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으로만 받습니다: 이메일과 전자소송

KST법률 자문이 아닌 일반 정보

제재처분과 형사처벌: 이중의 불이익과 비례 · 제33권 · 제3장 · 초판

2001헌가25가 과징금에 대해 내린 판단

과징금은 이중처벌금지에서 말하는 처벌로 취급되는가?

분량
약 2,800단어 · 12분
자료
조문 1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3.1이중처벌금지의 문언과 과징금
  3. 3.22001헌가25의 판단 대상
  4. 3.3과징금의 법적 성격 읽기
  5. 3.4과징금과 이중처벌금지의 관계
  6. 3.5이 판단이 그어 놓은 경계
  7. 3.6기의 사례에 남은 물음
  8. 다룬 법령
  9.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2001헌가25 결정요지에 실린 범위에서 과징금을 이중처벌금지의 문언에 놓고 판단한 방식을 읽는다. 과징금의 법적 성격을 읽는 틀과 그 판단이 그어 놓은 경계를 정리하고, 기의 사례에 남은 물음을 확인한다. 과태료와 형벌의 병과에 관한 판단은 다음 장에서 살핀다.

3.1이중처벌금지의 문언과 과징금

동일한 범죄에 대한 거듭된 처벌의 금지를 따라, 헌법 제13조 제1항은 처벌을 가할 수 없는 경우를 처음으로 특정한다. 대한민국헌법 제1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선언한다. 같은 조의 다른 항은 소급입법에 의한 참정권 제한과 재산권 박탈을, 그리고 친족의 행위로 인한 불이익한 처우를 각각 금지한다. 그중 이 문단이 붙들어 묻는 것은 앞의 하나이다.

이 문언이 던지는 물음은 두 층으로 갈린다. 첫째,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적힌 "처벌"이 무엇을 가리키는지이다. 둘째, 두 번째 처벌이 앞서 받은 처벌과 "동일한 범죄"에 관한 것인지이다. 이중처벌금지의 문언은 처벌의 개념과 동일성의 기준을 모두 요구한다. 문언만으로 어느 쪽을 먼저 정할지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나 헌법 제13조 제1항의 문언에는 "처벌"이라는 낱말만 들어 있다. 조문은 처벌의 형식을 형벌로 한정하지 않는다. 동시에 조문은 제재의 형식마다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는다. 이 문언이 남겨 둔 물음은 처벌로 부르지 않는 제재를 이중처벌금지의 논의 밖에 둘 수 있는지이다. 이 물음은 문언을 확장해 읽는 해석의 방향이 아니다. 문언이 형벌이라는 낱말을 쓰지 않고 처벌이라는 낱말을 썼다는 사실에서 나온다.

이 물음은 과징금을 논의의 한복판에 놓는다. 과징금은 금전을 납부하게 하는 제재이며, 형벌의 이름을 달지 않은 채 부과 절차가 진행된다. 형식상의 구분만으로 과징금이 처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면, 헌법 제13조 제1항의 거듭 처벌 금지가 형식상 다른 제재 앞에서는 무력해진다. 반대로 과징금을 처벌로 본다면, 제13조 제1항의 동일성 기준이 그 부과 여부에 그대로 작용한다. 어느 쪽이든 과징금은 이중처벌금지의 문언을 실제 사건에 붙이는 첫 관문이 된다.

이 관문에서 읽어야 할 사건이 2001헌가25이다. 그 결정은 과징금과 형벌을 함께 논의한 헌법재판소의 판단 가운데 하나이다. 그 판단이 어떤 범위의 문제를 붙들었는지, 또 어떤 표현으로 과징금을 자리매김했는지는 다음에 확인할 일이다. 다만 이 문단의 범위는 문언이 남긴 물음이 왜 과징금을 향하는지 가르치는 데 머무른다. 과태료 병과를 둘러싼 논의는 이 장의 뒤쪽에서 다룰 주제이며, 지금 이 문언을 읽는 일에 섞어 놓을 필요는 없다.

이중처벌금지의 문언은 처벌의 형식을 묻지 않고 처벌을 두 번 받는지 묻는다. 그 문언이 과징금 부과를 논의의 한복판으로 데려오는 까닭이 거기 있다. 이 문단이 확인한 것은 제13조 제1항의 문언이 남긴 물음의 형태와 그 물음이 과징금을 향한다는 사실이다. 문언만으로 과징금이 처벌인지 여부를 결론짓지 않은 채, 이 문단은 그 물음을 남긴다.

