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장은 헌법재판소가 한정위헌을 구하는 청구를 어떻게 보았는지를 묻는다. 2011헌바117 결정요지가 한정위헌을 구하는 청구를 다룬 방식을 읽고, 청구형식과 결정형식 사이의 간격을 짚는다. 그 판단이 제45조의 결정 목록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살피며 남긴 경계를 정리한다.
9.1한정위헌을 구한 청구
한정위헌을 구하는 청구가 지닌 물음은 위헌결정의 방식과 그 요청의 형태를 가르치는 것으로 이어진다. 헌법재판소가 2011헌바117에서 종래의 선례를 바꾸어 청구의 적법성을 인정한 까닭을 확인하면, 청구가 재판에 요구한 판단의 범위가 드러난다.
헌법재판소 2012. 12. 27. 2011헌바117 결정은 한정위헌청구의 적법성을 문제로 삼으면서, 심판의 대상을 법률조항과 그 해석의 관계에 두었다. 그 결정은 "법률의 의미는 결국 개별·구체화된 법률해석에 의해 확인되는 것이므로 법률과 법률의 해석을 구분할 수는 없고, 재판의 전제가 된 법률에 대한 규범통제는 해석에 의해 구체화된 법률의 의미와 내용에 대한 헌법적 통제로서 헌법재판소의 고유권한이며"라고 판시하였다. 이에 따라 한정위헌청구란 법원이 확정한 해석을 전제로 삼아, 그 해석된 내용이 헌법에 맞는지 묻는 청구로 이해된다.
그 결정은 같은 맥락에서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원칙상 법률조항 중 위헌성이 있는 부분에 한정하여 위헌결정을 하는 것은 입법권에 대한 자제와 존중으로서 당연하고 불가피한 결론이므로, 이러한 한정위헌결정을 구하는 한정위헌청구는 원칙적으로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정위헌청구는 입법자의 의사에 대한 존중을 지키면서 위헌인 부분만을 골라내기 위한 판단형식을 구하는 청구이다. 이 청구는 위헌성의 존재 여부를 묻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위헌성이 해석된 내용에 한정되어 있음을 조건으로 삼는다.
다만 그 결정은 한정위헌청구가 적법하다고 인정된 경우에도 심판청구가 언제나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하였다. 심판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청구를 가리켜 "개별·구체적 사건에서 단순히 법률조항의 포섭이나 적용의 문제를 다투거나, 의미있는 헌법문제에 대한 주장없이 단지 재판결과를 다투는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한정위헌청구의 적법성이 인정되더라도, 청구가 헌법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재판결과만을 문제 삼으면 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 결정에서 형벌법규에 관한 판단도 한정위헌청구의 대상 범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 그 결정은 형벌법규의 해석 원칙을 두고 "형벌법규는 헌법상 규정된 죄형법정주의원칙상 입법목적이나 입법자의 의도를 감안한 유추해석이 일체 금지되고, 법률조항의 문언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바, 유추해석을 통하여 형벌법규의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법관에 의한 범죄구성요건의 창설’에 해당하여 죄형법정주의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하였다. 형벌법규에서 법원이 확정한 해석이 문언의 의미를 벗어나 적용범위를 넓힌 것이라면, 그 해석은 한정위헌청구의 심판대상이 된다.
반대의견은 한정위헌청구의 적법성을 인정하더라도 심판의 대상범위를 법원의 해석으로 한정한 데 문제를 제기하였다. 반대의견은 "심판의 대상범위를 ‘법원의 해석’으로 한정한 것은 규범통제제도로서 지니는 헌법재판의 객관적 법질서보호라는 특성에 부합하지 않고, 합헌 또는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될 경우 당사자가 청구한 것과 달리 판단하게 되므로 결론에 따라 심판대상이 달라지는 문제점이 있으며"라고 지적하였다. 한정위헌청구란 결국 심판대상으로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그 대상이 한정위헌 판단과 어떻게 결합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9.2제45조의 결정 목록
한정위헌을 구하는 청구가 제45조 안에서 어느 자리에 놓이는지를 묻기 전에, 그 조문이 규정한 판단의 범위를 먼저 읽어야 한다. 헌법재판소법 제45조는 결정의 대상을 제한하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헌법재판소법 제45조는 "헌법재판소는 제청된 법률 또는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만을 결정한다"고 정한다. 이 문장은 판단의 소극적 범위를 적시한 것이다. 이 사례에서 병의 재판이 중단된 조항은 법률 조항이므로, 제45조가 가리키는 대상의 한쪽에 들어간다. 정이 3년 전에 유죄를 받은 근거도 법률 조항이었으므로, 그 판단의 대상 역시 같은 자리에 놓인다.
