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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의 증명: 자금·가치·손해·인과관계의 재현 · II-07 · 제8장 · 초판

손해의 기준: 비교 상황과 다른 원인의 분리

실제 결과와 비교할 기준을 세우고 다른 원인을 어떻게 분리하는가?

분량
약 2,400단어 · 10분
자료
조문 4 · 판결 2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8.1비교 상황의 가정과 차이
  3. 8.2산정 기준 시점과 인지 시점
  4. 8.3반복 행위 기간과 계산 구간
  5. 8.4사후 회복과 금액의 공제
  6. 8.5다른 원인과 시장 변화의 분리
  7. 8.6시장 가격과 청구 근거의 대응
  8. 다룬 법령
  9.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이 장은 실제 결과와 비교할 기준을 세우고 다른 원인을 어떻게 분리하는지를 묻는다. 비교 상황의 가정과 차이, 산정 기준 시점과 인지 시점, 반복 행위 기간과 계산 구간, 사후 회복과 금액의 공제, 다른 원인과 시장 변화의 분리를 차례로 살핀다. 시장 가격과 청구 근거의 대응에서 맺는다.

8.1비교 상황의 가정과 차이

양측 평가서의 차이를 항목별로 가른 뒤에는, 그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채로 손해의 기준을 묻는 단계에 이른다. 비교 상황의 가정이 무엇을 전제하는지와 그것이 손해 산정의 출발점에 놓이는 이유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손해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첫 틀은 민법 제393조에 두어져 있다. 그 제1항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라고 선언한다(민법 제393조). 이 문장은 손해를 계산하기 전에 무엇을 손해로 볼 것인지를 먼저 제한한다. 계산서가 산출한 금액이 손해배상의 범위에 들어오려면, 그 금액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통상의 손해에 해당해야 한다.

손해의 한계를 정한 조문 뒤에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의 취급이 따라온다. 민법 제393조 제2단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라고 정한다.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여부가 배상 책임의 성립 조건에 놓인다. 그러므로 계산서에 특별한 사정에 근거한 항목이 섞여 있다면 그 항목은 통상의 손해와 나누어 살펴야 한다.

비교 상황은 실제 결과와 나란히 놓이는 가정된 상태다. 계산서는 기준 시점, 할인율, 비교 기준 상황, 포함된 거래 목록을 적어 두었으나, 제출된 계좌 내역에는 일부 기간이 빠져 있고 장부와 계좌 사이에 일치하지 않는 잔액이 남아 있다.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도 미정이다. 이 사정은 비교 상황의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뜻이며, 그렇다고 해서 자료에 없는 기준 가격이나 계약 조항을 새로 만들어 넣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이 사례에 민법 제393조를 적용할 때 그 문구가 요구하는 것은, 먼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통상의 손해를 비교 상황과 실제 결과의 차이 안에서 확인하는 일이다. 이 확인은 계산서에 적힌 산식이나 금액을 받아들이는 것과 다른 차원의 일이다. 산식에 들어간 입력값의 의미와 범위, 그리고 미확인 잔액을 어디에 놓을지에 관한 판단은 앞 단위에서 나눈 차이의 항목 안에 그대로 남아 있다.

손해의 기준을 묻는 출발점은 비교 상황의 가정이다. 무엇을 가정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차이의 크기도, 그 차이가 통상의 손해인지 아닌지도 판정할 수 없다.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와 미확인 잔액의 처리는 미정으로 남는다. 자료에 계산서와 원자료가 놓여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곧 그 내용이 손해배상의 범위에 들어온다는 법적 평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8.2산정 기준 시점과 인지 시점