3.22001헌가25의 판단 대상

문언상 동일한 범죄에 대한 거듭된 처벌이 금지된다고 읽힌 뒤에 남는 물음은, 이 금지가 과징금에 관해 어떤 쟁점을 붙들고 있는지이다.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은 그 물음을 판단 대상으로 삼았는데, 먼저 그 대상이 어떤 언어로 적혀 있는지 읽어야 한다. 결정의 판시사항은 "공정거래위원회로 하여금 부당내부거래를 한 사업자에 대하여 그 매출액의 2% 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중처벌금지원칙, 적법절차원칙, 비례성원칙 등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이다.

이 판시사항은 세 가지를 함께 묻는다. 첫째, 부당내부거래를 한 사업자에게 매출액의 2%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매기는 제도가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어긋나는지이다. 둘째, 같은 제도가 적법절차원칙에 어긋나는지이다. 셋째, 같은 제도가 비례성원칙에 어긋나는지이다. 각 항의 끝에 붙은 (소극)은 세 물음 모두에 대해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표시한다.

결정은 세 쟁점을 나란히 놓고 보되, 그중 첫 쟁점을 헌법 제13조 제1항과 맞대었다. 헌법 제1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선언한다. 이 조항의 앞 절과 뒤 절은 같은 문장 안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물음을 담는다. 앞 절은 처벌의 소급을 막고, 뒤 절은 동일한 범죄에 대한 거듭된 처벌을 막는다. 과징금을 논의의 한복판에 세운 것은 바로 뒤 절이다. 앞 단위에서 정리한 문언의 물음은, 거듭된 처벌이 성립하려면 먼저 무언가가 '처벌'이어야 한다는 점을 가리켰다. 2001헌가25의 이중처벌금지 쟁점은 그 물음의 표면에 정확히 놓여 있다.

따라서 이 결정이 이중처벌금지 항목에서 다루어야 할 첫 물음은, 매출액의 2% 범위에서 부과되는 과징금이 헌법 제13조 제1항이 말하는 '처벌'인지이다. 판시사항의 나머지 두 항, 곧 적법절차와 비례성은 이 첫 물음과 같은 자리에서 출발한다. 비례성 쟁점은 형사처벌의 가능성과 과징금이 함께 예정된 구조에서 과잉제재인지, 매출액을 상한기준으로 삼은 것이 정당한지를 묻는다. 적법절차 쟁점은 그 과징금을 어느 기관이 어떤 절차로 매기는지를 묻는다. 이 물음들은 과징금의 법적 성격이 무엇인지에 따라 함께 움직인다.

이 사례에서 기가 받을 과징금, 그리고 검찰이 준비하는 기소와 자격 제한 절차가 함께 놓여 있는 구조는 이 판시사항의 틀 안으로 옮겨가 읽혀야 한다. 판시사항이 다루는 쟁점은 과징금이 처벌인지 아닌지, 그리고 그 부과 절차와 액수 산정이 적법절차와 비례성에 부합하는지이다. 판시사항 밖에 있는 사실관계나 주장을 덧붙일 자리는 여기에 없다. 이 결정이 어떤 쟁점으로 이 문제를 붙들었는지를 확인한 뒤에야, 다음 물음은 과징금의 법적 성격을 이 결정이 어떻게 파악했는지이다.

3.3과징금의 법적 성격 읽기

그렇다면 결정요지가 이중처벌금지 쟁점을 다루기 전에 과징금의 성격을 어떻게 잡았는지가 관건이 된다.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은 먼저 제재의 기능에 착안하여 판단의 출발점을 세웠는데, 행정권의 범위에 관해 "행정권에는 행정목적 실현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자에 대한 제재의 권한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제재를 통한 억지’는 행정규제의 본원적 기능이라 볼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어떤 행정제재의 기능이 오로지 제재(및 이에 결부된 억지)에 있다고 하여 이를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말하는 국가형벌권의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바"라고 판시하였다. 이 판시는 제재적 성격만으로 과징금을 형벌로 분류할 수 없다는 뜻이며, 성격을 가르는 기준을 제재의 기능에만 두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를 분명히 한다.

