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상대의 계산을 같은 자료로 재실행하고 그 차이를 어떻게 분해하는지를 묻는다. 재실행의 대상과 고정 조건, 차이 분해의 네 갈래 틀, 미확인 기간과 잔액의 처리, 감정과 전문가 검토의 자리를 차례로 살핀다. 인정할 금액과 다툴 금액을 구분하는 문제에서 맺는다.
12.1재실행의 대상과 고정 조건
앞에서 분석과 법적 평가가 서로 뒤섞이지 않아야 함을 확인하였으므로, 이제 상대가 제출한 계산을 그 자체로 다시 계산해 보기 위한 조건을 따져야 한다. 상대 계산서는 기준 시점, 할인율, 비교 기준 상황, 포함된 거래 목록을 함께 적고 있으며, 그 산식은 계좌 내역·장부·계약서와 변경 이메일·세금 자료를 원자료로 인용한다. 여기서 먼저 가려야 할 것은 무엇을 고정한 채로 계산을 되돌려 보느냐이다. 상대가 쓰지 않은 자료나 산식을 끌어와 대체 수치를 만드는 일은 재실행이 아니라 별개의 계산이며, 그 결과는 상대 수치와 비교할 성질의 것이 못 된다.
재실행의 대상은 상대 계산서가 적어 놓은 산식과 그 산식에 넣은 입력값이다. 제출된 계좌 내역에는 일부 기간이 빠져 있고, 장부와 계좌 사이에는 일치하지 않는 잔액이 남아 있다. 이러한 결손과 불일치는 재실행을 방해하지만, 그렇다고 상대가 쓰지 않은 자료로 빈자리를 메우는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상대 수치의 뿌리를 되짚어 보는 일은 상대가 쥔 자료 안에서만 그 의미를 갖는다. 이 검토는 합성 사례의 상대 계산서를 한정된 원자료 위에서 다시 계산해 보는 절차에 관한 것이며,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 손해 금액의 법적 개념 같은 미정 사항은 판단하지 않는다.
고정할 조건은 계산서에 적힌 기준 시점, 할인율, 비교 기준 상황, 포함된 거래 목록이다. 이 네 가지를 먼저 묶어 두는 이유는, 계산 결과가 달라지는 까닭을 나중에 따로 분해해 읽을 때 비교의 기준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듯이, 계산서에 숫자가 적혀 있다는 사실도 그 숫자의 정확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다만 상대가 선택한 설정을 그대로 두고 계산을 돌려 보는 일은 상대의 결과가 상대 자신의 산식과 입력값에서 나오는지를 확인하는 유일한 길이다.
계산서에 적힌 산식 가운데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가 미정이라면, 그 항목은 미정으로 남겨 두고 넘어가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손해배상 액수의 산정)는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조문이 정하는 것은 법원이 액수를 정할 수 있는 상황이며, 계산서를 재실행하는 쪽에서 미정 항목을 임의의 수치로 채워 넣는 권한을 말하지는 않는다.
나아가 감정이 필요하다면 법원이 부르는 절차에 맡긴다. 민사소송법 제341조(감정의 촉탁)는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공공기관·학교, 그 밖에 상당한 설비가 있는 단체 또는 외국의 공공기관에 감정을 촉탁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선서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민사소송법 제341조)고 정한다. 이는 감정을 청하는 주체가 당사자가 아니라 법원임을 분명히 한다. 따라서 상대 계산서의 재실행은 당사자 측에서 수행할 수 있는 검토 절차로 머물고, 빠진 기간과 불일치 잔액의 처리가 문제될 때 그 자리를 대신 채워 줄 확정 수치는 이 절차 안에서 나오지 않는다. 재실행이 끝난 자리에 남는 것은 상대가 고정한 조건 아래 도출된 결과이며, 상대 수치와의 차이는 그 다음에 따로 읽을 몫이다.
12.2차이 분해의 네 갈래 틀
재실행으로 구한 수치와 상대 계산서의 수치가 벌어질 때, 그 간격을 그대로 두면 무엇이 왜 달라졌는지 가려내지 못한다. 간격을 정의·자료·방법·실행의 네 갈래로 나누어 읽는 일은, 어느 쪽이 옳다는 결론을 서두르는 대신 차이가 생긴 자리를 먼저 표시하는 절차이다. 이 틀은 상대의 계산을 무너뜨리려는 도구가 아니라,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을 갈라 놓는 지도이다.
