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어떤 물음이 남고 어떤 사실이 바뀌면 결론을 다시 보아야 하는지를 묻는다. 고정된 금액 기준, 이득액 산정 시점과 화폐가치, 법정형 하한의 정당화, 행정제재라는 대안을 남은 물음으로 정리하고 재검토의 조건들을 모은다.
14.1고정된 금액 기준의 자리
심사의 출구에서 남은 자리를 밝힌 뒤에 남는 것은, 형벌 조항에 적힌 금액 기준이 오래 그대로 두어졌다는 사정이다. 그 사정이 이 장의 첫 물음으로 이어진다. 특정재산범죄를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이득액이 얼마 이상이면 가중처벌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 금액은 정해진 뒤 바뀌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범죄행위로 취득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이득액이라 부르고, 그 기준을 이렇게 두고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벌금 병과를 허용하면서, 이득액의 규모에 따라 가중처벌의 단을 나눈다. 같은 항 제2호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고 정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조항이 임에게 적용되는 자리는 바로 이 호이다.
임의 이득액은 6억 원이다.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구간에 들어가며, 조문이 정한 하한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여기서 이득액이라는 숫자는 금액 그 자체로 조문에 적혀 있다. 조문은 이 금액을 물가나 환율에 따라 자동으로 조정된다고 쓰지 않았고, 금액이 속한 시점의 가치를 따로 정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조문에 적힌 숫자를 어떤 시점의 가치로 읽어야 하는지는 조문 자체로는 정해져 있지 않다.
이런 모습은 금액 기준을 둔 형벌 조항이 함께 놓이는 틀과 맞닿는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은 자유와 권리를 법률로 제한하는 조건과 한계를 정한다. 이 규정은 법률로 자유를 제한하는 일에 부과되는 한계이다. 형벌은 그 제한 가운데 가장 무거운 것이므로, 제한의 범위를 정하는 숫자의 정확성은 그 한계와 무관하지 않다. 다만 이 조항이 금액 기준의 갱신 방법까지 정하지는 않는다.
임의 이득액은 6억 원이고 그 전액을 갚았다. 임에게 선고된 형의 종류와 판단의 구체적 경위는 미정이다.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도 미정이며, 3년 이상이라는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도 미정이다. 같은 이유로, 이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도 미정이다. 다만 확인되는 것은, 조문에 적힌 금액 기준이 오래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과, 조문이 그 금액의 값을 조정하는 규칙을 담지 않는다는 점이다. 위 사실은 관찰된 것만 적은 것이며, 그 결과가 곧 확정 손해나 고의 같은 법적 평가를 뜻하지 않는다.
이렇게 놓인 금액 기준의 자리는, 문장 그대로 읽으면 자리를 비운 채로 남는다. 조문은 이득액의 액수로 단을 나누지만, 그 액수의 값이 언제의 값을 뜻하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임의 이득액이 들어간 구간은 정해져 있으나, 그 구간의 상한과 하한이 무엇의 값을 기준으로 하는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이 사실을 전제로 삼아, 다음 물음은 금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에 관한 것이다.
14.2이득액 산정 시점과 화폐가치
고정된 금액 기준이 오래 바뀌지 않았다는 점을 정리한 뒤, 남는 것은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가치다. 임은 6억 원의 이득을 얻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이 금액이 언제의 가치로 계산된 것인지는 밝혀져 있지 않다. 가중처벌 기준은 금액 자체를 고정한 채 두고, 이득액을 셈한 시점의 물가는 밝히지 않는다. 그래서 같은 6억 원이라도 어느 때의 돈으로 헤아렸는지에 따라 기준을 넘는지의 판단이 달라질 여지가 남는다.
우선 이득액의 뜻이 무엇인지 법률이 적어 놓은 대로 확인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가중처벌할 범죄로 열거된 죄를 범한 사람이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고 정한다. 이 조항은 이득액을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으로 잡되, 그 가액을 계산할 시점을 함께 밝히지 않는다. 임의 6억 원이 어느 시점의 가액인지 판단할 근거를 이 조문 안에서는 찾기 어렵다.
가중처벌의 구분도 금액을 중심으로 둔다. 같은 항 제2호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 정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문구는 5억 원 이상인지를 따지는 판단의 기준점만을 세운다. 그래서 계산 시점의 화폐가치가 어느 정도였는지에 따라 5억 원이 갖는 무게가 달라질 수 있다는 물음이 남는다. 임의 이득액 6억 원은 표시된 숫자만으로는 위 기준을 넘어 보이나, 그 값을 정한 시점의 화폐가치가 미정인 채로 남는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조건은 헌법이 적어 놓았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정한다. 이 기준은 법률로 자유를 제한할 때 그 범위를 정하는 데 필요한 법을 요구한다. 금액 기준이 오래 그대로 둔 채 이득액을 셈하는 시점의 화폐가치가 무엇이었는지 확정되어 있지 않다면, 그 제한의 범위가 정확히 어디까지인지를 잇는 설명이 필요한 상태로 남는다.
