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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데이터의 구조화: 쟁점·사실·판단의 분리 · 제48권 · 제6장 · 초판

판결문의 층: 문장마다 누구의 말인가

한 판결문 안에는 누구의 목소리가 겹쳐 들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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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200단어 ·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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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0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6.1판결문 속 겹친 목소리
  3. 6.2당사자의 주장이라는 층
  4. 6.3원심의 인정과 판단
  5. 6.4일반 기준과 사실 적용
  6. 6.5결론과 다른 의견의 자리
  7. 6.6문장 단위로 가르는 규칙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이 장은 한 판결문 안에 누구의 목소리가 겹쳐 들어 있는지를 묻는다. 당사자의 주장, 원심의 인정과 판단, 법원이 밝힌 일반 기준, 그 사건의 사실에 대한 적용, 결론, 다수의견과 다른 의견을 층으로 나누어 적는다. 판결문 속에 겹친 목소리를 살핀 뒤, 문장 단위로 가르는 규칙으로 나아간다.

6.1판결문 속 겹친 목소리

판결문의 문장에 담긴 발화 주체를 가르는 작업이 이미 시작된 김에, 한 문단 안에 여러 목소리가 겹쳐 놓이는 구체적인 양상을 2020도3050에서 확인해 보자.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판결요지에는 원심의 판단을 옮긴 뒤 이어지는 식의 전환이 들어 있지 않으나, 판결문의 문단에서 그러한 전환이 확인되면, 문장마다 누구의 말인지 규칙을 세워 분류한다.

우선 판결요지가 무엇을 어떤 높이에서 요약하는지 살펴보자.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증거능력의 배제 원칙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 문장에서 법리의 설시가 끝나고 예외의 설시로 넘어가는 지점은 명확하다. 다만 포섭의 흔적이 이 문장 안에 섞여 있지 않으므로, 문장 분류의 쟁점은 다음 문단으로 미룬다.

다음으로 예외의 조건을 세는 방식을 보자. 위 판결은 예외를 허용하는 경우를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로 한정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 문장은 법원이 적어도 그러한 평가에 이른 경우에만 증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하므로, 예외의 조건을 문장에서 덜어내지 않고 함께 옮겨야 한다.

층을 나누는 기준은 법리와 포섭의 경계에만 있지 않다. 판결요지가 2차적 증거의 판단 요소를 나열한 곳을 보자. 위 판결은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 나열은 법리의 내용을 이루므로, 사실로 옮겨 적지 않고 법리의 칸에 남긴다.

한 문단에 층이 겹치면 분류는 문장 단위에서 발화 주체를 확인하는 규칙에 의존한다. 위 판결이 무관정보의 보관에 대하여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곳에서, 동의의 주체는 피고인이나 변호인이지만 판단의 주체는 법원이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따라서 이 문장은 당사자의 행위에 대한 법원의 판단으로, 판단의 칸에 적는다. 다만 판결문에서 가려진 당사자 표기가 사실관계의 어느 쪽에 남는지와, 판결요지가 이유의 어느 층까지를 요약한 것으로 볼지는 미정이다.

6.2당사자의 주장이라는 층

한 판결문 안에는 여러 주체의 목소리가 겹쳐 있으며, 그 겹침을 풀어 나누어 쓰는 첫 자리는 바로 당사자의 주장이다. 이 자리에는 법원의 판단이 아니라 소송 당사자가 법원에 대하여 내세운 말이 적힌다. 먼저 2020도3050 판결문에 남아 있는 당사자의 말을 찾아 인용하고, 그 말을 무엇으로 적으며 무엇으로 적지 않는지 그 경계를 살핀다.

당사자의 주장이라는 층을 구별하려면, 판결문이 그 주장을 누구의 말로 옮기고 있는지 그 표현을 먼저 읽어야 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요지에 담긴 당사자 쪽의 표기는 다음과 같다. 무관정보를 대상으로 한 압수의 증거능력을 두고 법원이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고 선을 그은 문장 가운데, 동의의 주체로 '피고인'과 '변호인'이 함께 놓여 있다. 이 표기에서 '피고인'과 '변호인'은 두 당사자가 아니라 방어 쪽 소송 관계인을 가리키며, 그들이 증거 사용에 동의했다는 사정이 치유의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결의 말이다. 우리가 이 문장을 당사자의 주장이라는 층에 그대로 옮겨 적을 때, '동의'라는 행위는 인정된 사실의 자리에 두고 그 행위에 대한 법적 평가는 판단의 칸에 두어야 한다.