정의 갈래는 손해의 법적 개념과 산식의 핵심 입력값이 무엇을 가리키는지에서 시작한다.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 손해 금액의 법적 개념, 산식의 핵심 입력값이 미정인 이 사례에서, 정의 갈래에 속한 차이는 확정된 정의 차이라 부르지 않는다.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는 액수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를 다루는데, 그 조문은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조문은 액수의 산정에 이르는 경로를 열어 두지만, 계산서에 적힌 정의를 법원이 채택했다는 뜻은 아니다.
자료 갈래는 계산서가 인용한 원자료가 실제로 무엇을 담고 있는지에서 갈린다. 상대 계산서는 계좌 내역·장부·계약서와 변경 이메일·세금 자료를 함께 인용하는데, 제출된 계좌 내역에는 일부 기간이 빠져 있고 장부와 계좌 사이에 일치하지 않는 잔액이 남아 있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므로, 빠진 기간과 불일치 잔액은 자료 갈래의 차이로 표시하는 데 그친다. 이 사례에서 미확인 기간과 잔액의 처리는 미정이다.
방법 갈래는 할인율과 비교 기준 상황, 그리고 포함된 거래 목록을 어떻게 잡았는지에 관한 차이다. 산식의 핵심 입력값이 미정인 이상, 재실행 결과와 상대 수치 사이의 간격 가운데 얼마가 방법 갈래에 해당하는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민사소송법 제341조는 감정의 촉탁을 규정하면서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공공기관·학교, 그 밖에 상당한 설비가 있는 단체 또는 외국의 공공기관에 감정을 촉탁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선서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이어 "제1항의 경우에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공공기관·학교, 그 밖의 단체 또는 외국 공공기관이 지정한 사람으로 하여금 감정서를 설명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민사소송법 제341조). 이 조문은 계산 방법을 평가할 창구를 열어 두지만, 상대 계산서에 쓰인 산식이 그 창구에서 설명되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실행 갈래는 같은 정의와 같은 자료, 같은 방법을 놓고도 계산 과정에서 숫자가 어긋나는 자리를 가리킨다. 재실행은 상대가 쓴 산식과 원자료를 그대로 놓고 다시 계산하는 절차이므로, 여기서 드러난 차이는 실행 갈래로 표시한다. 다만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가 미정인 이 사례에서, 어떤 항목이 실행 갈래인지 아닌지를 서둘러 나눌 수 없다.
네 갈래 가운데 어느 것인지 확인되지 않은 차이는 미분류로 남긴다. 정의·자료·방법·실행의 어느 칸에도 임의로 집어 넣고 그럴듯한 이유를 만들어 내지 않는 것이 이 틀을 쓰는 첫 규칙이다. 확인된 차이와 미분류의 차이를 함께 적어 두어야, 이후 자료가 보태지거나 정의가 정해질 때 어느 갈래로 옮길지 판단할 수 있다.
12.3미확인 기간과 잔액의 처리
차이를 네 갈래로 나누어 살핀 뒤에 남는 물음은, 확인되지 않은 기간과 잔액을 두고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이다. 상대 계산서에 인용된 계좌 내역에서 일부 기간이 빠져 있고, 장부와 계좌 사이에는 일치하지 않는 잔액이 남는다. 이 두 가지 사실을 어떻게 표시할지와 어느 금액에서 어느 항목을 빼 둘지를 살피지 않으면, 앞에서 나눈 차이 분석의 틀은 그 자리에서 끊긴다.
우선 확인되지 않은 기간을 다룰 때의 법원의 자세를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서 확인한다. 법원은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02조의2)고 규정한다. 이 조문이 손해의 존재는 서면서 액수의 증명이 어려운 경우를 전제로 삼는다는 점이 이 사례에서 중요하다. 빠진 계좌 기간과 불일치 잔액이 그 기간과 잔액에서 손해가 발생했는지마저 밝히지 못하는 상태라면, 조문이 요구하는 전제부터 충족되었는지가 먼저 문제이다.
