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대법원 2012도3840 판시사항의 제목이 던지는 '타인의 사무'와 '임무위배의 의미'라는 쟁점만을 다룬다. 자료의 범위와 읽기 순서를 밝힌 뒤 두 요건을 차례로 읽고 계열사 지원에 비추어 본 쟁점과 확인할 기록으로 남긴 것을 정리한다. 그 밖의 판단 내용은 끌어오지 않으며 업무상 배임의 가중처벌 요건은 제9장의 범위를 넘지 않는다.
11.1자료의 범위와 읽기 순서
미정으로 남긴 사정을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형법상 평가의 자리를 정할 수 있다. 2012도3840 판결은 배임죄의 두 요건을 나란히 묻고 있으므로, 이 장은 '타인의 사무'와 '임무위배의 의미'를 그 순서로 살피기로 한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은 판시사항 제목으로 "[1] 배임죄 구성요건 중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의 의미"를 내세웠다. 이 두 표현이 곧 이 장이 담당할 쟁점이다. 같은 판시사항 제목이 "[2] 재산상 이득액을 기준으로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의 적용을 전제로 이득액을 산정할 때 유의할 사항"까지 덧붙이고 있으나, 이 뒤 항목의 소재는 별도로 다루어 야 할 주제에 속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판결이 원심의 인정 사실을 길게 옮기는 대목도 눈앞에 놓이는 질문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므로 그 사실 부분은 인용의 앞뒤를 잇는 데 필요한 만큼만 건드리고, 상세한 사실 확정은 뒤로 미룬다.
형법 제356조는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선언한다. 이 문언은 임무위배를 가중처벌의 요건으로 적고 있을 뿐, 그 말의 뜻을 풀어 놓지는 않는다. 판결의 문장이 바로 그 자리를 채운다.
위 판결은 판시사항 [1]의 논지를 이렇게 적시한다.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위배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신분이 있어야 하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양자 간의 신임관계에 기초를 두고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대행하거나 타인 재산의 보전행위에 협력하는 자 등을 말하며,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당해 사무의 내용·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에 대한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902 판결 등 참조)."(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하나의 긴 인용 안에 두 쟁점의 정의가 함께 들어 있다. 이 장에서는 앞부분의 신분과 사무의 귀속, 뒷부분의 기대되는 행위를 각각 하나씩 따로 묻는다.
다만 이 장에서 다루지 않는 범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 판결이 덧붙인 "그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하 ‘이득액’이라고 한다)이 얼마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는 데 비하여, 배임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이라고 한다) 위반죄에 있어서는 취득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이득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도 가중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취득한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이 대목은 이득액 산정의 신중함을 요구한다. 그것은 앞서 다룬 업무상 배임의 가중처벌 요건에 관한 논의와 겹치고, 판시사항 [2]에 속하는 소재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제외한다.
이렇게 자료의 범위를 좁히고 나면, 물음은 하나로 모인다. D1이 D2의 기업어음을 사들이는 사무가 누구의 사무이며, 그 사무의 기대된 모습을 어디에서 찾는가. 두 물음 가운데 앞의 것이 먼저 놓인다.
11.2'타인의 사무'라는 요건
앞서 가려낸 쟁점 가운데 하나가 과연 무엇을 가리키는지에 대해, 먼저 형법 제356조는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이 문언은 업무상 배임이 기본죄의 행위에 '업무상'이라는 신분적 요건을 얹은 가중 형식임을 전제하면서, 동시에 그 신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따라서 '타인의 사무'가 무엇을 뜻하는지의 물음은 조문 바깥에서 그 범위를 찾아야 한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은 이 물음에 대한 법리를 분명히 밝혀 두었다. 그 판결 이유는 배임죄의 성립 요소를 요약하면서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위배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신분이 있어야 하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양자 간의 신임관계에 기초를 두고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대행하거나 타인 재산의 보전행위에 협력하는 자 등을 말하며"(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라고 선을 그었다. 이 인용이 보여 주듯, 사무의 귀속은 그 사무의 주체인 타인을 중심으로 확정된다. 그 타인에 대한 신임관계가 범죄 주체의 신분을 구성한다.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나 자금 집행을 담당한 직원이 회사 자산을 처분하는 것은, 회사의 사무를 대행하는 지위에서 나온 행위로서 원래 타인인 회사에 귀속된 사무를 처리하는 일이다. D1이 D2가 발행한 기업어음을 매입한 일도 마찬가지로 D1의 재산관리 사무에서 나온 결정이다. 그 사무의 주체가 누구인지, 즉 손해를 입을 수 있는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먼저 정해야 임무의 내용도 정해진다.