이 사례에서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가치는 미정이다. 그 값을 환산할 방법이나 시점의 물가 자료는 함께 제시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여기서는 이득액을 표시한 금액이 어느 시점의 가치로 계산된 것인지 단정하지 않으며, 어떤 환산 방법으로 5억 원의 무게를 헤아릴지도 정하지 않은 채로 둔다. 금액 기준을 어느 시점의 화폐가치와 함께 읽어야 하는지는 이 사례에서 남은 물음으로 남는다.
14.3법정형 하한의 정당화
화폐가치의 산정 시점을 특정하지 못한 채 남는 물음에서 나아가, 이번에는 그 하한 자체가 무엇으로 받들려야 하는지를 묻는다. 앞 절에서 이득액 기준을 읽는 방법이 미정으로 남았다면, 이제는 그 기준에 따라 정해진 형벌의 바닥이 무엇을 근거로 서 있는지가 남는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특정재산범죄의 이득액에 따라 가중처벌하면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인 경우를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으로 정한다. 이 조항에서 유기징역의 하한이 3년으로 박혀 있는 까닭이 무엇인지, 그 기준이 지금도 그대로 설 수 있는지는 법률의 문언만으로는 적혀 있지 않다. 임이 6억원의 이득을 얻어 그 전액을 갚았다는 사실과 함께 이 하한을 놓고 보더라도, 감경이 하한을 넘어설 수 있는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형벌의 범위를 법률로 정할 때 그 한계를 두는 규범으로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선언한다. 징역형은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처벌이므로, 3년의 하한이 이 선언이 요구하는 필요와 본질 침해의 한계 안에 놓이는지가 여기서 확인되지 않는다. 무엇이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에 해당하는지도 이 조항의 문언만으로는 정해지지 않는다.
이렇게 놓고 보면, 하한을 3년으로 두어야 할 근거가 법문 어디에 밝혀져 있는지가 이 사례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이득액 기준이 수십 년 전에 정해진 뒤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이 하한의 높이를 정당화하는지도 역시 확인되지 않는다.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는 미정이다. 따라서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하한이 지금도 그대로 설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는 남은 물음으로 둔다.
법정형 하한이 무엇으로 정당화되어야 하는지는 이렇게 물음으로 남는다.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하다는 결론으로 나아가려면 별도의 법령 근거가 있어야 하나, 그러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임에게 선고된 형의 종류와 그 판단의 구체적 경위가 미정인 채로, 하한의 정당화 여부도 함께 미정으로 남는다.
14.4행정제재라는 대안
형벌 대신 다른 수단을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남는다. 그런데 비례성의 판정 기준은 무엇인지가 먼저 정리되어야 한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 경우와 한도를 함께 정하고 있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는 "②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선언한다. 이 문구는 제한의 사유를 세 가지로 한정하고, 법률이라는 형식을 요구하고, 본질 침해를 금지한다. 이 셋은 형벌에만 붙는 것이 아니고 제재의 수단을 가리지 않고 작동한다.
이득액 기준을 정한 조항도 같은 틀 안에 놓인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때를 둘로 나누어 처벌한다. 그 조문은 "1.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과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구분하고, 이어서 "②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여기서 병과는 선택이다. 무기징역과 유기징역의 하한이 정하여져 있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그 금액 기준은 수십 년 전에 정해진 뒤 바뀌지 않았다. 하한이 무엇으로 정당화되어야 하는지의 물음은 남는다. 행정제재를 대안으로 두는 주장이 이 물음에 답하는 것은 아니다.
행정제재가 무엇인지, 어떤 요건과 효과를 갖는지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형벌과 행정제재를 나란히 놓고 무게를 비교하는 것은 여기서 할 수 없다. 행정제재가 형벌보다 가볍다는 전제를 세우고 그 전제에서 비례성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도 근거 없는 일이다. 더 나아가 행정제재의 요건을 지어내어 형벌의 요건과 대조하는 일 역시 같은 이유로 할 수 없다.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라는 문구는 제한의 수단이 무엇인지를 정하지 않는다. 그 문구는 수단이 정해진 뒤에 그 수단이 필요한지와 본질을 침해하는지를 물을 뿐이다. 따라서 대안으로 꼽힌 수단이 아직 자료에 오르지 않았다면, 그 수단에 대한 판단은 심사의 자리에 서기도 전에 멈춘다.