다음으로, 미확인 기간과 미확인 잔액을 표시하는 방식을 따로 둔다. 계산서에 기준 시점, 할인율, 비교 기준 상황, 포함된 거래 목록이 적혀 있어도, 그 목록에 오르지 않은 기간과 장부·계좌 사이에서 맞지 않는 잔액은 그 자체로 계산서의 산출 범위 밖에 놓인다. 이 항목들을 확인된 거래의 합계 안에 함께 넣어 두면, 나중에 어느 금액이 어떤 자료에서 나온 것인지 되짚을 수 없다. 그러므로 표시는 빠진 기간을 하나의 묶음으로, 불일치 잔액을 또 하나의 묶음으로 나누어 두고, 각 묶음이 어느 계산 항목에 영향을 미치는지만 적는다.
또한, 미확인 항목의 처리를 이미 확정된 것처럼 말하지 않는다. 이 사례에서 적용되는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 손해 금액의 법적 개념, 산식의 핵심 입력값, 미확인 잔액의 처리,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는 미정이다. 미확인 잔액을 추정한 수치를 채워 넣어 합계를 맞추는 방법은 이 자리에서 취하지 않는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곧 법적 평가가 아니라는 전제 아래, 확인된 금액만 따로 더하고, 미확인 금액은 미확인 금액으로 남긴다.
마지막으로, 확인된 금액과 미확인 항목의 관계를 계산서 검토의 산출물에 그대로 남긴다. 확인된 거래의 합계는 그대로 두고, 빠진 기간이 어느 거래 묶음에 속하는지, 불일치 잔액이 어느 계정에서 비롯되었는지만 표시한다. 그렇게 해 두어야, 나중에 자료가 더해지거나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가 정해질 때 어느 항목을 다시 계산할지가 드러난다. 확인되지 않은 사정을 확인된 것처럼 채워 넣는 순간, 차이 분석의 네 갈래 가운데 어느 갈래에 그 차이를 놓을지도 함께 잃어버리게 된다.
12.4감정과 전문가 검토의 자리
빠진 기간과 잔액 불일치를 표시하고 제외할 금액을 가린 뒤에, 남은 물음은 상대방이 낸 전문가 계산서를 어느 자리에서 어떻게 다룰 것인가이다. 재실행으로 얻은 수치와 차이 분해로 나눈 항목이 법정 안에서 어떤 힘을 갖는지, 감정의 절차가 그 힘을 어떻게 나누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335조는 감정인의 지정에 관해 "감정인은 수소법원·수명법관 또는 수탁판사가 지정한다."라고 정한다. 이 규정은 감정의 절차가 누구를 감정인으로 세울 것인가라는 선택에서 시작함을 보여준다. 상대방이 제출한 계산서를 쓴 전문가가 이 절차에서 지정된 감정인인지, 당사자가 세운 참고인에 그치는지는 여기서 밝혀지지 않으므로, 계산서의 수치가 곧 법원이 지정한 감정의 결과라고 말할 수 없다.
감정의 대상이 기관에 맡겨지는 경우의 절차는 민사소송법 제341조에 따르며, 그 제1항은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공공기관·학교, 그 밖에 상당한 설비가 있는 단체 또는 외국의 공공기관에 감정을 촉탁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선서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라고 정한다(민사소송법 제341조). 이 규정은 촉탁이 법원의 필요 인정을 전제로 하는 선택 사항임을 분명히 한다. 전문가 계산서가 원자료로 계좌 내역과 장부,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 세금 자료를 함께 인용한다 하더라도, 촉탁 절차가 거쳐졌다는 사실은 이 사례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촉탁된 기관이 낸 감정서에 대한 설명의 절차는 민사소송법 제341조 제2항이 "제1항의 경우에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공공기관·학교, 그 밖에 단체 또는 외국 공공기관이 지정한 사람으로 하여금 감정서를 설명하게 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같은 조 제3항이 "제2항의 경우에는 제339조의3을 준용한다."라고 정한다. 설명 절차도 법원의 필요 인정을 요하므로, 계산서에 적힌 기준 시점과 할인율, 비교 기준 상황과 포함된 거래 목록이 설명을 거쳤는지는 이 사례에서 미정이다.
