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녹음·촬영·복제와 제3자 경유 취득이 적법한지, 경로가 불명확한 자료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묻는다. 수집·이용의 목적 범위, 제3자 자료와 비밀·개인정보의 경계, 제출명령에서의 고려 사항과 경로 불명확 자료의 취급을 차례로 살피며, 관련 행위의 처벌 요건 해석이나 개인정보 보호 법제의 체계적 정리는 다루지 않는다.
2.1수집·이용의 목적 범위
자기이용문서 해당 여부를 살핀 뒤에는, 자료가 처음 취득된 단계가 정해진 목적 안에 들어갔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는 수집과 이용의 허용 근거를 함께 규정하므로, 취득 방법의 적법성을 묻는 첫 질문은 이 조문의 요건에 닿는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은 수집과 이용의 허용 사유를 일곱 가지로 열거한다. 같은 항 본문은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그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선언한다. 이 문장에 따르면 수집이 허용되는 경우라 해도 이용은 당초 수집 목적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 머무른다.
제15조 제1항이 정하는 사유는 이렇다. "1.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 "2.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3. 공공기관이 법령 등에서 정하는 소관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 "4. 정보주체와 체결한 계약을 이행하거나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정보주체의 요청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5. 명백히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이다. 나머지 두 사유는 "6.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명백하게 정보주체의 권리보다 우선하는 경우. 이 경우 개인정보처리자의 정당한 이익과 상당한 관련이 있고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한다."는 것이며, "7. 공중위생 등 공공의 안전과 안녕을 위하여 긴급히 필요한 경우"이다. 이 사유들은 각각 독립된 근거이므로, 취득 당시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지가 먼저 확인되어야 한다.
동의에 의한 수집이라면 고지된 범위가 곧 이용의 한계가 된다. 제15조 제2항 본문은 "개인정보처리자는 제1항제1호에 따른 동의를 받을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정보주체에게 알려야 한다.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이를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그 사항으로 "1.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목적", "2. 수집하려는 개인정보의 항목", "3. 개인정보의 보유 및 이용 기간", "4.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 및 동의 거부에 따른 불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그 불이익의 내용"을 든다. 따라서 동의를 받을 때 밝힌 수집·이용 목적과 실제 이용 범위가 어긋나는지가 핵심 대조 지점이 된다.
제15조 제3항은 동의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별도로 규정한다. 같은 항은 "개인정보처리자는 당초 수집 목적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범위에서 정보주체에게 불이익이 발생하는지 여부, 암호화 등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였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에 따르면 당초 목적과의 합리적 관련성, 불이익 발생 여부, 안전성 확보 조치 여부가 함께 헤아려진다.
이 기준을 제시된 자료에 놓고 보면, 변경합의서 사본과 자금 기록 표에는 개인정보가 담길 수 있다. 그러나 수집·이용이 어떤 사유에 근거했는지, 동의를 받았다면 고지된 목적과 항목이 무엇이었는지, 당초 수집 목적과 현 단계의 이용 사이에 합리적 관련성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출 사실 자체만으로는 어느 사유에도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그 범위는 미정으로 남는다.
2.2녹음·촬영·복제의 검토 대상
수집 목적의 범위를 확인한 뒤에는 그 자료를 어떤 행위로 손에 넣었는지 살피게 된다. 상대방은 변경합의서 사본과 자금 기록 표를 제출하면서 취득 방법에 관하여는 말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녹음·촬영·복제 가운데 어느 행위가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가 말하는 수집에 놓이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는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경우를 열거하고 있다. 그 첫째 요건은 동의이고,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제1항제1호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로 규정한다. 여기서 동의는 그 자체로 수집의 근거가 된다. 그러나 이 요건을 쓰려면 어느 시점에, 무엇을 알려주고, 무엇에 대하여 동의를 받았는지가 드러나야 한다.
동의를 받을 때 알려야 할 사항도 법에 정해져 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제2항제1호는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목적"을 첫 번째로 둔다. 스캔한 변경합의서에 서명한 이가 수집 목적을 알고 동의했는지, 혹은 통지받은 시점이 언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실 자체가 비어 있으므로 동의 요건의 충족 여부는 이 사례에서 미정으로 남는다.