조문은 이어서 예외를 둔다. 헌법재판소법 제45조 단서는 "다만, 법률 조항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해당 법률 전부를 시행할 수 없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전부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 단서는 판단의 대상을 법률 조항에서 법률 전부로 넓히는 조건을 담는다. 전부를 시행할 수 없다는 인정이 있을 때에만 그 전부가 결정의 대상이 된다. 그 인정이 없는 경우에는 단서가 열리지 않으므로, 조문이 정한 판단은 법률 또는 법률 조항에 그친다.
따라서 제45조가 적시한 결정의 범위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법률 또는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이고, 다른 하나는 단서의 조건이 갖추어질 때의 법률 전부이다. 이 밖의 판단은 이 조문이 적시하지 않았다. 한정위헌이라는 이름의 판단이 이 목록에 들어가는지의 여부는 다음에 놓아볼 문제이고, 제45조의 문장 자체는 그 판단형식을 열거하지 아니한다. 병과 정에게 적용될 뒤처리도 이 조문이 다루는 대상이 아니며, 그 형식은 미정으로 남는다.
이 조문의 구조를 한 걸음 더 따라가면, 그 목록이 결정의 이름을 늘어놓는 자리가 아니라 결정이 가리킬 수 있는 대상을 가르는 자리임을 알 수 있다. 제45조 본문은 대상의 범위를 "제청된 법률 또는 법률 조항"으로 한정한다. 여기서 제청된이라는 한정은 청구가 요청한 판단의 형식을 적시하는 표현이 아니며, 오히려 그 판단이 향할 대상이 무엇인지를 가리는 표현이다. 그러므로 어떤 판단형식이 이 목록에 들어가는지를 물을 때, 그 형식이 적시한 대상이 본문 또는 단서가 정한 범위 안에 드는지를 함께 묻게 된다. 병의 재판에 적용할 조항의 내용이 미정이고, 정이 청구할 수 있는 뒤처리의 인용 여부가 미정인 채 남아 있어도, 그 미정이 제45조의 목록을 바꾸지는 않는다. 조문이 정한 대상의 범위만이 그대로 남을 뿐이다.
9.3청구형식과 결정형식의 간격
위헌결정의 목록을 제45조의 문언대로만 두면 한정위헌은 그 안에 자리 잡기 어렵다. 그런데 한정위헌청구를 다룬 2011헌바117은 청구형식 자체를 적법으로 열어 두었다. 이 두 자료가 맞물리는 지점을 가려보는 일이 여기서 남는다.
헌법재판소법 제45조는 결정할 대상과 범위를 다음과 같이 한정한다. "헌법재판소는 제청된 법률 또는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만을 결정한다. 다만, 법률 조항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해당 법률 전부를 시행할 수 없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전부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할 수 있다."(헌법재판소법 제45조) 조문이 열거하는 것은 위헌 여부의 판단이지, 판단의 결과를 몇 가지 형태로 나눈 목록은 아니다.
