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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죄의 경계: 경영판단과 임무위배의 구분 기준 · 제1권 · 제6장 · 초판

경영판단 원칙: 2002도4229가 세운 기준

경영판단 원칙의 기준은 2002도4229를 통해 어떻게 구성되었는가?

분량
약 2,200단어 · 10분
자료
조문 1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6.1판결이 던진 문제
  3. 6.2경위와 동기를 읽는 순서
  4. 6.3사업과 경제상황
  5. 6.4인식과 의도적 행위
  6. 6.5간접사실의 연결
  7. 6.6엄격한 기준의 양면
  8. 다룬 법령
  9.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2002도4229가 던진 문제를 정리하고, 경위와 동기를 읽는 순서, 사업과 경제상황, 인식과 의도적 행위를 차례로 살핀다. 간접사실의 연결 방법과 엄격한 기준이 가진 양면을 검토한다.

6.1판결이 던진 문제

계산을 맞춘 뒤에도 남는 물음은 그 손해의 성격이다. 손해와 이득의 크기를 따져도 배임의 성립이 바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며, 형법은 임무위배라는 행위와 손해라는 결과를 함께 요구한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②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규정한다. 이 조문은 이 사례에서 갑에게 적용되는 구성요건을 규정한다.

그런데 재산상 손해란 무엇인지부터 밝혀야 한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그 경계를 이렇게 긋는다. 판례는 배임죄에 있어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에 관하여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본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이 사례에서 담보 없이 빌려준 돈이 회수되지 않을 위험을 당시에 이미 끌어들였는지가 이 판시에 걸리는 첫 질문이다.

손해의 개념이 그렇다고 해서 배임이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판결은 경영자의 배임 고의를 판단하는 기준을 따로 세운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을 유지하며,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하였다. 판례는 이 판단의 근거로,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경영자가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로 수집된 정보에 근거하여 신중히 결정을 내려도 그 예측이 빗나가 손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경우까지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날 뿐 아니라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켜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된다는 점을 든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대여금이 회수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갑의 인식을 곧바로 끌어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판결이 남긴 사례도 이 경계를 실제로 보여 준다. 같은 판결의 판시사항 [3]은 "보증보험회사의 경영자가 경영상의 판단에 따라 보증보험회사의 영업으로 행한 보증보험계약의 인수가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한다거나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를 다룬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보증보험계약 인수라는 그 사안은 영업 본연의 거래였다는 점에서, 거래처에 대한 자금 대여라는 이 사례와 그 무게가 같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이 사례에서도 갑이 경영상의 판단에 따라 행동했는지, 아니면 임무에 어긋나며 손해를 알면서 행동했는지가 다툼의 중심에 놓인다.

따라서 송금액 50억 원을 그대로 손해로 적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회수액과 갑의 인식, 이사회 승인 여부가 모두 미정인 채로는, 위 판결이 제시한 제반 사정 가운데 어떤 항목이 이 사례에서 채워지는지조차 가릴 수 없다. 확정할 수 있는 것은 구성요건의 틀뿐이며, 그 틀 안에서 어떤 사실이 남았는지는 차례로 확인해야 한다.

6.2경위와 동기를 읽는 순서

경영 일반의 면책 선언은 결국 판단의 근거가 된 경위와 동기를 살피는 일로 수렴한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를 배임 고의의 인정 자료로 열거하였다. 이 항목을 읽는 순서는 별도의 절차를 뜻하지 않는다. 판단이 오르기까지의 사정을 차례로 되짚어, 당시 무엇이 알려졌고 무엇이 목적이었는지를 밝히는 작업이다.

배임죄의 내심적 사실은 직접 보이지 않으므로 간접사실로 입증할 수밖에 없다. 판례는 그 방법을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업무상배임죄의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와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의 이득의 의사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과 결합하여 성립되는 것이며, 이와 같은 업무상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고의, 동기 등의 내심적 사실)은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가 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하고"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이다. 이 기준은 갑이 본인 A사의 이익을 주장하며 범의를 부인하는 자리에서도 그대로 작동한다. A사에 유리한 명칭이 붙은 문서를 제시받더라도, 그것이 당시의 판단 근거였는지는 경위와 동기의 연결 상태로 확인할 문제이다.

경위와 동기는 판단 당시의 자료에서 읽어 낸다. 판결 이후에 붙인 이름은 당시의 사정이 되지 못한다. 갑의 인식은 그가 당시에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에서 추론할 뿐이며, 미정으로 남은 사정은 미정으로 둔다. A사 담보 없는 50억 원 대여에 관한 의사록이 한 쪽뿐인 점은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의 기록이 부분적임을 뜻한다. 당시 회수 검토가 이루어졌는지는 판단자료로 확인된 바 없으므로, 이 항목의 단계에서 이를 채워 넣을 수 없다.

