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조항을 특정하게 해석하는 한 위헌이라는 판단이 법원을 구속하는지를 묻는다. 95누11405 판결이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판단한 방식을 판결요지에 실린 범위에서 읽는다. 구속의 대상과 개별 사건에서의 작용을 살피며 판결요지가 다루지 않은 자리를 밝힌다.
8.1한정위헌 판단의 형식
시한이 지나도록 조항이 그대로 남았을 때 병의 재판이 무엇을 적용해야 하는지는 앞에서 확정되지 않았다. 이제 한정위헌 결정에 부여된 기속력을 가늠하기 위하여, 먼저 한정위헌 판단이 어떤 형식으로 서술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의 판결요지는 위헌 결정의 한 갈래를 두 가지로 대비하며 설명한다. 즉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그 주문에서 당해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선고함으로써 그 효력을 상실시켜 법률이나 법률조항이 폐지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하여 특정의 해석기준을 제시하면서 그러한 해석에 한하여 위헌임을 선언하는, 이른바 한정위헌 결정의 경우에는…”이라는 형태가 그것이다. 이 서술에서 한정위헌은 법률을 무효로 만드는 판단이 아니라, 조항에 대한 “특정의 해석기준”을 제시하면서 “그러한 해석에 한하여 위헌임을 선언하는” 판단으로 그려진다. 그와 같은 형태의 판단이므로, 판결요지는 조항이 효력을 잃은 결과와 구분한다.
그렇게 형식이 정해지면 판결요지는 그 판단의 효과를 한 문장에 담아 말한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구하고 법률이나 법률조항은 그 문언이 전혀 달라지지 않은 채 그냥 존속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와 같이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문언이 변경되지 아니한 이상 이러한 한정위헌 결정은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의미, 내용과 그 적용범위를 정하는 법률해석이라고 이해하지 않을 수 없다.” 한정위헌 선고는 조항을 없애지 않으며, 조항의 문언은 그대로 남는다. 판단이 남기는 것은 조항의 의미·내용과 적용범위에 관한 서술이다.
다만 그 서술이 누구의 것인지를 판결요지는 함께 분명히 한다. 구체적 사건에서 “당해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의미·내용과 적용범위가 어떠한 것인지를 정하는 권한 곧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바로 사법권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것으로서, 전적으로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한다”고 판결요지는 말한다. 그와 같은 권한이 훼손되면 헌법의 여러 조항에 어긋난다고 판결요지는 이유를 댄다. “만일 법원의 이러한 권한이 훼손된다면 이는 헌법 제101조는 물론이요, 어떤 국가기관으로부터도 간섭받지 않고 오직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도록 사법권 독립을 보장한 헌법 제103조에도 위반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인용은 판결요지가 제시하는 헌법상 근거를 그대로 적은 것이며, 여기서는 법원에 전속하는 권한을 한정위헌 판단이 넘지 못한다고 본다는 뜻만 읽는다.
이 점을 전제로 판결요지는 한정위헌 결정에 담긴 견해의 지위를 못박는다. “그러므로 한정위헌 결정에 표현되어 있는 헌법재판소의 법률해석에 관한 견해는 법률의 의미·내용과 그 적용범위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견해를 일응 표명한 데 불과하여 이와 같이 법원에 전속되어 있는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에 대하여 어떠한 영향을 미치거나 기속력도 가질 수 없다.” 한정위헌 판단의 형식이 “특정의 해석기준”의 제시이고, 그 결과 조항의 문언이 그대로 남는 것이라면, 그 판단에 담긴 해석은 “일응 표명한 데 불과”하며 판결요지의 표현대로 “기속력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이 판결이 밝힌 셈이다. 병의 재판과 정의 뒤처리에서 무엇이 확정되는지는 이 형식만으로 정해지지 않으므로, 남은 자리는 미정으로 둔다.
8.2기속력이라는 말의 뜻
한정위헌 결정의 형식이 서술된 데에서 나아가, 그 결정이 지닌 효력을 무엇이라 부르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은 이 효력에 대하여 직접 말을 붙였다. 한정위헌 결정이 어떠한 성질의 판단인지 밝힌 뒤 그 판단에 기속력이 있는지를 판시한 것이다. 우선 그 문언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가려 읽는다.