한편 헌법재판소 2012. 12. 27. 2011헌바117 결정은 한정위헌청구의 적법성을 묻는 자리에서 그 근거를 이렇게 밝혔다. "법률의 의미는 결국 개별·구체화된 법률해석에 의해 확인되는 것이므로 법률과 법률의 해석을 구분할 수는 없고, 재판의 전제가 된 법률에 대한 규범통제는 해석에 의해 구체화된 법률의 의미와 내용에 대한 헌법적 통제로서 헌법재판소의 고유권한이며,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원칙상 법률조항 중 위헌성이 있는 부분에 한정하여 위헌결정을 하는 것은 입법권에 대한 자제와 존중으로서 당연하고 불가피한 결론이므로, 이러한 한정위헌결정을 구하는 한정위헌청구는 원칙적으로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헌법재판소 2012. 12. 27. 2011헌바117 결정) 결정은 해석으로 구체화된 의미에 대한 헌법적 통제를 근거로 청구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 적법성은 무한히 넓지 않다. 결정은 같은 자리에서 예외를 함께 두었다. "다만, 재판소원을 금지하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취지에 비추어, 개별·구체적 사건에서 단순히 법률조항의 포섭이나 적용의 문제를 다투거나, 의미있는 헌법문제에 대한 주장없이 단지 재판결과를 다투는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헌법재판소 2012. 12. 27. 2011헌바117 결정) 청구가 적법하더라도 심판 대상이 재판 결과로 흘러버리면 그 자리는 남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두 자료의 간격이 드러난다. 제45조는 법률 또는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를 결정의 대상으로 삼고, 2011헌바117은 해석으로 구체화된 의미의 위헌성을 심판 대상으로 삼는다. 전자가 조항을 놓고 판단한다면, 후자는 그 조항이 읽히는 방식까지 끌어와 판단한다. 한정위헌청구를 받은 재판소가 조항의 한 부분만 위헌으로 가르는 결정을 내려도 제45조 본문의 문언은 그 결과를 미리 이름 붙여 두지 않았다.
다만 이 간격을 메울 형식을 자료에서 새로 찾을 수는 없다. 결정이 밝힌 한정위헌청구의 적법성은 청구의 허용에 관한 것이지, 어떤 결정형식으로 끝맺을지에 관한 규칙을 세운 것이 아니다. 제45조가 정한 결정의 범위와 2011헌바117이 정한 청구의 적법 범위는 각기 다른 문을 가리키고 있다. 청구형식과 결정형식 사이의 어긋남은 이 둘이 맞물리는 지점까지 확인한 것으로 족하며, 메울 해법을 여기서 새로 만들 일은 아니다.
9.4청구의 인용 여부 판단
청구형식과 결정형식의 간격이 넓게 벌어진 자리를 확인한 뒤, 헌법재판소는 2011헌바117에서 한정위헌청구를 받을 수 있는지부터 판단했다. 그 판단이 설시된 부분만을 놓고, 인용 여부가 어디까지 닿는지 가늠힘이 남는다.
우선 결정은 법률의 의미를 어떻게 보아야 규범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결정은 그 근거로 "법률의 의미는 결국 개별·구체화된 법률해석에 의해 확인되는 것이므로 법률과 법률의 해석을 구분할 수는 없고, 재판의 전제가 된 법률에 대한 규범통제는 해석에 의해 구체화된 법률의 의미와 내용에 대한 헌법적 통제로서 헌법재판소의 고유권한이며,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원칙상 법률조항 중 위헌성이 있는 부분에 한정하여 위헌결정을 하는 것은 입법권에 대한 자제와 존중으로서 당연하고 불가피한 결론이므로, 이러한 한정위헌결정을 구하는 한정위헌청구는 원칙적으로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고 적었다. 이 문장은 한정위헌청구가 원칙적으로 적법하다고 보아야 할 이유를 법률과 해석의 관계에서 찾는다. 그리하여 이 사례에서 청구의 형식 자체가 가로막히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결정은 청구의 허용 범위에 한계를 함께 둔다. 그 한계는 재판소원의 금지에서 도출된다. 결정은 "다만, 재판소원을 금지하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취지에 비추어, 개별·구체적 사건에서 단순히 법률조항의 포섭이나 적용의 문제를 다투거나, 의미있는 헌법문제에 대한 주장없이 단지 재판결과를 다투는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한계는 청구의 적법성을 원칙적으로 인정하면서도, 포섭과 적용의 다툼으로 그치거나 재판결과만을 문제 삼는 청구는 밖에 둔다. 이 사례에서 청구가 인용되는지는 이러한 구분을 지나는지에 달려 있다.
이 구분을 놓고 반대의견은 판단의 방향을 달리 한다. 반대의견은 "한정위헌청구를 원칙적으로 적법하다고 하여 받아들이더라도, 심판의 대상범위를 ‘법원의 해석’으로 한정한 것은 규범통제제도로서 지니는 헌법재판의 객관적 법질서보호라는 특성에 부합하지 않고, 합헌 또는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될 경우 당사자가 청구한 것과 달리 판단하게 되므로 결론에 따라 심판대상이 달라지는 문제점이 있으며, 결국 법원의 재판을 심판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재판소원을 금지하는 헌법재판소법 규정에 저촉되어 허용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대의견은 원칙적 적법성의 인정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의 한정이 빚는 문제를 들어 허용을 어렵게 본다. 다만 반대의견의 이 부분은 청구의 인용 여부를 가르는 다수의 판단과 다른 견해로 제시되었을 뿐이다.