당사자의 말이 인용문 안에 직접 들어 있는 경우는 그대로 옮겨 적되, 인용 안의 주체를 바꾸어 소개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른 증거배제를 다룬 대목에서 법원은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고 말한다. 이 문장은 법원의 법리 설시이며, 수사기관이라는 주어가 붙어 있지만 그 주어는 당사자의 주장이 아니라 법원이 규율 대상으로 삼는 상대의 지위이다. 그러므로 당사자의 주장이라는 층을 적을 때 이 문장을 옮겨 넣지 않고, 법리 설시의 자리에 남긴다.

한편 당사자가 실제로 한 주장을 만들어 넣는 일은 이 층을 쓸 때 가장 경계해야 할 오류이다. 위 판결의 요지에는 무관정보의 보관이 "위법하고"(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사후 영장 발부나 증거사용 동의가 치유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말해질 뿐, 피고인이 무관정보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거나 검사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주장했다는 서술은 들어 있지 않다. 따라서 그 항변의 내용을 지어내어 주장이라는 층에 채워 넣을 수 없다. 판결문에 담긴 주장의 인용문만이 이 층의 재료이며, 요지에 나타나지 않은 주장을 전제로 삼는 것은 사실관계를 미리 정하는 일이 된다.

또한 당사자의 말을 사실 인정의 자리로 옮겨 적지 않는 것도 이 층을 나누는 이유의 하나이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무관정보를 대상으로 한 사후 압수·수색영장의 발부에 대하여 "이는 압수·수색절차가 종료됨에 따라 당연히 삭제·폐기되었어야 할 전자정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당연히 삭제·폐기되었어야 할'이라는 표현은 법원이 절차의 취지에서 도출한 평가이고, 무관정보가 실제로 삭제되지 않았다는 사실과는 구별된다. 그 사실이 무엇이었는지는 이 층에서 새롭게 확인하지 아니하며, 확인된 사실의 자리는 별도의 칸에 남는다.

결국 당사자의 주장이라는 층은 판결문에 인용된 주장의 문장을 그대로 적는 자리이고, 그 주장을 사실로 옮기거나 법원의 평가로 둔갑시키지 않는 자리이다. 위 판결에서 '피고인'이나 '변호인'이라는 표기가 붙은 문장을 읽을 때에도, 그 문장에 담긴 사정은 주장이거나 사실의 조각일 수 있으나 법원이 그 사정에 부여한 평가는 판단의 칸에 두어야 한다. 세 칸 중에서 주장이라는 층은 그렇게 법원의 말을 걷어낸 뒤에야 비로소 채워진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같은 판결 같은 판결 같은 판결

6.3원심의 인정과 판단

판사의 말과 당사자의 말을 가르는 규칙을 세웠다면, 다음은 법원이 같은 법원의 말을 인용할 때 그 표지를 따라가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원심의 판단을 옮긴 뒤 자기의 결론을 놓는 구조를 보여 준다. 이 사례에서 원심이 한 사실 인정과 법적 판단이 상고심의 말과 갈려 놓이는 자리를 읽을 때, 원심이 밝히지 않은 근거를 상고심의 판단과 견주어 지어내지 않아야 한다.

대법원은 먼저 전자정보 압수·수색의 범위에 관한 일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서술하였다.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 있어 저장매체 자체를 외부로 반출하거나 하드카피·이미징 등의 형태로 복제본(이하 ‘복제본’이라 한다)을 만들어 외부에서 그 저장매체나 복제본에 대하여 압수·수색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 이외에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 문장은 무관정보 탐색의 위법성을 선언한 상고심의 말이며, 그 뒤에 따라오는 단서도 그대로 옮겨 적어야 한다. "그러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유관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무관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으로서는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예외의 조건인 추가 탐색 중단과 별도 영장 발부를 빼면 이 문장의 뜻이 바뀌므로, 인용에서 그대로 두어야 한다.