다른 근거 가운데 계약 이행을 둔 요건은 다음과 같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제1항제4호는 "정보주체와 체결한 계약을 이행하거나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정보주체의 요청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 적는다. 계약을 둘러싼 자료를 모으는 일이었다면 이 근거를 대조해 볼 여지가 있다. 다만 변경합의서 사본을 스캔한 장소와 시점, 자금 기록 표를 회계 파일에서 뽑아낸 조건이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어떤 행위가 계약 이행에 필요한 범위에 들어갔는지도 미정이다.
한편 수집 목적의 범위 안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문구는 수집 이후의 이용까지 염두에 둔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제3항은 "당초 수집 목적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범위에서 정보주체에게 불이익이 발생하는지 여부, 암호화 등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였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선다. 자금 기록 표가 회계 파일에서 어떤 기준으로 추출되었는지, 취득·이전·열람·변경의 이력이 어떻게 되는지 자료가 말해주지 않는다. 따라서 이 항을 그대로 적용하여 이용의 적법성을 단정할 수 없다.
이와 같이 녹음·촬영·복제를 하나로 묶어 적법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각 행위가 개인정보의 수집·이용에 해당하는지, 그렇다면 제15조의 어느 요건 위에 놓이는지를 먼저 따진 뒤에라야 그 근거의 성립 여부를 물을 수 있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내민 사본과 표는 취득 경로와 무결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그 사실만으로 적법성이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2.3제3자 경유 취득의 경계
개인정보 보호법은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를 수집의 첫째 근거로 둔다. 제3자에게서 자료를 받는 경우에 특히 중요한 조항인 이유는, 동의의 주체와 수집의 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쪽의 동의를 전제로 하는지가 문제되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은 수집의 근거를 두면서 그 첫째 호에서 동의를 받은 경우를 든다. 제15조 제1항 제1호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은 경우」라고만 정한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제3자에게서 받아 제출한 자료에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지 여부는 미정이고, 담겨 있다면 동의가 있었는지도 미정이다. 담겨 있지 않다면 이 조항의 검토는 시작되지 않는다. 제15조 제1항은 제2호부터 제7호까지 다른 근거를 함께 두고 있으므로, 제3자에게서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곧바로 적법하거나 위법해지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임직원의 급여 내역처럼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문서를 이유로 문서소지인이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개인정보가 담겼다는 이유만으로 제출을 막을 수는 없다는 취지의 판단이 필요한 까닭에, 제3자 경유의 적법성과 별개의 축으로 읽어야 할 대목이다. 그 판시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2호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자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고,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은 각 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문서제출거부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문서소지인에게 문서제출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므로, 임직원의 급여 및 상여금 내역 등이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문서소지인이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라고 설시한다. 다만 이 판시는 문서제출 거부 여부에 관한 판단일 뿐이고, 이 사례에서 상대방의 자금 기록 표가 어떤 경로로 만들어져 넘어왔는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는 판단이 곧 그 자료의 취득 자체가 적법하다는 뜻은 아니다.
