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용자 지시와 시스템 자율행위의 귀속은 지시 문언이 아니라 통제 가능성과 예견 및 회피 권한의 분배에 따라 나누어 판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시의 모호성, 시스템의 선택 여지와 통제 주체, 이용자에게 주어진 경고와 중단 수단 및 비사용 선택권이 함께 기록되어야 한다.
3.1지시 문언을 넘는 귀속 분배
이용자가 지시한 일과 시스템이 스스로 벌인 일의 경계가 흐려질 때, 귀속은 이용자의 의사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이 편의 중심 명제는 이용자 지시와 자율행위의 귀속을 지시의 문언이 아니라 통제 가능성, 예견 및 회피 권한의 분배에 따라 나누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시가 구체적이고 시스템의 선택 여지가 좁았다면 이용자에게 귀속될 근거가 강해진다. 지시가 추상적이고 시스템이 수단과 순서, 외부 접촉을 스스로 정했다면 배치자와 개발자의 설계 책임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이용자가 결과를 원했다는 사실과 그 결과가 발생할 방식을 통제했다는 사실은 서로 다른 근거이며, 전자만으로 후자를 추정해서는 안 된다. 이 구분이 없으면 피해자는 이용자의 고의를 입증하지 못해 패하고, 이용자는 이해하지 못한 자율행위 전부를 떠안게 된다.
3.2선택 여지와 중단 수단의 기록
이 명제가 성립하려면 세 가지가 함께 기록되어야 한다. 첫째, 지시의 범위와 모호성의 정도가 보존되어야 한다. 둘째, 시스템에 열려 있던 선택 여지와 수단 결정 경위, 설계·배치상의 통제 주체가 기록되어야 한다. 셋째, 이용자에게 주어진 경고와 중단 수단, 대안의 유무가 확인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을 이용하지 않을 선택과 그 판단에 반대할 권리도 같은 설계에 포함한다. 따라서 비사용이나 반대 선택에 불이익을 주거나 이용자에게 통제 밖의 감시 의무를 지우는 해석은 피한다. 현행 과실이나 제조물 책임의 구체적 요건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남기고 단정하지 않으며, 특정 판례가 이용자 책임을 어떻게 나누었는지에 관한 서술도 이 편에서 확정하지 않는다. 합성 사례는 완전히 명세된 가정으로만 쓰고 실제 사건으로 표시하지 않는다.
3.3반론: 책임 공백과 위험 지표
가장 강한 반론은 이렇게 나누면 이용자는 항상 모호하게 지시했다고 변명하고, 개발자는 자율성을 이유로 책임을 피하여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공백만 커진다는 것이다. 자율성을 높게 설계할수록 책임이 옅어지는 역설이 생긴다는 우려다. 이에 대한 답은 자율성의 정도를 책임 경감 사유가 아니라 위험 형성 지표로 읽는 것이다. 자율행위의 여지를 넓게 제공한 사업자는 그만큼 충돌 확인과 중단 경로, 사후 설명 자료를 갖출 부담이 커지며, 이용자는 자신의 이해와 선택 조건에 비례한 주의만을 부담한다. 지시의 모호성은 이용자에게 일률적으로 유리한 사유가 아니다. 누구에게 명확화 의무와 확인 도구가 있었는지를 따지는 재료가 된다.
3.4귀속 구분을 버릴 조건
이 명제는 다음 조건에서 버려야 한다. 이용자의 승인 표시만 남고 실제 변경 능력은 없었는데도, 승인했다는 이유로 전부 귀속시킨다면 이 구분은 실패한 것이다. 반대로 시스템의 자율성을 이유로 통제자의 심사를 끝내거나 재원 없는 회복을 약속한다면 이 권 전체의 탈락 조건에 걸린다. 남은 문제는 다수 행위가 겹치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이므로, 다음 두 편이 그 공백을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