동기는 한쪽 방향으로만 읽히지 않는다. 판례는 엄격한 해석기준을 유지할 이유로 다음과 같은 사정을 함께 본다.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경영자가 아무런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에 기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바"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이다. 선의와 신중한 결정도 경위와 동기의 한 갈래로 확인된다. 대여가 자금난인 거래처에 대한 것이었다는 사정만으로 동기가 정해지지는 않는 까닭이다. 계열관계, 당시의 변제능력, 갑의 인식, 이사회 승인 여부는 모두 미정이다.

경위와 동기는 배임 고의의 요소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이 단계에서 이를 홀로 정하지 않는다. 송금액 50억 원은 확정 손해액도 확정 이득액도 아니다. 따라서 경위와 동기를 읽는 단계의 결론은 판단의 출발점이 무엇이었고 그 목적은 무엇이었는지를 가려내는 데 머문다. 손실 발생의 개연성과 이익 획득의 개연성은 경위와 동기와 나란히 놓고 평가할 사정이다.

6.3사업과 경제상황

의사결정 경위와 동기를 본 뒤에는 판단 대상이 된 사업이 무엇인지, 기업이 그때 어떤 형편에 있었는지 살핀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를 가리는 데 참작할 사정으로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을 함께 거론하였다. 이 가운데 사업의 내용과 경제적 상황은 앞서 살핀 경위·동기와 나란히 놓이는 판단 요소이다.

위 판결이 경제적 상황을 손실·이익 개연성과 함께 제시한 까닭은 개연성을 그 사업이 놓인 자리에서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판결은 선의로 신중하게 내린 결정도 빗나갈 수 있음을 전제하며, 다음과 같이 그 범위를 밝혔다.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경영자가 아무런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에 기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바"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판단 당시의 정보와 그 사업의 성격이 낳는 위험을 함께 보아야 함이 여기 드러난다.

자금난인 거래처에 대한 무담보 대여는 대여라는 사업이 담보와 변제 능력을 떼어 놓고 성립하지 않음을 뜻한다. 다만 계열관계, 당시의 변제능력, 갑이 이를 알았는지 여부, 이사회 승인 여부는 미정이다. 대여 후 1년 뒤의 도산이라는 뒤의 사정만으로 대여 당시의 경제적 상황이 정해지지도 않는다. 따라서 사업 내용과 경제상황은 확정된 사실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남은 사실이 채워질 때 비로소 그 자리가 정해지는 항목이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라고 정한다. 위 판결은 여기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라고 하였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손해가 이미 확정되기 전이라도 위험이 초래되었는지는 당시의 사업 내용과 경제적 상황으로 가늠하는 일이 된다.

한편 위 판결은 이런 사정을 모두 모아라 하는 요구를 두지 않는다. 개연성을 참작하되 인식의 요건은 그대로 두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라고 못 박았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그러므로 사업과 경제상황은 손해 발생 그 자체를 고의로 바꾸는 근거가 아니고, 인식을 판단하는 재료일 뿐이다. 50억 원 송금은 확정된 손해액이나 이득액이 아니며, 회수액이 미정인 한 이 항목도 미정으로 남는다.

6.4인식과 의도적 행위

손실 발생 개연성을 따진 뒤에는 그 판단이 누구의 인식 아래 내려졌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규정한다. 이 조문은 행위와 손해를 규정하되, 경영자의 마음속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직접 말하지 않는다.

고의의 내용은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이 구체화한다. 그 판결은 "일반적으로 업무상배임죄의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와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의 이득의 의사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과 결합하여 성립되는 것"(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이라 본다. 손해를 가할 의사와 이득을 취할 의사, 그리고 임무위배에 대한 인식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갑이 B사에 무담보 대여를 한 경우에도 이 세 요소가 어느 쪽에 있었는지가 우선 살펴져야 한다.

대여 결정의 경위를 판단할 때 그 경위 자체가 곧 고의의 증거가 되지는 않는다. 이 사건 대여는 자금난인 거래처에 대한 담보 없는 금전 제공이므로, 손해 발생의 개연성은 사업 내용과 경제상황의 평가와 맞물려 판단된다. 다만 그 개연성만으로 갑의 인식을 단정할 수는 없다.

판결은 관리자의 인식을 폭넓게 포섭한다. 그 문구는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고 밝힌다. 미필적 인식까지 고의에 넣되, 인식 없이 손실만 생겼거나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을 뿐인 경우는 고의의 영역 밖에 둔다. 이 구분은 갑의 사례에서 중요하다. 1년 뒤 B사가 무너졌다는 결과만으로 갑이 손해를 인식했다고 볼 수는 없다. 위험을 예견한 상태와 그 위험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행한 상태는 구별된다.

이 구별의 경계는 판결이 제시한 판단 사정에 비추어 정해진다. 그 판결은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살핀다고 본다. 갑의 인식이 확정되지 않았고 이사회 승인 여부도 미정인 지금,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이 사정들이 고의 판단의 틀을 이룬다는 사실뿐이다.