결정요지는 그 전제 위에서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4조의2의 부당내부거래 과징금을 직접 규정한 바, "그 취지와 기능, 부과의 주체와 절차 등을 종합할 때 부당내부거래 억지라는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행정상의 제재금으로서의 기본적 성격에 부당이득환수적 요소도 부가되어 있는 것이라 할 것이고, 이를 두고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라고 밝혔다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성격의 기본은 행정상의 제재금에 있고 부당이득환수적 요소는 부가된 것으로 본 것이다. 이 파악은 형벌의 성립 여부를 가르는 자리에서 결정적인 근거로 작용하며, 취지·기능·주체·절차를 함께 살펴야 성격이 드러난다는 점도 함께 읽힌다.

바로 이 성격 파악이 이중처벌금지 판단의 토대를 이룬다. 결정요지는 같은 판시에서 "공정거래법에서 형사처벌과 아울러 과징금의 병과를 예정하고 있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며, 이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하여 공정력과 집행력을 인정한다고 하여 이를 확정판결 전의 형벌집행과 같은 것으로 보아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고 하였다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두 처벌의 병존이 헌법 제13조 제1항에 어긋나지 않는 까닭은 이 과징금이 처벌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며, 무죄추정에 관한 판단도 같은 분류에서 갈라져 나온다. 이 사례에서 기에게 금융당국의 과징금 절차와 검찰의 기소 준비가 함께 열려 있으나, 앞의 판시는 처벌로 보이지 않는 쪽에 이중처벌금지의 적용 여지가 남는지조차 명시적으로 선언하지 않는다.

다만 결정요지가 세운 분류는 한정된 범위의 것이다. 그것은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4조의2의 부당내부거래 과징금을 그 취지·기능·부과 주체·절차에 비추어 살핀 결과이고, 그 밖의 과징금에 대해서 같은 성격이 곧바로 성립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의 과징금이 같은 성격론 아래 놓이는지, 그리고 이 사례의 다른 절차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이 판시만으로 확정되지 않은 채 남는다. 관찰된 사실이 곧 확정된 법적 평가가 되지 않는 것도 같은 까닭에서이다.

읽힌 것은 과징금의 성격을 제재적 기능만이 아니라 부당이득환수적 요소까지 함께 본 결정요지의 파악과, 그 파악이 이중처벌금지 판단에서 자리를 잡는 방식이다. 앞 절이 밝힌 판단 대상은 이 성격론을 거쳐 비로소 처벌 해당 여부의 문제로 정리되며, 성격을 가르는 근거에 취지·기능·주체·절차가 함께 놓여 있다는 점이 남는다. 성격론을 새로 세울 자리가 아니라 판시된 파악을 그대로 옮겨 읽는 자리가 이 사례의 출발점이 된다.

3.4과징금과 이중처벌금지의 관계

형사처벌과 나란히 서 있는 과징금이 두 번 처벌의 문제에 걸리는지를 이제 헌법재판소가 2001헌가25 결정에서 어떻게 가르는지 읽어야 한다. 그 판단의 출발점은 헌법 제13조 제1항의 문언에 놓여 있다. 대한민국헌법 제13조 제1항은 “①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선언한다. 문언상 금지의 대상은 ‘거듭 처벌’이므로, 이중처벌금지 원칙이 가로막는 것은 국가형벌권의 행사로서의 ‘처벌’이 두 번 겹치는 경우임을 문장 자체가 가리킨다.

따라서 결정이 먼저 다룬 것은 그러한 ‘처벌’에 과징금이 들어가는지이다. 헌법재판소는 행정권의 본원적 기능으로서 제재의 자리를 확인한 뒤, 부당내부거래 과징금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파악하였다. “행정권에는 행정목적 실현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자에 대한 제재의 권한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제재를 통한 억지’는 행정규제의 본원적 기능이라 볼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어떤 행정제재의 기능이 오로지 제재(및 이에 결부된 억지)에 있다고 하여 이를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말하는 국가형벌권의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바,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4조의2에 의한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은 그 취지와 기능, 부과의 주체와 절차 등을 종합할 때 부당내부거래 억지라는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행정상의 제재금으로서의 기본적 성격에 부당이득환수적 요소도 부가되어 있는 것이라 할 것이고, 이를 두고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공정거래법에서 형사처벌과 아울러 과징금의 병과를 예정하고 있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며, 이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하여 공정력과 집행력을 인정한다고 하여 이를 확정판결 전의 형벌집행과 같은 것으로 보아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이 판시는 제재적 요소가 보태져 있다고 곧바로 국가형벌권의 행사로 옮겨 보지 않는 태도를 분명히 한다. 이 사례에서 금융당국이 시작한 과징금 부과 절차도 같은 문턱을 전제로 읽힌다.

