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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금지원칙: 형벌 조항의 비례성 심사 · 제37권 · 제10장 · 초판

다른 죄와 견주는 형벌 체계

비슷한 죄에 비슷한 형이라는 요청은 어떻게 심사되는가?

분량
약 2,700단어 · 12분
자료
조문 0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10.1형벌 체계의 균형 요청
  3. 10.2결정요지에 확인된 쟁점
  4. 10.3견줌의 대상이 되는 죄
  5. 10.4비슷한 죄와 비슷한 형
  6. 10.5균형 기준이 미치는 범위
  7. 10.6다음 장으로 남긴 물음
  8.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이 장은 비슷한 죄에 비슷한 형이라는 요청이 어떻게 심사되는지를 묻는다. 형벌 체계 안의 다른 죄와 법정형을 견주는 균형 기준이 결정요지에서 어떻게 세워졌는지를 읽고, 그 기준이 미치는 범위를 정리한다.

10.1형벌 체계의 균형 요청

배임 조항의 평가가 책임과 형벌의 비례에서 마무리된 뒤, 이제는 그 법정형을 형벌 체계 안의 다른 죄와 견주는 일이 남는다. 이 물음에는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이 남긴 기준이 놓여 있다. 그 결정은 마약 사범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을 다루면서, 법정형을 정하는 입법권의 범위를 형벌 체계 전체의 균형 속에서 살폈다.

먼저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어떻게 잡는지 보아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법정형을 정할 때의 요건을 이렇게 밝혔다.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할 때는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 입법자는 법정형을 자유로이 정할 수 있으나, 그 자유는 형벌개별화가 가능하도록 남겨 둔 범위 안에서 행사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기준을 임의 형벌 조항에 두면, 하한과 상한의 폭이 개별 책임의 무게에 맞추어 조정될 여지를 남기는지가 첫 관문이 된다.

그리고 입법자가 중벌주의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경우에도 판단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그 예외의 지경을 다음과 같이 한정했다. "그러므로, 그 입법취지에서 보아 중벌주의로 대처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범죄의 실태와 죄질의 경중,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 처벌규정의 보호법익 및 형벌의 범죄예방효과 등에 비추어 전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그러한 유형의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 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함으로써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법정형을 규정한 법률조항은 헌법에 반한다고 보아야 한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전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라는 문구이다. 한 죄의 법정형은 그 죄만 떼어 놓고 무거운지 가벼운지 따져서는 안 되고, 형벌 체계 안에서 놓인 자리를 함께 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임의 사안에서 그 이득액 기준이 오래전에 고정되어 지금의 값어치와 어떤 관계인지는 미정이므로, 화폐 가치의 변화가 "전체 형벌체계상"의 형량에 실제로 작용하는지는 이 단계에서 단정할 수 없다.

형벌 체계 안의 균형은 같은 법 안에서 다른 행위 유형을 대하는 방식으로도 확인된다. 헌법재판소는 마약 매수의 유형별 죄질을 가르면서, "반면에 ‘단순매수’는 기본적으로 수요의 측면에 해당되고 마약의 유통구조상 최종단계를 형성하므로 마약확산에의 기여도와 그 행위의 구조, 위험성 및 비난가능성 등 죄질에 있어서 영리매수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고 보았다. 질적으로 다른 행위에 같은 법정형을 매기는 것은 두 유형 사이의 구별을 지워 버린다. 같은 결정은 다른 범죄와의 대비에서도 균형을 물었다. 마약 사범만 가중한 까닭을 두고 헌법재판소는 "위 특가법 조항은 아무런 합리적 근거 없이 매수와 판매목적소지의 마약사범만을 가중하고 있으므로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현저히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고 하였다. 형벌 체계의 균형은 법정형의 무게만이 아니라, 어떤 죄를 가중하고 어떤 죄를 두지 않는지에 대한 근거의 유무로도 재어진다.

이렇게 읽힌 기준을 임의 형벌 조항에 적용하는 일은 아직 남아 있다. 이득액 5억 원 이상이라는 기준이 다른 재산 범죄의 기준과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지, 그 기준이 오래전에 정해진 뒤 바뀌지 않았다는 사정이 체계의 균형에 어떤 뜻을 갖는지, 자료가 미정으로 남긴 판단 경위가 그 형량에 실제로 작용했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형벌 체계의 균형 요청이 임의 처벌에서 어떤 결과를 낳는지, 결정이 남긴 기준의 어디까지가 사실로 확인되는지는 다음 물음으로 이어진다.

