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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금지원칙: 형벌 조항의 비례성 심사 · 제37권 · 제8장 · 초판

가중 요건의 폭

가중의 요건이 넓게 정해질수록 비례는 왜 흔들리는가?

분량
약 2,600단어 · 11분
자료
조문 1 · 판결 1
기준일
2026-10-11
이 장의 목차
  1. 요약
  2. 8.1가중 조문의 틀
  3. 8.2가중 요건의 구성요소
  4. 8.3요건의 폭이 넓어지는 경로
  5. 8.4재범 가중의 책임 논리
  6. 8.5책임 원칙과 요건의 폭
  7. 8.6비례가 흔들리는 지점
  8. 다룬 법령
  9. 다룬 판결

합성 사례 이 장의 당사자와 사실관계는 이 권의 합성 사례에서 왔습니다. 실제 사건이 아닙니다.

요약

이 장은 가중의 요건이 넓게 정해질수록 비례가 왜 흔들리는지를 묻는다. 가중 조문의 틀과 가중 요건의 구성요소를 읽고, 요건의 폭이 넓어지는 경로와 재범 가중의 책임 논리, 책임 원칙과의 관계를 차례로 분석한다.

8.1가중 조문의 틀

비례의 기준을 세웠다면, 이제 그 기준을 어떤 조문에 적용할 것인지가 남는다. 임의 사례와 같은 이득액 기준형 가중처벌 규정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놓여 있다. 이 조문이 어떤 요건을 세우고 어떤 법정형을 매기는지를 먼저 가려내야, 임을 처벌할 자리가 어디인지 알 수 있다.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적용 대상 죄를 먼저 열거한다. 가중처벌의 출발점을 알기 위해 제1항 전단을 그대로 옮긴다.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문장은 죄명과 이득액을 나란히 두 요건으로 삼는다. 임의 사례에서 밝혀진 6억 원이라는 이득액은 이 문장이 정한 기준선 5억 원을 넘는다.

가액 기준선은 조문이 스스로 정의를 덧붙인다. 위 인용에서 조문은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이득액이라 부른다. 이득액이라는 말을 밖에서 새로 짓지 않아도 된다. 다만 임의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는 밝혀지지 않았다.

가액 기준선이 넘어설 때 조문이 매기는 형은 두 단으로 나뉜다. 형의 구간을 확인하기 위해 각 호를 그대로 옮긴다. "1.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임의 이득액 6억 원은 50억 원 미만 구간에 들어간다. 조문이 이 구간에 두고 있는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이 조문은 일반 형법 조문과 분리되어 서 있지 않다. 제1항이 열거한 죄를 범한 사람을 가중처벌한다고 정하면서 그 전제로 각 죄의 성립을 끌어온다. 가중처벌 규정은 요건을 새로 만드는 대신 특정재산범죄의 성립 위에 이득액 기준을 한 겹 더 얹는다. 가중 조문의 틀을 여기까지 두면, 조문이 담고 있는 것과 담고 있지 않은 것이 갈린다. 조문은 이득액과 그 구간별 법정형만을 정하고, 감경의 여지나 하한을 넘는 형의 조정은 두지 않는다. 임에게 선고된 형의 종류, 판단의 구체적 경위,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이 형벌 조문이 비례성을 갖추는지,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도 미정이다.

8.2가중 요건의 구성요소

가중 조문의 자리를 확인한 뒤에는 그 조문이 요구하는 요건을 하나씩 떼어 놓고, 각 요건이 담는 범위를 조문의 낱말에서 확인하는 일이 남는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가중처벌의 요건을 한 문장 안에 차례로 놓고 있다.

범죄의 종류는 먼저 한정되어 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가중의 대상이 되는 죄를 열거하면서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열거는 죄의 종류를 적은 것이며, 제351조에 대해서는 "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는 단서를 함께 두고 있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단서를 빼고 읽으면 상습범에 해당하지 않는 제351조의 죄까지 가중 영역에 넣게 되므로, 조문의 범위는 그 단서 안에서 정해진다.

