 남아야 한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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