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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처분과 형사처벌: 이중의 불이익과 비례 · 제33권 · 제1장 · 초판

한 사람에게 겹치는 네 개의 불이익

한 행위에 여러 제재가 함께 부과되는 구조는 왜 생기고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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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800단어 ·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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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0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1한 행위에 모이는 네 불이익
  3. 1.2각 제재를 맡은 기관들
  4. 1.3분리된 절차가 만드는 겹침
  5. 1.4헌법 제13조가 던지는 물음
  6. 1.52001헌가25의 쟁점 자리
  7. 1.6넘겨둔 물음의 목록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한 행위에 과징금·형벌·해고·자격 제한이 함께 모이는 장면을 보이고, 각 제재를 부과하는 기관과 분리된 절차가 겹침을 만드는 구조를 설명한다. 헌법 제13조가 던지는 물음과 2001헌가25의 쟁점 자리를 함께 두어, 어떤 제재가 이중처벌금지의 대상이 되는지의 결론은 다음 장 이후의 몫으로 넘겨둔다.

1.1한 행위에 모이는 네 불이익

위에서 살핀 바대로 회사의 인수합병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한 건이 남긴 자국은 한 줄로 끝나지 않는다. 그 거래를 놓고 금융당국의 과징금 절차가 열렸고, 검찰이 기소를 준비했으며, 회사가 기를 해고했고, 자격이 정지되거나 취직된 절차도 아직 열려 있다. 이처럼 한 행위에 과징금·형벌·자격 제한·해고라는 성격이 서로 다른 불이익이 겹쳐지는 장면을 먼저 관찰된 사실만으로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기록에 없는 이익의 확정, 고의의 인정, 각 제재의 액수는 이 자리에서 지어내지 않는다.

우선 관찰된 사실은 다음과 같다. 기는 회사가 준비 중이던 인수합병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 팔았다. 그 거래에서 기가 얻은 이익은 3억 원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 기록은 관찰된 사실만 적은 것이므로, 그 결과가 곧 확정된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금융당국은 과징금 부과 절차를 시작했고, 검찰은 기소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기를 해고했으며, 자격이 정지되거나 취소될 절차도 열려 있다. 과징금의 액수와 산정 근거, 벌금과 추징의 액수, 자격 제한의 범위와 기간, 해고의 유효 여부는 모두 미정이다. 형사절차의 결과가 행정절차에 어느 범위까지 참작되는지도 미정이다.

이렇게 성격이 서로 다른 불이익이 한 행위에 겹쳐진다고 하여 곧 이중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2003. 7. 24. 선고된 2001헌가25 결정에서, 헌법 제13조 제1항이 금지하는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다루면서 이렇게 밝혔다. “‘제재를 통한 억지’는 행정규제의 본원적 기능이라 볼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어떤 행정제재의 기능이 오로지 제재(및 이에 결부된 억지)에 있다고 하여 이를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말하는 국가형벌권의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바,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4조의2에 의한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은 그 취지와 기능, 부과의 주체와 절차 등을 종합할 때 부당내부거래 억지라는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행정상의 제재금으로서의 기본적 성격에 부당이득환수적 요소도 부가되어 있는 것이라 할 것이고, 이를 두고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공정거래법에서 형사처벌과 아울러 과징금의 병과를 예정하고 있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며, 이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하여 공정력과 집행력을 인정한다고 하여 이를 확정판결 전의 형벌집행과 같은 것으로 보아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 이 결정은 같은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과 과징금이 함께 예정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보지는 않았다. 다만 그 결론은 그 과징금이 헌법 제13조 제1항의 ‘처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그 결정에서 과징금 부과 절차가 적법절차원칙에 어긋나는지, 권력분립의 원칙에 반하는지도 함께 살폈다. “공정거래법에서 행정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로 하여금 과징금을 부과하여 제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부당내부거래를 비롯한 다양한 불공정 경제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 등에 관한 사실수집과 평가는 이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기관이 담당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는 정책적 결단에 입각한 것이라 할 것이고, 과징금의 부과 여부 및 그 액수의 결정권자인 위원회는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그 구성에 있어 일정한 정도의 독립성이 보장되어 있고, 과징금 부과절차에서는 통지, 의견진술의 기회 부여 등을 통하여 당사자의 절차적 참여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행정소송을 통한 사법적 사후심사가 보장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과징금 부과 절차에 있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거나 사법권을 법원에 둔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같은 결정의 반대의견은 달리 보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행정적 전문성과 사법절차적 엄격성을 함께 가져야 하며 그 규제절차는 당연히 ‘준사법절차’로서의 내용을 가져야 하고, 특히 과징금은 당해 기업에게 사활적 이해를 가진 제재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임을 생각할 때, 그 부과절차는 적법절차의 원칙상 적어도 재판절차에 상응하게 조사기관과 심판기관이 분리되어야 하고, 심판관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증거조사와 변론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하고, 심판관의 신분이 철저하게 보장되어야만 할 것인데도, 현행 제도는 이러한 점에서 매우 미흡하므로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된다.” 이 대립은 과징금 부과 절차를 둘러싼 시각이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기에게 겹치는 네 불이익은 한 행위를 둘러싼 것이지만 각기 성격과 근거가 다르며, 그 한 행위가 네 불이익을 모두 정당화하는지 아닌지는 각 절차에서 따로 판단될 수밖에 없다. 관찰된 사실만으로는 기가 확정된 손해나 고의를 부담한다고 말할 수 없고, 각 제재의 액수와 범위, 기간도 미정으로 남는다. 형사절차의 결과가 행정절차에 어느 범위까지 참작되는지도 이 자리에서 단정할 수 없다.