문서가 절차를 통해 넘어온 경우라면, 취득 경로의 적법성은 절차 규정이 정한 범위 안에서 비로소 드러난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그 절차 규정을 다음과 같이 읽는다.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제344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문서의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면서 예외사유로서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이른바 ‘자기이용문서’)를 들고 있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고 하면서, 「어느 문서가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할 목적으로 작성되고 외부자에게 개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지 않으며 개시할 경우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심각한 불이익이 생길 염려가 있다면, 문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의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한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고 밝힌다. 제출 거부 사유가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라면 문서를 받는 쪽의 권리 행사에도 한계가 따른다. 이 사례에서 제출된 자료가 민사소송법상 절차를 통해 넘어온 것인지, 아니면 당사자 사이의 직접적인 자료 교환인지는 미정이다. 절차의 유무에 따라 취득 경로를 재구성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같은 결정은 제출 거부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절차가 열려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290조에 따라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고, 민사소송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 결정으로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제출을 명할 수」(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있도록 하면서, 판단 기준을 명시적으로 적어 둔다. 「문서가 쟁점 판단이나 사실의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지, 문서 제출로 얻게 될 소송상 이익과 피신청인이 문서를 제출함으로 인하여 받게 될 부담이나 재산적 피해 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법인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및 영업 비밀, 기타 권리에 대한 침해와의 비교형량 및 기타 소송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과연 문서제출이 필요한지 및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는 것이 그것이다. 같은 결정은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않거나 대상 문서로 증명하고자 하는 사항이 청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경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는지 여부(적극)」(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를 별도의 쟁점으로 제시한다. 절차가 열려 있었다는 사실이 곧 자료가 넘어와야 했다는 뜻은 아니고, 그 안에서도 필요성과 정당한 이유가 따로 검토된다. 이 사례에서 변경합의서와 자금 기록 표가 어느 범위까지 쟁점 증명에 필요한지는 미정이고, 그 판단에 앞서 자료의 소재와 이력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 사례에서 주어진 사실만으로는 분리해 두어야 할 것들이 남는다. 변경합의서는 스캔 PDF이고, 원본 종이 문서의 소재, 작성자 서명이 확보된 시점, 파일을 만든 장치와 시점은 모두 미정이다. 자금 기록 표가 회계 파일에서 어떤 기준으로 뽑혔는지, 필터 조건과 증거번호의 대응 여부, 취득·이전·열람·변환의 이력, 보관 기간 중의 공백 구간도 미정이다. 제3자를 거쳤다는 사실만으로 취득 경로가 적법해지지는 않고, 그 사실만으로 위법해지는 것도 아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1호가 전제하는 동의의 유무와 제15조 제1항 제2호 이하의 다른 근거의 유무가 먼저 확인되어야 하고, 문서 제출 절차를 거친 것이라면 그 절차가 정한 필요성과 정당한 이유가 함께 확인되어야 한다. 자료가 제출되었다는 사실이 곧 그 취득 경로가 정당하다는 뜻이 아니고, 무결성이 확인되었다거나 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이 사례의 자료가 쓰일 수 있는지, 어느 범위까지 쓰일 수 있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2.4자기이용문서의 판단 기준
제3자를 거친 자료의 취득 경로를 나누어 읽은 뒤에는, 문서를 가진 사람이 제출 자체를 거부할 수 있는지로 시야를 옮겨야 한다. 이 경우 상대방이 내부 결재를 거쳐 작성된 문서라며 자료의 외부 비공개성을 내세울 수 있으므로,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 곧 자기이용문서의 판단 기준을 밝히고 있다.
그 기준을 놓고 결정은 문서제출 거부사유의 법문을 먼저 확인한다.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제344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문서의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하면서 예외사유로서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이른바 ‘자기이용문서’)를 들고 있다." 이 조항에 비추어 결정은 해당 문서가 자기이용문서에 드는지 여부를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판단한다. "어느 문서가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할 목적으로 작성되고 외부자에게 개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지 않으며 개시할 경우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심각한 불이익이 생길 염려가 있다면, 문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의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한다." 이 기준은 작성 목적, 외부 개시 예정의 부재, 개시에 따른 심각한 불이익이라는 세 요소를 함께 보도록 한다.
같은 결정은 요소의 확인 방법도 제시한다. "여기서 어느 문서가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하는지는 문서의 표제나 명칭만으로 판단하여서는 아니 되고, 문서의 작성 목적, 기재 내용에 해당하는 정보, 당해 유형·종류의 문서가 일반적으로 갖는 성향, 문서의 소지 경위나 그 밖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표지에 ‘대외비’나 ‘내부용’이라고 적힌 문서는 그 표제만으로 거부사유가 성립하지 않고, 작성 동기와 기재된 정보, 같은 종류의 문서가 통상 갖는 성격, 문서가 손에 들어온 경로가 함께 살펴진다.