한편 대법원은 그룹 기획실의 보고나 지배주주의 지시가 있었다는 사정이 사무의 귀속을 바꾼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원심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보면 그 판결에서 문제가 된 신분은 피해자 종중으로부터 종중 소유 토지의 매도 여부 및 그 가격 결정에 관한 권한을 사실상 위임받은 지위이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사무의 귀속이 바뀐 것이 아니라, 이미 종중에 귀속된 사무를 위임받은 지위가 확인된 것이다. D1의 이사회가 다룬 자금 운용 사무가 D1 자신의 것인지, 아니면 그룹 전체를 위한 것인지는 그 사무의 주체를 놓고 판단할 문제이며, 집단 차원의 이해관계가 개입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사무의 성질이 변한다고 볼 수 없다.
그룹 기획실이 'D2가 쓰러지면 그룹 전체의 신용이 흔들린다'는 취지의 보고를 각 계열사에 전달했다는 사정은, 이 사례에서 회사들이 처한 상황의 무게를 보여 줄 뿐이다. 사무의 주체는 각 회사별로 특정되어야 하고, 지배주주가 내린 지시의 구체적 내용과 시점이 밝혀지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이상, 그 지시가 D1의 사무를 D2 또는 그룹 차원의 사무로 옮겨 놓았는지 여부는 단정할 수 없다. 앞의 인용에서 확인한 신임관계와 사무 대행이라는 기준은 사무의 귀속이 형식적 지시가 아니라 당사자 간의 관계에서 나온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는 다음 단계에서 다룰 임무의 내용을 정할 때도 그대로 작동하는 전제이다.
11.3임무위배의 의미
사무의 귀속을 묻는 물음에 이어, 이제는 그 사무를 맡은 자가 어떤 행위를 했을 때 임무에 어긋난 것으로 보는지를 살펴야 한다. 형법 제356조는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곧 이 조문은 임무위배를 업무상 배임의 성립 요건으로서 요구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D1의 기업어음 매입 행위가 배임에 해당하려면 무엇이 임무이고 무엇이 그 임무에의 위배인지가 분명해져야 한다.
임무위배의 의미는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에서 구체적으로 밝혀진다. 이 판결은 배임죄에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당해 사무의 내용·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에 대한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임무위배는 추상적 규정 위반이 아니라 맡은 사무의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기대되는 행위를 하거나 하지 않은 것으로 성립한다.
같은 판결은 그 앞에서 배임죄의 성립 구조를 함께 밝힌다.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위배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므로”(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라고 판시한다. 이 판시에 따르면 임무위배 행위는 배임죄의 여러 요건 가운데 하나의 자리를 차지할 뿐이다. D1의 사례에서 임무위배의 성립을 검토하는 일은 곧 확정 손해의 발생이나 고의의 성립을 판단한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판결은 이 법리를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적용하여 판단을 마친다. 피고인이 피해자 종중으로부터 토지의 매도 여부 및 그 가격 결정에 관한 권한을 사실상 위임받은 자로서 거짓말로 적정매매가격을 오인하게 하여 불리한 가격에 매매계약을 체결하게 한 행위에 대하여, 판결은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해자 종중으로부터 종중 소유 토지의 매도 여부 및 매매가격 결정에 관한 권한을 사실상 위임받은 자의 임무에 위배한 행위라고 판단하였다”고 원심의 판단을 옮긴다. 위임받은 권한의 행사가 본인에게 불리한 결과를 낳도록 조작된 경우, 그 행위는 맡은 임무에 어긋난 것으로 본 것이다. 다만 판결은 이 판단이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내려졌음을 밝힌다. 곧 임무위배의 판단은 행위의 구체적 상황과 그 입증에 기초한다.