1.2각 제재를 맡은 기관들

한 행위에 네 불이익이 겹친다고 확인한 뒤에는, 그 불이익을 각각 결정하는 기관이 누구인지가 다음 질문이 된다. 기의 주식 거래를 두고 과징금·형벌·자격 제한·해고가 동시에 문제이므로, 이들 불이익을 맡은 기관이 같은지 다른지가 곧 절차의 얼개를 이룬다.

먼저 과징금은 행정기관이 맡는다.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은 국가형벌권의 행사로서의 ‘처벌’과 행정상의 제재금을 구별하면서, 과징금의 부과 주체가 행정기관임을 분명히 한다. 그 결정은 제재를 통한 억지를 행정규제의 본원적 기능으로 보고, 어떤 행정제재의 기능이 오로지 제재와 이에 결부된 억지에 있다고 하여 이를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말하는 국가형벌권의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전제한다. 같은 전제에서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4조의2에 의한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은 그 취지와 기능, 부과의 주체와 절차 등을 종합할 때 부당내부거래 억지라는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행정상의 제재금으로서의 기본적 성격에 부당이득환수적 요소도 부가되어 있으며, 이를 두고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다고 하여, 공정거래법에서 형사처벌과 아울러 과징금의 병과를 예정하고 있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이 구별은 과징금을 결정하는 자리가 법원이 아니라 행정기관임을 전제로 한다.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은 그 부과 권한을 행정기관에 두고 있는 까닭을 "부당내부거래를 비롯한 다양한 불공정 경제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 등에 관한 사실수집과 평가는 이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기관이 담당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는 정책적 결단에 입각한 것이라 할 것이고, 과징금의 부과 여부 및 그 액수의 결정권자인 위원회는 합의제 행정기관으로서 그 구성에 있어 일정한 정도의 독립성이 보장되어 있고, 과징금 부과절차에서는 통지, 의견진술의 기회 부여 등을 통하여 당사자의 절차적 참여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행정소송을 통한 사법적 사후심사가 보장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과징금 부과 절차에 있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거나 사법권을 법원에 둔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기에 대한 과징금의 액수와 산정 근거는 행정기관이 진행하는 절차에서 정해지며, 그 절차의 구체적 모습은 이 결정이 묘사한 통지와 의견진술, 사후적 사법심사의 틀 안에 놓인다.

