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이 권에서 다루지 못한 물음을 무엇으로 두고, 어떤 조건에서 다시 읽어야 하는지를 묻는다. 법리 설시와 포섭이 한 문장에 섞인 판결의 나눔 규칙, 판결요지가 이유의 어느 층까지를 요약한 것인지, 익명 처리된 판결문에서 사실관계의 구조화 범위를 남는 물음의 세 갈래로 정리한다. 전원합의체 결정의 구조, 원심과 상고심의 분리, 열람·복사의 조건에 변화가 생기면 이 권의 나눔 규칙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재검토 조건으로 맺는다.
14.1남는 물음의 세 갈래
형사 판결문의 원문이 닿는 조건을 확인한 뒤에도 판결문을 세 칸으로 나누는 작업에는 거두지 못한 물음이 남는다. 연구팀이 1만 건을 적으며 마주친 첫 판결문의 문단은 당사자의 주장, 원심의 사실 인정, 상고심의 판단을 한 자리에 놓아 두었다. 이 장은 그 혼재에서 비롯된 물음 세 가지를 앞 장의 검수 결과와 맞물려 놓고,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을 가르는 일에 그친다.
첫 물음은 법리 설시와 포섭이 한 문장에 섞일 때 어디까지를 한 덩어리로 보느냐이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라고 선언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이 원칙을 2차적 증거에까지 넓히며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밝혔다. 곧이어 이 판결은 예외가 성립하는 조건을 붙여 두었다. 그 문장은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이어진다. 앞 구절은 선언이고 뒤 구절은 예외의 성립 요건인데, 두 가지가 한 문단에서 짝을 이루며 앞뒤로 놓여 있다. 나눔 규칙이 이 한 문단을 원칙과 예외의 두 덩어리로 자를지, 한 조각의 설시로 둘지는 확인된 해소 규칙이 제시되어 있지 않다.
둘째 물음은 판결요지가 어느 층까지를 요약한 것이냐이다. 같은 판결의 판결요지는 무관정보의 처리와 치유 불가를 두고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무관정보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라고 적는다. 이 요약은 보관과 치유의 결론을 함께 담고 있다. 결론에 이르는 판단의 층, 다시 말해 어떤 사실이 전제되었고 어떤 법리가 선행되었는지는 요지 안에 드러나 있지 않다. 쟁점 칸과 판단 칸을 적는 입장에서 요지가 판단의 어느 마디까지를 접어 넣은 것으로 볼지가 그대로 남는다. 연구팀이 정한 표지 목록은 이 범위를 가를 규칙을 아직 담지 못했다.
셋째 물음은 익명 처리된 사실관계의 구조화 범위에 관한 것이다. 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은 판시사항 [3]에서 준항고의 구도를 다룬다. 그 문장은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루어진 현장에서의 저장매체 압수·이미징·탐색·복제 및 출력행위 등 일련의 행위가 모두 진행되어 압수·수색이 종료된 후 전체 압수·수색 과정을 단계적·개별적으로 구분하여 각 단계의 개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준항고가 있는 경우"로 시작한다. 이 결정은 그러한 경우에 "당해 압수·수색 과정 전체를 하나의 절차로 파악하여 그 과정에서 나타난 위법이 압수·수색 절차 전체를 위법하게 할 정도로 중대한지 여부에 따라 전체적으로 압수·수색 처분을 취소할 것인지를 가려야 한다"라고 판시한다. 이는 절차 전체를 하나로 묶어 판단하라는 가르침이다. 그런데 익명 처리된 판결문에서 가려진 당사자 표기가 어느 쪽 사실관계에 남을지, 그 표기가 절차의 어느 단계에 붙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 결정이 답한 바가 없다. 미정인 채로 남는다.
앞 장에서 형사 판결서의 열람·복사 조건을 확인한 일은 이 세 물음에 대한 답을 대신하지 못한다. 위 두 결정이 밝힌 것은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범위와 증거능력, 그리고 절차 전체에 대한 판단의 틀이며, 세 칸 나눔의 규칙에 관한 가르침은 담지 않았다. 연구팀의 규칙 초안이 두 사람이 나눈 뒤 견주는 방식에 그친 표시에 머무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법리 설시와 포섭의 혼재, 판결요지의 요약 범위, 익명 처리된 사실관계의 구조화 범위는 그대로 미결로 남는다.