결정은 과징금과 형사처벌이 나란히 놓인 구도가 비례성 원칙에 어긋나는지까지 아울러 살폈다. “위 과징금은 부당내부거래의 억지에 그 주된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므로 반드시 부당지원을 받은 사업자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만이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할 수 없고, (…) 부당내부거래의 실효성 있는 규제를 위하여 형사처벌의 가능성과 병존하여 과징금 규정을 둔 것 자체나, 지원기업의 매출액을 과징금의 상한기준으로 삼은 것을 두고 비례성원칙에 반하여 과잉제재를 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형사처벌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과징금 규정을 함께 둔 구도와, 그 상한을 매출액에 둔 방식을 두고 과잉제재로 단정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이 사례에서 과징금의 액수와 산정 근거는 미정이므로, 그 액수에 이 결론을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절차의 측면에서도 결정은 과징금 부과를 적법절차나 권력분립에 거스르는 것으로 보지 않았다. “공정거래법에서 행정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로 하여금 과징금을 부과하여 제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부당내부거래를 비롯한 다양한 불공정 경제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 등에 관한 사실수집과 평가는 이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갖춘 기관이 담당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는 정책적 결단에 입각한 것이라 할 것이고, (…)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과징금 부과 절차에 있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거나 사법권을 법원에 둔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 행정기관이 부과하더라도 통지와 의견진술 등 절차적 참여와 사법적 사후심사가 함께 놓여 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되었다.

다만 이 판단에는 반대의견이 놓여 있다는 점을 함께 읽어야 한다. 재판관 한대현, 재판관 권 성, 재판관 주선회는 “매출액의 규모와 부당지원과의 사이에는 원칙적으로 상관관계를 인정하기가 곤란하므로, 부당지원행위에 대하여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부당지원이라는 자기의 행위와 상관관계가 없는 매출액이라는 다른 요소에 의하여 책임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되어 자기책임의 원리에 위배된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고 보았고, 부과절차에 관해서도 조사기관과 심판기관의 분리 등이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보았다. 결국 이 결정이 그어 놓은 선은 과징금 자체를 헌법 제13조 제1항의 ‘처벌’로 끌어들이지 않는 데에 있으며, 이 사례에서 열린 자격 제한이나 해고의 유효 여부, 형사절차 결과의 행정절차상 참작 범위는 이 결정의 문장이 직접 다루지 않은 채 미정으로 남는다. 과태료와 형벌의 병과가 놓는 별도의 물음 역시 이 자리의 결론 바깥에 있다.

3.5이 판단이 그어 놓은 경계

과징금과 이중처벌금지의 관계를 정리하며 남겨 둔 과태료 병과의 문제는 다음 자료로 넘기기로 하고, 여기서는 헌법재판소가 2003. 7. 24. 선고한 2001헌가25 결정이 실제로 어디까지 말했는지를 먼저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판시사항은 그 범위를 한 문장으로 가르는데,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은 "공정거래위원회로 하여금 부당내부거래를 한 사업자에 대하여 그 매출액의 2% 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중처벌금지원칙, 적법절차원칙, 비례성원칙 등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만을 다루었다. 이 문장에서 이중처벌금지·적법절차·비례의 세 원칙이 함께 불리고, 그 위반 여부를 소극으로 보았다는 점이 이 결정의 바깥 경계를 이룬다.