같은 판결은 무관정보 보관과 복제본 열람에 대해서도 상고심의 판단을 밝히고 있다.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무관정보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고 하였다. 치유 사유에 관한 부분까지 함께 인용해야 비로소 상고심이 놓은 조건의 자리가 드러난다. 복제본 열람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이 새로운 범죄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무관정보가 남아 있는 복제본을 열람하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으로 압수되지 않은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수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고 판단하였다. 위법성의 이유를 직접 밝힌 문장이므로, 원심의 견해와 섞지 않고 상고심의 말로 적는다.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대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고 전제한 뒤,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라고 선언하였다. 이어서 예외의 요건을 두는데,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라고 하였다. 단서와 예외가 한 문장에 함께 놓여 있으므로, 앞뒤를 자르지 않고 옮겨야 한다. 최종 판단의 사정에 관해서는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라고 설시하였다.

이 판결문의 기록에서 원심의 말과 상고심의 말이 갈리는 자리는 문장의 표지로만 확인할 수 있다. 판결문에 원심이 한 판단을 옮긴 뒤 이어지는 대조 접속사 아래가 상고심의 판단인 문장이 있을 때, 앞 인용에서 본 것처럼 압수·수색의 원칙과 단서가 그러한 형식으로 이어진다. 앞의 인용은 모두 상고심이 원심의 판단에 대해 놓은 말이며, 원심이 밝힌 근거를 여기서 찾아 적어 넣을 수는 없다. 원심이 사실을 어떻게 인정했는지, 어떤 법리를 설시했는지가 판결문에 밝혀져 있다면 그 부분만 원심의 말로 적고, 그렇지 않은 자리는 빈 칸으로 남겨 두어야 한다.

이렇게 층을 가르는 일은 법적 평가의 확정이 아니라 글을 정해진 칸에 나누어 적는 작업의 표시이다. 익명 처리된 판결문에서 가려진 당사자 표기가 사실관계의 어느 쪽에 남는지, 판결요지가 이유의 어느 층까지를 요약한 것으로 볼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표지로 가른 뒤에도, 원심과 상고심의 말이 한 문장에 겹친 경우에 대는 남은 규칙이 있다. 원심의 인정 사실과 상고심의 판단을 견줄 때에는 양쪽에 실제로 적힌 문장만을 놓고 대조하고, 한쪽이 닫은 근거를 다른 쪽으로 옮겨 적지 않는다는 기준을 지킨다. 이 기준은 지금까지 세운 표지 목록과 견줌의 기록에 얹힌 작업 규칙이며, 판결의 결론을 새로 정하는 틀이 아니다.

6.4일반 기준과 사실 적용

원심의 인정과 판단을 갈라 적는 데서 멈추지 않고, 법원이 밝힌 일반 기준과 그 사건의 사실에 대한 적용을 서로 다른 칸에 놓는 문제로 나아간다. 일반 기준은 법원이 법령의 의미를 밝히며 꺼낸 보편적인 문장이고, 사실 적용은 그 기준을 그 사건의 사정에 견주어 판단한 문장이다. 두 가지를 한 칸에 섞어 적으면, 뒤에 다른 사건을 적을 때 그 기준을 다시 꺼내 쓰기가 어렵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전자정보의 압수·수색에서 유관정보와 무관정보를 가르는 기준을 먼저 밝혔다. 판결요지에 따르면,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에 있어 저장매체 자체를 외부로 반출하거나 하드카피·이미징 등의 형태로 복제본(이하 ‘복제본’이라 한다)을 만들어 외부에서 그 저장매체나 복제본에 대하여 압수·수색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도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 이외에 이와 무관한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 이 문장은 무엇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지를 가르는 기준에 해당한다. 이 사례에서 팀이 ‘법리 설시’ 칸에 넣어야 할 문장이 바로 이와 같은 기준의 문장이다.

같은 판결요지에는 그 기준을 구체적인 수사 정황에 견주어 판단한 문장이 뒤에 놓여 있다. 판결요지는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무관정보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라고 하여, 선별 압수 뒤 무관정보를 그대로 보관한 사정에 그 기준을 대고 있다. 이 문장은 사실 적용의 층에 놓인다. 기준의 문장과 적용의 문장은 판결요지 안에서 앞뒤로 이어지지만, 이 사례의 표에서 놓이는 칸은 서로 다르다.

