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오래 고정된 금액 기준이 형벌 체계의 균형에 어떤 물음을 던지는지를 묻는다. 조문에 적힌 금액 구간과 법정형을 그대로 읽고, 금액 기준이 가르는 경계와 체계의 균형이 만나는 지점을 분석한다.
11.1조문이 적은 금액과 법정형
앞에서 균형 기준을 확인한 뒤 남은 물음은 금액 기준이 어떻게 법정형에 닿는지였고, 여기서는 우선 조문에 적힌 금액과 형벌의 틀을 그대로 들여다보아야 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는 가중처벌의 문을 여는 조항이며, 그 제1항은 가중할 죄의 범위부터 열거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이 열거하는 대상 죄와 금액 요건의 문언은 다음과 같다.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개정 2016. 1. 6., 2017. 12. 19.>"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문언은 가중처벌에 이르는 금액을 '이득액'이라 부르고, 그 범위를 범죄행위로 취득한 재물과 재산상 이익의 가액으로 한정한다. 임의 사안에서 6억 원이 거론되는 이득은 바로 이 문언이 규정하는 '이득액'의 자격을 다투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같은 항은 이득액을 두 구간으로 나눈 뒤 각 구간에 법정형을 붙인다. 제3조 제1항 제1호는 "1.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 정하고, 제2호는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 정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조문이 적은 숫자는 5억 원, 50억 원, 그리고 징역의 하한인 5년과 3년이다. 이들 숫자 외에 다른 금액이나 형기 기준을 조문에서 찾을 수는 없다.
가중처벌의 구분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나뉘는 점도 문언의 그대로다. 제1호의 무기징역은 자유형의 기간 상한이 없는 경우를, 제2호의 유기징역은 상한과 하한이 함께 표시된 경우를 각각 말한다. 따라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범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의 구간에 놓인다.
한편 제3조 제2항은 병과되는 벌금의 한도를 정하는데, 그 문언은 다음과 같다. "②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병과는 의무가 아니라 선택으로 문언에 놓여 있다. 아울러 '이득액 이하'의 벌금이라 하여 이득액 자체가 곧 벌금 액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위 문언을 임의 사안에 놓으면 이득액 6억 원은 조문이 정한 두 구간 가운데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에 든다. 그 구간에 붙은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병과될 수 있는 벌금의 한도는 이득액 이하로 표시되어 있다. 이 밖의 감경 규정의 적용 가능 여부나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는 이 조문에 적혀 있지 않으므로, 여기서는 미정으로 남겨 둔다.
같은 조문이라도 이득액을 언제 환산하느냐에 따라 구간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제3조 제1항과 제2항의 문언에 산정 시점에 관한 규정은 보이지 않는다. 그 판단을 서두르지 않고 조문이 놓은 구간과 법정형의 틀만을 먼저 확인한 것이다.
11.2금액 기준이 가르는 경계
조문이 정한 금액 구간을 확인했으므로, 이제 그 구간이 처벌의 대상을 어떻게 가르는지 이어서 살핀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을 두 구간으로 나누고, 각 구간에 서로 다른 법정형을 붙인다. 동법 제3조 제1항은 "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고 정한다. 이 문언은 이득액이 5억 원에 이르는 순간부터 가중처벌이 시작됨을 밝힌다. 금액 기준은 가중처벌의 문을 여는 자리인 셈이다.
같은 항 제2호는 그보다 넓은 구간을 묶어서 형벌을 정한다. 동법 제3조 제1항 제2호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 정한다. 이 구간의 아래쪽 경계는 5억 원이고, 위쪽 경계는 50억 원 미만이다. 임이 얻은 6억 원의 이득은 이 구간의 아래쪽 경계를 넘어서지만 위쪽 경계에는 미치지 않는다. 조문은 이 구간에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붙인다. 임의 이득액이 어느 구간에 놓이는지는 이 두 경계선만으로 가려진다.
구간이 갈라지는 자리는 50억 원이다. 동법 제3조 제1항 제1호는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 정한다. 두 구간이 만나는 지점에서 법정형의 종류와 하한이 함께 바뀐다. 아래 구간은 유기징역만을 두고, 위 구간은 무기징역을 함께 둔다. 하한도 3년에서 5년으로 올라간다. 금액 기준이 커질수록 조문이 허용하는 형벌의 범위도 넓어진다.