10.2결정요지에 확인된 쟁점

형벌 체계 안에서 법정형의 무게를 다른 죄와 견주는 문제는, 마침내 헌법재판소가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11조 제1항을 심판한 결정에서 구체적인 쟁점으로 다루어졌다. 이 결정에서 무엇이 문제로 부각되었는지를 판시사항의 문구에 있는 그대로 확인하는 일이, 임의 사례를 책임에 걸맞은 형벌로 정리하는 데에 기준이 된다.

가장 먼저 다루어진 것은 법정형을 정할 때의 심사 기준이다. 헌법재판소는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에서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할 때는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가 곧 입법자가 정할 사항이지만, 그 정함에도 형벌개별화가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선과 죄질·책임에 상응하는 비례가 요구된다는 뜻이다. 형벌 체계 안에서 형벌의 무게를 묻는 문제는 이 기준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

이 기준은 입법취지가 중벌주의를 요구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작동한다. 같은 결정은 “그러므로, 그 입법취지에서 보아 중벌주의로 대처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범죄의 실태와 죄질의 경중,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 처벌규정의 보호법익 및 형벌의 범죄예방효과 등에 비추어 전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그러한 유형의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 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함으로써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법정형을 규정한 법률조항은 헌법에 반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설시했다. 형벌이 가혹한 인상을 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형벌이 담당한 기능과 목적에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벗어났으며, 그 결과 입법재량이 자의적으로 행사된 것으로 보일 때에만 헌법에 반한다는 것이다. 임의 사례에서 이득액 기준과 그 하한형이 자의적인 것인지는, 이 문구가 요구한 현저한 일탈과 자의성의 평가를 거쳐야 비로소 말해질 수 있다.

다음으로 부각된 쟁점은, 죄질이 질적으로 다른 행위를 같은 법정형으로 묶는 것이 책임과 형벌의 비례에 어긋나는지였다. 결정은 단순매수와 영리매수의 비교를 두고 “마약의 매수 가운데 ‘영리매수’는 마약의 대량확산에 크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정신적·육체적 황폐화를 통하여 영리를 도모한다는 점과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마약류시장의 특성상 그 불법성과 비난가능성은 일반범죄의 영리범의 경우보다 더욱 크다”고 보았고, “반면에 ‘단순매수’는 기본적으로 수요의 측면에 해당되고 마약의 유통구조상 최종단계를 형성하므로 마약확산에의 기여도와 그 행위의 구조, 위험성 및 비난가능성 등 죄질에 있어서 영리매수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적었다. 형벌 체계 안에서 비교의 출발점은 범죄의 명칭이 아니라 행위의 구조와 기여도, 위험성과 비난가능성이라는 점이 확인된다.

같은 맥락에서 판매목적소지에 대한 쟁점도 정해졌다. 결정은 “마약의 판매목적소지는 마약의 매도행위에 대한 예비죄를 독립된 구성요건으로 한 것인바, 마약의 매도행위는 영리의 추구를 그 핵심적 성질로 하므로 비영리의 단순판매목적소지는 그 행위의 발생 개연성 및 마약확산에 기여하는 정도가 극히 미미하다 할 것인데, 위 특가법 조항은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까지 영리범과 동일하게 가중처벌하고 있는데 이는 국가형벌권의 지나친 남용이라 할 것이다”고 판시했다. 구성요건이 예비에 머무는 행위를 영리범과 같은 무게로 다루는 것이 국가형벌권의 남용이라는 판단이 쟁점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확인된 쟁점은 양형의 여지와 다른 범죄군과의 균형이었다. 결정은 “위 특가법 조항은 단순매수나 단순판매목적소지의 마약사범에 대하여도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법관의 양형선택과 판단권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고 또한 범죄자의 귀책사유에 알맞은 형벌을 선고할 수 없도록 법관의 양형결정권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어 매우 부당하다”고 했다. 나아가 “위 특가법 조항은 아무런 합리적 근거 없이 매수와 판매목적소지의 마약사범만을 가중하고 있으므로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현저히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이 결정이 세운 쟁점은 죄질에 따른 질적 차이, 하한형이 남기는 양형의 여지, 그리고 형벌 체계 안에서의 균형이라는 세 갈래로 정리된다. 임의 사례에서 5억 원 기준이 이 세 갈래 가운데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는, 아직 판단하지 않은 것으로 남는다.

