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개별 제재가 아니라 제재들의 합을 비례의 원칙에 비추어 보는 관점을 분석한다. 과징금과 이중처벌금지의 쟁점, 과태료와 형벌의 병과 문제, 두 제재가 겹칠 때의 총량을 차례로 살피고 비례 총량 심사의 경계를 밝힌다. 단서에 해당하지 않는 판단 요소는 확인할 자료의 표지로만 남기고, 재량 판단의 일반론은 여기서 취급하지 않는다.
12.1이 장의 물음과 자료의 범위
형벌 조항 자체의 비례성을 남겨 두었으므로, 여러 제재가 한 사람에게 겹칠 때 그 총량을 무엇에 견주어 보아야 할지가 다음 물음이 된다. 이 장은 제재들의 합산 결과가 허용되는 한도 안에 있는지를 따져보기 위한 심사 관점을 마련하되, 그 출발점을 헌법 조문에 둔다. 제재 총량의 산정치나 구체적 한계선을 여기서 미리 정하지는 않는다.
우선 제한의 근거와 한계를 한 문장에 함께 담은 헌법 제37조 제2항을 두는데, 그 문언은 이러하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이 조문은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 조건과 함께 그 제한이 넘지 못할 선을 함께 제시한다.
조문이 제시하는 제한의 조건은 크게 셋이다.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가운데 하나의 목표가 있어야 하고, 그 제한은 필요한 경우에 그쳐야 하며, 방식은 법률로써만 가능하다. 과징금 부과, 벌금과 추징, 자격 정지나 취소, 해고의 유효성을 둘러싼 각각의 절차는 모두 법률에 근거를 두고 공공복리라는 목적을 내세우지만, 그 근거와 목적이 각 절차마다 제각각인 이상 총량을 하나의 제한으로 묶어 볼 필요가 생긴다.
조문이 함께 두는 또 하나의 선은 본질적 내용의 침해 금지이다. 기의 사례에서 3억 원의 이익을 둘러싼 제재들은 과징금, 형벌, 자격 제한, 해고로 각기 다른 절차를 타고 겹친다. 그 겹침의 결과가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에 닿는지를 살필 때, 조문은 그 판단의 척도를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대한민국헌법 제37조)는 문구에 맡긴다. 다만 이 문구가 이 사례에서 어느 지점까지를 본질적인 내용으로 삼는지는 조문 자체가 정해주지 않는다.
다만 과징금의 액수와 산정 근거, 벌금과 추징의 액수, 자격 제한의 범위와 기간, 해고의 유효 여부는 모두 미정이고, 형사절차의 결과가 행정절차에 어느 범위까지 참작되는지도 미정이다. 따라서 이 장은 헌법 제37조 제2항이 요구하는 조건과 한계를 심사의 관점으로 삼되, 그 조건이 이 사례의 각 제재에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확정하지 않은 채로 둔다. 관찰된 사실만 적은 기록은 그 결과가 곧 확정된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가 아니므로, 총량을 평가하는 재료로서도 확정된 것으로 삼을 수 없다.
12.2과징금과 이중처벌금지의 쟁점
앞에서 여러 제재가 겹칠 때 그 총량을 비례의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한다고 하였는데, 과징금이 형벌과 함께 부과될 때 그 중복 자체가 처음부터 허용되지 않는 것인지를 물어야 한다. 이 물음에 답하는 자료로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을 놓고, 과징금이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국가형벌권의 행사에 해당하는지를 읽기로 한다. 이때 과징금의 성격을 새로 정의하거나 부과액의 산정 기준을 만들어 넣지 않는다.
먼저 그 결정은 행정권의 범위에 관한 판단에서 출발한다. 헌법재판소는 “행정권에는 행정목적 실현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자에 대한 제재의 권한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제재를 통한 억지’는 행정규제의 본원적 기능이라 볼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어떤 행정제재의 기능이 오로지 제재(및 이에 결부된 억지)에 있다고 하여 이를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말하는 국가형벌권의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바”라고 밝혔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제재적 기능만으로 곧바로 형벌이 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바로 이 구분이 이중처벌금지의 판단을 가른다.