이 사례에서 상대방이 낸 계산서는 제출된 자료일 뿐이고, 감정인의 지정이나 감정의 촉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계산서에 담긴 산식의 핵심 입력값과 미확인 잔액의 처리,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는 앞서 살핀 표시와 제외의 문제를 그대로 남긴다. 절차가 거쳐졌다는 사실만으로 상대 수치나 우리 수치가 정당해지지는 않는다. 감정과 전문가 검토는 재실행과 차이 분해의 결과를 법정의 절차 안에 세울 자리를 마련할 뿐이고, 그 자리에 서는 값은 별도로 가려져야 한다.
12.5인정 금액과 다툼 금액의 구분
절차의 자리에서 수치의 자리로 눈을 옮기면, 남는 것은 인정할 금액과 다툴 금액을 가르는 일이다. 상대 계산서가 함께 인용한 계좌 내역 가운데 일부 기간이 빠져 있고 장부와 계좌 사이의 잔액이 맞지 않으므로, 확인된 금액 안에서도 그 자료에 뿌리를 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생긴다. 우선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채권자의 과실을 참작하도록 한 조문을 읽어 둔다.
민법 제396조는 "제396조(과실상계)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라고 정한다. 손해배상의 금액은 계산서에 적힌 숫자를 그대로 옮기는 일과 같지 않고, 채권자 쪽의 사정을 함께 읽고 정하는 일임을 이 조문은 분명히 한다. 이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가 미정이므로 이 조문이 그대로 적용되는지는 여기서 결론을 내리지 아니한다. 다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경우에는 민법 제763조가 "제763조(준용규정) 제393조, 제394조, 제396조, 제399조의 규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한다."라고 정하여 같은 참작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으므로, 청구의 성질이 어느 쪽인지에 따라 참작의 근거가 갈린다. 손해 금액의 법적 개념이 미정인 지금, 인정할 금액과 다툴 금액의 경계는 어느 방향으로든 고정되어 있지 아니하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은 과실상계가 적용되는 자리를 손해배상법의 기본 이념에서 읽는다. 그 판례는 "[5] 증권거래법 제15조가 적용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있어서도 손해의 공평 부담이라는 손해배상법의 기본 이념이 적용된다는 점에 있어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으므로, 피해자에게 손해의 발생 및 확대에 기여한 과실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과실상계를 하거나 공평의 원칙에 기한 책임의 제한을 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라고 판시하고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금액을 낮추는 사정을 책임을 지는 쪽의 사정으로만 한정하지 아니한다. 이 사례에서 산출액의 일부 기간이 자료에서 비어 있고 잔액이 맞지 않는 사정이 어느 쪽의 기여에 해당하는지는 미정이며, 여기서는 그 자료에 뿌리를 둔 금액과 그렇지 않은 금액을 표시하는 자리만 열어 둔다.
한편 판례는 그 제한이 들어갈 범위와 방법도 함께 가른다. 위 판례는 "성질상 그와 같은 다른 사정에 의하여 생긴 손해액을 일일이 증명하는 것이 극히 곤란한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비추어 그러한 사정을 들어 손해배상액을 제한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며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금액의 산정이 어려운 사정이 있다 해서 참작의 자리를 없애지는 않는다.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가 미정인 이 사례에서, 그 범위에 무엇이 들어가는지는 남겨 두되, 범위가 넓다는 이유만으로 계산서의 숫자가 그대로 인정되지는 않음을 읽어 둔다.
다만 참작의 자리는 무한정 넓지 아니하다. 위 판례는 "[7] 허위공시 등의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주식 투자자가 자금사정이나 재무상태에 문제가 있음이 알려진 회사의 주식을 취득했다는 사정 및 위 허위공시 사실이 밝혀진 후 매도를 늦추어 매도가격이 낮아졌다는 사정이 과실상계 사유가 될 수 있는지 여부(소극)"라는 판시사항을 두고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그 사정들을 과실상계의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본다. 이 사례에서 미확인 잔액의 처리와 산식의 핵심 입력값이 미정이므로, 그 처리가 과실의 문제인지 자료의 문제인지도 아직 가려지지 아니하였다. 다만 확인된 금액 가운데 자료가 받쳐 주는 금액은 먼저 인정의 자리에 놓고, 그 자료가 받쳐 주지 아니하는 금액만 다툼의 자리로 남긴다. 그 다툼의 범위를 정하는 일은 뒤에 이어지는 검토의 몫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