형벌은 다르다. 같은 결정이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을 따로 논하고 있는 것은, 형벌이 법원을 통한 형사절차에서 다뤄지는 불이익임을 전제로 한다. 기의 사안에서 검찰이 기소를 준비하는 절차는 과징금 절차와 기관도, 성격도 다르다. 두 절차가 나란히 예정되어 있어도 앞서 인용한 대로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 결정의 입장이며, 그 결과가 벌금과 추징의 액수로 이어지는지는 아직 미정이다.

자격 정지·취소와 해고는 앞선 둘과 또 다른 손에서 정해진다. 자격 제한은 행정기관이 여는 절차의 대상이고, 해고는 사용자인 회사가 내린 조치의 유효 여부로서 다뤄진다. 이 네 절차 가운데 어느 기관의 판단이 먼저 내려지는지는 단정할 수 없다. 형사절차의 결과가 과징금 절차나 자격 제한 절차에 어느 범위까지 참작되는지도 미정이다.

다만 이 결정은 과징금에 대해 "공정력과 집행력을 인정한다고 하여 이를 확정판결 전의 형벌집행과 같은 것으로 보아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고 하여, 행정절차에서의 판단이 확정판결 전의 형벌집행과 같지 않음을 밝힌다. 반대의견은 같은 과징금을 두고 "비록 형벌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부당지원행위에 대한 응징 내지 처벌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바"(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라고 보아, 그 성격을 달리 읽는다. 어느 견해를 따르든 기의 사안에서 과징금·형벌·자격 제한·해고는 각기 다른 기관의 절차에서 정해지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 네 기관이 각자의 판단을 내리는 동안 한 사람에게 불이익이 겹쳐지는 구조가 이어진다.

1.3분리된 절차가 만드는 겹침

기관마다 따로 열린 절차가 한 사람에게 쏟아내는 불이익을 이제 시간의 순서에 놓고 살펴본다. 기는 회사의 인수합병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여 3억 원의 이익을 얻었고, 이 한 행위를 두고 과징금·형사처벌·해고·자격 제한이 각기 다른 자리에서 진행 중이다. 어느 절차가 먼저 끝나는지, 어느 불이익이 먼저 현실이 되는지는 기록되어 있지 않다.

먼저 손에 잡히는 것은 과징금이다. 금융당국은 부과 절차를 시작했으나 액수와 산정 근거는 미정이다.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은 과징금의 성격을 가늠하는 틀을 제공하는데, 그 결정은 "행정권에는 행정목적 실현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자에 대한 제재의 권한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제재를 통한 억지’는 행정규제의 본원적 기능이라 볼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어떤 행정제재의 기능이 오로지 제재(및 이에 결부된 억지)에 있다고 하여 이를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말하는 국가형벌권의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바,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4조의2에 의한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은 그 취지와 기능, 부과의 주체와 절차 등을 종합할 때 부당내부거래 억지라는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행정상의 제재금으로서의 기본적 성격에 부당이득환수적 요소도 부가되어 있는 것이라 할 것이고, 이를 두고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공정거래법에서 형사처벌과 아울러 과징금의 병과를 예정하고 있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며, 이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하여 공정력과 집행력을 인정한다고 하여 이를 확정판결 전의 형벌집행과 같은 것으로 보아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시는 그 과징금이 형벌로 겨우지 않으므로 형사처벌과 나란히 놓인다 하더라도 이중처벌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본 것이며, 기에 부과될 과징금도 같은 성격인지는 별개의 판단을 요한다. 같은 결정은 "이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하여 공정력과 집행력을 인정한다고 하여 이를 확정판결 전의 형벌집행과 같은 것으로 보아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기의 형사재판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여 과징금 절차가 반드시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님을 이 판시는 보여준다.

과징금과 나란히 검찰의 기소가 준비되고 있다. 벌금과 추징의 액수는 미정이고, 형사절차의 결과가 과징금 절차에 어느 범위까지 참작되는지도 미정이다. 위 결정은 과징금이 형사처벌과 병과되어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면서도 그 근거로 과징금의 "취지와 기능, 부과의 주체와 절차 등을 종합할" 것을 요구하였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따라서 기의 사건에서 두 불이익이 실제로 겹치는 경우, 그 과징금이 형벌과 병존할 수 있는지는 그 과징금이 어떤 목적과 절차에 따라 부과되는지에 달렸다.