그다음으로 결정은 당사자의 과징금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밝힌다. 헌법재판소는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4조의2에 의한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은 그 취지와 기능, 부과의 주체와 절차 등을 종합할 때 부당내부거래 억지라는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행정상의 제재금으로서의 기본적 성격에 부당이득환수적 요소도 부가되어 있는 것이라 할 것이고, 이를 두고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공정거래법에서 형사처벌과 아울러 과징금의 병과를 예정하고 있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며, 이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하여 공정력과 집행력을 인정한다고 하여 이를 확정판결 전의 형벌집행과 같은 것으로 보아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과징금을 처벌로 보지 않으므로 형벌과의 병과가 이중처벌금지에 어긋나지 않고, 그 집행력이 곧 형벌의 집행도 아니라는 취지가 이 인용에 담겨 있다. 기의 사례에서 금융당국의 과징금 절차와 검찰의 기소 준비가 함께 진행된다는 점은 바로 이 병과의 구조에 놓이지만, 그 과징금의 액수와 산정 근거는 여전히 미정이다.
결정은 비례성과 적법절차에 관한 판단도 함께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부당내부거래의 실효성 있는 규제를 위하여 형사처벌의 가능성과 병존하여 과징금 규정을 둔 것 자체나, 지원기업의 매출액을 과징금의 상한기준으로 삼은 것을 두고 비례성원칙에 반하여 과잉제재를 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고 보았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아울러 과징금 부과 절차에 관하여는 “과징금 부과절차에서는 통지, 의견진술의 기회 부여 등을 통하여 당사자의 절차적 참여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행정소송을 통한 사법적 사후심사가 보장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과징금 부과 절차에 있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거나 사법권을 법원에 둔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이 판단은 병과의 허용 여부와는 별개로, 부과 절차 자체가 적법절차에 어긋나는지를 다룬 것이다. 기의 사례에서 과징금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아직 미정으로 남는다.
반대의견은 그 구분이 무조건 넓게 열려 있다고 보지 않는다. 재판관 한대현·권성·주선회는 “위 과징금은 부당하게 다른 회사를 지원한 기업에게 가해지는 제재금으로서 (…) 비록 형벌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부당지원행위에 대한 응징 내지 처벌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바”라고 밝혔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그러면서 “위법행위와 그에 대한 처벌 내지 제재 사이에는 정당한 상관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헌법상의 자기책임의 원리는 지켜져야 하는바, 매출액의 규모와 부당지원과의 사이에는 원칙적으로 상관관계를 인정하기가 곤란하므로, 부당지원행위에 대하여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부당지원이라는 자기의 행위와 상관관계가 없는 매출액이라는 다른 요소에 의하여 책임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되어 자기책임의 원리에 위배된다”고 본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같은 반대의견은 과징금 부과 절차에 관하여 “적법절차의 원칙상 적어도 재판절차에 상응하게 조사기관과 심판기관이 분리되어야 하고”라고 요구하면서 현행 제도가 “이러한 점에서 매우 미흡하므로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았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이 반대의견은 형벌이 아니라는 전제도 받아들이면서, 제재의 의미와 책임의 근거, 절차의 엄격성에서 문제를 제기한다.
이 판단들에 비추어 볼 때, 기의 사례에서 과징금이 형벌과 함께 놓이는 구조는 그 자체로 이중처벌금지에 어긋난다고 단정할 수 없다. 결정이 확인한 범위에서 볼 때, 병과의 문제는 과징금을 처벌로 볼 수 있는지에 달려 있고, 그 성격을 판단하는 데는 취지와 기능, 부과의 주체와 절차가 함께 고려된다. 다만 기의 사례에서 과징금의 액수와 산정 근거, 벌금과 추징의 액수, 자격 제한의 범위와 기간, 해고의 유효 여부, 형사절차의 결과가 행정절차에 참작되는 범위는 모두 미정으로 남는다. 이 기록은 관찰된 사실만 적은 것으로, 그 결과가 곧 확정된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가 아니다.