다음으로 행위와 결과의 연결이 요구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삼는다. 취득의 주체는 범죄행위를 한 사람이거나 제3자이어도 되고, 취득한 대상은 재물이거나 재산상 이익이어도 된다. 이 대상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고 부른다. 임이 6억 원의 이득을 얻었다는 사실은 이 기준에 놓이는 금액을 가리키되, 그 계산 시점과 화폐 가치는 여기에서 정해지지 않았다.

그리고 금액의 하한이 정해져 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이득액의 가액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고 하면서, 그 아래에서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나눈다. 즉 5억 원은 가중 영역의 아래 경계이고, 50억 원은 그 안에서 법정형이 갈리는 자리이다. 임의 이득액 6억 원은 첫 번째 하한은 넘되 두 번째 경계에는 미치지 못하므로, 조문만으로는 어느 호에 놓이는지 정해진다.

가중처벌의 효과는 형의 종류와 함께 벌금의 병과 가능성이다. 같은 항 제2호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정하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은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이 병과는 "병과할 수 있다"는 선택의 형식이며, 벌금의 액수는 이득액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정해진다.

이렇게 나눈 구성요소는 죄의 종류, 취득의 경로와 대상, 이득액, 금액 구간에 따른 법정형, 그리고 병과 가능한 벌금이다. 각 요건은 조문이 적어 둔 낱말의 범위 안에서만 의미를 가지며, 요건을 좁히거나 넓힐 만한 기준을 따로 가져오면 이 조문의 자리가 달라진다.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 이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는 이 나눔만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8.3요건의 폭이 넓어지는 경로

가중 요건을 구성요소로 나누어 보아도, 그 요건이 실제로 끌어들이는 범위의 넓이는 조문이 정한 수량 기준에서 갈린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특정재산범죄에 대한 가중처벌을 두면서 이득액의 기준을 5억 원으로 삼는다. 그 조문은 "제3조(특정재산범죄의 가중처벌) ① 「형법」 제347조(사기), 제347조의2(컴퓨터등 사용사기), 제350조(공갈), 제350조의2(특수공갈), 제351조(제347조, 제347조의2, 제350조 및 제350조의2의 상습범만 해당한다), 제355조(횡령·배임) 또는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의 죄를 범한 사람은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 조에서 "이득액"이라 한다)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고 정한다. 이 기준선은 낮게 자리한 채 별도의 예외를 두지 않는다.

조문은 그 기준선 위에서 다시 이득액의 크기로 가중의 정도를 나눈다. 같은 제1항은 "1.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2.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각 구간의 법정형을 정한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5억 원 이상이라는 기준은 두 구간을 함께 아우르며, 이 기준에 닿기만 하면 곧 가중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같은 조 제2항은 가중처벌의 수단을 넓히면서 이득액을 상한으로 삼는다. 그 조문은 "②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고 정한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벌금 병과가 선택으로 열려 있어도 그 범위는 이득액을 넘지 않는다.

사례에서 임은 6억 원의 이득을 얻었으므로, 관찰된 이 액수만으로는 조문이 정한 5억 원 이상의 기준에 닿는다. 다만 임에 선고된 형의 종류와 그 판단의 구체적 경위는 미정이며,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도 이 장에서 다루지 않는다. 따라서 이 조항의 기준이 사례의 이득액을 어느 범위로 끌어들이는지에 관하여만 말할 수 있고, 임에게 실제로 어떤 형이 선고되었는지에 관하여는 말할 수 없다.

이로써 조문이 정한 정량 기준은 이득액이 그 수에 닿는 모든 사안을 가중 영역에 넣고, 그 위에서 액수 구간에 따라 법정형을 나누며, 벌금 병과의 범위를 이득액에 묶는다. 사례의 이득액은 그러한 구조의 기준선 위에 놓이나,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와 이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는 미정이다.