비교 상황을 무엇으로 삼는지에 따라 손해의 양상이 달라진다고 본 뒤, 남는 물음은 계산서에 적힌 기준 시점과 법이 정한 기산점이 같은 것인지이다. 상대방이 제출한 계산서에는 할인율과 함께 기준 시점이 적혀 있으나, 그 기준 시점이 계약상 의무의 이행기가 될지 위반 행위의 시점이 될지 자료가 정해 두고 있지 않다. 그러한 미정 사항에 앞서, 법원이 제척기간의 기산점을 어떻게 읽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은 사업보고서의 허위기재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제척기간 기산점인 ‘당해 사실을 안 날’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여기서 ‘당해 사실을 안 날’이란 청구권자가 사업보고서의 허위기재나 기재누락의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한 때라고 볼 것이고, 일반인이 그와 같은 사업보고서의 허위기재나 기재누락의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정도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권자도 그러한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판시는 청구권자가 허위기재의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한 때를 기산점으로 삼는다는 점을 말할 뿐이다. 손해액을 산정할 때 어떤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할지에 대해서는 이 판시가 답하고 있지 않다.

같은 판결은 인지의 정도에 관한 부연도 남긴다. "일반인이 그와 같은 사업보고서의 허위기재나 기재누락의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정도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청구권자도 그러한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기준은 제척기간의 기산을 확정하는 데 쓰인다. 계산서가 원자료로 들이민 계좌 내역과 세금 자료의 기재일이 인지 시점과 겹치더라도, 그 겹침만으로 산정 기준 시점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이 인과관계의 존부를 다룬 부분은 시점의 문제를 뒤쫓는 논리를 보여 준다. "일반적으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 사실이 밝혀진 후 그로 인한 충격이 가라앉고 그와 같은 허위정보로 인하여 부풀려진 부분이 모두 제거되어 일단 정상적인 주가가 형성되면 그와 같은 정상주가의 형성일 이후의 주가변동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므로 (…) 이 경우 손해액은 계산상 매수가격에서 위 정상주가 형성일의 주가를 공제한 금액이 된다." 여기서의 정상주가 형성일은 인과관계의 단절을 가르는 시점이다. 산정 기준 시점과 인지 시점이 서로 다른 문제라는 점이 이 구절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따라서 계산서에 적힌 기준 시점이 제척기간의 기산점과 같은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단정할 수 없다. 인지 시점은 청구권의 소멸 여부를 가르는 데 쓰이고, 산정 기준 시점은 손해액을 어떻게 계산할지에 관한 문제이다. 계산서가 참조하는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의 유효 여부, 산식의 핵심 입력값, 미확인 잔액의 처리 방식은 모두 미정이므로, 산정 기준 시점의 확정은 보류한다.

8.3반복 행위 기간과 계산 구간

산정 기준 시점과 인지 시점이 각기 다른 문제임을 확인한 데서 나아가, 일정 기간 계속된 행위가 하나의 덩어리로 볼 만한지가 이 절의 질문이다. 계산서는 기준 시점과 할인율을 적어 두었지만, 어느 행위를 어떤 단위로 묶어 계산 구간을 삼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대법원은 시세조종 등의 목적으로 여러 행위가 이어진 경우의 죄수를 논하면서 그 묶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형법상 죄수의 논리를 손해 계산 구간의 설정 근거로 옮길 수 있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도8109 판결은 보호법익과 죄수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 제176조와 제178조의 보호법익은 주식 등 거래의 공정성 및 유통의 원활성 확보라는 사회적 법익이고 주식 소유자 등 개개인의 재산적 법익은 직접적인 보호법익이 아니므로, 주식시세조종 등의 목적으로 자본시장법 제176조와 제178조에 해당하는 수개의 행위를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기간 계속하여 반복한 경우, 자본시장법 제176조와 제178조에서 정한 시세조종행위 및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의 포괄일죄가 성립한다." 같은 판결이 제시한 묶음의 조건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기간 계속하여 반복한 경우"이다. 이 판결은 죄수를 포괄일죄로 본 것이므로, 손해의 계산 구간을 몇 달이나 몇 거래로 잡을지는 여기서 정해지지 않았다.