12.3과태료와 형벌의 병과 문제
과징금이 이중처벌금지의 대상이 되는지를 묻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이번에는 과태료와 형벌이 함께 부과될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를 묻는다. 헌법재판소 1994. 6. 30. 92헌바38 결정은 헌법 제13조 제1항의 "처벌"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부터 밝히면서, 그 범위를 정하고 나서 과태료와 형벌의 병과를 다룬다. 먼저 이중처벌금지의 대상을 어디까지로 볼지가 정해져야 병과의 허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1994. 6. 30. 92헌바38 결정은 이중처벌금지원칙이 노리는 보호의 범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헌법 제13조 제1항이 정한\"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은 동일한 범죄행위에 대하여 국가가 형벌권을 거듭 행사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 특히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처벌\"은 원칙으로 범죄에 대한 국가의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과벌을 의미하는 것이고, 국가가 행하는 일체의 제재나 불이익처분을 모두 그에 포함된다고 할 수는 없다." (헌법재판소 1994. 6. 30. 92헌바38 결정) 이에 따르면 헌법 제13조 제1항이 막는 것은 형벌권의 반복 행사이고, 국가가 가하는 모든 불이익이 그 안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과태료가 국가의 제재라 하여 곧바로 이중처벌금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태료와 형벌이 함께 부과되는 경우는 어떠한지, 92헌바38은 구 건축법상 형사처벌과 과태료의 관계를 놓고 판단한다. 그 사안에서 형사처벌의 대상은 당국의 허가 없이 건축행위 또는 용도변경행위를 한 것이고, 과태료는 시정명령을 받고도 위법건축물을 시정하지 아니할 때 부과하는 것이었다. 결정은 두 제재가 겹치는지 여부를 행위와 목적 양쪽에서 살핀다. "구 건축법 제54조 제1항에 의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의 구성요건은 당국의 허가 없이 건축행위 또는 건축물의 용도변경행위를 한 것이고, 동법 제56조의2 제1항에 의한 과태료는 건축법령에 위반되는 위법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을 받고도 건축주 등이 이를 시정하지 아니할 때 과하는 것이므로, 양자는 처벌 내지 제재대상이 되는 기본적 사실관계로서의 행위를 달리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1994. 6. 30. 92헌바38 결정)
행위가 다르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두 제재의 목적도 달라야 병과가 정당화된다. 92헌바38은 바로 그 점을 이어서 말한다. "그리고, 전자가 무허가건축행위를 한 건축주 등의 행위 자체를 위법한 것으로 보아 처벌하는\n것인 데 대하여, 후자는 위법건축물의 방치를 막고자 행정청이 시정조치를 명하였음에도 건축주 등이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 행정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제재를 과하는 것이므로 양자는 그 보호법익과 목적에서도 차이가 있고, 또한 무허가건축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시에 위법건축물에 대한 시정명령의 위반행위까지 평가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시정명령위반행위가 무허가건축행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할 수도 없다." (헌법재판소 1994. 6. 30. 92헌바38 결정) 형벌은 무허가건축행위 자체를, 과태료는 시정명령 불이행을 각각 겨냥하며, 앞의 형사처벌에 뒤의 불이행까지 이미 평가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이런 점을 종합해 결정은 "구 건축법 제54조 제1항에 의한 무허가건축행위에 대한 형사처벌과 동법 제56조2 제1항에 의한 과태료의 부과는 헌법 제13조 제1항이 금지하는 이중처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 1994. 6. 30. 92헌바38 결정)고 결론짓는다.