6.5간접사실의 연결

갑이 손해 인식하에 의도적으로 50억 원을 대여했는지는 곧 간접사실로 입증할 문제로 넘어간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내심적 사실의 입증 수단을 이렇게 밝힌다. "일반적으로 업무상배임죄의 고의는 업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의사와 자기 또는 제3자의 재산상의 이득의 의사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인식과 결합하여 성립되는 것이며, 이와 같은 업무상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고의, 동기 등의 내심적 사실)은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가 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에 해당할 것인가는 정상적인 경험칙에 바탕을 두고 치밀한 관찰력이나 분석력에 의하여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에 의하여야 하고"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판례가 요구하는 두 요소는 간접사실의 목록이 아니라 고의와의 상당한 관련성과, 그 사실들을 엮는 합리적 판단 방법이다. 갑이 범의를 부인하면 검찰은 의사록 한 쪽과 같은 자료를 나열하는 데 그칠 수 없다.

같은 판례는 손해의 의미도 함께 정한다. "배임죄에 있어서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된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담보 없는 50억 원 대여는 B사의 자금난과 결합하여 재산상 실해의 위험을 초래한 행위로 보일 수 있다. 다만 송금액 50억 원은 확정 손해액도 확정 이득액도 아니므로, 손해나 이득의 규모는 별도로 확정되어야 한다.

간접사실의 연결은 두 축으로 나뉜다. 첫째 축은 증거의 존재다. 회수 검토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고 의사록이 한 쪽뿐이므로, 자료 범위에서 확인되는 사실 자체가 좁다. 당시 변제능력, 갑의 인식, 이사회 승인 여부, 회수액, 계열관계는 모두 미정이다. 미정 사항은 미정으로 남는다. 둘째 축은 추론의 타당성이다. 존재하는 증거를 놓고,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지, 정상적인 경험칙에 비추어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볼 수 있는지를 따진다.

구체적으로 담보 없이 거래한 사정은 당시 변제능력에 관한 판단과 결합될 때 그 무게가 달라진다. 자금난을 알면서도 회수 가능성을 따진 흔적이 없으면, 간접사실은 손해 인식 쪽으로 기울 수 있다. 반대로 변제능력과 회수 수단을 검토한 기록이 있다면, 그 기록은 갑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는 방향의 연결을 지지한다. 무엇이 상당한 관련성 있는 간접사실인지는 판례가 정한 대로 사실의 연결상태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으로 정해진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간접사실의 연결은 증거의 유무를 묻는 일과 추론을 견주는 일로 나뉘어 진행된다. 회수 검토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증거의 범위를 가리킬 뿐이고, 그 부재를 곧 갑의 인식으로 읽는 것은 판례가 말한 합리적 판단과는 별개의 문제다. 무엇을 간접사실로 삼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사실들이 고의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따로따로 확인해야 한다.

6.6엄격한 기준의 양면

간접사실로 입증하는 방법을 읽고 나면, 그 엄격한 해석기준이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가 다음 문제로 남는다. 형법 제355조는 임무위배 행위와 손해의 결합을 요구하므로, 그 문언을 먼저 확인해 두어야 한다.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라고 규정한다. 이 규정이 배임죄의 기본 구성요건이며, 경영판단 원칙은 이 구성요건을 해석하는 가운데 형성되었다.

이 해석기준은 우선 국가의 형벌권을 제한한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은 경영상의 판단에 관한 고의의 인정 범위를 밝히면서, "현행 형법상의 배임죄가 위태범이라는 법리를 부인할 수 없다 할지라도,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결과가 나빠졌다는 사실만으로, 또는 서두르고 덜 신중했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뜻이다.

같은 판결은 그 배경을 명시적으로 밝힌다. 경영에 관하여는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경영자가 아무런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에 기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바, 이러한 경우에까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임은 물론이고 정책적인 차원에서 볼 때에도 영업이익의 원천인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어 당해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될 것이므로"라고 적시한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예측이 빗나간 것과 범죄를 저지른 것을 구별해야 한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 엄격한 기준은 경영자에게 면책의 길을 열어 주는 동시에 엄밀한 입증을 요구한다. 동일 판결은 경영상의 판단과 관련한 고의의 판단에 관하여,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고의의 입증 방법과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이라고 전제한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곧 경영판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입증이 쉬워지거나 요건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은 그대로 유지된다.

따라서 이 판결의 양면은 하나의 원리에서 나온다. 형벌권이 결과와 과실 뒤에 숨을 수 없도록 막는 한편, 경영자의 인식을 함부로 추정할 수 없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갑이 담보 없이 50억 원을 대여한 사안에서는 판단의 경위와 동기, B사가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과 이익의 개연성이 함께 검토되어야 하며, 갑의 인식은 미정으로 남는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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