임의 경우로 돌아가면, 임은 6억 원의 이득을 얻었고 그 전액을 갚았다. 형의 종류와 그 판단의 구체적 경위,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는 미정이다. 이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도 미정이다. 전액 변제라는 사실은 관찰된 것이고, 그 사실이 곧 어떤 제재를 가볍게 하거나 무겁게 하는 법적 평가는 아니다. 이 사실만으로 행정제재가 이 사례에 적합한 대안이라는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
남는 물음은 좁다. 형벌 대신 행정제재를 둘 수 있다는 주장이 비례성 심사 어디에 놓이는지의 자리다. 이 자리는 심사의 기준이 되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문구 안에 있고, 그 문구는 제재의 종류를 가르지 않는다. 행정제재라는 대안은 그 틀 안에서 제한의 필요성과 본질 침해 여부를 함께 따져야 한다. 그런데 그 두 물음에 답하려면 대안의 내용이 먼저 손에 잡혀야 한다. 내용이 비어 있는 동안 대안의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대안의 적합성은 판단되지 않는다. 임에게 적용할 제재가 무엇이어야 하는지의 결론은 여기서 정해지지 않는다.
14.5재검토의 조건들
행정제재의 자리를 가리키는 논의에서 남긴 물음은, 남은 사실이 밝혀졌을 때 어떤 결론을 다시 보아야 하는가라는 점이다. 남은 사실은 형의 종류와 그 판단의 경위,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이며, 이 셋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확정되어 있지 않다. 이 가운데 형의 종류와 그 판단의 경위가 새로 확인되면, 재검토의 출발점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의 형벌 종류가 무엇인지에 놓인다. 그 조문은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일 때의 처벌을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정한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조문에서 무기징역은 이득액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만 두어져 있다. 따라서 임에 대한 선고형이 유기징역인지 무기징역인지는 책임의 무게를 가늠하는 첫 단서이지만, 그 사실은 미정으로 남는다.
형벌 조항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정한다. 여기서 확인해야 할 것은 임에게 선고된 형의 종류가 이 조항이 정한 제한의 한도 안에 들어가는지이다. 형의 종류와 그 판단의 경위가 미정인 이상 이 물음에 대한 답도 미정이다.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는지, 유기징역이 선고되었는지에 따라 제한의 정도가 달라진다.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이 말하는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무엇으로 보아야 하는지에 관한 판례는 함께 담겨 있지 않다. 자료에 없는 기준을 끌어와 형벌 조항을 재단하면, 그 판단은 사료에 근거하지 않은 판단이 된다. 대신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형벌 조문 자체가 이득액의 크기에 따라 형벌의 종류를 나누어 놓았다는 사실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이득액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은 유기징역 3년 이상, 50억 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나누어 놓는다. 조문이 이득액을 형벌의 경중을 나누는 기준으로 삼고 있으므로,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이 어느 때인지에 따라 같은 행위의 형벌 등급이 달라질 수 있다.
임이 6억 원의 이득을 얻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 6억 원이 조문의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에 들어가는지가 그대로 확정되지 않는다.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가 미정이기 때문이다. 화폐 가치를 언제 기준으로 삼았는지에 따라 6억 원이 어느 등급에 놓일지가 달라질 수 있다. 형의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도 역시 미정이다. 하한을 넘는 감경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은 임에 대한 형량의 아래 한계로 남는다. 허용된다면, 그 한계는 달라진다. 이 물음은 자료가 다루지 않았고, 이 책도 그 답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
임이 이득액 전액을 갚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더라도, 그 사실이 형의 종류나 형량에 미치는 효과는 자료가 정해 놓지 않았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을 가중처벌의 기준으로 삼을 뿐, 변제를 형벌의 감경 사유로 열거하지 않는다. 다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은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고 정하여, 벌금 병과를 재량으로 두고 있다. 이 조항이 변제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전액 변제라는 사실이 이 형벌 조항의 비례성이나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에 어떤 뜻을 갖는지는, 자료가 정한 범위 안에서는 미정으로 남는다.
이러한 미정의 사실들이 채워질 때 다시 보아야 할 결론은 세 가지이다. 첫째, 형의 종류가 확인되면 그 형벌이 대한민국헌법 제37조 제2항이 정하는 제한의 한도에 들어가는지가 다시 판단된다. 둘째, 이득액 산정의 시점과 화폐 가치가 확인되면, 6억 원이 어느 형벌 등급에 놓이는지가 정해진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셋째,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가 확인되면 형량의 아래 한계가 확정된다. 이 셋 가운데 어느 것 하나 미정인 채로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다는 결론을 쓰는 것은, 자료가 정한 범위를 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