한정위헌청구의 인용 여부는 청구를 적법하게 볼 수 있는지에서 시작하고, 그 적법성을 지나 심판대상의 범위에서 갈린다. 이 사례에서 청구의 인용 여부를 판단하는 축은, 청구가 포섭과 적용의 다툼으로 머무는지, 아니면 의미 있는 헌법문제를 다투는지를 가르는 자리에 놓인다. 다만 반대의견이 제기한 심판대상의 문제에 관한 견해 차이는 이 판단에서 정리되지 않았다.
9.5판단이 남긴 경계
그렇게 인용 여부를 가른 판단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다음 문제로 삼아야 한다. 헌법재판소법 제45조는 판단의 대상을 한정하는데, "헌법재판소는 제청된 법률 또는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만을 결정한다. 다만, 법률 조항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해당 법률 전부를 시행할 수 없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전부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할 수 있다"(헌법재판소법 제45조)고 정한다. 이 조문은 결정이 법률의 헌법합치성을 가르는 데 머물고, 그 밖의 사정까지 함께 다루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 따라서 한정위헌을 구한 청구를 받아들인 결정이라도 그 판단의 도달 범위는 심판 대상인 해석의 헌법적 평가에 한정된다.
이 사건에서 헌법재판소가 내린 평가의 내용은 명백하다. 헌법재판소 2012. 12. 27. 2011헌바117 결정은 형법 제129조 제1항의 "공무원"에 제주자치도 위촉위원을 포함하는 해석을 문제 삼으면서,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공무원'에 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에 따른 공무원이 아니고 공무원으로 간주되는 사람도 아닌 제주자치도 위촉위원이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률해석의 한 계를 넘은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시는 심판 대상으로 삼은 특정 해석이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고 선을 그은 것이며, 그 해석이 허용된다고 보는 경우까지 다룬 것은 아니다. 판단이 머무는 자리는 바로 이 지점이다.
헌법재판소가 판단을 거절한 자리도 함께 읽어야 한다. 같은 결정은 "개별·구체적 사건에서 단순히 법률조항의 포섭이나 적용의 문제를 다투거나, 의미있는 헌법문제에 대한 주장없이 단지 재판결과를 다투는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헌법재판소 2012. 12. 27. 2011헌바117 결정)고 덧붙였다. 즉 헌법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채 적용 결과만 문제 삼는 심판은 이 판단의 바깥에 남는다. 한정위헌청구가 원칙적으로 적법하다는 선례 변경이 청구의 문을 넓힌 것이라면, 이 단서는 그 문 앞에 다시 경계를 세운 것이다.
판단의 범위를 두고 재판관 이진성,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강일원은 반대의견에서 다른 견해를 밝혔다. 반대의견은 심판의 대상범위를 법원의 해석으로 한정한 태도를 두고 "결국 법원의 재판을 심판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재판소원을 금지하는 헌법재판소법 규정에 저촉되어 허용되기 어렵다"(헌법재판소 2012. 12. 27. 2011헌바117 결정)고 보았다. 같은 결정의 다수 의견과 반대 의견이 판단의 경계를 어떻게 그어야 하는지 달리 본 것이다. 어느 견해를 따를지는 미정으로 남는다.
이 경계는 이 장의 남은 쟁점이 어디에 놓이는지 가리킨다. 형벌 조항이 헌법불합치로 선언되고 개정 시한이 지나도록 개정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경우, 그 조항을 지금 재판 중인 피고인에게 어떻게 적용할지는 이 결정이 직접 다룬 바 없다. 확정 판결을 받은 사람의 뒤처리와 잠정 적용 기간 중 선고된 판결의 처리도 마찬가지로 미정이다. 판단이 멈춘 자리에서 이들 물음이 비로소 시작된다.