한 문장 안에 기준과 적용이 함께 섞인 경우에는 원문에 없는 요건을 만들어 넣지 않은 채 문장 전체를 옮긴다. 판결요지는 "수사기관이 새로운 범죄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무관정보가 남아 있는 복제본을 열람하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으로 압수되지 않은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수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라고 하여, 열람이라는 행위가 무엇과 다르지 않은지를 함께 말한다. 이 문장에서 행위의 성격을 가르는 부분과 그 행위에 무관정보가 남아 있다는 사정이 함께 놓여 있다. 이 사례에서 팀은 두 사람의 견줌 뒤 이 문장을 한 덩어리로 옮기되, 원문에 없는 별도의 요건을 만들어 갈라내지 않는 것으로 적기로 한다.

2차적 증거에 관한 판단에서도 기준과 적용의 자리는 함께 나타난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르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 같은 판결요지는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밝히며 이 원칙의 문장을 기준의 칸에 놓는다. 다만이라는 단서 뒤에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라는 문장이 이어진다. 이 단서의 조건은 기준의 문장에서 빼지 않고 함께 옮긴다. 단서의 조건은 원문에 없는 요건으로 다루지 않는다.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판단할 때 살필 사정을 나열한 문장은 그 사정이 이 사건에서 어떻게 놓였는지를 곧바로 말하지 않는다. 판결요지는 "법원이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때에는 먼저 절차에 따르지 아니한 1차적 증거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들, 즉 절차 조항의 취지와 위반의 내용 및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 또는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및 피고인과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등 관련성의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살피는 것은 물론, (…) 나아가 1차적 증거를 기초로 하여 다시 2차적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한 모든 사정들까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주로 인과관계 희석 또는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라고 하여 살필 사정을 밝힌다. 이 문장은 기준의 칸에 놓이고, 그 사정이 이 사건의 사실에서 어떻게 평가되었는지는 앞 단위에서 본 원심의 인정과 판단과 견주어 따로 적는다. 이 견줌의 기록은 확정된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가 아니라, 글로 된 판결문을 정해진 칸에 나누어 적은 작업의 표시에 그친다.

6.5결론과 다른 의견의 자리

일반 기준과 사실 적용이 서로 다른 층임을 가름한 뒤에 남는 것은, 그 문장이 다수의견의 결론인지 별개 의견인지 가르는 일이다. 2020도3050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구조에는 이 물음에 답할 만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결론은 판시사항이 제시하는 범위 안에서 확인한다. 무관정보에 대한 보유가 위법한지 여부에 관한 판시사항은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 경우, 무관정보 부분에 대한 압수가 위법한지 여부(적극) 및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거나 피고인 등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한 경우, 위법성이 치유되는지 여부(소극)"(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로 적혀 있다. 판시사항은 무관정보 부분의 보유를 위법으로 보고, 사후의 영장 발부나 증거 사용 동의가 그 위법성을 치유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각각 (적극)과 (소극)의 표시로 남긴다. 이 표시는 결론의 방향만을 가르킬 뿐이므로, 결론 칸에 옮길 문장은 판결요지의 서술에서 확인한다.

판결요지는 무관정보 보유의 위법과 치유 배제를 하나의 문단에서 말한다. 그 문장은 "수사기관이 유관정보를 선별하여 압수한 후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면 무관정보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로 이어진다. 위법의 근거와 치유 배제의 근거가 한 문장에 놓여 있으므로, 결론 칸에는 위법과 치유 배제의 방향을 함께 적되 각각의 근거를 따로 쪼개어 넣지는 않는다.

전자정보에 대한 적법한 절차의 요건은 같은 판결요지의 앞 문단에 놓여 있다. 판결요지는 우연 발견의 경우에 "수사기관으로서는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고 말한다. 이 문장은 (한정 적극)의 판시사항이 가리키는 쟁점의 요건을 밝힌 것이므로, 우연 발견의 경우가 그 요건에 부합하는지 따지는 판단이 결론 칸에 섞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증거능력의 층에서는 원칙과 예외가 함께 놓여 있다. 판결요지는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고 원칙을 밝힌다. 같은 문단의 뒤쪽은 "다만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고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고 예외를 둔다. 원칙 문장과 예외 문장이 나란히 놓여 있으므로, 결론 칸에 예외의 성립을 단정하여 넣지 않는 것이 이 구조를 존중하는 길이다.