반복 행위의 기간을 묶는 논리와 그 기간에서 생긴 이익을 산정하는 논리는 같은 판결 안에서도 겉을 달리한다. 같은 판결은 이익의 산정 기준을 이렇게 적는다. "통상적인 경우에는 위반행위와 관련된 거래로 인한 총수입에서 거래를 위한 총비용을 공제한 차액을 산정하는 방법으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을 산출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사안에서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가액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인정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기적 부정거래행위를 근절하려는 자본시장법 제443조의 입법 취지와 형사법의 대원칙인 책임주의를 염두에 두고 위반행위의 동기, 경위, 태양, 기간, 제3자 개입 여부, 증권시장 상황 및 그 밖에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반 요소들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을 산정해야 하며, 그에 관한 증명책임은 검사가 부담한다." '기간'은 여기서 이익 산정을 좌우하는 여러 고려 요소 가운데 하나로 제시되었다. 계산서의 계산 구간이 곧 손해의 법적 범위라는 근거는 이 문장에서 찾을 수 없다.

계산서에는 비교 기준 상황과 산식의 입력값이 적혀 있다. 그런데 행위의 기간이 넓어지면 묶음 안에 끼어드는 원인도 함께 늘어난다. 같은 판결은 이익의 뜻과 산정의 엄밀함을 다음과 같이 못 박는다.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이란 위반행위와 관련된 거래로 인한 이익을 말하는 것으로서 위반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위험과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가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도 적는다.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만 금액에 넣어야 한다는 요구는, 비록 형벌의 가중과 관련한 문장이지만 계산 구간의 양쪽 끝을 자르는 잣대로 옮겨 쓸 수는 없다.

제출된 계좌 내역에는 일부 기간이 비어 있고, 장부와 계좌의 잔액은 맞지 않는다. 그 빈 구간이 반복 행위의 한복판인지 가장자리인지에 따라 묶음의 모양이 달라 보이지만, 미확인 잔액을 어떻게 다룰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 적용할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 손해 금액이 가리키는 법적 개념, 산식의 핵심 입력값,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는 모두 미정이다. 반복 행위가 포괄일죄로 묶인다는 형법상 결론은, 손해의 계산 구간을 저절로 정해주지 않는다.

8.4사후 회복과 금액의 공제

반복 행위를 계산 구간으로 묶는 문제가 남기고 간 쟁점은, 그 구간 안에서 이뤄진 회복이 산정 금액에서 제할 것인지 여부이다. 대법원은 판시사항에서 "횡령한 재물을 사후에 반환하거나 변상·보전하는 의사가 있는 경우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및 사후에 변상·보전한 금액을 횡령금액에서 공제하여야 하는지 여부(소극)"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이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사건 뒤에 이뤄지는 반환과 변상이 이미 성립한 행위와 그 금액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묻는 표제이므로, 이 표제에 담긴 쟁점만을 여기서 확인한다.

위 판결은 사후의 반환 의사를 법률상 평가의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금액의 공제 문제와는 분리하여 다룬다. 판결 이유는 횡령죄에서의 불법영득의사에 관하여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 보전하는 의사가 있다 하더라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는 지장이 없으며, 그와 같이 사후에 변상하거나 보전한 금액을 횡령금액에서 공제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고 설시한다. 이 사례에 적용하면, 계약 해지 뒤에 상대방이 원자료의 일부를 돌려주었거나 차액을 보전하였다는 사정이, 당초 그 자료를 이용한 계산서에 기재된 손해액에서 그 금액을 빼야 할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후에 실제로 지급된 금원도 같은 방식으로 다룬다. 판결 이유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매도로 회피한 손실액 중 일부가 채무 변제와 공과금 납부에 사용된 사정에 관하여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 주식매도로 인하여 회피한 손실액 중 위 차용원리금이나 공과금 납부 등에 사용된 금원이 피고인 1에게 귀속된 것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고 이는 피고인 1에게 일단 귀속된 이익의 사후 처분방법에 불과하다"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고 본다. 자산이 이미 귀속된 뒤에 그 일부가 특정 용도에 쓰였다는 사실은, 귀속된 금액 자체를 줄이는 사정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사후의 변제가 죄의 성립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은 별도로 확인된다.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 등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은 경우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관하여, 판결 이유는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이 있었다든지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고 사후에 대출금이 상환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으므로"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라고 설시한다. 상환 사실을 기망행위의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이 사례에서도 계산서에 인용된 장부와 계약서, 변경 이메일의 상태가 이후 사정으로 바뀌지 않는다.