세 번째로, 회사는 기를 해고하였다. 해고의 유효 여부는 미정이다. 해고는 국가가 아닌 회사가 내린 조치라는 점에서 앞의 두 절차와 성질이 다르다. 앞의 판시가 말하는 "국가형벌권 행사"의 틀이 회사의 인사조치에 그대로 적용되는지는 이 자리에서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한 사람이 국가의 과징금, 국가의 형벌, 회사의 해고를 연달아 받는 구조 자체는 관찰된 사실이다.

네 번째로, 자격이 정지되거나 취소될 절차가 열려 있다. 그 범위와 기간은 미정이고, 어느 기관이 맡는지도 앞의 기관 배정을 따를 뿐이다. 이 자격 제한이 앞의 판시가 말하는 "행정상의 제재금"과 같은 성질인지, 아니면 별도의 제재인지 역시 미정으로 남는다.

이처럼 네 절차는 각기 다른 기관에 맡겨져 별개로 움직인다. 어떤 절차의 결론이 다른 절차에 얼마나 참작될지 정해진 바 없고, 네 불이익이 한 사람에게 순차적으로 또는 병행하여 쌓이는 양상만이 관찰된다. 이 겹침이 헌법이 금지하는 이중처벌에 해당하는지의 판단은 다음 물음 앞에 놓인다.

1.4헌법 제13조가 던지는 물음

네 절차가 한 사람에게 불이익을 겹쳐 놓는 양상은 분리 절차의 병행과 순차만으로는 규율되지 않는다. 그 겹침이 헌법상 금지의 대상이 되는지를 물으려면, 헌법이 어떤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지 먼저 그 문구에 따라야 한다. 헌법 제13조 제1항은 이 문제의 규범적 출발점으로 놓여 있다. 그 조문이 금지하는 바를 확인하기 위하여 대한민국헌법 제13조 제1항을 인용하면, "제13조 ①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 이 문장은 앞 절차에서 확인한 네 개의 불이익이 모두 여기서 말하는 처벌에 해당하는지의 물음으로 독자를 이끈다.

이 조문은 두 가지 금지를 나란히 놓는다. 첫째는 행위시 법률에 의하지 않는 소추의 금지이고, 둘째는 동일한 범죄에 대한 거듭된 처벌의 금지이다. 이번 사례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후자이다. 기가 회사의 인수합병 정보를 이용하여 주식을 사고 팔아 이익을 얻은 그 행위에 대하여, 과징금 부과 절차와 형사 절차가 함께 열려 있고 회사의 해고 조치와 자격 제한 절차도 별개로 진행 중이다. 네 절차가 각자 다른 명칭과 근거를 가지고 움직이는 사실이, 그 불이익이 처벌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정해 주지는 않는다.

제1항이 말하는 "동일한 범죄"와 "거듭 처벌"의 뜻은 이 문장만으로는 열려 있다. 행정법상 과징금이 여기서 말하는 처벌에 들지 않는지, 형사 벌금과 추징이 그에 들지 않는지, 자격 정지나 취소가 불이익의 겹침에 어떤 자리를 잡는지, 그리고 해고라는 사법상 조치가 헌법 조문의 규율 범위에 들어오는지의 문제는 제1항의 문구가 직접 답해 주지 않는다. 앞 절차에서 관찰한 불이익의 겹침이 이중처벌금지의 대상이 되는지의 판단은 결국 이 문구의 해석에 달려 있다.

제1항 옆에 놓인 제2항과 제3항은 이 물음의 경계를 표시한다. 대한민국헌법 제13조 제2항은 "②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참정권의 제한을 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고 선언하고, 대한민국헌법 제13조 제3항은 "③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선언한다. 소급입법의 금지와 연좌제의 금지가 별도 항으로 놓여 있는 구조는, 제1항의 거듭된 처벌 금지가 다루는 것이 처벌의 반복이라는 점을 가리킨다. 이번 사례에서 네 불이익은 모두 자기의 행위를 이유로 부과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제3항의 물음과는 분리된다.