이 결정이 병과 문제에 던지는 물음은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이중처벌금지의 "처벌"에 과태료가 들어가는지이고, 다른 하나는 과태료와 형벌이 겨냥하는 행위와 목적을 서로 달리 볼 수 있는지이다. 92헌바38은 이 두 가지를 차례로 따져 병과를 허용한다. 다만 이는 무허가건축행위와 시정명령 위반이라는 별개의 행위를 둔 사안에서 나온 결론이며, 과태료와 형벌이 언제나 병과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기의 사례에 이 물음을 적용하면, 기가 받을 과태료와 벌금이 다루는 행위가 무엇인지가 먼저 문제이고, 금융당국과 검찰이 각각 겨냥하는 제재의 목적과 보호법익이 어떻게 겹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이에 관한 기록은 아직 미정이다. 따라서 기에게 과태료와 형벌이 함께 부과될 수 있는지, 있다면 그 범위는 어디까지인지는 확정되어 있지 않다. 병과를 허용하는 기준으로 행위의 차이와 목적의 차이를 든 92헌바38의 틀이 남을 뿐이다.
12.4두 제재가 겹칠 때의 총량
과태료와 형벌의 병과가 헌법 제13조 제1항의 금지에 걸리지 않는다고 확인된 뒤에 남는 물음은, 이렇게 함께 놓인 제재들의 합을 무엇에 비추어 볼 것인가이다. 앞에서는 병과 그 자체의 허용 여부를 물었으므로, 이제는 병과 뒤에 쌓인 불이익의 총량이 어떤 잣대를 넘어서는지 살필 차례이다.
이 물음에 답할 수 있는 판시는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에서 찾아야 한다. 그 결정은 형사처벌과 과징금이 함께 예정된 경우의 비례성을 직접 다루면서, 과징금 규정을 둔 것 자체와 상한 기준의 선택을 함께 평가하였다. 비례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결론의 근거로서 결정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부당내부거래의 실효성 있는 규제를 위하여 형사처벌의 가능성과 병존하여 과징금 규정을 둔 것 자체나, 지원기업의 매출액을 과징금의 상한기준으로 삼은 것을 두고 비례성원칙에 반하여 과잉제재를 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이 인용은 두 제재가 겹친 구조 자체가 과잉제재가 되는 것은 아님을 밝힌다.
그 결론은 다만 상한 규정과 실제 부과액 사이의 거리를 함께 보았을 때에만 나온다. 결정은 그 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의 전체 체계에 의하면 부당지원행위가 있다고 하여 일률적으로 매출액의 100분의2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실제 부과되는 과징금액은 매출액의 100분의 2를 훨씬 하회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바"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따라서 상한의 문언만으로 과잉을 단정할 수 없고, 실제로 부과될 액수가 어느 수준인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기준은 과징금의 액수와 산정 근거가 아직 미정인 이번 사례에서 그대로 살아 있는 물음으로 남는다.
그러나 이 판단 요소가 어디까지 가는지는 확정할 수 없다. 결정에 나타난 문장만으로는 비례 심사가 따르는 단계나 요소의 목록이 정해져 있지 않다. 특히 형사절차의 결과가 행정절차에 어느 범위까지 참작되는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문장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두 제재의 총량을 심사하는 데 필요한 판단 요소를 여기서 더 늘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
한편 1994. 6. 30. 92헌바38 결정은 병과가 허용되는 두 제재의 성격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앞 단위에서 읽은 바와 같다. 그 차이가 곧 총량 심사의 기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두 결정에 나타난 문장만으로는 그러한 연결이 미정으로 남는다. 이 장의 물음은 다음 단계에서 개별 제재가 아니라 그 합을 심사하는 관점의 경계를 확인하는 데 이어진다.
12.5비례 총량 심사의 경계
제재들이 합해질 때의 총량을 비례에 비추어 보는 관점이 개별 제재를 넘어서는지, 아니면 이미 헌법이 예정한 통제 아래로 되돌아가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앞에서 두 제재가 겹칠 때의 총량을 함께 보았으므로, 이제 그 심사 관점이 무엇을 향하고 어디에서 그치는지를 확인할 차례다.
