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복잡한 공급망과 자율성으로 인과관계가 불명한 사건에서는 증명 부담을 한쪽에 고정하지 않고 정보 접근 격차에 비례해 한시적·조건부로 조정해야 한다. 이 조정이 성립하려면 접근 격차가 확인된 통제·설계·중단 기록으로 전환 범위를 한정하고 제출 자료의 범위와 비밀보호 절차를 특정해야 한다.
5.1정보 격차에 비례한 증명 조정
복잡한 공급망과 자율성 때문에 누구의 통제 아래 있었는지 입증하지 못하는 순간, 피해자의 청구는 사실관계 앞에서 멈춘다. 이 편의 중심 명제는 인과관계가 불명한 사건에서 증명 부담을 일률적으로 한쪽에 고정하지 않고, 정보 접근의 격차에 비례하여 한시적·조건부로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발·배치·운영의 자료를 가진 쪽이 설명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면 그 범위만큼 설명 부담을 지운다. 그 설명이 나오면 다시 피해자가 구체적 귀속을 다투는 구조로 돌아간다. 이는 결과 책임의 선언이 아니라 소송의 진행을 가능하게 하는 절차적 장치이며, 실체 책임의 요건을 낮추는 것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International AI Safety Report 2026」이 제시하는 자율성과 위험 지표의 동향은 조건부 배경 가정으로만 쓰고 법정 인과율로 환산하지 않는다.
5.2전환 쟁점 한정과 보호 절차
이 명제가 성립하려면 조정 범위를 한정하고 대응 자료를 특정해야 한다. 부담이 전환되는 쟁점은 기록된 통제 권한, 설계 선택, 경고 및 중단 수단처럼 접근 격차가 확인된 부분에 한정한다. 피해자가 스스로 알 수 있는 손해와 인과의 출발점은 피해자가 그대로 주장해야 한다. 상대방이 제출해야 할 자료의 종류와 기간, 형태를 미리 정한다. 현행 비밀보호 법제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두되, 영업비밀과 개인정보의 제한 열람 같은 보호 절차를 함께 설계하여 무제한 탐색이 되지 않게 한다. 현행 증명책임 법리의 상세한 해설은 III-09에 맡기고, 이 편은 자율행위라는 새로운 곤란에 대한 조정 원칙만을 다룬다. 조문 원문과 판례 지침의 존재와 내용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남기며, 외국 정책을 국내 의무로 전용하지 않는다.
5.3반론: 소송 비용과 기록 보존 유인
가장 강한 반론은 증명 부담을 조정하면 유익한 기술의 소송 비용이 커지고, 기록을 많이 가진 대기업만 살아남아 작은 개발자와 이용자가 퇴출된다는 것이다. 입증 부담이 사실상 결과 책임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한 답은 조정 폭을 위험과 정보 격차에 상응하도록 한정하고, 기간과 비용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다. 공공 법률 지원과 이의 제기가 가능한 자원 배분으로 심리 자원의 격차를 완화하고, 자동 분류 때문에 본안 기회를 잃지 않게 한다. 성실히 기록을 보존하고 설명한 자에게는 증명 부담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경로를 열어 기록 유인을 만든다. 부담 조정보다 기록 회피가 유리해지는 구조는 반드시 피한다.
5.4증명 조정을 중단할 조건
이 증명 조정은 다음 조건에서 버려야 한다. 같은 원천의 설명을 독립 증거로 중복 집계하거나, 기록 없이 그럴듯한 사후 설명으로 인과 경로를 채우는 데 쓰인다면 즉시 중단한다. 또한 공급자의 동의 없이는 그 공급자를 심리할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는데도 부담 조정만으로 해결되었다고 선언해서는 안 된다. 대체 가능성과 접근권, 이해충돌 통제가 함께 마련되지 않으면 조정은 공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