따라서 이 장이 관찰한 겹침과 헌법 제13조 제1항의 문구는 서로 마주 놓인다. 관찰은 절차의 분리가 불이익의 중첩을 낳는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조문은 동일한 범죄에 대한 거듭된 처벌을 금지한다. 그 사이를 잇는 작업이 남는다. 처벌이라는 말이 어떤 불이익까지 포섭하는지는 이 조문의 뜻을 밝히는 다음 과제로 남긴다.

1.52001헌가25의 쟁점 자리

헌법 제13조가 겹쳐진 불이익에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묻는 자리에서, 헌법재판소는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에서 과징금을 놓고 세 가지 물음에 답했다. 이 결정이 다룬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에 대한 것이므로, 여기에서는 그 판결요지가 밝힌 범위 안에서만 쟁점의 자리를 놓는다. 기에게 예정된 네 가지 불이익 가운데 과징금만이 이 결정의 심판대상이었고, 벌금이나 자격 제한, 해고는 이 결정이 다루지 않았다.

먼저 이중처벌금지의 물음이다. 판결요지 제1항은 행정제재의 기능에 관해 "‘제재를 통한 억지’는 행정규제의 본원적 기능이라 볼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어떤 행정제재의 기능이 오로지 제재(및 이에 결부된 억지)에 있다고 하여 이를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말하는 국가형벌권의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바"라고 밝혔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이어서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4조의2에 의한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을 행정상의 제재금으로 보고, "이를 두고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공정거래법에서 형사처벌과 아울러 과징금의 병과를 예정하고 있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며"라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같은 항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대해서도 "이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하여 공정력과 집행력을 인정한다고 하여 이를 확정판결 전의 형벌집행과 같은 것으로 보아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형사처벌과 과징금이 함께 예정되어 있어도 이중처벌에 이른다고 보지 않았으므로, 기에게 벌금과 과징금이 함께 예정된 구조는 이 쟁점만으로는 위헌의 의심을 사지 않는다고 놓아야 한다.

다음은 비례성의 물음이다. 판결요지 제2항은 과징금의 기준을 "부당지원을 한 사업자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여 그 2% 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책정토록 한 것은, 부당내부거래에 있어 적극적·주도적 역할을 하는 자본력이 강한 대기업에 대하여도 충분한 제재 및 억지의 효과를 발휘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했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이어서 매출액의 100분의 2가 항상 부과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근거로 "형사처벌의 가능성과 병존하여 과징금 규정을 둔 것 자체나, 지원기업의 매출액을 과징금의 상한기준으로 삼은 것을 두고 비례성원칙에 반하여 과잉제재를 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이는 과징금의 상한으로서의 매출액 기준을 비례성에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본 것이다. 다만 2001헌가25가 과징금 액수의 산정 방식을 자세히 정하지 않았으므로, 기의 이익 3억 원에 어떤 비율의 과징금이 붙는지는 이 결정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끝으로 적법절차와 권력분립의 물음이다. 판결요지 제3항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한 데 대해 "부당내부거래를 비롯한 다양한 불공정 경제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 등에 관한 사실수집과 평가는 이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기관이 담당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는 정책적 결단에 입각한 것"이라고 밝혔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아울러 "과징금 부과절차에서는 통지, 의견진술의 기회 부여 등을 통하여 당사자의 절차적 참여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행정소송을 통한 사법적 사후심사가 보장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과징금 부과 절차에 있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거나 사법권을 법원에 둔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그러나 같은 결정에는 재판관 한대현, 재판관 권 성, 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이 있다. 이 반대의견은 "매출액의 규모와 부당지원과의 사이에는 원칙적으로 상관관계를 인정하기가 곤란하므로, 부당지원행위에 대하여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부당지원이라는 자기의 행위와 상관관계가 없는 매출액이라는 다른 요소에 의하여 책임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되어 자기책임의 원리에 위배된다"고 보았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같은 반대의견은 그 부과절차에 대해 "적법절차의 원칙상 적어도 재판절차에 상응하게 조사기관과 심판기관이 분리되어야 하고, 심판관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증거조사와 변론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하고, 심판관의 신분이 철저하게 보장되어야만 할 것인데도, 현행 제도는 이러한 점에서 매우 미흡하므로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따라서 과징금 부과 절차의 적법성은 다수의견이 인정한 범위 안에서만 자리 잡고, 반대의견이 지적한 책임의 근거와 절차의 엄격성은 여전히 남는 물음이다.