이 판시사항의 쟁점은 형법 제356조가 요구하는 임무위배의 의미를 묻는 자리에 머문다. D1이 계열사 D2의 기업어음 300억 원어치를 산 행위에 이 법리를 놓는다면, 먼저 D1이 맡은 사무의 내용과 성질이 무엇인지 밝혀져야 한다. 그런데 지원 대상으로 D2가 선정된 경위, D1의 자금 사정과 부담 능력, 어음의 회수 가능성, 지배주주가 개별 회사에 내린 지시의 구체적 내용과 시점은 미정이다. 그 사정이 미정인 채로 이 사례의 행위가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기대되는 행위를 저버린 것인지에 대한 답을 채울 수 없다. 임무위배의 의미를 묻는 일이 곧 이 사례의 법적 평가를 완성한 것은 아니다.
11.4계열사 지원에 비추어 본 쟁점
임무위배를 형법 제356조의 구성요건 안에서 두는 데서 나아가, D1의 기업어음 매입을 두 쟁점에 따라 놓고 'D1이 맡은 사무는 무엇이고 그 임무에 어긋난 행위는 무엇인지'를 물어야 한다. 지원 대상 선정 경위, 회수 가능성, 지시의 내용과 시점이 미정인 사정은 그 답을 채우지 못한다. 임무의 범위를 먼저 정하지 않고 행위의 위법성을 논하는 일이 없도록 물음의 순서를 세워야 한다.
임무의 범위를 묻는 자리에 놓이는 것은 대상의 정의이다. 대법원은 2012도3840 판결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양자 간의 신임관계에 기초를 두고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대행하거나 타인 재산의 보전행위에 협력하는 자 등을 말하며"라고 밝혔다. D1의 이사회가 D1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대행하는 자라는 점은 이 문장 안에 들어맞는다. 다만 D1이 맡은 사무가 어느 범위의 재산관리를 가리키는지, 그 사무가 D2의 부도 위기를 막는 방향으로 수행되는지를 수반하는지는 이 문장만으로 열리지 않는다.
행위의 측정 기준도 같은 판결에서 제시된다.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당해 사무의 내용·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에 대한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 이 기준을 D1의 매입에 적용하려면 '당해 사무의 내용·성질 등 구체적 상황'이 먼저 주어져야 한다. D1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 소수주주의 말처럼 이사회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나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특정하는 일은 그 자리에서 막힌다.
이 사례에서 남겨진 미정 사정은 바로 그 구체적 상황에 해당한다. 지원 대상으로 D2가 선정된 경위가 미정이면 D1의 사무가 어떤 방향으로 한정되는지를 가릴 수 없다. D1의 자금 사정과 부담 능력이 미정이면 매입이 재산관리의 범위 안에 드는지를 판단할 근거가 없다. 어음의 회수 가능성이 미정이면 보전행위에 협력하는 행위인지의 여부가 열린 채 남는다. 지배주주가 개별 회사에 내린 지시의 구체적 내용과 시점이 미정이면 D1의 이사회가 그 지시를 받은 위치에서 무엇을 해야 했는지가 정해지지 않는다. 2012도3840 판결은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해자 종중으로부터 종중 소유 토지의 매도 여부 및 매매가격 결정에 관한 권한을 사실상 위임받은 자의 임무에 위배한 행위라고 판단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 판결에서 권한의 범위와 거짓말에 의한 오인 유도가 함께 기록되어 있었기에 행위의 임무위배성이 서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D1의 사정은 아직 같은 자리에 놓이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 물을 것은 D1이 맡은 사무의 경계와 그 경계에 어긋난 행위의 모습이다. 형법 제356조는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한다. 이 규정이 물음을 던지는 자리에서 임무의 내용이 미정으로 남아 있으면 그 답변도 미정으로 남는다. D1에 대한 배임의 성립은 이 사정만으로 확정되지 않는다.