결정은 내부 결재를 거친 문서를 단정할 수 없는 경우를 따로 밝힌다. "설령 주관적으로 내부 이용을 주된 목적으로 회사 내부에서 결재를 거쳐 작성된 문서일지라도, 신청자가 열람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 권리를 가지는 문서와 동일한 정보 또는 직접적 기초·근거가 되는 정보가 문서의 기재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 객관적으로 외부에서의 이용이 작성 목적에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는 볼 수 없는 경우, 문서 자체를 외부에 개시하는 것은 예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문서에 기재된 ‘정보’의 외부 개시가 예정되어 있거나 정보가 공익성을 가지는 경우 등에는 내부문서라는 이유로 자기이용문서라고 쉽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 이 사례의 변경합의서 사본과 자금 기록 표가 회사 내부 결재를 거쳐 작성되었는지는 미정이고, 결정의 요건에 비추어 보더라도 작성 경위의 내부성만으로 거부사유가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위 조문에 따르면 임직원의 급여 및 상여금 내역 등이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문서소지인이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자금 기록 표에 인적 사항이 섞여 있다는 사정만으로 제출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더라도 제출 여부가 바로 정해지지는 않는다. 결정은 거부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의 법원의 판단 틀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한편 자기이용문서 등 문서제출 거부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290조에 따라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고, 민사소송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 결정으로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제출을 명할 수 있으므로, 문서가 쟁점 판단이나 사실의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지, 문서 제출로 얻게 될 소송상 이익과 피신청인이 문서를 제출함으로 인하여 받게 될 부담이나 재산적 피해 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법인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및 영업 비밀, 기타 권리에 대한 침해와의 비교형량 및 기타 소송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과연 문서제출이 필요한지 및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취득 경로의 적법성과 별개로, 제출로 얻는 이익과 문서를 가진 사람이 입는 부담이 비교형량의 대상이 된다. 어느 범위까지 제출이 명해질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2.5제출명령에서의 고려 사항
내부 결재로 작성된 문서를 자기이용문서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결론에서 이어서, 이제 거부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문서에 대해 법원이 제출명령을 내릴 때 무엇을 따져보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2014마2239 결정은 그 판단에 필요한 사유를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다.
그 결정은 우선 거부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제출을 바로 명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한다. "한편 자기이용문서 등 문서제출 거부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도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290조에 따라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고, 민사소송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 결정으로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제출을 명할 수 있으므로, 문서가 쟁점 판단이나 사실의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지, 문서 제출로 얻게 될 소송상 이익과 피신청인이 문서를 제출함으로 인하여 받게 될 부담이나 재산적 피해 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법인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및 영업 비밀, 기타 권리에 대한 침해와의 비교형량 및 기타 소송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과연 문서제출이 필요한지 및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다시 말해 거부사유의 부존재는 제출명령을 정당화하는 출발점일 뿐이며, 법원은 필요성과 정당한 이유를 따로 헤아려 결정한다.
같은 결정은 서증의 필요성에 관한 판단을 한층 더 구체화한다. 제출명령의 대상 문서가 증거로 쓸모가 없다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그것을 제출하도록 명할 것을 신청하는 것은 서증을 신청하는 방식 중의 하나이므로, 법원은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제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다. 또한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된 문서에 의하여 증명하고자 하는 사항이 청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라면 받아들이지 아니할 수 있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 이 판단은 해당 문서 자체가 다루는 사항과 소송의 쟁점 사이의 관련성을 겨냥한 것으로, 이 사례에서 제출신청의 대상이 되는 변경합의서 사본이나 자금 기록 표를 어느 범위까지 서증으로 삼을 수 있는지는 미정이다.
제출을 둘러싼 이해의 저울추는 신청자 쪽의 소송상 이익과 소지자 쪽의 부담을 함께 놓고 본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앞서 인용한 판단 기준에서 "문서 제출로 얻게 될 소송상 이익과 피신청인이 문서를 제출함으로 인하여 받게 될 부담이나 재산적 피해 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법인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및 영업 비밀, 기타 권리에 대한 침해와의 비교형량" 을 요구한다. 따라서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가 어떤 과정을 거쳐 손에 들어왔는지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제출 자체를 배척할 수는 없으며, 반대로 제출된 사실이 곧 그 자료의 취득 경로가 정당하다는 뜻은 아니다.