9.6다음 물음으로 넘김
한정위헌청구의 적법성을 세우고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는 해석을 가려낸 뒤에도, 2011헌바117의 판단은 그 범위 안에 머문다. 이 장의 물음은 여기까지 읽힌 경계를 모아 닫되, 그 경계 밖에 놓인 것은 다음 차례로 넘긴다. 헌법재판소법 제45조는 심판의 범위를 분명히 하므로, 경계를 가르는 출발은 이 조문에서 확인된다. 헌법재판소는 제청된 법률 또는 법률 조항의 위헌 여부만을 결정한다. 다만, 법률 조항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해당 법률 전부를 시행할 수 없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전부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45조). 이 조문이 정한 심판의 대상이 이번 판단이 다룬 한정위헌청구와 그 판단 범위의 기준이 된다.
이 장이 세운 판단의 첫 경계는 한정위헌청구의 적법성이다. 2011헌바117은 종래의 선례를 바꾸어 그러한 청구를 원칙적으로 적법하다고 보았고, 그 근거는 법률의 의미가 개별적 해석으로 확인된다는 데에 놓였다. 법률의 의미는 결국 개별·구체화된 법률해석에 의해 확인되는 것이므로 법률과 법률의 해석을 구분할 수는 없고, 재판의 전제가 된 법률에 대한 규범통제는 해석에 의해 구체화된 법률의 의미와 내용에 대한 헌법적 통제로서 헌법재판소의 고유권한이며,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원칙상 법률조항 중 위헌성이 있는 부분에 한정하여 위헌결정을 하는 것은 입법권에 대한 자제와 존중으로서 당연하고 불가피한 결론이므로, 이러한 한정위헌결정을 구하는 한정위헌청구는 원칙적으로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헌법재판소 2012. 12. 27. 2011헌바117 결정). 이에 따라 해석에 구체화된 의미를 규범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다만 그 적법성에는 한정이 따른다. 다만, 재판소원을 금지하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의 취지에 비추어, 개별·구체적 사건에서 단순히 법률조항의 포섭이나 적용의 문제를 다투거나, 의미있는 헌법문제에 대한 주장없이 단지 재판결과를 다투는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 2012. 12. 27. 2011헌바117 결정). 따라서 단순한 포섭이나 적용의 다툼, 재판결과만을 문제삼는 청구는 이 경계 안에서 걸러진다.
두 번째 경계는 형벌법규의 해석에 관한 것이다. 형벌법규는 헌법상 규정된 죄형법정주의원칙상 입법목적이나 입법자의 의도를 감안한 유추해석이 일체 금지되고, 법률조항의 문언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는바, 유추해석을 통하여 형벌법규의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법관에 의한 범죄구성요건의 창설’에 해당하여 죄형법정주의원칙에 위배된다 (헌법재판소 2012. 12. 27. 2011헌바117 결정). 아울러 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에 따른 공무원이 아니고 공무원으로 간주되는 사람도 아닌 제주자치도 위촉위원이 이 사건 법률조항의 ‘공무원’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법률해석의 한계를 넘은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 (헌법재판소 2012. 12. 27. 2011헌바117 결정). 이로써 문언을 넘는 확대 해석이 경계 밖에 놓인다.
세 번째 경계는 판단이 남긴 여진이다. 한정위헌청구를 원칙적으로 적법하다고 하여 받아들이더라도, 심판의 대상범위를 ‘법원의 해석’으로 한정한 것은 규범통제제도로서 지니는 헌법재판의 객관적 법질서보호라는 특성에 부합하지 않고, 합헌 또는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될 경우 당사자가 청구한 것과 달리 판단하게 되므로 결론에 따라 심판대상이 달라지는 문제점이 있으며, 결국 법원의 재판을 심판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재판소원을 금지하는 헌법재판소법 규정에 저촉되어 허용되기 어렵다 (헌법재판소 2012. 12. 27. 2011헌바117 결정). 이 차이는 여기서 풀리지 않았고, 판단의 경계에 대한 물음 안에 남는다.
따라서 이 장은 한정위헌청구의 적법성, 형벌법규 해석의 엄격함, 그리고 판단의 대상 범위를 경계로 삼아 그 물음을 닫는다. 그 경계를 넘어서는 해법이나 결론은 여기서 확정하지 않는다. 형벌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소급효의 한계가 무엇인지는 이 장의 자료에 담겨 있지 않다. 병의 재판에 적용할 조항의 내용, 정이 청구할 수 있는 뒤처리의 인용 여부, 잠정 적용 기간 중 선고된 판결의 처리는 미정으로 남는다. 이에 대한 물음은 시간의 문제를 다루는 다음 자리로 순서가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