14.2법리 설시와 포섭의 겹침
문장마다 누구의 말인지 가르는 규칙이 남는 물음의 첫 갈래에서 멈춘 자리를,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구조를 통해 확인한다. 이 판결에서 상고심은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절차 위법성과 그 증거능력을 다루며, 법리를 서술하는 문장과 그 법리를 사건 사실에 놓는 문장을 한 호흡으로 엮었다. 앞 장에서 정한 나눔 규칙이 그러한 문장 안에서도 한 칸씩 잘라 적을 수 있는지, 아니면 어느 지점에서 갈라놓기가 중단되는지가 여기서의 쟁점이다.
대법원 2020.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먼저 원심 판단과 상고심 판단의 갈리는 지점을 짚는다. 원심은 이 사건에서 취득된 무관정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무관정보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시는 보관의 부작위를 위법성의 근거로 삼으면서도, 사후의 영장 발부나 증거사용 동의라는 두 요소를 치유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함께 밝힌다. 한 문장 안에서 위법의 판단 근거와 예외 배제가 함께 놓인 셈이다.
같은 판결의 판결요지는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허용 범위를 더 넓게 서술한다. 대법원 2020.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판결요지에 따르면,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 있어 저장매체 자체를 외부로 반출하거나 하드카피·이미징 등의 형태로 복제본(이하 ‘복제본’이라 한다)을 만들어 외부에서 그 저장매체나 복제본에 대하여 압수·수색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 이외에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 유관정보와 무관정보를 나누는 이 문장은 원칙과 그 적용을 한 덩어리로 말한다. 나눔 규칙에 따르면 앞 절반은 법리 설시에, 뒤 절반은 사건 사실의 포섭에 해당하나, 문장은 그 둘을 쉼표 하나 없이 잇고 있다.
위법한 압수·수색이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법리와 적용을 나란히 둔다. 대법원 2020.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판시하였다. 이 문장은 두 층위의 증거를 함께 다루면서도 한 가지 법리, 즉 배제 원칙만을 서술한다. 그러나 바로 이어서 나오는 예외 규정은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라는 조건을 달아 놓는다. 원칙과 예외가 한 문단에 겹쳐 있으되, 조건의 나열이 길어 포섭의 자리가 분리되어 있지 않다.
판결문 한 문단 안에서 원심 판단, 상고심의 법리 설시, 그 법리의 사건 적용이 순차적으로 놓이는 경우, 앞 장에서 정한 세 칸 나눔 규칙은 어디서 한계에 이른다. 판시에서 "위법하고"와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가 한 문장에 이어질 때, 앞의 칸에 무엇을 채우고 뒤의 칸을 무엇으로 비울지에 대해서는 확정된 기준이 아직 없다. 미정으로 남겨 둔 이 물음은, 판결요지가 이유의 어느 층까지를 요약하는지를 따지는 다음 논의와 맞물리게 된다.
14.3판결요지가 담은 층의 범위
법리 설시와 포섭이 한 문장에 얽힌 장면을 그대로 두고 나눔 규칙의 경계를 확인한 뒤, 판결요지가 담는 층의 범위라는 물음으로 나아간다. 2011모1839와 2020도3050의 판결요지를 견주어, 요지가 이유의 어느 층까지를 요약한 것인지 살핀다. 요지에 드러나지 않은 사실 인정이나 판단 근거를 요약이라며 보충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지키며 읽는다.