다만 사후 처분의 불공제는 회복의 모든 유형에 관한 결론으로 옮기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 상고이유로 거론된 다른 판례는 "도박개장으로 인한 범죄수익 중 공범에게 귀속됨으로써 피고인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되지 아니한 이익을 피고인으로부터 추징할 수 없음을 판시한 것" (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1도14247 판결)으로, 귀속 자체가 성립하지 않은 경우에 관한 판단이었다. 따라서 사건 뒤의 반환·변상·보전이나 사후 처분의 금액이 공제되지 않는다는 위 판결의 취지에 비추어, 이 사례의 손해 계산에서 회복 금액을 산정 금액에서 제외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산정 금액을 최종적으로 어떻게 확정할 것인지는 여기서 다루지 않았다.

8.5다른 원인과 시장 변화의 분리

사후에 회복된 금액을 산정액에서 빼는 문제가 남았다면, 이제는 그 회복과 무관하게 실제 손해가 얼마나 남는지를 따져야 한다. 곧 이 사례에서 손해는 계약 불이행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벌어난 결과와 함께 섞여 있고, 그 가운데 시장 변화가 차지하는 몫을 실제 결과에서 떼어낼 수 있는지가 문제이다. 전문가 계산서는 비교 기준 상황과 기준 시점을 함께 적었으나, 그 비교 기준 상황이 시장 변화까지 가려낸 것인지, 아니면 시장 변화의 영향을 그대로 안고 있는 것인지는 계산서에 적힌 항목만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 배상의 요건은 민법에 이렇게 놓여 있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이 문구는 손해가 그 행위로 가해진 것이어야 배상 책임이 성립함을 요구하므로, 실제 결과 중 다른 원인이 만들어낸 몫은 이 문구가 말하는 손해에 그대로 들어가지 않는다. 따라서 계산서에 적힌 포함된 거래 목록 가운데 계약 불이행이 아닌 요인으로 발생한 항목이 섞여 있다면, 그 항목은 제750조가 배상하게 하는 손해에서 분리되어야 한다.

채무불이행에서 채권자 측 요인이 섞인 경우의 처리 기준은 민법 제396조가 둔다. 민법 제396조는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문구는 책임과 금액 양쪽에서 채권자 과실을 참작하도록 요구하므로, 이 사례에서 피해자 측 요인이 손해를 키웠다면 그 몫은 금액 정함에 함께 참작되어야 한다. 다만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가 미정인 이 사례에서, 어떤 요인이 채권자 과실에 해당하는지는 여기서 확정되지 않는다.

시장 변화의 분리는 별도의 검토를 요구한다. 계산서가 비교 기준 상황으로 적은 상황이 거래 시점의 시세를 반영한 것인지, 기준 시점 이전부터 시작된 가격 흐름을 함께 담은 것인지에 따라 분리 결과가 달라진다. 미확인 잔액이 남은 계좌 내역은 시장 변화의 몫을 계산하는 데 쓰이는 입력값을 부분적으로 비워 두고 있으며, 일부 기간이 빠진 계좌 내역은 그 기간의 시장 움직임을 실제 결과와 견주는 작업을 막는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다른 원인과 시장 변화를 실제 결과에서 떼어내는 작업은, 계산서가 적은 비교 기준 상황과 거래 목록을 민법 제750조의 손해와 견주고, 채권자 측 요인이 보이는 항목을 민법 제396조의 참작 대상으로 표시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산식의 핵심 입력값과 미확인 잔액의 처리가 미정이므로 분리의 크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도 여기서 넓히지 않는다. 자료가 있다는 사실이 분리의 결론이 되지는 않으며, 법적 인과관계의 평가는 다음 장에 남는다.