위 판결은 한정위헌 결정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그 결정이 법령을 소멸시키지 않는다고 하였다.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그 주문에서 당해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선고함으로써 그 효력을 상실시켜 법률이나 법률조항이 폐지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하여 특정의 해석기준을 제시하면서 그러한 해석에 한하여 위헌임을 선언하는, 이른바 한정위헌 결정의 경우에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구하고 법률이나 법률조항은 그 문언이 전혀 달라지지 않은 채 그냥 존속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와 같이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문언이 변경되지 아니한 이상 이러한 한정위헌 결정은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의미, 내용과 그 적용범위를 정하는 법률해석이라고 이해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다. 한정위헌 결정은 법령의 문언을 바꾸지 않고 해석의 기준만 제시한다는 설명이다.
이어서 위 판결은 한정위헌 결정에 담긴 해석이 지닌 힘을 한마디로 규정하였다. "그러므로 한정위헌 결정에 표현되어 있는 헌법재판소의 법률해석에 관한 견해는 법률의 의미·내용과 그 적용범위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견해를 일응 표명한 데 불과하여 이와 같이 법원에 전속되어 있는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에 대하여 어떠한 영향을 미치거나 기속력도 가질 수 없다"(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고 선언한 것이다. 여기서 기속력은 판단에 부여되는 구속하는 힘을 가리키는데, 위 판결은 한정위헌 결정에 그러한 힘이 없다고 분명히 하였다.
그렇다면 기속력이 없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문언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살핀다. 위 판결은 "구체적 사건에 있어서 당해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의미·내용과 적용범위가 어떠한 것인지를 정하는 권한 곧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바로 사법권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것으로서, 전적으로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한다"(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고 하였다. 이 문언은 해석과 적용의 권한이 어느 기관에 속하는지를 가리킨다. 한정위헌 결정이 이 권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은, 그 결정이 다른 판단을 강제하는 힘을 갖지 못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위 판결은 그러한 결론을 도출하는 근거도 함께 밝혔다. "이러한 법리는 우리 헌법에 규정된 국가권력분립구조의 기본원리와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규정한 헌법의 정신으로부터 당연히 도출되는 이치"(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라는 설명이 그것이다. 한정위헌 결정에 기속력이 없다는 판단은 권력분립의 구조에서 나온다는 취지이다.
그리고 위 판결은 한정위헌의 성질을 해석으로 이해한 뒤에, 그에 부여된 견해 표명의 지위를 다시 확인하였다. 한정위헌 결정이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의미, 내용과 그 적용범위를 정하는 법률해석에 그친다는 전제에서(대법원 2011. 6. 23. 선고 2008도7562 전원합의체 판결), 그 해석에 기속력이 없다는 결론이 따라 나온다. 결국 기속력이라는 말이 가리키는 것은 판단이 다른 판단을 묶어 두는 힘이고, 위 판결은 한정위헌 결정에 그러한 힘이 없음을 문언으로 분명히 하였다. 그 이상의 내용을 문언에서 찾아 넓히거나 좁히지 아니하며, 이 결론은 합성 사례에서 정한 시한이 지나 개정되지 않은 형벌 조항을 놓고 병과 정이 받는 처리의 쟁점을 가리는 데에 그대로 놓이는 토대가 된다.