이중처벌금지의 측면에서 결정은 과징금의 성격을 먼저 규명한 뒤 헌법 제13조 제1항의 "처벌"에 해당하는지를 묻는다.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에 따르면, 행정권은 행정목적 실현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자에 대한 제재의 권한도 포함하므로 제재를 통한 억지는 행정규제의 본원적 기능이고,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4조의2에 의한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은 부당내부거래 억지라는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행정상의 제재금으로서의 기본적 성격에 부당이득환수적 요소도 부가되어 있는 것이다. 같은 결정은 "이를 두고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공정거래법에서 형사처벌과 아울러 과징금의 병과를 예정하고 있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며"(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고 하였다. 과징금이 국가형벌권의 행사로 보이지 않으므로 형사처벌과의 병과가 이중처벌금지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며, 병과 자체를 무효로 보는 판단은 이 결정에서 찾을 수 없다.

같은 맥락에서 결정은 과징금 부과처분의 집행력을 무죄추정과 연결하는 주장에도 답하였다. 결정은 "이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하여 공정력과 집행력을 인정한다고 하여 이를 확정판결 전의 형벌집행과 같은 것으로 보아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고 하였다. 형벌집행과 같은 것으로 취급되지 않는 이상 확정 전 집행이 무죄추정을 침해한다는 논거가 성립하지 않다는 뜻이다. 여기까지가 이중처벌금지와 무죄추정을 둘러싼 이 결정이 그어 놓은 경계이다.

비례성원칙과 적법절차원칙에 관한 판단은 그 경계의 나머지 부분을 채운다. 비례성에 대하여 결정은 "부당내부거래의 억지에 그 주된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므로 반드시 부당지원을 받은 사업자에 대하여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만이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할 수 없"으며, 매출액을 상한기준으로 삼은 데 대해서도 "형사처벌의 가능성과 병존하여 과징금 규정을 둔 것 자체나, 지원기업의 매출액을 과징금의 상한기준으로 삼은 것을 두고 비례성원칙에 반하여 과잉제재를 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고 하였다. 적법절차에 대하여 결정은 "통지, 의견진술의 기회 부여 등을 통하여 당사자의 절차적 참여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행정소송을 통한 사법적 사후심사가 보장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과징금 부과 절차에 있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거나 사법권을 법원에 둔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고 하였다. 두 원칙 모두 소극으로 정리된 셈이다.

한편 결정은 반대의견도 함께 실고 있는데, 재판관 한대현·재판관 권 성·재판관 주선회의 반대의견은 "매출액의 규모와 부당지원과의 사이에는 원칙적으로 상관관계를 인정하기가 곤란하므로, 부당지원행위에 대하여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부당지원이라는 자기의 행위와 상관관계가 없는 매출액이라는 다른 요소에 의하여 책임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되어 자기책임의 원리에 위배된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고 보았다. 반대의견은 이 결정의 결론을 이루지 못하므로, 그 자체로 병과나 절차에 대한 새로운 규율을 세우지 않는다.

따라서 이 결정이 다루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은 과징금이 헌법 제13조 제1항의 "처벌"에 해당하는지, 형사처벌과의 병과가 이중처벌금지를 침해하는지, 과징금 부과처분의 집행력이 무죄추정에 어긋나는지, 그리고 매출액 상한 기준과 부과 절차가 비례성원칙·적법절차원칙에 반하는지이다. 과태료와 형벌의 병과, 자격정지나 취직금지의 범위와 기간, 형사처분의 결과를 행정절차에 어느 범위까지 참작할지는 이 결정이 대답한 물음이 아니다. 이 경계 안에서만 판단을 읽어야 하며, 바깥의 물음은 그대로 미정으로 남는다.

3.6기의 사례에 남은 물음

과징금이 형벌에 해당하는지를 가른 뒤에도, 같은 처분을 둘러싼 다른 절차가 남는다. 기의 사례에서 금융당국이 준비한 과징금은 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이 말한 행정상 제재금의 자리에 놓인다. 그 결정은 먼저 형벌의 범위를 묻는다. 헌법 제13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선언한다. 이 조항이 과징금 부과까지 막는지가 기의 사례에서 풀어야 할 첫 물음이다.