두 구간의 아래쪽 경계는 같은 숫자를 쓴다. 제1항의 머리문이 정한 5억 원과 제2호가 다시 적은 5억 원은 서로 같은 액수이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액수는 가중처벌이 시작되는 자리인 동시에 아래 구간의 시작 자리이기도 하다. 조문은 이 액수를 기준으로 일반 형법의 영역과 가중처벌의 영역을 갈라놓는다. 아울러 제2호가 적은 50억 원과 제1호가 적은 50억 원도 같은 액수로서 구간의 경계를 이룬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조문이 같은 숫자를 두 번 적음으로써 경계가 겹치는 틈은 생기지 않는다.
동법 제3조 제1항은 가중처벌할 죄의 범위를 열거한다. 그 열거된 죄를 범한 사람이 이득액 기준을 넘겼을 때에만 각 호의 법정형이 붙는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금액이 같은 경우라도 열거된 죄에 해당하지 않으면 이 조문이 정한 가중처벌은 열리지 않는다. 금액 기준은 혼자서 경계를 이루지 않고, 열거된 죄와 함께 처벌의 대상을 가른다.
제3조는 이득액의 산정 시점을 밝히지 않으며, 이득액에 따라 형을 낮추는 규정도 두지 않는다. 제1항 제2호에 따른 벌금 병과가 가능하다는 뜻을 밝힌 것뿐이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그러므로 이득액이 정해진 금액 기준을 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기준에 붙은 법정형이 그대로 적용될 자리를 확인한 것이 된다. 임에 대한 선고 형종과 감경 가능성은 미정으로 남는다.
11.3법정형과 체계의 균형
형벌이 책임에 상응하도록 정해졌는지는 법정형 하나만 떼어 놓고는 판단할 수 없다. 앞서 본 구간별 법정형이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지, 나아가 그 형벌이 형벌 체계 전체에서 어느 무게를 떠맡는지를 살펴야 한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이 문제를 판시사항으로 삼았다.
그 결정은 우선 법정형을 정하는 입법의 폭과 그 한계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할 때는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고 선언한다. 법정형의 범위는 그 범위 안에서 개별 사건에 맞춘 형벌이 나올 수 있어야 비로소 제 값을 한다는 뜻이다.
법정형이 체계상 지나치게 무거운지를 가르는 기준도 그 결정에 담겨 있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범죄의 실태와 죄질의 경중,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 처벌규정의 보호법익 및 형벌의 범죄예방효과 등에 비추어 전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법정형을 규정한 법률조항은 헌법에 반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다. 형벌 체계 안에서의 위치를 함께 보아야 비로소 가혹함을 읽어 낼 수 있다는 전제가 엿보인다.
나아가 그 결정은 형벌 체계 안의 균형을 잃은 법정형이 평등 원칙에 닿는다고 말한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위 특가법 조항은 아무런 합리적 근거 없이 매수와 판매목적소지의 마약사범만을 가중하고 있으므로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현저히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할 것이다"라고 밝힌다. 형벌 체계의 균형은 비례성 논의의 한 축을 이루며, 나아가 차별 정당화의 유무와 맞닿는다는 점이 확인된다.
이 판시사항을 앞선 금액 구간 논의에 겹쳐 보면, 법정형은 각 금액 구간의 벽에 붙은 표지만이 아니다. 법정형은 형벌 체계라는 큰 저울 위에서 다른 죄와 다른 구간의 형벌과 함께 무게를 잰다. 임의 사례에서 이득액 6억 원에 붙은 법정형이 그 체계 안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는, 확정되지 않은 사정들이 정리되어야 비로소 물을 수 있는 물음이다.
11.4고정 금액이 체계에 던지는 물음
법정형이 형벌 체계 안에서 다루어지는 자리를 살핀 데서 나아가, 이번에는 형벌 체계의 균형을 정한 기준이 오래 고정된 경우에 그 균형이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본다. 구체적으로는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한 조항과, 이득액 기준이 수십 년 전에 정해진 뒤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이 2002헌바24 결정이 놓은 물음에 어떻게 겹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는 이득액을 기준으로 법정형을 나누고 있다. 같은 조 제1항은 이득액의 범위에 따라 처벌을 달리하도록 정한다. 같은 조 제1항 제2호에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고 규정한 것이 임의 처벌과 직접 맞닿는 대목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조항이 임의 이득액 6억 원을 그 구간 안에 두고, 그 구간에 붙은 법정형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임을 분명히 한다.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법정형이 형벌 체계 안에서 다루어지는 방식을 판시사항으로 놓았다. 그 판시사항은 "1. 법정형에 대한 입법형성권의 한계"라고 밝히고, 이어서 "2.마약의 단순매수를 영리매수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규정이 책임과 형벌간의 비례성 원칙 및 실질적 법치국가원리의 위반되는지 여부(적극)"라고 물었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 이 판시사항은 법정형을 정할 때 형벌 체계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는 쟁점을 확인하는 것으로, 임의 범행에 붙은 법정형이 그 체계 안에서 어떻게 놓이는지를 묻는 것과 같은 결에 있다.