8.4재범 가중의 책임 논리

요건의 폭이 가중 영역을 넓히는 구조를 살핀 뒤에는, 가중처벌이 책임에 비례하는 형벌로 남는지 물어야 한다. 재범을 이유로 한 형벌 강화는 반복 위반의 비난가능성을 근거로 삼지만, 과거 행위를 가중 요건으로 삼는 방식이 책임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지는 별도의 질문이다. 헌법재판소는 음주운전 재범 가중처벌 조항을 두고 이 물음을 직접 다룬 바 있다.

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은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어긋나는지를 쟁점으로 삼았다. 그 결정은 먼저 재범 가중의 취지와 요건의 구조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심판대상조항은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반복하여 위반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규정인데, 가중요건이 되는 과거 위반행위와 처벌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행위 사이에 아무런 시간적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 이는 반복 위반의 가중이 과거 행위의 시점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고 성립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거 위반이 오래전에 있었더라도 같은 무게로 가중될 수 있는가. 위 결정은 시간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가중의 정당성이 약해진다고 보았다. "과거 위반행위가 예컨대 10년 이상 전에 발생한 것이라면 처벌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이 준법정신이 현저히 부족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행위라거나 교통안전 등을 ‘반복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려워 이를 일반적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와 구별하여 가중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 가중의 핵심인 반복성과 준법정신의 결여는 시간이 흐르면 그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결정은 범죄 전력에 따른 가중에도 책임의 한계를 긋는다.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한 경우 가중된 행위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전범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범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 과거 행위가 가중의 근거가 되더라도 그 근거는 시한 없이 영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지는 판단은 법정형의 하한과 책임의 관계를 겨눈다. 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은 위험 정도가 낮은 유형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심판대상조항은 과거 위반 전력,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등에 비추어, 보호법익에 미치는 위험 정도가 비교적 낮은 유형의 재범 음주운전행위도 일률적으로 그 법정형의 하한인 2년 이상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의 벌금을 기준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 위험의 크기가 낮은 유형까지 같은 하한으로 묶는 구조가 책임과 형벌의 균형을 깨뜨린다는 이유에서다.

이 결정의 논거는 재범 가중이 책임의 범위 안에 머물러야 한다는 원칙을 보여준다. 반복이라는 사정은 가중의 정당한 근거가 될 수 있지만, 과거 행위의 시간적 거리와 현재 행위의 위험 정도를 함께 살피지 않으면 가중은 책임을 넘어선 형벌이 된다. 이러한 기준은 이 사례의 이득액을 둘러싼 판단에 참고될 수 있으나, 이득액의 계산 시점과 화폐 가치의 문제는 앞에서와 같이 이 장의 범위에 넣지 않는다. 재범 가중의 비례 논리를 가중 요건의 폭에 대어 보는 일은 다음 문제로 남는다.

8.5책임 원칙과 요건의 폭

재범 가중의 책임 논리를 확인한 뒤 남는 물음은, 가중 요건의 폭이 넓어질수록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가 어디서 흔들리는지이다. 헌법재판소는 요건의 문언과 함께 그 범위를 좁혀 읽는 해석의 가능성을 함께 살폈다. 결정은 우선 심판대상조항의 문언을 밝히면서, "심판대상조항에서 ‘제44조 제1항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이란 ‘2006. 6. 1. 이후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는 사람으로서, 다시 같은 조 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 사람’을 의미함을 충분히 알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 가중 요건에 담긴 낱말을 읽어 그 범위를 가름하는 일 자체가 요건의 폭을 가늠하는 첫 단계임을 이 인용은 보여준다.