10.3견줌의 대상이 되는 죄

다른 형벌 조항과의 대조가 균형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면, 그렇다면 어느 죄를 견줌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지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 이 물음은 앞 절에서 확인한 쟁점을 토대로 하여 결정요지가 실제로 비교의 지평을 어디까지 열어 놓았는지를 읽는 일과 맞닿는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하는 데 요구되는 기준을 밝히면서, 이를 두고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할 때는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고 하였다. 형벌이 체계 안에서 균형을 이루는지 살필 때에는 개별 범죄의 형량만을 떼어 놓고 보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이다.

비교의 지평을 넓히는 단서는 같은 결정의 다른 부분에서 확인된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법정형에 대한 심사에서 고려할 사정을 열거하면서 "그러므로, 그 입법취지에서 보아 중벌주의로 대처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범죄의 실태와 죄질의 경중,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 처벌규정의 보호법익 및 형벌의 범죄예방효과 등에 비추어 전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그러한 유형의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 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함으로써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법정형을 규정한 법률조항은 헌법에 반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여기서 비교의 좌표는 "전체 형벌체계"이다. 따라서 이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에 관하여는 그 형벌 조항이 놓인 체계 전체가 배경으로 놓이고, 그 안에서 임이 얻은 이득액 6억 원의 의미가 헤아려지는 셈이다.

그 결정은 실제로 어느 죄를 견줌의 대상으로 삼았는지도 보여 준다. 비교의 한 축은 같은 조항 안에 놓인 행위 유형들이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마약 매수를 둘러싸고 "‘영리매수’는 마약의 대량확산에 크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정신적·육체적 황폐화를 통하여 영리를 도모한다는 점과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마약류시장의 특성상 그 불법성과 비난가능성은 일반범죄의 영리범의 경우보다 더욱 크다"고 하면서, "‘단순매수’는 기본적으로 수요의 측면에 해당되고 마약의 유통구조상 최종단계를 형성하므로 마약확산에의 기여도와 그 행위의 구조, 위험성 및 비난가능성 등 죄질에 있어서 영리매수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보았다. 한 조항이 서로 질이 다른 행위를 같은 법정형으로 묶는지를 묻는 방식이 이 결정의 첫째 견눔이다. 다만 임의 이득을 낸 행위가 어느 유형에 놓이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비교의 다른 축은 별도의 형벌 법령이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마약류 자체가 가지는 위험성의 측면이나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에 있어서도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사범과 달리 마약사범에 대하여만 가중을 하여야 할 정도로 마약이 향정신성의약품에 비해 더욱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으며, 범죄의 실태와 검찰에서의 기소율이나 형사재판의 결과 등을 감안하고 마약류 규제법규의 연혁을 살펴보면 마약사범만을 가중하여야 할 합리적 근거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할 것인데"라고 밝히면서, 그 규정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현저히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하였다. 별도의 형벌 법령이 규율하는 이웃한 죄 역시 견눔의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를 물을 때 비교의 지평은 같은 조항의 행위 유형을 넘어 다른 법률의 죄에까지 미친다.

결정요지가 열어 놓은 비교 범위가 이러하므로, 거기서 확인되지 않는 비교의 대상을 새로 만들어 놓을 것은 없다. 임이 얻은 이득액 6억 원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가 어떻든, 그 금액 기준이 수십 년 전에 정해진 뒤 바뀌지 않았든, 결정요지가 비교의 대상으로 삼은 죄의 범위를 넘어서는 결론은 여기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임에게 선고된 형의 종류와 그 판단의 구체적 경위,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는 여전히 미정이다. 다만 어느 죄를 견줌의 대상으로 삼는지는 결정요지가 밝힌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10.4비슷한 죄와 비슷한 형

비교의 대상이 어느 쪽이든, 남은 물음은 형벌의 크기가 죄의 크기에 걸맞게 맞추어졌는가이다. 여기에서 비슷한 죄에 비슷한 형이라는 요청이 심사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를 읽어야 한다. 그 요청 자체가 곧 어떤 결론을 뜻한다고 단정하면, 형벌 체계 안에서 실제로 이루어지는 비교의 모습을 놓치게 된다.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맞추어지기를 요구하는 기준을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법정형을 정하는 입법형성권의 한계로 제시하면서,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 문장은 비례성을 형벌 체계 안쪽의 문제로 다룬다.