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의 판결요지는 쟁점의 목록과 함께 "[1] 수사기관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은 원칙적으로 영장 발부의 사유로 된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만을 문서 출력물로 수집하거나 수사기관이 휴대한 저장매체에 해당 파일을 복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저장매체 자체를 직접 반출하거나 저장매체에 들어 있는 전자파일 전부를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 형태(이하 ‘복제본’이라 한다)로 수사기관 사무실 등 외부로 반출하는 방식으로 압수·수색하는 것은 현장의 사정이나 전자정보의 대량성으로 관련 정보 획득에 긴 시간이 소요되거나 전문 인력에 의한 기술적 조치가 필요한 경우 등 범위를 정하여 출력 또는 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때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을 뿐이다."라고 밝힌다. 이 문장은 예외의 조건까지 함께 담고 있다. 요지가 단순한 결론만이 아니라 판단 기준의 조건을 함께 적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결정의 요지 [1]은 이어서 "따라서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반출된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혐의사실 관련성에 대한 구분 없이 임의로 저장된 전자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일로 복제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영장주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압수가 된다."라고 적는다. 요지 [2]는 "비록 수사기관이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만을 복제·출력하였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는 단서를 빠뜨리지 않는다. 요지가 법적 평가뿐 아니라 평가의 한계까지 함께 담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판결요지는 쟁점 목록에 이어 "[1]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 있어 저장매체 자체를 외부로 반출하거나 하드카피·이미징 등의 형태로 복제본(이하 ‘복제본’이라 한다)을 만들어 외부에서 그 저장매체나 복제본에 대하여 압수·수색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 이외에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라고 밝힌다. 이 문장은 2011모1839의 요지와 나란히 놓일 때, 두 요지가 모두 원칙과 예외의 틀을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2020도3050의 요지는 이유의 어느 층까지를 요약한 것인지는 미정이다. 요지에 드러나지 않은 사실 인정이나 판단 근거를 요약이라며 보충하면 안 된다. 2011모1839의 요지 [3]이 "여기서 위법의 중대성은 위반한 절차조항의 취지, 전체과정 중에서 위반행위가 발생한 과정의 중요도, 위반사항에 의한 법익침해 가능성의 경중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단 기준까지 적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요지가 어디까지를 담는지는 두 결정 사이에서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 물음은 미결로 남는다.
14.4익명 처리와 사실관계 범위
판결요지가 어느 층까지를 담는지 못 박지 못한 채로, 익명 처리된 판결문의 구조화 범위에 관한 물음이 남는다. 쟁점·인정된 사실·판단의 세 칸에 나누어 적는 작업에서, 가려진 당사자 표기가 어느 칸에 남을지가 문제이다. 이 물음은 조문이 무엇을 보호조치의 대상으로 삼는지를 읽는 것에서 출발한다.
민사소송법 제163조의2는 판결서의 열람·복사를 허용하면서 그 절차에 보호조치를 요구한다. 위 조 제3항은 "법원사무관등이나 그 밖의 법원공무원은 제1항에 따른 열람 및 복사에 앞서 판결서에 기재된 성명 등 개인정보가 공개되지 아니하도록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보호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이 규정은 보호조치가 성명 등 개인정보의 공개를 막기 위한 것임을 밝힐 뿐, 어떤 표기를 얼마만큼 가릴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59조의3도 같은 방식으로 보호조치를 둔다. 위 조 제2항은 "법원사무관등이나 그 밖의 법원공무원은 제1항에 따른 열람 및 복사에 앞서 판결서등에 기재된 성명 등 개인정보가 공개되지 아니하도록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보호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형사소송법이 정하는 열람·복사의 대상은 확정된 사건의 판결서등에 이르지만, 개인정보를 보호조치로 가려야 한다는 요구는 민사소송법과 같은 문안이다. 두 조문 어디에도 익명 처리의 기준이나 처리할 범위를 직접 정한 대목은 없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59조의3 제1항 단서는 열람·복사를 제한할 수 있는 경우를 열거한다. 그 제5호는 "제59조의2제2항제3호 또는 제6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 다만, 소송관계인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 한정한다"라고 정한다. 이와 같이 단서가 예외를 두는 구조는,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범위에서 열람·복사가 허용된다는 점을 전제한다. 다만 단서의 사유에 익명 처리의 범위를 가늠하는 기준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사례에서 연구팀이 견줄 것은 자료가 정한 보호조치의 대상과, 그 조치로 가려진 표기가 판결문의 어느 층에 남는지이다. 조문은 보호조치가 개인정보를 지향한다고 말할 뿐, 가려진 자리가 쟁점에 놓일지, 인정된 사실에 놓일지, 판단에 놓일지를 나누지 않는다. 익명 처리의 기준과 처리 범위가 대법원규칙에 맡겨진 이상, 조문만으로는 그 범위를 새로 만들어 세 칸의 구분에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익명 처리된 표기가 사실관계의 어느 층에 남는지는 미결로 남는다. 다만 그 자리는 쟁점·인정된 사실·판단의 세 칸에 나누어 적는 작업의 표시에 그친다. 익명 처리가 글자 수나 자리의 모양을 바꾸어 놓았더라도, 판결문에 쓰인 문장의 층을 가르는 일과 보호조치의 범위를 늘리는 일은 서로 갈라져 있다.