그러나 문언의 해석만으로는 요건의 폭이 책임에 맞게 제한되는지가 다 가려지지 않는다. 결정은 가중 요건이 되는 과거 행위와 처벌 대상이 되는 현재 행위 사이의 거리를 문제 삼았다. 결정은 나아가 "가중요건이 되는 과거 위반행위와 처벌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행위 사이에 아무런 시간적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 이 지적은 요건의 폭을 시간의 축으로 놓고 본 결과이다. 요건이 아무런 시한 없이 과거의 행위를 끌어오는 한, 가중의 근거가 되는 책임의 정도를 현재의 행위에 맞추어 가늠키 어려워진다.

결정은 시간적 제한이 없는 요건이 무엇을 놓치는지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 "과거 위반행위가 예컨대 10년 이상 전에 발생한 것이라면 처벌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이 준법정신이 현저히 부족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행위라거나 교통안전 등을 ‘반복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려워 이를 일반적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와 구별하여 가중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 가중의 까닭이 반복에서 나온다면, 그 반복이 책임의 의미를 실제로 더하는지가 요건의 폭 안에서 확인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요건이 이 확인을 건너뛰면 비례는 흔들리게 된다.

요건의 폭 문제는 전력 자체의 무한한 끌어오기와도 맞닿는다. 결정은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한 경우 가중된 행위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전범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범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 가중된 행위책임을 인정할 여지가 있더라도 요건의 폭이 무한정 넓어지는 것은 책임 원칙과 어긋난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같은 결정은 요건의 폭이 처벌의 틀과 만날 때 생기는 결과도 짚었다. "심판대상조항은 과거 위반 전력,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등에 비추어, 보호법익에 미치는 위험 정도가 비교적 낮은 유형의 재범 음주운전행위도 일률적으로 그 법정형의 하한인 2년 이상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의 벌금을 기준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 요건의 폭이 넓어져 낮은 위험의 행위까지 한 틀에 담으면, 책임에 걸맞은 형벌의 비례는 끝내 유지되기 어렵다는 판단이 이 인용에 담겼다.

이와 달리 반대의견은 요건의 폭을 좁혀 볼 여지가 있음을 함께 제시한다. 반대의견은 "과거 위반 전력이 10년 전의 행위라도 만취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유발한 경우와 같이 죄질이 매우 불량한 경우가 있을 수 있고, 그러한 전력을 가진 운전자가 다시 음주운전하여 교통안전을 해하고 무고한 국민 일반의 생명, 신체 등을 위협한 경우를 초범 음주운전자와 동일한 기준으로 처벌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입법자의 평가가 재량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 같은 시간적 거리 안에서도 전력의 무게가 다르면 책임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이 인용의 뼈대이다.

반대의견은 선택형과 선고의 여지에도 눈을 돌린다. "심판대상조항에는 벌금형이 선택형으로 규정되어 있고, 구체적 사건에서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법정형의 하한을 2년 이상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의 벌금으로 정한 것이 위헌으로 선언될 정도로 비례성을 일탈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 처벌의 틀 안에 남는 선택의 폭이 요건의 폭과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관점을 이 인용은 놓친다.

같은 결정 안에서 요건의 폭을 놓고 두 견해가 갈리는 지점이 확인된 셈이다. 한쪽은 요건이 무한히 넓어져 책임의 무게를 놓치는 문제를, 다른 한쪽은 처벌의 틀에 남는 선택의 폭이 그 문제를 누그러뜨릴 수 있음을 각각 본다. 합성 사례에서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 그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는 여전히 미정으로 남는다. 요건의 폭이 넓어질수록 비례가 흔들리는 지점은, 그 폭을 무엇으로 가를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8.6비례가 흔들리는 지점

요건의 폭이 넓어지면 비례가 흔들리는 지점이 생긴다는 결론에서 나아가, 이 지점을 임에게 적용해 무엇이 판단되고 무엇이 판단되지 않은 채 남는지 살펴볼 차례다. 사례에서 임은 6억 원의 이득을 얻었으므로, 그 가액이 5억 원 이상에 해당한다. 이 경우 가중처벌의 요건이 충족되는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의 문언으로 확인된다. 같은 항은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일 때에 가중처벌한다고 하면서, 그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이득액으로 정한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에 따르면 임의 이득액은 6억 원이고, 그 액수는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의 구간에 놓인다.