같은 결정은 법정형을 정하는 기준을 더욱 구체화한다. 그 결정은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할 때는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고 하였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 이 기준은 법정형의 범위가 책임에 상응하는지, 그리고 그 범위가 형벌개별화를 허용하는지를 함께 살피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나아가 같은 결정은 그러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법정형의 귀결을 밝힌다. 그 결정은 "그러므로, 그 입법취지에서 보아 중벌주의로 대처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범죄의 실태와 죄질의 경중,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 처벌규정의 보호법익 및 형벌의 범죄예방효과 등에 비추어 전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그러한 유형의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 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함으로써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법정형을 규정한 법률조항은 헌법에 반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 이는 법정형이 형벌 체계 안에서 범죄의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를 묻는 것으로, 금액 기준이 오래 고정된 조항에도 같은 물음이 적용된다.
한편, 임의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 선고된 형의 종류와 그 판단의 구체적 경위는 미정이다. 이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도 미정이다. 다만 관찰된 사실만을 놓고 보면, 오래 고정된 금액이 형벌 체계의 균형에 던지는 물음은, 그 금액이 범죄의 실태와 죄질의 경중, 행위자의 책임에 상응하는 기준으로 남아 있는지를 묻는 것으로 남는다. 이 물음은 형벌 체계의 균형을 확인하는 자리에서 끝나지 않고, 법정형을 정한 입법재량권의 행사가 자의적인지 아닌지로 이어진다.
11.5이 장의 한계와 이어질 물음
고정된 금액이 놓은 체계 균형의 물음을 뒤로하며, 이 장이 확인한 것과 확인하지 못한 것의 자리를 가릴 필요가 있다. 이 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의 금액 구간이 형벌 체계에 던지는 물음을 다루었고, 그 물음이 어디에서 입법재량의 자리로 이어지는지 살폈다. 그 밖의 판단은 여기서 서두르지 않는다.
먼저 확인한 것은 조문이 놓은 구조이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때 가중처벌한다고 정하면서, 제2호에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 하였다. 이 구간의 하한은 3년에 고정되어 있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도 법정형의 범위를 정하는 일에 관하여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할 때는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금액 구간이 죄질과 책임의 차이를 담아내는지 여부는 별도로 살필 물음으로 남는다.
다음으로 확인한 것은 심사의 기준이 금액 자체가 아니라 체계의 균형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입법재량이 자의로 행사되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요소를 열거하면서, "그러므로, 그 입법취지에서 보아 중벌주의로 대처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범죄의 실태와 죄질의 경중,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 처벌규정의 보호법익 및 형벌의 범죄예방효과 등에 비추어 전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그러한 유형의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 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함으로써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법정형을 규정한 법률조항은 헌법에 반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 결정은 형벌이 지나치게 가혹한지를 볼 때 필요한 정도의 현저한 일탈을 요구하였다. 고정된 금액이 그러한 일탈에 이르렀는지는 여기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확인하지 못한 것도 분명히 적어 두어야 한다. 임에게 선고된 형의 종류와 그 판단의 구체적 경위는 미정이다.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는 다루지 않았다.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도 미정이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다른 법률의 다른 구간에 관한 것이므로, 그 판시를 이 형벌 조항에 그대로 옮겨 결론을 삼을 수 없다. 이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 그리고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는 이 장에서 확정하지 않는다. 미정인 채로 남는다.
이 장이 넘긴 물음은 정해진다. 금액 기준이 오래 고정된 채 두어진 때, 그 구간이 죄질과 책임의 차이를 담아내는지, 그리고 그 법정형의 범위가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하지 않는지를 묻는 일이다. 그 물음은 곧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하는 일이 누구의 몫인가 하는 문제로 이어진다. 헌법재판소 2003. 11. 27. 2002헌바24 결정은 그 정하는 일을 입법자의 몫으로 두면서도, 그 행사가 자의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법률조항이 헌법에 반한다고 보았다. 이 물음이 그 자리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는 다음 주제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