같은 결정은 이 기준이 언제 무너지는지를 아래와 같이 밝혔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그러므로, 그 입법취지에서 보아 중벌주의로 대처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범죄의 실태와 죄질의 경중,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 처벌규정의 보호법익 및 형벌의 범죄예방효과 등에 비추어 전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그러한 유형의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 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함으로써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법정형을 규정한 법률조항은 헌법에 반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판단의 지점은 체계 안에서의 무게가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는지에 놓인다.

비슷한 죄와 비슷한 형의 요청이 겉으로는 같은 죄를 나란히 놓는 일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죄의 무게를 나누어 보는 일에서 시작한다. 같은 결정은 매수 가운데 '영리매수'와 '단순매수'를 두고 "마약확산에의 기여도와 그 행위의 구조, 위험성 및 비난가능성 등 죄질에 있어서 영리매수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보았고, 그 차이를 법정형에 반영하지 못한 조항이 "불법의 정도, 죄질의 차이 및 비난가능성에 있어서의 질적 차이를 무시함으로써 죄질과 책임에 따라 적절하게 형벌을 정하지 못하게 하는바"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잃는다고 보았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 이에 따라 남은 물음에 답할 틀이 잡힌다. 임이 얻은 이득액에 매긴 하한형이 비례성을 갖추는지,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는, 이런 식으로 죄의 무게를 가른 뒤에야 판단할 수 있는 문제로 남는다.

그 판단에 쓰는 재료도 결정이 밝힌 범위를 넘지 않는다. 판매목적소지에 대하여 같은 결정은 "비영리의 단순판매목적소지는 그 행위의 발생 개연성 및 마약확산에 기여하는 정도가 극히 미미하다"고 보았고, 그 같은 행위에 영리범의 법정형을 함께 적용하는 것은 "국가형벌권의 지나친 남용"이라고 하였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 형벌의 무게를 낮출 근거를 형벌 체계 안에서 찾는 한,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와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가 판단에 무슨 뜻을 가지는지는 판시된 문장이 정한 범위 안에서 다루어야 할 남은 물음이다.

10.5균형 기준이 미치는 범위

결정요지는 균형의 요청을 형벌 체계 전체에 대한 심사 기준으로 제시하였다. 그렇다면 그 기준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즉 무엇을 비교 대상으로 삼고 무엇은 그 범위에 넣지 않는지를 가려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하는 데 형벌개별화 원칙이 미치는 범위를 밝히면서, 심사 대상을 형벌 체계의 한 측면으로 한정하였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할 때는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고 설시하였다. 이 기준은 법정형을 정하는 입법자의 선택을 겨냥하며, 다른 종류의 국가 제재나 시장에서의 금액 산정에는 그대로 옮겨 적용되지 않는다.

형벌 체계 안에서 판단할 때에도, 균형 기준은 각 죄의 법정형을 서로 견주는 일에 머문다. 위 결정은 단순매수와 영리매수를 같은 법정형으로 묶은 조항이,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이 그어 둔 구별마저 없애 버린다고 보았다. 즉 "결국 위 특가법 조항은 그나마 존재하던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상의 단순범과 영리범의 구별조차 소멸시켜 불법의 정도, 죄질의 차이 및 비난가능성에 있어서의 질적 차이를 무시함으로써 죄질과 책임에 따라 적절하게 형벌을 정하지 못하게 하는바, 책임과 형벌간의 비례성 원칙과 실질적 법치국가원리에 위반된다"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 같은 형벌 체계 안에서 서로 다른 죄질을 하나의 법정형으로 다루는 것이 문제된 것이며, 이득액 규모 그 자체가 옳고 그른지를 가리는 일은 이 심사의 밖에 있다.