헌법이 제한의 한계를 두는 근거를 살핀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이 조문은 제재의 총량을 비례에 비추어 볼 때도 그 자체로 기준이 되는 문언을 제공한다. 과징금이나 형사처벌, 자격 제한이 함께 놓이더라도 그 합이 법이 정한 제한의 한계 안에 머무는지를 묻는 근거는 결국 이 문언에 있다.
비례성 심사가 무엇을 겨냥하는지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이 보이는 범위에서 확인된다. 그 결정은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 규정이 비례성원칙에 반하여 과잉제재를 하는지에 대해, 「형사처벌의 가능성과 병존하여 과징금 규정을 둔 것 자체나, 지원기업의 매출액을 과징금의 상한기준으로 삼은 것을 두고 비례성원칙에 반하여 과잉제재를 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이 판단은 형사처벌과 과징금이 함께 예정되는 구도 자체가 비례에 어긋난다고 보지 않는다는 점을 가른다. 합성 사례에서 과징금과 형사처벌이 나란히 놓인다고 하여 그 총량이 곧 비례를 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같은 결정은 이중처벌금지원칙과 적법절차에 대해서도 함께 다루고 있다.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은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의 성격을 다루며, 「행정권에는 행정목적 실현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자에 대한 제재의 권한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제재를 통한 억지’는 행정규제의 본원적 기능이라 볼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어떤 행정제재의 기능이 오로지 제재(및 이에 결부된 억지)에 있다고 하여 이를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말하는 국가형벌권의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바,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4조의2에 의한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은 그 취지와 기능, 부과의 주체와 절차 등을 종합할 때 부당내부거래 억지라는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행정상의 제재금으로서의 기본적 성격에 부당이득환수적 요소도 부가되어 있는 것이라 할 것이고, 이를 두고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공정거래법에서 형사처벌과 아울러 과징금의 병과를 예정하고 있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며, 이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하여 공정력과 집행력을 인정한다고 하여 이를 확정판결 전의 형벌집행과 같은 것으로 보아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 판단은 총량 심사가 다루는 대상이 무엇인지를 함께 가른다. 두 제재가 함께 놓인다는 사실만으로는 헌법이 금지하는 이중처벌의 문제에 곧바로 이르지 않는다. 합성 사례에서 기가 받는 과징금과 형사처벌이 함께 놓이는 구도도 그 자체로는 이 판단이 다룬 범위 안에 머무른다.
그러나 이 결정이 모든 비례 쟁점을 해결한 것은 아니다. 같은 결정의 반대의견은 「위법행위와 그에 대한 처벌 내지 제재 사이에는 정당한 상관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헌법상의 자기책임의 원리는 지켜져야 하는바, 매출액의 규모와 부당지원과의 사이에는 원칙적으로 상관관계를 인정하기가 곤란하므로, 부당지원행위에 대하여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부당지원이라는 자기의 행위와 상관관계가 없는 매출액이라는 다른 요소에 의하여 책임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되어 자기책임의 원리에 위배된다」고 보았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이 관점은 제재의 산정 기준이 행위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따로 묻는 자리를 남겨 둔다. 합성 사례에서 과징금의 액수와 산정 근거가 미정으로 남아 있는 것은, 바로 이 물음이 아직 열려 있다는 뜻이다.
비례 총량 심사가 결국 향하는 자리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한계다. 제재들의 합이 법률로 정해지고, 필요한 경우에 한하며,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 머무르는지를 묻는 작업은 이 문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장이 다룬 관점은 개별 제재를 넘어 그 합을 비례에 비추어 보는 것에 머무르며, 형사절차의 결과가 행정절차에 어느 범위까지 참작되는지와 같은 물음은 여전히 미정으로 남는다. 남은 통제의 자리는 그 미정을 임의로 메우는 대신, 헌법이 정한 제한의 한계를 되돌아보는 것으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