그 구간에 대하여 같은 조 제1항 제2호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 3년 이상의 유기징역"(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이라고 정한다. 이 조항이 정한 하한은 징역 3년이다. 한편 같은 항 제1호는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이라고 하여, 50억 원 이상의 구간에 대하여 무기징역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 두 구간을 나누는 기준은 액수이고, 각 구간의 법정형은 하한으로 묶인다. 이 구조가 비례에 어긋나는지 여부는 이 자료가 다루지 않았으므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가중 요건이 과거의 어느 행위를 끌어오는지에 관하여 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은, 가중요건이 되는 과거 위반행위와 처벌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행위 사이에 아무런 시간적 제한을 두지 않은 구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하여 "과거 위반행위가 예컨대 10년 이상 전에 발생한 것이라면 처벌대상이 되는 재범 음주운전이 준법정신이 현저히 부족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행위라거나 교통안전 등을 ‘반복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라고 평가하기 어려워 이를 일반적 음주운전 금지규정 위반행위와 구별하여 가중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 시간적 거리가 가중의 정당함을 흔드는 지점이라는 뜻이다. 같은 결정은 나아가 "범죄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한 경우 가중된 행위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전범을 이유로 아무런 시간적 제한 없이 무제한 후범을 가중처벌하는 예는 찾기 어렵고, 공소시효나 형의 실효를 인정하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고 하였다. 가중 요건에 쌓인 과거가 아무리 오래되어도 끌어올 수 있다면, 그 가중은 책임의 틀을 넘어서는 셈이다.

같은 결정은 법정형의 하한이 낮은 유형의 행위까지 일률적으로 묶는 지점도 지적한다. 그는 "심판대상조항은 과거 위반 전력,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등에 비추어, 보호법익에 미치는 위험 정도가 비교적 낮은 유형의 재범 음주운전행위도 일률적으로 그 법정형의 하한인 2년 이상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의 벌금을 기준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고 판시하였다. 요건이 넓게 잡힌 채 하한이 그대로 적용되면, 하한 아래의 가벼운 유형까지 하한의 무게를 짊어진다. 반대의견은 같은 조항에 대하여 "심판대상조항에는 벌금형이 선택형으로 규정되어 있고, 구체적 사건에서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법정형의 하한을 2년 이상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의 벌금으로 정한 것이 위헌으로 선언될 정도로 비례성을 일탈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헌법재판소 2021. 11. 25. 2019헌바446 결정)는 태도를 취한다. 어떤 사건에서의 선택지가 열려 있다는 점과, 요건에 포섭되는 유형의 폭이 넓다는 점은 서로 다른 문제다.

임에 돌아오면, 임의 이득액은 6억 원이고 그 전액이 갚아졌다. 그러나 임에게 선고된 형의 종류와 그 판단의 구체적 경위, 이득액을 계산한 시점의 화폐 가치, 하한을 넘는 감경이 가능한지는 미정이다. 그러므로 이 형벌 조항이 비례성을 갖추는지, 임에 대한 처벌이 책임에 걸맞은지도 미정으로 남는다. 한편 같은 조 제1항의 가중처벌 사유에 대응하여 제3조 제2항은 "제1항의 경우 이득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고 정한다. 병과의 가능 여부와 그 액수의 판단이 임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역시 미정이다. 여기서 확인되는 것은 임의 이득액이 어느 구간에 놓이는지, 그리고 그 구간의 하한이 얼마인지이며, 그 하한이 임의 책임에 걸맞은지는 판단되지 아니한다. 미정으로 남은 항목들이 채워지지 않는 한, 임에 대한 비례 판단은 확정되지 않는다.

다룬 법령

다룬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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