14.5다시 읽어야 할 세 조건
민사소송법 제163조의2의 열람·복사 규정이 익명 처리의 범위를 미결로 둔 채 끝난 자리에서, 이 권의 나눔 규칙이 언제 다시 검토되어야 하는지가 남는다. 나눔 규칙은 판결문의 글을 정해진 칸에 나누어 적는 작업의 표시이므로, 그 표시의 대상이 되는 판결문의 구조나 열람 조건이 달라지면 규칙도 함께 달라져야 한다. 이 절은 자료가 밝힌 조건의 틀 안에서 그러한 재검토의 시점을 세 가지로 나누어 적는다.
첫 번째 조건은 전원합의체 결정의 구조에 관한 것이다. 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은 셋째 판시사항에서 "그러므로 이 경우에는 준항고인이 전체 압수·수색 과정을 단계적·개별적으로 구분하여 각 단계의 개별 처분의 취소를 구하더라도 준항고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분된 개별 처분의 위법이나 취소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니라 당해 압수·수색 과정 전체를 하나의 절차로 파악하여 그 과정에서 나타난 위법이 압수·수색 절차 전체를 위법하게 할 정도로 중대한지 여부에 따라 전체적으로 압수·수색 처분을 취소할 것인지를 가려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같은 결정의 다수의견은 그 틀을 "여기서 위법의 중대성은 위반한 절차조항의 취지, 전체과정 중에서 위반행위가 발생한 과정의 중요도, 위반사항에 의한 법익침해 가능성의 경중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이었다(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반면 제1 처분에 관한 대법관 김용덕의 별개의견은 "개별 처분별로 위법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이상, 그에 관한 취소 여부도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이는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 과정이 모두 종료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보았다(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나눔 규칙이 셋째 판시사항을 하나의 층으로 둘지,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을 각각의 표지로 세울지가 미정으로 남는 까닭이 이 구조 차이에 있다.
두 번째 조건은 원심과 상고심의 분리에 관한 것이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첫째 판시사항은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경우, 무관정보 부분에 대한 압수가 위법한지 여부(적극) 및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거나 피고인 등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한 경우, 위법성이 치유되는지 여부(소극)"를 다룬다. 이 판결요지는 무관정보의 보관과 치유의 부정을 함께 담고 있으므로, 문장마다 누구의 말인지 가르는 규칙으로는 원심의 사실 인정과 상고심의 판단이 한 문단에 놓인 경우를 그대로 나누기 어렵다. 둘째 판시사항의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는 표현은 판단의 주체를 법원으로 한정하고 있으나, 그 법원이 어느 심급인지 자료는 밝히지 않는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앞 문단에 놓인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 그러나"로 잇는 대목(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을 어느 칸에 둘지가 역시 미정이다.
세 번째 조건은 열람·복사의 조건에 관한 것이다. 민사소송법 제163조의2 제1항은 "누구든지 판결이 선고된 사건의 판결서(확정되지 아니한 사건에 대한 판결서를 포함하며, 「소액사건심판법」이 적용되는 사건의 판결서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및 이 법 제429조 본문에 따른 판결서는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인터넷, 그 밖의 전산정보처리시스템을 통한 전자적 방법 등으로 열람 및 복사할 수 있다"고 정하고, 단서에서 "변론의 공개를 금지한 사건의 판결서로서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열람 및 복사를 전부 또는 일부 제한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민사소송법 제163조의2). 같은 조 제3항은 "법원사무관등이나 그 밖의 법원공무원은 제1항에 따른 열람 및 복사에 앞서 판결서에 기재된 성명 등 개인정보가 공개되지 아니하도록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보호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한다(민사소송법 제163조의2). 제외 사건의 범위나 보호조치의 방법이 대법원규칙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규칙이 달라지면 구조화의 대상이 되는 판결문의 모양도 달라진다. 익명 처리된 표기가 사실관계의 어느 층에 남는지가 미결로 남은 것은 이 조건과 맞닿아 있다.
이 세 가지가 함께 움직이면 이 권의 나눔 규칙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대법원 2015. 7. 16. 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의 틀과 별개의견이 가르는 갈래가 달라지거나,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이 밝힌 판단 주체의 심급이 정해지거나, 민사소송법 제163조의2의 단서와 제3항이 맡긴 사항이 새로 정해질 때가 그 시점이다. 자료가 제공되지 않은 범위의 재검토 시점이나 새 규칙은 여기서 단정하지 않는다. 이 권은 판결문 1만 건을 쟁점, 인정된 사실, 판단의 세 칸에 나누어 적는 작업의 표시만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