11.5확인할 기록으로 남긴 것
대법원이 2012도3840 판결에서 확정한 법리를 통해 'D1의 기업어음 매입을 두 쟁점에 따라 놓고 D1이 맡은 사무는 무엇이고 그 임무에 어긋난 행위는 무엇인지'를 묻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앞 장이 남긴 물음은 판시사항의 제목이 닫히지 않은 자리를 확인하는 일로 좁혀진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의 판시사항 [1]은 배임죄 구성요건 중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의 의미를 다룬다. 대법원은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위배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여 사무의 주체인 타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범죄의 주체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신분이 있어야 하고,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양자 간의 신임관계에 기초를 두고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를 대행하거나 타인 재산의 보전행위에 협력하는 자 등을 말하며,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당해 사무의 내용·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에 대한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 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902 판결 등 참조)"(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고 법리를 밝혔다. 임무에 어긋나는지 물을 때 당해 사무의 내용과 성질 등 구체적 상황이 함께 본다는 뜻이 이 판결에서 확인된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인이 피해자 공소외 1 종중(‘ 공소외 1 종친회’의 오기로 보인다. 이하 ‘종중’이라고 한다)의 종손이자 부회장으로서 피해자 종중으로부터 종중 소유 토지(그 중 일부 토지는 피고인이 1/2 지분을 공유한 것이기도 하다)의 매도 여부 및 그 가격 결정에 관한 권한을 사실상 위임받아, 2005년경부터 위 종중 소유 토지 및 인접한 피고인 소유 토지가 포함된 평택시 칠원동 일대 약 10만 평을 매수하여 아파트 신축분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공소외 2 종합건설 주식회사(‘ 공소외 2 종합토건 주식회사’의 오기로 보인다. 이하 ‘ 공소외 2 주식회사’라고 한다)과 매매협의를 하면서, 피고인 소유 토지에 관하여는 평당 250만 원 정도에 매도하기로 합의하였음에도 피해자 종중 회장 공소외 3이나 종중원들에게는 ‘종중 소유 토지에 관하여 평당 100만 원 이상 받기 어렵고, 피고인 소유 토지도 위 토지와 같은 가격으로 매도한다’는 취지로 거짓말하여 종중 소유 토지의 적정매매가격이 평당 100만 원 정도인 것으로 오인하도록 함으로써, 피해자 종중으로 하여금 공소외 2 주식회사와 사이에 종중 소유 토지에 관하여 평당 101만 원을 기준으로 정한 46억 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반면, 피고인 소유 토지에 관하여는 평당 258만 원을 기준으로 정한 128억 2,000만 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실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해자 종중으로부터 종중 소유 토지의 매도 여부 및 매매가격 결정에 관한 권한을 사실상 위임받은 자의 임무에 위배한 행위라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는 사정을 인용하고 있다. 위임받은 권한의 범위 안에서 행한 사실과 그 행위가 본인에게 남긴 결과가 함께 기록되어 있는 판결이라 읽힌다.
나아가 대법원은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 등이 없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고 판단했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이 함께 판단의 근거가 된다는 점이 이 판결에서 확인된다. 사무의 내용과 성질 같은 구체적 상황은 기록으로 확인한 사실에 놓여 있다.
같은 판결의 판시사항 [2]는 재산상 이득액을 기준으로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죄의 적용을 전제로 이득액을 산정할 때 유의할 사항을 다룬다.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840 판결의 판결 이유는 형법 제355조 제2항의 배임죄와 달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는 취득한 이득액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가 되고 이득액에 따라 형벌이 가중되므로,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하여 죄형균형 원칙과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고 밝힌다. 이득액을 기준으로 가중 처벌하는 죄를 적용할 때 산정이 엄격하고 신중해야 한다는 기준이 확인된다.
이 판결이 닫히지 않은 물음은 앞 문단의 법리가 D1의 기업어음 매입에 놓일 때 무엇을 기록으로 확인할 것인지이다. 판시사항의 제목만으로는 지원 대상으로 D2가 선정된 경위, D1의 자금 사정과 부담 능력, 어음의 회수 가능성, 지배주주가 개별 회사에 내린 지시의 구체적 내용과 시점이 남는다. 미정인 사정은 미정으로 남는다. 이 장의 사정만으로 D1에 대한 배임의 성립이 확정되었다는 뜻도 아니다.