8.3법원을 구속하는 대상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이 무엇인가를 정한 뒤에는, 그 기속력이 법원의 어떤 판단을 구속하는지가 문제로 남는다. 대법원은 한정위헌 결정에 부여한 기속력을 판결요지에서 설명하면서, 그 구속력의 대상을 법률해석이라고만 한정했다.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의 판결요지는 한정위헌 결정의 성격을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의미, 내용과 그 적용범위를 정하는 법률해석이라고 이해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다. 이 판결요지에서 대상으로 삼은 것은 법률의 의미, 내용과 적용범위를 정하는 해석이다. 문언의 폐지나 효력 상실처럼 다른 종류의 결과로 대상을 옮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헌법재판소의 법률해석과 법원의 법률해석이 충돌할 때 어느 쪽이 우선하는지가 이어지는 문제다. 판결요지는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이 사법권의 본질적 내용을 이룬다고 전제하고, 그 권한이 어디에 속하는지를 분명히 한다. 대법원은 그 권한을 "전적으로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한다"고 판시한다(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 대상은 구체적 사건에서 당해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의미·내용과 적용범위를 정하는 권한이다. 사법권 독립을 다룬 헌법 조항이나 국가권력분립구조 같은 근거를 들어 설명하되, 판결요지가 그 대상으로 삼은 것은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에 한정된다.
이 전제 위에서 헌법재판소가 밝힌 법률해석이 법원에 어떤 효력을 갖는지가 가려진다. 판결요지는 한정위헌 결정에 담긴 견해를 "법률의 의미·내용과 그 적용범위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견해를 일응 표명한 데 불과하여 이와 같이 법원에 전속되어 있는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에 대하여 어떠한 영향을 미치거나 기속력도 가질 수 없다"고 판시한다(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 구속되지 않는 대상은 법원의 법령 해석·적용 권한이며, 그 권한으로 행하는 법률해석의 결과다. 헌법재판소의 견해 표명이 그 해석을 대체하거나 무효화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같은 논리는 상위 법률에 대한 한정위헌 결정이 하위 법규의 제정 근거에 미치는 경우에도 그대로 옮겨진다. 판결요지는 위임 근거 법률조항의 문언이 존속하는 한 "그 법률조항의 해석은 어디까지나 의연히 존속하고 있는 그 문언을 기준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한다(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 이 해석을 최종적으로 정하는 주체는 최고법원인 대법원이다. 그 조항에 근거해 제정된 대통령령 조항은 "그 문언이 표현하고 있는 명백한 위임취지에 따라 제정된 대통령령 조항 역시 의연히 존속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 대상은 법률조항과 그 위임에 따라 제정된 하위법규의 존속 여부다.
따라서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이 법원에 구속하는 대상은, 법원이 행사하는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 그 자체로 옮겨가지 않는다. 그 권한의 행사 결과인 법률해석을 뒤바꾸는 힘도 갖지 않는다. 자료에 의하면 헌법재판소의 법률해석 견해는 일응의 표명으로 머무르고, 구체적 사건에서 당해 조항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법원이 법문을 기준으로 정한다. 이 대상의 한계는 이미 확정된 판결의 뒤처리나 잠정 적용 기간 중 선고된 판결의 처리 문제를 미리 결정하지 않는다.
8.4개별 사건에서의 작용
법원을 구속하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라는 물음을 마무리하면서, 남는 것은 그러한 판단이 이미 걸려 있는 개별 사건에서 어떻게 흘러 들어가는가이다. 한정위헌 결정이 법률의 문언을 바꾸지 않고 해석 기준만을 놓는다고 할 때, 그 기준은 법원이 맡은 사건에서 무엇을 가리키는가.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은 그 자리를 판결요지에서 다음과 같이 가리킨다. "[1] 헌법재판소의 한정위헌 결정의 의미 및 그 기속력"과 "[2] 헌법재판소의 모법에 대한 한정위헌 결정이 구 소득세법시행령 제170조 제4항 제2호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3] 구 소득세법 제23조 제4항 단서 및 제45조 제1항 제1호 단서와 구 소득세법시행령 제170조 제4항 제2호가 위헌인지 여부(소극)"의 차례이다. 이 차례는 개별 사건에서 한정위헌 판단이 거쳐 가는 자리를 끝까지 따라간다.
먼저, 한정위헌 결정이 무엇을 남긴다는 점이 사건의 출발점이다. 그 결정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구하고 법률이나 법률조항은 그 문언이 전혀 달라지지 않은 채 그냥 존속하고 있는 것이므로"라는 문장이 쓰였다. 따라서 법원이 앞에 놓인 사건에서 쓰는 조문은 여전히 원래의 문언이다. 이 사례에서 그 문언은 형벌 조항이고, 법원은 그 조문에 기대어 병에 대한 심리를 이어간다.