이로써 2001헌가25의 쟁점 자리는 분명해진다. 과징금이 형사처벌과 함께 부과되어도 이중처벌이 아니라는 것, 매출액을 상한으로 삼는 것이 과잉제재가 아니라는 것, 행정기관이 과징금을 부과하는 절차가 적법절차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 판결요지가 밝힌 범위이다. 그러나 이 결정은 벌금이나 추징의 액수, 자격 제한의 범위와 기간, 해고의 유효 여부, 그리고 형사절차 결과의 참작 범위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기에게 예정된 네 불이익 가운데 과징금만이 이 자리에 놓였고, 나머지는 다른 물음으로 남아 있다.

1.6넘겨둔 물음의 목록

과징금을 둘러싼 헌법재판소의 해석 자리까지 살핀 뒤에 남는 것은, 그 결정이 대답하지 않은 물음의 자리이다. 앞에서 확인한 2001헌가25 결정은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이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이중처벌금지원칙과 비례성원칙, 적법절차원칙의 위반 여부를 살폈다. 그러나 이 결정은 과징금 한 종류를 놓고 내려진 해석이므로, 같은 한 사람에게 과징금·벌금·자격 제한·해고가 함께 겹치는 이번 사례의 구조를 통째로 다루지는 못한다.

사례에서 기는 회사의 인수합병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 팔아 이익을 얻었고, 그를 둘러싸고는 네 갈래의 불이익이 동시에 열려 있다. 금융당국이 과징금 부과 절차를 시작했고, 검찰이 기소를 준비하며, 회사가 기를 해고했고, 자격이 정지되거나 취직할 절차도 열려 있다. 이 네 불이익은 각기 다른 기관에 의해, 각기 다른 근거에 의해, 각기 다른 절차에서 다루어진다. 한 사람의 한 행위가 네 곳의 문을 동시에 두드리는 셈이다.

헌법 제13조 제1항은 한 사람의 같은 행위를 두고 국가가 거듭 처벌하는 것을 금한다. 대한민국헌법 제13조 제1항은 "제13조 ①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라고 선언한다. 이 조문이 겨냥하는 '거듭 처벌'의 범위가 행정적 제재금에까지 미치는지, 나아가 자격 제한이나 해고에까지 미치는지는 앞에서 본 결정이 다루지 않은 자리로 남는다.

이 사례에서 채워 넣지 않은 채 넘겨둔 물음은 다음과 같은 자리에 놓인다. 첫째, 과징금의 액수와 그 산정 근거이다. 앞에서 본 결정은 매출액의 2% 범위 내에서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4조의2를 놓고 해석했지만, 이 사례의 과징금은 어떤 기준으로 산정될지 미정이다. 둘째, 벌금과 추징의 액수이다. 형사처벌의 결과로 어떤 액수가 선고되고 추징이 함께 병과될지 역시 미정이다. 셋째, 자격이 정지되거나 취소되는 절차에서 그 제한의 범위와 기간이 어디까지 미치는지이다. 넷째, 회사가 내린 해고가 유효한지의 문제이다. 마지막으로, 형사절차의 결과가 행정절차에서 어느 범위까지 참작되는지의 문제이다.

이 물음들은 어느 하나도 앞에서 본 결정이 이미 답한 것이 아니다. 2001헌가25 결정은 과징금을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로 보지 않음으로써 이중처벌금지원칙의 위반을 부정했지만, 그 논거가 벌금이나 자격 제한, 해고에까지 그대로 미치는지는 별개의 물음으로 남는다. 과징금의 성격에 관한 판단과, 네 불이익이 함께 겹칠 때 각 불이익의 헌법상 한계에 관한 판단은 서로 다른 검토를 요구한다. 이 장에서 밝힌 것은 이 물음들의 자리일 뿐, 그 대답은 아니다.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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