형벌 체계 안에서도 균형 기준은 법관이 형을 고르는 여지를 함께 살핀다. 위 결정은 그 여지가 막히는 상황을 "예컨대 단 한 차례 극히 소량의 마약을 매수하거나 소지하고 있었던 경우 실무상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법관의 양형선택과 판단권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고 또한 범죄자의 귀책사유에 알맞은 형벌을 선고할 수 없도록 법관의 양형결정권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어 매우 부당하다"고 적었다(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 이 구절이 다루는 것은 형벌 조항이 법관에게 남긴 선택의 폭이며, 고정된 금액 기준을 두는 방식의 타당함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균형 기준은 죄의 유형을 비교하는 데까지 나아가되, 형벌의 세계 안에서 머문다. 위 결정은 법정형이 전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가혹하여 형벌의 기능과 목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정도를 벗어나는 경우를 전제로, "그러므로, 그 입법취지에서 보아 중벌주의로 대처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범죄의 실태와 죄질의 경중,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 처벌규정의 보호법익 및 형벌의 범죄예방효과 등에 비추어 전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그러한 유형의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 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함으로써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법정형을 규정한 법률조항은 헌법에 반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 형벌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정도를 묻는 기준이다. 그 기준을 형벌 밖의 제재나 오래 묵은 금액 수준의 문제로 넓혀 읽을 것은 아니다.

10.6다음 장으로 남긴 물음

형벌 체계 내부의 비례성을 살피는 일이 형벌 밖의 제재까지 건드리는 것은 아님을 확인하고 나면, 남는 것은 고정된 금액이 놓는 문제이다. 어떤 법률은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고, 그 금액 기준은 수십 년 전에 정해진 뒤 바뀌지 않았다. 임은 6억 원의 이득을 얻었고, 그 전액을 갚았다. 이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는 미정이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판단할 때 법정형의 설정에 입법형성권의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법정형에 대한 입법형성권의 한계에 관한 판단 기준으로 이 결정은,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할 때는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형벌 체계 내부의 균형이 단순한 형량의 문제가 아니라 법정형을 정하는 단계에서 이미 지켜져야 할 원칙임을 이 선언은 가리킨다.

그러나 같은 결정이 밝힌 비례성의 구체적 내용은 범죄의 유형과 죄질의 차이를 함께 살피는 데서 나왔다. 마약 매수 가운데 '단순매수'와 '영리매수'를 나누어 살피면서 이 결정은, "'단순매수'는 기본적으로 수요의 측면에 해당되고 마약의 유통구조상 최종단계를 형성하므로 마약확산에의 기여도와 그 행위의 구조, 위험성 및 비난가능성 등 죄질에 있어서 영리매수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보았다. 또한 "단순매수나 단순판매목적소지의 마약사범에 대하여도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예컨대 단 한 차례 극히 소량의 마약을 매수하거나 소지하고 있었던 경우 실무상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법관의 양형선택과 판단권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고"라는 지적을 더하였다. 비례성의 판단이 법정형의 구조 속에서 법관에게 남는 선택의 폭까지 함께 살핀다는 뜻이다.

나아가 이 결정은 형벌 체계의 균형이 서로 다른 범죄 사이의 대비 속에서 드러난다고 보았다. 서로 다른 범죄 유형을 견주어 평등의 원칙을 검토하면서 이 결정은, "마약류 자체가 가지는 위험성의 측면이나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에 있어서도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사범과 달리 마약사범에 대하여만 가중을 하여야 할 정도로 마약이 향정신성의약품에 비해 더욱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으며"라고 전제하고, "위 특가법 조항은 아무런 합리적 근거 없이 매수와 판매목적소지의 마약사범만을 가중하고 있으므로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현저히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는 미정이다. 균형의 기준이 법정형 내부의 구조와 서로 다른 범죄 사이의 대비에서 작동한다는 점은 이 판단에서 분명하다.

앞서 확인한 균형 기준의 범위가 여기까지 미친다. 형벌 체계 밖의 제재나 고정된 금액의 문제로 이 기준을 확대하는 것은 이 장의 결론이 아니다. 고정된 금액이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어떤 값을 지녔는지,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임에게 선고된 형의 종류와 그 판단의 구체적 경위,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 역시 미정이다. 금액 기준과 화폐 가치의 평가는 남은 물음으로 남긴다.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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