다수의견과 다른 의견의 자리는 별도의 표시로 가려져야 한다. 판결요지가 (한정 적극), (적극), (소극)의 방향을 제시한 것은 그 쟁점에 대한 다수의견의 결론을 가리키는 표지에 해당한다. 익명 처리된 판결문에서 가려진 당사자 표기가 어느 쪽 사실관계에 남는지, 판결요지가 이유의 어느 층까지를 요약한 것으로 볼지, 법리 설시와 포섭이 한 문장에 섞인 경우 어떤 규칙으로 나눌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결론 칸과 다른 의견 칸의 경계는 그 미정이 풀린 뒤에야 확정된다.

6.6문장 단위로 가르는 규칙

층의 자리를 확인한 뒤에 남는 물음은 그 층을 이루는 문장마다 말의 주인을 어떻게 가르는가이다. 판결문 한 단락 안에 당사자의 주장, 원심의 판단, 상고심의 결론이 함께 놓인 경우, 문장을 자르는 일에 앞서 그 문장이 누구의 말인지 표시하는 규칙이 있어야 한다. 이 규칙의 초안을 모으는 일이 이 자리에서 할 일이다.

규칙의 출발점은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문장에 나타나는 화자 표시이다. 판결의 이유 가운데 판단을 여는 문장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 수사기관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역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선언한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 문장에는 주인을 붙일 필요 없이 판결이 직접 말하는 내용이 놓여 있다. 한편 원심을 소개하는 자리에 등장하는 문장은 다른 구조를 보인다. 앞 단위에서 다룬 결론의 자리에서도 보았듯이, 원심의 판단은 판결이 그대로 옮겨 적고 이어서 상고심의 태도를 붙이는 방식으로 놓인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의 판결요지에서 볼 수 있듯이, 앞의 문장 끝에 "압수·수색에 해당하므로 허용될 수 없다. 그러나"로 이어지는 접속이 놓이고 그 뒤에 상고심의 제한이 붙는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 문장은 한 줄 안에 원심의 인정과 상고심의 평가를 함께 담는다. 따라서 문장을 통째로 한 층에 두어서는 안 되고, 화자가 바뀌는 지점에서 표지를 두어 나누어야 한다.

문장을 나눌 때 지켜야 할 첫 규칙은 화자 표지의 앞과 뒤를 한 묶음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당사자의 주장을 옮기거나 원심의 판단을 소개하는 표현, 그리고 상고심이 결론을 내리며 쓰는 표명은 각각 앞에 놓인 내용이 누구의 말인지 밝히는 표지이다. 표지 앞의 내용은 그 주인의 말로 옮겨 적은 것이고, 표지 자체는 판결의 서술이다. 따라서 문장을 셋째 칸에 옮길 때에는 표지 앞뒤의 소속을 각각 적되, 표지를 빠뜨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표지 없이 이어지는 판단 문장, 예컨대 "따라서 복제본은 더 이상 수사기관의 탐색, 복제 또는 출력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수사기관은 새로운 범죄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도 기존 압수·수색 과정에서 출력하거나 복제한 유관정보의 결과물을 열람할 수 있을 뿐이다."는 상고심의 말로 간주한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둘째 규칙은 문장 안에 법리와 포섭이 함께 놓인 경우이다.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은 "무관정보 부분에 대하여는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한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여기서 앞 절은 이 사건에서의 성질을 적고 뒤 절은 법적 효과를 선언한다. 두 내용이 한 문장에 섞여 있을 때 어디에서 자를지에 관하여는 확정된 규칙이 아직 없다. 다만 화자는 둘 다 상고심이므로, 자르는 층의 표지 목록이 만들어진 뒤에 함께 정할 일로 남긴다.

셋째 규칙은 익명 처리의 자리를 가리는 데서 나온다. 가려진 당사자 표기가 사실관계의 어느 쪽에 남을지, 판결요지가 이유의 어느 층까지를 요약한 것으로 볼지 역시 미정이다. 표지 목록을 다음 장에 모을 때 이 자리도 함께 정하여야 한다. 이 견줌의 기록은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고, 글로 된 판결문을 셋째 칸에 나누어 적는 작업의 표시에 그친다.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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