8.6시장 가격과 청구 근거의 대응

다른 원인을 떼어낸 뒤에 남는 시장 가격을 비교 기준으로 삼을 때, 산출된 수치가 청구 근거가 요구하는 손해에 대응하는지가 문제이다. 전문가 계산서는 비교 기준 상황과 할인율, 기준 시점, 포함된 거래 목록을 함께 적었고, 그 산출액은 계약 해지와 손해 배상을 뒷받침하려는 목적을 담았다. 그러나 원자료의 계좌 내역 일부 기간이 빠져 있고, 장부와 계좌 사이의 잔액이 맞지 않으므로, 산출 수치와 청구 근거 사이의 대응은 단정할 수 없다.

청구 근거에 해당하는 손해의 외연이 먼저 정해져야 산출 수치를 대응시키는 작업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하여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1조 제1항은 감사인의 임무 해태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를, 같은 조 제2항은 중요한 사항을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기재한 감사보고서를 믿고 이용한 제3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를 각각 손해배상책임의 근거로 삼는다. 그런데 적용되는 계약의 버전과 변경 합의의 유효 여부, 손해 금액의 법적 개념은 미정이며, 따라서 이 사례에서 어느 조항이 청구 근거로 작동하는지 역시 미정으로 남는다. 계산서가 계약서와 변경 이메일을 함께 인용한 것은 원자료를 밝힌 것이지, 청구 근거의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산출 수치의 대응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증명 대상은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에서 특정되어 있다. 시세로 형성된 가격에서 거래한 투자자의 증명 대상을 밝힌 대목에서, 위 판결은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의 요건으로 그 가격에서의 거래를 증명하는 방식을 들어, 이를 증명하지 않은 투자자와 구별하고 있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 시세로 형성된 가격을 비교 기준으로 삼는 경우, 거래가 그 가격에서 이루어졌음이 손해 청구의 증명 대상에 든다는 뜻이다. 이 사례에서 계산서의 비교 기준 상황과 포함된 거래 목록은 시장 가격의 흐름을 전제로 삼았으나, 제출된 계좌 내역에 일부 기간이 빠져 있어 거래가 형성 가격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같은 판결은 인과관계의 증명 요건도 따로 밝히고 있다.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 투자판단을 한 투자자의 경우에 대하여,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은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에 직접 영향을 받아서 투자판단을 하고 주식을 거래하였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는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와 자신의 주식 거래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여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9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 요건은 법적 평가에 속하며, 이 사례에서 인과관계의 성립은 미정이다. 앞서 다른 원인을 떼어내는 작업에서 시장 변화와 피해자 측 요인을 실제 결과에서 분리하려 하였으나, 그 분리의 결론이 곧 인과관계의 성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산출 수치가 손해의 범위에 맞는지도 판단의 한 축이다. 손해액 산정에 관한 설명으로, 위 판결은 "정상주가와 그 복합 시세조종성 부정거래행위로 인하여 형성된 주가로서 그 투자자가 실제로 매수한 조작주가와의 차액 상당(만약 정상주가 이상의 가격으로 실제 매도한 경우에는 조작주가와 그 매도주가와의 차액 상당)으로 산정할 수 있다"라고 들고 있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19다292750 판결). 이 산정식은 정상주가와 조작주가의 차액을 손해로 삼는 구조이며, 할인율이나 기준 시점이 산식의 핵심 입력값으로 작동하는지는 미정이다. 미확인 잔액의 처리 방식과 산정할 수 없는 항목의 범위 역시 미정으로 남는다.

이와 달리 감사보고서를 근거로 한 청구에 관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31조 제2항은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적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적음으로써 이를 믿고 이용한 제3자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는 그 감사인은 제3자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한다. 이 책임이 손해의 범위까지 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요건의 인정을 손해 범위의 판단으로 확장할 수 없다. 이 사례에서 전문가 계산서가 증명하는 것은 수치의 산출 과정과 원자료의 대응 관계이고, 시장 가격과 청구 근거의 대응은 자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계산서의 산출액이 청구 근거가 말하는 손해에 대응하는지는 청구 근거의 확정과 증명 대상의 충족을 함께 보아야 판단할 수 있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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