다음으로, 법원이 그 문언을 어떻게 읽을지가 개별 사건의 핵심이 된다. 대법원은 그 권한을 이렇게 설명한다. "구체적 사건에 있어서 당해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의미·내용과 적용범위가 어떠한 것인지를 정하는 권한 곧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바로 사법권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것으로서, 전적으로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한다." 이에 따라 한정위헌 결정이 놓고 간 해석 기준은 법원 앞에서 하나의 견해로 놓인다. 그 기준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다른 해석을 택할지는 병의 재판을 맡은 법원이 정한다.
이러한 작용의 한계도 사건 안에서 분명해진다. 대법원은 한정위헌 결정 속 견해에 대해 "법률의 의미·내용과 그 적용범위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견해를 일응 표명한 데 불과하여 이와 같이 법원에 전속되어 있는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에 대하여 어떠한 영향을 미치거나 기속력도 가질 수 없다"고 못박았다. 결국 개별 사건에서 한정위헌 판단은 법원의 판단을 대신하지 않는다. 그 판단은 법원이 정할 조항의 내용과 적용 범위를 미리 확정하지 않는다.
이 판결이 밝힌 자리는 여기까지이다. 확정 판결을 받은 정이 뒤처리를 구할 수 있는지, 국회가 정한 시한을 넘긴 뒤 형벌 조항을 어떻게 대할지, 잠정 적용 기간 중 선고된 판결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이 판결이 답한 자리에 놓이지 않았다. 병의 재판에 적용할 조항의 내용 역시 이 자리를 지나 미정으로 남는다.
8.5판결요지가 다루지 않은 것
개별 사건에서 한정위헌 판단이 작용한 자리를 나누어 보았다면, 이제는 이 판결이 판단의 범위를 어디까지 넓혔는지, 그리고 어디서 멈추었는지를 물어야 한다. 이 판결이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을 부정하면서 내린 결론은 어디까지나 이 사건에서 적용할 법령의 해석에 관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한정위헌을 구하는 청구가 별도의 문제로 남는 까닭을, 판결이 판단한 자리와 판단하지 않은 자리를 나누어 확인한다.
우선 이 판결이 판단한 자리를 살핀다.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은 한정위헌 결정에도 법령의 문언이 바뀌지 않은 채 남아 있는 한, 그 문언의 의미를 정하는 권한이 법원에 있다고 본다. 그 까닭으로 판례는 "구체적 사건에 있어서 당해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의미·내용과 적용범위가 어떠한 것인지를 정하는 권한 곧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바로 사법권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는 것으로서, 전적으로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하는 법원에 전속한다"고 적시한다. 이 문장은 이 사건에서 위임규정의 의미를 법원이 정한다는 판결의 전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어서 판례는 위임규정에 관한 판단도 같은 틀 안에서 다룬다. 대통령령의 제정근거가 되는 법률조항에 한정위헌 결정이 있더라도, "그 법률조항의 문언이 전혀 변경되지 않은 채 원래의 표현 그대로 존속하고 있는 이상 그 법률조항의 의미·내용과 적용범위는, 역시 법령을 최종적으로 해석·적용할 권한을 가진 최고법원인 대법원에 의하여 최종적으로 정하여질 수밖에 없고"라는 점을 밝힌다. 이 판단은 이 사건의 과세처분에 적용된 시행령 조항이 대법원의 해석에 따라 유지될 수 있는지를 가리는 자리에서 나온 것이다. 판례는 그러한 해석이 "헌법상의 조세법률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유효한 규정"임을 확인하는 쪽으로 결론을 맺었다.