헌법재판소는 제재의 성격을 아래와 같이 살핀다. 즉 "행정권에는 행정목적 실현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자에 대한 제재의 권한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제재를 통한 억지’는 행정규제의 본원적 기능이라 볼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어떤 행정제재의 기능이 오로지 제재(및 이에 결부된 억지)에 있다고 하여 이를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말하는 국가형벌권의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바, 구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4조의2에 의한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은 그 취지와 기능, 부과의 주체와 절차 등을 종합할 때 부당내부거래 억지라는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 위반행위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행정상의 제재금으로서의 기본적 성격에 부당이득환수적 요소도 부가되어 있는 것이라 할 것이고, 이를 두고 헌법 제1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국가형벌권 행사로서의 ‘처벌’에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공정거래법에서 형사처벌과 아울러 과징금의 병과를 예정하고 있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으며, 이 과징금 부과처분에 대하여 공정력과 집행력을 인정한다고 하여 이를 확정판결 전의 형벌집행과 같은 것으로 보아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반된다고도 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고 판시한다. 같은 법조의 같은 행위를 두고 과징금과 형사처벌이 함께 예정되어 있어도 헌법 제13조 제1항이 금지하는 거듭 처벌은 아니라는 뜻이다. 기가 받을 과징금이 형사처벌과 겹친다는 이유만으로 이중처벌로 다툴 수 없다는 점이 이 판시에서 가려진다. 다만 이 판시가 말하는 과징금은 그 성격을 볼 때 행정상 제재금의 기본적 성격에 부당이득환수적 요소가 부가된 것으로 한정된다. 기의 과징금이 같은 자리에 놓이는지는 액수와 산정 근거가 정해져야 비로소 판단할 수 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병과 자체를 두고 "부당내부거래의 실효성 있는 규제를 위하여 형사처벌의 가능성과 병존하여 과징금 규정을 둔 것 자체나, 지원기업의 매출액을 과징금의 상한기준으로 삼은 것을 두고 비례성원칙에 반하여 과잉제재를 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고 본다. 반대의견은 그 상한의 산정 기준을 문제 삼는다. 재판관 한대현, 재판관 권 성, 재판관 주선회는 "부당지원행위에 대하여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부당지원이라는 자기의 행위와 상관관계가 없는 매출액이라는 다른 요소에 의하여 책임의 범위를 정하는 것이 되어 자기책임의 원리에 위배된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고 본다. 같은 과징금을 두고도 다수의견과 반대의견이 갈리는 지점이 바로 그 액수를 정하는 기준이다. 이 갈림은 기의 사례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이익이 3억 원이라는 사실만으로 과징금 액수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며, 그 액수와 산정 근거는 미정이다.

절차에 관해서도 남는 물음이 있다. 헌법재판소는 "과징금 부과절차에서는 통지, 의견진술의 기회 부여 등을 통하여 당사자의 절차적 참여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행정소송을 통한 사법적 사후심사가 보장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과징금 부과 절차에 있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거나 사법권을 법원에 둔 권력분립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고 판시한다. 반대의견은 그보다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다. 재판관 한대현, 재판관 권 성, 재판관 주선회는 "그 부과절차는 적법절차의 원칙상 적어도 재판절차에 상응하게 조사기관과 심판기관이 분리되어야 하고, 심판관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증거조사와 변론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하고, 심판관의 신분이 철저하게 보장되어야만 할 것인데도, 현행 제도는 이러한 점에서 매우 미흡하므로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된다"(헌법재판소 2003. 7. 24. 2001헌가25 결정)고 본다. 금융당국이 과징금 부과 절차를 시작한 기의 사례에서, 이 절차를 두고 다툴 자리는 절차적 참여권과 사법적 사후심사가 실제로 보장되는지이다. 다만 이 판단이 과징금 부과처분 자체에 한정되는지, 자격을 정지하거나 취소하는 절차까지 미치는지는 미정이다.

결국 2001헌가25가 기의 사례에서 가려 준 것은 과징금과 형사처벌의 병과가 헌법 제13조 제1항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어 남는 물음은 과징금의 액수와 그 산정 근거, 형사절차의 결과가 행정절차에 참작되는 범위, 자격 제한의 범위와 기간, 해고의 유효 여부이다. 판시사항이 다룬 것은 이중처벌금지원칙·적법절차원칙·비례성원칙의 위반 여부이므로, 그 밖의 결론은 이 결정에서 찾을 수 없다. 회사가 내린 해고의 유효 여부와 자격 제한의 범위와 기간은 이 결정이 다루지 않은 영역이며, 앞의 판단만으로 그 결론을 지어낼 수 없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지금 읽는 곳은 PRO SE입니다
RISCON Labsrisconlab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