끝으로, 판시사항에 적힌 판단 항목을 넘어서 이 결정의 판단을 확장해서는 안 된다. 이 사례에서 변경합의서 스캔 파일의 원본 소재와 작성자 서명의 확보 시점, 파일을 만든 장치와 시점, 자금 기록 표의 필터 조건, 증거번호와 원자료 보관 위치의 대응 여부, 취득·이전·열람·변경 이력과 보관 중의 공백 구간은 모두 미정으로 남아 있다. 그 공백은 문서제출 필요성의 판단에서 "기타 소송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에 해당할 수는 있어도, 그 사실만으로 제출의 정당한 이유나 자료 사용 범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2.6경로 불명확 자료의 취급
제출명령에서 문서의 필요성과 신청의 정당한 이유가 판단을 마쳤다면, 이제 남는 것은 그 문서가 어떻게 손에 들어왔는지가 밝혀지지 않은 경우의 처리이다. 대법원은 제출명령이 받아들여질 조건을 판단할 때 무엇을 비교형량하는지를 밝힌 바 있는데,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문서가 쟁점 판단이나 사실의 증명에 어느 정도로 필요한지, 다른 문서로부터 자료를 얻는 것이 가능한지, 문서 제출로 얻게 될 소송상 이익과 피신청인이 문서를 제출함으로 인하여 받게 될 부담이나 재산적 피해 또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법인 내부의 자유로운 의사 형성 및 영업 비밀, 기타 권리에 대한 침해와의 비교형량 및 기타 소송에 나타난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과연 문서제출이 필요한지 및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단은 문서를 누가 어떻게 수집했는지의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제출한 변경합의서 사본과 자금 기록 표에 대하여, 법원이 제출의 필요성을 긍정하였다거나 거부사유가 없다고 보았다는 사실이 그 자료의 취득 경로까지 정당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수집·이용의 적법성은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따져 볼 수 있는지 살핀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은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면서 "①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그 수집 목적의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선언하고, 그 각 호에서 정보주체의 동의, 법률의 특별한 규정, 법령상 의무 준수를 위한 불가피한 경우 등을 들고 있다. 나아가 같은 조 제3항은 "개인정보처리자는 당초 수집 목적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범위에서 정보주체에게 불이익이 발생하는지 여부, 암호화 등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였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은 어느 자료를 수집한 주체가 개인정보처리자인지, 동의나 법령상 근거 가운데 어느 하나가 있었는지를 전제로 성립한다.
이 사례의 변경합의서 사본과 자금 기록 표에 대해서는 그러한 전제가 확인되지 않았다. 자료가 제출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수집 주체, 수집 시점, 수집에 동원된 근거가 특정되지 않는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 제1항 각 호의 요건 가운데 어느 것이 충족되는지도, 같은 조 제3항이 요구하는 당초 수집 목적과의 관련성과 안전성 확보 조치도 미정이다. 자료가 보유·이전·열람·변환되는 과정에서 수집 목적의 범위를 벗어난 이용이 있었는지 여부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제15조는 이 사례의 취득 경로를 적법하다고도, 적법하지 않다고도 단정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을 제공하지 못한다.
문서 제출 절차 쪽도 경로의 적법성을 다루지는 않는다. 대법원 2016. 7. 1. 자 2014마2239 결정은 "임직원의 급여 및 상여금 내역 등이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문서소지인이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하였다. 이는 개인정보라는 사정만으로 제출이 거부될 수 없다는 뜻이며, 그 자료를 처음 수집한 방법이 적법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담고 있지 않다. 결국 제출 여부를 가르는 기준과 취득 경로의 적법성을 가르는 기준은 서로 놓이는 자리가 다르며, 어느 쪽의 결론이 다른 쪽을 대신하지 못한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확정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이 사례의 자료는 제출 절차상 필요하다는 판단을 받았는지를 떠나,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의 요건이 성립했는지와 취득 경로가 정당했는지에 대하여 미정으로 남는다. 무결성이 확인되었다거나 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이 공백을 표시해 두는 채로 남겨 두어야 하며, 제출된 사본이 원본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한 판단은 이 자리에서 미리 주어지지 않는다. 원본 문제는 별개의 기준에서 정해지는 것으로 남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