그러나 이 판결이 여기서 멈춘 지점도 분명하다. 이 판결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기속력을 다루면서, 그 결정이 구하는 청구의 성립 요건이나 심사 태도를 논하지 않는다. 판례는 "한정위헌 결정에 표현되어 있는 헌법재판소의 법률해석에 관한 견해는 법률의 의미·내용과 그 적용범위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견해를 일응 표명한 데 불과하여 이와 같이 법원에 전속되어 있는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에 대하여 어떠한 영향을 미치거나 기속력도 가질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이 언급은 헌법재판소의 해석이 법원의 판단을 구속하지 못한다는 데 있고, 어떤 청구를 헌법재판소가 받아들일 것인지와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따라서 병의 재판에 적용할 조항의 내용이나 정이 청구할 수 있는 뒤처리의 인용 여부는 이 판결의 결론에서 이끌어낼 수 없다. 잠정 적용 기간 중 선고된 판결의 처리도 마찬가지로 미정으로 남는다. 한정위헌을 구하는 청구가 어떤 요건에서 성립하고 그 결과가 무엇인지는, 이 판결이 다루지 않은 물음으로 남아 있다.
8.6청구의 물음으로 넘김
판단의 자리를 나눈 데서 나아가, 이제 이 판결이 남긴 기속력의 자리를 정리하고 한정위헌을 구하는 청구의 물음으로 서술을 넘기기로 한다.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은 한정위헌 결정의 의미를 규명하면서, 그 기속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한정위헌 결정이 법률의 문언을 바꾸지 않고 해석기준만 제시하는 경우, 그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견해가 법원에 어떤 효력을 갖는지가 그 견해의 요체이다.
그 견해는 이와 같이 한정위헌 결정은 법률 또는 법률조항의 의미, 내용과 그 적용범위를 정하는 법률해석이라고 이해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은 한정위헌 결정에 표현되어 있는 헌법재판소의 법률해석에 관한 견해는 법률의 의미·내용과 그 적용범위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견해를 일응 표명한 데 불과하여 이와 같이 법원에 전속되어 있는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에 대하여 어떠한 영향을 미치거나 기속력도 가질 수 없다고 하였다. 한정위헌 결정에 담긴 해석이 법원을 구속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이 견해는 한정위헌이라는 결정의 형태를 전제로 한 것이다. 대법원 1996. 4. 9. 선고 95누11405 판결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그 주문에서 당해 법률이나 법률조항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선고함으로써 그 효력을 상실시켜 법률이나 법률조항이 폐지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하여 특정의 해석기준을 제시하면서 그러한 해석에 한하여 위헌임을 선언하는, 이른바 한정위헌 결정의 경우에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구하고 법률이나 법률조항은 그 문언이 전혀 달라지지 않은 채 그냥 존속하고 있는 것이므로라고 전제를 달았다. 문언이 바뀌지 않고 존속하는 것이 한정위헌이라는 판단이다. 이 전제에 의하면, 한정위헌이 다른 형태의 결정과 구별되는 까닭은 법률조항의 존속에 있다.
이렇게 볼 때 이 판결이 남긴 자리는 분명하다. 한정위헌 결정을 구한 청구에 대한 심사와 그 청구를 둘러싼 쟁점은, 이 판결이 다룬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과는 별개의 물음으로 남는다. 이 판결은 한정위헌 결정의 기속력이라는 주제에 한정하여 판단한 것이며, 병이 한정위헌을 구하는 청구가 인용되는지의 여부에 관하여는 말하지 않았다. 정이 확정된 판결에 관하여 다시 뒤를 돌릴 수 있는지에 관하여도 이 판결은 답을 내지 않았다. 남은 물음은 그 자체로 그대로 남아 있다.
이러한 분별에 따라 서술은 한정위헌을 구하는 청구의 물음으로 넘어간다. 그 청구가 구하는 판단의 형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판단이 어느 범위에서 다루어지는지가 다음 물음의 소재이다. 청구의 요건을 이 판결의 결론에서 도출하거나, 헌법재판소가 그 청구에 대하여 취할 태도를 이 판결에서 예단하는 것은 이 판결이 담지 않은 내용을 끌어들이는 일이 된다. 확정 사건의 뒤처리와 잠정 적용 기간 중 선고된 판결의 처리에 관하여도, 이 자리에서는 미정으로 남겨 둔다. 병이 처한 조항의 내용과 그 적용 역시 미정이다. 그 미정이 그대로 다음 물음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